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다53683,53690 전원합의체 판결[부당이득금반환등·해지결제금]〈키코 사건(수산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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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1다53683,53690 전원합의체 판결

[부당이득금반환등·해지결제금]〈키코 사건(수산중공업)〉[공2013하,1882]

【판시사항】

[1]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시기(=법률행위 시) 및 계약이 체결 당시 기준으로 불공정하지 않은 경우 사후 외부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계약당사자 일방에게 큰 손실이 발생하고 상대방에게 그에 상응하는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하여 당연히 불공정한 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갑 주식회사가 을 은행 등과 체결한 키코(KIKO) 통화옵션계약이 불공정한 행위인지 문제 된 사안에서, 통화옵션계약이 불공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3] 헤지(hedge)거래가 전체 구간에서 위험회피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구조적으로 헤지에 부적합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4]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일정한 형식의 계약서를 미리 마련하여 두었으나 계약서상 특정 조항에 관하여 개별적인 교섭을 거친 경우, 그 조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율대상이 되는지 여부(소극) 및 개별적인 교섭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

[5] 갑 주식회사가 을 은행 등과 체결한 키코(KIKO) 통화옵션계약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율대상인지 문제 된 사안에서, 통화옵션계약의 구조 자체는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6] 은행이 고객에게 이른바 제로 코스트(zero cost) 구조의 장외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그 상품 구조 내에 포함된 옵션(option)의 이론가, 수수료 및 그로써 발생하는 마이너스 시장가치에 대하여 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7] 은행이 환 헤지(hedge) 목적을 가진 기업과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할 때 부담하는 고객 보호의무의 내용과 정도

[8] 금융기관이 일반 고객과 전문적인 지식과 분석능력이 요구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할 때 부담하는 설명의무의 내용과 범위 및 정도

【판결요지】

[1] 어떠한 법률행위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는 법률행위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전체적인 계약 내용에 따른 권리의무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불공정한 것이 아니라면, 사후에 외부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계약당사자 일방에게 큰 손실이 발생하고 상대방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큰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하여 그 계약이 당연히 불공정한 계약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없다.

[2] 갑 주식회사가 을 은행 등과 체결한 키코(KIKO) 통화옵션계약이 불공정한 행위인지 문제 된 사안에서, 키코 통화옵션계약의 구조가 환율 변동이 클수록, 그리고 급격하게 발생할수록 은행의 손실은 제한적인 반면 이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라서 불공정하다고 하는 것은 계약 체결 당시 시장환율 추이와 대다수 국내외 연구소 및 금융기관 등의 환율 전망에 비추어 시장환율이 상승할 확률이 높지 않으리라고 예상하였다가 사후에 시장환율이 급상승한 결과를 놓고 계약을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위 통화옵션계약이 불공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3] 헤지(hedge)거래는 현재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물의 거래에 따른 가격변동위험을 전체적 또는 부분적으로 줄이기 위한 거래로서, 그 헤지거래에 따른 손익이 현물의 가격변동에 따른 손익과 전체 구간에서 반대방향인 거래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특정구간에서만 반대방향인 거래도 포함한다. 따라서 헤지거래를 하려는 당사자가 현물의 가격변동과 관련하여 특별한 전망이나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특정구간에서만 위험회피가 되는 헤지거래도 다른 거래조건들을 함께 고려하여 선택할 수 있으므로, 전체 구간에서 위험회피가 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만으로 구조적으로 헤지에 부적합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4]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계약서를 마련하여 두었다가 이를 상대방에게 제시하여 그 내용대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특정 조항에 관하여 상대방과 개별적인 교섭을 거침으로써 상대방이 자신의 이익을 조정할 기회를 가졌다면, 그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율대상이 아닌 개별약정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때 개별적인 교섭이 있었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 교섭의 결과가 반드시 특정 조항의 내용을 변경하는 형태로 나타나야 하는 것은 아니고, 계약 상대방이 그 특정 조항을 미리 마련한 당사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당해 조항에 대하여 충분한 검토와 고려를 한 뒤 그 내용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인정되면 된다.

