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화제의판결.민사

수원지법 2008. 1. 11. 선고 2007가합24841 판결 [합격취소처분무효확인] 확정〈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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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2008. 1. 11. 선고 2007가합24841 판결

[합격취소처분무효확인] 확정〈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사건〉[각공2008상,376]

【판시사항】

[1] 타인이 입학시험 응시자를 위하여 부정행위를 한 경우, 응시자와 부정행위자를 동일시할 수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입학시험에서 교육기관이 갖는 입학사정권의 성질(=재량행위)과 그 한계

[3] 외국어고등학교 일반전형 입학시험에서 입시학원장이 갑학교 교사와 공모하여 갑학교의 시험문제 일부를 사전 유출한 후 시험 당일 학원생들에게 예상문제로 교부하는 부정행위를 하였는데, 위 학원의 수강생으로서 유출문제를 접한 을학교 입학시험 응시자에 대하여 합격취소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사정만으로 위 응시자와 부정행위자를 동일시할 수 없으므로 위 합격취소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상, 절차상 하자도 중대하여 무효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무릇 부정행위란 입학시험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시험에 관한 일체의 부정행위를 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어도 합격을 무효로 하는 사유가 된다. 한편, 타인이 응시자를 위하여 부정행위를 한 경우 그 응시자가 부정행위자와 동일시할 수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부정행위를 한 타인과 응시자 사이에 부모·자녀관계와 같은 긴밀한 가족관계가 존재하거나 적어도 그 부정행위가 응시자의 지배영역 안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거나 그 밖에 타인의 부정행위의 책임을 응시자 본인에게 돌릴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한다.

[2] 입학지원자의 선발시험에 있어서 합격·불합격 판정 또는 입학자격, 선발방법 등은 해당 교육기관이 관계 법령이나 학칙 등의 범위 내에서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인격, 자질, 학력, 지식 등을 종합 고려하여 자유로이 정할 수 있는 재량행위이지만, 그것이 현저하게 재량권을 일탈 내지 남용한 것이라면 위법하다.

[3] 외국어고등학교 일반전형 입학시험에서 입시학원장이 갑학교 교사와 공모하여 갑학교의 시험문제 일부를 사전 유출한 후 시험 당일 학원생들에게 예상문제로 교부하는 부정행위를 하였는데, 위 학원의 수강생으로서 유출문제를 접한 을학교 입학시험 응시자에 대하여 합격취소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사정만으로 위 응시자와 부정행위자를 동일시할 수 없으므로 위 합격취소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상, 절차상 하자도 중대하여 무효라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초·중등교육법 제47조 제2항,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7조 제1항 [2] 초·중등교육법 제47조 제2항,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7조 제1항 [3] 초·중등교육법 제18조 제2항, 제47조 제2항,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7조 제1항

【참조판례】

[1][2] 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6다23817 판결(공2006, 1497)
[1]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누3284 판결(공1992, 704)
[2] 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3200 판결(공1997하, 2639)

【전 문】

【원 고】원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평 담당변호사 서순성외 1인)

【피 고】학교법인 운석학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장인 담당변호사 박충성외 1인)

【피고 보조참가인】경기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효원 담당변호사 최중현)

【변론종결】2008. 1. 7.

【주 문】

1. 원고 1의 소를 각하한다.

2. 피고가 운영하는 안양외국어고등학교의 학교장이 2007. 11. 19. 원고 2에게 한 2008학년도 입학전형 합격취소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1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1이 부담하고, 원고 2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며,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보조참가인이 부담한다.

【청구취지】원고 1 : 피고가 운영하는 안양외국어고등학교의 학교장이 2007. 11. 19. 원고 1에게 한 2008학년도 입학전형 합격취소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 2 : 주문 제2항과 같다.

