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공보 제259호(2018.04)
이 곳에 게재된 판시사항, 결정요지, 심판대상조문, 참조조문 및 참조판례 등은 독자의 편의를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헌법재판소결정 원문의 일부가 아님을 밝힙니다.
(판례집 9-1, 611 …………… 헌법재판소판례집 제9권1집 611쪽) (판례집 9-1, 90, 96-98 …… 헌법재판소판례집 제9권1집 90쪽부터 시작되는 판례의 96~98쪽) (공보23, 602 …………………헌법재판소공보 제23호 602쪽) 【자료총괄과 ☎ 2075-2215】 |
判 例 |
-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3항 등 위헌제청 665
[2018. 4. 26. 2015헌가13]
분담금납부의무자의범위와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의 구체적 내용을 대통령령에 정하도록 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2011. 4. 7. 법률 제10566호로 제정된 것, 이하 ‘의료분쟁조정법’이라 한다) 제46조 제3항 및 제4항 중 ‘제3항에 따른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범위,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부분(이하 이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법률유보원칙 또는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세무사법 제6조 등 위헌제청 671
[2018. 4. 26. 2015헌가19]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사의 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세무사법(2013. 1. 1. 법률 제11610호로 개정된 것) 제6조 제1항 및 세무사법(2009. 1. 30. 법률 제9348호로 개정된 것) 제20조 제1항 본문 중 변호사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 제16조 제1항 위헌제청 679
[2018. 4. 26. 2017헌가5]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실효제도를 도입하면서 경과규정을 두어 도시계획시설 중 2000. 7. 1. 이전에 결정된 시설에 대해서는 그 기산일을 2000. 7. 1.로 정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2002. 2. 4. 법률 제6655호) 제16조 제1항 제1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재산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 위헌소원 685
[2018. 4. 26. 2014헌바449]
북한을 이탈하여 보호를 신청한 자를 임시로 보호하고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2010. 3. 26. 법률 제10188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3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국가보안법 제4조 제2항, 제1항 제2호 나목, 제6조 제2항 위반죄가 문제된 당해 형사재판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위헌소원 등 687
[2018. 4. 26. 2015헌바370, 2016헌가7(병합)]
가.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는 타인의 주거 등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에 위반되는지 여부(적극)
다.심판대상조항에대하여단순위헌결정을 하여 그 효력을 즉시 상실시킬 경우 발생할 법적 공백상태를 우려하여 입법시한을 정하여 잠정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고, 헌법 및 형사소송법 관련 조항의 개정 필요성을 지적한 사례
-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6항 위헌소원 694
[2018. 4. 26. 2016헌바287]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장사법’이라 한다) 제14조 제6항 중 ‘설치장소’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부칙 제2조 본문 위헌소원 698
[2018. 4. 26. 2016헌바453]
구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05. 1. 27. 법률 제736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7호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경우에는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된 것, 이하 ‘현행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7호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것으로 보는,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부칙(2012. 10. 22. 법률 제11494호) 제2조 본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2호 등 위헌소원 702
[2018. 4. 26. 2016헌바454]
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하,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에 따라 그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되는 ‘친일재산’의범위를‘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또는친일재산임을알면서유증⋅증여를 받은 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는 친일재산귀속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전문(이하,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구 친일재산귀속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경우에는 친일재산귀속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된 것, 이하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보는, 친일재산귀속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6호) 제2항 본문(이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라 한다)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2호 등 위헌소원 708
[2018. 4. 26. 2017헌바88]
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하,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에 따라 그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되는 ‘친일재산’의범위를‘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또는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유증⋅증여를 받은 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는 친일재산귀속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전문(이하,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친일재산귀속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후문(이하, ‘이 사건 추정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청구가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본 사례
다. 구 친일재산귀속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경우에는 친일재산귀속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된 것, 이하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보는, 친일재산귀속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6호) 제2항 본문(이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라 한다)이 쟁점 토지가 친일재산귀속법상 친일재산에 해당하여 그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되었음을 전제로 대한민국이 청구인에 대하여 쟁점 토지의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 여부(소극)
-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제6호의3 위헌소원 716
[2018. 4. 26. 2017헌바341]
가. 총포소지허가의 결격사유를 정한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2015. 7. 24. 법률 제13429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제1항 제6호의3 중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다시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되거나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직업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신뢰보호원칙에반하여 직업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위헌소원 720
[2018. 4. 26. 2017헌바498]
가.‘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중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제15조 제1항 제9호 등 위헌확인 724
[2018. 4. 26. 2014헌마274]
가.총장후보자에 지원하려는 사람에게 후보등록기간 중 발전기금 3,000만 원을 납부하도록 하고, 지원서 접수시 발전기금 납부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한 구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3. 12. 31. 훈령 제1724호로 제정되고, 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 제9호, 제16조 제3호(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청구가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나.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려는 사람에게 접수시 1,000만 원의 기탁금을 납부하도록 하고, 지원서 접수시 기탁금 납입 영수증을 제출하도록 한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1항 제9호,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8. 22. 훈령 제1768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3항(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기탁금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 통신비밀보호법 제9조의3 위헌확인 735
[2018. 4. 26. 2014헌마1178]
통신비밀보호법(2009. 5. 28. 법률 제9752호로 개정된 것) 제9조의3 제2항 중 ‘통지의 대상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로만 한정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방송법 제100조 제1항 위헌확인 등 739
[2018. 4. 26. 2016헌마46]
가.방송통신심의원회(피청구인)가 방송사업자인 청구인에 대하여 한, ‘청구인의 보도가 심의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관련 규정을 준수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의견제시’(이하 ‘이 사건 의견제시’라 한다)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나.방송사업자가 방송법 제33조의 심의규정을 위반하였으나 그 위반 정도가 경미하여 방송법 제100조 제1항 각 호의 제재조치를 명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하여금 해당 방송사업자에 대하여 의견제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구 방송법(2009. 7. 31. 법률 제9786호로 개정되고, 2015. 12. 22. 법률 제13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방송법’이라 한다) 제100조 제1항 단서 중 ‘제33조의 심의규정 위반을 이유로 한 방송사업자에 대한 의견제시’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다. 이 사건 의견제시에 대한 심판청구가 부적법한 이상,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에 의하여 그 근거가 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본 사례
-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4 등 위헌확인 745
[2018. 4. 26. 2016헌마54]
가. 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이하 ‘개정법’이라 한다)을 2016. 1. 1.부터 시행하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1조(이하 ‘시행일 조항’이라 한다)가, 개정법 시행 이전에 공무원과 이혼한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소극)
나. 공무원과 이혼한 배우자에 대한 분할연금액은 공무원의 퇴직연금액 또는 조기퇴직연금액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 한다는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제2항에도 불구하고, 민법상 재산분할청구에 따라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한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것) 제46조의4(이하 ‘지급특례 조항’이라 한다)가 분할연금 수급권자의 사회보장수급권 및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법인세법 제60조 제9항 제3호 등 위헌확인 750
[2018. 4. 26. 2016헌마116]
가.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조정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인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9항 제3호 및 소득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8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6항 제3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 법무법인인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나.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인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 국가공무원법 제65조 등 위헌확인 759
[2018. 4. 26. 2016헌마611]
가.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병에 대하여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과하면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국가공무원법(2008. 3. 28. 법률 제8996호로 개정된 것) 제65조 제2항,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1항 제4호, 군형법(2014. 1. 14. 법률 제12232호로 개정된 것) 제94조 제1항 제4호, 제5호 가운데 제4호에 관한 부분,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2015. 12. 29. 법률 제13631호로 제정된 것, 이하 ‘군인복무기본법’이라 한다) 제33조 제2항 중 각 병(兵)에 관한 부분(이하 이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767
[2018. 4. 26. 2016헌마1043]
“결정은구두변론에의거하지아니할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37조 제2항 중 ‘재정신청에 대한 결정’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재판절차진술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10호 위헌확인 769
[2018. 4. 26. 2017헌마397]
청구인의 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2010. 1. 25. 법률 제9944호로 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10호 중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에 해당하는 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사람’ 부분에 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에서 권리보호의 이익 및 심판의 이익을 부정한 사례.
- 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 등 위헌확인 771
[2018. 4. 26. 2017헌마530]
가. 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을 적용하여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정한 관세법 시행규칙(2017. 2. 15. 기획재정부령 제589호로 개정된 것) 제68조의2 제1항 본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어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 심판대상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기소유예처분취소 777
[2018. 4. 26. 2016헌마226]
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자’를 처벌하는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 청구인에 대하여 장애인활동지원급여비용을 부정하게 청구한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기소유예처분이청구인의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소극)
- 기소유예처분취소 781
[2018. 4. 26. 2017헌마711]
청구인의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
- 기소유예처분취소 782
[2018. 4. 26. 2017헌마747]
청구인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
- 효력정지가처분신청 785
[2018. 4. 6. 2018헌사242, 2018헌사245(병합)]
법무부장관에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가 결정되면 즉시 합격자의 성명을 공개하는 방법으로 공고하도록 하는 변호사시험법(2017. 12. 12. 법률 제15154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중 ‘명단을 공고’ 가운데 성명 공개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의 효력을 본안 사건의 종국결정 선고 시까지 정지할 것인지 여부(적극)
1.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3항 등 위헌제청
[2018. 4. 26. 2015헌가13]
【판시사항】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의 구체적 내용을 대통령령에 정하도록 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2011. 4. 7. 법률 제10566호로 제정된 것, 이하 ‘의료분쟁조정법’이라 한다) 제46조 제3항 및 제4항 중 ‘제3항에 따른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범위,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부분(이하 이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법률유보원칙 또는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보상의 전제가 되는 의료사고에 관한 사항들은 의학의 발전 수준 등에 따라 변할 수 있으므로,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을 반드시 법률에서 정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의료사고에 대한 피해 보상사업(이하 ‘이 사건 보상사업’이라 한다)에 필요한 재원을 누구에게 부담시킬 것인지는 분만 의료의 환경, 의료기술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그에 관하여 위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보상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의 발생 건수, 보상 청구 현황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결정에 대해서도 위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의료분쟁조정법의 문언과 이 사건 보상사업의 목적을 종합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에 분만 실적이 있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포함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분만 실적 있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는 요양급여비용을 받고, 분만에 수반되는 위험을 관리하며, 보상금 지급으로 조성되는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누리므로 과실 없이 발생한 분만 의료사고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이 사건 보상사업은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성격상 보건의료기관개설자들이 부담하는 분담금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입법자는 이 사건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을 분담시킴에 있어 폭넓은 재량을 가지므로 분담비율을 정하는 기준이나 분담비율의 상한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여 위임하지 않았더라도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 중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이 사건 보상사업은 분만 의료사고라는 사회적 위험에 대해 사회 전체가 대처할 필요성 때문에 도입된 것이다. 따라서 그 비용 전부를 보건의료기관개설자에게 부담시켜서는 안 되고, 사회적 손실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측면에서 국가와 보건의료기관개설자 사이에서 적정한 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보건의료기관개설자는 과실책임이 없음에도 이 사건 보상사업과 관련성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특별한 부담금 납부의무를 부과받고 있으므로, 보상재원 분담비율은 그의 재산권 제한에 관하여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므로 보상재원 분담비율에 관련한 세부적 사항을 위임하기 위해서는, 법률에서 적어도 분담비율을 정하는 기준이나 분담비율의 상한을 정해 두어야 한다.
그럼에도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은 이에 대해서 전혀 규정하지 아니하였고, 의료분쟁조정법의 전반적인 체계 등을 살펴보더라도 분담비율에 관하여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없다. 이 사건 보상사업에 따른 보상의 범위, 보상금의 지급 기준 역시 대통령령으로 정해지므로, 법률 규정 내용만으로는 보상금의 액수나 필요한 보상재원 총액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 중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부분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문】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2011. 4. 7. 법률 제10566호로 제정된 것) 제46조 제3항 및 제4항 중 ‘제3항에 따른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범위,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37조 제2항, 제75조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2011. 4. 7. 법률 제10566호로 제정된 것) 제46조 제1항, 제2항
구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4. 6. 대통령령 제23708호로 제정되고, 2015. 6. 15. 대통령령 제263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4. 6. 대통령령 제23708호로 제정된 것) 제21조 제1항, 제23조
【참조판례】
헌재 2004. 6. 24. 2004헌바23, 판례집 16-1, 770, 780-781
헌재 2004. 7. 15. 2002헌바42, 판례집 16-2상, 14, 26
헌재 2008. 11. 27. 2007헌마860, 판례집 20-2하, 447, 459
헌재 2013. 10. 24. 2012헌바368, 판례집 25-2하, 203, 209-211
헌재 2014. 4. 24. 2013헌가4, 판례집 26-1상, 587, 595
【당 사 자】
제청법원서울행정법원
제청신청인1. 강○희2. 윤○준3. 신○식4. 민○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지평담당변호사 이공현 외 1인
당해사건서울행정법원 2014구합74510 분담금 부과처분 취소청구의 소
【주 문】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2011. 4. 7. 법률 제10566호로 제정된 것) 제46조 제3항 및 제4항 중 ‘제3항에 따른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범위,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제청신청인들은 의사로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의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이다.
나.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조정중재원’이라 한다)은 위 법률 제46조 제1항에 따라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 의료사고에 대해 피해 보상사업(이하 ‘이 사건 보상사업’이라 한다)을 실시하여야 한다. 조정중재원장은 이 사건 보상사업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같은 조 제3항, 제4항 등에 따라 2014. 11. 11. 제청신청인들에게 분담금 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제청신청인들에 대한 각 분담금 부과처분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제청신청인들은 2014. 12. 12. 조정중재원장을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서울행정법원 2014구합74510), 그 소송 계속 중 위 법률 제46조 제3항 및 제4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5아10268). 제청법원은 2015. 3. 24.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 심판대상
제청법원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3항 및 제4항 전체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으나, 제46조 제4항 중 당해 사건과 관련된 것은 ‘제3항에 따른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범위,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 부분으로 한정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2011. 4. 7. 법률 제10566호로 제정된 것, 이하 ‘의료분쟁조정법’이라 한다) 제46조 제3항 및 제4항 중 ‘제3항에 따른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범위,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부분(이하 이를 합쳐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2011. 4. 7. 법률 제10566호로 제정된 것)
제46조(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③ 조정중재원은 제1항에 따른 의료사고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보건의료기관개설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게 분담하게 할 수 있다.
④ 제1항에 따른 의료사고보상심의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제3항에 따른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범위,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보상의 범위, 보상금의 지급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관련조항]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2011. 4. 7. 법률 제10566호로 제정된 것)
제46조(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① 조정중재원은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였다고 의료사고보상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분만(分娩)에 따른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사업(이하 “의료사고 보상사업”이라 한다)을 실시한다.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의료사고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4. 6. 대통령령 제23708호로 제정된 것)
제21조(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등) ① 법 제46조 제1항에 따른 의료사고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이하 이 조에서 “분담금”이라 한다)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부담한다.
- 국가: 100분의 70
2.보건의료기관개설자 중 분만(分娩) 실적이 있는 자: 100분의 30
제23조(보상금의 지급기준) 의료사고 보상사업에 따른 보상금은 3천만원의 범위에서 뇌성마비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보상심의위원회에서 정한다.
구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4. 6. 대통령령 제23708호로 제정되고, 2015. 6. 15. 대통령령 제263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보상의 범위) 법 제46조 제1항에 따른 의료사고 보상사업(이하 “의료사고 보상사업”이라 한다)은 다음 각 호의 사고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 분만 과정에서 생긴 뇌성마비
- 분만 과정에서의 산모 또는 신생아의 사망
-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3항 및 제4항에 따른 분담금은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에 해당한다.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 및 분담금 산정기준은 국민의 재산권과 관련된 본질적인 사항이다. 그런데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3항 및 제4항은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에 관한 기준, 분담금의 상한이나 산정기준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지 않은 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3항 및 제4항은 법률유보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
- 판 단
가. 이 사건 보상사업 개관
(1) 입법 목적
분만 의료는 산모와 아이의 생명과 건강이 함께 문제가 되고 다른 의료 영역보다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크다. 이 사건 보상사업은 이러한 분만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이 사건 보상사업에 따른 보상금 지급은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를 당한 피해자 등에게 그 피해를 보상하는 한편, 이러한 보상을 통해 피해자 등과 보건의료기관개설자 사이의 갈등을 줄임으로써,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 조성에 이바지하게 된다.
(2) 사업 내용
이 사건 보상사업에 따른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였다고 의료사고보상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분만(分娩)에 따른 의료사고가 있어야 한다(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1항). 여기서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는 것은 과실이 없음을 의미한다. 분만에 따른 의료사고는 분만 과정에서 생긴 뇌성마비, 분만 과정에서의 산모 또는 신생아의 사망을 포함한다(구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제22조).
의료분쟁조정위원회의 위원장은 의료분쟁의 조정 또는 중재 절차의 진행 중, 해당 의료사고에서 보건의료인의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감정서가 제출되고, 해당 의료사고가 보상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에 의료사고의 피해자인 당사자에게 그 사실과 보상심의위원회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구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고지를 받은 당사자는 14일 이내에 보상심의위원회에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제24조 제2항).
의료사고 보상사업에 따른 보상금은 3천만 원의 범위에서 뇌성마비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보상심의위원회에서 정한다(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제23조).
(3) 재원 분담 및 운영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2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료사고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3항은 이 사건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보건의료기관개설자에게 분담토록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범위,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은 이 사건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의 100분의 70을 국가가, 나머지 100분의 30을 보건의료기관개설자 중 분만 실적이 있는 자가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분담하는 비용을 ‘이 사건 분담금’이라 한다). 보건의료기관개설자는 의료기관 개설자, 약국개설자ㆍ한국희귀의약품센터의장,보건소ㆍ보건의료원ㆍ보건지소 및 보건진료소를 운영하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을 말하고(의료분쟁조정법 제2조 제5호), 분만 실적은 자연분만 또는 제왕절개분만 건수가 있음을 의미한다. 조정중재원의 공고에 따르면 2015년 보건의료기관개설자 중 분만 실적이 있는 자가 부담하는 분담금은 2014년 분만건수 1건당 1,161원 상당액을 곱한 금액이 된다.
이 사건 보상사업 시행 이후 2016. 12. 31.까지 접수된 사건은 총 28건이고, 조정중재원은 그 중 2014년 4건, 2015년 8건, 2016년 6건을 보상하였으며, 지출된 보상금 총액은 4억 9천5백만 원이다.
(4) 이 사건 분담금의 법적 성격
어떤 공과금이 조세인지 부담금인지는 단순히 법률에서 그 성격을 무엇으로 규정하고 있느냐를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그 실질적인 내용을 결정적인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부담금은 그 부과 목적과 기능에 따라 순수하게 재정조달의 목적만 가지는 재정조달목적 부담금과 재정조달의 목적뿐만 아니라 부담금의 부과 자체로써 국민의 행위를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거나 특정한 공법적 의무의 이행 또는 공공출연으로부터의 특별한 이익과 관련된 집단 간의 형평성 문제를 조정하여 특정한 사회ㆍ경제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실현목적 부담금으로 구분될 수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공적 과제가 부담금 수입의 지출 단계에서 비로소 실현되나, 후자의 경우에는 공적 과제의 전부 또는 일부가 부담금의 부과 단계에서 이미 실현된다(헌재 2004. 7. 15. 2002헌바42; 헌재 2008. 11. 27. 2007헌마860 참조).
이 사건 분담금은 분만 과정에서 보건의료인이 충분히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에 따른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고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한다는 공적 과제의 수행을 위하여(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1항, 제3항), 분만 실적이 있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라는 특정 집단의 사람들에게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강제적ㆍ일률적으로 부과된다(같은 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내지 제3항).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보상금이라는 제한된 용도로 쓰이고(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 공적 과제는 이 사건 분담금 수입으로 마련된 재원을 보상금으로 집행하는 단계에서 실현된다. 따라서 이 사건 분담금은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에 해당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
(1)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을 보건의료기관개설자 등이 분담하도록 하면서,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은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이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의 구체적 내용을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한 것이 법률유보원칙 또는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2) 오늘날의 법률유보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은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로 이해되고 있다. 입법자가 형식적 법률로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 어떤 것인가는 구체적인 사례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헌재 2014. 4. 24. 2013헌가4 참조).
그동안 우리나라는 의료사고에 관하여 손해배상제도 이외에는 특별한 구제 방법을 제도화하지 않았다. 특히 분만의료사고는 그 원인이 판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시의적절한 구제가 어려웠다. 이에 입법자는 이 사건 보상사업을 제도화하여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면서, 다만 보상재원과 관련하여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분담비율에 대해서는 법률에서 직접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하였다. 그런데 보상의 전제가 되는 의료사고에 관한 사항들은 의학의 발전 수준이나 의료 환경 등에 따라 변할 수 있으므로, 보상이 필요한 의료사고인지, 보상의 범위를 어느 수준으로 할지, 그 재원을 누가 부담할지 등은 당시의 의료사고 현황이나 관련자들의 비용부담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을 반드시 법률에서 직접 정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를 대통령령에 위임하였다고 하여 그 자체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
(3)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을 하위법령에 위임하더라도 헌법에 요구하는 위임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바, 심판대상조항이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를 살펴본다.
헌법 제75조에 의하여 위임입법이 용인되는 한계인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관련 법 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13. 10. 24. 2012헌바368 참조).
(가)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재원을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부담시킬 것인지는 분만 의료의 환경이나 의료기술 수준, 분만 의료사고를 둘러싼 분쟁의 형태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를 적절하게 규율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진 행정기관이 사회적ㆍ경제적 여건의 변화 및 의료정책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정하도록 할 필요가 있으므로, 위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보상사업의 재원은 국가와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분담하는데, 필요한 재원의 전체 규모는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의 유형 및 발생 건수, 환자 등의 보상 청구 현황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 예상되고,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은 국가의 이 사건 보상사업 지원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분담비율의 결정에 관하여도 상황의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위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특히 이 사건 보상사업은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에 따라 처음 도입되었으므로 분담비율을 제도 운용 이전에 입법단계에서 확정하기 어렵고, 입법자가 이 사건 보상사업의 재정 현황에 대응하여 그때마다 법률을 개정하기도 쉽지 않음을 고려하면 위임의 이유를 쉽게 수긍할 수 있다.
(나)심판대상조항은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그런데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1항은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사업을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상사업의 목적은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 피해자에게 그 피해의 일부를 보상하고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1항의 문언과 이 사건 보상사업의 목적을 종합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에는 분만 실적이 있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포함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과 관련하여 그 기준이나 상한 등에 대해 정함이 없이 그 자체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이 사건 보상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의 유형 및 발생 건수, 보상 청구 현황 등에 따라 정해질 것이고,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2항이 국가로 하여금 이 사건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분담금 납부의무자가 분담할 비율은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금액에 따라 달라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분만 실적 있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는 분만에 관한 의료행위를 제공하여 요양급여비용을 받고, 보건의료기관 내 분만시설을 설치⋅운영함으로써 분만에 수반되는 위험을 관리하며, 보상금 지급으로 조성되는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누린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분만실적 있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과실 없이 발생한 분만 의료사고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짐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보상사업은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성격상 보상 청구 건수, 보상금 지급 총액 및 개별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구체적으로 부담하는 분담금은 많을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입법자는 분만실적 있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에게 이 사건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을 분담시킴에 있어 폭넓은 재량을 가진다. 분만실적 있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들에게 보상재원을 부담시키는 것이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분담비율을 정하는 기준이나 분담비율의 상한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여 위임하지 않았더라도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부담금은 성질상 일정한 납부의무자 집단을 예정하고 있으므로, 위임 내용의 예측가능성 판단에 있어서도 수범자인 납부의무자 집단의 성격을 고려할 수 있다(헌재 2004. 6. 24. 2004헌바23; 헌재 2013. 10. 24. 2012헌바368 참조). 분담금 납부의무를 지는 보건의료기관개설자는 집단의 특수성․전문성을 가지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위임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4)결국, 심판대상조항이 분담금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 중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 중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 중 ‘보상재원의 분담비율’ 부분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비율’ 부분은 이 사건 보상사업에 관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 중 ‘보상재원의 분담한 분담금 납부의무의 범위를 결정하는 필수적 요소인바, 위 법률조항은 이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분담금은 특정 공익사업의 재정조달을 위해 보건의료기관개설자라는 특정 집단의 사람들에게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강제적ㆍ일률적으로 부과하는 부담금으로서 납부의무자의 재산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이에 관한 위임의 요건과 범위는 일반적인 급부행정법규의 경우보다는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설령 대통령령에 분담비율과 관련된 세부적 사항의 결정을 위임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회는 행정권에 의한 자의적인 법률의 해석과 집행을 방지하고 법치주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헌법 제75조의 정신에 따라 위임되는 내용의 기준이나 한계를 명시하는 등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해야 하고, 이 사건 분담금과 같은 재정조달목적 부담금 납부의무의 범위를 전혀 예측할 수 없도록 하여 납부의무자의 법적 안정성을 현저히 해치는 것은 헌법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헌재 1999. 1. 28. 97헌가8 참조).
나. 이 사건 보상사업은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입법자가 입법 당시 이 사건 보상사업은 무과실의 분만 의료사고로 인하여 보건의료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지지 못하는 환자 등에게 국가가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그 피해액의 일부를 보상하고자 하는 것이 입법 취지라고 밝혔듯이, 이 사건 보상사업은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라는 사회적 위험에 대해 보건의료기관개설자 등을 포함한 사회 전체가 보호할 필요성 때문에 도입된 것이다. 이는 사회보장ㆍ사회복지의 증진과 모성의 보호를 위한 국가적 노력이 발현된 결과이다(헌법 제34조 제2항, 제36조 제2항). 이것은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2항이 국가가 이 사건 보상사업에 드는 비용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3항이 그 비용의 ‘일부’를 보건의료기관개설자 등에게 분담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이 사건 보상사업의 사회보장적 성격과 의료분쟁조정법의 규정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보상사업의 비용 전부를 보건의료기관개설자에게 부담시켜서는 안 되고, 국가는 그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나아가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로 인한 사회적 손실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측면에서 국가와 보건의료기관개설자 등 관련자 사이에 적정한 수준의 분담이 이루어져야 하고, 보건의료기관개설자에 대하여 과도한 분담을 강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이와 같이 국가는 무과실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이 사건 보상사업의 비용을 그 사회보장적 성격에 맞게 적정한 수준에서 분담해야 하고, 한편 보건의료기관개설자는 분만 의료사고에 과실책임이 없음에도 이 사건 보상사업과 관련성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일반인이 부담하지 않는 특별한 부담금 납부의무를 부과받고 있다. 따라서 보상재원에 관한 국가와 보건의료기관개설자 사이의 분담비율은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재산권 제한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러므로 이 사건 보상사업 및 분담금 부과의 근거가 되는 법률인 의료분쟁조정법이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에 관련한 세부적 사항의 결정을 행정권에 위임하기 위해서는, 법률 자체에서 적어도 분담비율을 정하는 기준이나 분담비율의 상한을 정해 둠으로써 분담금 납부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행정권에 의한 자의적인 법률의 해석과 집행을 방지하고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 더욱 강하게 요청된다.
다. 그럼에도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할 뿐, 분담비율을 정하는 기준이나 분담비율의 상한에 대해서 전혀 규정하지 아니하였고, 의료분쟁조정법의 전반적인 체계나 관련조항을 살펴보더라도 분담비율에 관하여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만한 단서를 찾을 수 없다.
더구나 이 사건 보상사업에 따른 보상의 범위, 보상금의 지급기준 역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 같은 법 시행령 제22조, 제23조), 의료분쟁조정법의 규정 내용만으로는 보상금의 액수나 필요한 보상재원 규모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상재원의 분담비율까지 아무런 기준이나 한계없이 대통령령에 위임된 결과, 분담금 납부의무에 관한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법적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보건의료기관개설자가 분담금을 얼마나 부담할 것인지를 행정권의 전적인 재량에 맡긴 것이나 다름 없게 되었다.
라. 결국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은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에 관하여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함으로써 보상재원의 분담비율의 대강이 어떻게 될지를 전혀 예측할 수 없게 하고, 분담금 납부의무 범위와 관련하여 보건의료기관개설자의 법적 안정성을 현저히 해치고 있다. 따라서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 중 ‘보상재원의분담비율’부분은포괄위임금지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 세무사법 제6조 등 위헌제청
[2018. 4. 26. 2015헌가19]
【판시사항】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사의 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세무사법(2013. 1. 1. 법률 제11610호로 개정된 것) 제6조 제1항 및 세무사법(2009. 1. 30. 법률 제9348호로 개정된 것) 제20조 제1항 본문 중 변호사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세무대리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부실 세무대리를 방지함으로써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 및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을 도모하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일응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세무사의 업무에는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전문 지식과 법률에 대한 해석⋅적용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업무가 포함되어 있다.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에 있어서는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보다 변호사에게 오히려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없다.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는 법률에 의해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은 이상 그 자격에 따른 업무를 수행할 자유를 회복한 것이고, 세무사의 업무 중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이 필요한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하여 세무사로서의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전면 금지하는 것은 세무사 자격 부여의 의미를 상실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세무사 자격에 기한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가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중 가장 적합한 자격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무대리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 보다 부합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도 반한다.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게 됨으로써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받게 되는 불이익이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경미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
심판대상조항은 부실 세무대리를 방지함으로써 세무사 자격의 공신력을 높이고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 등을 도모하기 위해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하여 법률사무로서의 세무대리 외의 세무대리를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변호사에게 다른 자격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 및 어느 정도의 업무 수행 권한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자가 결정할 사안이다. 세무대리업무 중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적 회계지식이 필요한데, 자격취득에 필요한 시험의 과목 등을 고려할 때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에 관하여 변호사가 세무사와 동일한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 세법을 교육받은 변호사에게 세무사와 같은 업무 권한을 주는 방안 등은 세무사 자격시험과 같은 정도의 운영의 투명성이나 결과의 정합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달리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을 상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변호사로서 업무 수행에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세무사의 세무대리 영역 업무만 수행하지 못하는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불이익이 부실한 세무대리를 방지하고 납세자에게 적정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세무사법(2013. 1. 1. 법률 제11610호로 개정된 것) 제6조 제1항
세무사법(2009. 1. 30. 법률 제9348호로 개정된 것) 제20조 제1항 본문 중 ‘변호사’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5조, 제37조 제2항
세무사법(2009. 1. 30. 법률 제9348호로 개정된 것) 제20조의2 제1항
구 세무사법(2012. 1. 26. 법률 제11209호로 개정되고, 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세무사법(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참조판례】
헌재 2007. 12. 27. 2004헌마1021, 판례집 19-2, 795, 806
헌재 2008. 5. 29. 2007헌마248, 판례집 20-1하, 287, 298
헌재 2016. 3. 31. 2013헌마585등, 판례집 28-1상, 453, 464
【당 사 자】
제청법원서울고등법원
제청신청인정○대
당해사건서울고등법원 2014누65617 세무대리업무등록취소처분취소 등
【주 문】
세무사법(2013. 1. 1. 법률 제11610호로 개정된 것) 제6조 제1항 및 세무사법(2009. 1. 30. 법률 제9348호로 개정된 것) 제20조 제1항 본문 중 ‘변호사’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각 법률조항은 2019. 12.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제청신청인은 2004년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한 사람으로서, 2008. 10. 8. 세무대리업무 신규등록처분을 받고 세무대리를 하던 중 등록유효기간(2008. 10. 8.∼2013. 10. 7.)이 만료되기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에게 세무대리업무등록갱신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13. 9. 23. 세무사법 제6조 제1항, 제20조의2, 부칙 제2조 제1항에 따라 “제청신청인은 당초부터 세무대리를 할 수 없는 사람이었음이 밝혀졌다.”라는 이유로 세무대리업무등록직권취소처분 및 세무대리업무등록갱신신청반려처분(이하 위 두 처분을 합하여 ‘이 사건 당초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나. 제청신청인은 이에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에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이 사건 당초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2013구합23973), 위 법원은 2014. 3. 27. 사전통지 누락의 절차적 흠결을 이유로 이 사건 당초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같은 해 4. 15.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위 확정 판결의 취지에 따라 2014. 4. 16. 이 사건 당초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고, 같은 달 18. 제청신청인에게 행정절차법 제21조에 따라 사전통지 절차를 이행한 후, 2014. 5. 21. 제청신청인에 대하여 이 사건 당초 처분과 동일한 이유를 들어 다시 세무대리업무등록직권취소처분 및 세무대리업무등록갱신신청반려처분(이하 위 두 처분을 합하여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제청신청인은 서울행정법원에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가(2014구합10455) 패소판결을 선고받자,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여(2014누65617) 그 소송 계속 중 세무사법 제6조, 제20조 제1항, 제20조의2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제청법원은 2015. 5. 18. 위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2015아1080).
- 심판대상
제청법원은 세무사법 제6조 전체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으나,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세무사의 자격이 있는 자만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한 세무사법 제6조 제1항이므로, 위 조항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또한 제청법원은 세무사법 제20조 제1항 전체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으나, 변호사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하면서도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할 수 없게 하는 것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을 세무사법 제20조 제1항 본문 중 ‘변호사’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그리고 제청법원은 세무사법 제20조의2에 대하여도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으나, 세무사법 제20조의2는 공인회계사의 세무대리업무등록에 관한 조항이어서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등록이 문제되는 당해 사건에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세무사법(2013. 1. 1. 법률 제11610호로 개정된 것) 제6조 제1항 및 세무사법(2009. 1. 30. 법률 제9348호로 개정된 것) 제20조 제1항 본문 중 ‘변호사’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세무사법(2013. 1. 1. 법률 제11610호로 개정된 것)
제6조(등록) ① 제5조의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세무사 자격이 있는 자가 세무대리를 시작하려면 기획재정부에 비치하는 세무사등록부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등록하여야 한다.
세무사법(2009. 1. 30. 법률 제9348호로 개정된 것)
제20조(업무의 제한 등) ① 제6조에 따른 등록을 한 자가 아니면 세무대리를 할 수 없다. 다만,「변호사법」제3조에 따라 변호사의 직무로서 행하는 경우와 제20조의2 제1항에 따라 등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관련조항]
구 세무사법(2012. 1. 26. 법률 제11209호로 개정되고, 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세무사의 자격)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세무사의 자격이 있다.
- 제5조의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
- 삭제
-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
세무사법(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된 것)
제3조(세무사의 자격)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세무사의 자격이 있다.
- 제5조의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
- 삭제
- 삭제
세무사법(2009. 1. 30. 법률 제9348호로 개정된 것)
제20조의2(다른 법률에 따른 세무대리) ① 공인회계사법에 따라 등록한 공인회계사가 세무대리를 시작하려면 기획재정부에 비치하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하여야 한다.
-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법률에 의하여 전문자격을 취득하게 되면 해당 자격을 가진 자에게 허용되는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사 자격이 있으나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할 수 없는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제청신청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변호사를 세무사 및 공인회계사와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고. 세무사 업무를 하려는 변호사와 변리사 업무를 하는 변호사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
- 판 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연혁 및 내용
세무사법은 1961. 9. 9. 법률 제712호로 제정될 당시부터 변호사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고(제3조 제1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하면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제6조). 이후에도 조문의 위치나 표현만 변경되었을 뿐 그 내용은 유지되어 왔다.
그런데 세무사법이 2003. 12. 31. 법률 제7032호로 개정되면서, 세무사의 자격을 가진 자 중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이하 ‘일반 세무사’라 한다)만이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하여 세무대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제6조 제1항, 제20조 제1항 본문). 다만 위 법은 공인회계사법에 따라 등록한 공인회계사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하여 세무대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한편(제20조 제1항 단서, 제20조의2), 위 법 시행일인 2003. 12. 31. 당시 종전 규정에 의해 세무사의 자격을 가진 변호사와 사법연수생(사법시험에 합격한 자를 포함)은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하여 세무대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부칙 제2조 제1항). 이로 인하여 세무사등록부에 등록을 할 수 없는 변호사는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게 되었다(제20조 제1항 단서).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은 일부 표현만 변경되었을 뿐 심판대상조항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그 후 세무사법이 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되면서,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던 제3조 제3호가 삭제됨에 따라, 위 법 시행일인 2018. 1. 1. 이후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하는 자는 세무사의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지 못하게 되었다(부칙 제2조).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2003. 12. 31.부터 2017. 12. 31.까지 사이에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한 자 중 2003. 12. 31. 당시 사법시험에 합격하였거나 사법연수생이었던 자를 제외한 자(이하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라 한다)는 세무사의 자격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변호사가 아닌 ‘세무사로서’는 그 직무에 해당하는 세무대리(세무사법 제2조)를 일체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1) 제한되는 기본권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개인이 원하는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좁은 의미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그가 선택한 직업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헌재 2016. 3. 31. 2013헌마585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로서’는 세무사의 업무(세무대리)를 일체 수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세무사 자격과 변호사 자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세무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심판대상조항은 세무대리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부실 세무대리를 방지함으로써,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 및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을 도모하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다고 할 것인바, 이러한 입법목적은 일응 수긍이 된다.
(나) 수단의 적합성
세무대리에는 조세에 관한 신고⋅신청⋅청구 등의 대리, 세무조정계산서와 그 밖의 세무 관련 서류의 작성, 조세에 관한 신고를 위한 장부 작성의 대행, 조세에 관한 상담 또는 자문, 세무관서의 조사 또는 처분 등과 관련된 납세자 의견진술의 대리,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개별공시지가 및 단독주택가격⋅공동주택가격의 공시에 관한 이의신청의 대리, 조세에 관한 신고서류의 확인, 소득세법 또는 법인세법에 따른 성실신고에 관한 확인 등의 업무가 포함된다(세무사법 제2조 참조). 그런데 위와 같은 세무사의 업무 중 예컨대 조세에 관한 신고⋅신청⋅청구 등의 대리, 세무조정계산서와 그 밖의 세무 관련 서류의 작성, 조세에 관한 상담 또는 자문, 세무관서의 조사 또는 처분 등과 관련된 납세자 의견진술의 대리,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개별공시지가 및 단독주택가격⋅공동주택가격의 공시에 관한 이의신청의 대리 등의 업무를 적정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세법 및 이를 해석․적용하는 과정에 수반되는 헌법과 민법, 상법 등 관련 법령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법률에 대한 체계적인 해석⋅적용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세무사법에 의하여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은 자이고, 변호사로서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을 함에 있어서 필요한 전문성과 능력도 갖추고 있다. 특히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에 있어서는 일반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보다 법률사무 전반을 취급․처리하는 법률 전문직인 변호사에게 오히려 그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된다.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의 시험과목에 조세법이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어 변호사가 세무사보다 세법에 대한 해석⋅적용에 있어서 그 전문성과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마치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의 시험과목에 노동법이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어 변호사가 공인노무사보다 노동관계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에 있어서 그 전문성과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서 수긍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세무대리의 전문성 확보 및 부실 세무대리의 방지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그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 침해의 최소성
자격제도는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법률로 전면적으로 금지시켜 놓은 다음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에 한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므로, 법률에 의하여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자격을 보유한 자는 그 자격에 따른 업무를 수행할 자유를 회복한 것이다. 따라서 자격을 부여해 놓고 그 자격에 따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것은 자격 부여의 의미를 상실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자격제도를 규율하고 있는 법 전체의 체계상으로도 모순되는 것이다. 입법자는 전문분야에 관한 자격제도를 마련함에 있어서 해당 전문분야의 성격과 자격제도의 목적을 고려하여 회복된 직업선택의 자유의 내용을 정할 수 있지만, 회복된 자유를 다시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입법형성의 재량 범위 내에 있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07. 12. 27. 2004헌마1021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는 세무사법에 의하여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은 자임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사로서 세무사의 업무(세무대리)를 일체 수행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이미 법률에 의해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은 이상, 그 자격에 따른 업무를 수행할 자유를 회복한 것이므로, 이들이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할 수 있는 전문성과 능력이 결여되어 있지 않다면, 원칙적으로 회복된 직업선택의 자유에 기하여 세무사로서의 세무대리를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바, 세무대리 중 세법 및 관련법령에대한해석⋅적용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일반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보다 법률사무 전반을 취급․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게 오히려 그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하여 세무사로서의 세무대리를 할 수 있는 전문성과 능력 여부에 대한 고려 없이 세무사로서의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전면 금지하는 것은 세무사 자격 부여의 의미를 상실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자격제도를 규율하고 있는 법 전체의 체계상으로도 모순된다. 이는 세무사의 자격을 취득함으로써 회복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으로서, 입법형성의 재량 범위를 벗어나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에 기한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는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을 함에 있어서 필요한 전문성과 능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들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대리 중 그 전문성과 능력에 적합한 앞서 본 바와 같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세무대리의 전문성 확보 및 부실 세무대리의 방지라는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소비자가 세무사 또는 공인회계사에게만 이러한 세무대리를 위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세무대리업무가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처리로 충분한지, 아니면 세법 및 관련 법령의 해석⋅적용이 중요한지를 판단한 후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중 가장 적합한 자격사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이러한 세무대리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 보다 부합한다(헌재 2008. 5. 29. 2007헌마248 참조).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도 반한다.
(라) 법익의 균형성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는 법률에 의해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았으므로 원칙적으로 그 자격에 기해 세무대리를 할 수 있어야 함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바, 이로 인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받게 되는 세무사로서의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매우 중대하다. 이러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불이익이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경미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마)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제청법원은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도 하나,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는 이상, 위 주장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헌법불합치결정과 잠정적용명령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이 헌법에 위반되므로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지만,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일반 세무사의 세무사등록에 관한 근거규정마저 사라지게 되는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한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세무대리를 제한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는 데에 있고, 이들에게 허용할 세무대리의 범위, 대리권한을 부여하기 위하여 필요한 구체적인 절차와 내용은 세무대리를 위해 필요한 전문성과 능력의 정도, 세무대리에 필요한 전문가의 규모, 세무사 자격제도의 전반적인 내용,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 직역 간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늦어도 2019. 12. 31.까지는 이와 같은 결정의 취지에 맞추어 개선입법을 하여야 할 것이고,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조항은 2020. 1.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나 2019.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도록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
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1961년 제정된 세무사법은 ① 변호사, ② 계리사, ③ 세무사고시에 합격한 사람, ④ 상법ㆍ재정학ㆍ회계학 또는 경영경제학에 의하여 박사 또는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 ⑤ 교수자격인정령에 의한 자격을 가진 전임강사 이상의 교원으로서 상법ㆍ회계학ㆍ재정학ㆍ조세론 또는 경영경제학을 1년 이상 교수한 사람, ⑥ 상법ㆍ회계학ㆍ재정학 중 1과목 이상을 선택하여 고등고시에 합격한 사람, ⑦ 고등학교 이상의 졸업자로서 국세 또는 지방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통산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주었다. 그 뒤 경제 발전에 따라 조세 관련 법령이 복잡해지고 세무사 자격 소지자가 늘어나자 세무사 자격 인정 범위를 줄여 1972년 개정된 세무사법은 ① 세무사시험에 합격한 사람, ②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10년 이상인 사람으로서 그 중 일반직 3급 이상 공무원으로 5년 이상 재직한 사람, ③ 공인회계사, ④ 변호사에게만 세무사의 자격을 인정하였다. 이어 1999년에는 국세 관련 경력공무원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가 폐지되었고, 2012년에는 공인회계사, 2017년에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가 각각 폐지되었다.
이처럼 세무사 자격 인정 범위를 줄여가는 과정에서 2003. 12. 31. 개정된 구 세무사법은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사람만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20조 제2항). 이에 따라 변호사는 세무사의 자격은 있지만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또 변호사법 제3조에 따라 변호사의 직무로서 행하는 범위를 넘는 세무대리 업무도 할 수 없게 되었다(제20조 제1항).
- 12. 31. 세무사법 일부개정안은 그 개정이유를 “전자세정 확대 등 납세환경의 변화에 따라 세무사의 역할을 제고하고 세무사ㆍ공인회계사 등의 대량 배출로 인한 부실세무대리를 방지하기 위하여 세무사의 명칭을 세무사시험합격자만 사용하도록 하고, 공인회계사 등의 세무대리는 공인회계사 등 자신의 명칭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자격사별 책임을 명확히”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는 세무사의 명칭은 세무사 시험에 합격한 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공인회계사와 변호사가 세무사법에 의한 업무를 하고자 할 때에는 세무사법에 의한 업무개시의 등록을 하여 각각 공인회계사와 변호사의 명칭으로 세무대리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2003년에 개정된 구 세무사법에 따르면,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하고 업무를 개시할 수 있고(제6조) 공인회계사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하고 세무대리의 업무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20조의2). 그러나 변호사에 대하여는 이런 규정을 두지 않았고, 부칙 제2조에서 이 법 시행 당시 변호사와 사법연수생(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을 포함한다)은 세무사 등록을 할 수 있다는 규정만 두었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변호사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인정하되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는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할 수 없고, ‘변호사’로서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사무인 세무대리만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나. 관련 선례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변호사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인정하면서도 세무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구 세무사법 규정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표현의 자유나 직업의 자유 또는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헌재 2008. 5. 29. 2007헌마248).
(1) 국가는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가져야만 직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직업에 대해 면허제도를 실시하여 그 자격자에 한하여 자격사 명칭을 배타적으로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전문성과 능력에 대한 공신력을 부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격사의 전문성에 대한 강력한 기대와 신뢰를 가지므로, 그 신뢰에 부합하는 능력과 자질을 가진 사람에게만 자격명칭의 사용을 허용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세무사법은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세무사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세무대리업무의 영역과 전문성에 맞추어, 세무관련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세무사와 일반 법률사무를 전문으로 하되 그 하나로서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는 변호사 중 하나를 세무서비스 제공자로 선택할 수 있다.
조세정책의 잦은 변동과 관련 법령의 복잡ㆍ난해성, 납세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세무대리업무의 내용도 전문화ㆍ다양화되고 있으므로, 소비자가 해당 세무대리업무의 성격에 따라 자격사를 선택할 필요성이 크다. 세무사와 변호사는 자격 취득에 필요한 전문지식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세무대리업무는 조세에 관한 신고ㆍ신청ㆍ청구 등의 대리, 서류의 작성, 조세에 관한 상담업무, 회계원리에 따라 장부를 기재하는 기장업무, 기업회계기준에 의하여 기장된 내용을 세법에 따라 조정하는 세무조정업무 등은 물론, 세법의 해석ㆍ적용 등 법률적 업무를 포함하고 있다. 소비자는 해당 세무대리업무의 주요 부분이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인지 아니면 세법의 해석과 적용을 전제로 하는 법률적 업무인지에 따라 적합한 자격사를 선택하여 위임할 수 있어야 한다.
법률 개정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세무사라는 자격명칭을 사용할 수 없지만 세무대리업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변호사의 표현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2) 변호사가 ‘자신이 의도하여 취득한 자격’의 명칭이 아닌 ‘의도하지 않았으나 자동으로 취득하게 된 자격’의 명칭 사용을 제한받을 뿐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변호사가 취급하는 업무 영역으로서 세무ㆍ세무대리ㆍ조세 등이라고 표현하는 것까지 불허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세무사 자격시험의 시험과목과 사법시험의 과목이 매우 다르고, 세무대리업무 중 실무적인 부분에 관하여는 사법시험이 세무사 자격시험의 전문성을 포섭하거나 이를 대체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므로 그 전문성에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세무사 자격 소지자 중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함으로써 세무실무분야에 관하여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추었다고 인정받은 사람만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입법자의 판단이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세무사 명칭 사용과 세무대리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게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구 세무사법 규정과 변호사의 직무로서 행하는 경우가 아닌 한 세무대리를 할 수 없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은 동전의 앞뒤와 같은 관계에 있다. 위 선례는 이 중 세무사라는 명칭 사용 제한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것인데, 그 이유로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에 관하여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과 같은 전문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고 있다.