[5] 갑 주식회사가 을 은행 등과 체결한 키코(KIKO) 통화옵션계약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율대상인지 문제 된 사안에서, 위 통화옵션계약의 구조는 다른 장외파생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을 은행 등이 고객의 필요에 따라 구조나 조건을 적절히 변경하여 사용하기 편하도록 표준화하여 미리 마련해 놓은 것으로 구조만으로는 거래당사자 사이에 아무런 권리의무가 발생하지 않고 거기에 계약금액, 행사환율 등 구체적 계약조건들이 결부됨으로써 비로소 전체 계약의 내용으로 완결되는 것이므로, 그 구조 자체는 따로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6] 일반적으로 재화나 용역의 판매자가 자신이 판매하는 재화나 용역의 판매가격에 관하여 구매자에게 그 원가나 판매이익 등 구성요소를 알려주거나 밝힐 의무는 없고, 이는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별도로 비용이나 수수료를 수취하지 아니하는 이른바 제로 코스트(zero cost) 구조의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하는 경우에도 다르지 아니하다. 또한 은행이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상대방으로서 일정한 이익을 추구하리라는 점은 시장경제의 속성상 당연하여 누구든지 이를 예상할 수 있으므로, 달리 계약 또는 법령 등에 의하여 가격구성요소의 고지의무가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은행은 고객에게 제로 코스트인 장외파생상품의 구조 내에 포함된 옵션(option)의 이론가, 수수료 및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마이너스 시장가치에 대하여 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고객에 대한 기망행위가 된다거나 고객에게 당해 장외파생상품 거래에서 비용이나 수수료를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착오를 유발한다고 볼 수 없다.

[7] 은행은 환 헤지(hedge) 목적을 가진 기업과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해당 기업의 예상 외화유입액, 자산 및 매출 규모를 포함한 재산상태, 환 헤지의 필요 여부, 거래 목적, 거래 경험, 당해 계약에 대한 지식 또는 이해 정도, 다른 환 헤지 계약 체결 여부 등의 경영상황을 미리 파악한 다음, 그에 비추어 해당 기업에 적합하지 아니한 통화옵션계약의 체결을 권유하여서는 아니 된다. 만약 은행이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해당 기업의 경영상황에 비추어 과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통화옵션계약을 적극적으로 권유하여 이를 체결하게 한 때에는, 이러한 권유행위는 이른바 적합성의 원칙을 위반하여 고객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리는 위법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특히 장외파생상품은 고도의 금융공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개발된 것으로 예측과 다른 상황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손실이 과도하게 확대될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고, 다른 한편 은행은 그 인가요건, 업무범위, 지배구조 및 감독 체계 등 여러 면에서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 등에 비하여 더 큰 공신력을 가지고 있어 은행의 권유는 기업의 의사결정에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은행으로서는 위와 같이 위험성이 큰 장외파생상품의 거래를 권유할 때에는 다른 금융기관에 비하여 더 무거운 고객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8] 금융기관이 일반 고객과 사이에 전문적인 지식과 분석능력이 요구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할 때에는, 고객이 당해 장외파생상품에 대하여 이미 잘 알고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그 거래의 구조와 위험성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거래에 내재된 위험요소 및 잠재적 손실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인자 등 거래상 주요 정보를 적합한 방법으로 명확하게 설명하여야 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다. 이때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설명하여야 하는 거래상 주요 정보에는 당해 장외파생상품 계약의 구조와 주요 내용, 고객이 그 거래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발생 가능한 손실의 구체적 내용, 특히 손실발생의 위험요소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그러나 당해 장외파생상품의 상세한 금융공학적 구조나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할 경우와 비교하여 손익에 있어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까지 설명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고, 또한 금융기관과 고객이 제로 코스트(zero cost) 구조의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하는 경우에도 수수료의 액수 등은 그 거래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수수료가 시장의 관행에 비하여 현저하게 높지 아니한 이상 그 상품구조 속에 포함된 수수료 및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마이너스 시장가치에 대하여까지 설명할 의무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장외파생상품 거래도 일반적인 계약과 마찬가지로 중도에 임의로 해지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설령 중도에 해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금융기관과 고객이 중도청산금까지 포함하여 합의하여야 가능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융기관이 고객과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하면서 그 거래를 중도에 해지할 수 있는지와 그 경우 중도청산금의 개략적인 규모와 산정방법에 대하여도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금융기관은 고객이 당해 파생상품거래의 구조와 위험성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도록 그 금융상품의 특성 및 위험의 수준, 고객의 거래목적, 투자경험 및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고객이 앞서 살펴본 거래상 주요 정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4조 [2] 민법 제104조 [3] 민법 제104조 [4]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4조 [5]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4조 [6] 민법 제109조, 제110조 [7] 민법 제2조, 제750조 [8] 민법 제2조, 제75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30905 판결
[4]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다16950 판결(공2008하, 1154)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9다105383 판결(공2010하, 1884)
[8]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1다11802 판결(공2003하, 1699)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55699 판결(공2010하, 2257)

【전 문】

【원고(반소피고), 상고인】주식회사 수산중공업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김용직 외 1인)

【피고, 피상고인】주식회사 우리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고원석 외 1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주식회사 한국씨티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수형 외 3인)

【원심판결】서울고법 2011. 5. 31. 선고 2010나34519, 3452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무효 여부에 대하여

가. 민법상 불공정행위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어떠한 법률행위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는지는 법률행위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30905 판결 참조). 따라서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전체적인 계약 내용에 따른 권리의무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불공정한 것이 아니라면, 사후에 외부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계약당사자 일방에게 큰 손실이 발생하고 상대방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큰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하여 그 계약이 당연히 불공정한 계약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없다.

