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도16236 업무상횡령 등 (자) 상고기각
◇1. 구 정신보건법 재55조 제6호, 제4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 의하여 정신질환자를 의료보호할 수 있는 시설 외의 장소에 정신질환자를 수용’의 의미, 2. 정신질환이 아니라 다른 중한 질환 치료를 위해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킨 경우에도 위 조항들이 금지하고 있는 ‘수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구 정신보건법(2015. 1. 28. 법률 제13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5조 제6호, 제43조 제1항은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에 의하여 정신질환자를 의료보호할 수 있는 시설 외의 장소에 정신질환자를 수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하 위 규정들을 ‘이 사건 조항들’이라 한다).
이 사건 조항들은 구 정신보건법에서 정한 정신보건시설, 즉 정신의료기관·정신요양시설·정신질환자사회복귀시설 및 다른 법령에서 정한 의료보호시설에 정신질환자를 입원 또는 입소하게 하여 정신질환에 적합한 의료보호가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정신질환자에게 최적의 치료와 보호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여 정신질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려는 구 정신보건법의 목적과 기본이념을 실천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질환자의 치료나 보호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 하더라도, 구 정신보건법 등에서 정한 적법한 의료보호시설이 아닌 시설에 정신질환자를 입원 또는 입소하게 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 그 시설의 운영자나 종사자의 보호나 관리·통제 아래에 둠으로써 이 사건 조항들에서 정한 정신질환에 적합한 의료보호에 배치되는 경우에는 이 사건 조항들에 의하여 금지되는 정신질환자의 수용에 해당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반드시 그 입원 또는 입소가 피수용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거나 그 수용으로 인하여 피수용자의 신체적 자유가 박탈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2. 정신의료기관이 아닌 의료기관에 정신질환자를 입원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그 입원이 정신질환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다른 중한 질환에 대한 치료를 위해 필요한 최선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러한 행위가 이 사건 조항들에서 금지하는 ‘수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 사건의 경우에는 종전의 정신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진 수용 상태가 정신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 사건 병원에서의 입원기간 중에도 여전히 계속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결국 피고인이 이 사건 정신질환자들을 이 사건 병원에 수용한 이 사건 조항들에서 금지하는 ‘수용’에 해당하여 처벌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다.
☞ 피고인이 정신과 전문의가 없는 일반 병원에 정신질환자들을 입원시킨 행위는 구 정신보건법 제43조 제1항이 금지하는 ‘수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기소된 사안임. 피고인은 구 정신보건법 제43조 제1항이 금지하고 있는 ‘수용’의 의미가 불명확하고, 정신질환이 아닌 다른 질환 치료를 위해서 입원시킨 행위는 위 조항의 ‘수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위 판시와 같이 위 규정에서 말하는 ‘수용’의 의미를 밝히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수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상고기각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