국가가 자격제도를 구체적으로 만들 때 입법자에게 폭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되고, 입법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자격제도의 내용을 규정한 경우에만 그 자격제도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선례다(헌재 1996. 10. 4. 94헌바32; 헌재 2001. 9. 27. 2000헌마152; 헌재 2007. 5. 31. 2006헌마646; 헌재 2008. 5. 29. 2005헌마195; 헌재 2016. 2. 25. 2013헌마626등 참조). 다수의견은 이런 선례 및 변호사의 세무사 명칭 사용 제한을 합헌이라고 한 위 선례의 태도와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
라.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
(1)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과 그렇지 아니한 세무사 자격 소지자의 세무대리 영역을 분명히 하여 부실한 세무대리를 방지함으로써 세무사 자격의 공신력을 높이고 소비자인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 등을 도모한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하여 변호사법에 따른 법률사무로서의 세무대리만 허용하고 법률사무가 아닌 세무대리는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법률사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조직역은 제도 도입 시기부터 다양한 여러 전문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영미와 서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여러 분야의 법률전문직을 변호사로 통합하였는데, 우리나라는 변호사 이외에도 법률문제를 다루는 국가 자격이 세무사뿐만 아니라 법무사ㆍ변리사ㆍ관세사ㆍ공인회계사ㆍ공인노무사ㆍ공인중개사 등 다양한 형태로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이런 법률 관련 자격제도가 오랫동안 시행되면서 각 분야별로 고유의 업무영역을 확보하여 왔지만 변호사의 직무와는 어떤 형태로든 태생적으로 중복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변호사가 법률전문가라고 하여 법률문제를 다루는 국가자격은 모두 동시에 부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즉, 변호사에게 세무사나 법무사 또는 공인회계사 등 다른 국가자격을 별도의 심사 절차 없이 당연히 부여할 것인지 여부는 국가가 입법정책으로 결정할 사안이다.
한편 입법자가 변호사에게 법률 관련 사무를 다루는 국가 자격을 자동으로 수여하기로 한 경우, 변호사 고유의 업무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 분야의 업무 수행 권한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것인지 여부 역시 입법자가 입법형성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다. 변호사가 법률에 따라 다른 국가 자격을 자동적으로 취득하였다고 하여 그 자격의 모든 업무수행권한을 당연히 가져야 한다는 논리적 필연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입법자가 어느 자격사에게 다른 자격을 자동적으로 인정하는 경우 각 자격제도의 특징과 상호 연관성 등을 고려하여 그 업무 권한과 범위를 달리 정할 수 있는 입법 재량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현행 세법은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등 대부분의 조세에 대하여 신고납세제도를 채택하여 납세의무자 스스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계산하여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경제 발전에 따라 복잡하고 어려워진 세법에 따라 납세의무자가 세법이 요구하는 신고의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납세자의 권익 보호와 국가의 조세수입 확보를 위하여 납세자를 대행하여 이런 의무를 수행하는 세무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세무사의 역할에 비추어 볼 때 세무사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은 세무회계 및 세법에 대한 전문지식이다.
세무사가 수행할 수 있는 세무대리업무 중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 특히 세무사의 주된 업무인 기장업무나 세무조정업무의 경우에는 각종 세법에 관한 체계적 지식 이외에 전문적 회계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의 시험과목에는 세무사 자격시험에서 중요한 검증요건으로 삼고 있는 회계학 등 비법률과목이 없고 조세법도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어 세무사와 변호사는 그 자격 취득에 필요한 전문지식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세무대리업무 중 실무적 업무와 관련된 분야에 있어서는, 일반 법률사무에 관한 지식을 검증받은 변호사가 세무사 자격시험을 통해 이 분야의 전문성을 검증받은 세무사와 동일한 수준의 업무능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은 수긍할 만하다.
이와 관련하여 법학교육 과정에서 세법을 교육받았거나 자격시험에서 세법을 선택하였던 변호사에 한하여 세무사와 같은 업무 권한을 주는 방안으로도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안은 세무대리업무 수행에 필요한 전반적 지식이나 능력을 검증하는 세무사 자격시험과 같이 운영의 투명성이나 결과의 정합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수준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 밖에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른 효과적 수단을 상정하기 어렵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은 부실한 세무대리를 방지하고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과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입는 불이익은 변호사 자격에 부수하여 취득한 세무사 자격을 이용하여 변호사로서의 고유 직무 범위를 벗어나는 세무대리 업무 수행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변호사로서 업무 수행에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능력 검증이 되지 않은 세무사의 세무대리 영역 업무만 수행하지 못하는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불이익이 부실한 세무대리를 방지하고 납세자에게 적정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
마. 평등원칙 위배 여부
제청법원은,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를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업무를 하려는 변호사에 비하여 차별 취급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이 변호사의 세무대리 권한을 세무사에 비해 제한한 것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앞에서 판단한 이상,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와 세무사의 차별 취급에 따른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다시 판단할 필요가 없다. 또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와 변리사 업무를 하려는 변호사를 차별 취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이런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규정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공인회계사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을 한 뒤 세무대리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사이에는 차별 취급이 존재한다. 변호사와 공인회계사는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서로 같다. 그러나 세무대리업무 특히, 기장업무나 세무조정업무와 같이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에 필요한 세무회계 및 세법상의 전문지식과 능력 등에 있어서는 양자가 같다고 볼 수 없다. 앞서 본 것처럼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의 시험과목에는 회계학 등이 포함되지 않고 조세법도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는 반면, 공인회계사시험의 시험과목은 세무사 자격시험과 상당 부분 같거나 비슷하여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기장업무나 세무조정업무와 같은 실무적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할 전문지식을 갖추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공인회계사법도 공인회계사의 직무범위에 세무대리를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다(제2조 제2호).
자격제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는 그 직업에 요구되는 전문 지식이나 능력, 해당 직업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공급 상황 그 밖에 여러 사회적ㆍ경제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사항이다. 세무대리업무권한을누구에게어느 범위까지 부여할 것인지도 각 자격제도의 특징과 상호 연관성 등에 따라 입법자가 달리 정할 수 있는 입법정책적 사항이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입법자가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에 필요한 세무회계 및 세법 지식이 검증된 공인회계사에게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을 하면 세무대리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도,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는 제한하는 것을 두고 입법재량을 현저히 남용하였다거나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바. 결론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3.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 제16조 제1항 위헌제청
[2018. 4. 26. 2017헌가5]
【판시사항】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실효제도를 도입하면서 경과규정을 두어 도시계획시설 중 2000. 7. 1. 이전에 결정된 시설에 대해서는 그 기산일을 2000. 7. 1.로 정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2002. 2. 4. 법률 제6655호) 제16조 제1항 제1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재산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도시계획시설결정을 기초로 형성된 법적 안정성과 신뢰를 보호하고 도시계획의 건전한 시행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달리 완화된 방법으로는 그 입법목적의 달성을 보장할 수 없고, 재산권 제약에 대하여는 적절한 보상적 조치가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거나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헌법재판소는 2005. 9. 29. 2002헌바84등 결정, 2009. 7. 30. 2007헌바110 결정 및 2014. 7. 24. 2013헌바387 결정에서 위와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도시계획결정 실효제도를 규정한 조항의 적용범위를 정하는 경과규정으로,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일반적․추상적으로 확정하는 규정이자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을 구체화하는 규정으로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위 결정들이 선고된 이후 국토계획법은 장기미집행 도시․군계획시설결정에대하여2011년해제권고제도를, 2015년 해제신청 제도를 각 도입하여 시행하는 등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이 장기간 미집행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재산권의 제한 문제를 보다 완화하고 있는 점,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2000. 7. 1. 이전에 결정․고시된 도시계획시설의 실효일이 임박하였다는 점까지도 아울러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위 선례의 판단을 변경하여야 할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입법자가 경과규정을 마련하면서 기존의 도시계획시설결정 중 2000. 7. 1. 당시 이미 20년이 도과한 것과 20년이 도과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여 실효기간의 편차를 두는 등의 단계적 규율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거나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에 방해된다고 보기 어렵고,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하여 토지재산권을 장기간 제한받는 불이익이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할 공익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문】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2002. 2. 4. 법률 제6655호) 제16조 제1항 제1호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23조 제1항, 제2항, 제37조 제2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2002. 2. 4. 법률 제6655호) 제15조 제1항, 제16조 제1항 제2호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02. 2. 4. 법률 제6655호로 제정되고, 2008. 3. 28. 법률 제90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 제2항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1. 4. 14. 법률 제10599호로 개정되고, 2013. 3. 23. 법률 제116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3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1. 4. 14. 법률 제10599호로 개정된 것) 제48조 제4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3. 7. 16. 법률 제11922호로 개정된 것) 제48조 제3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5. 8. 11. 법률 제13475호로 개정된 것) 제48조의2
【참조판례】
헌재 1999. 10. 21. 97헌바26, 판례집 11-2, 383, 408-409
헌재 2005. 9. 29. 2002헌바84등, 판례집 17-2, 98, 117-125
헌재 2009. 7. 30. 2007헌바110, 판례집 21-2상, 197, 215-219
헌재 2014. 7. 24. 2013헌바387, 판례집 26-2상, 164, 167-170
【당 사 자】
제청법원의정부지방법원
제청신청인○○박씨○○파대종회대표자 회장 박○규대리인 법무법인 덕양담당변호사 이충
당해사건의정부지방법원 2015구합1088 개발행위허가신청반려처분취소
【주 문】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2002. 2. 4. 법률 제6655호) 제16조 제1항 제1호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건설부장관(현재 국토교통부 장관)은 1971. 9. 27. 건설부고시 제570호로 경기도 고양군(현재 고양시) 지도면 일대 46,720,000㎡에 대하여 도시계획시설결정(이하 ‘이 사건 도시계획시설결정’이라 한다)을 하고 지형도면을 고시하였다.
나. 제청신청인은 고양시 덕양구 ○○동 ○○ 도로 15㎡ 외 5필지 총면적 687㎡(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의 소유자인데, 이 사건 토지 중 일부는 이 사건 도시계획시설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부지로 지정되어 있다. 제청신청인은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 부지로 개발하기 위해 2015. 4. 2. 이 사건 토지 중 645㎡에 대하여 개발행위허가신청을 하였다. 고양시 덕양구청장은 2015. 4. 7. “이 사건 토지 중 일부는 도시․군계획시설부지에 해당하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이라 한다) 제64조에 따라 가설건축물의 건축과 이에 필요한 범위에서의 토지의 형질변경만 허가 가능하므로, 신청부지에서 도시․군계획시설부지를 제외하라.”는 내용으로 보완을 요구하였고, 제청신청인이 이에 응하지 않자 2015. 5. 14. 제청신청인의 개발행위허가신청을 반려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제청신청인은 의정부지방법원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2015구합1088), 소송 계속 중 2000. 7. 1. 이전에 도시계획이 결정․고시된 도시계획시설에 대하여는 도시계획의 실효 기산일을 2000. 7. 1.로 정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2002. 2. 4. 법률 제6655호) 제16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2015아3131). 제청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2017. 1. 6.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 심판대상
제청법원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2002. 2. 4. 법률 제6655호) 제16조 제1항 전부에 대하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으나, 이 사건 토지의 일부가 포함된 도시계획시설결정은 2000. 7. 1. 이전에 결정․고시되었고, 2000. 7. 1. 이전에 결정․고시된 도시계획시설결정에 대하여는 위 부칙 조항 중 제1호가 적용되므로, 심판대상을 이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2002. 2. 4. 법률 제6655호) 제16조 제1항 제1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2002. 2. 4. 법률 제6655호)
제16조(도시계획시설결정의 매수청구 및 실효기산일에 관한 경과조치) ①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도시계획법에 의하여 결정․고시된 도시계획시설로서 부칙 제1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도시계획시설로 보는 시설의 결정의 실효에 관한 결정․고시일의 기산일은 제48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호에 의한다.
- 2000년 7월 1일 이전에 결정․고시된 도시계획시설의 기산일은 2000년 7월 1일
- 제청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 이유
심판대상조항은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기간을 정함에 있어 2000. 7. 1. 이전에 결정․고시된 모든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기간의 기산점을 위 일자로 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재산권을 침해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도시계획시설결정 및 그 고시일이 2000. 7. 1. 무렵에는 얼마나 경과하였는지 관계 없이 결정․고시일이 2000. 7. 1. 이전이기만 하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 제한을 일률적으로 2000. 7. 1.부터 20년으로 함으로써, 본질적으로 다른 이들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동등하게 취급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헌법재판소의 선례
헌법재판소는 2005. 9. 29. 2002헌바84등 결정, 2009. 7. 30. 2007헌바110 결정 및 2014. 7. 24. 2013헌바387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도시계획결정 실효제도를 규정한 조항의 적용범위를 정하는 경과규정으로,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일반적․추상적으로 확정하는 규정이자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을 구체화하는 규정으로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구 도시계획법(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전부개정되고 2002. 2. 4. 법률 제665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도시계획법’이라 한다)이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제도를 신설하고 구 국토계획법(2002. 2. 4. 법률 제6655호로 제정되고 2007. 1. 26. 법률 제82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이를 계승하면서, 위 실효제도를 신설하기 전의 모든 도시계획결정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실효기산일을 그 고시일로 한다면, 실효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이미 20년의 기간이 지난 도시계획시설결정은 법 시행과 동시에 한꺼번에 실효되고, 그 뒤 순차적으로 다수의 도시계획결정이 지속적으로 실효될 수밖에 없었다. 심판대상조항은 이와 같은 결과와 위험을 방지하여 도시계획시설결정을 기초로 형성된 법적 안정성과 신뢰를 보호하고 도시계획의 건전한 시행을 도모하기 위한 조항으로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실효제도가 신설되기 전에 이미 확정된 도시계획결정의 실효기산일을 실효제도가 시행된 날로 한다면, 도시계획시설결정의 동시․대량실효를 막을 수 있고, 사업시행자는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에 대한 대처를 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의 적정성이 인정된다.
나아가, 헌법은 입법자에게 재산권의 내용을 형성할 수 있는 상당한 입법재량을 주고 있다. 따라서 재산권의 내용을 형성하는 사회적 제약이 비례원칙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이미 형성되어 있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의 경우에 비하여는 완화된 기준에 따라 심사되어야 한다.
그런데 구 도시계획법이 시행되기 전의 도시계획시설결정에 대하여 그 이전에 이미 경과된 기간의 장단에 따라 실효기간에 차등을 두는 단계적 실효의 방법은 전체 도시계획의 구도 아래에서 사업시행의 선후를 결정하기보다는 도시계획결정의 선후에 따라 사업시행의 선후를 결정하도록 하는 결과를 낳아 바람직한 도시계획의 시행에 저해가 될 우려도 있다. 그리고 달리 완화된 방법으로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최소침해성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인 도시계획시설결정을 기초로 사회적으로 형성된 법적 안정성 및 신뢰에 대한 보호와 도시계획의 유지와 시행이라는 이익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을 받는 사익인 도시계획시설 부지에 관한 재산권 사이에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도시계획시설결정이 있더라도 도시계획시설부지를 종래 용도대로 계속 사용할 수 있거나 법적으로 허용된 이용방법이 아직 남아 있는 경우에는,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하여 이용의 제한이 생기고 그 제한이 장기간에 이르더라도 이는 수인하여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주 안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하여 종래 용도대로 사용할 수 없거나 실질적으로 사용수익을 전혀 할 수 없는 경우에 아무런 보상 조치가 없다면 이는 수인하여야 할 사회적 제약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이 된다(헌재 1999. 10. 21. 97헌바26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제약을 적절하게 보상할 조치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구 도시계획법은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하여 종래의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고 실질적 사용․수익이 불가능하게 된 대표적인 경우인 나대지를 포함하여 지목이 대지인 도시계획시설부지에 대한 매수청구제도를 신설하였고(제40조), 구 국토계획법도 이를 계승함으로써 보상적 조치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구 도시계획법 부칙은매수청구에관한위도시계획법제40조를 2002. 1. 1.부터 시행하도록 하면서 도시계획시설결정 고시일부터 10년인 매수청구권 발생기간의 기산일에 관한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구 도시계획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결정이 고시된 도시계획시설부지 중 지목이 대지인 토지의 소유자는 그 결정 고시일로부터 10년이 지났다면 2002. 1. 1.부터라도 매수청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국토계획법 부칙(2002. 2. 4. 법률 제6655호)은 구 도시계획법 제40조에 따라 도시계획시설부지의 매수를 청구한 경우에는 구 도시계획법에 의한다고 하면서(제11조) 매수청구권 발생기간 10년의 기산일에 관하여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구 도시계획법과 동일한 규율을 하고 있어, 이러한 보상적 조치가 2002. 1. 1.부터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재산권 제약에 대하여 적절한 보상적 조치가 마련되어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과 그로 인하여 침해되는 사익 사이에 법익균형성이 깨졌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2) 평등원칙 위반 여부
심판대상조항은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경과한 기간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실효기간의 기산점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0. 7. 1. 이후에 고시된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기간은 고시일로부터 20년인데 비하여, 그 전에 고시된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기간은 고시일로부터 20년이 초과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2000. 7. 1. 이후 고시된 도시계획시설결정의 경우에는 모든 도시계획시설부지의 재산권자에게 20년이라는 동일한 시효기간을 부여하고 있지만, 그 전에 고시된 도시계획시설결정의 경우에는 20년을 초과하는 서로 다른 시효기간을 부여하는 차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에는 앞에서 본 것과 같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나. 선례변경의 필요성
(1) 위 결정의 선고 이후 그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 변경이나 그 필요성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가)국토계획법은 2011. 4. 14. 법률 제10599호로 개정되면서 장기미집행 도시․군계획시설결정에 대한 해제권고 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제48조 제3항 내지 제5항). 위 제도는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이하 ‘지방자치단체장’이라 한다)로 하여금 도시․군계획시설을 설치할 필요성이 없거나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이 고시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날 때까지 사업이 시행되지 않는 경우 그 현황과 단계적 집행계획을 해당 지방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한편(제3항), 해당 지방의회는 이에 관하여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하면서(제4항), 해제권고를 받은 지방자치단체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를 위한 도시․군관리계획을 결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제5항). 이와 같은 해제권고 제도는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이 장기간 미집행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재산권의 제한 문제를 보다 완화하기 위한 장치로서 도입된 것이다.
(나) 또한, 국토계획법은 2015. 8. 11. 개정되면서 장기미집행 도시․군계획시설결정에 대한 해제신청 제도도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제48조의2). 위 제도는 도시․군계획시설결정 고시일부터 10년 이내에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경우로 그 실효일까지 집행계획이 없는 경우, 토지소유자로 하여금 도시․군관리계획 입안권자에 대하여 도시․군계획시설결정 해제를 위한 도시․군관리계획 입안 신청을(제48조의2 제1항, 제2항), 도시․군관리계획 결정권자에 대하여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 신청을(제3항, 제4항), 그리고 해제 신청에 관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을 상대로 심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심사 신청을 받은 국토교통부장관이 결정권자에게 해제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제5항 내지 제7항)을 내용으로 한다. 이러한 해제신청 제도 또한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이 장기간 미집행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재산권의 제한 문제를 보다 완화하기 위한 장치로서 도입된 것이다.
(2)이상과 같이 장기미집행 도시․군계획시설결정에 대한 해제권고 제도 및 해제신청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도시․군계획과 관련한 국토계획법이 가하고 있는 재산권의 제한 정도가 보다 더 완화되었다는 점,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2000. 7. 1. 이전에 결정․고시된 도시계획시설의 실효일은 2020. 7. 2.로서 그 실효일이 임박하였다는 점까지도 아울러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위 선례의 법정의견의 이유는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이를 변경하여야 할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재산권을 침해하거나,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 결 론
심판대상조항들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우리는 헌재 2014. 7. 24. 2013헌바387 결정의 반대의견에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그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가. 심판대상조항의 성질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제도를 규정한 구 국토계획법 제48조 제1항은 도시계획시설결정이 고시된 후 그 사업시행이 장기간 방치된 경우 그 결정을 실효시킴으로써,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한 토지재산권의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즉, 입법자에게 토지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넓은 입법재량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토지의 사회적 기속성에 따른 제한 역시 다른 기본권에 대한 제한입법과 마찬가지로 비례원칙을 준수하여야 하므로(헌재 1999. 10. 21. 97헌바26), 도시계획시설결정 실효제도는 재산권의 제한에 대한 헌법상 한계를 비례원칙에 따라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따라서 도시계획시설결정이 고시된 후 20년이 도과하도록 그 사업이 시행되지 아니함에 따라 당해 도시계획시설부지의 재산권이 제한상태로부터 회복되는 것은, 도시계획결정의 사후적 통제라는 입법정책에 따라 시혜적으로 부여되는 권리가 아니라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권리가 입법적으로 구현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구 도시계획법은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요건인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채 20년 경과’의 기산일을 ‘도시계획시설결정의 고시일’로 규정하고 있는 데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은 2000. 7. 1. 이전에 결정․고시된 도시계획시설에 대하여는 그 기산일을 일률적으로 ‘2000. 7. 1.’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도시계획시설부지에 관한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법률에 의하여 구체화한 것이므로, 토지재산권의 제한에 관한 헌법상 비례원칙에 부합하여야 한다.
나. 재산권 침해 여부
(1) 구 도시계획법의 실효제도는 도시계획시설결정에 의한 재산권 제한에 대한 보상적 조치이지만 그 실효기간 20년은 토지재산권의 제한을 받는 토지소유자에게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므로 그 재산권의 제한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이미 장기간 동안 재산권 제한을 수인하여 온 소유자에게 기왕의 제한에 대하여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아니한 채 또다시 새로운 기간 동안의 수인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제한은 공익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범위로 한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도시계획시설결정을 기초로 형성된 법적 안정성과 신뢰를 보호하고 도시계획의 건전한 시행을 도모한다는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심판대상조항보다 덜 제한적인 법적 수단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우선 실효기간의 기산일을 실효제도의 시행일인 2000. 7. 1.로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그 실효기간에 있어서는 2000. 7. 1. 이전에 결정․고시된 모든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기간을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일률적으로 ‘위 일자로부터 20년’으로 하지 않고, 해당 결정․고시일로부터 2000. 7. 1.까지의 기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예컨대, 기존의 도시계획시설결정 중 2000. 7. 1. 당시 이미 20년이 도과한 것에 대하여는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 여부를 재검토하거나 시행준비를 하는 데 필요한 정도의 실효기간을 부여하고, 20년이 도과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는 그 미시행기간을 감안하여 실효기간의 편차를 두는 방법 등이 있다.
나아가 입법자가 경과규정을 마련하면서 기존의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재산권의 제한을 받는 소유자를 고려하여 이와 같은 단계적 규율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거나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에 방해가 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을 위한 필요한 최소한의 제한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해최소성 원칙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2)또한, 기존의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하여 토지재산권을 장기간 제한받다가 2000. 7. 1.부터 20년 동안 그 제한을 새로이 수인하여야 하는 토지소유자의 불이익이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할 공익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법익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3)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비례원칙에 위반되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다. 평등원칙 위반 여부
고시된 도시계획시설결정이 집행되지 아니한 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해당 토지소유자가 받는 재산권 제한의 정도가 현저히 상이함에도, 심판대상조항은 도시계획시설결정․고시일로부터 2000. 7. 1.까지의 기간이 얼마인지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토지소유자의 재산권 제한기간을 일률적으로 ‘2000. 7. 1.부터 2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토지소유자는 기존 제한기간의 장단에 관계없이 실효기간에 관하여 동일한 취급을 받게 되는데, 그와 같은 차별을 합리화할 상당한 이유가 없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도시계획시설결정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다른 집단을 합리적 이유 없이 동등하게 취급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부칙(2002. 2. 4. 법률 제6655호)
제15조(도시계획시설 등에 관한 경과조치) ①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도시계획법에 의한 도시계획시설은 이 법에 의한 도시계획시설로 본다.
제16조(도시계획시설결정의 매수청구 및 실효기산일에 관한 경과조치) ①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도시계획법에 의하여 결정․고시된 도시계획시설로서 부칙 제1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도시계획시설로 보는 시설의 결정의 실효에 관한 결정․고시일의 기산일은 제48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호에 의한다.
- 2000년 7월 2일 이후에 결정․고시된 도시계획시설의 기산일은 당해 도시계획시설의 결정․고시일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02. 2. 4. 법률 제6655호로 제정되고, 2008. 3. 28. 법률 제90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도시계획시설결정의 실효) ① 도시계획시설결정이 고시된 도시계획시설에 대하여 그 고시일부터 20년이 경과될 때까지 당해 시설의 설치에 관한 도시계획시설사업이 시행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도시계획시설결정은 그 고시일부터 20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에 그 효력을 상실한다.
② 시⋅도지사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도시계획시설결정의 효력이 상실된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체없이 그 사실을 고시하여야 한다.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1. 4. 14. 법률 제10599호로 개정되고, 2013. 3. 23. 법률 제116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실효 등) ③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는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이 고시된 도시⋅군계획시설(국토해양부장관이결정⋅고시한도시⋅군계획시설은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설치할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 또는 그 고시일부터 10년이 지날 때까지 해당 시설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이 시행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현황과 제85조에 따른 단계별 집행계획을 해당 지방의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3. 7. 16. 법률 제11922호로 개정된 것)
제48조(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실효 등) ③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는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이 고시된 도시⋅군계획시설(국토교통부장관이 결정⋅고시한 도시⋅군계획시설 중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직접 설치하기로 한 시설은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설치할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 또는 그 고시일부터 10년이 지날 때까지 해당 시설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이 시행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현황과 제85조에 따른 단계별 집행계획을 해당 지방의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1. 4. 14. 법률 제10599호로 개정되고, 2012. 7. 1.부터 시행된 것)
제48조(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실효 등) ④ 제3항에 따라 보고를 받은 지방의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에게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를 권고할 수 있다.
⑤ 제4항에 따라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를 권고받은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를 위한 도시⋅군관리계획을 결정하거나 도지사에게 그 결정을 신청하여야 한다. 이 경우 신청을 받은 도지사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를 위한 도시⋅군관리계획을 결정하여야 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5. 8. 11. 법률 제13475호로 개정되어, 2017. 1. 1.부터 시행된 것)
제48조의2(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 신청 등)
①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고시일부터 10년 이내에 그 도시⋅군계획시설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이 시행되지 아니한 경우로서 제85조 제1항에 따른 단계별 집행계획상 해당 도시⋅군계획시설의 실효 시까지 집행계획이 없는 경우에는 그 도시⋅군계획시설 부지로 되어 있는 토지의 소유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도시⋅군계획시설에 대한 도시⋅군관리계획 입안권자에게 그 토지의 도시⋅군계획시설결정 해제를 위한 도시⋅군관리계획 입안을 신청할 수 있다.
② 도시⋅군관리계획 입안권자는 제1항에 따른 신청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입안 여부를 결정하여 토지 소유자에게 알려야 하며, 해당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실효 시까지 설치하기로 집행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를 위한 도시⋅군관리계획을 입안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라 신청을 한 토지 소유자는 해당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를 위한 도시⋅군관리계획이 입안되지 아니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도시⋅군계획시설에 대한 도시⋅군관리계획 결정권자에게 그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를 신청할 수 있다.
④ 도시⋅군관리계획 결정권자는 제3항에 따른 신청을 받은 날부터 2개월 이내에 결정 여부를 정하여 토지 소유자에게 알려야 하며,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을 해제하여야 한다.
⑤ 제3항에 따라 해제 신청을 한 토지 소유자는 해당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이 해제되지 아니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그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 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⑥ 제5항에 따라 신청을 받은 국토교통부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도시⋅군계획시설에 대한 도시⋅군관리계획 결정권자에게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를 권고할 수 있다.
⑦ 제6항에 따라 해제를 권고받은 도시⋅군관리계획 결정권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을 해제하여야 한다.
⑧ 제2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시설결정 해제를 위한 도시⋅군관리계획의 입안 절차와 제4항 및 제7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해제 절차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 위헌소원
[2018. 4. 26. 2014헌바449]
【판시사항】
북한을 이탈하여 보호를 신청한 자를 임시로 보호하고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2010. 3. 26. 법률 제10188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3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국가보안법 제4조 제2항, 제1항 제2호 나목, 제6조 제2항 위반죄가 문제된 당해 형사재판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은 국가보안법 제4조 제2항, 제1항 제2호 나목, 제6조 제2항이고, 심판대상조항은 북한을 이탈하여 보호를 신청한 자를 임시로 보호하고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이 아니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된다면, 국가보안법위반(간첩) 등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증거로 채택된 구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작성한 진술서의 증거능력이 부정되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위 자술서의 임의성이 문제된다면 그에 대한 증거능력 인정 여부는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09조 이하의 해석⋅적용에 따라 결정되는 점, 심판대상조항은 증거채부 또는 증거능력에 관한 규정이 아닌 점, 청구인은 구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의 자백을 법정에서 번복하지 않고 오히려 임시보호조치기간 이후 1심 및 2심에서 법정자백하며 자수감경을 요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항】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2010. 3. 26. 법률 제10188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3항
【참조조문】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2010. 3. 26. 법률 제10188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1항, 제2항
【참조판례】
헌재 2018. 2. 22. 2016헌바86
【당 사 자】
청 구 인이○련대리인 법무법인 상록(담당변호사 천낙붕, 장경욱)변호사 김인숙, 채희준, 박준영, 성춘일, 신윤경, 김자연
당해사건대법원 2014도4256 국가보안법위반(간첩), 국가보안법위반(특수잠입, 탈출)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 사건개요
- 11. 20. 북한에서 출생한 청구인은 2013. 2. 7.경 대한민국에 입국하였으나,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에 따라 2013. 2. 8.부터 2013. 7. 8.까지 국가정보원장이 운영하는 구 중앙합동신문센터(현재는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명칭 변경됨)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평양 보위사령부 소속 공작원임에도 탈북자로 위장한 사실이 드러나, 반국가단체 구성원의 지령을 받아 대한민국에 잠입하고 반국가단체 구성원의 지령에 따라 목적수행을 위한 국가기밀 탐지․수집행위를 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로 2013. 10. 10. 수원지방법원에서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3년의 형을 선고받았다(2013고합484). 청구인은 항소하였으나 2014. 4. 3.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고(2013노3333), 상고하여 대법원에서 상고심 계속 중(2014도4256)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2014초기320) 2014. 10. 15. 상고 및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 모두 기각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2014. 11.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2010. 3. 26. 법률 제10188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3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2010. 3. 26. 법률 제10188호로 개정된 것)
제7조(보호신청 등) ③ 제2항에 따라 통보를 받은 국가정보원장은 임시보호나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한 후 지체없이 그 결과를 통일부장관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2010. 3. 26. 법률 제10188호로 개정된 것)
제7조(보호신청 등) ① 북한이탈주민으로서 이 법에 따른 보호를 받으려는 사람은 재외공관이나 그 밖의 행정기관의 장(각급 군부대의 장을 포함한다. 이하 “재외공관장등”이라 한다)에게 보호를 직접 신청하여야 한다. 다만, 보호를 직접 신청하지 아니할 수 있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제1항 본문에 따른 보호신청을 받은 재외공관장등은 지체 없이 그 사실을 소속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거쳐 통일부장관과 국가정보원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에 규정된 ‘임시보호나 그 밖의 필요한 조치’는 그 내용이 지나치게 모호하여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고, 법률에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하위법령에 위임하여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는 ‘임시보호나 그 밖의 필요한 조치’로서 국가정보원이 북한이탈주민을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지 아니하고 사실상 최장 180일까지 중앙합동신문센터의 1인실에 강제로 감금하는 것은 영장주의에 위배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며, 형사소송법상 진술거부권이나 변호인 조력권을 보장받지 못한 상태에서 국가보안법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허용하고 있어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된다. 나아가 북한이탈주민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180일의 강제수용 및 강제수사를 허용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 판 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이 정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재판의 전제성이라 함은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조항이 당해사건 재판에 적용되어야 하며,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당해사건을 담당한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헌재 2018. 2. 22. 2016헌바86 등 참조).
살피건대,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은 국가보안법 제4조 제2항, 제1항 제2호 나목, 제6조 제2항이고, 심판대상조항은 북한을 이탈하여 보호를 신청한 자를 임시로 보호하고 그 밖에 보호 여부 결정을 위한 행정조사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이 아니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된다면, 국가보안법위반(간첩) 등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증거로 채택된 구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작성한 진술서의 증거능력이 부정되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위 자술서의 임의성이 문제된다면 그에 대한 증거능력 인정 여부는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09조 이하의 해석⋅적용에 따라 결정되는 점, 심판대상조항은 북한을 이탈하여 보호를 신청한 자에게 임시보호 및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증거채부 또는 증거능력에 관한 규정이 아닌 점, 청구인은 구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의 자백을 법정에서 번복하지 않고 오히려 임시보호조치기간 이후 1심 및 2심에서 법정자백하며 자수감경을 요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로 당해사건 재판이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5.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위헌소원 등
[2018. 4. 26. 2015헌바370, 2016헌가7(병합)]
【판시사항】
가.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는 타인의 주거 등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에 위반되는지 여부(적극)
다.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그 효력을 즉시 상실시킬 경우 발생할 법적 공백상태를 우려하여 입법시한을 정하여 잠정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고, 헌법 및 형사소송법 관련 조항의 개정 필요성을 지적한 사례
【결정요지】
가.헌법 제16조는 모든 국민이 주거의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하고 있으므로, 주거공간에 대한 압수⋅수색은 그 장소에 혐의사실 입증에 기여할 자료 등이 존재할 개연성이 충분히 소명되어야 그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영장의 발부를 전제로 하고 있지는 않으나 위와 같은 해석은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수사를 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는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에 들어가 피의자를 찾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서, 심판대상조항의 “피의자 수사”는 ‘피의자 수색’을 의미함을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이 소명되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수색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누구든지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헌법 제12조 제3항과는 달리 헌법 제16조 후문은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명문화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헌법 제12조 제3항과 헌법 제16조의 관계, 주거 공간에 대한 긴급한 압수․수색의 필요성, 주거의 자유와 관련하여 영장주의를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제16조의 취지 등을 종합하면,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에 대해서도 그 예외를 인정하되, 이는 ① 그 장소에 범죄혐의 등을 입증할 자료나 피의자가 존재할 개연성이 소명되고, ② 사전에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앞서 본 바와 같이 별도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만 소명되면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은 소명되나,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나는 것으로서 영장주의에 위반된다.
다.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하여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하는 경우에 피의자가 그 장소에 소재할 개연성만 소명되면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그 효력을 즉시 상실시킨다면, 수색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하여 피의자를 체포할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이를 허용할 법률적 근거가 사라지게 되는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게 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2020. 3.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하고 합헌적인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할 때까지 심판대상조항이 계속 적용되도록 한다. 다만 향후 심판대상조항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이 소명되고, 그 장소를 수색하기에 앞서 별도로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근본적으로 헌법 제16조에서 영장주의를 규정하면서 그 예외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한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다. 늦어도 2020. 3. 31.까지는 현행범인 체포, 긴급체포, 일정 요건 하에서의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의 경우에 영장주의의 예외를 명시하는 것으로 위 헌법조항이 개정되고, 그에 따라 심판대상조항(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내용의 규정이 형사소송법 제137조에도 존재한다)이 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위 헌법조항이 개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만이라도 이 결정의 취지에 맞게 개정되어야 함을 지적하여 둔다.
【심판대상조문】
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3항, 제16조
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된 것) 제200조의2
【참조판례】
가. 헌재 2005.12.22. 2004헌바45, 판례집 17-2, 712, 721헌재 2010.6.24. 2007헌바101등, 판례집 22-1하, 417, 431
나. 헌재 2004.9.23. 2002헌가17등, 판례집 16-2상, 379, 387, 388헌재 2012.5.31. 2010헌마672, 판례집 24-1하, 652, 655
【당 사 자】
청 구 인이○무(2015헌바370)대리인 법무법인 여는담당변호사 권두섭 외 3인
제청법원 서울고등법원(2016헌가7)
제청신청인김○훈(2016헌가7)대리인 법무법인 여는담당변호사 권두섭 외 3인
당해사건1.서울중앙지방법원 2015노2110 특수공무집행방해(2015헌바370)
2.서울고등법원 2015노655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2016헌가7)
【주 문】
1.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 위 법률조항은 2020. 3.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라 한다)은 위원장인 김○환 등 집행부의 주도로 2013. 12. 9.부터 ‘철도산업 발전방안 철회’를 요구하는 대정부 파업을 진행하였다. 이에 한국철도공사는 김○환을 비롯한 철도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김○환 등 집행부 10명이 경찰의 소환조사요구에 불응하자, 경찰은 2013. 12. 16.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나. 그런데 철도노조 집행부가 경향신문사 건물 내에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라 한다) 사무실에 머무른다는 언론 보도가 있고, 체포대상자들이 위 경향신문사 건물과 근거리에 있는 기지국을 이용하여 통화한 내역이 확인되자, 경찰은 위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하여 2013. 12. 22. 09:00경부터 11:00경까지 사이에 위 경향신문사 건물 1층 로비 출입구와 민주노총 사무실 출입문을 부수고 수색하였으나, 이들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다. 2015헌바370
청구인은 위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 과정에서 민주노총 또는 철도노조 소속 조합원 등 수백 명과 공모공동하여 다중의 위력을 보이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태로 남대문경찰서장 등 경찰관들을 폭행⋅협박하여 그들의 체포영장 집행에 관한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2015. 5. 13.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2014고단1691). 이에 청구인과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15. 9. 24. 이를 모두 기각하였으며(2015노2110), 이에 대하여 청구인이 다시 상고하여 위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이다(2015도15774).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 위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의 근거가 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그 신청이 기각되자(2015초기1977), 2015. 10. 3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라. 2016헌가7
제청신청인 김○훈은 위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 과정에서 민주노총 또는 철도노조 소속 조합원 등 수백 명과 공모공동하여 다중의 위력을 보이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태로 남대문경찰서장 등 경찰관들을 폭행⋅협박하여 그들의 체포영장 집행에 관한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이로 인하여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2015. 2. 3.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2014고합224).
이에 대하여 제청신청인과 검사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였는데(2015노655), 항소심 계속 중 제청신청인은 위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의 근거가 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2015초기232), 법원은 2016. 3. 9.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강제처분)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2⋅제200조의3⋅제201조 또는 제212조의 규정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없이 다음 처분을 할 수 있다.
- 타인의 주거나 타인이 간수하는 가옥, 건조물, 항공기, 선차 내에서의 피의자 수사
- 청구인의 주장 요지 등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2015헌바370)
심판대상조항은 수범자인 국민에 대하여 지나치게 광범위한 금지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수인하여야 할 범위에 관한 예측가능성을 주지 않으므로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며,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경우에 별도의 수색영장 없는 피의자 수색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사전영장주의에 위반되고, 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있는 체포영장 집행의 경우에도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하는 등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주거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
나. 제청법원의 위헌심판제청 요지(2016헌가7)
심판대상조항은 법문상 ‘필요성’의 의미가 불명확하고, 피의자 ‘수색’이라는 명확한 문언을 사용할 수 있었음에도 피의자 ‘수사’라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반하며, 영장주의를 준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영장 없는 압수․수색․검증을 허용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 제216조 제3항, 제217조 제1항은 사후영장을 발부받도록 통제하고 있는 반면에, 심판대상조항은 사후에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아무런 절차가 없는 등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주거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 판 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및 연혁
(1) 심판대상조항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가옥, 건조물, 항공기, 선차(이하 ‘타인의 주거 등’이라 한다) 내에 소재하고 있다고 소명되는 경우에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별도의 영장 없이 그 장소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피의자의 신병을 조속히 확보함으로써 국가 형벌권을 적정히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구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는 피의자 구속 또는 현행범인 체포의 경우에만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되면서 체포영장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긴급체포,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의 경우에도 타인의 주거 등에서 별도의 영장 없이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2) 한편 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되면서 도입된 체포영장제도는 헌법 제12조 제3항 본문의 “체포…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근거로 한다. 이러한 체포영장제도는 과거 수사기관에서 행하던 임의동행과 보호실유치와 같은 탈법적 수사관행을 근절하고, 헌법 제12조 제3항의 영장주의를 준수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명확성의 원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한다는 헌법상의 원칙인바, 만일 법규범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다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법규범의 문언은 어느 정도 일반적⋅규범적 개념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의 명확성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법문언이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하여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05. 12. 22. 2004헌바45; 헌재 2010. 6. 24. 2007헌바101등 참조).
(2) 체포⋅압수⋅수색 등과 같은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에 있어서도 범죄의 내용, 피의자의 성향, 처분 당시의 상황 등에 따라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그 요건을 사전에 구체적으로 기술하기는 어렵고, 가치개념을 포함하는 일반적⋅규범적 개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체포영장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의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명확성 여부가 문제되는 문언은 “필요한 때”와 “피의자 수사”의 의미이다.
(3) 먼저 “필요한 때”의 의미가 명확한지에 관하여 본다.
형사소송법은 심판대상조항뿐만 아니라 수사절차와 관련된 조항에서 “필요한 때”라는 문언을 사용하여 비례의 원칙을 선언하는 한편, 각각의 강제처분의 성질⋅내용 및 해당 강제처분이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정도에 따라 그 의미를 달리 해석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제200조의2 제2항, 제215조, 제217조 등 참조).
헌법 제16조는 모든 국민이 주거의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하고 있으므로, 주거공간에 대한 압수⋅수색은 그 장소에 혐의사실 입증에 기여할 자료 등이 존재할 개연성이 충분히 소명되어야 그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영장의 발부를 전제로 하고 있지는 않으나 위와 같은 해석은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수사를 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는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은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법원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 없이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17조 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3에 따라 체포된 자가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하여 긴급히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한하여 영장 없이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달리 심판대상조항은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 “필요한 때”라고만 규정하고 있어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
(4)다음으로 “피의자 수사”의 의미가 명확한지에 관하여 본다.
일반적으로 ‘피의자 수사’는 피의자의 구속, 체포, 수색, 검증, 피의자신문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고, 그 중 수색은 물건 또는 사람을 발견하기 위하여 사람의 신체나 물건 또는 주거 기타 장소에 대하여 행하여지는 대물적 강제처분을 말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에 들어가 피의자를 찾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서, 심판대상조항의 “피의자 수사”는 ‘피의자 수색’을 의미함을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137조는 법원의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집행할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타인의 주거 등에 들어가 피고인을 수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심판대상조항과 위 조항을 비교하여 보더라도 심판대상조항의 “피의자 수사”가 ‘피의자 수색’을 의미한다는 점은 충분히 알 수 있다.
(5)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이 소명되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수색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누구든지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영장주의 위반 여부
(1)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
헌법 제16조는 “모든 국민은 주거의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주거에 대하여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주거의 자유와 관련한 영장주의는 1962. 12. 26. 헌법 제6호로 헌법이 전부개정되면서 처음으로 명시되었다.
헌법 제12조 제3항의 영장주의는 적법절차원칙에서 도출되는 원리로서, 형사절차와 관련하여 체포⋅구속⋅압수⋅수색의 강제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사법권독립에 의하여 신분이 보장되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영장주의의 본질은 강제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중립적인 법관이 구체적 판단을 거쳐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야만 한다는 데에 있다(헌재 2012. 5. 31. 2010헌마672). 이러한 영장주의는 사법권독립에 의하여 신분이 보장되는 법관의 사전적⋅사법적 억제를 통하여 수사기관의 강제적인 압수⋅수색을 방지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2004. 9. 23. 2002헌가17등). 헌법 제12조 제3항의 영장주의에 관한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는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를 해석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한다.
(2) 영장주의의 예외
(가)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다만, 현행범인인 경우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도피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때에는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사전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헌법 제16조 후문은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명문화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헌법 제16조에서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마련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에 있어 영장주의가 예외 없이 반드시 관철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점, 인간의 존엄성 실현과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을 위한 핵심적 자유영역에 속하는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에 대해서도 헌법 제12조 제3항에서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신체의 자유에 비하여 주거의 자유는 그 기본권 제한의 여지가 크므로, 형사사법 및 공권력 작용의 기능적 효율성을 함께 고려하여 본다면,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에 대해서도 일정한 요건 하에서 그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있는 점, 주거공간에 대한 압수․수색은 그 장소에 혐의사실 입증에 기여할 자료나 피의자가 존재할 개연성이 충분히 소명되어야 그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점, 헌법 제12조 제3항 단서에서 현행범인 체포나 긴급체포의 경우에 사전영장원칙의 예외를 둔 것은 그 체포의 긴급성에 비추어 사전에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을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또한 체포영장 발부 이후 혐의사실 입증에 기여할 자료나 피의자가 존재할 개연성이 충분히 소명되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도 그 자료나 피의자가 계속 그 장소에 존재하지 않는 한 그 집행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되므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경우에도 영장 없이 그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여야 할 긴급한 상황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점, 헌법 제16조가 주거의 자유와 관련하여 영장주의를 선언하고 있는 이상, 그 예외는 매우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인정되어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에 대해서도 그 예외를 인정하되, 이는 ① 그 장소에 범죄혐의 등을 입증할 자료나 피의자가 존재할 개연성이 소명되고, ② 사전에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 이러한 요건 하에서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에 대한 수색을 할 수 있는 경우에 관하여 본다.
먼저 현행범인 체포의 경우에 관하여 보건대, 현행범인은 범죄의 실행 중이거나 실행의 즉후인 자를 말하고(형사소송법 제211조 제1항), 범인으로 호창되어 추적되고 있는 등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 각 호에 해당하는 자는 현행범인으로 간주된다. 현행범인이 수사기관의 추격을 피하여 타인의 주거 등에 들어가는 경우 이를 확인한 수사기관으로서는 현행범인 체포를 위하여 그 장소에 바로 들어가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현행범인이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 및 수색에 앞서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현행범인 체포의 경우에는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긴급체포의 경우에 관하여 보건대, 긴급체포는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서 긴급을 요하여 지방법원판사의 체포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것이다. 이 경우 ‘긴급을 요한다’함은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등과 같이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를 말한다. 피의자가 긴급체포를 피하기 위하여 타인의 주거 등에 들어가는 경우 이를 확인한 수사기관으로서는 피의자 체포를 위하여 그 장소에 바로 들어가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도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 및 수색에 앞서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긴급체포의 경우 역시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
끝으로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의 경우에 관하여 본다. 피의자에 대하여 체포영장이 발부된 경우 수사기관으로서는 헌법 제16조,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사전에 수색영장을 발부받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의 경우에도 수색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하여야 할 긴급한 상황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점, 이러한 경우에도 별도의 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면, 검사가 영장을 신청하고 법관이 영장을 발부하는 데에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시간 등에 비추어 체포영장의 집행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할 수도 있는 점, 수색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에 대한 수색을 허용한다면, 수색장소의 특정 및 이에 대한 법관의 심사절차가 생략되므로, 일반영장에 의한 포괄적 강제수사를 허용하는 셈이 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의 경우에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이 소명되고, 그 장소를 수색하기에 앞서 별도로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현행범인 체포, 긴급체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심판대상조항의 영장주의 위반
심판대상조항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앞서 본 바와 같이 별도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만 소명되면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은 소명되나,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위에서 본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나는 것으로서 영장주의에 위반된다.
- 헌법불합치 결정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하여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하는 경우에 피의자가 그 장소에 소재할 개연성만 소명되면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그 효력을 즉시 상실시킨다면, 수색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하여 피의자를 체포할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이를 허용할 법률적 근거가 사라지게 되는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게 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2020. 3.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하고 합헌적인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할 때까지 심판대상조항이 계속 적용되도록 한다. 다만 향후 심판대상조항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이 소명되고, 그 장소를 수색하기에 앞서 별도로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근본적으로 헌법 제16조에서 영장주의를 규정하면서 그 예외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한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다. 늦어도 2020. 3. 31.까지는 현행범인 체포, 긴급체포, 일정 요건 하에서의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의 경우에 영장주의의 예외를 명시하는 것으로 위 헌법조항이 개정되고, 그에 따라 심판대상조항(심판대상조항과 동일한 내용의 규정이 형사소송법 제137조에도 존재한다)이 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위 헌법조항이 개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만이라도 이 결정의 취지에 맞게 개정되어야 함을 지적하여 둔다. 위 시한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조항은 2020. 4.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나, 2020. 3.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선입법을 할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도록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대한민국 헌법(1987. 10. 29. 헌법 제10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2조
①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② 생략
③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다만, 현행범인인 경우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도피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때에는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④ 내지 ⑦ 생략
제16조
모든 국민은 주거의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된 것)
제200조의2(영장에 의한 체포) ①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없이 제200조의 규정에 의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검사는 관할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관할지방법원판사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 다만, 다액 5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사건에 관하여는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 또는 정당한 이유없이 제200조의 규정에 의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한다.