원심은,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처럼 계약당사자가 제로 코스트(zero cost)로 옵션(option)을 교환하는 통화옵션계약은 환율 변동의 확률적 분포를 고려하여 기업과 은행의 기대이익이 대등하도록 구조화한 것인데, 계약 당시 시장의 환율 추이에 비추어 보면 모든 구간에서 환율 변동의 확률이 같았던 것이 아니라 시장환율 부근에서 변동될 확률이 높아 환율이 녹아웃(Knock-out)과 녹인(Knock-in) 환율 사이 구간을 벗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았으므로 환율의 확률 분포는 키코(KIKO)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하는 기업에 유리한 것이었고, 그 외에도 기업은 키코 통화옵션계약에서 통화선도계약에 비하여 행사환율을 더 높이는 이익을 얻고 그 대신 기업이 매도하는 콜옵션(call option)에 레버리지(leverage) 조건을 부가하거나 은행이 매도하는 풋옵션(put option)에 녹아웃 조건을 부가하는 방법 또는 계약기간을 장기간으로 하거나 녹인-녹아웃 환율 사이의 폭을 좁히는 방법 등을 통하여 기업과 은행의 기대이익을 대등하게 만든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녹아웃 조건이나 레버리지 조건이 부가되었다 하여 옵션 교환을 통하여 은행이 가지는 기대이익이 기업의 기대이익보다 부당하게 크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부분에 대한 상고이유 주장은 키코 통화옵션계약의 구조가 환율 변동이 클수록, 그리고 급격하게 발생할수록 은행의 손실은 제한적인 반면 그 이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환율이 당초의 예상범위에서 벗어나는 경향이 심해지고 변동의 정도도 커짐에 따라 은행이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어서 불공정하다는 것이나, 이러한 주장은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 체결 당시의 시장환율 추이와 대다수 국내외 연구소 및 금융기관 등의 환율 전망에 비추어 시장환율이 상승할 확률이 높지 않으리라고 예상하였다가 사후에 시장환율이 급상승하였다는 결과를 놓고 키코 통화옵션계약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따라서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 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심은, 옵션의 시장 가격을 산정하는 데 있어서 어느 하나의 방식이 반드시 옳고 다른 방식은 옳지 아니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 은행이 어떤 방식으로 옵션의 가치를 산정할 것인지는 이를 산정하여 고객에게 판매하는 은행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일 뿐이므로, 알려진 일정한 금융공학방식에 따라 개별 은행이 옵션의 가격을 산정하여 행사환율, 녹아웃 환율 및 녹인 환율을 결정한 다음 고객에게 이를 제안하고, 고객은 개별 은행이 제안하는 여러 통화옵션상품 중에서 자신에게 알맞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쟁체제인 헌법상의 경제질서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옵션의 이론가를 산정하는 방법으로는 분석적 방법[대표적으로 블랙-숄즈 방식(Black-Scholes Model), 이를 변형한 가먼-콜하겐 방식(Garman-Kolhagen Model)]과 수치적 방법[대표적으로 이항모형, 유한차분법,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Monte Carlo Simulation)] 등이 있는 사실, 피고들이 사용한 블랙-숄즈 방식으로 계산한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콜옵션 및 풋옵션 이론가와 제1심 감정인이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방법으로 계산한 콜옵션 및 풋옵션 이론가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한 후에,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들이 옵션의 이론가 산정에 사용한 블랙-숄즈 방식 또는 이를 변형한 가먼-콜하겐 방식이 옵션의 가격을 산정하는 데 부적합하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3) 상인 사이에 이루어진 선물환계약은 장래의 일정 기일 또는 기간 내에 일정 금액, 일정 종류의 외환을 일정 환율로 교부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서 그 성질상 상법 제68조에서 정한 확정기매매이고(대법원 2003. 4. 8. 선고 2001다38593 판결 참조), 외국환은행의 업무인 환전은 즉석에서 당시의 시장환율에 따라 외환을 매매하는 것이므로, 선물환계약과 환전은 결제일과 매매대금의 기준이 되는 환율이 다를 뿐 외환의 매매라는 점에서는 그 성질이 다르지 아니하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마진율은 콜옵션의 총 계약금액이 아닌 풋옵션의 이론가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하고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피고들의 마진율은 부당하게 높다고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통화옵션계약의 기본적 계약조건은 만기에 외화를 일정한 행사환율에 원화로 환전하는 것이고, 키코 통화옵션계약은 단순선물환에 배리어(barrier) 및 레버리지 조건을 가미한 변형선물환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목적이나 효과에서 환전 및 환 헤지(hedge)의 성격을 배제할 수 없는데, 환전이나 환 헤지 효용의 크기는 계약금액에 따라 달라지는 점, 선물환 거래에서 은행은 선물환율을 하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계약금액 1달러당 일정 마진을 수취하고, 환변동보험의 경우에도 수출보험공사가 수취하는 수수료는 전체 계약금액을 대상으로 산정하며,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차입한 기업이 금리변동 위험의 헤지를 위하여 체결하는 이자율 스와프(swap) 거래에서도 은행이 수취하는 수수료는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점, 피고들이 수취한 수수료 항목 중 신용위험 관리비용과 동적헤지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러한 비용들은 콜옵션 계약금액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점, 콜옵션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수수료율을 산정하면 최소 0.058%에서 최대 0.48%로서 펀드 등 다른 금융상품 거래에 비하여 현저하게 높다고는 볼 수 없는 점, 풋옵션 이론가에는 풋옵션에는 반영되어 있지 아니한 이익, 즉 계약 당시 선물환율보다 높은 행사환율로 인한 이익과 녹인 조건 설정에 따라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이익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닌 점 등을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4) 헤지거래는 현재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물의 거래에 따른 가격변동위험을 전체적 또는 부분적으로 줄이기 위한 거래로서, 그 헤지거래에 따른 손익이 현물의 가격변동에 따른 손익과 전체 구간에서 반대방향인 거래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특정구간에서만 반대방향인 거래도 포함한다. 