【이 유】

1. 인정 사실

다음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4호증의 1 내지 5, 갑 제5 내지 1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 을 제5호증의 1, 2, 을 제6 내지 8호증,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10 내지 12호증, 을 제13호증의 1 내지 16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한 고등보통교육 실시를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학교법인으로, 그 산하에 특수목적고등학교인 안양외국어고등학교(이하 ‘안양외고’라고만 한다)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고, 원고들은 2007. 10. 30. 안양외고에서 실시한 2008학년도 입학시험 일반전형(이하 ‘이 사건 입학시험’이라 한다)에 응시하여 2007. 11. 5. 안양외고 학교장으로부터 합격통지를 받았다가, 2007. 11. 19. 합격취소처분을 받은 중학교 3학년 학생들로서, 모두 이 사건 입학시험 당시 (이름 생략)학원의 수강생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나. 안양외고 2008학년도 신입생 선발과정

(1) 경기도교육감은 ‘특수목적고등학교 입시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철저한 입시관리를 해달라’는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지시에 따라, 2007. 1. 17. 경기도 내 외국어고등학교(이하 ‘외국어고’라고만 한다) 신입생 선발시 입학전형 문제를 공동출제하고, 내신성적 우수자에 대한 무시험 특별전형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입학전형방법 개선방안을 수립하였다.

(2) 이에 따라 안양외고는 2008학년도에 배정받은 신입생 400명 중 238명을 특별전형을 통해 선발하고, 나머지 162명(영어과 54명, 일본어과 54명, 중국어과 54명)을 일반전형을 통해 선발하기로 하는 내용의 ‘2008학년도 안양외고 신입생 전형 요강’을 발표하고, 2007. 10. 20. 특별전형을 실시하여 246명(정원 238명, 정원외 특례입학 8명 포함)의 신입생을 선발하였다.

(3) 한편, 경기도교육감은 2007. 10. 30. 동시에 치러지게 될 경기도내 외국어고 일반전형 입학시험의 실시를 위하여, ① 2007. 10. 20. ‘2008학년도 외국어고 입학전형 공동출제위원회협의회’를 구성하여 경기도 내 9개 외국어고 입시문제를 공동출제하고, ② 2007. 10. 25. ‘2008학년도 외국어고 일반전형 공동출제 검토위원협의회’를 구성하여 출제된 문항의 검토를 마친 후, ③ 2007. 10. 29. ‘2008학년도 외국어고 교감협의회’를 구성하여 각 학교 교감들에게 2008학년도 외국어고 학교별 문항지 원안, 문항지 수록 USB 1개, 영어듣기평가 문항 수록 CD 2개를 인계하였다.

(4) 2007. 10. 30. 09:00부터 실시된 이 사건 입학시험에 총 1,348명의 학생이 지원하였고, 안양외고는 2007. 11. 5. 원고들을 포함하여 총 162명(정원외 1명 포함)에 대하여 합격통지를 하였다.

다. 이 사건 시험문제 유출 경위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

이 사건 입학시험이 실시된 직후, 인터넷 등을 통해 외국어고 중 하나인 김포외국어고등학교(이하 ‘김포외고’라 한다)의 시험문제 중 일부가 사전에 유출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김포외고가 2007. 11. 5.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였는바, 2007. 11. 16. 발표된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에 의하면, 김포외고 입학홍보부장 소외 1이 (이름 생략)학원 학원장 소외 2(이하 ‘학원장’이라 한다)의 부탁을 받고 시험 당일인 2007. 10. 30. 00:00경 전자우편을 통해 학원장에게 이메일로 김포외고 시험문제 38개 문항과 정답지를 보냈고, 학원장이 위 시험문제 38개 문항 중 13개 문항을 골라 그대로 발췌하거나 거의 유사하게 변형하여 A4 용지 1장에 앞뒤로 문제를 인쇄한 후, 당일 오전 학원에서 김포외고 등 시험장으로 운행하는 학원버스 3대에 승차한 학원생 120여 명에게 위와 같이 인쇄된 유인물(이하 ‘이 사건 유인물’이라 한다)을 배포하고, 시험장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문제해설을 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라.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의 경위

(1) 경기도교육감은 2007. 11. 16. 위와 같은 내용의 경찰의 중간수사발표가 있자, 이 사건 입학시험문제 유출과 관련한 처리방안으로 “문항유출과 관련이 없는 기존의 합격자에 대하여는 합격을 인정하되, 문항유출과 관련된 (이름 생략)학원의 수강생 전원에 대한 합격을 취소하도록 하고, 합격취소된 인원만큼의 추가 선발을 위한 재시험을 2007. 12. 20. 이전에 실시하고, 같은 달 26. 이전에 추가합격자를 발표하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하고, 2007. 11. 18. 안양외고 학교장에게 공문(문서번호 : 중등교육과-35148)을 발송하여 유출된 김포외고 시험문제가 시험 당일 안양외고 응시생들이 탄 버스에도 배부되었으며, 안양외고에서 출제된 문항 중 창의사고력 1문항이 유출된 문항과 동일하므로, 안양외고 합격생 중 (이름 생략)학원의 수강생으로 밝혀진 원고들에 대한 합격을 취소하고 이를 개별통지하라고 지시하였다.