② 제1항의 청구를 받은 지방법원판사는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체포영장을 발부한다. 다만, 명백히 체포의 필요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 제1항의 청구를 받은 지방법원판사가 체포영장을 발부하지 아니할 때에는 청구서에 그 취지 및 이유를 기재하고 서명날인하여 청구한 검사에게 교부한다.
④ 검사가 제1항의 청구를 함에 있어서 동일한 범죄사실에 관하여 그 피의자에 대하여 전에 체포영장을 청구하였거나 발부받은 사실이 있는 때에는 다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취지 및 이유를 기재하여야 한다.
⑤ 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고자 할 때에는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제201조의 규정에 의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 그 기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피의자를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
제216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강제처분)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2⋅제200조의3⋅제201조 또는 제212조의 규정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없이 다음 처분을 할 수 있다.
- 생략(심판대상조항)
- 체포현장에서의 압수, 수색, 검증
②전항 제2호의 규정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의 집행의 경우에 준용한다.
③범행 중 또는 범행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법원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없이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사후에 지체없이 영장을 받아야 한다.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것)
제217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하는 강제처분)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3에 따라 체포된 자가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하여 긴급히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한하여 영장 없이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②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1항 또는 제216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압수한 물건을 계속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야 한다. 이 경우 압수수색영장의 청구는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하여야 한다.
③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항에 따라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못한 때에는 압수한 물건을 즉시 반환하여야 한다.
-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6항 위헌소원
[2018. 4. 26. 2016헌바287]
【판시사항】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장사법’이라 한다) 제14조 제6항 중 ‘설치장소’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사설묘지의 설치장소를 정함에 있어서는 사설묘지의 종류, 묘지의 유해물로 인한 공중위생상의 위해 문제, 지형 및 토양 등 주변의 자연 환경과 시설물 등 사회 환경, 묘지 설치가 인근 주민들에게 미치는 심리적⋅정서적 측면에서의 영향, 향후 토지 개발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될 필요가 있다. 나아가 1960년대부터 급속하게 진행된 국토 개발 및 산업화 정책에 따른 묘지 가용 면적의 감소, 1990년대 이후 화장률의 급격한 상승 등을 고려할 때, 묘지 및 매장 문화에 대한 사회적⋅문화적 인식의 변동, 장례 방식의 변화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정함에 있어서는 전문적⋅기술적 능력, 정책적 고려가 요구되므로 행정부가 규율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위임의 내용과 범위를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으로 규정하고, 장사법 제14조 제1항은 사설묘지를 개인묘지, 가족묘지, 종중⋅문중묘지, 법인묘지로 나누어 정의하고 있으며, 제7조 제1항은 누구든지 묘지 외의 구역에 매장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장사법은 장사의 방법과 장사시설의 설치⋅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묘지 증가에 따른 국토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화장⋅봉안 및 자연장의 장려 등을 위한 시책을 강구⋅시행하여야 한다(제4조).
이와 같은 장사법상 여러 규정들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의 위임에 의하여 대통령령에 규정될 사항은 사설묘지의 종류에 따라 묘지설치장소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내용으로서, 공중위생상 위해를 미칠 가능성이 낮고 인근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보호할 수 있으며 국토의 효율적 이용 및 개발에도 지장이 없는 장소의 지리적⋅공간적 범위가 구체적⋅세부적으로 제시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이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관한 사항을 직접 정하지 않고 이를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6항 중 ‘설치장소’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75조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8. 5. 26. 대통령령 제2079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5. 7. 20. 대통령령 제264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별표2]
【참조판례】
헌재 1999. 2. 25. 97헌바63, 판례집 11-1, 140, 150
헌재 2006. 2. 23. 2004헌바79, 공보 113, 341, 345
헌재 2011. 2. 24. 2009헌바13등, 판례집 23-1상, 53, 63
헌재 2015. 1. 29. 2013헌바173, 판례집 27-1상, 1, 10
【당 사 자】
청 구 인김○환국선대리인 변호사 전경능
당해사건대전고등법원(청주) 2014누5683 개인묘지이전명령처분취소
【주 문】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6항 중 ‘설치장소’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3. 2. 15. 청구인의 부친이 사망하자 2013. 3. 29. 충북 옥천군 옥천읍 ○○리 ○○ 토지 위에 면적 약 30㎡ 가량의 묘지를 설치하여 부친을 안장하였다. 그런데 옥천군수는 2013. 9. 23. 청구인에 대하여 청구인이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6항,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 [별표2] 사설묘지의 설치기준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개인묘지 이전명령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청주지방법원 2014구합514), 2014. 9. 18. 청구기각판결을 선고받았다. 청구인은 항소심[대전고등법원(청주) 2014누5683] 계속 중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6항,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 [별표2] 제1항 라목의 2)호, 구 ‘옥천군 장사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 제6조 제2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전고등법원(청주) 2015아20], 2016. 6. 17.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조 [별표2] 제1항 라목의 2)호와 구 ‘옥천군 장사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 제6조 제2호에 대한 신청은 각하되었고,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6항에 대한 신청은 기각되었으며, 항소는 2016. 9. 7. 기각되었다. 청구인은 2016. 7. 23.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6항의 위헌을 구하는 취지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국선대리인이 선정되기 전에 직접 제출한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서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6항은 같은 법 제17조가 이미 묘지설치제한구역을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위법령에서 중복하여 묘지설치제한구역을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것, 또는 개인이 적정 시간 내에 적법한 묘지설치장소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게 묘지설치장소를 제한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국선대리인은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서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6항 자체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고, 청구인이 제출한 헌법소원심판청구서의 내용을 고려할 때 청구인의 주장 역시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6항이 포괄위임금지원칙 등에 위반된다는 것으로서 위 조항 자체의 위헌심판을 구하는 취지로 볼 수 있다.
한편, 청구인은 당해사건에서 사설묘지를 20호 이상의 인가밀집지역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장소에 설치하여야 함에도 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받았으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장사법’이라 한다) 제14조 제6항 중 ‘설치장소’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사설묘지의 설치 등) ⑥ 사설묘지의 설치면적, 분묘의 형태, 설치장소, 그 밖의 설치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이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관한 사항은 매장 문화, 시대 상황 등에 따라 그 내용과 범위가 수시로 변화될 가능성이 없고, 이러한 사항을 정함에 있어 전문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필요성도 전혀 없다. 장사법의 입법목적과 내용, 사설묘지의 설치를 제한하는 취지 등을 체계적⋅유기적으로 종합하여 살펴보더라도, 일반인으로서는 어떤 장소에 사설묘지의 설치가 제한될 것인지를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르면 사설묘지의 설치가 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심판대상조항과 장사법 시행령 제15조 [별표2]의 규정을 결합하면 대한민국 국토 내에서는 사실상 사설묘지를 설치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화장이 아닌 매장을 선택하려 했던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은 국가가 설치⋅운영하는 국립묘지에 묻힐 사람들의 후손과 청구인과 같은 일반인을 차별하고, 매장을 선택하고자 하는 청구인과 같은 사람과 화장을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차별 취급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는바, 심판대상조항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과 그 위임에 따른 장사법 시행령 제15조 [별표2]의 내용이 결합하면 사실상 묘지를 설치할 수 없게 됨으로써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평등권이 침해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관한 거리 제한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장사법 시행령 제15조 [별표2]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고, 설령 위 시행령 조항에 위헌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수권법률 조항인 심판대상조항이 당연히 위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헌재 1999. 2. 25. 97헌바63; 헌재 2006. 2. 23. 2004헌바79 참조). 따라서 청구인의 위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다.
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위임입법의 근거 및 그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 누구라도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 등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헌재 2011. 2. 24. 2009헌바13등 참조). 그리고 예측가능성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야 하며,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15. 1. 29. 2013헌바173 참조).
(1) 위임의 필요성
장사법 제2조에 따르면 “묘지”는 분묘를 설치하는 구역(제7호), “분묘”는 시신이나 유골을 매장하는 시설(제6호)을 말하고, 장사법 제14조 제1항은 국가,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이 아닌 자는 사설묘지를 설치⋅관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각 호에서 묘지설치의 주체, 매장의 대상 등을 고려하여 사설묘지를 개인묘지, 가족묘지, 종중⋅문중묘지, 법인묘지로 나누어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누구든지 묘지 외의 구역에 매장을 하여서는 아니 되며(장사법 제7조 제1항), 매장 등을 하려는 자는 공중위생에 해를 끼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장사법 제9조 제2항).
따라서 사설묘지의 설치장소를 정함에 있어서는 장사법 제14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하고 있는 사설묘지의 종류, 묘지의 유해물로 인한 공중위생상의 위해 문제, 지형 및 토양 등 주변의 자연 환경과 시설물 등 사회 환경, 묘지 설치가 인근 주민들에게 미치는 심리적⋅정서적 측면에서의 영향, 향후의 토지 개발 가능성과 토지이용계획 변경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급속하게 진행된 국토 개발 및 산업화 정책에 따라 묘지 가용 면적이 꾸준히 감소하였고,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약 10%에 머물렀던 화장률이 1990년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상승하여 2005년에는 52.6%, 2015년에는 80.5% 정도까지 도달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설묘지의 설치장소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토지를 둘러싼 사회적⋅경제적 환경의 변화, 묘지 및 매장 문화에 대한 사회적⋅문화적 인식의 변동 및 장례 방식의 변화 등으로 인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정함에 있어서는 전문적⋅기술적 능력뿐만 아니라 정책적 고려 역시 요구되므로 법률로 일일이 세부적인 사항을 규정하기보다는 전문성이 있는 행정부가 규율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2) 예측가능성
심판대상조항은 위임의 내용과 범위를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장사법 제14조 제1항은 사설묘지를 개인묘지, 가족묘지, 종중⋅문중묘지, 법인묘지로 나누어 정의하고 있고, 제7조 제1항은 누구든지 묘지 외의 구역에 매장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위임에 따른 대통령령에서는 시신이나 유골을 매장할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장소가 사설묘지의 종류를 고려하여 정해질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장사법은 장사의 방법과 장사시설의 설치⋅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묘지 증가에 따른 국토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화장⋅봉안 및 자연장의 장려 등을 위한 시책을 강구⋅시행하여야 한다(제4조). 이와 같은 장사법 조항들에 의하면, 묘지 설치로 인한 환경훼손 및 보건위생상의 위해 등을 방지하고 인근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묘지의 설치장소를 일정 부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대한 일정한 정책적 기준이 제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장사법은 매장 등을 하려는 자는 공중위생에 해를 끼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제9조 제2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6조 제1항 제1호 라목에 따른 일부 녹지지역, 수도법 제7조 제1항에 따른 상수원보호구역, 문화재보호법 제27조, 제70조 제3항에 따른 보호구역 등을 묘지를 비롯한 장사시설 전반의 설치제한구역으로 정하고 있으며(제17조), 일부 사설묘지의 경우에는 당해 사설묘지를 설치⋅조성 및 관리하는 자로 하여금 재해 발생에 대비하여 그 유지⋅관리 및 개⋅보수에 필요한 관리금을 적립하도록 하고 있다(제25조 제1항). 또한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은 묘지와 같은 장사시설로 인해 감염병이 전파되는 등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때, 또는 풍수해 등의 재해로 토사유출, 지반붕괴 등의 위험이 발생하여 인근지역에 피해를 주거나 줄 우려가 있는 때에는 묘지의 설치자 등에 대하여 시설의 안전관리를 위한 정비⋅개선명령을 하거나 그 전부 또는 일부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제30조).
이와 같은 장사법상 여러 관련 규정들과 더불어 앞서 언급한 장사법의 입법목적(제1조), 매장 이외의 장사 방법을 장려하여야 한다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규정(제4조)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의 위임에 의하여 대통령령에 규정될 사항은 사설묘지의 종류에 따라 묘지설치장소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내용으로서, 공중위생상 위해를 미칠 가능성이 낮고 인근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보호할 수 있으며 국토의 효율적 이용 및 개발에도 지장이 없는 장소의 지리적⋅공간적 범위가 구체적⋅세부적으로 제시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사설묘지의 설치장소에 관한 사항을 직접 정하지 않고 이를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사설묘지의 설치 등) ① 국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아닌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묘지(이하 “사설묘지”라 한다)를 설치⋅관리할 수 있다.
- 개인묘지 : 1기의 분묘 또는 해당 분묘에 매장된 자와 배우자 관계였던 자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
- 가족묘지 :「민법」에 따라 친족관계였던 자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
- 종중⋅문중묘지 : 종중이나 문중 구성원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
- 법인묘지 : 법인이 불특정 다수인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8. 5. 26. 대통령령 제2079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5. 7. 20. 대통령령 제264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사설묘지의 설치기준) 법 제14조 제6항에 따른 사설묘지의 설치 면적, 분묘의 형태, 설치장소 등 설치기준은 별표2와 같다.
[별표2] 사설묘지의 설치기준(제15조 관련)
- 개인묘지
가.분묘의 형태는 봉분 또는 평분으로 하되, 봉분의 높이는 지면으로부터 1미터, 평분의 높이는 50센티미터 이하여야 한다.
나. 개인묘지는 지형⋅배수⋅토양 등을 고려하여 붕괴⋅침수의 우려가 없는 곳에 설치하여야 한다.
다.석축과 인입도로의 계단을 설치할 때에는 붕괴의 우려가 없도록 하여야 하고, 법 제18조 제2항에 따른 개인묘지의 신고 면적 안에서 설치하여야 한다.
라.개인묘지는 다음의 장소에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토지나 지형의 상황으로 보아 다음 시설의 기능이나 이용 등에 지장이 없는 경우로서 시장 등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도로법」제2조의도로,「철도산업발전 기본법」제3조 제2호 가목의 철도의 선로,「하천법」제2조제2호의하천구역 또는 그 예정지역으로부터 300미터 이상 떨어진 곳
2) 20호 이상의 인가밀집지역, 학교, 그 밖에 공중이 수시로 집합하는 시설 또는 장소로부터 500미터 이상 떨어진 곳
7.일제강점하반민족행위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부칙 제2조 본문 위헌소원
[2018. 4. 26. 2016헌바453]
【판시사항】
구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05. 1. 27. 법률 제736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7호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경우에는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된 것, 이하 ‘현행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7호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것으로 보는,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부칙(2012. 10. 22. 법률 제11494호) 제2조 본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반민족규명위원회가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따라 행한 친일반민족행위결정(이하, ‘종전 결정’이라 한다)이 존속하나,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종전 결정이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된다.
그러나 종전 결정 시 조사대상자 등의 절차적 권리가 충분히 보호되었다고 볼 수 있고, 당시 조사 내용만으로도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의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이하, ‘반민족규명위원회’라 한다)가 현행 반민족규명법의 시행일 이전에 활동을 종료하였고, 처분상대방 등이 종전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을 제기하여 그 재판절차가 계속 중인 경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롭게 반민족규명위원회를 조직하여 모든 절차를 다시 거치도록 하는 것은 무용한 절차를 반복하고 처분상대방 등의 법적 지위를 장기간 불안정하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사정에 반민족규명법 자체가 태생적으로 과거의 행위를 역사적⋅법적으로 재평가하기 위한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는 점과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의 개정 경위를 아울러 종합하여 보면, 입법자는 반민족규명법의 입법목적을 관철하기 위하여 과거의 행위를 법적으로 재평가하는 매우 특수하고 이례적인 공동체적 과업을 계속해서 수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입법적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적법절차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반대의견
심판대상조항은 사실상 종전 결정의 위법성 판단 시점을 처분시에서 판결시로 변경하고, 위법한 행정행위의 하자를 소급적으로 치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그 결과 처분상대방 등에게 불이익을 초래한다.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따르더라도 종전과 같은 내용의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여 행정처분의 절차적 적법성을 도외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비록 현재로서는 반민족규명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된 상태이나, 권한 있는 정부기관을 신설하여 새로운 처분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심판대상조항만을 신설하여 편의적으로 종전 처분으로 새로운 처분을 갈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문】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부칙(2012. 10. 22. 법률 제11494호) 제2조 본문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1항
구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05. 1. 27. 법률 제736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7호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7호
【참조판례】
헌재 1992. 12. 24. 92헌가8, 판례집 4, 853, 876-877
헌재 2001. 11. 29. 2001헌바41, 판례집 13-2, 699, 703-704
【당 사 자】
청 구 인이○영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담당변호사 박해성 외 1인
당해사건대법원 2014두3235 친일반민족행위자지정처분취소
【주 문】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부칙(2012. 10. 22. 법률 제11494호) 제2조 본문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하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치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이하‘반민족규명위원회’라 한다)는 2009. 5. 11. 청구인의 조부인 이○승(1890. 6. 22. – 1957. 8. 하순)이 1910. 10. 7. 조선귀족령에 의해 일제로부터 후작의 작위를 받고 1945. 8. 15.까지 작위를 유지한 행위를 구 반민족규명법(2005. 1. 27. 법률 제736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7호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
나.청구인은 이 사건 결정 등의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하였는데(2009구합51025), 1심 법원은 이○승이 일제로부터 후작의 작위를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그 작위를 ‘한일합병의 공으로’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결정을 취소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위 소송이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2011누3229)에 계속 중이던 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가 개정되었다.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는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위와 같이 개정된 반민족규명법(이하 ‘현행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7호는 ‘한일합병의 공으로’ 부분을 삭제하고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로 규정하면서, 이에 해당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작위를 거부⋅반납하거나 후에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사람 등으로 반민족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사람은 예외로 한다는 단서를 신설하는 한편, 부칙 제2조 본문은 “위원회가 종전의 제2조 제7호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경우에는 제2조 제7호의 개정규정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다.
이에 항소심 법원은 위 부칙 제2조 본문 및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따라 이 사건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하면서, 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해당 부분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고, 청구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라.청구인은 대법원에 상고하고(2014두3235), 상고심 계속 중 위 부칙 제2조 본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2014아63), 2016. 11. 9. 위 신청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되자, 2016. 12. 15. 위 조항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부칙(2012. 10. 22. 법률 제11494호) 제2조 본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아래 밑줄 친 부분),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부칙(2012. 10. 22. 법률 제11494호)
제2조(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의 결정에 관한 경과조치) 위원회가 종전의 제2조 제7호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경우에는 제2조 제7호의 개정규정의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 것으로 본다. 다만, 확정판결에 따라 이 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따르면 친일반민족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행위에 대하여 이루어진 친일반민족행위결정의 경우에도 이를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한다. 이는 당초의 위법한 처분에 기초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침해된 경우에도 추후의 법령 개정을 통하여 이를 적법한 것으로 취급하고, 행정처분이 처분 당시의 법령이 아닌 장래의 법령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 적법절차원칙 및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
- 판 단
가. 적법절차의 원칙(due process of law)은 공권력에 의한 국민의 생명⋅자유⋅재산의 침해는 반드시 합리적이고 정당한 법률에 의거해서 정당한 절차를 밟은 경우에만 유효하다는 원리로서, 그 의미는 누구든지 합리적이고 정당한 법률의 근거가 있고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을 당하지 아니함은 물론, 형사처벌 및 행정벌과 보안처분, 강제노역 등을 받지 아니한다고 이해되는바, 이는 형사절차상의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작용으로서 기본권 제한과 관련되든 아니든 모든 입법작용 및 행정작용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헌재 1992. 12. 24. 92헌가8; 헌재 2001. 11. 29. 2001헌바41 등 참조).
나.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반민족규명위원회가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따라 행한 친일반민족행위결정(이하 ‘종전 결정’이라 한다)이 존속하나,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종전 결정이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된다. 그 결과 실질적으로는 처분상대방의 법적 지위가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의한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자’에서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의한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자’로 변경되고, 종전 결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서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로 변경되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위에서 본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 그런데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의하면 종전 결정이 위법하였으나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가 적용되어 종전 결정이 적법하게 되는 경우는 당해 사건과 같이 현행 반민족규명법의 시행일 당시 종전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이 계속 중인 경우뿐인데, 이 경우 법원은 계속 중인 소송에서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를 적용하여 종전 결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할 수 있게 되므로, 처분상대방과 유족 등 이해관계인(이하 ‘처분상대방 등’이라 한다)의 법적 지위가 종전보다 불이익하게 변경된다. 그러나 이러한 점만으로 곧바로 심판대상조항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심판대상조항의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라. 입법자로서는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종전 결정을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하는 방식을 택하는 대신, 종전 결정의 처분상대방에게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를 적용하여 새로운 친일반민족행위결정을 하도록 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반민족규명법은 2005. 1. 27. 법률 제7361호로 전부개정되어 시행된 때부터 반민족규명위원회가 조사대상자를 선정한 경우 그 선정사실을 당해 조사대상자, 그 배우자와 직계비속 또는 이해관계인(이하 ‘조사대상자 등’이라 한다)에게 통지하고, 이의신청의 기회를 부여하며(제19조), 조사 과정에서 조사대상자 등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고(제24조), 조사보고서 또는 사료에 기재될 조사대상자의 친일반민족행위를 확정하여 그 내용을 조사대상자 등에게 통지하며, 이의신청의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였으므로(제28조), 종전 결정 시 조사대상자 등의 절차적 권리가 충분히 보호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는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와 비교하여 보면, 본문에서 ‘한일합병의 공으로’ 부분을 삭제하고 단서를 신설하여 친일반민족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반민족규명위원회의 종전 결정 시 이루어진 조사 내용만으로도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의 요건 충족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반민족규명위원회가 현행 반민족규명법의 시행일 이전에 활동을 종료하였고, 당해 사건과 같이 처분상대방 등이 종전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을 제기하여 그 재판절차가 계속 중인 경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롭게 반민족규명위원회를 조직하여 위에서 본 모든 절차를 다시 거치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의 낭비와 비효율을 초래하는 무용한 절차를 반복하고 처분상대방 등의 법적 지위를 장기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사정에 반민족규명법 자체가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한 동조와 추종의 진상을 규명함으로써, 공동체를 보호하고 그 과오와 폐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고 개정되어 온 것으로서, 태생적으로 과거의 행위를 역사적⋅법적으로 재평가하기 위한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는 점, 국회의 입법자료를 살펴보면, 입법자는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에 포함시키기 위한 취지에서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를 규정하였으나, 그 문언 해석상 논란이 있자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하고 당초의 입법취지를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현행 조항과 같이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를 개정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덧붙여 종합하여 보면, 입법자는 위와 같은 반민족규명법의 입법목적을 관철하기 위하여 과거의 행위를 법적으로 재평가하는 매우 특수하고 이례적인 공동체적 과업을 계속해서 수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역사적 과업이 더 이상 지체되지 않도록 형식적⋅절차적 측면에서 법적 안정성을 다소 해하는 결과를 감수하는 불가피한 입법적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마.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적법절차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적법절차원칙을 위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종전 결정이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됨으로써 종전 결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서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로 변경된다. 특히, 당해 사건과 같이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의하면 종전 결정이 위법하였으나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의하면 종전 결정이 적법한 경우로서 현행 반민족규명법의 시행일 당시 종전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이 계속 중인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됨에 따라 법원이 계속 중인 소송에서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따라 종전 결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사실상 종전 결정의 위법성 판단 시점을 처분시에서 판결시로 변경하고, 위법한 행정행위의 하자를 소급적으로 치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그 결과 처분상대방 등에게 불이익을 초래한다.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따라 확대된 처분 대상에 대하여는 절차적 규정을 보완하여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처분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지, 현행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에 따르더라도 종전과 같은 내용의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여 행정처분의 절차적 적법성을 도외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비록 현재로서는 반민족규명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된 상태이나, 권한 있는 정부기관을 신설하여 새로운 처분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심판대상조항만을 신설하여 편의적으로 종전 처분으로 새로운 처분을 갈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구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05. 1. 27. 법률 제736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친일반민족행위”라 함은 일본제국주의의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행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7.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친일반민족행위”라 함은 일본제국주의의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행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7.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 다만, 이에 해당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작위를거부⋅반납하거나후에독립운동에적극 참여한 사람 등으로 제3조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사람은 예외로 한다.
8.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2호 등 위헌소원
[2018. 4. 26. 2016헌바454]
【판시사항】
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하,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에 따라 그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되는 ‘친일재산’의 범위를 ‘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또는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유증⋅증여를 받은 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는 친일재산귀속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전문(이하,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구 친일재산귀속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경우에는 친일재산귀속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된 것, 이하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보는, 친일재산귀속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6호) 제2항 본문(이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라 한다)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은 정의를 구현하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며 일제에 저항한 3⋅1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하기 위하여, 친일반민족행위로 축재한 재산을 친일재산으로 규정하여 국가에 귀속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은 친일재산의 범위를 그 취득 시기와 경위의 측면에서 한정하고 있다.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 후문은 일정한 시기에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을 친일재산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그 재산이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 아님이 입증되면 언제든지 위 추정을 번복시킬 수 있고, 친일재산의 소급적 국가귀속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이상 친일재산의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된 시점 이후에 그 재산이 제3자에게 처분되었다는 사정 내지 당사자가 그 재산의 처분 대가를 모두 소비하였거나 무자력이라는 사정은 모두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의 개인적이고 우연한 사정에 불과하며, 친일재산귀속법 제3조 제1항 단서는 선의의 제3자 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과거사 청산의 정당성과 진정한 사회통합의 가치를 고려할 때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의 공익적 중대성은 막중하고,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으로 인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의 재산권에 대한 제한의 정도가 위 조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조항이 법익의 균형성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이하,‘재산조사위원회’라 한다)가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행한 국가귀속결정 또는 친일재산확인결정(이하, 이들을 합하여 ‘종전 결정’이라 한다)이 존속하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따라 종전 결정이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된다.
그러나 종전 결정 시 조사대상자 등의 절차적 권리가 충분히 보호되었다고 볼 수 있고, 당시 조사 내용만으로도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의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재산조사위원회가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일 이전에 활동을 종료하였고, 처분상대방 등이 종전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을 제기하여 그 재판절차가 계속 중인 경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롭게 재산조사위원회를 조직하여 모든 절차를 다시 거치도록 하는 것은 무용한 절차를 반복하고 처분상대방 등의 법적 지위를 장기간 불안정하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사정에 친일재산귀속법 자체가 태생적으로 과거의 행위를 역사적⋅법적으로 재평가하기 위한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는 점과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의 개정 경위를 아울러 종합하여 보면, 입법자는 친일재산귀속법의 입법목적을 관철하기 위하여 과거의 행위를 법적으로 재평가하는 매우 특수하고 이례적인 공동체적 과업을 계속해서 수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입법적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적법절차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이 사건 경과조치법절차원칙에조항은 사실상 종전 결정의 위법성 판단 시점을 처분시에서 판결시로 변경하고, 위법한 행정행위의 하자를 소급적으로 치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그 결과 처분상대방 등에게 불이익을 초래한다.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더라도 종전과 같은 내용의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여 행정처분의 절차적 적법성을 도외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비록 현재로서는 재산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된 상태이나, 권한 있는 정부기관을 신설하여 새로운 처분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만을 신설하여 편의적으로 종전 처분으로 새로운 처분을 갈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은 적 위반된다.
【심판대상조문】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전문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6호) 제2항 본문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1항, 제23조 제1항
구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6. 9. 22. 법률 제7975호로 개정되고, 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호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3조 제1항
구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05. 1. 27. 법률 제736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7호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7호
【참조판례】
가. 헌재 2011.3.31. 2008헌바141등, 판례집 23-1상, 276, 304-313
나. 헌재 1992.12.24. 92헌가8, 판례집 4, 853, 876-877헌재 2001.11.29. 2001헌바41, 판례집 13-2, 699, 703-704
【당 사 자】
청 구 인이○영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담당변호사 박해성 외 1인
당해사건대법원 2014두3228 친일재산확인결정처분취소
【주 문】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전문 및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6호) 제2항 본문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의 조부인 이○승(1890. 6. 22. – 1957. 8. 하순)은 1910. 10. 7. 조선귀족령에 의하여 일제로부터 후작의 작위를 받고, 1913. 4. 6. 서울 은평구 ○○동 ○○ 도로 106㎡ 외 10필지의 토지를, 1917. 9. 9. 서울 은평구 □□동 □□ 대 172㎡ 토지를(이하 위 토지들을 합하여 ‘이 사건 토지’라 한다) 각 사정받아 취득하였다. 청구인은 이○승의 사후 이 사건 토지를 상속받아 청구인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2006. 5. 10. 위 □□동 토지를, 2006. 5. 18. 위 ○○동 토지를 각각 제3자에게 양도하였다.
나.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하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치된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이하‘재산조사위원회’라 한다)는 이○승이 구 친일재산귀속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가목에 규정된 ‘구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7호의 행위를 한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토지가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의 친일재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9. 9. 25. 이 사건 토지가 친일재산임을 확인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이 사건 결정의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하였다(2010구합5431). 1심 법원은 이○승이 일제로부터 후작의 작위를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한일합병의 공으로’ 그 작위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2010. 12. 16. 이 사건 결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위 취소소송이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2011누503)에 계속 중이던 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가 개정되었다.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는 가목에서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의 행위(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를 한 자’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위와 같이 개정된 친일재산귀속법(이하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는 가목 중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의 행위를 한 자’에 관한 부분을 삭제하고, 나목 본문에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자’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새롭게 규정하는 한편, 부칙 제2항 본문은 “위원회가 종전의 제2조 제1호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경우에는 제2조 제1호의 개정규정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다.
이에 항소심 법원은 위 부칙 제2항 본문 및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이 사건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하면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청구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라. 청구인은 위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고(2014두3228), 상고심 계속 중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 및 부칙 제2항 본문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2014아64), 2016. 11. 9. 위 신청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되자, 2016. 12. 15.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 전부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가 정하고 있는 ‘친일재산’의 범위와 관련한 위헌성을 다투고 있을 뿐, 위 조항이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일정한 시기에 취득한 재산을 친일재산으로 추정하는 것과 관련한 위헌성을 다투고 있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의 주장과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이사건심판대상은친일재산귀속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전문(이하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라 한다) 및 친일재산귀속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6호) 제2항 본문(이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각 아래 밑줄 친 부분)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2.“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재산(이하 “친일재산”이라 한다)”이라 함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또는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유증⋅증여를 받은 재산을 말한다. 이 경우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으로 추정한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6호)
② (친일반민족행위자에 관한 적용례) 위원회가 종전의 제2조 제1호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경우에는 제2조 제1호의 개정규정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본다. 다만, 확정판결에 따라 이 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청구인의 주장
(1)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 관련
(가)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에서 정한 ‘친일재산’의 범위에, 당사자에게 적용되는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 전에(즉, 구 친일재산귀속법에 의하여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게 된 사람의 재산과 관련하여서는 구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 전에,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에 의하여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게 된 사람의 재산과 관련하여서는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 전에) 매각 등의 원인으로 처분을 완료한 재산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이미 수십 년 전에 처분이 이루어진 재산마저도 모두 국가에 귀속되게 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또한 그 재산 처분의 대가를 모두 소비한 당사자로서는 친일재산과 관계없는 다른 재산으로부터 그 대가를 환수당하게 되고, 당사자가 무자력인 경우에는 파산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에서 정한 ‘친일재산’의 범위를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에서 정한 ‘친일재산’의 범위에 ‘당사자에게 적용되는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 이전에 처분이 완료된 재산’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청구인만이 유일하게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의 적용 대상이 되어 ‘처분상대방이 친일재산귀속법상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기 전에 제3자에게 처분된 재산’에 대하여 친일재산확인결정을 받고 그 매각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에서 정한 ‘친일재산’의 범위를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2)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 관련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은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람의 재산에 대하여 이루어진 국가귀속결정 또는 친일재산확인결정(이하 이들을 합하여 ‘국가귀속결정 등’이라 한다)의 경우에도 이를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한다. 이는 당초의 위법한 처분에 기초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침해된 경우에도 추후의 법령 개정을 통하여 이를 적법한 것으로 취급하고, 행정처분이 처분 당시의 법령이 아니라 장래 개정될 법령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적법절차원칙 및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
- 판 단
가.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의 위헌 여부
(1) 재산권 침해 여부
(가)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은 정의를 구현하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며 일제에 저항한 3⋅1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할 목적으로, 친일반민족행위로 축재한 재산을 친일재산으로 규정하여 국가에 귀속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나)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은 친일재산의 범위를 그 취득 시기와 경위의 측면에서 ‘일제의 국권 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 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또는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유증⋅증여를 받은 재산’으로 한정하여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비록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 후문은 러⋅일전쟁 개전 시부터 1945. 8. 15.까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을 친일재산으로 추정하고있으나,친일반민족행위자또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부터 친일재산을 상속받거나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이를 유증⋅증여받은 사람(이하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이라 한다)은 그 재산이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여 언제든지 위 추정을 번복시킬 수 있다.
그리고 친일재산은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 시에 이를 국가의 소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친일재산귀속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이상(헌재 2011. 3. 31. 2008헌바141등 참조), 친일재산의 소유권이 소급적으로 국가에 귀속된 시점 이후에 그 재산이 제3자에게 처분되었다는 사정 내지 당사자가 그 재산의 처분 대가를 모두 소비하였거나 무자력이라는 사정은 모두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의 개인적이고 우연한 사정에 불과하고, 친일재산귀속법 제3조 제1항 단서는 친일재산의 거래로 인하여 선의의 제3자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호하도록 하는 규정을 둠으로써, 법적 안정성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과거사 청산의 정당성과 진정한 사회통합의 가치를 고려할 때 정의를 실현하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세우며 3⋅1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하고자 하는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의 공익적 중대성은 막중하고,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으로 인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의 재산권에 대한 제한의 정도는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법익의 균형성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라) 결국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2) 평등원칙 위반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당사자에게 적용되는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 전에 제3자에게 처분된 재산까지 친일재산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경우 청구인만이 유일하게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의 적용 대상이 되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아도, 청구인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사 청구인의 위 주장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을 구체적으로 해석⋅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일 뿐,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 자체의 위헌성으로 인한 것이 아니므로,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의 위헌 여부
(1) 적법절차의 원칙(due process of law)은 공권력에 의한 국민의 생명⋅자유⋅재산의 침해는 반드시 합리적이고 정당한 법률에 의거해서 정당한 절차를 밟은 경우에만 유효하다는 원리로서, 그 의미는 누구든지 합리적이고 정당한 법률의 근거가 있고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을 당하지 아니함은 물론, 형사처벌 및 행정벌과 보안처분, 강제노역 등을 받지 아니한다고 이해되는바, 이는 형사절차상의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작용으로서 기본권 제한과 관련되든 아니든 모든 입법작용 및 행정작용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헌재 1992. 12. 24. 92헌가8; 헌재 2001. 11. 29. 2001헌바41 등 참조).
(2)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재산조사위원회가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행한 국가귀속결정 등(이하 ‘종전 결정’이라 한다)이 존속하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따라 종전 결정이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된다. 그 결과 실질적으로는 처분상대방의 법적 지위가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의 규정에 의한 친일반민족행위자’에서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의 규정에 의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변경되고, 종전 결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서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로 변경되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위에서 본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3) 그런데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종전 결정이 위법하였으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따라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가 적용되어 종전 결정이 적법하게 되는 경우는 당해 사건과 같이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일 당시 종전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이 계속 중인 경우뿐인데, 이 경우 법원은 계속 중인 소송에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따라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를 적용하여 종전 결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할 수 있게 되므로, 처분상대방과 유족 등 이해관계인(이하 ‘처분상대방 등’이라 한다)의 법적 지위가 종전보다 불이익하게 변경된다. 그러나 이러한 점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위 조항의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4)입법자로서는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과 같이 종전 결정을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하는 방식을 택하는 대신, 종전 결정의 처분상대방에게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를 적용하여 새로운 국가귀속결정 등을 하도록 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친일재산귀속법은 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되어 최초로 시행된 때부터 재산조사위원회가 조사대상자나 대상재산을 선정한 때에는 그 선정사실을 당해 조사대상자, 그 배우자와 직계비속 또는 이해관계인에게 통지하고, 이의신청의 기회를 부여하며(제19조), 재산조사위원회의 실지조사, 자료제출 요구, 진술청취 등에 있어서 친일재산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자에게 이의신청의 기회를 부여하고(제21조), 조사대상자의 재산을 친일재산이라는 이유로 국가에 귀속시키는 결정을 의결한 경우 그 대상 재산을 관리⋅소유하고 있는 자에게 이를 통지하며, 그 의결에 대하여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였으므로(제23조), 종전 결정 시 조사대상자 등의 절차적 권리가 충분히 보호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 나목은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 가목과 비교하여 보면, ‘한일합병의 공으로’ 부분을 삭제하고 있을 뿐이므로, 재산조사위원회의 종전 결정 시 이루어진 조사 내용만으로도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의 요건 충족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친일재산은 재산조사위원회가 국가귀속결정 등을 하여야 비로소 국가의 소유로 되는 것이 아니라,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에 따라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 시에 소급하여 당연히 국가의 소유로 되는 것이고, 재산조사위원회의 국가귀속결정 등은 당해 재산이 친일재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이른바 준법률행위적 행정행위의 성격을 가지는 것에 불과하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두13491 판결; 대법원 2016. 11. 9. 선고 2014두3228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재산조사위원회가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일 이전에 활동을 종료하였고, 당해 사건과 같이 처분상대방 등이 종전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을 제기하여 그 재판절차가 계속 중인 경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롭게 재산조사위원회를 조직하여 위에서 본 모든 절차를 다시 거치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의 낭비와 비효율을 초래하는 무용한 절차를 반복하고 처분상대방 등의 법적 지위를 장기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사정에 친일재산귀속법 자체가 일제의 식민통치에 협력하고 우리 민족을 탄압한 반민족행위자가 그 당시 친일반민족행위로 축재한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킴으로써, 정의를 구현하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며 3. 1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고 개정되어 온 것으로서, 태생적으로 과거의 행위를 역사적⋅법적으로 재평가하기 위한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는 점, 국회의 입법자료를 살펴보면, 입법자는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자’를 그 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포함시키기 위한 취지에서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를 규정하였으나, 그 문언 해석상 논란이 있자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하고 당초의 입법취지를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현행 조항과 같이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를 개정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덧붙여 종합하여 보면, 입법자는 위와 같은 친일재산귀속법의 입법목적을 관철하기 위하여 과거의 행위를 법적으로 재평가하는 매우 특수하고 이례적인 공동체적 과업을 계속해서 수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역사적 과업이 더 이상 지체되지 않도록 형식적⋅절차적 측면에서 법적 안정성을 다소 해하는 결과를 감수하는 불가피한 입법적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5) 따라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적법절차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 및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2012헌가1 결정의 반대의견(헌재 2013. 7. 25. 2012헌가1 참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적법절차원칙을 위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종전 결정이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됨으로써 종전 결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서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로 변경된다. 특히,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종전 결정이 위법하였으나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종전 결정이 적법한 경우로서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일 당시 종전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이 계속 중인 경우에는,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적용됨에 따라 법원이 계속 중인 소송에서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종전 결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사실상 종전 결정의 위법성 판단 시점을 처분시에서 판결시로 변경하고 위법한 행정행위의 하자를 소급적으로 치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그 결과 처분상대방 등에게 불이익을 초래한다.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확대된 처분 대상에 대하여는 절차적 규정을 보완하여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처분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지,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더라도 종전과 같은 내용의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여 행정처분의 절차적 적법성을 도외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비록 현재로서는 재산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된 상태이나, 권한 있는 정부기관을 신설하여 새로운 처분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만을 신설하여 편의적으로 종전 처분으로 새로운 처분을 갈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구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6. 9. 22. 법률 제7975호로 개정되고, 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 “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대상인 친일반민족행위자(이하 “친일반민족행위자”라 한다)”라 함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제2조 제6호 내지 제9호의 행위를 한 자(제9호에 규정된 참의에는 찬의와 부찬의를 포함한다). 다만, 이에 해당하는 자라 하더라도 작위(爵位)를 거부⋅반납하거나 후에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 등으로 제4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결정한 자는 예외로 한다.
나.「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제2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자 중 제4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의결정에 따라 독립운동 또는 항일운동에 참여한 자 및 그 가족을 살상⋅처형⋅학대 또는 체포하거나 이를 지시 또는 명령한 자 등 친일의 정도가 지극히 중대하다고 인정된 자.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 “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대상인 친일반민족행위자(이하 “친일반민족행위자”라 한다)”라 함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제2조 제6호⋅제8호⋅제9호의 행위를 한 자(제9호에 규정된 참의에는 찬의와 부찬의를 포함한다). 다만, 이에 해당하는 자라 하더라도 후에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 등으로 제4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결정한 자는 예외로 한다.
나.「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제3조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일제로부터 작위(爵位)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자. 다만, 이에 해당하는 자라 하더라도 작위를 거부⋅반납하거나 후에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 등으로 제4조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결정한 자는 예외로 한다.
다.「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제2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자 중 제4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의결정에 따라 독립운동 또는 항일운동에 참여한 자 및 그 가족을 살상⋅처형⋅학대 또는 체포하거나 이를 지시 또는 명령한 자 등 친일의 정도가 지극히 중대하다고 인정된 자.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3조(친일재산의 국가귀속 등) ① 친일재산(국제협약 또는 협정 등에 의하여 외국 대사관이나 군대가 사용⋅점유 또는 관리하고 있는 친일재산 및 친일재산 중 국가가 사용하거나 점유 또는 관리하고 있는 재산도 포함한다)은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시에 이를 국가의 소유로 한다. 그러나 제3자가 선의로 취득하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한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
구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05. 1. 27. 법률 제736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친일반민족행위”라 함은 일본제국주의의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행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7.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친일반민족행위”라 함은 일본제국주의의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행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7.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 다만, 이에 해당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작위를 거부⋅반납하거나 후에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사람 등으로 제3조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사람은 예외로 한다.
9.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2호 등 위헌소원
[2018. 4. 26. 2017헌바88]
【판시사항】
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하,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에 따라 그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되는 ‘친일재산’의 범위를 ‘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또는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유증⋅증여를 받은 재산’으로 규정하고 있는 친일재산귀속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전문(이하,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친일재산귀속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후문(이하, ‘이 사건 추정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청구가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본 사례
다. 구 친일재산귀속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경우에는 친일재산귀속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된 것, 이하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보는, 친일재산귀속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6호) 제2항 본문(이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라 한다)이 쟁점 토지가 친일재산귀속법상 친일재산에 해당하여 그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되었음을 전제로 대한민국이 청구인에 대하여 쟁점 토지의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은 정의를 구현하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며 일제에 저항한 3⋅1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하기 위하여, 친일반민족행위로 축재한 재산을 친일재산으로 규정하여 국가에 귀속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은 친일재산의 범위를 그 취득 시기와 경위의 측면에서 한정하고 있다.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 후문은 일정한 시기에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을 친일재산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그 재산이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 아님이 입증되면 언제든지 위 추정을 번복시킬 수 있고, 친일재산의 소급적 국가귀속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이상 친일재산의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된 시점 이후에 그 재산이 제3자에게 처분되었다는 사정 내지 당사자가 그 재산의 처분 대가를 모두 소비하였거나 무자력이라는 사정은 모두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의 개인적이고 우연한 사정에 불과하며, 친일재산귀속법 제3조 제1항 단서는 선의의 제3자 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과거사 청산의 정당성과 진정한 사회통합의 가치를 고려할 때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의 공익적 중대성은 막중하고,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으로 인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의 재산권에 대한 제한의 정도가 위 조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조항이 법익의 균형성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추정조항에 대한 청구인의 주장은 위 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라기보다는 위 조항에서 말하는 ‘취득’의 의미에 관한 당해 사건 법원의 법률 해석 및 적용이 부당하다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추정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는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다. 당해 사건인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에서, 쟁점 토지의 소유권이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에 따라 당연히 국가에 귀속되는지 여부는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의하지 않고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를 적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 또는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은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가 재판 중인 사건에도 적용되는지 여부를 밝히는 것으로서 당해 사건인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에서도 재판의 전제가 될 수 있다.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은 사실상 종전 결정의 위법성 판단 시점을 처분시에서 판결시로 변경하고, 위법한 행정행위의 하자를 소급적으로 치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그 결과 처분상대방 등에게 불이익을 초래한다.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더라도 종전과 같은 내용의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여 행정처분의 절차적 적법성을 도외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비록 현재로서는 재산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된 상태이나, 권한 있는 정부기관을 신설하여 새로운 처분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만을 신설하여 편의적으로 종전 처분으로 새로운 처분을 갈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문】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전문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후문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6호) 제2항 본문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1항, 제23조 제1항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3조 제1항
구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6. 9. 22. 법률 제7975호로 개정되고, 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호
구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05. 1. 27. 법률 제736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7호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7호
【참조판례】
가. 헌재 2011.3.31. 2008헌바141등, 판례집 23-1상, 276, 304-313
나. 헌재 1992.12.24. 92헌가8, 판례집 4, 853, 876-877헌재 2001.11.29. 2001헌바41, 판례집 13-2, 699, 703-704
【당 사 자】
청 구 인이○영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담당변호사 박해성 외 1인
당해사건대법원 2015다13997 부당이득금반환
【주 문】
-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전문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의 조부인 이○승(1890. 6. 22. – 1957. 8. 하순)은 1910. 10. 7. 조선귀족령에 의하여 일제로부터 후작의 작위를 받았다. 이○승은 1913. 4. 6. 서울 은평구 ○○동 ○○ 도로 106㎡ 외 10필지의 토지(이하 ‘○○동 토지’라 한다)를, 1917. 9. 9. 서울 은평구 □□동 □□ 대 172㎡ 토지(이하 ‘□□동 토지’라 하고, ○○동 토지와 합하여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각 자신의 명의로 사정받아 취득하였다. 또한 이○승은 1921. 6. 10. 포천시 △△동 산 △△ 임야 1,855,336㎡(이하 ‘이 사건 임야’라 한다)를 채권자인 박○효, 송○준, 윤○영 3인에게 명의신탁을 하여 위 3인의 명의로 사정받아 취득하였다. 청구인은 이○승의 사후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임야를 상속받아 청구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2006. 3. 28. 이 사건 임야 중 1,809,478/1,855,336 지분(이하 ‘이 사건 임야 양도지분’이라 한다)을, 2006. 5. 10. □□동 토지를, 2006. 5. 18. ○○동 토지를 각각 제3자에게 양도하였다.
나.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하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치된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이하 ‘재산조사위원회’라 한다)는, 이○승이 구 친일재산귀속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가목에 규정된 ‘구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반민족규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7호의 행위를 한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임야 및 이 사건 토지가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의 친일재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9. 5. 22. 이 사건 임야 양도지분이 친일재산임을 확인하는 결정을, 2009. 9. 25. 이 사건 토지가 친일재산임을 확인하는 결정을 각 하였다.
다. 대한민국은 2010. 1. 7. 청구인을 상대로,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임야 양도지분이 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대한민국에 귀속되었음에도 청구인이 이를 제3자에게 양도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이하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1550).
라. 그런데 위 소송이 1심에 계속 중이던 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가 개정되었다.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는 가목에서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의 행위(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를 한 자’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위와 같이 개정된 친일재산귀속법(이하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는 가목 중 ‘구 반민족규명법 제2조 제7호의 행위를 한 자’에 관한 부분을 삭제하고, 나목 본문에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자’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새롭게 규정하는 한편, 부칙 제2항 본문은 “위원회가 종전의 제2조 제1호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경우에는 제2조 제1호의 개정규정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다.