따라서 헤지거래를 하려는 당사자가 현물의 가격변동과 관련하여 특별한 전망이나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특정구간에서만 위험회피가 되는 헤지거래도 다른 거래조건들을 함께 고려하여 선택할 수 있으므로, 전체 구간에서 위험회피가 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만으로 구조적으로 헤지에 부적합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심은, 키코 통화옵션계약은 환율 변동에 따른 모든 위험을 회피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발생 가능성이 낮은 위험, 즉 콜옵션 행사로 인한 위험은 스스로 감수하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위험에 한정하여 환 헤지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통화선도거래와 비교하면 환 헤지 구간이 일부 환율 변동구간에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보다 행사환율을 높이고 행사환율과 녹인 환율 사이 구간에서는 환차익을 얻을 수 있으며, 녹인 조건이 성취될 경우에도 계약 당시의 선물환율보다 높은 행사환율로 외화를 매도하는 장점이 있는 부분적 환 헤지 상품이고,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 체결 당시에는 선물환율이 시장환율보다 낮아 통화선도거래를 하더라도 환율 하락에 의한 위험이 완전히 제거되리라고 기대하기 곤란하였으므로, 선물환율이나 시장환율 이상으로 행사환율을 높인 통화옵션계약에 대한 수요가 강하였는데, 원고는 행사환율 등 계약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 특히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 체결 당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던 환율 추이 등을 고려하여 높은 행사환율을 얻겠다는 경영 전략적 판단에 따라 스스로 녹아웃 환율 이하의 환위험을 감수하는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을 선택하였던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을 환 헤지 구간이 협소하여 환 헤지 효과가 없는 옵션상품이라거나 제한된 헤지 효과만 가질 뿐이어서 불공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어느 구간의 위험을 회피할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기업이 위험 관리 차원에서 스스로 결정할 문제로서, 회피하려는 위험의 선택은 환율 구간을 대상으로 할 수도 있지만 기간을 나누어 계약기간별로 이익과 위험을 교환하는 선택도 가능한데, A/B파트(1·2계약기간) 구조인 이 사건 ④ 계약의 경우 원고는 1계약기간에서 행사환율을 시장환율보다 높이고 풋옵션만 존재하는 유리한 조건을 보장받아 기대이익을 보상받은 점, 이 사건 ⑥ 계약의 경우 1계약기간에서도 콜옵션이 존재하는 등 다른 계약에 비하여 다소 불리하나 이는 이 사건 ⑥ 계약이 이 사건 ③ 계약의 중도청산금을 반영하였기 때문이고, 1계약기간의 행사환율과 녹인 환율은 이 사건 ③ 계약보다 높아진 점 등을 고려하면, 계약기간별로 위험인수의 대가를 교환하는 구조라는 이유로 통화옵션계약을 무효로 돌릴 만큼 기업에 현저하게 불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원고의 2006년 달러 수금액은 2,960만 달러, 2007년 달러 수금액은 4,155만 달러, 2008년 달러 수금액은 4,772만 달러에 달하는 등 매년 달러 유입액이 증가하는 성장세에 있었던바, 기업의 재무제표나 기업 스스로 제시한 외화 유입 예측자료 등에 비추어 계약 체결 이전의 상당기간 동안 일정 규모 이상의 지속적인 외화유입이 있었고 당해 기업의 업종, 영업상황, 시장상황에 비추어 지속적 성장이 예측된다면 최소한 과거 수준의 외화 유입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할 수도 있는 점, 계약기간을 장기로 함으로써 기업은 행사환율을 높이거나 녹인과 녹아웃 환율 사이의 폭을 넓히는 등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설정할 수 있는 점,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 외에도 2003. 10. 27.부터 2007. 8. 9.까지 여러 금융기관과 다양한 종류의 파생상품거래를 하였는데 그 계약기간이 1개월 또는 4개월 이내의 단기에서 12개월이 넘는 장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던 점,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 체결 당시 정부와 대다수 국내외 금융기관이나 연구소 등에서 환율 하락을 예상하였고 환율이 급등할 것이라는 구체적 견해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기간을 1년이나 2년의 장기간으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계약 당시 원고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고, 따라서 A/B파트(1·2계약기간) 구조를 가진 키코 통화옵션계약을 1년 이상의 장기로 체결하는 것은 환 헤지에 적합한 계약이 아니어서 불공정하다는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5)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초자산인 외환현물 중 어느 정도의 범위를 거래조건이 다른 여러 환 헤지 상품 중 어떠한 환 헤지 상품을 선택하여 헤지할 것인지는 기업 자신이 환율 전망, 영업전략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문제일 뿐, 반드시 기초자산 전부에 대하여 환 헤지를 하여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원고는 상고이유로서, 기업이 환율 하락에 의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하여 보유하거나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외환현물 전부에 대하여 키코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예상과 달리 환율이 녹인 환율 이상으로 급상승하게 되면 레버리지 조건에 따라 2배의 매도의무를 부담하는 관계로 기초자산이 부족하여 거액의 손실을 입게 되고, 반대로 환율 상승에 대비하여 외환현물의 절반에만 키코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하면 기초자산의 절반은 환율 하락 시 환위험에 노출되는 등 키코 통화옵션계약은 적정한 헤지 비율을 알 수 없어 환 헤지에 적합하지 아니한 상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레버리지 조건이 붙은 키코 통화옵션계약을 통하여 기초자산 전부에 대하여 헤지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 키코 통화옵션계약이 환 헤지 상품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6) 환 헤지거래의 목적은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환율 변동과 관계없이 현재 시점에서 장래에 적용받을 환율을 일정 환율로 고정함으로써 기초자산인 외환현물의 가격변동에 따르는 위험을 제거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키코 통화옵션상품의 콜옵션 계약금액 상당의 