(2) 이에 따라 안양외고는 2007. 11. 19. ‘2008학년도 신입생 재시험 결정과 합격취소자 안내 및 재시험 신청방법 논의’를 안건으로 입학전형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실제로는 재시험방법과 재시험절차에 대해서만 논의한 채, 경기도교육감으로부터 통지받은 그대로 원고들에게 “경기도교육청 중등교육과 35148(2007. 11. 18.)에 의거 합격취소를 통보합니다.”라는 내용으로 합격취소사실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이라 한다).

마.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 이후의 경과

한편, 안양외고는 2007. 11. 21. 원고들을 비롯하여 2008학년도 일반전형의 응시생 중 불합격한 자들에게 응시자격을 부여하여 중국어과 2명을 선발한다는 재시험 전형요강을 발표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들은 2007. 12. 20. 피고가 주관하는 재시험(이하 ‘이 사건 재시험’이라 한다)에 응시하였는바, 그 결과 원고 1은 위 재시험에 합격하였으나, 원고 2는 불합격하였다.

바. 관계 법령 등

○ 초·중등교육법

제47조 제2항 : 고등학교의 입학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8조 제2항 : 학교의 장은 학생을 징계하고자 하는 경우 해당 학생 또는 학부모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7조 제1항 :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은 당해 학교의 장이 실시한다. 이 경우 입학전형방법 등 입학전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교육감의 승인을 얻어 당해 학교의 장이 정한다.

○ 2008학년도 안양외고 신입생 전형요강

유의사항 제1항 : 본교 합격자는 2008학년도 전후기 고등학교 신입생 전형에서 제외됨.

○ 2008학년도 안양외고 재시험 전형요강

유의사항 제1항 : 전국 외국어계열 특수목적고등학교에 합격한 자는 지원할 수 없으며, 본교 합격자는 2008학년도 전후기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없음.

2. 원고 1의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사건 입학과 관련된 관계 법령 및 이 사건 입학시험의 전형요강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입학시험 합격은 안양외고에 입학할 수 있는 전제요건이 된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 입학시험에 합격하였다고 하여 안양외고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는 외에 그 자체만으로 합격자의 지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1은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 이후에 이 사건 재시험에 응시한 결과 이 사건 소송 계속중에 합격을 하게 되었으므로, 그 합격취소처분의 효력을 다툴 법률상의 이익이 없게 되었다 할 것이어서, 원고 1이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는 부적법하다.

3. 원고 2에 대한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의 당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2의 주장

(가) 위 원고는 이 사건 입학시험에 응시함에 있어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학원장과 소외 1의 시험문제 유출행위에 가담하였다거나 이들과 공모한 사실도 없으며, 단지 학원측이 제공한 버스를 탔다가 우연히 이 사건 유인물을 보았을 뿐인데, 수험생인 위 원고가 이 사건 입학시험이 임박한 상태에서 학원측으로부터 예상문제로 교부받은 위 유인물을 보지 않을 것을 기대할 수는 없으므로 위 원고에게 비난가능성이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 또한, 유출된 시험문제 중 이 사건 입학시험에 실제 출제된 1문항을 0점 처리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입학시험에서 고득점을 취득한 위 원고의 당락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이 사건 입학시험문제 유출과 위 원고의 합격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피고는 위 원고가 부정행위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무효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처분의 전제가 된 사실에 대한 규명이나 관련 제반 이익에 대한 비교형량, 원고들의 과실 및 비난가능성 여부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만연히 경기도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을 함으로써 현저하게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나) 또한, 피고는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을 하면서 원고 2 및 그 학부모에 대하여 소명의 기회를 제공한 바 없고, 처분의 이유 및 근거 등을 고지한 사실도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절차에도 위배되어 무효이다.