마. 1심 법원은 2014. 2. 7. 위 부칙 제2항 본문에 따라 이○승이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고,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의 ‘취득’에는 사정에 의한 취득은 물론 명의신탁의 방법으로 사정받아 취득한 경우도 포함되며,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임야가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 후문에 따라 친일재산으로 추정되고, 그 추정을 번복할 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원고 대한민국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 청구인만이 항소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4나18898), 2015. 2. 6. 항소가 기각되었다.
바. 청구인은 상고하고(대법원 2015다13997), 상고심 계속 중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 및 위 부칙 제2항 본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법원 2015카기174) 위 신청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되자, 2017. 1. 31.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친일재산귀속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2호 전문(이하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라 한다), 같은 호 후문(이하 ‘이 사건 추정조항’이라 한다) 및 친일재산귀속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6호) 제2항 본문(이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의 경우 아래 밑줄 친 부분)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2.“친일반민족행위자의재산(이하“친일재산”이라 한다)”이라 함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또는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유증⋅증여를 받은 재산을 말한다. 이 경우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으로 추정한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부칙(2011. 5. 19. 법률 제10646호)
② (친일반민족행위자에 관한 적용례) 위원회가 종전의 제2조 제1호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경우에는 제2조 제1호의 개정규정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본다. 다만, 확정판결에 따라 이 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청구인의 주장
(1)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 관련
(가)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에서 정한 ‘친일재산’의 범위에, 당사자에게 적용되는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 전에(즉, 구 친일재산귀속법에 의하여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게 된 사람의 재산과 관련하여서는 구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 전에,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에 의하여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게 된 사람의 재산과 관련하여서는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 전에) 매각 등의 원인으로 처분을 완료한 재산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이미 수십 년 전에 처분이 이루어진 재산마저도 모두 국가에 귀속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또한 그 재산 처분의 대가를 모두 소비한 당사자로서는 친일재산과 관계없는 다른 재산으로부터 그 대가를 환수당하게 되고, 당사자가 무자력인 경우에는 파산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에서 정한 ‘친일재산’의 범위를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에서 정한 ‘친일재산’의 범위에 ‘당사자에게 적용되는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 이전에 처분이 완료된 재산’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청구인만이 유일하게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의 적용 대상이 되어 ‘처분상대방이 친일재산귀속법상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정되기 전에 제3자에게 처분된 재산’에 대하여 친일재산확인결정을 받고 그 매각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에서 정한 ‘친일재산’의 범위를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2) 이 사건 추정조항 관련
(가) 이 사건 추정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취득’의 범위에 ‘사정에 의한 취득’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결과적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사정받은 재산은 그 실제 취득시기를 불문하고 모두 친일행위로 취득한 재산으로 추정된다. 그 추정을 번복시키기는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법원이 사정에 의한 취득을 원시취득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사정 이전에 해당 토지⋅임야를 취득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따라서 이 사건 추정조항의 ‘취득’의 범위에 ‘사정에 의한 취득’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재산권 및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나) 이 사건 추정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취득’의 범위에 ‘제3자에게 명의신탁을 하여 수탁자의 명의로 사정을 받은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사실상의 소유권’ 이상의 권리인 ‘법률상의 소유권’을 국가에 귀속시키는 것으로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
(3)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 관련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은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람의 재산에 대하여 이루어진 국가귀속결정 또는 친일재산확인결정(이하 이들을 합하여 ‘국가귀속결정 등’이라 한다)의 경우에도 이를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한다. 이는 당초의 위법한 처분에 기초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침해된 경우에도 추후의 법령 개정을 통하여 이를 적법한 것으로 취급하고, 행정처분이 처분 당시의 법령이 아니라 장래 개정될 법령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 적법절차원칙 및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
-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추정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이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일 때에는 원칙으로 부적법하여 허용되지 않는다(헌재 2002. 10. 31. 2000헌바76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이 사건 추정조항에서 정한 ‘취득’의 범위에 ‘사정에 의한 취득’ 및 ‘당해 토지를 제3자에게 명의신탁하여 수탁자의 명의로 사정받은 경우’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재산권 및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청구인의 위 주장은 이 사건 추정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라기보다는, 토지나 임야에 관하여 그 명의로 사정을 받은 사람은 해당 토지나 임야를 원시적⋅창설적으로 취득하게 되므로(대법원 1984. 1. 24. 선고 83다카115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사정에 의한 취득 역시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에서 말하는 ‘취득’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례(대법원 2013. 3. 28. 선고 2009두11454 판결 등 참조)에 따라, 당해 사건 법원이 ‘이 사건 추정조항에서 말하는 재산의 취득에는 토지 및 임야조사사업을 통한 사정을 원인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경우는 물론, 그 사정 명의를 제3자에게 신탁하여 취득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본 법률 해석 및 적용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것으로서, 사실상 당해 사건 법원의 재판을 다투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추정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는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려면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하고, 여기에서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법률이 당해 사건에 적용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헌재 2010. 9. 30. 2009헌바101 참조).
그런데 친일재산귀속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친일재산은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 시에 이를 국가의 소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재산조사위원회의 결정이 있어야만 국가귀속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또한 재산조사위원회의 활동기간은 4년에 불과하고 1회에 한하여 2년을 연장할 수밖에 없으므로(친일재산귀속법 제9조), 재산조사위원회의 활동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친일재산 국가귀속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규정들의 취지와 내용에 비추어 보면, 친일재산귀속법에 정한 친일재산은 재산조사위원회가 국가귀속결정 등을 하여야 비로소 국가의 소유로 되는 것이 아니라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에 따라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 시에 소급하여 당연히 국가의 소유로 되는 것이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두13491 판결; 대법원 2016. 11. 9. 선고 2014두3228 판결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어 청구인이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에 따라 당해 사건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더라도, 재심법원은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소송의 본안 판단에 있어서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임야 양도지분에 대한 친일재산확인결정의 효력 유무를 판단할 필요는 없고, 재산조사위원회의 친일재산확인결정뿐만 아니라 다른 증거자료까지 포함한 제반 소송자료에 기초하여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임야가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 시에 소급하여 당연히 국가의 소유로 되는 친일재산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청구인이 친일재산에 해당하는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임야 양도지분을 제3자에게 양도함으로써 그 매매대금 상당을 부당이득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때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임야의 소유권이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에 따라 당연히 국가의 소유로 귀속되는지 여부는 청구인의 경우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의하지 않고 곧바로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의 위헌 여부
가. 재산권 침해 여부
(1)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은 정의를 구현하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며 일제에 저항한 3⋅1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할 목적으로, 친일반민족행위로 축재한 재산을 친일재산으로 규정하여 국가에 귀속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2)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은 친일재산의 범위를 그 취득 시기와 경위의 측면에서 ‘일제의 국권 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 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또는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유증⋅증여를 받은 재산’으로 한정하여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비록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2호 후문은 러⋅일전쟁 개전 시부터 1945. 8. 15.까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을 친일재산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친일반민족행위자 또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부터 친일재산을 상속받거나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이를 유증⋅증여받은 사람(이하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이라 한다)은 그 재산이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여 언제든지 위 추정을 번복시킬 수 있다.
그리고 친일재산은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 시에 이를 국가의 소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친일재산귀속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 이상(헌재 2011. 3. 31. 2008헌바141등 참조), 친일재산의 소유권이 소급적으로 국가에 귀속된 시점 이후에 그 재산이 제3자에게 처분되었다는 사정 내지 당사자가 그 재산의 처분 대가를 모두 소비하였거나 무자력이라는 사정은 모두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의 개인적이고 우연한 사정에 불과하고, 친일재산귀속법 제3조 제1항 단서는 친일재산의 거래로 인하여 선의의 제3자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호하도록 하는 규정을 둠으로써, 법적 안정성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3) 과거사 청산의 정당성과 진정한 사회통합의 가치를 고려할 때 정의를 실현하고 민족의 정기를 바로세우며 3⋅1운동의 헌법이념을 구현하고자 하는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의 공익적 중대성은 막중하고,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으로 인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의 재산권에 대한 제한의 정도는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법익의 균형성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4)결국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나. 평등원칙 위반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이 당사자에게 적용되는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 전에 제3자에게 처분된 재산까지 친일재산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경우 청구인만이 유일하게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의 적용 대상이 되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아도, 청구인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사 청구인의 위 주장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을 구체적으로 해석⋅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일 뿐,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 자체의 위헌성으로 인한 것이 아니므로,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친일재산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추정조항 및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고, 나아가 2012헌가1 결정의 반대의견(헌재 2013. 7. 25. 2012헌가1 참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위 조항이 적법절차원칙을 위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생각한다.
가. 재판의 전제성 인정 여부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는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은 자’ 중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은 자’가 아닌 자라도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포함시키고자 개정되었고,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은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국가귀속결정 등을 받은 경우라 하더라도 재판 중인 사건에는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를 적용하게 하려고 입법되었다.
당해 사건은 비록 국가귀속결정 등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은 아니나, 이○승이 친일재산귀속법상 그 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임야 양도지분이 친일재산에 해당하여 국가에 귀속됨을 전제로, 국가가 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임야 양도지분의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사건이다. 그러므로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가 재판 중인 사건에도 적용되는지 여부를 밝히는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도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될 수 있다.
나.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재산조사위원회가 행한 국가귀속결정 등(이하 ‘종전 결정’이라 한다)이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됨으로써 종전 결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서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로 변경된다. 특히, 구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종전 결정이 위법하였으나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종전 결정이 적법한 경우로서 현행 친일재산귀속법의 시행일 당시 종전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이 계속 중인 경우에는,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이 적용됨에 따라 법원이 계속 중인 소송에서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종전 결정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사실상 종전 결정의 위법성 판단 시점을 처분시에서 판결시로 변경하고 위법한 행정행위의 하자를 소급적으로 치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그 결과 처분상대방 등에게 불이익을 초래한다.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확대된 처분 대상에 대하여는 절차적 규정을 보완하여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처분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지, 현행 친일재산귀속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더라도 종전과 같은 내용의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여 행정처분의 절차적 적법성을 도외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비록 현재로서는 재산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된 상태이나, 권한 있는 정부기관을 신설하여 새로운 처분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렵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만을 신설하여 편의적으로 종전 처분으로 새로운 처분을 갈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경과조치조항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구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6. 9. 22. 법률 제7975호로 개정되고, 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 “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대상인 친일반민족행위자(이하 “친일반민족행위자”라 한다)”라 함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제2조 제6호 내지 제9호의 행위를 한 자(제9호에 규정된 참의에는 찬의와 부찬의를 포함한다). 다만, 이에 해당하는 자라 하더라도 작위(爵位)를 거부⋅반납하거나 후에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 등으로 제4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결정한 자는 예외로 한다.
나.「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제2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자 중 제4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의결정에 따라 독립운동 또는 항일운동에 참여한 자 및 그 가족을 살상⋅처형⋅학대 또는 체포하거나 이를 지시 또는 명령한 자 등 친일의 정도가 지극히 중대하다고 인정된 자.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11. 5. 19. 법률 제10646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 “재산이 국가에 귀속되는 대상인 친일반민족행위자(이하 “친일반민족행위자”라 한다)”라 함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제2조 제6호⋅제8호⋅제9호의 행위를 한 자(제9호에 규정된 참의에는 찬의와 부찬의를 포함한다). 다만, 이에 해당하는 자라 하더라도 후에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 등으로 제4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결정한 자는 예외로 한다.
나.「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제3조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일제로부터 작위(爵位)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자. 다만, 이에 해당하는 자라 하더라도 작위를 거부⋅반납하거나 후에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자 등으로 제4조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결정한 자는 예외로 한다.
다.「일제강점하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2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자 중 제4조의 규정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독립운동 또는 항일운동에 참여한 자 및 그 가족을 살상⋅처형⋅학대 또는 체포하거나 이를 지시 또는 명령한 자 등 친일의 정도가 지극히 중대하다고 인정된 자.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2005. 12. 29. 법률 제7769호로 제정된 것)
제3조(친일재산의 국가귀속 등) ① 친일재산(국제협약 또는 협정 등에 의하여 외국 대사관이나 군대가 사용⋅점유 또는 관리하고 있는 친일재산 및 친일재산 중 국가가 사용하거나 점유 또는 관리하고 있는 재산도 포함한다)은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시에 이를 국가의 소유로 한다. 그러나 제3자가 선의로 취득하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한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
구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05. 1. 27. 법률 제736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친일반민족행위”라 함은 일본제국주의의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행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7.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2012. 10. 22. 법률 제11494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친일반민족행위”라 함은 일본제국주의의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행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7.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 다만, 이에 해당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작위를 거부⋅반납하거나 후에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사람 등으로 제3조에 따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사람은 예외로 한다.
10.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제6호의3 위헌소원
[2018. 4. 26. 2017헌바341]
【판시사항】
가.총포소지허가의 결격사유를 정한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29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제1항 제6호의3 중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다시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되거나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직업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여 직업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음주운전을 반복하는 사람은 준법의식 및 통제능력이 미약하다는 의심이 있어 총기관리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심판대상조항은 이들의 총포소지를 제한하여 국민의 생명, 신체 및 공공의 안전을 보호하고자 한 것이다. 행정청이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허가 신청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총포소지의 목적이나 용도 등을 고려한 예외를 규정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이들을 결격사유로 규정한 것이고,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5년간만 총기 소지가 제한된다. 특히 부칙 조항에 따르면 기존에 받은 허가까지 취소하는 것은 아니므로 허가 신청자의 총기 사용이 과도하게 제한된다 할 수 없다. 따라서 총기의 안전관리를 강화하여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은 총포를 소지하여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제한되는 사익보다 훨씬 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직업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나. 총포의 소지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예외적으로 허가되는 것이므로, 그 결격사유 또한 새로이 규정, 시행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청구인의 신뢰는 보호가치 있는 신뢰라고 보기 어려운 반면, 총기 안전사고를 예방하여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가능한 조속히 달성해야 하는 것으로서 그 공익적 가치가 중대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여 직업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29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제1항 제6호의3 중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다시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5조, 제37조 제2항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29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제1항, 제2항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부칙(2015. 7. 24. 법률 제13429호) 제2조
【참조판례】
가. 헌재 2017. 12. 28. 2016헌바254, 판례집 29-2하, 323, 330
나. 헌재 2015. 7. 30. 2012헌마1030, 판례집 27-2상, 332, 340대법원 1993. 5. 14. 선고 92도2179 판결대법원 2001. 2. 9. 선고 98두17593 판결
【당 사 자】
청 구 인강○수대리인 변호사 김성연
당해사건서울행정법원 2017구합51976 총포소지허가신청 반려처분취소 청구의 소
【주 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2015. 7. 24. 법률 제13429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제1항 제6호의3 중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다시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되거나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청구인은 실업팀에서 사격선수로 활동하던 사람으로, 2014. 5. 8.경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고, 2015. 1. 30.경 부산지방법원에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청구인은 청구외 이○섭으로부터 사격용 화약권총을 양도받고 2016. 12. 27.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장에게 총포소지허가 신청을 하였으나, 경찰청장은 청구인이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다시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여 청구인에게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제6호의3에서 규정한 결격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2017. 1. 3. 위 신청을 반려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17구합51976), 위 취소소송 계속 중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 제6호의3이 신뢰보호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17아11149), 2017. 6. 23. 원고패소판결이 선고됨과 동시에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7. 7. 18.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청구인은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7누59088), 2017. 12. 22. 기각되었고, 2018. 1. 6. 확정되었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당해 사건에 적용된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29호로 개정된 것, 이하 ‘총포화약법’이라 한다) 제13조 제1항 제6호의3 중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다시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되거나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2015. 7. 24. 법률 제13429호로 개정된 것)
제13조(총포․도검․화약류․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 소지자의 결격사유 등)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총포․도검․화약류․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의 소지허가를 받을 수 없다.
6의3.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의 죄(이하 “음주운전 등”이라 한다)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5년 이내에 다시 음주운전 등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과 같이 직업상 필요한 경우에는 행정청이 심사 후 재량으로 허가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두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총기소지의 자격을 제한하여, 직업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위 조항이 시행되기 전에 음주운전 등의 행위를 하여 이미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도 적용되므로, 청구인의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침해하였다.
- 판 단
가. 쟁점
(1) 심판대상조항은 사격선수와 같이 총기를 직업적으로 다루는 사람들에 대하여 음주운전 전력을 이유로 총기소지를 허가하지 아니하므로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 또한 총기를 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나 수렵, 유해조수구제 등을 위하여 총기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예외 없이 총기소지를 허가하지 아니하므로, 일반적 행동의 자유도 제한한다.
(2)심판대상조항은 반복하여 음주운전을 한 자에 대하여 재량의 여지없이 일률적으로 총기 소지의 자격을 제한하는바, 이러한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2015. 7. 24. 법률 제13429호로 신설되어 2015. 11. 2. 시행되기 전에 음주운전 등의 행위를 하여 이미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들도 소지허가의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음주운전을 반복하는 사람은 준법의식 및 통제능력이 미약하다는 의심이 있어 총기관리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심판대상조항은 이들이 총기를 소지할 수 없도록 하여 국민의 생명, 신체와 공공의 안전을 보호하고자 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이들을 총포소지허가의 결격사유로 규정하여 원천적으로 허가를 받을 수 없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에 해당한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총포는 살상력이 높은 위험한 물건으로서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가 중대하므로, 총기사고로 인한 위험과 재해를 미리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총포를 소지하고자 하는 사람은 판단능력이나 준법의식을 갖추어야 하나 행정청이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이를 심사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총기를 소지하고자 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여 그와 같은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결격사유로 규정하여 이들을 배제하는 방법으로 규율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판단 하에 입법자는 총포화약법 제13조 제1항에서 총포소지허가의 결격사유를 규정하였고, 심판대상조항 역시 이러한 입법자의 의사가 반영되어 총포소지의 목적이나 용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반복하여 음주운전을 한 전력이 있는 자를 총포소지허가의 대상에서 예외 없이 제외하고 있다.
또한 음주운전을 반복하는 사람은 음주 상태에서 총포를 사용하여 사고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고, 총기사고는 공공의 안전과 직결되는 것이어서 사후적인 규제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총기 안전사고를 예방하여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하는 것은 중요한 법익이므로 이를 허가 결격사유로 규정하여 총포 등을 소지할 수 없도록 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나) 한편, 심판대상조항은 음주운전 등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부터 5년간 총기소지를 제한할 뿐이므로 총기의 사용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할 수 없고, 특히 총포화약법 부칙(2015. 7. 24. 법률 제13429호) 제2조에서 이미 받은 허가를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일정 기간 동안에만 총포소지허가를 받을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어 기존에 허가를 받았다면 그 기간 동안 총기가 필요한 사격경기에 참가하거나 수렵, 유해조수구제 등의 활동은 할 수 있으므로, 총기 사용이 일절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설령 기존에 허가받은 총기가 없거나 이미 그 허가기간을 다하여 총기를 사용할 수 없다 하더라도, 주취 중 총기를 사용하여 우발적인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공공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되는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이 과도한 제한이라 할 수 없다.
(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법익의 균형성
총기의 안전관리를 강화하여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은 총포를 소지하여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제한되는 사익보다는 훨씬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4)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1)헌법상 보호가치 있는 신뢰이익이 존재하는지 여부
신뢰보호원칙은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기존의 법질서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로서, 일반적으로 국민이 어떤 법률이나 제도가 장래에도 그대로 존속될 것이라는 합리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일정한 법적 지위를 형성한 경우에 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2001. 9. 27. 2000헌마152 참조).
총포소지허가를 신청하는 사람 중 청구인과 같이 반복하여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구법 하에서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신뢰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총포의 소지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다만 예외적으로 허가되는 것으로서 그 결격사유 역시 사회적․정책적 판단에 따라 새로이 규정, 시행될 수 있는 것임을 고려하여야 한다. 총포화약법의 입법연혁을 살펴보아도 1981. 1. 10. 법률 제3354호로 총포소지허가의 결격사유를 규정한 이래 점차 사유가 추가되고 허가의 기준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수차례 개정되었다. 따라서 입법자가 반복하여 음주운전을 하는 자를 총포소지허가의 결격사유로 규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한 청구인의 신뢰가 보호가치 있는 신뢰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총포화약법 제13조 제2항은 같은 조 제1항 각 호의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생명․재산 또는 공공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소지허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결격사유로 규정되지 않았다 하여 반드시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총포소지허가에 관하여는 관할 관청에 폭넓은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관할 관청은 총포를 소지하여도 공공의 안전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없다는 사정이 특별히 인정될 경우에 한하여 소지를 허가할 수 있으며, 반드시 허가를 하여야 하는 기속행위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1993. 5. 14. 선고 92도2179 판결; 대법원 2001. 2. 9. 선고 98두17593 판결 참조), 반복하여 음주운전을 한 청구인이 총포소지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대한 신뢰가 제도의 존속에 대한 합리적인 신뢰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
(2)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는 공익
총포화약법은 총포소지허가에 결격사유를 두어 총기 사용 부적격자를 배제하고 총기 안전사고 및 범죄 예방에 기여하며, 폭력적 성향이 있거나 우발적인 사고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총포를 보유하여 발생할 수 있는 위해를 사전적으로 방지하고자 하였다. 특히 음주운전을 반복하는 사람은 준법의식이 미약한 것으로 의심되고 또 주취 중 부주의하게 총포를 사용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심판대상조항은 이들을 결격사유로 규정하여 국민의 생명 및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여 사회적 혼란이나 불안감이 초래되지 않도록 하였다.
(3) 공익과 신뢰이익간의 형량
총포소지허가의 결격사유에 대한 청구인의 신뢰는 음주운전을 반복하여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결격사유로 규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에 있는바, 허가의 기준은 사회환경이나 정책의 변화에 따라 구법질서가 더 이상 적절하지 아니하다는 입법자의 판단 아래 언제든지 새로이 규정될 수 있는 것이므로, 보호가치가 크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이 시행일 전 행위부터 적용된다 하더라도 음주운전 등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부터 5년간 총기소지가 제한될 뿐이고, 부칙 제2조에서 심판대상조항은 개정법 시행 후 최초로 접수된 총포소지허가 신청 및 갱신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이미 받은 허가까지 취소하는 것은 아니므로, 침해되는 신뢰이익의 정도가 중하지 아니하다.
반면 음주운전을 반복하는 사람은 음주 상태에서 총포를 사용하여 사고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고, 총기사고는 공공의 안전과 직결되는 것으로서 사후적인 규제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총기 안전사고를 예방하여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하는 것은 가능한 조속히 달성해야 하는 것이므로, 이를 허가 결격사유로 규정하여 총포 등을 소지할 수 없도록 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따라서 보호해야 할 청구인의 신뢰의 가치는 그다지 크지 않은 반면 청구인과 같은 사람들을 소지허가의 결격사유로 규정하여 공공의 안전을 보호해야 할 공익적 가치는 중대하다 할 것이므로,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 하여 심판대상조항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 할 수 없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2017. 7. 26. 법률 제14839호로 개정된 것)
제13조(총포․도검․화약류․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 소지자의 결격사유 등)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총포․도검․화약류․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의 소지허가를 받을 수 없다.
1.20세 미만인 자. 다만, 대한체육회장이나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 또는 특별자치도의 체육회장이 추천한 선수 또는 후보자가 사격경기용 총을 소지하려는 경우는 제외한다.
2.심신상실자,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알코올 중독자, 정신질환자 또는 뇌전증 환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3.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집행이 끝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4.이 법을 위반하여 벌금형을 선고받고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5.‘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특정강력범죄를 범하여 벌금형의 선고 또는 징역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6.이 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6의2.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여 벌금형을 선고받고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가. 형법 제114조의 죄
나.형법 제257조 제1항․제2항, 제260조 및 제261조의 죄
다.‘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및 제8조의 죄
7.제45조 또는 제46조 제1항에 따라 허가가 취소된 후 1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②지방경찰청장 또는 경찰서장은 다른 사람의 생명․재산 또는 공공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자에 대해서도 총포․도검․화약류․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의 소지허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부칙(2015. 7. 24. 법률 제13429호)
제2조(결격사유에 관한 적용례) 제13조 제1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접수된 총포․도검․화약류․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의 소지허가 신청 및 갱신과 화약류제조보안책임자면허 및 화약류관리보안책임자면허의 신청 및 갱신부터 적용한다. (단서 생략)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위헌소원
[2018. 4. 26. 2017헌바498]
【판시사항】
가.‘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중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사생활의 중심으로 개인의 인격과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주거에서 강제추행을 당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보다 심각할 수 있으므로, 입법자가 이러한 중대한 법익 침해자에 대해 특별형법인 성폭력처벌법에 ‘주거침입강제추행죄’라는 구성요건을 별도로 신설한 것은 필요하고도 바람직한 입법조치라 할 것이다. 주거침입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의 중요성, 죄질, 행위자의 책임의 정도,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면 입법자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비교적 중한 법정형을 정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법관은 작량감경을 통하여 얼마든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으며, 그 불법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법정형에 벌금을 규정하지 않은 것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강제추행은 그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강간에 비해 그 피해가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불법의 정도도 낮은 경우가 많지만, 형법 제297조의2에 정한 유사강간에 해당하지 않는 통상적인 추행행위를 한 경우라 할지라도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는 그 행위태양이나 불법의 정도, 행위자의 죄질에 비추어 강간이나 유사강간을 한 경우보다 무겁게 처벌하거나 적어도 동일하게 처벌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실무상 흔히 있을 수 있다. 주거침입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이나 불법의 정도, 비난가능성 등에 비추어볼 때 입법자가 주거침입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을 주거침입강간이나 유사강간보다 가볍게 정하지 않은 것이 현저히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
가.주거침입강제추행죄는 주거침입죄의 가중적인 구성요건이 아니라 강제추행죄의 가중적 구성요건이므로 그 본질은 강제추행에 있고, 형법상 강제추행행위로 인정되는 행위유형은 그 범위가 매우 넓어서 강간에 비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정도가 훨씬 경미한 경우도 포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이 형법 제298조에서 정한 강제추행행위에도 적용되는 것은 각 행위의 개별성에 맞추어 그 책임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다.
나. 강간죄와 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 일반인의 법감정 및 형사정책적 측면 등을 고려하면 강간죄의 불법정도와 비난가능성이 강제추행죄보다 훨씬 높다는 전제에서 강간죄의 법정형이 강제추행죄보다 현저히 높게 설정되어 있고, 강제추행행위로 인정되는 행위유형의 범위가 매우 넓어 강간에 비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정도가 훨씬 경미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강제추행죄와 강간죄가 단지 주거침입과 결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거침입강제추행죄와 주거침입강간죄에 대하여 동일한 법정형을 규정하면서 법정형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높게 규정하고 있으므로 실질적 평등원칙에 어긋나고,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2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중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37조 제2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98조, 제319조
형법(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개정된 것) 제297조의2
【참조판례】
헌재 2013. 7. 25. 2012헌바320, 판례집 25-2상, 212
【당 사 자】
청 구 인나○광국선대리인 변호사 박정교
당해사건대법원2017도17135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강제추행)
【주 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중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7. 5. 11.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2016. 4. 30. 22:30경 피해자가 잠을 자는 침실에 침입하여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형법 제319조 제1항, 제298조 등이 적용되어 징역 4년 및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고(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17고합13), 항소하여 2017. 9. 26. 징역 3년 및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았다[광주고등법원(전주) 2017노80]. 이에 청구인은 다시 상고하였으나 2017. 12. 1. 기각되었다(대법원 2017도17135).
청구인은 위 상고심 계속 중이던 2017. 11. 10. 처벌의 근거조항인 성폭력처벌법 제3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7. 12. 1. 기각되자(대법원 2017초기1087), 2017. 12.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중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특수강도강간등)①「형법」제319조제1항(주거침입), 제330조(야간주거침입절도), 제331조(특수절도) 또는 제342조(미수범. 다만, 제330조 및 제331조의 미수범으로 한정한다)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제298조(강제추행) 및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 ①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개정된 것)
제297조의2(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청구인의 주장
강제추행으로 인정되는 행위유형은 매우 다양하므로 그에 대한 법정형의 폭도 넓게 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행위의 개별성에 맞추어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에도 심판대상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이 지나치게 높아 형이 과중하고, 죄질에 차이가 있는 주거침입강간죄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것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형법에 규정되어 있는 강간죄와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을 비교하여 보면 강제추행죄의 형이 더 경하여 강간보다 강제추행의 죄질과 책임이 더 가벼운 것이라 할 수 있음에도, 주거침입강제추행이라 하여 주거침입강간과 같은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되고,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한 것이다.
- 판 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3. 7. 25. 2012헌바320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과 내용이 동일한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제정되고, 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중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이하 ‘구법 조항’이라 한다)에 관하여 합헌결정을 한 바 있고, 2015. 10. 21. 2015헌바166 결정에서도 동일한 판단을 하였다. 위 2012헌바320 결정의 법정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주거침입강제추행죄는 사람의 주거 등을 침입한 자가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강제추행죄의 피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정서적 장애를 경험할 수 있고, 그 후유증으로 장기간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는데, 사생활의 중심으로 개인의 인격과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개인의 생명, 신체, 재산의 안전은 물론 인간 행복의 최소한의 조건이자 개인의 사적 영역으로서 보장되어야 하는 주거에서 강제추행을 당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보다 심각할 수 있다. 입법자가 이러한 중대한 법익 침해자를 결합범으로 더 무겁게 처벌함으로써 그 범행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고 근절하겠다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특별형법인 성폭력처벌법에 ‘주거침입강제추행죄’라는 구성요건을 별도로 신설한 것은 필요하고도 바람직한 입법조치라 할 것이다.
주거침입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의 중요성, 죄질, 행위자의 책임의 정도 및 일반예방이라는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본다면, 입법자가 형법상 강제추행죄의 법정형보다 무거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비교적 중한 법정형을 정한 것에는 나름대로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것이 범죄의 죄질 및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법정형의 하한이 5년 이상의 징역이어서 작량감경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얼마든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고, 주거침입강제추행죄가 지니는 불법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법정형에 벌금을 규정하지 않은 것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구법 조항의 법정형이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여 지나치게 과중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구법 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그리고 강제추행의 경우 그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형법 제297조의2에서 정한 구강성교 등 유사강간에 해당하지 않는 통상적인 추행행위를 한 경우라 할지라도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는 그 행위태양이나 불법의 정도, 행위자의 죄질에 비추어 강간이나 유사강간을 한 경우보다 무겁게 처벌하거나 적어도 동일하게 처벌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실무상 흔히 있을 수 있다.
입법자는 강제추행에 주거침입이라는 다른 행위요소가 더해지면 강제추행의 경우도 주거침입강간이나 유사강간에 비하여 그 보호법익이나 불법의 정도, 비난가능성 등에 있어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보고 그 법정형을 동일하게 정한 것이고, 비록 형법에 강제추행행위 중에서 구강성교 등과 같이 불법성이 강한 강제추행행위를 따로 구별하여 유사강간죄(형법 제297조의2)를 신설하여 그 법정형을 높게 설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주거침입강제추행죄의 불법의 정도나 죄질, 비난가능성 등에 비추어 보면, 주거침입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을 주거침입강간이나 유사강간보다 가볍게 정하지 않은 것이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잃은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주거침입강제추행죄의 구체적인 사건에서 법관이 집행유예도 선고할 수 있으므로 법관의 양형을 통하여 그 불법의 정도에 알맞은 구체적 타당성이 있는 형을 선고할 수 있다.
따라서 구법 조항이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정당성이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경찰청 등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주거침입강제추행 범죄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또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다. 개인의 인격에 대한 피해가 중대한 성범죄의 특성상 범죄를 예방,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회․정책적인 판단에 따라 보다 철저한 대책이 요구되고, 여전히 이에 대하여 엄중하게 처벌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위 헌법재판소 선례를 변경할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에서도 위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
우리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고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다.
가. 주거침입강제추행죄는 형법 제319조 제1항의 주거침입죄와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가 결합된 범죄로서, 주거침입죄의 가중적인 구성요건이 아니라 강제추행죄의 가중적 구성요건이므로 그 본질은 강제추행에 있다.
그런데 그 본질이 강제추행에 있는 주거침입강제추행죄도 형법상 강제추행죄와 같이 다양한 행위유형을 포함하고 있고, 그 경중의 폭이 넓으므로 형사상의 책임주의의 원칙상 그에 대한 법정형의 폭도 넓게 하여 법관이 각 행위의 개별성에 맞추어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야 하나, 심판대상조항은 주거침입강간죄와 같이 그 법정형의 하한을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하고 있어 강간에 비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정도가 훨씬 경미한 유형의 강제추행행위에 대해서도 주거침입의 기회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강간과 같은 법정형으로 처벌하게 되어 책임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실제 입법자는 책임원칙의 반영으로,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2항에서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항문성교 등 강간에 못지않은 강제추행행위를 한 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3항에서 그 이외의 강제추행행위를 한 자는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는 등 행위의 개별성에 맞추어 형이 선고되도록 하고 있고, 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형법 제297조의2(유사강간)를 신설하여 강간에 못지않은 불법성을 지닌 강제추행행위와 그렇지 아니한 강제추행행위를 구별하여 법정형을 규정함으로써 행위의 개별성에 맞추어 형이 선고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형법 제298조에서 정한 강제추행행위에도 적용되는 것은 각 행위의 개별성에 맞추어 그 책임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있어야 하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나.입법자는 강간죄와 강제추행죄의 각 보호법익, 일반인의 법감정 및 형사정책적 측면 등을 고려하여 강간죄의 불법정도와 비난가능성이 강제추행죄의 그것보다 훨씬 크고 높다는 전제에서 강간죄의 법정형을 강제추행죄의 법정형보다 현저히 높게 설정하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형법 제297조의2(유사강간)를 신설하여 강제추행행위 중에서 항문성교 등 강간에 못지않은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곧 강간에 못지않은 강제추행행위를 제외한 일반적인 강제추행행위는 그 불법 정도와 비난가능성이 강간의 그것보다 훨씬 경미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은 강제추행죄와 강간죄가 단지 주거침입과 결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죄질과 범정이 크게 다른 주거침입강제추행죄와 주거침입강간죄에 대하여 동일한 법정형을 규정하면서, 그것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높게 규정하고 있다. 이는 본질이 다르다고 평가된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이다.
또한 강제추행행위로 인정되는 행위유형의 범위가 매우 넓은데, 강간에 비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정도가 훨씬 경미한 강제추행행위를 주거침입과 결합하였다고 하여 강간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는 것이고, 죄질의 차이가 상대화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실질적 평등원칙에 어긋나고, 형벌체계상 균형을 잃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이전 선례에서 우리는 심판대상조항과 내용이 동일한 구법 조항이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 이외의 강제추행행위에 대하여도 적용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한정위헌의견이었으나, 형법이 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개정되면서 형법 제297조의2(유사강간)가 신설되어 강간에 못지않은 정도의 강제추행행위는 위 조항으로 규율하게 되었고, 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성폭력처벌법이 전부개정되면서 형법 제297조의2의 죄를 범한 자도 처벌 대상으로 추가되었다. 따라서 법 해석상 형법 제298조가 적용되는 강제추행행위는 강간이나 유사강간행위에 비하여 훨씬 정도가 경미하다는 것이 명백하여, 심판대상조항이 형법 제298조에서 정한 통상적인 강제추행행위에도 적용되는 것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반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제15조 제1항 제9호 등 위헌확인
[2018. 4. 26. 2014헌마274]
【판시사항】
가.총장후보자에 지원하려는 사람에게 후보등록기간 중 발전기금 3,000만 원을 납부하도록 하고, 지원서 접수시 발전기금 납부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한 구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3. 12. 31. 훈령 제1724호로 제정되고, 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 제9호, 제16조 제3호(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청구가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나.총장후보자에 지원하려는 사람에게 접수시 1,000만 원의 기탁금을 납부하도록 하고, 지원서 접수시 기탁금 납입 영수증을 제출하도록 한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1항 제9호,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8. 22. 훈령 제1768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3항(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기탁금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가.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은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이 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됨에 따라 삭제되었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없다.
교육부는 2015. 12. 15. 국립대학 총장임용제도 보완 방안을 통해 총장후보자의 자격요건으로 발전기금을 요구하도록 하는 제도를 즉시 폐지하겠다고 발표하였으므로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을 통한 공무담임권 침해가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고,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렵다. 이 부분 심판청구는 심판의 이익도 인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총장후보자 지원자들의 무분별한 난립을 방지하고 그 책임성과 성실성을 확보함으로써 선거의 과열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
총장후보자 지원자들에게 1,000만 원의 기탁금을 납부하게 하는 것은 지원자가 무분별하게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에 따르면 총장후보자는 간선제 방식에 따라 선출하고, 지원자에게 허용되는 선거운동 방법은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원회’라 한다) 위원을 대상으로 한 합동연설회밖에 없다. 이러한 현행 간선제 방식 하에서는 지원자들의 무분별한 난립과 선거 과열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적다.
연혁적으로 보더라도 과거 직선제 방식을 취하면서 두었던 기탁금제도가 현행 간선제 방식 하에서 어떠한 필요성에 근거하여 규정된 것인지 이를 명시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자료를 찾아보기 어렵다.
총장후보자 지원자들이 난립하여 선거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면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보다 총장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등 지원자의 적격 여부를 보다 엄정하게 심사하여 지원자들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을 수 있다.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상 부정행위 금지 및 이에 대한 제재조항으로 선거의 과열을 방지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방법은 이 사건 기탁금조항에 대한 적절한 대체수단이 될 수 있다.
이 사건 기탁금조항의 1,000만 원 액수는 교원 등 학내 인사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도 적은 금액이 아니다. 여기에, 추천위원회의 최초 투표만을 기준으로 기탁금 반환 여부가 결정되는 점, 일정한 경우 기탁자 의사와 관계없이 기탁금을 발전기금으로 귀속시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기탁금조항의 1,000만 원이라는 액수는 자력이 부족한 교원 등 학내 인사와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총장후보자 에 지원하려는 의사를 단념토록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다한 액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에 따른 간선제 방식에서는 이 사건 기탁금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은 제한적이다. 반면 이 사건 기탁금조항으로 인하여 기탁금을 납입할 자력이 없는 교원 등 학내 인사 및 일반 국민들은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는 것 자체를 단념하게 되므로, 이 사건 기탁금조항으로 제약되는 공무담임권의 정도는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이 사건 기탁금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제한되는 공무담임권 정도보다 크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한다.
따라서,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안창호의 보충의견
청구인은 전북대학교 교원으로 공무원이고,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은 전북대학교 학칙이다. 청구인은 개인의 지위에서 기본권 침해를 다투고 있으므로, 이 경우 청구인의 기본권 주체성은 인정되어야 한다.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의 성격을 행정규칙으로 보더라도 이를 헌법소원의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청구인은 공무원이므로 그 기본권이 일반 국민보다 제한될 수 있으나, 법정의견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교원 등 학내 인사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적용되므로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공무원 지위의 특수성이 고려될 필요는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3. 12. 31. 훈령 제1724호로 제정되고, 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 제9호, 제16조 제3호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1항 제9호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8. 22. 훈령 제1768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3항
【참조조문】
헌법 제25조, 제37조 제2항
구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되고, 2014. 8. 22. 훈령 제1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5. 12. 28. 훈령 제1899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15조, 제16조, 제17조, 제21조, 제28조, 제25조
교육공무원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된 것) 제24조
교육공무원임용령(2016. 7. 26. 대통령령 제27372호로 개정된 것) 제12조의2, 제12조의3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2015. 12. 28. 훈령 제1900호로 개정된 것) 제6조
구 전북대학교 학칙(2012. 8. 24 규칙 제130호로 개정되고, 2018. 2. 28. 규칙 제2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전북대학교 학칙(2018. 2. 28. 규칙 제200호로 개정된 것) 제4조
【당 사 자】
청 구 인송○춘대리인 변호사 홍정훈, 최원영
【주 문】
1.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1항 제9호,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8. 22. 훈령 제1768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3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 사건개요
청구인은 2004. 3. 1.부터 현재까지 전북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사람이다.
- 12. 31. 훈령 제1724호로 제정된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이하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이라 한다) 제16조 제3호는 총장후보자로 지원하려는 사람으로 하여금 후보등록기간 중 전북대학교에 발전기금 3,000만 원을 납부할 것을 요구하였고, 제15조 제1항 제9호는 발전기금 납부확인서 1부를 갖추어 총장후보자 선정관리위원회(이하 ‘관리위원회’라 한다)에 지원서를 접수하도록 규정하였다.
청구인은 2014. 3. 29. 위 총장후보자 선정규정 제15조 제1항 제9호, 제16조 제3호가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려는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발전기금 납부와 관련된 조항이 개정되었는데, 우선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려면 발전기금을 납부하도록 하였던 제16조 제3호는 삭제되었고, 다만 발전기금을 납부한 사실이 있을 경우 발전기금 납부확인서를 관리위원회에 접수하는 내용으로 제15조 제1항 제10호가 신설되었다. 또한 기탁금과 관련된 조항이 신설되어 총장후보자 지원자로 하여금 지원서 접수시 3,000만 원의 기탁금을 관리위원회에서 지정한 은행계좌에 납부하도록 하였고(제15조 제3항), 그 기탁금 납입 영수증 1부를 관리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하였다(제15조 제1항 제9호).
- 8. 22. 훈령 제1768호로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이 다시 개정될 때에는 위 제15조 제1항 제10호가 삭제됨으로써 발전기금과 관련된 조항이 모두 사라졌고, 제15조 제3항 기탁금 액수가 1,000만 원으로 변경되었다.
청구인은 2014. 10. 13. 총장후보자 지원자로 하여금 3,000만 원의 발전기금을 납부하도록 한 구 총장후보자 선정규정 제15조 제1항 제9호, 제16조 제3호와 지원자에게 1,000만 원의 기탁금을 납부하도록 한 총장후보자 선정규정 제15조 제1항 제9호, 제15조 제3항에 대한 위헌 확인을 구하는 취지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① 구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3. 12. 31. 훈령 제1724호로 제정되고, 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 제9호, 제16조 제3호(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이라 한다), ②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1항 제9호,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8. 22. 훈령 제1768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제3항(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기탁금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3. 12. 31. 훈령 제1724호로 제정되고, 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총장후보자 지원서 접수) ① 후보자로 지원하고자 하는 자는 공고기간 동안 다음 각 호의 서류를 갖추어 관리위원회에 접수하여야 한다. 다만 접수마감일이 토요일 및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까지 접수일로 한다.
- 발전기금 납부확인서 1부
제16조(총장후보자의 자격) 후보자로 지원하고자 하는 자는 총장으로서 요구되는 학식과 덕망, 리더십과 행정능력을 고루 갖추고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자로 다음 각 호의 자격을 충족하여야 한다.
3.후보등록기간 중 전북대학교에 발전기금을 3,000만 원 납부한 자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된 것)
제15조(총장후보자 지원서 접수) ① 후보자로 지원하고자 하는 자는 공고기간 동안 다음 각 호의 서류를 갖추어 관리위원회에 접수하여야 한다. 다만 접수마감일이 토요일 및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까지 접수일로 한다.
- 기탁금 납입 영수증 1부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8. 22. 훈령 제1768호로 개정된 것)
제15조(총장후보자 지원서 접수) ③ 후보자로 지원하고자 하는 자는 접수 시 1,000만 원의 기탁금을 관리위원회에서 지정한 은행계좌에 납부하여야 한다.
- 청구인의 주장요지
가.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은 총장직선제 하에서 총장후보자 지원자들의 난립을 방지하고 애교심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으로 규정된 것이다. 현재 전북대학교는 간선제 방식으로 총장후보자를 선출하고 있으므로 후보자 난립은 더 이상 문제되지 않고, 애교심 등은 발전기금 납부 여부로 평가할 수 없다.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나.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총장후보자 지원자의 공직수행의사가 진지한지를 검증하고 지원자들의 난립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에 따른 간선제 방식에서는 지원자 난립 문제는 자격요건 심의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므로 기탁금제도가 필요하지 않고, 이 사건 기탁금조항의 기탁금 1,000만 원 액수는 지나치게 고액이다.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에 관한 판단
가. 헌법소원제도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려면 그 제도의 목적상 권리보호이익이 있어야 한다(헌재 1989. 4. 17. 88헌마3; 헌재 1994. 8. 31. 92헌마174 참조).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은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이 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됨에 따라 삭제되었다. 현재 전북대학교는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려는 사람에게 발전기금을 납부하도록 강제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없다.
나.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뿐 아니라 객관적 헌법질서보장 기능도 겸하고 있다. 그러므로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02. 7. 18. 99헌마592등; 헌재 2011. 12. 29. 2010헌마285 참조).
교육부는 2015. 12. 15. 국립대학 총장임용제도 보완 방안을 통해 총장후보자의 자격요건으로 발전기금을 요구하도록 하는 제도를 즉시 폐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보면, 향후 국립대학 총장을 선정함에 있어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을 통한 공무담임권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고, 현재 상황에서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에 대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심판의 이익도 인정할 수 없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하였을 뿐만 아니라 심판의 이익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 이 사건 기탁금조항에 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헌법 제25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무담임권이란 입법부, 집행부, 사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 공공단체의 구성원으로서 그 직무를 담당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여기서 직무를 담당한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현실적으로 그 직무를 담당할 수 있다고 하는 의미가 아니라, 국민이 공무담임에 관해서 자의적이지 않고 평등한 기회를 보장받음을 의미한다. 특히 직업공무원에게는 정치적 중립성과 더불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므로, 직업공무원으로의 공직취임권에 관하여 규율함에 있어서는 임용희망자의 능력⋅전문성⋅적성⋅품성을 기준으로 하는 이른바 능력주의 또는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 결국 헌법 제25조 공무담임권 조항은 ‘모든 국민이 누구나 그 능력과 적성에 따라 공직에 취임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보장함’을 내용으로 한다(헌재 1999. 12. 23. 98헌바33; 헌재 2014. 4. 24. 2010헌마747 참조).
국립대학교 총장은 교육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의 신분을 가진다.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국립대학교인 전북대학교 총장후보자 선정과정에서 후보자에 지원하려는 사람에게 기탁금을 납부하도록 하고, 기탁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기탁금을 납입할 수 없거나 그 납입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한다.
나.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난립을 방지하고 그 책임성과 성실성을 확보함으로써 총장후보자 선출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선거의 과열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
그리고총장후보자지원자들에게지원서접수시 1,000만 원의 기탁금을 납부하게 하는 것은 지원자가 무분별하게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갖추고 있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교육공무원법 제24조에 따르면, 대학의 장(이하 ‘총장’이라 한다)은 해당 대학의 추천을 받아 교육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하는데(제1항 본문), 이에 따른 총장의 임용추천을 위하여 대학에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원회’라 한다)를 두고(제2항), 추천위원회는 해당 대학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추천위원회에서의 선정방식(제3항 제1호) 또는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선정방식(제3항 제2호) 중 어느 하나의 방법에 따라 총장후보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2012. 8. 24. 규칙 제130호로 개정된 전북대학교 학칙 제4조는 교육공무원법 제24조 제3항 제1호 ‘추천위원회에서 총장후보자를 선정’하는 공모제 방식에 따라 후보자를 선정한다고 규정하면서, 이에 관한 세부사항은 교원의 합의에 따라 별도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과거 전북대학교는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선정’, 즉 직선제 방식에 따라 선거 공고일 당시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전임교원을 선거권자로 하여 이들의 직접․비밀투표에 의하여 총장후보자를 확정하였고(구 ‘전북대학교 총장후보자 선출규정’ 제8조, 제9조), 선거운동도 전화 또는 컴퓨터통신을 이용하거나 선거공보와 소형인쇄물을 배부하는 방법, 공개토론회와 합동연설회를 개최하는 방법이 허용되었다(같은 규정 제17조).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에 따르면 전북대학교는 ‘추천위원회에서 총장후보자를 선정’하는 간선제 방식에 따라 총장후보자를 선출한다(총장후보자 선정규정 제21조 제2호). 총장후보자로 지원하려는 사람은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추고 지원서 등을 관리위원회에 접수하여야 하고(같은 규정 제15조, 제16조), 추천위원회는 지원자에 대한 서류심사를 비롯하여 리더십, 사회적 영향력, 도덕성 등을 종합하여 총장후보자를 선정한다(같은 규정 제28조).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에 따른 선출방식 하에서 지원자에게 허용되는 선거운동 방법은 추천위원회 위원을 대상으로 한 합동연설회 방식밖에 없다(같은 규정 제25조).