외환현물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거나 장래에 보유할 것으로 예상하는 고객이 그 외환현물에 대한 환 헤지 목적으로 키코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하였다면, 환율이 상승할 경우 당해 통화옵션계약 자체에서는 손실이 발생하지만 외환현물에서는 그만큼의 환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으로 인하여 고객이 손실을 입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오히려 이는 고객이 바로 그 통화옵션계약을 통하여 이루려는 환 헤지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기업이 콜옵션 계약금액 이상의 충분한 외화 기초자산을 보유하거나 계약 당시 예상한 대로 장차 외화 기초자산을 취득하게 되었다면 녹인 환율 이상의 구간에서도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키코 통화옵션계약에서 환율이 녹인 환율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기업에게 이론적으로 무한대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을 전제로 은행이 키코 통화옵션상품을 설계함에 있어 안전장치로서 환율의 하단뿐만 아니라 상단에도 녹아웃 환율을 설정하였어야 한다고 다투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 원심은, ‘일정한 신뢰수준 하에서 보유자산, 즉 특정 자산(외환, 채권, 주식 등)의 개별 포지션 또는 포트폴리오(portfolio) 포지션을 일정 기간 보유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최대손실금액’으로서 기업이나 은행이 위험관리의 차원에서 참고하는 자료로 활용하는 이른바 밸류 앳 리스크(Value at Risk, 이하 ‘VaR’이라고 한다)에 관한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통화옵션계약에 따른 위험 노출정도 또는 최대 예상손실액을 확인할 목적으로 결제일에 유입될 외화가 제로(0)임을 전제로 산정된 VaR을 이용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제시하는 VaR 수치 역시 외환현물에서 발생하는 환차익을 고려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결국 원고의 VaR과 피고 주식회사 우리은행의 VaR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 이 사건 ③ 계약의 공정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7)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을 민법 제104조에서 정한 불공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에 민법 제104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1)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계약서를 마련하여 두었다가 이를 상대방에게 제시하여 그 내용대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특정 조항에 관하여 상대방과 개별적인 교섭을 거침으로써 상대방이 자신의 이익을 조정할 기회를 가졌다면, 그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율대상이 아닌 개별약정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때 개별적인 교섭이 있었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 교섭의 결과가 반드시 특정 조항의 내용을 변경하는 형태로 나타나야 하는 것은 아니고, 계약 상대방이 그 특정 조항을 미리 마련한 당사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당해 조항에 대하여 충분한 검토와 고려를 한 뒤 그 내용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인정되면 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다16950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들은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체결에 앞서 용어의 정의, 옵션거래의 이행, 채무불이행, 계약해지, 해지 시의 정산, 양도 및 담보제공 금지, 약정통화, 통화옵션거래의 체결방식 등을 미리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는 통화옵션거래 약정서나 외환거래 약정서 등에 의하여 기본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구체적 계약조건인 계약금액, 행사환율, 녹인·녹아웃 환율, 레버리지, 계약기간 등은 원고와 피고들이 개별적 교섭에 따라 결정하였고, 각 조건의 개별적 수치뿐만 아니라 각 조건을 붙일지 여부, 기간별 구조를 택할지 여부 등도 교섭을 통하여 결정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통화옵션거래 약정서 등에서 미리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는 일반적인 조항은 대체로 당사자 사이에 개별적인 교섭이나 선택의 여지가 없는 부분이어서 약관에 해당할 가능성이 클 것이나,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구조, 즉 녹인과 녹아웃 조건, 레버리지 구조, 은행이 취득하는 콜옵션의 이론가를 기업이 취득하는 풋옵션의 이론가보다 크게 하여 그 차액을 수수료로서 수취하고 별도로 이를 지급받지 아니하는 구조 등은 다른 장외파생상품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피고들이 고객의 필요에 따라 그 구조나 조건을 적절히 변경하여 사용하기 편하도록 표준화하여 미리 마련해 놓은 것으로서, 그 구조만으로는 거래당사자 사이에서 아무런 권리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거기에 계약금액, 행사환율, 녹인·녹아웃 환율, 레버리지, 계약기간 등의 구체적 계약조건들이 결부됨으로써 비로소 전체 계약의 내용으로 완결되는 것이므로, 그 구조 자체만을 따로 약관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구조는 약관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구조를 약관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그 구조가 약관임을 전제로 한 이 부분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파생상품 업무처리 모범규준 위반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파생상품 업무처리 모범규준 (2006. 12. 14., 이하 ‘모범규준’이라고 한다)은 금융회사가 파생상품거래를 취급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권고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기존 파생상품거래를 변경·취소 또는 종료하면서 기존 거래에서 발생한 손익을 신규 파생상품거래의 가격에 반영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모범규준에 반하는 거래라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사법상 효력이 부인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⑥ 계약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체결에 관한 기망 또는 착오 유무에 대하여