(2) 피고 및 보조참가인의 주장

원고 2는 모두 (이름 생략)학원의 수강생들로서, 학원장이 위 원고를 포함하여 위 학원의 수강생들을 위하여 유출한 시험문제를 토대로 작성하여 배부한 이 사건 유인물을 받아보았고, 이를 통해 유출된 시험문항의 전부 또는 대부분에 대하여 정답을 적시함으로써 이 사건 입학시험에 합격하는 이익을 얻었는바, 위 원고가 비록 자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소외 2의 부정행위를 전혀 알지 못하였다거나 나아가 그러한 부정행위가 없었더라도 자신의 합격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위 원고를 공정한 시험에 의하여 선발된 자로 평가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은 정당하다.

나. 인정 사실

다음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에서 거시한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경찰이 이 사건 시험문제 유출 경위에 관하여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2007. 11. 16. 무렵까지 이 사건 입학시험 당일에 학원버스에 탑승한 학원생이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밝혀진 바가 없고, 경찰이 분류하였던 종로엠학원 관련 합격자들 중 어느 누구에 대하여도 조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변론종결일에 이르기까지도 원고 2 내지 그 부모가 이 사건 문제유출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하였는지에 대하여 추가적으로 밝혀진 바가 전혀 없다.

(2) 안양외고가 2007. 11. 19. 개최한 입학전형위원회에서는 재시험방법과 재시험절차에 대해서만 논의되었을 뿐이고, 피고가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합격취소대상자인 원고 2를 상대로, 위 원고가 이 사건 입학시험 당시 실제 (이름 생략)학원의 수강생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등록만 된 상태였는지 여부, 이 사건 입학시험 당일 (이름 생략)학원에서 제공한 학원버스에 승차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및 이 사건 유인물을 실제로 받아보았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개별적인 확인절차를 거친 바는 전혀 없으며, 위 원고 및 그 학부모에게 소명의 기회를 제공하지도 않았으며,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의 이유 및 근거도 고지한 바 없다.

(3) 이 사건 입학시험은 언어논리영역, 창의·사고영역, 영어듣기영역, 영어독해영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이 사건 유인물을 통하여 위 입학시험에 유출된 시험문항은 창의ㆍ사고영역의 1문항으로 2.3점이 배점되어 있었는데, 원고 2는 위 1문항에 대하여 정답을 기재하였다. 한편, 이 사건 입학시험의 합격자 커트라인은 총점 기준으로 176.6점이었던 것에 비해, 원고 2는 총점 179.7점을 획득하였다.

다. 판 단

(1) 합격취소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피고가 원고 2에 대하여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을 하면서 처분사유를 밝히지 아니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 사건 변론과정을 통해 원고들이 이 사건 시험문제 유출과 관련된 ‘부정행위자’ 또는 ‘부정행위자와 동일시할 수 있는 자’에 해당된다는 전제하에 이를 합격취소사유로 삼아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을 하였다고 보이므로, 먼저 그러한 처분사유가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나) 무릇 부정행위란 입학시험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시험에 관한 일체의 부정행위를 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어도 부정행위에 해당되면 그 합격을 무효로 하는 사유가 되고(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누328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응시자가 직접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응시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타인이 응시자를 위하여 부정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 부정행위의 이익을 받게 될 응시자 역시 부정행위자와 동일시할 수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6다23817 판결 참조), 타인이 응시자를 위하여 부정행위를 한 경우 그 응시자를 부정행위자와 동일시할 수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부정행위를 한 타인과 응시자 사이에 부모·자녀관계와 같은 긴밀한 가족관계가 존재하거나 적어도 그 부정행위가 응시자의 지배영역 안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거나 그 밖에 타인의 부정행위의 책임을 응시자 본인에게 돌릴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그러므로 과연 이 사건 입학시험에서 원고 2를 부정행위자 또는 부정행위자와 동일시할 수 있는 자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① 위 기초 사실을 통해 ㉮ 원고 2가 수강생으로 등록된 학원의 학원장이 김포외고의 교사와 공모하여 이 사건 시험문제를 유출한 후, 그 중 13문제를 재구성한 이 사건 유인물을 작성하여 수강생들이 타고 있던 학원버스 안에서 배포하는 한편, 함께 탑승한 학원강사들이 시험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차량 안에서 시험문제에 대한 해설강의를 한 점, ㉯ 원고 2도 이 사건 유인물을 받아보았고, 해설강의를 들음으로써 이 사건 입학시험에서 사실상 이익을 얻었으리라고 보이는 점, ㉰ 위와 같은 시험문제 유출로 인하여 안양외고 입시의 공정성 및 신뢰성이 훼손된 점 등을 인정할 수 있으나, ② 한편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 당시 ㉮ 이 사건 입학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침해된 것은 기본적으로 피고 보조참가인 및 외국어고 입시관계자들이 입시관리ㆍ감독상의 주의를 다하지 못하여 시험문제의 사전 유출을 방지하지 못한 과실과 김포외고 교사 및 학원장의 부정행위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 ㉯ 원고 2 또는 그 부모 등이 학원장의 시험문제 유출행위에 공모 내지 가담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전혀 밝혀진 바 없는 점, ㉰ 원고 2는 이 사건 입학시험 당일 학원버스에 탑승하면서 교부받은 이 사건 유인물에 기재된 문제가 유출된 시험문제라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가능성에 대하여도 확인된 바 없는 점, ㉱ 원고 2가 당시 학원측에서 제공한 유인물이 유출된 시험문제라는 점을 알지 못하였다면, 비록 이 사건 유인물을 받고서 읽어보았다는 것만으로 이 사건 시험의 공정성 훼손과 관련하여 위 원고에게 어떠한 비난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정만으로는 원고 2가 부정행위자 또는 부정행위자와 동일시할 수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은 그 처분의 전제로 삼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2)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의 내용상 하자에 관한 판단