이처럼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에 따른 선정방식이 추천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간선제 방식인 점, 허용되는 선거운동방법으로 합동연설회만 있을 뿐인 점을 고려하면,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에 따른 선출제도에서는 직선제 방식으로 총장후보자를 선정하던 것과 비교하여 지원자들의 무분별한 난립과 선거의 과열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적다. 따라서 직선제 방식을 취하였던 과거와는 달리 총장후보자를 선출함에 있어 이 사건 기탁금조항을 둘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나) 연혁적으로 보더라도 2006. 6. 2. 훈령 제1051호로 제정되어 2013. 12. 31. 훈령 제1724호로 폐지된 구 ‘전북대학교 총장후보자 선출규정’은 총장후보자 선출방식으로 직선제 방식을 취하면서 그 후보자로 등록하려는 사람으로 하여금 2,000만 원의 기탁금을 추천위원회에 납부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었다(제16조 제1항). 이후 2012. 8. 24. 규칙 제130호로 전북대학교 학칙이 개정되어 총장후보자 선출방식이 간선제 방식으로 변경되었고, 2013. 12. 31. 훈령 제1724호로 제정된 구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에 위 기탁금규정을 대신하여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이 신설되었다. 그런데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에 따르면 전북대학교는 여전히 총장후보자를 간선제 방식으로 선출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을 삭제하고 다시 이 사건 기탁금조항을 규정하였다. 그러나 어떠한 필요성에 근거하여 과거 직선제 방식에서 채택하였던 기탁금제도를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에 따른 간선제 방식에서 다시 두게 된 것인지에 관하여서는 이를 명시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자료를 찾아보기 어렵다.
(다)물론 총장후보자 선정방식이 간선제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총장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갖춘 사람들이 다수여서 지원자들의 무분별한 난립과 그들 사이에서의 선거 과열 문제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총장후보자 선정규정 제16조에 따르면, 지원자가 총장후보자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내 인사의 경우 공개모집 공고일 당시 전북대학교에서 10년 이상 재직 중이어야 하고(제4호 가목), 학외 인사의 경우 박사학위소지자(명예박사학위 포함) 중 전북대학교 전임교원 20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제4호 나목). 만일 지원자들이 난립하여 선거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면, 필요한 경우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의 규정들보다 총장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여 학내 인사의 경우에도 일정 수 이상의 전임교원 추천을 받도록 하거나, 학외 인사에게는 요구되는 추천자의 수를 늘리도록 할 수 있으며, 관리위원회가 총장후보자 지원자에 대한 적격여부를 심사함에 있어 청문회제도를 도입하는 등 그 적격 여부를 보다 엄정하게 심사함으로써 지원자들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을 수도 있다.
한편 총장후보자 선정규정 제17조는 총장후보자가 관리위원회나 추천위원회 등 위원들에게 금전․물품․향응 등을 제공하는 행위, 위원들에게 자신이나 타인이 총장후보자가 되어야 함을 청탁 또는 강요하는 행위, 타인이 총장후보자가 되지 않아야 함을 청탁 또는 강요하는 행위,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행위를 하는 경우 등의 부정행위를 금지하고(제1항), 이를 위반할 경우 관리위원회가 경고, 시정명령, 자격박탈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사안에 따라 형사고발 조치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제2항), 이를 통하여서도 선거의 과열을 충분히 방지할 수도 있다.
위와 같은 방법은 이 사건 기탁금조항보다 지원자들의 공무담임권을 보다 적게 제약하면서 지원자들의 무분별한 난립과 선거의 과열을 방지하는 적절한 대체수단이 될 수 있다.
(라)한편 이 사건 기탁금조항이 요구하는 기탁금 액수가 너무 고액이어서 재산을 가지지 못한 국민의 공무담임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결과에 이른다면 그 위헌성이 문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기탁금조항의 1,000만 원이라는 기탁금 액수는 교원 등 학내 인사의 입장에서 결코 적은 금액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도 평균적인 소득수준이나 저축수준 등을 고려하여 보았을 때 누구나 손쉽게 이를 마련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 더군다나 위와 같은 기탁금은 추천위원회 최초 투표만을 기준으로 그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0 이상 100분의 15 미만을 득표한 경우에는 지원자로서는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반환받을 수 있을 뿐이고(총장후보자 선정규정 시행규칙 제6조 제2항 제2호), 만약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0 미만을 득표한 경우라면 지원자에게 위 기탁금은 반환되지 않는다(같은 시행규칙 제6조 제3항 제1문). 이 경우 반환하지 않은 기탁금은 기탁자 명의로 대학발전기금(기부금)으로 귀속된다(같은 시행규칙 제6조 제3항 제2문).
이처럼 이 사건 기탁금조항에 따른 기탁금 액수가 1,000만 원이라는 점, 이 사건 기탁금조항이 추천위원회의 최초 투표만을 기준으로 기탁금 반환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점, 일정한 경우 기탁자 의사와 관계없이 기탁금을 대학발전기금으로 귀속시키도록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기탁금조항이 정한 1,000만 원이라는 액수는 자력이 부족한 교원 등 학내 인사와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려는 의사를 단념토록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다한 액수라고 할 수 있다.
(마)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3)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려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난립을 방지하여 선거의 과열을 예방하고, 이로써 선거관리의 효율성을 추구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현행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에 따른 간선제 방식에서는 직선제 방식과는 달리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려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난립과 그로 인한 선거 과열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적다. 결국 이 사건 기탁금조항이 대학의 자율성에 의하여 규율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로써 달성하려는 공익은 제한적이다.
반면 이 사건 기탁금조항으로 인하여 기탁금을 납입할 자력이 없는 교원 등 학내 인사 및 일반 국민들은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는 것 자체를 단념하게 되므로, 이 사건 기탁금조항으로 제약되는 공무담임권의 정도는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이처럼 이 사건 기탁금조항을 통한 후보자 난립 방지, 선거의 과열 예방 등의 목적과 공무담임권의 제약 정도를 비교할 때, 이 사건 기탁금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제한되는 공무담임권 정도보다 크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
(4) 소결론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 결 론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이 사건 기탁금조항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고, 이 사건 발전기금조항에 관한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안창호의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 재판관 안창호의 보충의견
나는 이 사건 기탁금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법정의견과 견해를 같이한다. 다만, 청구인이 공무원인 전북대학교 교수로서 전북대학교 학칙에 규정된 내용을 다투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헌법상의 문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보충의견을 밝힌다.
가. 특별권력관계이론의 종언
과거에는 공무원, 재소자, 군인 등 소위 특별권력관계에 있는 국민도 일반 국민과 같이 기본권 주체로서 기본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19세기 독일 공법이론의 산물인 특별권력관계이론에 따르면, 국민은 일반 국민과 특별권력관계에 있는 국민으로 구분되고 후자에게는 기본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다. 즉 기본권이란 국가의 침해로부터 사회의 구성원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인데, 공무원 등과 같이 개인이 일반 사회에서 이탈하여 국가와 특별한 권리․의무관계가 형성되는 경우에는, 개인은 기본권의 주체인 ‘사회의 구성원’이 아니라 ‘국가조직의 일부분’으로 간주된다. 그 결과 특별권력관계에 있는 국민은 기본권 보호를 받지 못하고 공무원에 대한 규율은 기본권 제한에 해당되지 않으며 법률유보원칙 등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현대법치국가에서는 국가와 특별한 관계에 있는 국민에 대해 기본권 보호의 사각지대를 인정한 특별권력관계이론은 더 이상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이론이다. 모든 국가기관이 기본권의 구속을 받는 헌법국가에서 기본권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운 국가행위의 영역은 인정되지 않는다(헌재 2001. 3. 21. 99헌마139등 참조).
나. 공무원의 기본권 주체성
(1) 대한민국 헌법상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헌법 제7조 제1항).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법인의 기능이나 작용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법인의 기관이 담당하고 국가기관 등의 구체적 활동은 공무원이 수행한다. 이와 같이 공무원은 넓은 의미의 국가조직 영역 내에서 공적 과제를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권한과 관할에 따라 구체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공무원의 기본권 주체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공무원은 공익실현의 주체이고 공무원에게 인정되는 주관적 권리는 직업공무원제도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신분보장을 관철하기 위한 헌법적 권리로서 기본권과는 다르다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는 공무원의 주관적 권리는 직업공무원제도의 특수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므로, 그 권리의 헌법적 근거는 공무담임권을 보장한 헌법 제25조가 아니라 직업공무원제도를 보장하는 헌법 제7조 제2항이라고 한다. 이 견해에 따르면 공무원은 원칙적으로 기본권의 주체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며, 공무담임권은 국민이 공직에 취임하기 이전의 문제라고 본다.
(2) 한편 헌법재판소는 ‘국가’, ‘국가기관’, ‘국가조직의 일부’ 또는 ‘공법인’은 공권력 행사의 주체이자 기본권과 관련된 법령 등의 ‘수범자’로서 기본권의 ‘소지자’인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을 뿐이므로, 기본권의 주체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적격이 없다고 본다(헌재 1994. 12. 29. 93헌마120; 헌재 1995. 9. 28. 92헌마23등; 헌재 2001. 1. 18. 2000헌마149 참조).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직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제기한 헌법소원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 기본권의 주체성 인정여부가 달라진다고 한다. 법률 기타 공권력 작용이 넓은 의미의 국가 조직영역 내에서 공적 과제를 수행하는 주체의 권한 내지 직무영역을 제약하는 성격이 강한 경우에는 공무원의 기본권 주체성이 부정될 것이지만, 그것이 일반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해 가지는 헌법상 기본권을 제약하는 성격이 강한 경우에는 기본권의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한다. 즉, 개인의 지위를 겸하는 공무원이 기본권의 주체로서 헌법소원의 청구인적격을 가지는지 여부는, 법률 등 공권력 작용이 규율하는 기본권의 성격, 국가기관으로서의 직무와 제한되는 기본권 간의 밀접성 및 관련성, 직무상 행위와 사적인 행위 간의 구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고 한다(헌재 2008. 1. 17. 2007헌마700참조).
(3) 공무원은 넓은 의미의 국가조직영역 내에서 공적 과제를 수행하는 자로서 기본권의 구속을 받는 위치에 있지만,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직무외의 사적 영역, 예컨대 근무시간 외의 개인적인 생활형성이나 사회적 활동 등에서는 사인으로서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또한 공무원은 근무영역에서도 개인적인 법적 지위가 문제되는 경우(예를 들면, 근무 중 복장이나 외양 선택)에는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국가 등과의 관계에서 개인적 지위가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니므로 그 한도 내에서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반면, 공무원에 대해 직무수행과 직접 관련되는 영역, 즉 직무수행영역에서도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은 직무수행영역에서도 공권력 작용에 의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그 불이익으로 인격권 등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 그리고 공무원에게 발생한 불이익이 구체적으로 직무외의 사적 영역에 속한 것인지, 근무영역에 속한 것인지, 또는 직무수행영역에 속한 것인지 불분명한 경우도 있고, 직무수행영역에서 발생한 불이익이 개인의 지위와 관련된 것인지 아니면 국가기관 등의 지위와 관련된 것인지 역시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있다. 나아가 공권력 작용의 수범자가 국가기관인 공무원이고 일반 국민은 수범자가 아닌 경우 일반 국민이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자기관련성 유무가 불분명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직무수행영역에서 발생한 불이익이라고 하여 공무원의 기본권 주체성을 부정해버린다면 부당한 공권력 작용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공무원 또는 일반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어도 이를 구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공무원 개인 및 일반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공무원이 ‘국가기관 등의 지위에서’ 또는 ‘국가기관 등을 대신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지위’에서 기본권 침해를 다투는 경우에는, 직무외의 사적 영역과 근무영역뿐만 아니라 직무수행영역에서도 공무원의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하여야 한다(헌재 2016. 11. 24. 2012헌마854 재판관 김이수, 안창호의 보충의견 참조).
다. 공무원의 기본권 제한
다만, 공무원은 그의 특수한 지위와 공직의 기능 확보를 위하여 기본권이 일반 국민에 비하여 보다 넓게 제한될 수 있다.
(1) 앞서 본바와 같이 공무원이 개인의 지위에서 기본권 침해를 다투는 경우에 공무원의 기본권 주체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은 국가조직영역 내에서 공적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기본권이 보다 넓게 제한될 수 있다. 특히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지위를 가지면서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있으며(헌법 제7조 제1항), 본인의 희망에 따라 공법상 근무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 공무원의 기본권은 일반 국민보다 더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이라고 하여 모든 기본권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며, 제한되는 기본권은 기본권의 내용, 공무원이 수행하는 직무와의 연관성 등이 고려된 영역에 한정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제한되는 기본권은 공무원의 헌법상 지위, 공무원이 수행하는 직무의 목적 및 기능, 국가행정 등의 원활한 운영 및 공익실현과는 비례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무원이 개인의 지위에서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경우 공무원의 기본권 주체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구체적인 기본권의 내용과 성질, 그 제한의 태양과 정도 등을 공익의 실현 등과 교량하여 공무원의 기본권 제한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공무원 지위의 헌법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기본권의 제한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거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6. 11. 24. 2012헌마854 재판관 김이수, 안창호의 보충의견 참조).
(2)한편, 대학교수인 공무원은 대학과의 관계에서 대학의 자율성으로 인해 기본권주체 상호간의 문제로 보아 그의 기본권이 더욱 제약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여 교육의 자주성과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대학의 자율성은 대학의 인사, 대학시설의 관리․운영, 학사관리 등에 관하여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대학의 자율성과 관련하여, 대학은 ‘국가에 대한 관계’에서는 기본권의 주체로서 그 보장이 문제될 수 있으나, ‘국민이나 그 구성원과의 관계’에서는 영조물인 대학의 공권력 담당자이므로 원칙적으로 행정적 규제를 과하는 공권력행사의 주체로서 그 공권력행사의 한계가 문제된다(헌재 1992. 10. 1. 92헌마68등 재판관 조규광의 반대의견 참조).
따라서 대학교수인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바와 같이 공무원이기 때문에 기본권이 제한되는 것 이외에, 대학의 자율성으로 인해 그 기본권이 반드시 더욱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라. 국립대학교의 학칙과 헌법소원 대상성
학칙은 학교가 교육목적 달성을 위하여 학교의 조직․운영․이용관계 등에 관하여 정하는 일체의 내부규칙을 말한다.
국립대학교 학칙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행정규칙이라는 견해, 자치규범이라는 견해, 특별명령이라는 견해, 일반처분이라는 견해 등이 있다. 국립대학교의 학칙이 행정규칙의 일종이라고 보는 견해는 그 학칙이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이므로 대외적 구속력이 있다고 하여 헌법소원의 대상성을 인정하고 있다. 학칙이 자치규범이라는 견해는 학칙이 헌법상 자치권으로부터 유래하는 규범으로 대외적 구속력이 있다고 하여 헌법소원의 대상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립대학교 학칙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행정규칙이라는 견해를 취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행정규칙은 행정입법의 일종이므로 대외적 구속력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행정규칙은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해 그 조직이나 업무처리의 절차․기준 등에 관하여 발하는 일반적․추상적 규범이므로 대외적 구속력과는 무관하게 행정권의 고권적 작용으로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다양한 입법작용 가운데 행정규칙에 대해서만 유독 대외적 구속력을 가진 경우에 한해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함으로써 헌법소원의 대상범위를 축소하여야 할 헌법상의 근거가 없으며, 행정규칙이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경우에 한하여 헌법소원의 대상성을 인정한다면 일반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경우에도 구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 소결론
청구인은 전북대학교 교원인 공무원으로서 같은 대학의 총장후보자에 지원하려는 사람이고,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은 전북대학교 학칙이다.
전북대학교 교원인 청구인이 전북대학교 총장후보자가 되려는 것이 직무외의 사적 영역에 속한 것인지, 근무영역에 속한 것인지, 또는 직무수행영역에 속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음에도, 청구인은 이 사건 기탁금조항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다투고 있다. 즉 청구인은 이 사건 기탁금조항과 관련하여, ‘국가기관 등의 지위에서’ 또는 ‘국가기관 등을 대신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지위’에서 기본권 침해를 다투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청구인이 전북대학교 총장후보자가 되려는 것이 직무외 사적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 여부 등과 관계없이, 청구인의 기본권 주체성은 인정되어야 한다.
한편 위에서 본바와 같이, 학칙인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의 성격과 관련하여 다양한 견해가 대립할 수 있으나, 총장후보자 선정규정은 그 성격을 행정규칙으로 보더라도 헌법소원의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전북대학교 교원인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할 수 있다.
청구인이 전북대학교 교원인 공무원으로서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지위를 가지면서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으며(헌법 제7조 제1항), 본인의 희망에 따라 공법상 근무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 청구인의 기본권은 일반 국민보다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기탁금조항이 정한 기탁금의 액수는 청구인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고 다른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방법으로도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총장후보자의 선정을 직선제 방식이 아닌 간선제 방식으로 하고 있어 후보자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난립과 선거 과열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적음에도 고액의 기탁금을 정한 것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이 사건 기탁금 조항은 전북대학교의 교원 등 학내 인사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이 전북대학교 총장이 되려는 경우에도 적용되므로, 위 조항에 대한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공무원 지위의 특수성이 반드시 고려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기탁금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교육공무원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된 것)
제24조(대학의 장의 임용) ① 대학(「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의 학교를 말하되, 공립대학은 제외한다. 이하 이 조, 제24조의2, 제24조의3 및 제25조부터 제27조까지에서 같다)의 장은 해당 대학의 추천을 받아 교육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한다. 다만, 새로 설립되는 대학의 장을 임용하거나 대학의 장의 명칭 변경으로 인하여 학장으로 재직 중인 사람을 해당 대학의 총장으로, 총장으로 재직 중인 사람을 해당 대학의 학장으로 그 임기 중에 임용하는 경우에는 교육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한다.
② 제1항 본문에 따른 대학의 장의 임용추천을 위하여 대학에 대학의 장 임용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③ 추천위원회는 해당 대학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방법에 따라 대학의 장 후보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 추천위원회에서의 선정
-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선정
④ 추천위원회의 구성⋅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되, 위원의 일정 비율 이상은 여성으로 한다.
교육공무원임용령(2016. 7. 26. 대통령령 제27372호로 개정된 것)
제12조의2(대학의 장의 추천) 대학은 법 제24조 제1항 또는 제5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대학의 장의 임용추천을 할 때에는 2인 이상의 후보자를 대학의 장의 임기만료일 30일 전(대학의 장이 임기 중에 사고 등으로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때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60일 이내)까지 교육부장관(공립의 대학이 그 장의 임용추천을 하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추천하여야 한다.
제12조의3(대학의 장 임용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① 법 제24조 제2항에 따른 대학의 장 임용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원회”라 한다)는 다음 각 호의 사람 중에서 해당 대학의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10명 이상 50명 이하(교육대학 및「고등교육법」제43조 제1항에 따른 종합교원양성대학의 경우에는 10명 이상 20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다만, 교육부장관이 학생 정원 등 해당 대학의 규모를 고려하여 위원 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대학의 추천위원회는 10명 이상 60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할 수 있다.
- 해당 대학의 교원
- 해당 대학의 직원
- 해당 대학의 재학생
- 해당 대학의 졸업생
5.해당 대학의 발전에 기여하였거나 교육⋅연구 또는 대학 운영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② 추천위원회의 위원에는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위원이 각 1명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
③ 추천위원회 위원의 구성비율은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라야 한다.
1.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각 호별 해당 위원 수가 같은 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해당하는 위원 수 합계의 10분의 8을 초과하지 아니할 것
2.제1항 제4호 및 제5호에 해당하는 위원 수의 합계는 전체 위원 수의 10분의 1 이상일 것
3.여성위원의 수가 전체 위원 수의 10분의 2 이상일 것
④ 추천위원회에는 위원장 1명과 부위원장 1명을 두되, 위원장 및 부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각각 호선한다.
⑤ 추천위원회는 법 제24조 제3항 제1호에 따라 대학의 장 후보자를 선정하는 경우에는 서면 심사, 심층 면접, 정책 평가 또는 정책 토론 등을 실시할 수 있다. 다만, 해당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정책 평가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그 실시 방법 및 결과 반영 등에 관하여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
⑥ 추천위원회는 대학의 장 후보자를 선정하였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선정 결과를 해당 대학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⑦ 추천위원회는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대학의 장 후보자가 대학의 장으로 임용되는 날까지 존속한다.
⑧ 추천위원회의 운영 등에 필요한 세부사항은 해당 대학의 학칙으로 정한다.
구 전북대학교 학칙(2012. 8. 24 규칙 제130호로 개정되고, 2018. 2. 28. 규칙 제2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총장의 선출) 총장임용후보자의 선정은 공모제로 하되, 이에 관한 세부사항은 교원의 합의에 따라 별도로 정한다.
전북대학교 학칙(2018. 2. 28. 규칙 제200호로 개정된 것)
제4조(총장의 선출) 총장임용후보자의 선정은 직접선거제로 하되, 이에 관한 세부사항은 교원의 합의에 따라 별도로 정한다.
구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4. 6. 13. 훈령 제1753호로 개정되고, 2014. 8. 22. 훈령 제1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총장후보자 지원서 접수) ① 후보자로 지원하고자 하는 자는 공고기간 동안 다음 각 호의 서류를 갖추어 관리위원회에 접수하여야 한다. 다만 접수마감일이 토요일 및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까지 접수일로 한다.
10.발전기금 납부확인서(단, 납부사실이 있을 경우) 1부
③ 후보자로 지원하고자 하는 자는 접수 시 3,000만 원의 기탁금을 관리위원회에서 지정한 은행계좌에 납부하여야 한다.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2015. 12. 28. 훈령 제1899호로 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규정은「교육공무원법」제24조,「교육공무원 임용령」제12조의2 및 제12조의3,「전북대학교 학칙」(이하 “학칙”이라 한다) 제4조에서 규정하는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15조(총장후보자 지원서 접수) ① 후보자로 지원하고자 하는 자는 공고기간 동안 다음 각 호의 서류를 갖추어 관리위원회에 접수하여야 한다. 다만 접수마감일이 토요일 및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까지 접수일로 한다.
- 총장후보자 지원서 1부
- 총장후보자 추천서(해당자에 한함) 1부
- 이력서(경력증명서 첨부) 1부
- 자기소개서 1부
- 대학발전계획서 1부
- 최근 10년간 연구업적목록 및 실적물 1부
- 서약서 1부
- 학위수여증명서 또는 학위기사본 각 1부
- 기타 필요한 서류
②제1항의 접수 서류 양식과 접수서류의 보정에 관한 사항 및 후보자 접수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별도로 정한다.
제16조(총장후보자의 자격) 후보자로 지원하고자 하는 자는 총장으로서 요구되는 학식과 덕망, 리더십과 행정능력을 고루 갖추고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자로 다음 각 호의 자격을 충족하여야 한다.
1.「국가공무원법」제33조 각 호의 공무원 임용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
- 총장임기 종료일 전에「교육공무원법」제47조에 의한 정년에 달하지 아니한 자
- 후보자로 지원하고자 하는 자는 다음 각 목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가.학내 인사의 경우 공개모집 공고일 현재 전북대학교에서 10년 이상 재직 중인 자
나.학외 인사의 경우 박사학위소지자(명예박사학위 포함) 중 전북대학교 전임 교원 20인 이상의 추천을 받은 자
5.학칙 제24조 제1항의 학무회의 구성원(학무위원) 중 총장을 제외한 학무위원 또는 교수회장(단과대학교수회장도 포함한다)이 후보자로 지원하고자 하는 경우, 총장공모 공고에서 정한 후보자 접수 개시일 전까지 그 직을 사퇴한 자
제17조(후보자의 부정행위 제재) ① 후보자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위원(관리위원회, 추천위원회 등 총장임용후보자 선출을 위한 모든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위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들에게 금전⋅물품⋅향응 등을 제공하는 행위
2.위원들에게 자신이나 타인이 임용후보자가 되어야 함을 청탁 또는 강요하는 행위
3.위원들에게 타인이 임용후보자가 되지 않아야 함을 청탁 또는 강요하는 행위
- 허위 사실 유포나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행위
- 위원들에 대한 보직 임용을 약속하는 행위
6.제3자를 통해 임용후보자 선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
- 기타 공정한 선정 과정을 저해하는 행위
② 제1항 각 호의 행위를 하였을 경우 관리위원회는 경고, 시정명령, 자격박탈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사안에 따라 형사고발 조치 등을 할 수 있다.
③ 관리위원회는 후보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조치 중 자격박탈 및 형사고발 요구의 경우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제21조(기능) 추천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기능을 수행한다.
1.후보자에 대한 서류심사, 대학발전계획 평가, 합동연설회 등 참여
- 임용후보자 2인 선정
제28조(임용후보자 선정) ① 추천위원회는 후보자의 서류 심사, 대학발전계획서의 평가, 후보자의 리더십, 사회적 영향력 및 도덕성, 합동연설회 등을 고려하여 임용후보자를 표결로 선정한다.
② 임용후보자의 선정 순위는 다음 각 호에 따른다.
- 표결은 직접․비밀투표로 하며, 1인 1표로 한다.
2.추천위원회의 임용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재적위원의 3분의 2이상 출석으로 개회한다.
3.1차 투표는 후보자가 7인 이상일 경우 서류 심사, 대학발전계획서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투표를 실시한 후, 상위 득표자 5인까지 2차 투표 대상자로 선정한다. 다만, 후보자가 7인 미만일 경우 1차 투표는 생략하고 후보자 전원을 2차 투표 대상자로 선정한다.
- 2차 투표는 합동연설회 등을 판단하여 투표를 실시한 후 다음과 같이 선정한다.
가.재적위원 과반수 득표자가 있을 경우, 과반수 득표자와 차 순위 득표자를 임용후보자 1,2순위로 정하여 선정한다. 다만, 차 순위 득표자가 복수일 경우, 복수 득표자의 2차 투표까지의 누적 득표수가 많은 자를 선정하되, 누적 득표수가 같을 경우, 이에 대한 결정은 별도로 정한다.
나.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자 3인까지 3차 투표 대상자로 선정한
다.다만, 3순위 득표자가 복수일 경우 복수 득표자의 2차 투표까지의 누적 득표수가 많은 자를 선정하되, 누적 득표수가 같을 경우, 이에 대한 결정은 별도로 정한다.
- 3차 투표에서는 다음과 같이 선정한다.
가.재적위원 과반수 득표자가 있을 경우, 과반수 득표자와 차순위 득표자를 임용후보자 1,2순위로 정하여 선정한다. 다만, 차 순위 득표자가 복수일 경우 복수 득표자의 3차 투표까지의 누적 득표수가 많은 자를 선정하되, 누적 득표수가 같을 경우, 이에 대한 결정은 별도로 정한다.
나.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자 2인에 대하여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다만 2순위 득표자가 복수일 경우 복수 득표자의 3차 투표까지의 누적 득표수가 많은 자를 선정하되, 누적 득표수가 같을 경우, 이에 대한 결정은 별도로 정한다.
- 결선 투표에서 득표수가 동수일 경우, 최종 투표까지의 누적 득표수가 많은 자를 1순위 후보로 선정하되, 누적 득표수가 같을 경우, 이에 대한 결정은 별도로 정한다.
제25조(합동연설회) ① 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추천위원회의 임용후보자 선정 심사에 앞서 추천위원회 위원을 대상으로 후보자의 소견 발표 및 질의⋅응답을 통해 후보자의 정책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② 합동연설회 진행에 관한 사항은 관리위원회 위원장이 별도로 정한다.
③ 합동연설회 진행상황을 대학구성원에게 중계하여야 한다.
전북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2015. 12. 28. 훈령 제1900호로 개정된 것)
제6조(지원서류의 접수 등) ② 관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을 선정 결과 발표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기탁자에게 반환한다.
1.추천위원회 최초 투표 기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을 득표한 경우에는 기탁금 전액
2.추천위원회 최초 투표 기준 유표투표총수의 100분의 10 이상 100분의 15 미만을 득표한 경우에는 기탁금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
③ 후보자가 중도 사퇴하거나 추천위원회 1차 투표에서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0 미만의 득표를 한 경우 기탁금은 반환하지 아니한다. 이 경우 반환하지 않은 기탁금은 기탁자의 명의로 대학발전기금으로 귀속한다.
- 통신비밀보호법 제9조의3 위헌확인
[2018. 4. 26. 2014헌마1178]
【판시사항】
통신비밀보호법(2009. 5. 28. 법률 제9752호로 개정된 것) 제9조의3 제2항 중 ‘통지의 대상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로만 한정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나, 수사의 밀행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 사실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에게만 통지하도록 하고, 그 상대방(이하 ‘상대방’이라 한다)에 대해서는 통지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형사소송법 조항과 영장실무가 압수⋅수색영장의 효력범위를 한정하고 있으므로,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관하여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의 상대방에 대한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는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다.
한편, 전기통신의 특성상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와 전기통신을 송․수신한 상대방은 다수일 수 있는데, 이들 모두에 대하여 그 압수․수색 사실을 통지하도록 한다면,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가 수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상대방 모두에게 알려지게 되어 오히려 위 가입자가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입을 수 있고, 또한 통지를 위하여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수집해야 함에 따라 또 다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침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상과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볼 때,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에게만 통지하도록 하고, 그 상대방에 대하여는 통지하지 않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다만 입법자로서는 압수된 전기통신의 내용에 관련자들의 중대하거나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된 경우에는 그 개인정보주체가 수집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둘 것인지 여부 또는 수집된 개인정보의 수집․보관 필요성이 소멸한 경우나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경우 등에는 이를 삭제․폐기하는 제도를 도입할 것인지 여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심판대상조문】
통신비밀보호법(2009. 5. 28. 법률 제9752호로 개정된 것) 제9조의3 제2항 중 ‘통지의 대상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로만 한정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17조, 제18조
통신비밀보호법(2009. 5. 28. 법률 제9752호로 개정된 것) 제9조의3 제1항
형사소송법(2011. 7. 18. 법률 제10864호로 개정된 것) 제106조
【참조판례】
헌재 2003. 7. 24. 2001헌가25, 판례집 15-2상, 1, 17-18
헌재 2007. 10. 4. 2006헌바91, 판례집 19-2, 396, 408
헌재 2012. 12. 27. 2011헌바225, 판례집 24-2하, 467, 474-475
헌재 2015. 9. 24. 2012헌바302, 판례집 27-2상, 514, 521
헌재 2015. 12. 23. 2013헌바68등, 판례집 27-2하, 480, 489
【당 사 자】
청 구 인별지와 같음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서울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청구외 정○우에 대하여 일반교통방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피의사실을 수사하던 중 2014. 6. 16. 정○우 명의의 휴대전화에 대한 2014. 5. 1.부터 2014. 6. 10.까지의 ‘카카오톡 메신저’ 메시지 내용, 대화 상대방의 가입자명과 전화번호, 대화일시, 수발신 내역 일체, 그림․사진 파일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하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이라 한다)을 받아 2014. 6. 19. 이를 집행하였다.
나. 정○우는 2014. 6. 27.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일반교통방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는데(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단4122), 2014. 9. 18.경에야 서울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부터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 집행 사실을 통지받았다. 정○우는 위 통지를 받은 뒤인 2014. 10. 1. ‘카카오톡 압수⋅수색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나누었던 대화에는 사건과 무관한 신용카드번호, 비밀번호, 재판과 관련하여 변호사와 나눈 이야기 등 내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다. 청구인들은 2014. 6. 10.경 정○우와 같은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방에 있던 사람들이다. 청구인들은 2014. 11. 27.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 집행물이 위 법원에 제출되자 이를 통하여 자신의 전화번호 등이 이 사건 압수⋅수색영장 집행물에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2014. 12. 29.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하여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집행한 경우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에게만 위 집행사실을 통지하도록 한 통신비밀보호법 제9조의3이 청구인들의 평등권,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통신비밀보호법(2009. 5. 28. 법률 제9752호로 개정된 것) 제9조의3 제2항 중 ‘통지의 대상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로만 한정한 부분’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통신비밀보호법(2009. 5. 28. 법률 제9752호로 개정된 것)
제9조의3(압수⋅수색⋅검증의 집행에 관한 통지) ② 사법경찰관은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하여 압수⋅수색⋅검증을 집행한 경우 그 사건에 관하여 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하거나 제기하지 아니하는 처분의 통보를 받거나 내사사건에 관하여 입건하지 아니하는 처분을 한 때에는 그 날부터 30일 이내에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에게 압수⋅수색⋅검증을 집행한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통신비밀보호법(2009. 5. 28. 법률 제9752호로 개정된 것)
제9조의3(압수⋅수색⋅검증의 집행에 관한 통지) ① 검사는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하여 압수⋅수색⋅검증을 집행한 경우 그 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거나 공소의 제기 또는 입건을 하지 아니하는 처분(기소중지결정을 제외한다)을 한 때에는 그 처분을 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에게 압수⋅수색⋅검증을 집행한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2011. 7. 18. 법률 제10864호로 개정된 것)
제106조(압수) ① 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증거물 또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 단, 법률에 다른 규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
② 법원은 압수할 물건을 지정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다.
③ 법원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이 항에서 “정보저장매체등”이라 한다)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 다만,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보저장매체등을 압수할 수 있다.
-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가. 수사대상인 가입자와 전기통신을 송⋅수신한 상대방도 그의 개인정보와 대화내용이 위 가입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압수⋅수색을 당하게 되므로, 그 상대방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사실이 통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수사대상인 가입자의 상대방을 통지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와 그 상대방을 합리적 사유 없이 차별하고, 또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을 압수당한 자와 우체물, 금융거래정보를 압수당한 자를 차별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다.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으로 인하여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의 상대방인 청구인들도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제한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에 대하여는 집행사실을 통지하지 않도록 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은 사후 구제절차의 당사자적격을 부여받지 못해 이후 기본권제한에 대한 사후구제수단을 전혀 이용할 수 없게 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위 기본권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1)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는 개인의 신체, 신념, 사회적 지위, 신분 등과 같이 개인의 인격 주체성을 특징짓는 사항으로서 그 개인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일체의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수집⋅보관⋅처리⋅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헌재 2015. 12. 23. 2013헌바68 등). 따라서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이 있은 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의 상대방에 대하여는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사실을 통지하지 않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통신의 비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평등권 등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통신의 비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압수․수색영장의 집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이지, 압수․수색영장이 집행된 후 이를 통지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2. 12. 27. 2011헌바225 참조). 또한,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에 대해서만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사실을 통지하고, 그 상대방을 통지의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양자를 달리 취급하는 문제는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집행되었다는 사실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는 물론 그 상대방도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적법절차원칙의 문제와 그 내용이 다르지 않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이상, 청구인들의 위와 같은 주장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1) 적법절차원칙의 의의
헌법 제12조의 적법절차원칙은 형사절차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작용 전반에 적용된다. 적법절차원칙에서 도출할 수 있는 중요한 절차적 요청 중의 하나로, 당사자에게 적절한 고지를 행할 것, 당사자에게 의견 및 자료 제출의 기회를 부여할 것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원칙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절차를 어느 정도로 요구하는지는 규율되는 사항의 성질, 관련 당사자의 권리와 이익, 절차 이행으로 제고될 가치, 국가작용의 효율성, 절차에 소요되는 비용, 불복의 기회 등 다양한 요소를 비교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헌재 2003. 7. 24. 2001헌가25; 헌재 2007. 10. 4. 2006헌바91; 헌재 2015. 9. 24. 2012헌바302 등 참조).
(2) 판단
(가)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은 전기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피압수자로 하여 이루어지는바, 과거에는 그 전기통신의 주체가 되는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영장 집행 사실이 통지되지 않았다. 피의자는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2조 본문에 의하여 사전에 압수⋅수색영장 집행 일시 등을 통지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으나, 제122조 단서가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통지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제122조 단서에 따라 통지가 생략된 경우에는 피의자로서는 자신이 공소제기되어 그 공판절차에서 압수⋅수색영장 및 그 집행물이 증거물로 제출되지 않는 한 자신에 관한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이 압수⋅수색 되었는지조차 알 방법이 없었다. 심판대상조항은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있어서 피의자로 하여금 그 집행사실을 사후에라도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은 수사의 밀행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 사실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 즉 피의자에게만 통지하도록 하고, 그 상대방에 대해서는 통지하지 않도록 하였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이 압수⋅수색영장 집행 사실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에게만 통지하도록 한 것은 위 가입자의 피의자로서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한편, 수사의 밀행성을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나)한편,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으로 인하여 피의자뿐 아니라 그 상대방이 피의자와 송⋅수신한 전기통신도 수사기관이 수집하게 되므로, 이러한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이 피의자에 대한 증거를 수집⋅보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피의자의 상대방의 기본권이 제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의 특성상 그 범위가 광범위할 수 있으나,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06조 제1항은 압수의 요건을 ‘피의사건과 관련이 있는 때’로 정하고 있고, 실제 영장실무도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면서 그 효력범위를 피의사실(혐의사실)에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하고 있다. 나아가 형사소송법 제114조 제1항 단서는 법관이 전기통신에 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할 때에는 작성기간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어, 압수⋅수색의 대상이 되는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시간적 범위도 한정하고 있다. 이처럼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은 피의사실에 관한 증거를 수집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점, 압수⋅수색영장의 효력범위 자체가 피의사실에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되는 점, 또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할 때에 법관으로 하여금 영장에 전기통신의 작성기간을 기재하도록 함으로써 압수⋅수색영장의 시간적 효력 범위를 제한하고 그 기간 내에 송⋅수신된 전기통신에 대해서만 압수⋅수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의 상대방에 대한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는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 나아가, 전기통신은 ‘전화⋅전자우편⋅회원제정보서비스⋅모사전송⋅무선호출 등과 같이 유선⋅무선⋅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모든 종류의 음향⋅문언⋅부호 또는 영상을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것’을 의미하는데(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제3호), 전기통신의 특성상 피의자와 전기통신을 송⋅수신한 상대방이 다수일 수 있다. 그럼에도 피의자에 관한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압수⋅수색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 상대방 모두에게 통지하도록 한다면, 그 상대방 모두에 대하여 피의자가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되는 것이어서, 오히려 피의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줄 수 있다. 또한, 수사기관은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을 압수⋅수색함에 있어 피의자의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원칙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데, 이들에게 압수⋅수색영장 집행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면, 이들에 대한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밖에 없게 되므로, 이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또 다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침해를 야기할 위험마저 있다.
(라) 이상과 같이 형사소송법이 이미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에 관하여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점,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와 달리 그 상대방은 수사대상이 아니므로 피의자와 달리 방어권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이 적은 점, 피의자의 상대방에 대한 통지가 자칫 피의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고, 피의자의 상대방에 대한 통지를 위하여 그 상대방에 대한 또 다른 개인정보를 수집함으로써 오히려 그 상대방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사실을 피의자의 상대방에게는 통지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마)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3) 향후 개선 방향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이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압수된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내용에 관련자들의 중대한, 또는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된 경우 등과 같이 관련자가 이러한 내용의 개인정보가 수집되었음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할 이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뿐만 아니라 그 상대방도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사실 등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둘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숙고할 필요성이 있다. 수사의 밀행성이 유지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와 전기통신을 송․수신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에 대한 정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수사기관에 의하여 수집되고, 나아가 그러한 정보가 장래 이용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압수․수색이 있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당사자는 불리한 지위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개인정보의 수집 자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운영하는 한편, 부득이하게 정보가 수집될 경우에는 수사가 종료되는 시점에서라도 이를 적절히 알려주는 제도를 둘 필요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입법자로서는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으로 수집된 개인정보에 관하여 필요성이 소멸한 경우나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경우 등에는 그에 관한 자료를 삭제․폐기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를 마련할 것인지에 관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 소결론
심판대상조항은 적법절차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별지] 청구인 명단
조○섭 외 25인
청구인들의 대리인1. 법무법인 동화담당변호사 조영선
- 법무법인 동안담당변호사 이광철
- 법무법인 인화담당변호사 최호웅
- 변호사 김지미
- 변호사 송아람
- 변호사 김하나
- 변호사 손준호
- 방송법 제100조 제1항 위헌확인 등
[2018. 4. 26. 2016헌마46]
【판시사항】
가. 방송통신심의원회(피청구인)가 방송사업자인 청구인에 대하여 한, ‘청구인의 보도가 심의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관련 규정을 준수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의견제시’(이하 ‘이 사건 의견제시’라 한다)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나. 방송사업자가 방송법 제33조의 심의규정을 위반하였으나 그 위반 정도가 경미하여 방송법 제100조 제1항 각 호의 제재조치를 명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하여금 해당 방송사업자에 대하여 의견제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구 방송법(2009. 7. 31. 법률 제9786호로 개정되고, 2015. 12. 22. 법률 제13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방송법’이라 한다) 제100조 제1항 단서 중 ‘제33조의 심의규정 위반을 이유로 한 방송사업자에 대한 의견제시’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다. 이 사건 의견제시에 대한 심판청구가 부적법한 이상,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에 의하여 그 근거가 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본 사례
【결정요지】
가. 이 사건 의견제시의 근거법률인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견제시를 받은 방송사업자에 대하여 취할 수 있는 후속조치나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강제수단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고, 방송법의 다른 규정이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도 의견제시를 받은 방송사업자가 제시된 의견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과태료나 형사처벌 등 제재나 불이익을 부과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사건 의견제시 자체에서도 상대방인 청구인에게 특별한 부담이나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 않고, 그 불이행에 대해 법적 제재나 불이익 조치도 예정하고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피청구인이 이 사건 의견제시에서 이러한 불이익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지도 않으며,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의견제시를 하였다는 사실을 다른 언론사 등 외부에 공표한 바도 없다. 청구인 스스로도 피청구인으로부터 이 사건 의견제시를 받은 사실을 방송을 통해 공표해야 할 의무가 없어 이를 공표하지 않았고 이 사건 의견제시를 받았다는 것만으로 어떠한 불이익을 받은 사실도 없었다.
이와 같은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의견제시는 행정기관인 피청구인에 의한 비권력적 사실행위로서, 방송사업자인 청구인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켜 청구인의 법률관계 내지 법적 지위를 불리하게 변화시킨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 사건 의견제시의 법적성질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의견제시가 청구인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도의 위축효과를 초래하였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의견제시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이 사건 법률조항은 해당 방송프로그램이 심의규정에 위반되는 경우에 그 위반 정도 등을 고려하여 구 방송법 제100조 제1항 각 호에 따른 제재조치가 아니라 의견제시를 할 수 있도록 피청구인에게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자체에 의하여 청구인과 같은 방송사업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리 또는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피청구인의 심의․의결을 거친 ‘의견제시’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해 비로소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의견제시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그에 대한 심판청구가 부적법한 이상, 본안에 나아가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에 의하여 이 사건 의견제시의 근거가 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방송법(2009. 7. 31. 법률 제9786호로 개정되고, 2015. 12. 22. 법률 제13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0조 제1항 중 ‘제33조의 심의규정 위반을 이유로 한 방송사업자에 대한 의견제시’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21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제75조 제5항
방송법(2008. 2. 29. 법률 제8867호로 개정된 것) 제106조 제2항 제2호
구 방송법(2008. 2. 29. 법률 제8867호로 개정되고, 2015. 12. 22. 법률 제13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8조 제1항 제27호
구 방송법(2008. 2. 29. 법률 제8867호로 개정되고, 2018. 3. 13. 법률 제154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0조 제7항
방송법(2009. 7. 31. 법률 제9785호로 개정된 것) 제32조
구 방송법(2009. 7. 31. 법률 제9786호로 개정되고, 2016. 1. 27. 법률 제138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0조 제4항
구 방송법(2009. 7. 31 법률 제9786호로 개정되고, 2018. 3. 13. 법률 제154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0조 제5항, 제6항
방송법(2014. 5. 28. 법률 제12677호로 개정된 것) 제33조 제1항, 제2항 제10호
구 방송법(2015. 3. 13. 법률 제13220호로 개정되고, 2015. 12. 22. 법률 제13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 제10호,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67호로 제정된 것) 제21조, 제25조 제1항 제1호, 제4항
【참조판례】
가. 헌재 1994. 5. 6. 89헌마35, 판례집 6-1, 462, 485-486헌재 2001. 3. 21. 99헌마139등 판례집 13-1, 676, 692헌재 2001. 7. 19. 2000헌바22, 판례집 13-2, 18, 25헌재 2003. 12. 18. 2001헌마754 판례집 15-2하, 609, 624헌재 2005. 3. 31. 2003헌마87, 판례집 17-1, 437, 446헌재 2008. 1. 17. 2007헌마700, 판례집20-1상, 139, 156-157
나. 헌재 1992. 11. 12. 91헌마192, 판례집 4, 813, 823헌재 1998. 4. 30. 97헌마141, 판례집 10-1, 496, 503-504
【당 사 자】
청 구 인주식회사 문화방송대표이사 최○호대리인 법무법인(유) 화우담당변호사 조대현 외 3인
피청구인방송통신심의위원회대리인 변호사 원은자법무법인 케이씨엘담당변호사 김용직 외 3인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청구인은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뉴스프로그램인 ‘MBC 뉴스데스크’를 제작․방송하는 지상파방송사업자로서, 2015. 9. 1.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서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 의혹 수사”라는 제목으로 시민단체가 박원순 시장 아들인 박주신의 병역기피 의혹을 고발하여 검찰에서 수사에 착수하였다는 내용을 [별지 1] 기재와 같이 보도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도’라 한다).
나. 피청구인은 이 사건 보도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자 이를 심의한 후, 2015. 10. 22. 위 보도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을 다룸에 있어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이하 ‘심의규정’이라 한다) 제9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나, 그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고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하여 구 방송법 제100조 제1항에 따라 향후 관련 규정을 준수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별지 2] 기재와 같은 의견제시를 하였다(의결번호 제2015-방송-34-0487호, 이하 ‘이 사건 의견제시’라 한다).
다. 이에 청구인은 2016. 1. 19. 이 사건 의견제시와 그 근거가 된 구 방송법 제100조 제1항이 청구인의 방송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구 방송법 제100조 제1항 전부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이 사건은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하여 의견제시를 한 것이 문제된 사안이므로, 심판대상을 청구인과 직접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이 사건 의견제시 및 구 방송법(2009. 7. 31. 법률 제9786호로 개정되고, 2015. 12. 22. 법률 제13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0조 제1항 단서 중 ‘제33조의 심의규정 위반을 이유로 한 방송사업자에 대한 의견제시’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아래 밑줄 친 부분)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 3]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방송법(2009. 7. 31. 법률 제9786호로 개정되고, 2015. 12. 22. 법률 제13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0조(제재조치등) ①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사업자⋅중계유선방송사업자 또는 전광판방송사업자가 제33조의 심의규정 및 제74조 제2항에 의한 협찬고지 규칙을 위반한 경우에는 5천만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다음 각 호의 제재조치를 명할 수 있다. 제35조에 따른 視聽者불만처리의 결과에 따라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다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심의규정 등의 위반정도가 경미하여 제재조치를 명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해당 사업자⋅해당 방송프로그램 또는 해당 방송광고의 책임자나 관계자에 대하여 권고를 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각호 생략)
- 청구인의 주장 요지
가. 적법성에 관한 주장
(1) 이 사건 의견제시는 이 사건 보도가 위법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향후 청구인이 심의규정을 준수하여 보도할 것을 요청하고 있으므로 언론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침해할 뿐만 아니라, 방송사업자에게 방송보도에 관한 위축효과를 초래하여 규제적․구속적 성격을 강하게 가지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
(2) 피청구인이 실제로 의견제시 처분을 하지 않더라도, 의견제시 처분을 허용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된다.
(3)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 의견제시 처분을 취소하거나 위헌확인을 하더라도, 기본권침해의 근본적 원인이 피청구인에게 의견제시의 권한을 부여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있고 추후 동일․유사한 헌법적 분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에 의한 부수적 규범통제로서 본안판단으로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심사하여야 한다.