가. 옵션의 가치, 수수료 또는 제로 코스트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재화나 용역의 판매자가 자신이 판매하는 재화나 용역의 판매가격에 관하여 구매자에게 그 원가나 판매이익 등 구성요소를 알려주거나 밝힐 의무는 없고, 이는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별도로 비용이나 수수료를 수취하지 아니하는 이른바 제로 코스트 구조의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하는 경우에도 다르지 아니하다. 또한 은행이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상대방으로서 일정한 이익을 추구하리라는 점은 시장경제의 속성상 당연하여 누구든지 이를 예상할 수 있으므로, 달리 계약 또는 법령 등에 의하여 가격구성요소의 고지의무가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은행은 고객에게 제로 코스트인 장외파생상품의 구조 내에 포함된 옵션의 이론가, 수수료 및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마이너스 시장가치에 대하여 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고객에 대한 기망행위가 된다거나 고객에게 당해 장외파생상품 거래에서 비용이나 수수료를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착오를 유발한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은, 피고들이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인 이상 이 사건 각 통화옵션상품의 판매를 통하여 일정한 이익을 얻음은 당연하고 누구든지 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며, 원고 역시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들이 아무런 비용이나 이윤을 부과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이 제로 코스트라고 하면서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거나 통화옵션계약의 구조에 피고들의 이윤이 포함되어 있음을 원고에게 명시적으로 밝히지 아니하였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 체결에 따른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착오를 일으켰다고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구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2010. 11. 17. 개정 전의 것) 제65조 제6호 (마)목에서 금융기관은 ‘거래원가가 아닌 대고객 거래가격 수준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원가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 하는 위 규정의 취지는 적어도 금융기관이 파생상품 판매 시 수취하는 수수료의 규모를 공개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환 헤지 부적합성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이 환 헤지에 적합하지 아니함에도 피고들이 환 헤지에 적합한 것처럼 원고를 기망하거나 원고의 착오를 유발하였다고 주장한 데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은 환 헤지에 적합한 금융상품이 아니라고 할 수 없고, 원고는 피고들 직원으로부터 계약의 기본 구조와 같은 주요 내용에 관하여 설명을 들은 후 환율이 대체로 녹아웃과 녹인 환율 사이에서 변동하리라는 기대와 예상 하에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손에 대비하거나 시장환율보다 높은 행사환율로 풋옵션을 행사할 목적으로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과정에서 주로 행사환율을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였으나 행사환율을 높이기 위하여는 다른 계약조건의 불리함을 감수하여야 하고, 풋옵션에 녹아웃 조건이 붙어 있으면 조건 성취로 인하여 환위험에 노출되며, 계약이 A/B파트(1·2계약기간) 구조로 되어 있으면 2계약기간에서 계약조건이 불리해지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였다고 보이고, 이와 달리 녹아웃 조건이 성취되면 환 헤지를 할 수 없게 된다거나 녹인 조건이 성취되면 레버리지 조건으로 인하여 가중된 위험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관하여 원고가 착오를 일으켰다거나 피고들이 기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이 구조적으로 환 헤지에 부적합한 금융상품이라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러한 점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다. 그 밖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고는 상고이유로서, ㉮ 2007년 하반기는 전 세계적인 유동성 위기가 우려되던 시기로서 당시 환율의 변동에 대하여 상반되는 예측이 있었음에도, 피고들이 환율 상승 가능성을 예측한 자료는 숨기고 몇몇 외국 금융회사의 전망에만 근거하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원고에게 환율 상승에 관한 위험을 고지하지 아니하였으며, ㉯ 피고들이 원고가 복잡한 키코 통화옵션상품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전혀 확인하지 아니하고, 최악의 경우 원고가 입을 수 있는 구체적인 피해 내용에 대하여 전혀 언급하지 아니하였으며, 오히려 환율 하락의 전망만 강조하여 원고가 그 위험이 심각하지 아니한 것으로 오해하도록 하였는바, 피고들의 이러한 태도는 부작위에 의한 기망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기망을 원인으로 한 취소에 기한 부당이득반환청구와 관련하여서는 상고심에 이르러 처음 제기하는 것들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3. 적합성 원칙 위반 여부에 대하여