(가) 한편, 원고 2가 부정행위자 또는 부정행위자와 동일시할 수 있는 자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공정성과 객관성이 훼손된 시험에 의하여 합격되었다는 점에서 일응 이 사건 입학시험의 부적격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이 위 원고에게 부적격사유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이 적법한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나) 입학지원자의 선발시험에 있어서 합격·불합격 판정 또는 입학자격, 선발방법 등은 해당 교육기관이 관계 법령이나 학칙 등의 범위 내에서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인격, 자질, 학력, 지식 등을 종합 고려하여 자유로이 정할 수 있는 재량행위이지만, 그것이 현저하게 재량권을 일탈 내지 남용한 것이라면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3200 판결 등 참조).

(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피고 보조참가인 및 외국어고 입시관계자들이 입시관리ㆍ감독상의 주의를 다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 김포외고 교사 및 학원장의 부정행위에 의하여 이 사건 시험문제가 사전 유출됨으로써 이미 이 사건 입학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전체로서 훼손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인 점, ② 이 사건 시험문제의 유출당사자인 소외 1의 잠적으로 인해 유출된 시험문제의 규모, 유출상대방의 범위 등이 명확하게 가려지지도 아니한 상태에서, 이 사건 입학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한 합격생 중 일부에 대하여 합격취소를 하는 것만으로는 이 사건 입학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회복된다고 볼 수도 없어,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이 이 사건 입학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 회복이라는 공익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는 점, ③ 또한, 이 사건 입학시험문제 유출과 관련하여 원고 2의 공모 내지 가담 여부가 전혀 밝혀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단지 원고 2가 시험문제를 유출시킨 학원의 수강생들이었고, 그 문제를 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만으로, 위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을 한 것은, 원고와 일반 합격자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달리 취급하는 것이어서 형평 및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점, ④ 한편,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을 함에 있어 피고가 원고 2를 상대로 시험 당일 학원버스에 탑승하였는지 여부, 이 사건 유인물을 배포받았고 나아가 실제 읽어 본 사실이 있는지 여부 및 이 사건 유인물이 유출된 시험문제를 재구성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개별적인 사실확인 없이, 나아가 위 원고와 이 사건 입학시험의 다른 합격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시험 결과 등 구체적인 차이점에 대한 개별적 고찰 없이 경기도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일률적으로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을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은 현저하게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어서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3)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의 절차적 하자에 대한 판단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리 및 초·중등교육법 제18조 규정 등 관계 법령의 규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가 원고 2에 대하여 합격취소라는 중대한 불이익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불이익처분의 상대방인 위 원고 또는 그 학부모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고, 합격취소처분의 구체적 이유 및 근거를 고지하는 등 적정절차를 준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을 함에 있어서 위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거나 처분의 이유 및 근거를 고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은 절차적 면에서도 적법절차의 원리를 위반한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4) 소 결

따라서 피고가 운영하는 안양외고의 학교장이 원고 2에게 한 이 사건 합격취소처분은 그 처분의 전제로 삼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상, 절차상 하자도 중대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 1의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 2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석상(재판장) 이용우 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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