나. 본안에 관한 주장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규제대상이 되는 방송 및 규제내용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불명확하고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시민사회의 자기교정 기능과 사상․의견의 경쟁 메커니즘에 의하여 방송질서의 공정성이 유지될 수 있음에도, 국가가 일률적․후견적으로 개입하여 심의규정 위반 여부를 포괄적으로 규제함으로써, 청구인의 방송활동에 중대한 위축효과를 초래하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방송의 자유를 침해한다.
(2) 이 사건 의견제시는 위헌인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한 처분이므로 청구인의 방송의 자유를 침해한다. 가사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청구인은 이 사건 보도가 방송의 공정성에 관한 심의규정을 위반하였다며 자의적으로 이 사건 의견제시를 하였고, 이로 인해 청구인으로서는 향후 뉴스보도에 대하여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위축효과가 발생하였으므로, 청구인의 방송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의견제시에 대하여
(1)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공권력’이란 입법권․행정권․사법권을 행사하는 모든 국가기관․공공단체 등의 고권적 작용을 말하며(헌재 2001. 3. 21. 99헌마139등 참조), 그 행사 또는 불행사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켜 청구인의 법률관계 내지 법적 지위를 불리하게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헌재 2008. 1. 17. 2007헌마700 등 참조).
한편 행정상의 사실행위는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와 행정청이 우월적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권력적 사실행위’로 나뉘고, 그 중 권력적 사실행위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는데(헌재 2003. 12. 18. 2001헌마754 참조), 일반적으로 어떤 행위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권력적 사실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행정주체와 상대방과의 관계, 그 사실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의사․관여정도․태도, 그 사실행위의 목적․경위, 법령에 의한 명령․강제수단의 발동 가부 등 그 행위가 행하여질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헌재 1994. 5. 6. 89헌마35; 헌재 2005. 3. 31. 2003헌마87 등 참조).
(2) 그런데 이 사건 의견제시의 근거법률인 이 사건 법률조항은 방송사업자의 방송내용이 방송법 제33조의 심의규정에 위반되나 그 위반정도가 경미하여 구 방송법 제100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제재조치를 명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피청구인이 해당방송사업자에 대하여 의견제시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의견제시를 받은 방송사업자에 대하여 취할 수 있는 후속조치나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강제수단에 관하여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방송법의 다른 규정이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방송통신위원회법’이라 한다)에서도 의견제시를 받은 방송사업자가 제시된 의견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과태료나 형사처벌 등 제재나 불이익을 부과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는 구 방송법 제100조 제1항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과징금처분이나 제재조치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즉, ① ‘조치의 공표(방송) 및 이행결과의 보고’와 관련하여, 방송사업자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처분이나 제재조치명령을 받은 경우 지체 없이 그에 관한 결정사항 전문을 방송해야 하고, 특히 제재조치명령에 대하여는 이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이행하고 그 이행결과를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하며, 이를 불이행하는 경우에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반면(구 방송법 제100조 제4항, 제108조 제1항 제27호), 피청구인의 권고나 의견제시의 경우에는 방송사업자가 피청구인으로부터 그러한 결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방송해야 할 의무가 없고, 그 이행결과를 피청구인에게 보고할 의무도 없다.
② ‘조치 상대방의 의견진술 및 불복절차’와 관련하여, 방송통신위원회는 과징금처분이나 제재조치명령을 하는 경우 미리 당사자 또는 대리인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구 방송법 제100조 제5항), 과징금처분이나 제재조치명령에 이의가 있는 자는 그러한 조치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그 재심결과를 당사자 또는 대리인에게 통지하여야 하는 반면(구 방송법 제100조 제6항, 제7항), 피청구인이 방송사업자 등에 대하여 권고나 의견제시를 함에 있어서는 당사자나 대리인이 미리 의견을 진술하거나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심의․의결에 필요한 경우 방송사업자 등에게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다(방송통신위원회법 제25조 제4항).
③ ‘불이행 시 제재’와 관련하여, 방송사업자 등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또는 방송통신위원회는 허가⋅승인 또는 등록을 취소하거나 6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할 수 있고(구 방송법 제18조 제1항 제10호),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반면(방송법 제106조 제2항 제2호), 피청구인의 권고나 의견제시의 경우에는 방송사업자의 불이행 시 위와 같은 행정적․형사적 제재나 불이익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④ ‘피청구인의 실무관행’을 보더라도, 구 방송법 제100조 제1항 단서에 근거한 권고와 의견제시를 구 방송법 제100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제재조치와 구분하여 ‘행정지도’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의견제시 자체에서도 상대방인 청구인에게 특별한 부담이나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 않고, 그 불이행에 대해 법적 제재나 불이익 조치도 예정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청구인이 이 사건 의견제시에서 이러한 불이익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지도 않았다. 또한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의견제시를 하였다는 사실을 다른 언론사 등 외부에 공표한 바도 없으며, 청구인 스스로 피청구인으로부터 이 사건 의견제시를 받은 사실을 방송을 통해 공표해야 할 의무도 없어 이를 공표하지 않았고, 이 사건 의견제시를 받았다는 것만으로 어떠한 불이익을 받은 사실도 없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관련 법령의 규율 내용 및 체계, 피청구인의 실무관행, 이 사건 의견제시의 목적․경위 및 내용, 공표 및 불이익을 받은 사실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의견제시는 행정기관인 피청구인에 의한 비권력적 사실행위로서, 방송사업자인 청구인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켜 청구인의 법률관계 내지 법적 지위를 불리하게 변화시킨다고 보기는 어렵다.
(3)청구인은 이 사건 의견제시가 방송사업자에게 방송보도에 관한 위축효과를 초래하여 규제적․구속적 성격을 강하게 가지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바(헌법 제21조), 그 중요성을 고려할 때 형사처벌 등 법적 제재가 수반되지 않더라도 만일 해당 공권력의 행사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 상대방으로 하여금 스스로 표현행위를 자제하게 만드는 결과, 이른바 위축효과(chilling effect)를 초래한다면 그 공권력 작용은 그 정도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헌재 2008. 1. 17. 2007헌마700 참조).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의견제시의 법적 성질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의견제시가 청구인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도의 위축효과를 초래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청구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국 이 사건 의견제시는 청구인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라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려면 그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의하여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직접⋅현재⋅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받아야 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고, 여기서 말하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한다(헌재 1992. 11. 12. 91헌마192). 그런데 법령에 근거한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재량행위인 경우에는 법령은 집행기관에게 기본권침해의 가능성만 부여할 뿐, 법령 스스로가 기본권의 침해행위를 규정하고 행정청이 이에 따르도록 구속하는 것이 아니며, 이때의 기본권의 침해는 집행기관의 의사에 따른 집행행위, 즉 재량권의 행사에 의하여 비로소 이루어지고 현실화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한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헌재 1998. 4. 30. 97헌마141 등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심의규정 등의 위반정도가 경미하여 제재조치를 명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해당 사업자 등에 대하여 권고를 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해당 방송프로그램이 심의규정에 위반되는 경우에 그 위반 정도 등을 고려하여 구 방송법 제100조 제1항 각 호에 따른 제재조치가 아니라 의견제시를 할 수 있도록 피청구인에게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자체에 의하여 청구인과 같은 방송사업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리 또는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피청구인의 심의․의결을 거친 ‘의견제시’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통해 비로소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이 부분 심판청구 역시 부적법하다.
(2)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의 이 사건 의견제시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그에 대한 심판청구가 부적법한 이상, 본안에 나아가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5항에 의하여 이 사건 의견제시의 근거가 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유남석
[별지 1] 이 사건 보도 스크립트
<앵커>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 씨의 병역기피 의혹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과 아들에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한 의사들이 현재 8개월째 재판 중인데 이번에는 시민단체가 주신 씨를 고발하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김태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박원순 시장의 아들 주신 씨는 지난 2011년 9월 공군에 입대했습니다.
그런데 입대 사흘 만에 허리 통증을 호소한 뒤 자생한방병원에서 찍은 척추 MRI 영상으로 디스크 판정을 받아, 4급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쳤습니다.
병역 기피 논란이 일자 주신 씨는 2012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적으로 MRI를 찍었고 병원은 “두 곳의 MRI 사진은 동일인의 것” 이라고 밝혀 논란은 끝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전문의들이 계속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영상의학 전문가인 양승오 박사는 자생병원에서 찍은 주신 씨 MRI 사진은 “20대가 아닌 40대 남성의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저는 처음 그 사진을 보는 순간 20대에서는 불가능한 골수 패턴이다…”
또한 주신 씨가 작년에 영국 유학을 앞두고 비자 발급용으로 찍은 가슴 방사선 사진과 자생병원에서 병역 면제용으로 제출한 MRI와 함께 포함된 흉부 사진은 흉추의 극상돌기와 석회화 소견 등이 모두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이것은 공식적인 자료입니다. 두 피사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입증하고도 남는 사진입니다.”
박원순 시장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의혹을 제기한 핵의학과 양승오 박사와 치과의사 김우현 박사 등 7명을 선관위에 고발했다가 취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의사들이 법정에서 판단을 받겠다며 주장해 재판은 8개월째 진행 중입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최근 시민 1천 명으로 구성된 시민단체가 박주신 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검찰은 해당 사건을 공안 2부에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별지 2] 이 사건 의견제시
❏ 의결번호 : 제2015-방송-34-0487호
❏ 해당 프로그램 : MBC-TV ‘MBC 뉴스데스크’ (2015. 9. 1. 화, 19:55∼20:55)
❏ 의견제시 내용
❍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2013년 검찰이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법 위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양승오 박사의 주장이 근거 있는 것처럼 보도하여 균형성을 상실하였고, ▴검찰이 양승오 박사 등 7명의 허위사실 공표행위를 인정해 기소한 것을 두고, 의사들이 재판을 받겠다고 주장했다는 내용을 보도하여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다루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박원순 시장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민원에 대해 방송내용을 확인하고 논의한 결과,
–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 의혹과 관련하여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사실 위주로 보도하였다 하더라도, 병역 의혹을 제기하는 전문가의 인터뷰만을 방송한 것은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심의규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되나,
– 공직자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국민의 알권리 측면에서 언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 부분에 대해 심의규정을 엄중히 적용할 경우 권력에 대한 비판기능이 위축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그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고, 해당 방송사에서 양측의 입장을 균형 있게 보도하기 위해 노력한 점과 후속보도를 통해 박원순 시장 측의 입장을 일정부분 반영한 점 등을 감안하여,
-「방송법」제100조 제1항에 따라, 향후 관련 규정을 준수하도록 의견을 제시함.
❍ 적용조항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제9조(공정성) 제2항
[별지 3] 관련조항
구 방송법(2015. 3. 13. 법률 제13220호로 개정되고, 2015. 12. 22. 법률 제13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허가ㆍ승인ㆍ등록의 취소등)
①방송사업자ㆍ중계유선방송사업자ㆍ음악유선방송사업자ㆍ전광판방송사업자 또는 전송망사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소관 업무에 따라 허가ㆍ승인 또는 등록을 취소하거나 6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하거나 광고의 중단 또는 제16조에 따른 허가ㆍ승인의 유효기간 단축을 명할 수 있다. 다만, 제13조 제3항의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법인의 대표자 또는 방송편성책임자가 된 경우로서 3월 이내에 그 임원을 변경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0.제100조 제1항에 따른 제재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때
방송법(2009. 7. 31. 법률 제9785호로 개정된 것)
제32조(방송의 공정성 및 공공성 심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중계유선방송 및 전광판방송의 내용과 기타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공개를 목적으로 유통되는 정보 중 방송과 유사한 것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의 내용이 공정성과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는지의 여부와 공적 책임을 준수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방송 또는 유통된 후 심의․의결한다. 이 경우 매체별․채널별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방송법(2014. 5. 28. 법률 제12677호로 개정된 것)
제33조(심의규정)①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방송의 공정성 및 공공성을 심의하기 위하여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이하 “審議規程”이라 한다)을 제정․공표하여야 한다.
②제1항의 심의규정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 보도․논평의 공정성․공공성에 관한 사항
구 방송법(2009. 7. 31. 법률 제9786호로 개정되고, 2016. 1. 27. 법률 제138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0조(제재조치등) ④ 방송사업자⋅중계유선방송사업자⋅전광판방송사업자 및 외주제작사는 제1항 및 제3항에 따른 과징금처분 또는 제재조치명령을 받은 경우 지체 없이 그에 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사항전문을 방송(외주제작사는 제외한다)하고, 제재조치명령은 이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이행하여야 하며, 그 이행결과를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구 방송법(2009. 7. 31 법률 제9786호로 개정되고, 2018. 3. 13. 법률 제154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0조(제재조치등) ⑤ 방송통신위원회는 제1항 및 제3항에 따라 과징금처분 또는 제재조치명령을 하는 경우 미리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다만,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⑥ 제1항 및 제3항에 따른 과징금처분 또는 제재조치명령에 이의가 있는 자는 당해 제재조치명령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구 방송법(2008. 2. 29. 법률 제8867호로 개정되고, 2018. 3. 13. 법률 제154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0조(제재조치등) ⑦ 방송통신위원회는 제6항의 규정에 의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심결과를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방송법(2008. 2. 29. 법률 제8867호로 개정된 것)
제106조(벌칙) ②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제10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
구 방송법(2008. 2. 29. 법률 제8867호로 개정되고, 2015. 12. 22. 법률 제135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8조(과태료)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者는 3천만 원 이하의 過怠料에 處한다.
27.제100조 제4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사항전문을 방송하지 아니하거나 그 결과를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고하지 아니한 자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08. 2. 29. 법률 제8867호로 제정된 것)
제21조(심의위원회의 직무) 심의위원회의 직무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방송법」제32조에 규정된 사항의 심의
2.「방송법」제100조에 따른 제재조치 등에 대한 심의․의결
제25조(제재조치 등) ① 심의위원회는 방송 또는 정보통신의 내용이 제24조의 심의규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제재조치 등을 정할 수 있다.
1.「방송법」제100조 제1항에 따른 제재조치․권고 또는 의견제시
④ 심의위원장은 제21조 제1호 내지 제4호에 따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방송사업자 또는「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2조 제1항 제3호의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4 등 위헌확인
[2018. 4. 26. 2016헌마54]
【판시사항】
가. 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이하 ‘개정법’이라 한다)을 2016. 1. 1.부터 시행하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1조(이하 ‘시행일 조항’이라 한다)가, 개정법 시행 이전에 공무원과 이혼한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소극)
나. 공무원과 이혼한 배우자에 대한 분할연금액은 공무원의 퇴직연금액 또는 조기퇴직연금액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 한다는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제2항에도 불구하고, 민법상 재산분할청구에 따라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한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것) 제46조의4(이하 ‘지급특례 조항’이라 한다)가 분할연금 수급권자의 사회보장수급권 및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 개정법에서 분할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개정법 시행 후 최초로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부터 분할연금을 지급하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2조 제1항 전문(이하 ‘지급적용대상 조항’이라 한다)이 개정법 시행일 이전에 공무원과 이혼한 배우자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개정법 시행 전에 이혼한 청구인이 분할연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 것은, 분할연금을 개정법 시행 후 최초로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부터 지급하도록 한 지급적용대상 조항에서 비롯되는 문제이므로, 시행일 조항은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다.
나.지급특례 조항은, 연금형성에 대한 실질적 기여도나 당사자 쌍방이 혼인생활 중 협력하여 취득한 모든 재산을 고려하여 연금분할에 관하여 달리 정할 수 있는 여지를 둠으로써,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재산분할에 관한 당사자의 합의 또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당사자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실질적 공평에 부합하므로, 지급특례조항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분할연금 수급권자의 사회보장수급권이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개정법 시행 전에 공무원과 이혼한 사람들도 소급하여 분할연금수급권자가 될 수 있도록 한다면, 과거에 이미 형성된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 따라서 분할연금의 지급적용대상을 개정법 시행일 이후에 이혼한 사람으로 한정한 것은 현저히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지급적용대상 조항은 개정법 시행일 이전에 공무원과 이혼한 배우자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것) 제46조의4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1조, 제2조 제1항 전문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23조 제1항, 제34조 제1항, 제2항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것) 제46조의3 제1항, 제2항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2조 제2항
민법(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된 것) 제839조의2 제1항, 제2항
민법(2012. 2. 10. 법률 제11300호로 개정된 것) 제843조
【참조판례】
가. 헌재 2014.8.28. 2011헌마28등, 판례집 26-2상, 337, 357-358
나. 헌재 2016.12.29. 2015헌바182, 판례집 28-2하, 391, 398-399
다. 헌재 2015.12.23. 2013헌바259, 판례집 27-2하, 542, 551
【당 사 자】
청 구 인유○령대리인 법무법인 온세상담당변호사 김재련 외 4인
【주 문】
-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1조에 대한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과 김○태는 1982. 1. 16. 혼인신고를 마치고, 2014. 10. 16. 협의이혼을 하였다. 청구인은 혼인 이후 별다른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가사를 전담하였고, 김○태는 1982. 7.경부터 우체국에서 근무를 시작하여 2014. 12. 31. 퇴직한 후, 2015. 1.부터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매월 2,711,443원의 퇴직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나. 청구인은 2015. 2. 17. 김○태를 상대로 재산분할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광주가정법원은 2015. 9. 2. 퇴직연금을 제외한 재산분할의 비율은 청구인 35%, 김○태 65%로, 퇴직연금 분할비율은 김○태가 매월 지급받는 공무원연금액 중 30%로 각각 정하여 위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2015느단30007). 위 판결은 2015. 9. 22. 확정되었다.
다. 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은 분할연금제도를 도입하여, 법정 요건을 갖춘 분할연금 수급권자는 원칙적으로 퇴직연금액 또는 조기퇴직연금액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제46조의3), 민법상 재산분할청구에 따라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하는 분할연금 지급의 특례도 함께 규정하였다(제46조의4). 위 조항들에 따른 분할연금은 개정법 시행일인 2016. 1. 1. 이후 최초로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부터 지급하도록 하였다(같은 법 부칙 제1조, 제2조 제1항).
라. 청구인은, 분할연금 지급의 특례를 규정한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4, 개정 공무원연금법의 시행일을 2016. 1. 1.로 정한 같은 법 부칙 제1조, 분할연금 지급의 적용대상을 규정한 같은 법 부칙 제2조 제1항이, 분할연금제도 시행 이전에 법원의 재산분할심판에 따라 연금분할이 확정된 청구인으로 하여금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에서 정한 비율에 따른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없게 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6. 1.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공무원연금법 부칙 제2조 제1항 전체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같은 항 후문은 청구인의 주장과 무관하므로 이를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것) 제46조의4(이하 ‘지급특례 조항’이라 한다),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1조(이하 ‘시행일 조항’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전문(이하 ‘지급적용대상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것)
제46조의4(분할연금 지급의 특례) 제46조의3에도 불구하고「민법」제839조의2 또는 제843조에 따라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1조(시행일) 이 법은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제2조(분할연금 지급에 관한 적용례) ① 제46조의3부터 제46조의5까지의 개정규정에 따른 분할연금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부터 지급한다. 이 경우 분할연금액 지급 대상 혼인기간에는 이 법 시행 전에 배우자 또는 배우자였던 사람이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 중의 혼인기간을 포함한다.
[관련조항]
공무원연금법(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것)
제46조의3(분할연금 수급권자 등) ① 혼인기간(배우자가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 중의 혼인기간만 해당한다. 이하 같다)이 5년 이상인 사람이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그 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배우자였던 사람의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을 분할한 일정한 금액의 연금(이하 “분할연금”이라 한다)을 받을 수 있다.
-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2.배우자였던 사람이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자일 것
- 65세가 되었을 것
②제1항에 따른 분할연금액은 배우자였던 사람의 퇴직연금액 또는 조기퇴직연금액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 한다.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2조(분할연금 지급에 관한 적용례)②제46조의3 제1항 제3호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분할연금은 제46조의3 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개정규정의 요건에 해당한 사람으로서 다음 각 호에서 정한 연도별로 정한 연령에 도달한 경우에는 받을 수 있다.
-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0세
- 2022년부터 2023년까지: 61세
- 2024년부터 2026년까지: 62세
- 2027년부터 2029년까지: 63세
- 2030년부터 2032년까지: 64세
민법(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된 것)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①협의상이혼한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재산분할에 관하여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
민법(2012. 2. 10. 법률 제11300호로 개정된 것)
제843조(준용규정) 재판상 이혼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는 제806조를 준용하고,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자녀의 양육책임 등에 관하여는 제837조를 준용하며, 재판상 이혼에 따른 면접교섭권에 관하여는 제837조의2를 준용하고,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에 관하여는 제839조의2를 준용하며,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권에 관하여는 제839조의3을 준용한다.
- 청구인의 주장
지급특례조항은, 공무원의 배우자였던 사람이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에 따른 50%의 퇴직연금 분할비율을 주장한다 하더라도, 공무원인 상대방이 그 분할비율에 동의하지 않거나 법원이 50% 미만의 재산분할비율만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위 조항을 적용받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공무원의 배우자였던 사람이 가지는 재산권인 분할연금청구권을 침해한다.
시행일 조항 및 지급적용대상 조항은 2015. 6. 22.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의 시행일을 2016. 1. 1.로 정하고, 그 이후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공무원의 배우자에게만 분할연금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법 개정일인 2015. 6. 22.부터 2015. 12. 31. 사이에 분할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공무원의 배우자였던 사람을 차별하고 있다. 위와 같은 차별취급은 합리적인 이유가 전혀 없으므로, 위 조항들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가 헌법소원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라면 애당초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없으므로 그 공권력의 행사를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헌재 2014. 8. 28. 2011헌마28등 참조).
-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은 2016. 1. 1.부터 시행하고(시행일 조항), 분할연금은 개정법 시행일인 2016. 1. 1. 이후 최초로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부터 지급한다(지급적용대상 조항). 지급적용대상조항은 분할연금수급권자 등을 정하고 있는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과 이혼시의 재산분할로서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 관한 지급특례조항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분할연금제도를 도입한 주된 취지가 공무원과 이혼한 배우자의 노후소득보장에 있으며, 지급적용대상 조항은 분할연금제도의 적용대상을 제한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고자 함에 그 입법취지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지급적용대상 조항에서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은 법 시행일인 2016. 1. 1. 이후에 이혼한 사람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청구인은 시행일 조항이 2015. 6. 22.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을 2016. 1. 1. 시행하도록 함으로써 자신이 분할연금의 지급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으나, 2014. 10. 16. 이혼한 청구인이 분할연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 것은 시행일 조항이 아니라 지급적용대상 조항에서 비롯되는 문제이므로, 시행일 조항은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다.
따라서 시행일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지급특례 조항 및 지급적용대상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에 관하여만 본안에 나아가 판단한다.
- 본안 판단
가. 공무원연금법상 분할연금제도의 입법연혁 및 입법취지
(1) 입법연혁
- 12. 31. 법률 제5623호로 개정된 국민연금법에 노령연금에 대한 분할연금제도가 도입되었다. 그런데 공무원, 군인, 사립학교교직원, 별정우체국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직역연금에는 그러한 제도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 직역에 종사하는 자가 이혼할 경우 퇴직연금을 분할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논의가 있었다.
대법원은 종래 상대방이 향후 수령할 퇴직연금은 상대방의 여명을 확정할 수 없어서 이를 곧바로 재산분할대상에 포함시킬 수는 없지만, 장래 퇴직금을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은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소정의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데 필요한 ‘기타 사정’으로 참작되면 족하다는 입장을 취해 연금수급권 자체에 대한 재산분할은 인정하지 않았다(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므1533 판결; 대법원 1995. 5. 23. 선고 94므1713 판결 등). 그러나 대법원은 2014년 기존 판례의 입장을 변경하여,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에 부부 중 일방이 공무원 퇴직연금을 실제로 수령하고 있는 경우 이미 발생한 퇴직연금수급권이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되고(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2므2888 판결), 이혼 당시 부부 일방이 아직 재직 중이어서 실제 퇴직급여를 수령하지 않았더라도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에 이미 잠재적으로 존재하여 경제적 가치의 현실적 평가가 가능한 재산인 퇴직급여채권은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판결).
그 후 2015. 6. 22. 법률 제13387호로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에 분할연금제도가 신설되면서 지급특례 조항도 함께 도입되었다(제46조의3 내지 제46조의5). 위 개정법은 2016. 1. 1.부터 시행하며(시행일 조항), 위 조항들에 따른 분할연금은 위 법 시행 후 최초로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부터 지급하도록 하였다(지급적용대상 조항).
(2) 입법취지
공무원연금법상 분할연금제도는 공무원과 이혼한 배우자에게 공무원이 재직기간 중의 혼인기간에 취득한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에 대해 그 연금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하여 청산․분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상대방의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을 기초로 일정한 수준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나. 공무원연금법상 분할연금제도의 내용
공무원연금법상 분할연금제도란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의 이혼 시 법정 요건을 갖춘 상대방 배우자에게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의 일부를 분할해주는 제도를 말한다(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이는 이혼한 배우자가 혼인기간 중 재산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청산․분배하는 재산권적인 성격과 이혼배우자의 노후를 보장하는 사회보장적 성격을 함께 가진다(헌재 2016. 12. 29. 2015헌바182 참조).
배우자가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 중의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사람은, ① 배우자와 이혼하였을 것, ② 배우자였던 사람이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 수급권자일 것, ③ 65세가 되었을 것이라는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위 ③요건과 관련하여 공무원연금법 부칙(2015. 6. 22. 법률 제13387호) 제2조 제2항은 분할연금 수급연령을 연도별로 점진적으로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2016년부터 2021년까지는 60세, 2022년부터 2023년까지는 61세, 2024년부터 2026년까지는 62세, 2027년부터 2029년까지는 63세, 2030년부터 2032년까지는 64세에 가능하고, 2033년 이후에는 65세부터 분할연금의 수급이 가능해진다.
분할연금액은 원칙적으로 배우자였던 사람의 퇴직연금액 또는 조기퇴직연금액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 한다(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제2항). 즉, 전체 공무원 재직기간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분할연금액 균등분할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의 행사로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하였다(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4). 연금의 분할에 관하여 당사자가 협의한 경우에는 그에 따르고, 연금분할에 관하여 협의가 되지 아니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이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게 된다(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제843조).
다. 지급특례 조항의 사회보장수급권 및 재산권 침해 여부
앞서 보았듯이 공무원연금법상 분할연금제도는 이혼한 배우자가 혼인기간 중 재산 형성에 기여한 부분을 청산․분배하는 재산권적인 성격과 이혼배우자의 노후를 보장하는 사회보장적 성격을 함께 가지므로, 입법자는 이 두 요소를 고려하여 분할연금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할 수 있고, 두 요소 중 어느 요소를 더 중시할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입법형성권의 재량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는 분할연금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위 두 요소 중 어느 하나를 완전히 무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만약 어느 한 요소를 간과한다면 이는 분할연금제도의 도입취지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헌재 2016. 12. 29. 2015헌바182 참조).
지급특례 조항은, 분할연금액은 배우자였던 사람의 퇴직연금액 또는 조기퇴직연금액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으로 한다는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제2항에도 불구하고, 민법상 재산분할청구에 따라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연금형성에 대한 실질적 기여도나 당사자 쌍방이 혼인생활 중 협력하여 취득한 모든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고려하여 연금분할에 관하여 달리 정할 수 있는 여지를 둠으로써,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개별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부부가 협의상 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을 하는 경우 양 당사자는 각자의 명의로 된 재산에 관하여 상대방이 기여한 부분을 고려하고, 이혼 후 각자의 생활에 필요한 재산을 고려하여 재산분할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그 결과 결정된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의 분할비율이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제2항에서 정한 비율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때 위 조항에서 정한 비율보다 적은 비율로 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보다 많은 비율로 정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양 당사자가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은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제2항에서 정한 비율보다 적은 비율로 분할하면서 그 외의 다른 재산을 공무원의 배우자가 많이 받는 것으로 정하거나, 그 반대의 합의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한, 부부가 재판상 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 법원은 혼인기간 중 당사자 쌍방이 재산의 형성에 기여한 정도 등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의 분할비율을 정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당사자의 합의 또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당사자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실질적 공평에 부합하므로, 분할연금액을 균등하게 분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당사자들의 협의 또는 법원 판결에 의한 분할비율의 조정을 허용하여 분할연금의 사회보장적 성격과 재산권적 성격을 함께 반영한 입법자의 선택을 두고 입법재량을 현저히 남용하거나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지급특례 조항은 청구인의 사회보장수급권이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라. 지급적용대상 조항의 평등권 침해 여부
지급적용대상 조항은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부터 제46조의5까지에 따른 분할연금을 개정법 시행 후 최초로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부터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법 시행일인 2016. 1. 1. 이전에 이혼한 사람과 그 후에 이혼한 사람을 분할연금의 지급에 있어서 차별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지급적용대상 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지급적용대상 조항에 의한 차별은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영역에 관한 것이거나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경우가 아니므로, 입법자의 결정에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헌재 2015. 12. 23. 2013헌바259 참조).
분할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그 시행 전에 이혼한 사람들도 소급하여 분할연금수급권자가 될 수 있도록 한다면, 분할연금 수급권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분할연금을 포함하여 이미 퇴직연금을 지급한 경우나 퇴직연금수급자가 이미 사망하여 퇴직연금이 소멸된 경우 등 과거에 이미 형성된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 지급적용대상 조항은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하여 개정 법률의 적용대상을 제한한 것으로 충분히 납득할 이유가 있다.
따라서 2015년 개정 공무원연금법에 분할연금제도를 신설하면서, 그 지급적용 대상을 개정법 시행일 이후에 이혼한 사람으로 한정한 것은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현저히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지급적용대상 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마. 청구인의 그 밖의 주장에 관한 판단
청구인은, 지급특례 조항이 당사자 간의 협의 또는 법원의 결정에 의하여 50% 미만의 분할비율로 연금분할이 확정된 공무원의 배우자였던 사람과,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제2항에 근거하여 50%의 분할비율로 분할연금액을 받게 된 공무원의 배우자였던 사람을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은 결국 지급특례 조항이 민법상 재산분할청구에 따라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한 것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앞서 살펴보았듯이 지급특례 조항이 청구인의 사회보장수급권 및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상, 위 주장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시행일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 법인세법 제60조 제9항 제3호 등 위헌확인
[2018. 4. 26. 2016헌마116]
【판시사항】
가.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조정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인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9항 제3호 및 소득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8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6항 제3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 법무법인인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인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가.법무법인은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법무법인의 구성원 등이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결과적으로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청구인 법무법인 ○○은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나. 세무조정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부실 세무조정을 방지함으로써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 및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을 도모하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일응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전문 지식과 법률에 대한 해석⋅적용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에 있어서는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보다 변호사에게 오히려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를 세무조정업무에서 전면적으로 배제시키고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없다.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법률에 의해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았다는 것은 그 자격에 따른 업무를 수행할 자유를 회복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점, 세무조정업무는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을 그 업무의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게 그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되는 점, 세무조정업무는 세무사의 업무 중 가장 핵심적인 업무에 속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하여 세무조정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도록 전면 금지하는 것은 세무사 자격 부여의 의미를 상실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세무사 자격에 기한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가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중 가장 적합한 자격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무조정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 보다 부합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도 반한다.
세무사로서 세무조정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게 됨으로써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받게 되는 불이익이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경미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 신O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조정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부실한 세무조정을 막아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을 도모하기 위해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하여 세무조정업무를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변호사에게 다른 자격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 및 어느 정도의 업무 수행 권한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자가 결정할 사안이다.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적 회계지식이 필요한데, 자격취득에 필요한 시험의 과목 등을 고려할 때 세무조정업무를 함에 있어 변호사가 세무사와 동일한 수준의 업무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 세법을 교육받은 변호사에게 세무조정업무 처리 권한을 주는 방안 등은 세무사 자격시험과 같은 정도의 운영의 투명성이나 결과의 정합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달리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을 상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변호사로서 업무 수행에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세무조정업무만 수행하지 못하는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불이익이 부실한 세무조정업무를 방지하고 납세자에게 적정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반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법인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9항 제3호
소득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8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6항 제3호
【참조조문】
헌법 제15조, 제37조 제2항
법인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9항 제1호, 제2호
소득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8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6항 제1호, 제2호
구 세무사법(2012. 1. 26. 법률 제11209호로 개정되고, 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세무사법(2013. 1. 1. 법률 제11610호로 개정된 것) 제6조 제1항
세무사법(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참조판례】
나. 헌재 2007. 12. 27. 2004헌마1021, 판례집 19-2, 795, 806헌재 2008. 5. 29. 2007헌마248, 판례집 20-1하, 287, 298헌재 2016. 3. 31. 2013헌마585등, 판례집 28-1상, 453, 464
【당 사 자】
청 구 인1. 법무법인 ○○대표자 청산인 이○기
- 신○우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신우담당변호사 김성기 외 5인
【주 문】
- 법인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9항 제3호 및 소득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8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6항 제3호는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각 법률조항은 2019. 12.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 청구인 법무법인 ○○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2015. 12. 15. 법률 제13555호로 신설된 법인세법 제60조 제9항 및 같은 날 법률 제13558호로 신설된 소득세법 제70조 제6항은 외부세무조정제도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세무사(제1호),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 또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한 공인회계사(제2호),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제3호)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정반에 소속된 자에 한하여 세무조정계산서 또는 조정계산서(이하 ‘세무조정계산서’라고만 한다)를 작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나. 이에 청구인 법무법인 ○○과 2007년 제49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한 청구인 신○우는 법인세법 제60조 제9항 제3호 및 소득세법 제70조 제6항 제3호가 세무조정계산서의 작성주체를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로 한정함으로써, 청구인들이 위 각 법률조항에서 규정한 세무조정계산서를 작성하는 업무(이하 ‘세무조정업무’라 한다)를 수행할 수 없게 되어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 등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16. 2. 18.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법인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9항 제3호 및 소득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8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6항 제3호(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아래와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법인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된 것)
제60조(과세표준 등의 신고) ⑨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정확한 조정 또는 성실한 납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내국법인의 경우 세무조정계산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정반에 소속된 자가 작성하여야 한다.
3.「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
소득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8호로 개정된 것)
제70조(종합소득과세표준 확정신고) ⑥ 소득금액의 계산을 위한 세무조정을 정확히 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제160조 제3항에 따른 복식부기의무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자의 경우 제4항 제3호에 따른 조정계산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정반에 소속된 자가 작성하여야 한다.
3.「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
- 청구인들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조정계산서의 작성주체를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로 한정함으로써,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할 수 없는 변호사와 법무법인으로 하여금 세무조정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변호사 및 법무법인을 세무사 및 공인회계사와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반되고, 조세법률주의에도 위반된다.
-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청구인 법무법인 ○○은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조정계산서의 작성주체를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로 한정함으로써, 법무법인으로 하여금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무법인인 자신의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조정계산서의 작성주체를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로 제한하고 있을 뿐, 법무법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내용도 규율하고 있지 않으므로, 법무법인은 심판대상조항의 수범자가 아닌 제3자에 불과하다. 법무법인은 변호사의 직무와 법무법인의 구성원이나 구성원 아닌 소속 변호사가 다른 법률에 정한 자격에 의하여 수행할 수 있는 직무를 그 법인의 업무로 할 수 있으므로(변호사법 제49조), 법무법인의 구성원이나 구성원 아닌 소속 변호사가 세무사법에 따라 세무대리를 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를 법무법인의 업무로 할 수 있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5두3911 판결 참조). 법무법인은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법무법인의 구성원이나 구성원 아닌 소속 변호사가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할 수 없는 경우 이들이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법무법인도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청구인 법무법인 ○○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에 관한 규정 연혁과 심판대상조항의 내용
세무사법은 1961. 9. 9. 법률 제712호로 제정될 당시부터 변호사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고(제3조 제1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하면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제6조). 이후에도 조문의 위치나 표현만 변경되었을 뿐 그 내용은 유지되어 왔다.
그런데 세무사법이 2003. 12. 31. 법률 제7032호로 개정되면서, 세무사의 자격을 가진 자 중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이하 ‘일반 세무사’라 한다)만이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하여 세무대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제6조 제1항, 제20조 제1항 본문). 다만 위 법은 공인회계사법에 따라 등록한 공인회계사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하여 세무대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한편(제20조 제1항 단서, 제20조의2), 위 법 시행일인 2003. 12. 31. 당시 종전 규정에 의해 세무사의 자격을 가진 변호사와 사법연수생(사법시험에 합격한 자를 포함)은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하여 세무대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부칙 제2조 제1항). 이로 인하여 세무사등록부에 등록을 할 수 없는 변호사는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게 되었다(제20조 제1항 단서).
그 후 세무사법이 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되면서,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던 제3조 제3호가 삭제됨에 따라, 위 법 시행일인 2018. 1. 1. 이후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하는 자는 세무사의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지 못하게 되었다(부칙 제2조).
결국 위 관련 법규를 종합하여 보면, 2003. 12. 31.부터 2017. 12. 31.까지 사이에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한 자 중 2003. 12. 31. 당시 사법시험에 합격하였거나 사법연수생이었던 자를 제외한 자(이하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라 한다)는 세무사의 자격이 있음에도 세무사등록부(세무대리업무등록부 포함)에 등록할 수 없어 변호사가 아닌 ‘세무사로서’는 그 직무에 해당하는 세무대리(세무사법 제2조)를 일체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에 한하여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조정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1) 제한되는 기본권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개인이 원하는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좁은 의미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그가 선택한 직업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헌재 2016. 3. 31. 2013헌마585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조정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세무조정업무가 기장업무(세무사법 제2조 제3호)와 함께 세무사의 업무(세무대리) 중 가장 핵심적인 업무에 속하는 점, 직업의 선택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선택한 직업에 종사하거나 선택한 직업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선택한 직업의 행사를 보장하지 않는 직업선택의 자유는 무의미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이는 세무사 자격과 변호사 자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세무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조정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부실 세무조정을 방지함으로써,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 및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을 도모하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다고 할 것인바, 이러한 입법목적은 일응 수긍이 된다.
(나) 수단의 적합성
세무조정계산서는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차이를 조정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서류로서(법인세법 제60조 제2항 제2호, 제9항, 소득세법 제70조 제4항 제3호, 소득세법 시행령 제131조 참조), 이를 작성하는 세무조정업무는 회계장부 등 각종 회계자료에 대한 세법의 해석⋅적용을 통해 세무조정 사항을 확정하고 이를 토대로 조세채무의 근거가 되는 과세표준과 세액을 산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무조정업무를 적정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세법 및 이를 해석․적용하는 과정에 수반되는 헌법과 민법, 상법 등 관련 법령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법률에 대한 체계적인 해석⋅적용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세무사법에 의하여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은 자이고, 변호사로서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을 함에 있어서 필요한 전문성과 능력도 갖추고 있다. 특히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에 있어서는 일반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보다 법률사무 전반을 취급․처리하는 법률 전문직인 변호사에게 오히려 그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된다.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의 시험과목에 조세법이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어 변호사가 세무사보다 세법에 대한 해석⋅적용에 있어서 그 전문성과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마치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의 시험과목에 노동법이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어 변호사가 공인노무사보다 노동관계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에 있어서 그 전문성과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서 수긍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를 세무조정업무에서 전면적으로 배제시킨 것은 세무조정업무의 전문성 확보 및 부실 세무조정의 방지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그 적합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 침해의 최소성
앞서 본 바와 같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는 세무사법에 의하여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은 자임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단지 이들이 세무사등록부에 등록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세무조정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자격제도는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법률로 전면적으로 금지시켜 놓은 다음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에 한하여 직업선택의 자유를 회복시켜 주는 것으로서, 자격을 얻었다는 것은 그 자격에 따른 업무를 수행할 자유를 회복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점(헌재 2007. 12. 27. 2004헌마1021 참조), 세무사등록부에의 ‘등록’은 세무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여 그 업무(세무대리)를 수행하려는 기본권주체의 능력이나 자격과는 관계없이 세무사제도의 적정한 관리 및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마련된 행정상의 절차에 불과한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세무조정업무는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하는 것을 그 업무의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일반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보다는 법률사무 전반을 취급․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게 오히려 그 전문성과 능력이 인정되는 점, 세무조정업무는 세무사의 업무(세무대리) 중 가장 핵심적인 업무에 속하는 점, 심판대상조항 외에도 세무사법은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등록부에 등록을 할 수 없도록 차단함으로써, ‘세무사로서’는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는 점(제6조 제1항, 제20조 제1항 본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이미 법률에 의해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은 이상, 그 자격에 따른 업무를 수행할 자유를 회복한 것이므로, 이들이 세무사로서 세무사 업무의 하나인 세무조정업무의 수행을 위한 전문성과 능력이 결여되어 있지 않다면, 원칙적으로 회복된 직업선택의 자유에 기하여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에도,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하여 세무조정업무의 수행을 위한 전문성과 능력 여부에 대한 고려 없이 단지 세무사등록부에 등록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세무사의 업무 중 핵심적인 업무인 세무조정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도록 전면 금지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세무사 자격 부여의 의미를 상실시키고, 자격제도를 규율하고 있는 법 전체의 체계상으로도 모순되는 것으로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에 기한 직업선택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는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을 함에 있어서 필요한 전문성과 능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들로 하여금 그 전문성과 능력에 적합한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세무조정업무의 전문성 확보 및 부실 세무조정의 방지라는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소비자가 세무사 또는 공인회계사에게만 세무조정업무를 위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세무조정업무가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처리로 충분한지, 아니면 세법 및 관련 법령의 해석⋅적용이 중요한지를 판단한 후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중 가장 적합한 자격사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세무조정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 보다 부합한다(헌재 2008. 5. 29. 2007헌마248 참조).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조정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도 반한다.
(라) 법익의 균형성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는 법률에 의해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았으므로 원칙적으로 그 자격에 기해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함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사로서 세무조정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바, 이로 인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받게 되는 세무사로서의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매우 중대하다. 이러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불이익이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경미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마)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인 청구인 신○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청구인 신○우는 심판대상조항이 위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는 주장도 하나,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 신○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는 이상, 위 주장들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헌법불합치결정과 잠정적용명령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이 헌법에 위반되므로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지만,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마저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는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늦어도 2019. 12. 31.까지는 이와 같은 결정의 취지에 맞추어 개선입법을 하여야 할 것이고,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조항은 2020. 1.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 법무법인 ○○의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나 2019.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도록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
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1961년 제정된 세무사법은 ① 변호사, ② 계리사, ③ 세무사고시에 합격한 사람, ④ 상법ㆍ재정학ㆍ회계학 또는 경영경제학에 의하여 박사 또는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 ⑤ 교수자격인정령에 의한 자격을 가진 전임강사 이상의 교원으로서 상법ㆍ회계학ㆍ재정학ㆍ조세론 또는 경영경제학을 1년 이상 교수한 사람, ⑥ 상법ㆍ회계학ㆍ재정학 중 1과목 이상을 선택하여 고등고시에 합격한 사람, ⑦ 고등학교 이상의 졸업자로서 국세 또는 지방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통산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주었다. 그 뒤 경제 발전에 따라 조세 관련 법령이 복잡해지고 세무사 자격 소지자가 늘어나자 세무사 자격 인정 범위를 줄여 1972년 개정된 세무사법은 ① 세무사시험에 합격한 사람, ② 국세에 관한 행정사무에 종사한 경력이 10년 이상인 사람으로서 그 중 일반직 3급 이상 공무원으로 5년 이상 재직한 사람, ③ 공인회계사, ④ 변호사에게만 세무사의 자격을 인정하였다. 이어 1999년에는 국세 관련 경력공무원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가 폐지되었고, 2012년에는 공인회계사, 2017년에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가 각각 폐지되었다.
이처럼 세무사 자격 인정 범위를 줄여가는 과정에서 2003. 12. 31. 개정된 구 세무사법은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사람만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20조 제2항). 이에 따라 변호사는 세무사의 자격은 있지만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또 변호사법 제3조에 따라 변호사의 직무로서 행하는 범위를 넘는 세무대리 업무도 할 수 없게 되었다(제20조 제1항).
- 12. 31. 세무사법 일부개정안은 그 개정이유를 “전자세정 확대 등 납세환경의 변화에 따라 세무사의 역할을 제고하고 세무사ㆍ공인회계사 등의 대량 배출로 인한 부실세무대리를 방지하기 위하여 세무사의 명칭을 세무사시험합격자만 사용하도록 하고, 공인회계사 등의 세무대리는 공인회계사 등 자신의 명칭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자격사별 책임을 명확히”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는 세무사의 명칭은 세무사 시험에 합격한 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공인회계사와 변호사가 세무사법에 의한 업무를 하고자 할 때에는 세무사법에 의한 업무개시의 등록을 하여 각각 공인회계사와 변호사의 명칭으로 세무대리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2003년에 개정된 구 세무사법에 따르면,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하고 업무를 개시할 수 있고(제6조) 공인회계사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하고 세무대리의 업무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제20조의2). 그러나 변호사에 대하여는 이런 규정을 두지 않았고, 부칙 제2조에서 이 법 시행 당시 변호사와 사법연수생(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을 포함한다)은 세무사 등록을 할 수 있다는 규정만 두었다. 심판대상조항은 이와 같이 개정된 세무사법의 취지에 따라 세무사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변호사만 세무조정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 또는 세무사 자격이 없는 변호사는 세무조정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나. 관련 선례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변호사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인정하면서도 세무사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구 세무사법 규정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표현의 자유나 직업의 자유 또는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헌재 2008. 5. 29. 2007헌마248).
(1) 국가는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가져야만 직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직업에 대해 면허제도를 실시하여 그 자격자에 한하여 자격사 명칭을 배타적으로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전문성과 능력에 대한 공신력을 부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격사의 전문성에 대한 강력한 기대와 신뢰를 가지므로, 그 신뢰에 부합하는 능력과 자질을 가진 사람에게만 자격명칭의 사용을 허용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세무사법은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세무사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세무대리업무의 영역과 전문성에 맞추어, 세무관련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세무사와 일반 법률사무를 전문으로 하되 그 하나로서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는 변호사 중 하나를 세무서비스 제공자로 선택할 수 있다.
조세정책의 잦은 변동과 관련 법령의 복잡ㆍ난해성, 납세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세무대리업무의 내용도 전문화ㆍ다양화되고 있으므로, 소비자가 해당 세무대리업무의 성격에 따라 자격사를 선택할 필요성이 크다. 세무사와 변호사는 자격 취득에 필요한 전문지식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세무대리업무는 조세에 관한 신고ㆍ신청ㆍ청구 등의 대리, 서류의 작성, 조세에 관한 상담업무, 회계원리에 따라 장부를 기재하는 기장업무, 기업회계기준에 의하여 기장된 내용을 세법에 따라 조정하는 세무조정업무 등은 물론, 세법의 해석ㆍ적용 등 법률적 업무를 포함하고 있다. 소비자는 해당 세무대리업무의 주요 부분이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인지 아니면 세법의 해석과 적용을 전제로 하는 법률적 업무인지에 따라 적합한 자격사를 선택하여 위임할 수 있어야 한다.
법률 개정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세무사라는 자격명칭을 사용할 수 없지만 세무대리업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변호사의 표현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2) 변호사가 ‘자신이 의도하여 취득한 자격’의 명칭이 아닌 ‘의도하지 않았으나 자동으로 취득하게 된 자격’의 명칭 사용을 제한받을 뿐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변호사가 취급하는 업무 영역으로서 세무ㆍ세무대리ㆍ조세 등이라고 표현하는 것까지 불허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세무사 자격시험의 시험과목과 사법시험의 과목이 매우 다르고, 세무대리업무 중 실무적인 부분에 관하여는 사법시험이 세무사 자격시험의 전문성을 포섭하거나 이를 대체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므로 그 전문성에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세무사 자격 소지자 중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함으로써 세무실무분야에 관하여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추었다고 인정받은 사람만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입법자의 판단이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세무사 명칭 사용과 세무대리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게 세무사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구 세무사법 규정과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세무조정업무 수행을 제한한 심판대상조항은 동전의 앞뒤와 같은 관계에 있다. 위 선례는 이 중 세무사라는 명칭 사용 제한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것인데, 그 이유로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에 관하여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과 같은 전문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고 있다.