가. 은행은 환 헤지 목적을 가진 기업과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해당 기업의 예상 외화유입액, 자산 및 매출 규모를 포함한 재산상태, 환 헤지의 필요 여부, 거래 목적, 거래 경험, 당해 계약에 대한 지식 또는 이해 정도, 다른 환 헤지 계약 체결 여부 등의 경영상황을 미리 파악한 다음, 그에 비추어 해당 기업에 적합하지 아니한 통화옵션계약의 체결을 권유하여서는 아니 된다. 만약 은행이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여 해당 기업의 경영상황에 비추어 과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통화옵션계약을 적극적으로 권유하여 이를 체결하게 한 때에는, 이러한 권유행위는 이른바 적합성의 원칙을 위반하여 고객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리는 위법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특히 장외파생상품은 고도의 금융공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개발된 것으로 예측과 다른 상황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손실이 과도하게 확대될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고, 다른 한편 은행은 그 인가요건, 업무범위, 지배구조 및 감독 체계 등 여러 면에서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 등에 비하여 더 큰 공신력을 가지고 있어 은행의 권유는 기업의 의사결정에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은행으로서는 위와 같이 위험성이 큰 장외파생상품의 거래를 권유할 때에는 다른 금융기관에 비하여 더 무거운 고객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① 통화옵션계약은 원고가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한 통화선도거래와 비교하면 일정 환율 이하로 하락할 경우에 환 헤지 효과를 일정한 금액으로 제한하고 레버리지 조건을 부가하는 대신 행사환율을 높인 정도의 차이만 있는 것인 사실, 원고는 녹아웃 조건, 녹인 조건, 레버리지 조건이 부가된 이 사건 ② 내지 ⑥ 각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미 이 사건 ① 통화옵션계약의 레버리지 조건 성취에 따라 5회에 걸쳐 2배의 매도의무를 경험하였고, 피고 주식회사 한국씨티은행과 녹아웃 조건이 붙은 애니타임 코 타깃 포워드(Anytime KO Target Forward) 계약 등을 체결하고 녹아웃 조건 성취로 거래가 소멸되는 경험도 하였던 사실,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에 따라 피고들이 가지는 콜옵션 계약금액은 이 사건 ⑥ 통화옵션계약 체결 이후 최대 월 350만 달러 규모로서 원고의 2007년과 2008년의 월 평균 달러 유입액 범위 내에 있었던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다 원심이 적절하게 인정한 원고의 재산상태, 거래경험,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체결 경위 및 그 구체적 거래조건에 대한 원고의 이해정도 등의 사정을 더하여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이미 유사한 거래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부분적 환 헤지 상품이라는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특성과 당시 국내외 기관의 장래 환율에 대한 전망 등을 고려하여 시장환율보다 높은 행사환율이 보장되는 환 헤지거래의 목적으로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고, 그 콜옵션 계약금액이 원고의 예상 외화유입액의 범위를 넘지 않는 등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이 원고의 매출규모나 환 헤지 거래경험 등 경영상황에 비추어 과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비록 피고들이 은행으로서 장외파생상품 거래에 관하여 엄격한 고객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을 원고에게 권유한 행위가 적합성의 원칙을 위반하여 고객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들이 원고에게 과대한 위험을 수반하는 거래를 적극적으로 권유함으로써 적합성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적합성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4. 설명의무 위반 여부에 대하여