국가가 자격제도를 구체적으로 만들 때 입법자에게 폭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되고, 입법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자격제도의 내용을 규정한 경우에만 그 자격제도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선례다(헌재 1996. 10. 4. 94헌바32; 헌재 2001. 9. 27. 2000헌마152; 헌재 2007. 5. 31. 2006헌마646; 헌재 2008. 5. 29. 2005헌마195; 헌재 2016. 2. 25. 2013헌마626등 참조). 다수의견은 이런 선례 및 변호사의 세무사 명칭 사용 제한을 합헌이라고 한 위 선례의 태도와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
라.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
(1)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세무조정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부실한 세무조정을 막아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을 도모한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세무조정계산서 작성 등 세무조정업무 수행능력이 자격 부여 과정에서 검증된 세무사와 공인회계사, 그리고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에게만 세무조정업무를 허용하고, 세무조정업무 수행능력이 검증되지 아니하였고 세무사법상 법률사무가 아닌 세무대리업무를 할 수 없는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 대하여는 세무조정업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업무 제한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법률사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조직역은 제도 도입 시기부터 다양한 여러 전문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영미와 서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여러 분야의 법률전문직을 변호사로 통합하였는데, 우리나라는 변호사 이외에도 법률문제를 다루는 국가 자격이 세무사뿐만 아니라 법무사ㆍ변리사ㆍ관세사ㆍ공인회계사ㆍ공인노무사ㆍ공인중개사 등 다양한 형태로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이런 법률 관련 자격제도가 오랫동안 시행되면서 각 분야별로 고유의 업무영역을 확보하여 왔지만 변호사의 직무와는 어떤 형태로든 태생적으로 중복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변호사가 법률전문가라고 하여 법률문제를 다루는 국가자격은 모두 동시에 부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즉, 변호사에게 세무사나 법무사 또는 공인회계사 등 다른 국가자격을 별도의 심사 절차 없이 당연히 부여할 것인지 여부는 국가가 입법정책으로 결정할 사안이다.
한편 입법자가 변호사에게 법률 관련 사무를 다루는 국가 자격을 자동으로 수여하기로 한 경우, 변호사 고유의 업무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 분야의 업무 수행 권한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것인지 여부 역시 입법자가 입법형성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다. 변호사가 법률에 따라 다른 국가 자격을 자동적으로 취득하였다고 하여 그 자격의 모든 업무수행권한을 당연히 가져야 한다는 논리적 필연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입법자가 어느 자격사에게 다른 자격을 자동적으로 인정하는 경우 각 자격제도의 특징과 상호 연관성 등을 고려하여 그 업무 권한과 범위를 달리 정할 수 있는 입법 재량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현행 세법은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등 대부분의 조세에 대하여 신고납세제도를 채택하여 납세의무자 스스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계산하여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경제 발전에 따라 복잡하고 어려워진 세법에 따라 납세의무자가 세법이 요구하는 신고의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납세자의 권익 보호와 국가의 조세수입 확보를 위하여 납세자를 대행하여 이런 의무를 수행하는 세무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세무사의 역할에 비추어 볼 때 세무사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은 세무회계 및 세법에 대한 전문지식이다.
세무사가 수행할 수 있는 세무대리업무 중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 특히 세무사의 주된 업무인 세무조정업무는 각종 세법에 관한 체계적 지식 이외에 전문적 회계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의 시험과목에는 세무사 자격시험에서 중요한 검증요건으로 삼고 있는 회계학 등 비법률과목이 없고 조세법도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어 세무사와 변호사는 그 자격 취득에 필요한 전문지식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세무조정업무에 관하여는 일반 법률사무에 관한 지식을 검증받은 변호사가 세무사 자격시험을 통해 이 분야의 전문성을 검증받은 세무사와 같은 수준의 업무능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은 수긍할 만하다.
이와 관련하여 법학교육 과정에서 세법을 교육받았거나 자격시험에서 세법을 선택하였던 변호사에 한하여 세무조정업무 처리 권한을 주는 방안으로도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안은 세무조정업무 수행에 필요한 전반적 지식이나 능력을 검증하는 세무사 자격시험과 같이 운영의 투명성이나 결과의 정합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수준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 밖에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른 효과적 수단을 상정하기 어렵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은 부실한 세무조정업무를 방지하고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과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입는 불이익은 변호사 자격에 부수하여 취득한 세무사 자격을 이용하여 변호사로서의 고유 직무 범위를 벗어나는 세무조정업무 수행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변호사로서 업무 수행에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능력 검증이 되지 않은 세무조정업무만 수행하지 못하는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불이익이 원활한 세무행정과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을 도모한다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마. 평등권 침해 여부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세무자 자격 보유 변호사를 세무사와 차별 취급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이 변호사의 세무조정업무 수행을 제한한 것이 정당한지 여부, 즉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주장과 같은 내용이다.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상 이 부분 주장은 따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
공인회계사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을 한 뒤 세무조정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사이에는 차별 취급이 존재한다. 변호사와 공인회계사는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서로 같다. 그러나 세무조정업무와 같이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에 필요한 세무회계 및 세법상의 전문지식과 능력 등에 있어서는 양자가 같다고 볼 수 없다. 앞서 본 것처럼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의 시험과목에는 회계학 등이 포함되지 않고 조세법도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는 반면, 공인회계사시험의 시험과목은 세무사 자격시험과 상당 부분 같거나 비슷하여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전문지식을 갖추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공인회계사법도 공인회계사의 직무범위에 세무대리를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다(제2조 제2호).
자격제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는 그 직업에 요구되는 전문 지식이나 능력, 해당 직업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공급 상황 그 밖에 여러 사회적ㆍ경제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사항이다. 세무조정업무를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 것인지도 각 자격제도의 특징과 상호 연관성 등에 따라 입법자가 정할 수 있는 입법정책적 사항이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입법자가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에 필요한 세무회계 및 세법 지식이 검증된 공인회계사에게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을 하면 세무조정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도,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세무조정업무 수행은 제한하는 것을 두고 입법재량을 현저히 남용하였다거나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바. 결론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법인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된 것)
제60조(과세표준 등의 신고) ⑨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정확한 조정 또는 성실한 납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내국법인의 경우 세무조정계산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정반에 소속된 자가 작성하여야 한다.
-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세무사
2.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 또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한 공인회계사
법인세법 시행령(2016. 2. 12. 대통령령 제26981호로 개정된 것)
제97조의3(조정반) ① 법 제60조 제9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정반(이하 이 조에서 ‘조정반’이라 한다)”이란 대표자를 선임하여 지방국세청장의 지정을 받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이 경우 세무사 등은 하나의 조정반에만 소속되어야 한다.
- 2명 이상의 세무사 등
- 세무법인
- 회계법인
② 제1항에 따른 조정반의 신청, 지정, 지정취소 및 유효기간 등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한다.
소득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8호로 개정된 것)
제70조(종합소득과세표준 확정신고) ⑥ 소득금액의 계산을 위한 세무조정을 정확히 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제160조 제3항에 따른 복식부기의무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자의 경우 제4항 제3호에 따른 조정계산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정반에 소속된 자가 작성하여야 한다.
-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세무사
2.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 또는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한 공인회계사
소득세법 시행령(2016. 2. 17. 대통령령 제26982호로 개정된 것)
제131조의3(조정반) ① 법 제70조 제6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정반(이하 이 조에서 ‘조정반’이라 한다)”이란 대표자를 선임하여 지방국세청장의 지정을 받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이 경우 세무사등은 하나의 조정반에만 소속되어야 한다.
- 2명 이상의 세무사등
- 세무법인
- 회계법인
② 제1항 제2호 또는 제3호의 법인은 법 제70조 제4항 제3호에 따른 조정계산서를 작성할 때에 2명 이상의 소속 세무사등을 참여시켜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른 조정반의 신청, 지정, 지정취소 및 유효기간 등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한다.
구 세무사법(2012. 1. 26. 법률 제11209호로 개정되고, 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세무사의 자격)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세무사의 자격이 있다.
- 제5조의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
- 삭제
-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
세무사법(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된 것)
제3조(세무사의 자격)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세무사의 자격이 있다.
- 제5조의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
- 삭제
- 삭제
세무사법(2013. 1. 1. 법률 제11610호로 개정된 것)
제6조(등록) ① 제5조의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세무사 자격이 있는 자가 세무대리를 시작하려면 기획재정부에 비치하는 세무사등록부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등록하여야 한다.
- 국가공무원법 제65조 등 위헌확인
[2018. 4. 26. 2016헌마611]
【판시사항】
가.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병에 대하여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과하면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국가공무원법(2008. 3. 28. 법률 제8996호로 개정된 것) 제65조 제2항,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1항 제4호, 군형법(2014. 1. 14. 법률 제12232호로 개정된 것) 제94조 제1항 제4호, 제5호 가운데 제4호에 관한 부분,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2015. 12. 29. 법률 제13631호로 제정된 것, 이하 ‘군인복무기본법’이라 한다) 제33조 제2항 중 각 병(兵)에 관한 부분(이하 이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심판대상조항이 병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의무복무하는 병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도록 하는 한편, 헌법이 요구하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며, 또한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병은 군인의 다수를 차지하므로, 만약 병이 선거운동을 통하여 선거에서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드러내는 경우, 그것이 국군 전체의 의사로 오도될 가능성이 있고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또한, 병은 원칙적으로 다른 병과 함께 집단생활을 하므로 생활 전반에 걸쳐 병 사이의 밀착 정도가 매우 높아, 어느 병의 선거운동은 다른 병의 선거와 관련한 의사 형성이나 고유의 직무 수행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록 병이 군의 지휘체계에서 가장 하부에 위치하지만, 병이 취급하는 정보 중에서도 국가안보와 직결된 민감한 군사비밀이 있고, 특정 후보나 정당과 밀착하여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비밀을 유출하는 경우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병이 영외에 있더라도 군인이라는 신분은 계속 유지되며 정치적 중립 요구를 받는다는 점에도 변함이 없으므로, 이를 구별하여 휴가 기간에만 선거운동을 허용할 것도 아니다. 심판대상조항이 병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병이 국토방위라는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헌법이 요구하는 공무원과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며,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제한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나. 병이 업무를 담당하는 동안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자 ‘국군의 일원’으로서 공무에 전념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또한, 병이 상명하복의 지휘체계에서 최하단에 있다고 하여 그 업무가 직업군인에 비하여 경미하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으며, 병의 업무와 직업군인의 업무가 명확히 구별되는 것도 아니다. 이처럼 병이 직업군인 등 직업공무원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선거와 관련하여 병에게 직업군인 등 직업공무원과 동일한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심판대상조문】
국가공무원법(2008. 3. 28. 법률 제8996호로 개정된 것) 제65조 제2항 중 병에 관한 부분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1항 제4호 중 병에 관한 부분
군형법(2014. 1. 14. 법률 제12232호로 개정된 것) 제94조 제1항 제4호, 제5호 가운데 제4호에 관한 부분 중 각 병에 관한 부분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2015. 12. 29. 법률 제13631호로 제정된 것) 제33조 제2항 중 병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5조 제2항, 제7조, 제11조, 제21조, 제37조 제2항, 제39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국가공무원법(2015. 5. 18. 법률 제13288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제2항 제2호, 제65조 제1항, 제3항, 제4항
공직선거법(2017. 2. 8. 법률 제14556호로 개정된 것) 제9조 제1항, 제58조, 제58조의2, 제85조 제1항, 제2항, 제86조 제1항, 제255조 제1항 제2호, 제10호, 제256조 제3항 제1호 바목
군형법(2014. 1. 14. 법률 제12232호로 개정된 것) 제94조 제1항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2016. 6. 30. 법률 제13631호로 제정된 것) 제2조 제1호, 제10조, 제33조 제1항, 제3항
군인사법(2017. 3. 21. 법률 제14609호로 개정된 것) 제3조
병역법(2011. 5. 24. 법률 제10704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1항
【참조판례】
가. 헌재 1992.1.28. 91헌마111, 판례집 4, 51, 56-58헌재 1994.7.29. 93헌가4등, 판례집 6-2, 15, 28-30헌재 1995.5.25. 91헌마67, 판례집 7-1, 722, 759헌재 2004.3.25. 2001헌마710, 판례집 16-1, 422, 431-436헌재 2004.4.29. 2002헌마467, 판례집 16-1, 541, 554헌재 2005.6.30. 2004헌바33, 판례집 17-1, 927, 941헌재 2008.4.24. 2004헌바47, 판례집 20-1상, 468, 481헌재 2011.12.29. 2010헌마285, 판례집 23-2하, 862, 869-870헌재 2012.3.29. 2010헌마97, 판례집 24-1상, 578, 588헌재 2012.7.26. 2009헌바298, 판례집 24-2상, 37, 48-49헌재 2016.2.25. 2013헌바111, 판례집 28-1상, 42, 53헌재 2016.10.27. 2016헌마252, 판례집 28-2하, 33, 39-48
나. 헌재 1996.12.26. 96헌가18, 판례집 8-2, 680, 701헌재 2001.11.29. 99헌마494, 판례집 13-2, 714, 727헌재 2009.9.24. 2007헌바102, 판례집 21-2상, 516, 531헌재 2010.3.25. 2009헌마538, 판례집 22-1상, 561, 573
【당 사 자】
청 구 인차○철국선대리인 변호사 손용근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 사건개요
청구인은 병역의무 이행을 위하여 2015. 8. 17. 공군에 입대하여 공군사관학교 근무지원단 보급대 유류관리중대 유류지원반 등에서 근무하고, 2017. 8. 16. 병장으로 만기 전역한 사람이다.
청구인은 국가공무원법 제65조 등이 병역의무 이행을 위하여 ‘병’으로 의무 복무하는 사람에게도 장교․부사관 등과 같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과하는바, 이는 청구인의 표현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6. 4. 18.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위한 국선대리인 선임 신청을 하였고(2016헌사292), 2016. 7. 2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국가공무원법 제65조,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 제60조 제1항 제4호, 제86조 제1항, 군형법 제94조 제1항,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3조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다.
나.그런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청구인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하여 군의 정치적 중립을 준수하고 공직선거와 관련하여 군인 등이 지켜야 할 사항을 다루는 문건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고, 청구인이 제출한 헌법소원심판청구서, 2016. 8. 30.자 헌법소원심판청구이유보충서, 2016. 12. 15.자 헌법소원심판청구이유보충서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은 정당 가입 또는 정당원 자격 유지 제한이나 선거와 무관한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 제한과 관련해서는 자신의 기본권 침해 주장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고, 공직선거와 관 련한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 제한 문제를 다투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은 선거운동과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헌재 2016. 10. 27. 2016헌마252 참조). 따라서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 결성 관여 또는 가입의 금지에 관한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1항, 군형법 제94조 제1항 전단 부분,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법률’ 제33조 제1항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다음으로 청구인의 주장은 본질적으로 병은 그 지위를 이용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논거로 하고 있으므로, 군인의 지위 이용을 전제로 한 정치적 의사표현이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3항,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 제86조 제1항, 군형법 제94조 제1호, 제2호, 제3호, 제5호 중 제1호 내지 제3호에 관한 부분, 제6호,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법률’ 제33조 제3항을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4항은 ‘제3항 외에 정치적 행위 금지에 관한 한계’를 하위규범에 위임하는 조항인데, 청구인은 그 위임의 형식과 내용, 방법 등에 관하여 전혀 다투지 않고 있으므로, 역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다. 청구인은 병역의무 이행을 위하여 공군에 입대하여 근무한 병이므로, 심판대상 역시 ‘병(兵)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라.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국가공무원법(2008. 3. 28. 법률 제8996호로 개정된 것) 제65조 제2항,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1항 제4호, 군형법(2014. 1. 14. 법률 제12232호로 개정된 것) 제94조 제1항 제4호, 제5호 가운데 제4호에 관한 부분,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2015. 12. 29. 법률 제13631호로 제정된 것, 이하 ‘군인복무기본법’이라 한다) 제33조 제2항」 중 각 병(兵)에 관한 부분(이하 이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가공무원법(2008. 3. 28. 법률 제8996호로 개정된 것)
제65조(정치 운동의 금지) ② 공무원은 선거에서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한 다음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투표를 하거나 하지 아니하도록 권유 운동을 하는 것
2.서명 운동을 기도(企圖)․주재(主宰)하거나 권유하는 것
3.문서나 도서를 공공시설 등에 게시하거나 게시하게 하는 것
4.기부금을 모집 또는 모집하게 하거나, 공공자금을 이용 또는 이용하게 하는 것
5.타인에게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게 하거나 가입하지 아니하도록 권유 운동을 하는 것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다만,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예비후보자․후보자의 배우자인 경우와 제4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사람이 예비후보자․후보자의 배우자이거나 후보자의 직계존비속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국가공무원법 제2조(공무원의 구분)에 규정된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법 제2조(공무원의 구분)에 규정된 지방공무원. 다만, 정당법 제22조(발기인 및 당원의 자격) 제1항 제1호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있는 공무원(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외의 정무직공무원을 제외한다)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군형법(2014. 1. 14. 법률 제12232호로 개정된 것)
제94조(정치 관여) ①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4.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관여하는 행위
5.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제1호부터 제4호에 해당하는 행위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2015. 12. 29. 법률 제13631호로 제정된 것)
제33조(정치 운동의 금지) ② 군인은 선거에서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투표를 하거나 하지 아니하도록 권유 운동을 하는 것
- 서명 운동을 기도․주재하거나 권유하는 것
3.문서나 도서를 공공시설 등에 게시하거나 게시하게 하는 것
4.기부금을 모집 또는 모집하게 하거나, 공공자금을 이용 또는 이용하게 하는 것
- 타인에게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게 하거나 가입하지 아니하도록 권유 운동을 하는 것
- 청구인의 주장
헌법 제5조 제2항이 규정하는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은 집단으로서 ‘국군’에 관한 것이고 개인인 ‘군인’의 기본권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며, 헌법 제7조 제2항은 정치적 중립을 공무원 개인의 권리로 보장하는 규정이다.
병(兵)은 군 내에서 주로 명령을 하달받는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서 그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적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군인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모든 군인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선거운동 등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일반적 행동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병과 병을 제외한 ‘직업군인’ 또는 다른 ‘직업공무원’은 뚜렷이 구별되며 본질적으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게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으로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청구인은 2017. 8. 16. 병장으로 만기 전역하여 더는 병의 신분이 아니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기본권의 제한이 종료되었다.
그러나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심판계속 중 발생한 사정변경으로 기본권 제한이 종료되어 주관적인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기본권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 유지․수호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1992. 1. 28. 91헌마111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앞으로 계속 시행될 선거에서 청구인과 같이 병으로 복무하는 사람의 기본권을 반복하여 제한할 것이 확실히 예상되고,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병에게도 공직선거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헌법질서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으로서 그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므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예외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04. 3. 25. 2001헌마710 참조).
이 사건 심판청구는 그 외의 적법요건을 모두 충족하므로 적법하다.
- 본안에 대한 판단
가. 병의 정치적 중립 의무
(1) 군인의 정치적 중립 의무
군인은 국가공무원법상 경력직공무원 중 특정직공무원에 해당한다. 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여, 공무원은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 전체를 위해 항상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함을 밝히고 있다. 또한, 헌법 제7조 제2항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라고 규정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요청은, 공무원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중립적 위치에서 공익을 추구하도록 하고, 정권교체로 행정의 일관성과 계속성이 상실되지 않도록 하며, 행정이 공무원 개인의 정치적 신조에 따라 좌우되지 않도록 하여, 공무 집행상 혼란을 예방하고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1995. 5. 25. 91헌마67; 헌재 2004. 3. 25. 2001헌마710; 헌재 2012. 7. 26. 2009헌바298).
한편, 헌법 제5조 제2항은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라고 규정한다. 이는 우리의 헌정사에서 반복된 군의 정치개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서, 국군은 국가공동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정치에 개입하거나 특정 정당을 지원하는 등 정치적 활동을 해서는 안 되며, 정치권도 국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헌재 2016. 2. 25. 2013헌바111 참조).
군인은 국군의 일원이고 군의 특성상 집단적 직무 수행이 많으므로, 개별 군인의 정치적 중립은 국군의 정치적 중립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군인도 공무원이므로 헌법 제7조에 따른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담하지만, 헌법 제5조 제2항이 규정하는 국군의 정치적 중립을 고려하면 개별 군인의 정치적 중립은 더욱 강조된다.
(2) 병의 특수한 지위에 따른 정치적 중립 의무
헌법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라고 하여 국방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입법자는 이를 법률로 구체화하여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병역법 제3조 참조).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군인과 국가 사이에는 공법상 근무 관계, 즉 병역의무관계가 성립하며, 병은 이에 따라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라는 국군 본연의 과제를 수행한다.
병도 군인이자 공무원이므로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다. 특히, 병의 경우에는 다수가 공동생활을 하므로 어느 병의 일정한 정치적 의사표현이 다른 병의 정치적 의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군인의 약 70%에 이르는 병이 집단 의사표현을 하거나 적어도 일정한 경향성을 가질 경우 국군 전체의 정치적 중립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외부에서 볼 때 그것이 국군 전체의 의사로 오도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의무복무하는 병의 정치적 중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내용
병은 공직선거의 예비후보자․후보자의 배우자이거나 후보자의 직계존비속이 아닌 한, 원칙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4호, 군형법 제94조 제1항 제4호, 제5호). 또한, 병은 특히, 선거에서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하여, 투표를 하거나 하지 않도록 권유 운동하는 것, 서명 운동을 기도․주재하거나 권유하는 것, 문서나 도서를 공공시설 등에 게시하거나 게시하게 하는 것, 기부금을 모집 또는 모집하게 하거나, 공공자금을 이용 또는 이용하게 하는 것, 타인에게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게 하거나 가입하지 않도록 권유운동을 하는 것을 할 수 없으며(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2항 각 호, 군인복무기본법 제33조 제2항 각 호),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관여하거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관여할 수 없다(군형법 제94조 제1항 제4호, 제5호).
다. 쟁점 및 심사기준
(1)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만,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병의 정치적 활동을 제한한다고 포괄적으로 주장할 뿐, 심판대상조항 중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2항과 군인복무기본법 제33조 제2항 각 호가 규정하는 개별 금지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인 기본권 침해 주장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개별 금지행위를 나누어 살펴보지 않고 심판대상조항을 포괄하여 검토한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표현의 자유, 일반적 행동의 자유 및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이 사건에서 더욱 밀접하게 관련된 청구인의 선거운동의 자유 침해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또한, 이 사건 심판대상을 ‘병에 관한 부분’으로 특정한 이상, 심판대상조항 중 ‘군인’이라는 표현이 군인의 범위에 아무런 제한을 가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명확성 원칙 위배 주장은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에도 기본권 제한의 요건과 한계를 지켜야 하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 제한할 수 있으나, 선거운동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 헌법 제116조 제1항은 “선거운동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관리하에법률이정하는 범위 안에서 하되,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는바, 이를 선거운동의 허용범위를 아무런 제약 없이 입법자의 재량에만 맡기는 것으로 해석하여서는 안 된다. 선거운동은 국민 주권 행사의 일환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작동하는 요소이므로 제한 입법에 대해서는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된다(헌재 1994. 7. 29. 93헌가4등).
라.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1) 선거운동의 의의와 선거운동의 자유
(가)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로 정의하면서,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통상적인 정당활동, 설날⋅추석 등 명절 및 석가탄신일⋅기독탄신일 등에 하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행위와 같은 일부 행위는 선거운동의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다(제58조 제1항).
(나)선거운동의 자유는 자유선거 원칙으로부터 도출된다. 자유선거 원칙은 선거 전 과정에서 요구되는 선거권자의 의사 형성 및 실현의 자유를 의미하며, 민주국가 선거제도에 내재하는 법원리로서 국민주권 원리, 의회민주주의 원리 및 참정권에 관한 규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선거운동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의 한 모습이기도 하며, 헌법상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보장 규정에 의하여 보호된다. 또한, 헌법은 참정권의 내용으로 모든 국민에게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른 선거권을 부여하는데, 선거권이 제대로 행사되려면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어야 하므로, 선거운동의 자유는 선거권 행사의 전제 또는 선거권의 중요한 내용을 이룬다. 따라서 선거운동의 제한은 참정권의 제한으로도 귀결된다(헌재 1994. 7. 29. 93헌가4등 참조).
(다)선거운동의 자유는 무제한 인정될 수는 없다. 선거 부정을 방지하고 선거운동의 과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과 부작용을 방지하며 실질적인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선거의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선거운동의 주체, 기간, 방법 등에 대한 규제가 불가피하다(헌재 1994. 7. 29. 93헌가4등; 헌재 2011. 12. 29. 2010헌마285). 선거운동을 어느 범위에서 허용할 것인지는 국가의 정치⋅사회⋅경제적 사정, 선거문화의 수준, 민주시민의식의 성숙 정도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여러 차례의 부정 선거와 이로 인한 민의 왜곡을 경험하였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크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헌재 2005. 6. 30. 2004헌바33 참조).
(2)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이 병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의무복무하는 병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도록 하는 한편, 헌법이 요구하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며, 또한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헌재 2008. 4. 24. 2004헌바47; 헌재 2012. 7. 26. 2009헌바298; 헌재 2016. 10. 27. 2016헌마252 참조). 이러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며, 심판대상조항이 병으로 하여금 원칙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된다.
(3) 침해의 최소성
(가) 공무원은 공직자인 동시에 국민의 한 사람이므로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와 ‘기본권을 향유하는 주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가진다. 따라서 공무원이라 하여 기본권이 무시․경시되어서는 안되지만, 공무원의 신분과 지위의 특수성에 비추어 공무원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보다 강화된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헌재 2012. 3. 29. 2010헌마97 참조). 또한, 헌법은 제5조 제2항을 통해 국군의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라는 존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국군의 구성원인 군인에 대해서는 국군의 정치적 중립과 기능 유지를 위하여 일반 국민보다 강화된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
(나) 특히, 병은 군인의 다수를 차지하므로, 만약 병이 선거운동을 통하여 선거에서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드러내는 경우, 그것이 국군 전체의 의사로 오도될 가능성이 있고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또한, 병은 원칙적으로 다른 병과 함께 집단생활을 하므로 생활 전반에 걸쳐 병 사이의 밀착 정도가 매우 높으며, 병 사이에서도 선임병에 의한 일방적 강요행위가 종종 발생하는 우리나라 군대 문화의 부정적 측면을 고려하면, 어느 병의 선거운동은 다른 병의 선거와 관련한 의사 형성이나 고유의 직무 수행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병은 상관의 지휘에 복종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병의 정치적 중립이 철저히 지켜지지 않을 경우 장교 등 직업군인이 이러한 점을 악용하여 선거운동에 병을 집단적, 강제적으로 동원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비록 병이 군의 지휘체계에서 가장 하부에 위치하지만, 병이 취급하는 정보 중에서도 국가안보와 직결된 민감한 군사비밀이 있고, 특정 후보나 정당과 밀착하여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비밀을 유출하는 경우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병이 휴가를 받아 영외로 나간 경우에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병이 영외에 있더라도 군인이라는 신분은 계속 유지되며 정치적 중립 요구를 받는다는 점에도 변함이 없으므로, 이를 구별하여 휴가 기간에만 선거운동을 허용할 것도 아니다.
(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이 병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병이 국토방위라는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헌법이 요구하는 공무원과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며, 선거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제한이라 할 수 있고, 달리 제한적 입법으로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헌재 2012. 7. 26. 2009헌바298; 헌재 2016. 10. 27. 2016헌마252 참조).
(4) 법익의 균형성
병의 정치적 중립 확보를 통한 공무원과 국군 전체의 정치적 중립성과 기능 유지,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은 심판대상조항이 선거운동을 전면적으로 금지함에 따라 병이 제한받게 되는 사익보다 더 중요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5)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마.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1)평등원칙은입법자에게자의적으로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지 않도록 요구한다(헌재 1996. 12. 26. 96헌가18; 헌재 2001. 11. 29. 99헌마494; 헌재 2009. 9. 24. 2007헌바102; 헌재 2010. 3. 25. 2009헌마538 참조).
청구인은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복무하는 병의 경우 자발적으로 직업을 선택한 군인 등 직업공무원과는 신분 취득 경위, 신분 보장 등 지위, 담당 업무 등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바, 그런데도 심판대상조항이 동일한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자의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이므로 자신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2) 병은 신분 보장, 보수 규모, 복무 기간 등 측면에서 직업군인 등 직업공무원과 실제 차이가 있으나, 이러한 차이는 병이 헌법상 병역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입대한 사람이라는 사실과 국방 예산의 한계와 같은 현실적 고려 때문이고, 병이 맡는 업무가 직업군인의 업무에 비해 반드시 덜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다. 군은 직무 특성상 과제를 집단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고, 병은 그러한 과제를 실제 수행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군인으로서 국토방위의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즉, 병이 업무를 담당하는 동안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자 ‘국군의 일원’으로서 공무에 전념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또한, 병이 상명하복의 지휘체계에서 최하단에 있다고 하여 그 업무가 직업군인에 비하여 경미하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으며, 병의 업무와 직업군인의 업무가 명확히 구별되는 것도 아니다.
이처럼 병이 직업군인 등 직업공무원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선거와 관련하여 병에게 직업군인 등 직업공무원과 동일한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3)설사, 업무의 경중, 신분 보장, 보수 규모, 복무 기간 등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병이 직업군인 등 직업공무원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이 이를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의무복무하는 병 역시 국군의 구성원이므로, 선거와 관련하여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을 경우 공무원 및 국군의 정치적 중립과 선거의 공정성 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직업군인과 공통점이 있다. 국군은 군인으로 구성되는 조직이므로 국군의 정치적 중립과 기능 유지를 위하여 군인은 일반 국민, 나아가 다른 공무원에 비해서도 한층 강화된 정치적 중립을 요구받으며, 이는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병이라 해서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 입법자가 이를 고려하여 일률적으로 군인에 대하여 선거와 관련한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과한 것이 자의적인 것이라 할 수 없고, 결국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국가공무원법(2015. 5. 18. 법률 제13288호로 개정된 것)
제2조(공무원의 구분) ① 국가공무원(이하 “공무원”이라 한다)은 경력직공무원과 특수경력직공무원으로 구분한다.
②“경력직공무원”이란 실적과 자격에 따라 임용되고 그 신분이 보장되며 평생 동안(근무기간을 정하여 임용하는 공무원의 경우에는 그 기간 동안을 말한다) 공무원으로 근무할 것이 예정되는 공무원을 말하며, 그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 특정직공무원: 법관, 검사, 외무공무원,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교육공무원, 군인, 군무원,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국가정보원의 직원과 특수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다른 법률에서 특정직공무원으로 지정하는 공무원
제65조(정치 운동의 금지) ① 공무원은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없다.
③공무원은 다른 공무원에게 제1항과 제2항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거나, 정치적 행위에 대한 보상 또는 보복으로서 이익 또는 불이익을 약속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제3항 외에 정치적 행위의 금지에 관한 한계는 대통령령 등으로 정한다.
공직선거법(2017. 2. 8. 법률 제14556호로 개정된 것)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등)①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를 포함한다)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제58조(정의 등) ① 이 법에서 “선거운동”이라 함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
-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3.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 통상적인 정당활동
6.설날․추석 등 명절 및 석가탄신일․기독탄신일 등에 하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행위
②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금지 또는 제한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58조의2(투표참여 권유활동) 누구든지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호별로 방문하여 하는 경우
2.사전투표소 또는 투표소로부터 100미터 안에서 하는 경우
3.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하는 경우
- 현수막 등 시설물, 인쇄물, 확성장치․녹음기․녹화기(비디오 및 오디오 기기를 포함한다), 어깨띠, 표찰, 그 밖의 표시물을 사용하여 하는 경우(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나타내어 하는 경우에 한정한다)
제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 ① 공무원 등 법령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②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이 경우 공무원이 그 소속직원이나 제53조 제1항 제4호부터 제6호까지에 규정된 기관 등의 임직원 또는 공직자윤리법 제17조에 따른 취업제한기관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하는 선거운동으로 본다.
제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① 공무원(국회의원과 그 보좌관․비서관․비서 및 지방의회의원을 제외한다), 선상투표신고를 한 선원이 승선하고 있는 선박의 선장, 제53조 제1항 제4호 및 제6호에 규정된 기관 등의 상근 임․직원, 통․리․반의 장, 주민자치위원회위원과 예비군 중대장급 이상의 간부,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국민운동단체로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출연 또는 보조를 받는 단체(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새마을운동협의회․한국자유총연맹을 말한다)의 상근 임․직원 및 이들 단체 등(시․도조직 및 구․시․군조직을 포함한다)의 대표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1.소속직원 또는 선거구민에게 교육 기타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
-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
-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
- <삭제>
5.선거기간 중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시행하는 사업 중 즉시 공사를 진행하지 아니할 사업의 기공식을 거행하는 행위
6.선거기간 중 정상적 업무 외의 출장을 하는 행위
- 선거기간 중 휴가기간에 그 업무와 관련된 기관이나 시설을 방문하는 행위
제255조(부정선거운동죄)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한 자 또는 같은 조 제2항이나 제205조(선거운동기구의 설치 및 선거사무관계자의 선임에 관한 특례) 제4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선거사무장 등으로 되거나 되게 한 자
10.제86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제2항 또는 제5항을 위반한 사람 또는 같은 조 제6항을 위반한 행위를 한 사람
제256조(각종제한규정위반죄)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바.제86조 제1항 제5호부터 제7호까지 또는 제7항을 위반한 행위를 한 사람
군형법(2014. 1. 14. 법률 제12232호로 개정된 것)
제94조(정치 관여) ①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1.정당이나 정치단체의 결성 또는 가입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2.그 직위를 이용하여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
3.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위하여 기부금 모집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또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의 자금을 이용하거나 이용하게 하는 행위
5.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제1호부터 제4호에 해당하는 행위
6.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이나 다른 공무원에 대하여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거나 그 행위와 관련한 보상 또는 보복으로서 이익 또는 불이익을 주거나 이를 약속 또는 고지(告知)하는 행위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2016. 6. 30. 법률 제13631호로 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군인”이란 현역에 복무하는 장교․준사관․부사관 및 병(兵)을 말한다.
제10조(군인의 기본권과 제한) ① 군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반 국민과 동일하게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가진다.
②제1항에 따른 권리는 법률에서 정한 군인의 의무에 따라 군사적 직무의 필요성 범위에서 제한될 수 있다.
제33조(정치 운동의 금지) ① 군인은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없다.
③군인은 다른 군인에게 제1항과 제2항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거나, 정치적 행위에 대한 보상 또는 보복으로서 이익 또는 불이익을 약속하여서는 아니 된다.
군인사법(2017. 3. 21. 법률 제14609호로 개정된 것)
제3조(계급) ① 장교는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1.장관(將官): 원수(元帥), 대장, 중장, 소장 및 준장
- 영관(領官): 대령, 중령 및 소령
- 위관(尉官): 대위, 중위 및 소위
② 준사관은 준위(准尉)로 한다.
③ 부사관은 원사(元士), 상사, 중사 및 하사로 한다.
④ 병은 병장, 상등병, 일등병 및 이등병으로 한다.
-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2018. 4. 26. 2016헌마1043]
【판시사항】
“결정은 구두변론에 의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37조 제2항 중 ‘재정신청에 대한 결정’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재판절차진술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재정신청절차의 신속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구두변론의 실시 여부를 법관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재정신청절차의 효율적 진행과 법률관계의 신속한 확정으로 형사피해자와 피의자의 법적 안정성을 조화시킨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이를 위해 법관에게 재량을 부여한 입법수단도 적절하다.
재정신청은 법원이 수사기록 및 재정신청절차에서 취득한 자료를 토대로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로서 밀행성의 원칙이 적용되는 수사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는 재판절차다. 이런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재정신청절차는 일률적으로 구두변론절차를 거치도록 하기보다는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구두변론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합리적이다.
헌법 제27조 제1항은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런데 ‘재판을 받을 권리’가 모든 재판에서 구두변론에 의한 심리를 받을 권리를 뜻한다고 볼 수 없다. 사건의 성질에 따라 입법자는 공평하고 신중한 심리에 중점을 두어 구두변론을 거친 판결절차에 따르도록 할 수도 있고, 사건 관계자의 정보 보호와 신속한 심리에 중점을 두어 구두변론 실시 여부는 법관의 재량에 맡기고 결정절차에 따르도록 할 수도 있다.
재정신청의 경우 대부분의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진술조서를 작성하거나 진술서를 제출하고 그 서면이 판사에게 제출된다. 또 형사피해자는 재정신청절차에서 자신의 의견을 기재한 서면을 언제든지 자유롭게 제출할 수 있다. 판사는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구두변론의 필요성을 판단하여 서면심리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한 사건은 변론을 열어 피해자의 진술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이처럼 재정신청절차에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 전면적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구두변론 실시 여부를 법관의 재량에 맡기는 것보다 재정신청인의 기본권을 적게 제한하면서도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을 상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재정신청절차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하여 관계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확정하여 사회 안정을 도모한다는 공익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법관이 구두변론을 하지 않고 재정신청에 대한 결정을 함으로써 재정신청인이 받게 되는 불이익은 그다지 크다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판절차진술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37조 제2항 중 ‘재정신청에 대한 결정’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27조 제1항, 제5항, 제37조 제2항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것) 제262조 제2항, 제3항, 제262조의2
형사소송규칙(1982. 12. 31. 대법원규칙 제828호로 제정된 것) 제24조
【참조판례】
헌재 2009. 6. 25. 2008헌마259, 판례집 21-1하, 900, 907
【당 사 자】
청 구 인진○현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영덕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 사건개요
청구인은 자신이 제기한 직무유기 등 고소ㆍ고발 사건에 대하여 창원지방검찰청 검사가 모두 불기소처분을 하자 재정신청을 하였다.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는 2016년 11월 청구인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청구인은 재정신청절차에서 신청인이 공개된 재판에 출석하여 진술할 수 있도록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부작위 또는 재정신청인의 구두변론 없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한 법률 규정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등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2016. 12. 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이 주장하는 입법부작위와 관련 있는 법률조항은 형사소송법 제37조 제2항 중 재정신청에 대한 결정 부분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결정은 구두변론에 의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37조 제2항 중 ‘재정신청에 대한 결정’ 부분(다음부터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이 재정신청에 대한 결정을 할 때 구두변론 실시 여부를 법관의 재량에 맡김으로써 재정신청인인 청구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범죄 피해자가 재판절차에서 구두변론을 통하여 자신의 입장을 법관에게 직접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헌법 제27조 제5항의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에 따라 보호된다. 한편, 형사피해자가 자신이 피해자인 범죄에 대한 형사재판절차에 접근할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은 재판청구권에 대한 제한이 된다. 재정신청제도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하는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사법절차로서 불기소처분의 당부를 심사하는 법원의 재판절차다. 따라서 이 절차에서 재정신청인의 구두변론을 제한하는 것은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과 재판청구권 행사에 대한 제한이 된다(헌재 2009. 6. 25. 2008헌마259 참조).
나. 재정신청절차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의 당부를 심사하여 신청이 이유 있는 경우 공소제기를 결정하는 수사와 공판의 중간단계에 있는 재판절차다. 재정신청절차에서는 재정신청인인 형사피해자뿐만 아니라 피의자의 권리도 보호되어야 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재정신청절차의 신속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구두변론의 실시 여부를 법관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재정신청절차의 효율적 진행과 법률관계의 신속한 확정으로 형사피해자와 피의자의 법적 안정성을 조화시킨다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이를 위해 법관에게 재량을 부여한 입법수단도 적절하다.
다. 재정신청은 법원이 수사기록 및 재정신청절차에서 취득한 자료를 토대로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로서 밀행성의 원칙이 적용되는 수사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는 재판절차다. 이런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재정신청절차는 일률적으로 구두변론절차를 거치도록 하기보다는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구두변론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합리적이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은, 재정신청사건의 심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개하지 아니하고(제262조 제3항), 재정신청사건의 심리 중에는 원칙적으로 관련 서류 및 증거물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없도록(제262조의2) 하고 있다. 증거조사는 법원이 필요한 때 직권으로 할 수 있고(제262조 제2항), 재정신청인이나 피의자는 법원이 증거조사를 할 때 법원의 재량에 따라 그 심리에 참여할 수 있다(형사소송규칙 제24조).
헌법 제27조 제1항은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런데 ‘재판을 받을 권리’가 모든 재판에서 구두변론에 의한 심리를 받을 권리를 뜻한다고 볼 수 없다. 사건의 성질에 따라 입법자는 공평하고 신중한 심리에 중점을 두어 구두변론을 거친 판결절차에 따르도록 할 수도 있고, 사건 관계자의 정보 보호와 신속한 심리에 중점을 두어 구두변론 실시 여부는 법관의 재량에 맡기고 결정절차에 따르도록 할 수도 있다.
구두변론 없이 서면심리에 의할 경우 형사피해자가 법관 앞에서 직접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재정신청의 경우 대부분의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진술조서를 작성하거나 진술서를 제출하고 그 서면이 판사에게 제출된다. 또 형사피해자는 재정신청절차에서 자신의 의견을 기재한 서면을 언제든지 자유롭게 제출할 수 있다. 판사는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구두변론의 필요성을 판단하여 서면심리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한 사건은 변론을 열어 피해자의 진술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이처럼 재정신청절차에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 전면적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또 법원이 재정신청을 기각하는 경우 재정신청인은 대법원에 즉시항고하여 자신의 입장을 상급법원에 전달할 수 있는 구제수단도 있다.
한편, 구두변론 실시 여부를 법관의 재량에 맡기는 것보다 재정신청인의 기본권을 적게 제한하면서도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을 상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라. 재정신청절차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하여 관계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확정하여 사회 안정을 도모한다는 공익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법관이 구두변론을 하지 않고 재정신청에 대한 결정을 함으로써 재정신청인이 받게 되는 불이익은 그다지 크다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마.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판절차진술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 결 론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19.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10호 위헌확인
[2018. 4. 26. 2017헌마397]
【판시사항】
청구인의 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2010. 1. 25. 법률 제9944호로 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10호 중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에 해당하는 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사람’ 부분에 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에서 권리보호의 이익 및 심판의 이익을 부정한 사례.
【결정요지】
청구인이 심판청구 후에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를 마쳐 기본권 제한상황이 종료되었으므로 권리보호이익이 소멸되었고, 헌법재판소가 이미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4호 중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 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사람’에 관한 부분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으며, 위와 같은 판단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변경할 사정이 없으므로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보기 어려운바, 심판의 이익도 인정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2010. 1. 25. 법률 제9944호로 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10호 중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에 해당하는 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사람’ 부분
【참조조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68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조 제3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98조
【참조판례】
헌재 2016. 3. 31. 2014헌마457, 공보 234, 619-621, 627-631
【당 사 자】
청 구 인김○승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상훈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 사건개요
청구인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죄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고 위 벌금형의 판결이 확정되어(대법원 2016도19700),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10호에 의하여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대상자가 되었다.
청구인은 2017. 2. 6.경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디엔에이시료 채취 출석요구를 받고,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10호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7. 4.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청구인은 2017. 5. 18.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에 동의하여 같은 날 청구인의 디엔에이감식시료가 채취되었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사람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2010. 1. 25. 법률 제9944호로 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위 법률을 ‘디엔에이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제10호 중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에 해당하는 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사람’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2010. 1. 25. 법률 제9944호로 제정되고, 2016. 1. 6. 법률 제13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수형인 등으로부터의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 ① 검사(군검찰관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 또는 이와 경합된 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 형법 제59조의2에 따른 보호관찰명령, 치료감호법에 따른 치료감호선고, 소년법 제32조 제1항 제9호 또는 제10호에 해당하는 보호처분결정을 받아 확정된 사람(이하 ‘수형인 등’이라 한다)으로부터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 다만, 제6조에 따라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하여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가 이미 수록되어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8조 및 제12조부터 제14조까지(제14조 제3항의 경우는 제외한다)의 죄
[관련조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조(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강제추행 등) ③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의 죄를 범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형사처벌을 받게 된 과정이나 재범의 위험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하도록 하고, 일체의 불복절차도 두지 않고 있는바, 영장주의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 및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평등권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의 소멸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그 심판청구가 적법하다고 하려면 그 제도의 목적상 권리보호의 이익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심판청구 당시 권리보호의 이익이 인정되더라도, 심판 계속 중에 생긴 사정변경 즉 사실관계 또는 법령제도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권리보호의 이익이 소멸 또는 제거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게 된다(헌재 1994. 8. 31. 92헌마126 등 참조).
그런데 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청구 후인 2017. 5. 18.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에 동의하여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를 마쳤는바, 이미 청구인에 대한 기본권 제한상황이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가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의 권리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아, 권리보호이익이 소멸되었다.
나. 심판의 이익 유무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1992. 1. 28. 91헌마111; 헌재 2015. 7. 30. 2012헌마610 등 참조).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이미 디엔에이법 제5조 제1항 제4호 중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 죄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사람에 관한 부분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고(헌재 2016. 3. 31. 2014헌마457 등 참조), 위와 같은 판단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헌법재판소가 위와 같은 판단을 변경할 사정이 없으므로, 가사 이러한 기본권 침해가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같은 판단을 반복하여 밝힐 만큼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보기 어려운바,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없고, 예외적으로 심판의 이익도 인정되지 않는다.
-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 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 등 위헌확인
[2018. 4. 26. 2017헌마530]
【판시사항】
가.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을 적용하여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정한 관세법 시행규칙(2017. 2. 15. 기획재정부령 제589호로 개정된 것) 제68조의2 제1항 본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어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심판대상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심판대상조항은 관세법(2013. 1. 1. 법률 제11602호로 개정된 것) 제176조의2 제4항에 위임의 근거를 두고 있다.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는 행정관청이 보세판매장 특허를 부여해 줌으로써 특정인이 얻게 되는 독점적 권리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부담금으로 볼 수 없고 광의의 수수료에 포함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심판대상조항은 적정한 특허수수료 기준을 정함으로써 재정수요를 충족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다. 특허수수료를 어떤 기준에 따라 부과할 것인지에 대하여 행정관청의 재량이 인정되고, 심판대상조항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을 적용함으로써 보세판매장 특허의 경제적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심판대상조항은 보세판매장 매출 규모가 클수록 그로 인한 이익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서 대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과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을 차별취급하는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보세판매장 운영인과 그 외 특허보세구역 운영인은 본질적으로 다른 집단으로서 차별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관세법 시행규칙(2017. 2. 15. 기획재정부령 제589호로 개정된 것) 제68조의2 제1항 본문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15조, 제23조 제1항, 제37조 제2항
관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4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6호 가목, 제174조 제2항
관세법(2013. 1. 1. 법률 제11602호로 개정된 것) 제176조의2 제4항
관세법 시행규칙(2000. 12. 30. 재정경제부령 제17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68조 제2항
【참조판례】
가. 헌재 2016. 4. 28. 2012헌마630, 판례집 28-1하, 87, 96
나. 헌재 2014. 2. 27. 2012헌바184등, 판례집 26-1상, 214, 222
【당 사 자】
청 구 인주식회사 호텔○○ 대표이사 장○욱 외 9인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담당변호사 이종혁 외 1인.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국내에서 보세판매장(면세점)을 운영하는 회사들이다.