가. 금융기관이 일반 고객과 사이에 전문적인 지식과 분석능력이 요구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할 때에는, 고객이 당해 장외파생상품에 대하여 이미 잘 알고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그 거래의 구조와 위험성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거래에 내재된 위험요소 및 잠재적 손실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인자 등 거래상의 주요 정보를 적합한 방법으로 명확하게 설명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55699 판결 참조). 이때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설명하여야 하는 거래상의 주요 정보에는 당해 장외파생상품 계약의 구조와 주요 내용, 고객이 그 거래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발생 가능한 손실의 구체적 내용, 특히 손실발생의 위험요소 등이 모두 포함된다 할 것이다.

그러나 당해 장외파생상품의 상세한 금융공학적 구조나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할 경우와 비교하여 손익에 있어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까지 설명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고, 또한 금융기관과 고객이 제로 코스트 구조의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하는 경우에도 수수료의 액수 등은 그 거래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수수료가 시장의 관행에 비하여 현저하게 높지 아니한 이상 그 상품구조 속에 포함된 수수료 및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마이너스 시장가치에 대하여까지 설명할 의무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장외파생상품 거래도 일반적인 계약과 마찬가지로 중도에 임의로 해지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설령 중도에 해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금융기관과 고객이 중도청산금까지 포함하여 합의하여야 가능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융기관이 고객과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하면서 그 거래를 중도에 해지할 수 있는지와 그 경우 중도청산금의 개략적인 규모와 산정방법에 대하여도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한편 금융기관은 고객이 당해 파생상품거래의 구조와 위험성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도록 그 금융상품의 특성 및 위험의 수준, 고객의 거래목적, 투자경험 및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고객이 앞서 살펴본 거래상 주요 정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1다1180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의 자금업무 담당자인 소외인은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 체결 당시 이미 여러 차례 환 헤지 목적의 거래를 한 경험이 있었던 사실, 이 사건 ① 계약은 소외인이 이미 거래한 경험이 있는 통화선도거래와 비교하면 일정 환율 이하로 하락할 경우에 환 헤지 효과를 일정한 금액으로 제한하고 레버리지 조건을 부가하는 대신 행사환율을 높인 차이만 있는 정도여서 소외인이 그 거래의 구조나 위험성을 이해하기 어렵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사실, 원고는 이 사건 ② 내지 ⑥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다른 통화옵션계약을 통하여 레버리지 조건 성취에 따른 2배의 매도의무와 녹아웃 조건 성취를 경험하였던 사실, 피고들의 담당직원이 소외인에게 옵션의 의미, 당해 통화옵션계약의 주된 내용과 거래조건, 만기환율에 따라 원고가 입게 되는 손익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 및 녹인 조건, 녹아웃 조건, 레버리지 조건, 조기종결조건 등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을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추가적인 고지항목이 기재되어 있는 거래제안서 등을 이메일로 보낸 다음 전화로 소외인과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구체적 거래조건들에 관하여 협의하면서 설명한 사실을 알 수 있고, 여기에다 원심이 적절하게 인정한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 특성 및 위험의 수준, 원고의 거래경험과 능력 등의 사정을 더하여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당시 소외인이 피고들 담당직원의 설명이나 거래제안서의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하고 있었다는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구조와 주요 내용, 원고가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과 환율 변동으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우려가 있는 위험이나 발생 가능한 손실의 구체적 내용 등에 대하여는 원고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설명이 적절한 방법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피고들이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에서 녹인 또는 녹아웃될 확률, 개별 옵션의 이론가, 환율이 급상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상한 결과 및 환율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근본 요소에 관한 분석 결과나,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중도해지 가부와 중도청산금의 산정방법 등에 대하여 설명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콜옵션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한 수수료율이 다른 금융거래에 비하여 현저하게 높다고 볼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는 이상, 피고들이 이 사건 각 통화옵션계약의 구조 내에 포함된 수수료 및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마이너스 시장가치에 대하여 설명하지 아니한 점을 들어 설명의무 위반이라고 할 수도 없다.

원심의 이유설시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피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부분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의 전권사항인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문제 삼는 것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대법관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 이인복(주심)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고영한 김창석 김신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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