나. 관세법상 특허보세구역의 설치⋅운영에 관한 특허를 받으려는 자, 특허보세구역을 설치⋅운영하는 자, 이미 받은 특허를 갱신하려는 자는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수료를 납부하여야 하는데(관세법 제174조 제2항), 특허보세구역의 일종인 보세판매장의 특허수수료는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른 종류의 보세구역 특허수수료와 달리 정할 수 있다(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
다. 이에 따라 2013. 11. 5. 개정된 구 관세법 시행규칙 제68조의2 제1항은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매출액의 1만분의 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하면서, 다만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에 대하여는 매출액의 1만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정하였다. 2017. 2. 15. 위 시행규칙조항은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인 경우 외의 보세판매장에 대하여 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을 적용하여 특허수수료를 정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라. 이에 청구인들은 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과 관세법 시행규칙 제68조의2 제1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7. 5.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과 관세법 시행규칙 제68조의2 제1항 전체에 대하여 그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은 기획재정부장관에게 하위규범을 제정․시행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을 뿐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사항과 직접 관련이 없고, 관세법 시행규칙 제68조의2 제1항 단서는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인 경우에 관한 것이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관세법 시행규칙(2017. 2. 15. 기획재정부령 제589호로 개정된 것) 제68조의2 제1항 본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관세법 시행규칙(2017. 2. 15. 기획재정부령 제589호로 개정된 것)
제68조의2(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 ① 법 제176조의2 제4항에 따라 보세판매장의 설치⋅운영에 관한 수수료(이하 이 조에서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라 한다)는 제68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표의 특허수수료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금액으로 한다.
해당 연도 매출액 | 특허수수료율 |
2천억 원 이하 | 해당 연도 매출액의 1천분의 1 |
2천억 원 초과 1조 원 이하 | 2억 원 + (2천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천분의 5) |
1조 원 초과 | 42억 원 + (1조 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00분의1) |
[관련조항]
관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4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 “운영인”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제174조 제1항에 따라 특허보세구역의 설치⋅운영에 관한 특허를 받은 자
제174조(특허보세구역의 설치⋅운영에 관한 특허) ② 특허보세구역의 설치⋅운영에 관한 특허를 받으려는 자, 특허보세구역을 설치⋅운영하는 자, 이미 받은 특허를 갱신하려는 자는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수료를 납부하여야 한다.
관세법(2013. 1. 1. 법률 제11602호로 개정된 것)
제176조의2(특허보세구역의 특례) ④ 보세판매장의 특허수수료는 제174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른 종류의 보세구역 특허수수료와 달리 정할 수 있다.
관세법 시행규칙(2000. 12. 30. 재정경제부령 제17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68조(특허수수료) ② 법 제17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납부하여야 하는 특허보세구역의 설치⋅운영에 관한 수수료(이하 이 조에서 “특허수수료”라 한다)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의한 금액으로 한다. 다만, 보세공장과 목재만 장치하는 수면의 보세창고에 대하여는 각 호의 구분에 의한 금액의 4분의 1로 한다.
1.특허보세구역의 연면적이 1천 제곱미터 미만인 경우 : 매 분기당 7만 2천 원
2.특허보세구역의 연면적이 1천 제곱미터 이상 2천 제곱미터 미만인 경우 : 매 분기당 10만 8천 원
3.특허보세구역의 연면적이 2천 제곱미터 이상 3천5백 제곱미터 미만인 경우 : 매 분기당 14만 4천 원
4.특허보세구역의 연면적이 3천5백 제곱미터 이상 7천 제곱미터 미만인 경우 : 매 분기당 18만 원
5.특허보세구역의 연면적이 7천 제곱미터 이상 1만5천 제곱미터 미만인 경우 : 매 분기당 22만 5천 원
6.특허보세구역의 연면적이 1만5천 제곱미터 이상 2만5천 제곱미터 미만인 경우 : 매 분기당 29만 1천 원
7.특허보세구역의 연면적이 2만5천 제곱미터 이상 5만 제곱미터 미만인 경우 : 매 분기당 36만 원
8.특허보세구역의 연면적이 5만 제곱미터 이상 10만 제곱미터 미만인 경우 : 매 분기당 43만 5천 원
9.특허보세구역의 연면적이 10만 제곱미터 이상인 경우 : 매 분기당 51만 원
- 청구인들의 주장
가.수수료는 일반적으로 역무 제공의 반대급부를 의미하고 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은 ‘보세판매장의 특허수수료’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가 실질적으로 수수료가 아닌 부담금에 해당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
나.심판대상조항은 부담금의 헌법적 허용한계를 준수하지 아니하고, 보세판매장의 특허수수료율을 정함에 있어 매출액 구간별로 누진구조를 택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다.심판대상조항이 과도한 특허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심각한 수익성 악화 위기를 맞고 있는 청구인들로 하여금 사실상 보세판매장 운영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므로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라. 수수료의 규범적 의미에 대하여 신뢰가 형성되어 있었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이 수수료의 법적 성격에 맞지 않는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므로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
마. 심판대상조항은 대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이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 및 그 외 특허보세구역 운영인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임에도 특허수수료율에 차이를 두고 있는바, 이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서 평등권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을 적용하여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정하고 있으므로,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납부하여야 하는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제한한다.
(2)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고, 부담금의 헌법적 허용한계를 준수하지 아니하며, 보세판매장의 특허수수료율을 정함에 있어 매출액 구간별로 누진구조를 택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는 부담금으로 볼 수 없으므로 부담금의 헌법적 허용한계 준수 여부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않고, 심판대상조항이 법률유보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한편,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과도한 특허수수료를 부과하여 청구인들로 하여금 사실상 보세판매장 운영을 포기하도록 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결국 특허수수료가 과도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불과하고 심판대상조항 자체가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청구인들은 수수료의 규범적 의미에 대하여 신뢰가 형성되어 있었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이 수수료의 법적 성격에 맞지 않는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여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은 결국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가 부담금이고 그 부과가 과도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포함되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3) 청구인들은 대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이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 및 그 외 특허보세구역 운영인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임에도 심판대상조항이 합리적 이유 없이 특허수수료율에 차이를 두고 있다고 주장하므로,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나. 재산권 침해 여부
(1)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가) 법률유보원칙
국민의 기본권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이를 제한할 수 있으나, 그 제한의 방법은 원칙적으로 법률로써만 가능하고, 제한의 정도도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으며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 여기서 기본권 제한에 관한 법률유보원칙은 ‘법률에 근거한 규율’을 요청하는 것이므로, 그 형식이 반드시 법률일 필 요는 없다 하더라도 법률상의 근거는 있어야 한다. 따라서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하위법령은 법률의 근거가 없는 것으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헌재 2016. 4. 28. 2012헌마630 참조).
(나) 판단
1)보세판매장을 비롯한 특허보세구역의 특허수수료는 경제적⋅사회적 상황 및 정책적 목적 등에 따라 변하는 것이므로, 특허수수료의 구체적 기준 등에 대하여는 관세법에서 자세히 규정하기보다 전문적⋅기술적 능력을 갖춘 행정부가 경제적⋅사회적 상황 및 정책적 목적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위 법령에 위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관세법은 제174조 제2항에서 “특허보세구역의 설치⋅운영에 관한 특허를 받으려는 자, 특허보세구역을 설치⋅운영하는 자, 이미 받은 특허를 갱신하려는 자는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수료를 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특허수수료 납부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하위 법령에 위임하고 있다. 다만,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에 대하여는 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에서 “보세판매장의 특허수수료는 제174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른 종류의 보세구역 특허수수료와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다른 종류의 보세구역 특허수수료와 다르게 취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관세법 제174조 제2항의 위임에 따라 면적을 기준으로 특허수수료를 정하고 있는 관세법 시행규칙 제68조 제2항과 달리, 매출액을 기준으로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은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에 대하여 다른 종류의 보세구역 특허수수료와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에 그 위임의 근거를 두고 있다.
2) 심판대상조항이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인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관세법 제174조 제2항이 기획재정부령에 위임하고 있는 내용은 ‘특허보세구역의 설치⋅운영에 관한 특허를 받으려는 자, 특허보세구역을 설치⋅운영하는 자, 이미 받은 특허를 갱신하려는 자’가 납부해야 하는 특허수수료에 관한 사항이고, 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이 기획재정부령에 위임하고 있는 내용은 특허보세구역 중 ‘보세판매장의 특허수수료’에 관한 사항이다.
심판대상조항은 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의 위임에 따라 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을 적용하여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정하고 있으므로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다.
3) 청구인들은 수수료가 일반적으로 역무 제공의 반대급부를 의미하고 관세법 제176조의2 제4항은 ‘보세판매장의 특허수수료’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가 실질적으로 수수료가 아닌 부담금에 해당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는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의 소요경비 등을 충당하기 위하여 그 사업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 과해지는 부담금이라고 볼 수 없고, 행정관청이 보세판매장 설치⋅운영에 관한 특허(이하 ‘보세판매장 특허’라 한다)를 부여해 줌으로써 특정인이 얻게 되는 독점적 권리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일종의 특허료 내지 설권료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는 행정관청의 특허에 대한 반대급부이므로, 국가 등이 보세판매장 설치․운영에 있어 제공한 역무에 대한 반대급부는 아니어서 협의의 수수료로 보기는 어렵지만, 수수료의 성격을 ‘반대급부성’으로 이해한다면 광의의 수수료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다)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심사기준
재산권에 대한 제한 입법 역시 다른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과 마찬가지로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여야 하며,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4. 2. 27. 2012헌바184등 참조). 그러나 보세판매장 특허를 부여할 것인지 여부는 행정관청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다.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는 독점적 권리에 대한 반대급부이고, 그 독점적 권리의 경제적 가치는 경제적⋅사회적 상황 및 정책적 목적 등에 따라 결정되므로 행정관청의 재량이 인정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과잉금지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행정관청이 특허수수료 기준을 정함에 있어 재량이 인정됨을 고려하여야 한다.
(나)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는 행정관청이 보세판매장 특허를 부여해 줌으로써 특정인이 얻게 되는 독점적 권리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보세판매장 운영인에게 특허수수료를 납부하도록 하는 것은 국가가 조세징수권을 포기하고 특정인에게 독점적으로 부여해 준 이익을 사회적으로 환원하여 재정수요를 충족하고 궁극적으로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이 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을 적용하여 특허수수료를 정한 것은 특허수수료의 법적 성격과 징수 목적, 보세판매장의 사업 규모 및 운영 현황, 보세판매장 사업의 경제적 구조 등을 고려하여 적정한 특허수수료 기준을 정하고 이를 통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을 적용할 경우에 보세판매장 특허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보다 잘 반영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적합하다.
(다) 침해의 최소성
1) 특허수수료를 어떤 기준에 따라 부과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행정관청의 재량이 인정되므로, 그 기준이 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할 정도가 아니면 그러한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의 성격이 독점적 권리에 대한 반대급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면적을 기준으로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보세판매장 특허의 경제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심판대상조항은 특허수수료의 법적 성격과 징수 목적, 보세판매장의 사업 규모 및 운영 현황, 보세판매장 사업의 경제적 구조 등을 고려하여 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을 적용하여 특허수수료를 정하고 있다.
보세판매장 운영인은 관세․부가가치세․개별소비세 등의 납부 보류로 인하여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보세’의 성격상 각종 세금의 부과가 보류된 상태에서 물건을 판매함에 따라 일반 매장에 비하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여 매출 증대에 따른 이익을 취득할 수 있다. 보세판매장 운영인이 보세판매장 설치⋅운영으로 얻는 이익은 일반적으로 전체 매출액에 비례하여 발생하기 때문에 보세판매장 특허의 경제적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보세판매장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특허수수료를 정한 것이다.
2) 심판대상조항은 보세판매장의 특허수수료율을 정함에 있어 매출액 구간별로 누진구조를 택하고 있는데, 이는 보세판매장 사업의 매출규모가 커질수록 일반적으로 그 운영인이 얻게 되는 이익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에 의하면, 해당 연도 매출액이 2천억 원 이하인 경우 ‘해당 연도 매출액의 0.1%’, 2천억 원 초과 1조 원 이하인 경우는 ‘2억 원 + (2천억 원 초과분 × 0.5%)’, 1조 원 초과인 경우는 ‘42억 원 + (1조 원 초과분 × 1.0%)’로 하여 특허수수료가 부과된다. 매출액이 2천억 원을 초과한 경우 전체 매출액에 0.5%의 요율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매출액 2천 억 원에 대하여는 0.1%의 요율이 적용되고(2억 원의 특허수수료) 2천억 원이 초과되는 분에 대하여만 0.5%의 요율이 적용되고, 마찬가지로 매출액이 1조 원을 초과한 경우 전체 매출액에 1.0%의 요율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매출액 1조 원에 대하여는 0.42%의 요율이 적용되고(42억 원의 특허수수료) 1조 원을 초과하는 분에 대하여만 1.0%의 요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보세판매장의 특허수수료율을 정함에 있어 매출액 구간별로 누진구조를 택한 것은 행정관청의 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3)청구인들은 매출액이 아니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음에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정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는 독점적 권리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그 구체적 기준은 보세판매장 특허의 경제적 가치를 반영하여 결정하는 것이지, 보세판매장 운영인이 실제 얻은 영업이익에 기초하여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영업이익은 매출총이익(매출액-매출원가)에서 판매비(판매촉진을 위한 광고선전비, 접대비 등과 같이 판매활동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비용)와 일반 관리비(임차료, 건물의 보험료, 사무용품 구입비 등 기업의 관리와 유지 및 일반 사무에 관련하여 발생하는 비용) 등을 제외하여 산출되므로, 매출액이 같다고 하더라도 보세판매장의 경영 상황과 운영 방식 등에 따라 영업이익은 현저한 차이가 날 수 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특허수수료를 부과할 경우에는 보세판매장 특허의 경제적 가치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요인에 의하여 특허수수료 기준이 결정되게 되고, 이는 보세판매장의 경영 상황과 운영 방식 등에 따라 특허수수료가 결정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보세판매장 운영인이 보세판매장 뿐만 아니라 호텔 등 다른 사업장을 운영하는 경우, 매출액은 단위 사업별로 발생하지만,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 등은 다른 사업과 합산하여 산출되기도 하므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특허수수료를 산정한다면 보세판매장 특허의 경제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영업이익이 아닌 매출액을 기준으로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정하였다고 하여 행정관청의 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4)관세법은 사업에 현저한 손실을 입거나 중대한 위기에 처한 경우 세관장에게 특허수수료 납부기한의 연장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다(관세법 제10조,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3항 참조).
실제로 관세청은 2017. 4. 사드 영향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가운데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특허수수료율 인상으로 업계의 자금부담이 가중된다는 의견에 따라 매출감소 상황이 계속될 경우, 2017년도 매출액에 따라 부과되는 특허수수료에 대해 1년의 범위 내에서 납기를 연장하거나 분할납부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5) 이상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을 적용하여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를 정한 것은 행정관청의 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라) 법익의 균형성
청구인들은심판대상조항에의하여종전(매출액의 0.05%)보다 많은 특허수수료(매출액 구간별로 매출액의 0.1% 내지 1.0%)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인상률 내지 인상액이 과도하다기 보다는 종전 특허수수료 기준과 그 액수가 낮았기 때문이다.
원래 국가가 조세징수권을 포기하면서 보세판매장 제도를 인정한 이유는 보세판매장 설치․운영으로 얻는 이익이 보세판매장 운영인의 사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종국에는 국민경제의 발전이라는 공익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동안 보세판매장 운영인이 부담하는 특허수수료 및 대기업 위주의 독과점구조로 인하여 보세판매장 사업이 일종의 특혜로까지 인식이 되는 상황이었고, 보세판매장 운영인 선정의 공정성을 둘러 싼 많은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심판대상조항은 특허수수료의 법적 성격과 징수 목적, 보세판매장의 사업 규모 및 운영 현황, 보세판매장 사업의 경제적 구조 등을 고려하여 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을 적용하여 특허수수료를 정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재정수요를 충족하고 궁극적으로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특허수수료를 부담함으로써 제한되는 청구인들의 재산권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하였다.
(마)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평등권 침해 여부
(1)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과의 비교
(가) 차별취급의 존재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과 그 외 보세판매장 운영인은 보세판매장 특허로 인한 이익을 향유하고 있고, 보세판매장 특허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특허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지위에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매출액의 1만분의 1에 해당하는 특허수수료를 부담하는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과 달리 그 외 보세판매장 운영인에 대하여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차등 요율(매출액의 1천분의 1 내지 100분의 1)을 적용하여 차별취급하고 있다.
(나) 차별취급의 합리성
보세판매장 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데 그 투자비용의 상당 부분이 고정 비용이기 때문에 거래량, 즉 매출액의 규모가 클수록 전체 매출액 대비 판매비와 일반 관리비 등은 절감되고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100)은 높아지게 된다.
그런데 현재 기업구분별 매출기준 점유율을 살펴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대기업 보세판매장 매출액 점유율은 전체 매출액의 86.4% 내지 89.7%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매출액 점유율은 3.7% 내지 7.8%에 불과하다. 영업이익률을 살펴보아도,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은 최고 2% 영업이익 내지 최저 238% 손실을 입고 있어 대부분의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관세법령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특허비율 의무 할당제를 규정하는 등 대기업 편중의 보세판매장 사업구조를 개선하고자 노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보세판매장 운영인의 장기간 형성된 경영 노하우, 축적된 자본력, 유명 브랜드 업체와의 협상을 통한 다양한 상품의 구성 등으로 인하여 여전히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은 많은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보세판매장 매출 규모가 클수록 그로 인한 이익이 증가하는 점, 현재 보세판매장 시장구조가 대기업 중심의 독과점구조인 점,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이 심각한 경영상 위기를 겪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그 외 보세판매장 운영인에게 중소․중견기업 보세판매장 운영인보다 고율의 특허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차별이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다.
(2) 그 외 특허보세구역 운영인과의 비교
청구인들은 보세판매장 및 그 외 특허보세구역은 관세 등의 납부의무가 유예된 상태에서 영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이 보세판매장 운영인과 그 외 특허보세구역 운영인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보세판매장과 그 외 특허보세구역은 세관장의 특허에 의하여 보세된 물품을 취급한다는 점에서만 동일할 뿐, 각 특허보세구역마다 그 의의, 운영 목적, 영업의 구체적인 행태, 사업의 특성 등이 다르고 이에 따라 보세구역 설치⋅운영으로 얻는 이익 역시 다르기 때문에 특허수수료를 정함에 있어서 보세판매장과 그 외 특허보세구역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특허수수료 산정에 있어 보세판매장 운영인과 그 외 특허보세구역 운영인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본질적으로 다른 집단을 다르게 취급한 것이므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차별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 기소유예처분취소
[2018. 4. 26. 2016헌마226]
【판시사항】
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자’를 처벌하는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 청구인에 대하여 장애인활동지원급여비용을 부정하게 청구한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구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2011. 1. 4. 법률 제10426호로 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1항 제1호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민 것’을 뜻하는 ‘거짓’과 ‘올바르지 아니하거나 옳지 못함’을 뜻하는 ‘부정’의 사전적 의미 및 위 조항의 입법목적,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하여, 장애인활동지원급여비용을 청구할 요건이 되지 아니함에도 요건이 되는 것처럼 꾸미거나 요건이 되지 않는 사실을 감추려는 사회통념상 올바르지 아니한 행위로서, 장애인활동지원급여비용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구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활동보조인인 청구인이 수급자로부터 바우처카드를 양도받아 실제의 급여제공시간과 다른 임의의 시간을 급여제공시간으로 입력하거나, 수급자의 가족을 위한 가사활동시간을 급여제공시간으로 입력하여 스스로 결제하고 이에 따른 급여비용을 청구한 행위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에 해당하므로, 피청구인이 위 사건에 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을 함에 있어 위 기소유예처분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그 밖에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2011. 1. 4. 법률 제10426호로 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1항 제1호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1항
구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2011. 3. 30. 법률 제10518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제1항 제1호, 제2항
구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1. 8. 17. 보건복지부령 제72호로 제정되고, 2016. 12. 30. 보건복지부령 제4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3항 제1호
【참조판례】
가. 헌재 2004. 11. 25. 2004헌바35, 판례집 16-2하, 381, 391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판례집 17-1, 812, 821, 822헌재 2010. 11. 25. 2009헌바27 판례집 22-2하, 376, 377
【당 사 자】
청 구 인편○향국선대리인 변호사 정지석
피청구인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검사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5. 5. 28. 피청구인으로부터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2015년 형제1139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구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2011. 1. 4. 법률 제10426호로 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장애인활동법’이라 한다)에 따른 장애인 활동보조인으로서, 활동지원급여 수급자인 김○임과 공모하여, 2013. 3. 14.부터 2013. 12. 28.까지 김○임으로부터 바우처카드를 양도받아 이를 이용하여 실제로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하지 않은 시간에 대해서도 급여비용을 청구하는 등 총 204회에 걸쳐 합계 9,428,940원의 활동지원급여비용을 부정하게 청구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피의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청구인에게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수급자를 위하여 빨래, 청소 등 가사활동을 함으로써 활동지원급여를 일부 제공한 점, 청구인이 투병 중이던 남편을 대신하여 가족을 부양하다가 얼마 전 남편이 사망한 점 등의 사정을 참작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2016. 3. 21.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후 청구인의 국선대리인은 2016. 6. 20. 청구서를 제출하면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취지 외에, 기소유예처분의 근거조항인 구 장애인활동법 제47조 제3항 제1호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과 포괄위임입법 금지원칙 등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추가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과 그 근거조항인 구 장애인활동법 제47조 제3항 제1호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구 장애인활동법 제47조 제3항 제1호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활동지원급여를 받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활동지원급여를 받게 한 자’에 대한 처벌조항인바, 청구인은 ‘활동지원급여비용을 부정하게 청구하였다’는 피의사실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받게 된 것이므로, 청구인에게는 위 처벌조항이 아니라, 구 장애인활동법 제47조 제1항 제1호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자’가 적용된다.
그렇다면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조항을 잘못 판단하여 구 장애인활동법 제47조 제3항 제1호를 심판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을 구 장애인활동법 제47조 제1항 제1호로 변경하여 판단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2011. 1. 4. 법률 제10426호로 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1항 제1호의 위헌 여부와 위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인바,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2011. 1. 4. 법률 제10426호로 제정되고, 2017. 2. 8. 법률 제14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자
[관련조항]
구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2011. 3. 30. 법률 제10518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활동지원급여의 종류) ① 이 법에 따른 활동지원급여의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활동보조 : 장애인활동지원인력(이하 “활동지원인력”이라 한다)인 제27조에 따른 활동보조인이 수급자의 가정 등을 방문하여 신체활동, 가사활동 및 이동보조 등을 지원하는 활동지원급여
②활동지원급여의제공기준ㆍ절차ㆍ방법ㆍ범위와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구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1. 8. 17. 보건복지부령 제72호로 제정되고, 2016. 12. 30. 보건복지부령 제4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활동지원급여의 제공 기준 및 범위) ③ 수급자와 활동지원기관은 활동지원급여를 받거나 제공할 때에 다음 각 호의 행위를 요구하거나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 수급자의 가족을 위한 행위
-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범죄의 구성요건인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대하여 ‘거짓’이라는 예시 외에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그로 인하여 구성요건 조항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범죄구성요건을 구 장애인활동법 제16조 제2항에 의하여 하위법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구 장애인활동법 시행규칙 제12조 제3항에서 ‘수급자의 가족을 위한 행위를 제공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
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
청구인은 수급자의 의사에 따라 수급자의 외부 심부름을 하거나 가사활동보조를 함으로써 정당한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하였고, 이에 따라 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으로서 구 장애인활동법을 위반하지 아니하였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이 자의적으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 판 단
가.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판단
(1) 쟁점의 정리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는 구성요건이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을 하는 외에, 구 장애인활동법 제16조 제2항은 활동보조인이 지원하는 활동지원급여의 제공기준ㆍ범위 등을 구 장애인활동법 시행규칙에 위임하였는데, 이에 따라 구 장애인활동법 시행규칙 제12조 제3항 제1호가 ‘수급자의 가족을 위한 행위’를 금지하고 이것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부정한 방법’에 해당된다면,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구 장애인활동법 제16조 제2항을 통하여 범죄구성요건 전부를 하위법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과 같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살피건대, 포괄위임금지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서는 법률조항이 구성요건 중 일정한 사항을 하위법령에 위임하였을 것이 요구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자’를 구성요건으로 함으로써 그 자체로 완성된 구성요건을 규정하고 있고, 구성요건을 법률에서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입법형식을 취하고 있지도 아니하며, 구 장애인활동법 제16조 제2항은 심판대상조항의 구성요건을 이루지 아니하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해서는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하여만 살펴보기로 한다.
(2)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헌법 제12조와 제13조를 통하여 보장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에서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과 형벌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2004. 11. 25. 2004헌바35 참조).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의 의미내용을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법규범이 법을 해석ㆍ집행하는 기관에게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에 따라 이를 판단할 수 있는데,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헌재 2010. 11. 25. 2009헌바27 등 참조).
(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의 의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의 범죄구성요건인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 중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라는 부분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법해석상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불명확한 규정이라고 주장한다.
위 조항 중 ‘거짓’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민 것’을 의미하고, 여기에 특별히 다의적인 해석가능성이나 모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5. 12. 23. 2012헌마685, 헌재 2016. 4. 28. 2015헌바247 등 참조).
이에 비하여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은 다소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으로서,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데 구 장애인활동법은 신체적ㆍ정신적 장애 등의 사유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활동지원급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로서(제1조),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장애인활동지원급여비용의 부정수급을 차단함으로써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여 구 장애인활동법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데 있다.
위와 같은 장애인활동법과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에 ‘올바르지 아니하거나 옳지 못함’을 뜻하는 ‘부정’의 사전적 의미와 앞서 본 ‘거짓’의 의미내용을 더하여 보면,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다는 것은, ‘거짓’ 이외에 장애인활동지원급여비용을 청구할 요건이 되지 아니함에도 요건이 되는 것처럼 꾸미거나, 요건이 되지 않는 사실을 감추려는 사회통념상 올바르지 아니한 행위로서, 장애인활동지원급여비용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은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장애인활동법상의 장애인활동보조인으로서, 수급자인 김○임으로부터 바우처카드를 양도받아 이를 이용하여 직접 결제하면서, 급여제공시간을 실제와 달리 임의의 시간으로 입력하고, 김○임의 아들 가족을 위한 청소, 식사준비, 빨래, 손자들의 하교동행 등의 가사활동시간도 급여제공시간으로 입력하여 결제한 다음, 이에 따른 급여비용을 청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그러나 장애인활동지원사업에 따라 수급자에게 교부되는 바우처카드를 이용하여 결제를 할 때에는 실제로 급여가 제공된 시간에 대하여만 결제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활동보조인인 청구인이 수급자인 김○임으로부터 바우처카드를 양도받아 실제의 급여제공시간과 달리 임의의 시간을 입력하여 스스로 결제하고 이에 따른 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은 ‘거짓’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에 해당한다.
(3) 또한 구 장애인활동법 제1조는 장애인의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장애인의 활동을 보조하여야 하는 가족의 부담을 경감하는 것을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장애인의 가족의 활동이나 생업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달리 구 장애인활동법의 해석상 장애인의 가족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이에 따라 구 장애인활동법 제16조 제2항과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조 제3항 제1호는 ‘수급자와 활동지원기관으로 하여금 활동지원급여를 받거나 제공할 때에 수급자의 가족을 위한 행위를 요구하거나 제공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수급자의 가족을 위한 행위를 활동지원급여의 내용에서 배제하고 있다. 그런데 청구인이 제공한 가사활동은 그 내용에 비추어 수급자의 가족을 위한 가사활동에 해당하므로, 활동지원급여의 내용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청구인이 그 가사활동시간을 급여제공시간으로 입력하여 결제하고, 이에 따른 급여비용을 청구한 행위는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에 포섭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4) 결국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심판대상조항에 의거하여 행하여진 처분으로서, 피청구인이 위 사건에 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을 함에 있어 위 기소유예처분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그 밖에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 기소유예처분취소
[2018. 4. 26. 2017헌마711]
【판시사항】
청구인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
【결정요지】
청구인에게 민감정보 처리에 관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청구인이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여야 하나, 청구인은 인천○○공단의 직원으로서 개인정보처리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개인정보취급자에 불과하므로, 청구인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참조조문】
개인정보보호법(2011. 3. 29. 법률 제10465호로 제정된 것) 제15조 제2항
개인정보보호법(2016. 3. 29. 법률 제14107호로 개정된 것) 제23조 제1항 제1호, 제71조 제3호
【당 사 자】
청 구 인박○호대리인 변호사 나완수
피청구인인천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7. 5. 25. 인천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18912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7. 5. 25. 피청구인으로부터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인천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18912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3. 2. 10. 인천○○공단 소속 직원들을 상대로 범죄경력을 자진신고하라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발송한 다음 이를 통해 직원 15명의 범죄경력 21건을 수집하여 개인정보처리자로서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2항 각 호에 따른 동의를 받지 않은 채 민감정보인 범죄경력정보를 처리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7. 6. 26.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이 보낸 전자우편에 대하여 자발적으로 자신의 범죄경력을 신고한 것은 정보주체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이때 청구인은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2항 각 호의 요건도 모두 갖추었다. 또한 청구인이 본건 정보수집에 이르게 된 목적, 경위, 수단과 방법, 사후의 정보 이용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 또는 정당한 업무집행의 일환으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 판 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0. 12. 22.경부터 2014. 12. 30.경까지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인천○○공단에서 감사팀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2) 청구인은 2013. 2. 10. 위 공단 소속 직원들의 범죄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위 공단 산하 8개 사업소 전 직원들 약 300명에게 자신의 범죄경력을 자진신고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발송하였다. 이 전자우편에는 비위유형, 처분내용, 처분기관, 처분일시 등을 기재하여 제출하고, 자진신고한 직원의 경우 비밀을 보장하고 정상참작을 해 주겠으나 자진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직접 대면조사하여 보고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3) 이에 직원 15명이 자신의 범죄경력 21건을 자진신고하였고, 청구인은 이를 수집하여 ‘사법기관 처분내용 자료수집 현황’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만들어 직장 내 청렴교육 시간에 활용하였다. 이 자료에는 직원들의 실명은 기재되어 있지 않고, 범죄유형과 건수만 포함되었으며, 강의 시간에도 소속이나 실명 등은 밝히지 아니하였다.
(4)인천○○공단 소속 직원인 임○기는 청구인이 개인의 민감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하였다는 이유로 2017. 2. 28.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였다.
나. 쟁점
청구인에 대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되는 조항은 구 개인정보보호법 제23조 본문(2011. 3. 29. 법률 제10465호로 제정되고, 2016. 3. 29. 법률 제141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근거조항’이라 한다)으로서 “개인정보처리자는 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 그 밖에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이하 “민감정보”라 한다)를 처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근거조항이 청구인에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청구인이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다. 판단
그러므로 먼저 청구인이 이 사건 근거조항의 수범자인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개인정보보호법은개인정보처리자의‘개인정보보호원칙’을 규정한 다음(제3조),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하여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제공 등(제15조 내지 제22조), 개인정보의 처리 제한(제23조 내지 제28조), 개인정보의 안전한 관리(제29조 내지 34조의2) 등에 관하여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위 법에서 사용하는 “개인정보처리자”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 법인, 단체 및 개인 등을 말한다(제2조 제5호)고 개념 정의하고 있고, 위 법 제2조 제6호 나목, 위 법 시행령 제2조 제3호에 의하면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단은 위 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에 해당한다.
한편, 개인정보보호법은 제28조에서 개인정보처리자의 ‘개인정보취급자에 대한 감독’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개인정보취급자”를 임직원, 파견근로자, 시간제근로자 등 개인정보처리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자(제28조 제1항 참조)라고 개념 정의하고 있다.
위 인정사실과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 개인정보취급자에 관한 개념 정의 및 관계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서 개인정보처리자는 인천○○공단이고, 청구인은 인천○○공단의 감사팀 소속 직원으로서 개인정보취급자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구인은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근거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라. 소결론
결국 피청구인은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한 법리오해에 기초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 수집에 관하여 제대로 수사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에게 이 사건 근거조항 위반혐의를 그대로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자의적인 처분에 해당하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 기소유예처분취소
[2018. 4. 26. 2017헌마747]
【판시사항】
청구인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
【결정요지】
청구인에게 개인정보 누설에 관한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청구인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인 동시에 고소인이 이용자이어야 하고, 청구인이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취급하고 있거나 취급하였던 자로서 직무상 알게 된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누설하였어야 한다. 이 사건 기록에 비추어 보면 고소인은 청구인으로부터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받아 이를 이용하는 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 고소인을 이용자라고 볼 수 없고, 또 문제된 고소인의 사진이 청구인이 직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라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따라서 청구인에게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참조조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고, 2016. 3. 22. 법률 제140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의2 제1항, 제71조 제5호
【당 사 자】
청 구 인안○환대리인 법무법인 나눔담당변호사 김성도
피청구인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7. 6. 14.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2252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7. 6. 14. 피청구인으로부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서울중앙지방검찰청2017년 형제2252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4. 8. 15. 및 2014. 8. 23.경 고소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수술 전후 사진을 인터넷 블로그에 게재되게 하여 개인정보를 누설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7. 7. 4.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청구인의 주장요지
고소인은 이전에 동일한 피해사실을 이유로 하여 청구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형사고소 하였다가 청구인으로부터 1,000만 원을 지급받고, 고소취하, 처벌불원서 제출 및 추후 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조정을 하였다. 이 사건 피의사실은 위 조정 성립 이전에 발생한 일로서 청구인과 고소인 사이에 조정이 성립된 이상 고소인의 양해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형사처벌의 실익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청구인은 위와 같은 조정이 성립된 이후 광고대행업체에 고소인의 사진을 내리라고 지시하였으므로 정보통신망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정보통신망법은 과실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은 정보통신망법위반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 판 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서울 강남구 ○○로 ○○에 있는 ‘○○ 이비인후과’(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의사이고, 고소인은 2011. 8. 29. 이 사건 병원에서 코 성형수술을 받은 사람이다.
(2) 청구인은 수술 전후 비교를 위하여 고소인의 얼굴을 촬영하였고, 위 사진은 이 사건 병원에서 개설⋅운영하는 인터넷 블로그에 게재되었다.
(3) 고소인은 청구인이 자신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수술 전후 사진을 홍보 목적으로 인터넷 블로그에 게재하였음을 이유로 2015년경 형사고소(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103130호)함과 동시에 2015. 9. 30. 청구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인천지방법원 2015가단55808), 위 소송 계속 중인 2015. 12. 4. 고소인과 청구인 사이에 조정(인천지방법원 2015머76643, 이하 ‘이 사건 조정’이라 한다)이 성립되었다.
(4) 고소인은 이 사건 조정에 따라 고소를 취소하였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2015. 12. 17. 청구인의 업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정보통신망법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의료법위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하여 각하 처분을 하였다.
(5)고소인은 이 사건 조정 당시 청구인이 게재한 사진을 삭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였으므로 이를 믿고 조정에 이르렀는데 여전히 수술 전후 사진이 인터넷 블로그에 게재되어 있다고 하며 2017. 1. 4. 다시 청구인을 상대로 형사고소 하였다.
(6) 피청구인은 2017. 6. 14. 피의사실 중 의료법 제88조, 제19조(정보누설금지) 위반은 친고죄,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로서, 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103130호 사건 당시 고소인의 고소취소 및 처벌불원의사가 있었음을 이유로 공소권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고, 정보통신망법위반에 대하여만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쟁점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5호는 제28조의2 제1항을 위반하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누설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8조의2 제1항(2016. 3. 22. 법률 제140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근거조항’이라 한다)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취급하고 있거나 취급하였던 자는 직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훼손⋅침해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근거조항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청구인이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이어야 하고 고소인이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이용자’이어야 하며, 청구인이 고소인에 대한 관계에서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취급하고 있거나 취급하였던 자로서 직무상 알게 된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누설하였어야 한다.
다. 판단
(1)먼저 청구인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1항 제3호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란「전기통신사업법」제2조 제8호에 따른 전기통신사업자와 영리를 목적으로 전기통신사업자의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정보를 제공하거나 정보의 제공을 매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청구인은 의사로서 병원 홍보를 위하여 광고 등을 할 목적으로 인터넷 블로그를 개설․운영하였고, 위 인터넷 블로그에 코 성형수술 전후의 고소인의 사진을 게재하였는바, 이는 청구인이 영리의 목적, 즉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게시하거나 정보의 유통이 가능하도록 연결시켜 주는 행위를 한 것이므로, 청구인은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1항 제3호 소정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해당한다.
(2) 다음으로 고소인이 ‘이용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1항 제4호는 “‘이용자’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용자’란 자신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려고 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부터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받아 이를 이용하는 관계를 전제로 한다(대법원 2013. 10. 17. 선고 2012도4387 판결 참조). 그런데 고소인은 청구인으로부터 코 성형수술을 받았을 뿐, 이 사건 기록상 고소인이 위 성형수술 전후에 걸쳐 청구인 운영의 인터넷 블로그에 회원으로 가입하였다거나 또는 위 인터넷 블로그에 접속하여 상담을 하거나 진료예약을 하는 등 서비스를 이용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로지 자신의 성형수술 전후의 사진이 위 인터넷 블로그에 게재되어 있음을 지인을 통하여 알게 된 이후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비로소 위 인터넷 블로그에 접속하였던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고소인은 청구인으로부터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받아 이를 이용하는 관계에 있지 아니하여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1항 제4호 및 이 사건 근거조항의 ‘이용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한편, 이 사건에서 문제된 고소인의 사진은 청구인이 위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수집한 정보가 아니라 순수하게 오프라인(off-line) 의료행위(코 성형수술) 과정에서수집․취득한 것이고, 나아가 청구인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 고소인의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과정에서 ‘직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라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다.
라. 소결론
결국 피청구인은 정보통신망법상 ‘이용자’ 내지 이 사건 근거조항에 대한 법리오해에 기초하여 청구인과 고소인의 이 사건 인터넷 블로그의 이용관계에 관하여 제대로 수사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에게 이 사건 근거조항 위반혐의를 그대로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자의적인 처분에 해당하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해외출장으로 행정전자서명불능) 유남석
- 효력정지가처분신청
[2018. 4. 6. 2018헌사242, 2018헌사245(병합)]
【판시사항】
법무부장관에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가 결정되면 즉시 합격자의 성명을 공개하는 방법으로 공고하도록 하는 변호사시험법(2017. 12. 12. 법률 제15154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중 ‘명단을 공고’ 가운데 성명 공개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의 효력을 본안 사건의 종국결정 선고 시까지 정지할 것인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이 사건 가처분신청의 본안 심판은 전원재판부에 계속 중이므로 명백히 부적법하지 않고 본안 심판에서 심리를 거쳐 기본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명단이 법무부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일반에 일단 공개되면 이를 다시 비공개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로써 신청인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중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또한, 위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발표일이 임박하였으므로 손해를 방지할 긴급한 필요도 인정된다.
가처분을 인용하더라도 법무부장관은 합격자의 응시번호만을 공개하는 방법 등 성명을 공개하지 않는 다른 방법으로 합격자를 공고할 수 있고, 그 후 종국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된다면 그때 비로소 성명을 추가 공고하면 된다. 반면,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되었을 때는 이미 합격자 명단이 널리 알려졌을 것이므로 이를 돌이킬 수 없어 신청인들에게 발생하는 불이익이 매우 클 수 있다. 따라서 가처분을 인용한 뒤 종국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보다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이 더 크다.
따라서 신청인들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한다.
【심판대상조문】
변호사시험법(2017. 12. 12. 법률 제15154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중 ‘명단을 공고’ 가운데 성명 공개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7조
헌법재판소법 제40조
구 변호사시험법(2009. 5. 28. 법률 제9747호로 제정되고, 2017. 12. 12. 법률 제151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민사집행법(2002. 7. 1.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300조
행정소송법(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 제2항
【참조판례】
헌재 1999. 3. 25. 98헌사98, 판례집 11-1, 264
헌재 2000. 12. 8. 2000헌사471, 판례집 12-2, 381
헌재 2002. 4. 25. 2002헌사129, 판례집 14-1, 433
헌재 2006. 2. 23. 2005헌사754, 판례집 18-1상, 339
헌재 2014. 6. 5. 2014헌사592, 판례집 26-1하, 680, 682
【당 사 자】
신 청 인[별지 1] 신청인 명단과 같음
본안사건2018헌마77, 2018헌마283(병합) 변호사시험법 제11조 위헌확인
【주 문】
변호사시험법(2017. 12. 12. 법률 제15154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중 ‘명단을 공고’ 가운데 성명 공개에 관한 부분의 효력은 헌법재판소 2018헌마77, 2018헌마283(병합)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의 종국결정 선고 시까지 이를 정지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2018헌사242 사건
신청인 노○현은 2018. 1. 9.부터 같은 달 13일까지 시행된 ‘2018년도 제7회 변호사시험’에 응시한 자이다.
- 12. 12. 법률 제15154호로 변호사시험법 제11조가 개정되어, 법무부장관은 변호사시험의 합격자가 결정되면 즉시 ‘명단’을 공고하여야 한다. 그런데 신청인 및 신청외 김○령, 김○찬은 위 법률조항에 따라 합격자 명단이 공개될 경우 타인이 자신들의 변호사시험 합격 여부 등을 알 수 있게 되어 자신들의 인격권, 평등권,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2018. 1. 23.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2018헌마77). 그리고 신청인은 2018. 3. 15. 위 본안 사건의 종국결정 선고시까지 위 변호사시험법 제11조 중 ‘법무부장관은 합격자가 결정되면 즉시 명단을 공고하고’ 부분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이 사건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하였다. 그 후 국선대리인은 2018. 3. 16. 같은 취지의 이 사건 효력정지가처분 보충이유서를 제출하였다.
나. 2018헌사245 사건
신청인 김○식은 위 ‘2018년도 제7회 변호사시험’에 응시한 자이고, 신청인 우○준은 현재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향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예정인 자인바, 변호사시험 합격자 명단이 공개될 경우 자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명예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2018. 3. 17.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2018헌마283), 같은 날 위 본안 사건의 종국결정 선고시까지 위 변호사시험법 제11조 중 ‘명단을’ 부분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이 사건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하였다.
- 심판대상
신청인들은 변호사시험 ‘합격자 공고’ 자체가 아니라, ‘성명(姓名)을 기재하는 방법으로 공고’하는 것을 주로 문제 삼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변호사시험법(2017. 12. 12. 법률 제15154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중 ‘명단을 공고’ 가운데 성명 공개에 관한 부분(이하 이를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의 효력을 정지할 것인지 여부이며,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변호사시험법(2017. 12. 12. 법률 제15154호로 개정된 것)
제11조(합격자 공고 및 합격증서 발급) 법무부장관은 합격자가 결정되면 즉시 명단을 공고하고, 합격자에게 합격증서를 발급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구 변호사시험법(2009. 5. 28. 법률 제9747호로 제정되고, 2017. 12. 12. 법률 제151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합격자 공고 및 합격증서 발급) 법무부장관은 합격자가 결정되면 즉시 이를 공고하고, 합격자에게 합격증서를 발급하여야 한다.
- 신청인들의 주장 및 관계기관 의견 요지
가. 신청인들의 주장
타인이 합격자 공고를 열람하면 신청인들의 합격 여부 및 시험 합격 시기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시험에 불합격할 경우 인격권 등이 침해될 수 있고,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이 침해될 수 있다. 일단 합격자 명단이 공고된 이후에는 회복하기 어려운 중대한 손해를 입게 되는 한편, 합격자 발표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아 손해를 방지할 긴급한 필요성도 인정되고,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 뒤 본안 청구가 인용될 경우 발생하게 될 불이익이 더 크다.
나. 법무부장관의 의견(2018헌사242 사건)
본안 사건에서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없어 본안 사건은 명백히 부적법하고, 심판대상조항의 효력이 존속한다고 하더라도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며, 가처분을 기각하였다가 본안심판이 인용되었을 때의 불이익이 더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가처분 신청은 각하 또는 기각하여야 한다.
- 판 단
가. 변호사시험법 개정과 합격자 명단 공개
구 변호사시험법(2009. 5. 28. 법률 제9747호로 제정되고, 2017. 12. 12. 법률 제151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는 “법무부장관은 합격자가 결정되면 즉시 이를 공고하고……”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사실조회 회신에 따르면, 법무부장관은 위 법률조항을 근거로, 2012년 제1회 변호사시험과 2013년 제2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는 합격자의 응시번호와 성명을 병기하는 방법으로 공고하였으나, ‘사법시험과 달리 변호사시험 응시대상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25개 법학전문대학원의 학생으로 어느 정도 특정된 집단이므로 개인정보를 더 두텁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고려 아래, 2014년 제3회 변호사시험부터 2017년 제6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까지는 합격자의 응시번호만을 공고하였다.
그런데 2017. 12. 12. 법률 제15154호로 변호사시험법 제11조가 “법무부장관은 합격자가 결정되면 즉시 명단을 공고하고, ……”라고 개정되었다. ‘명단’(名單)은 ‘어떤 일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름을 적은 표’를 의미하므로, 법무부장관은 향후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발표할 때 합격자의 성명을 공개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 가처분 인용 요건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이 준용하는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의 집행정지규정과 민사집행법 제300조의 가처분규정에 따를 때, 본안심판이 부적법하거나 이유 없음이 명백하지 않고, 헌법소원심판에서 문제된 ‘공권력 행사 또는 불행사’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필요와 그 효력을 정지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으며, 가처분을 인용한 뒤 종국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과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 하여 후자의 불이익이 전자의 불이익보다 클 경우 가처분을 인용할 수 있다(헌재 2000. 12. 8. 2000헌사471; 헌재 1999. 3. 25. 98헌사98 참조).
다. 가처분 인용 여부
(1) 이 사건 가처분신청의 본안 심판은 헌법재판소의 사전심사를 거쳐 전원재판부에 계속 중이므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본안 심판이 명백히 부적법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헌재 2014. 6. 5. 2014헌사592 참조).
또한, 성명은 개인식별정보로서 개인정보의 하나이며, 그 성명 공개를 통하여 개인의 변호사시험 합격 여부를 일반에게 알리는 것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그리고 신청인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예정자 또는 졸업자라는 한정된 집단만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는 경우 합격자의 성명을 공고하면 곧 불합격자를 추정할 수 있게 되어 합격자 성명 공개가 불합격자의 인격권을 제한하는지 여부 등이 본안 심판에서 심리를 거쳐 판단될 필요가 있다.
(2) 국가가 변호사시험 합격자 명단을 공고하면 합격자의 성명이 알려지는 것은 물론, 특정 합격자의 합격한 시험 횟수가 공표되므로 그의 과거 응시 이력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등 합격자에 대한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제한이 있을 수 있고, 불합격자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합격률이 유지되고 있는 변호사시험 특성상, 그 불합격 사실은 그의 법학전문대학원 학업 성취도와 성실성, 법률지식 등 법률사무를 수행할 능력과 자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특정인의 불합격 사실을 추정할 수 있는 성명을 공개하는 방식의 합격자 공고는 불합격자에 대한 인격권 제한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명단이 법무부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일반에 일단 공개되면, 이는 법조 전문 일간지 기사, 인터넷상 게시물 등에 인용되어 널리 알려지게 되므로, 이를 다시 비공개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로써 신청인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중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또한, 법무부장관은 제7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를 2018. 4. 27.경에 발표할 것으로 예고하였는바, 위 예정일이 임박하였으므로 손해를 방지할 긴급한 필요도 인정된다.
(3) 가처분을 인용하더라도 법무부장관은 제3회부터 제6회 변호사시험의 예에 따라 합격자의 응시번호만을 공개하는 방법 등 성명을 공개하지 않는 다른 방법으로 합격자를 공고할 수 있고, 그 후 종국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된다면 그때 비로소 성명을 추가 공고하면 된다. 반면,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되었을 때는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이미 합격자 명단이 법조 전문 일간지 기사, 인터넷상 게시물 등에 인용되어 널리 알려졌을 것이므로 이를 돌이킬 수 없어 신청인들에게 발생하는 불이익이 매우 클 수 있다. 따라서 가처분을 인용한 뒤 종국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보다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이 더 크다.
- 결 론
신청인들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별지 1] 신청인 명단
(2018헌사242)
노○현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광석
(2018헌사245)
- 우○준
- 김○식
신청인들 국선대리인 변호사 구은미
(출처: 헌법재판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