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주주총회결의취소]〈상장회사의 주주명부상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주주총회결의의 취소 등을 구하는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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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

[주주총회결의취소]〈상장회사의 주주명부상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주주총회결의의 취소 등을 구하는 사건〉[공2017상,847]

【판시사항】

주식을 양수하였으나 아직 주주명부에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경우 또는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려는 자가 타인의 명의를 빌려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 타인의 명의로 주주명부 기재를 마친 경우, 주주명부상 주주만이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이 경우 회사가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하거나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아니한 자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않은 자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

【판결요지】

[다수의견] (가) 상법이 주주명부제도를 둔 이유는, 주식의 발행 및 양도에 따라 주주의 구성이 계속 변화하는 단체법적 법률관계의 특성상 회사가 다수의 주주와 관련된 법률관계를 외부적으로 용이하게 식별할 수 있는 형식적이고도 획일적인 기준에 의하여 처리할 수 있도록 하여 이와 관련된 사무처리의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이는 회사가 주주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관계를 따로 조사하지 않고 주주명부의 기재에 따라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를 획일적으로 확정하려는 것으로서, 주주권의 행사가 회사와 주주를 둘러싼 다수의 이해관계인 사이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한 것이며, 단지 해당 주주의 회사에 대한 권리행사 사무의 처리에 관한 회사의 편의만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회사에 대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자가 주주명부의 기재에 의하여 확정되어야 한다는 법리는 주식양도의 경우뿐만 아니라 주식발행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주식양도의 경우와 달리 주식발행의 경우에는 주식발행 회사가 관여하게 되므로 주주명부에의 기재를 주주권 행사의 대항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그럼에도 상법은 주식을 발행한 때에는 주주명부에 주주의 성명과 주소 등을 기재하여 본점에 비치하도록 하고(제352조 제1항, 제396조 제1항), 주주에 대한 회사의 통지 또는 최고는 주주명부에 기재한 주소 또는 그 자로부터 회사에 통지한 주소로 하면 되도록(제353조 제1항)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법 규정의 취지는, 주식을 발행하는 단계에서나 주식이 양도되는 단계에서나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자를 주주명부의 기재에 따라 획일적으로 확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 주식을 양수하였으나 아직 주주명부에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여 주주명부에는 양도인이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려는 자가 타인의 명의를 빌려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 타인의 명의로 주주명부에의 기재까지 마치는 경우에도,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주주명부상 주주만이 주주로서 의결권 등 주주권을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식에 관한 의결권 등 주주권을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고, 회사의 주식을 양수하였더라도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아니하면 주식의 양수를 회사에 대항할 수 없다는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또한 언제든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해 줄 것을 청구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가 자기의 명의가 아닌 타인의 명의로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는 것은 적어도 주주명부상 주주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하더라도 이를 허용하거나 받아들이려는 의사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주명부상 주주가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한 사람의 의사에 반하여 주주권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이는 주주명부상 주주에게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함에 따른 결과이므로 주주권의 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라) 주주명부상의 주주만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법리는 주주에 대하여만 아니라 회사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므로, 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에 기재된 자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하거나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아니한 자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할 수 없다.

상법은 주식발행의 경우 주식인수인이 성명과 주소를 기재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한 서면에 의하여 주식을 인수한 후 그 인수가액을 납입하도록 하면서, 회사로 하여금 주주명부에 주주의 성명과 주소,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수와 종류 등을 기재하고 이를 회사의 본점에 비치하여 주주와 회사채권자가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352조 제1항, 제396조). 이는 회사가 발행한 주식에 관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자를 확정하여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하여 비치·열람하도록 함으로써 해당 주주는 물론이고 회사 스스로도 이에 구속을 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주식양도의 경우에는 주식발행의 경우와는 달리 회사 스스로가 아니라 취득자의 청구에 따라 주주명부의 기재를 변경하는 것이기는 하나, 회사가 주식발행 시 작성하여 비치한 주주명부에의 기재가 회사에 대한 구속력이 있음을 전제로 하여 주주명부에의 명의개서에 대항력을 인정함으로써 주식양도에 있어서도 일관되게 회사에 대한 구속력을 인정하려는 것이므로, 상법 제337조 제1항에서 말하는 대항력은 그 문언에 불구하고 회사도 주주명부에의 기재에 구속되어, 주주명부에 기재된 자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하거나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아니한 자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마)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 자는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식에 관한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회사 역시 주주명부상 주주 외에 실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자 하였던 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든 몰랐든 간에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할 수 없으며,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아니한 자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할 수도 없다.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않고도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는 주주명부에의 기재 또는 명의개서청구가 부당하게 지연되거나 거절되었다는 등의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에 따라 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상장주식 등에 관하여 작성된 실질주주명부에의 기재는 주주명부에의 기재와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자본시장법 제316조 제2항), 이 경우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는 주주명부상 주주와 동일하게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김재형의 별개의견] (가) 회사의 설립 시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식인수계약서에 발기인 또는 주식청약인으로 서명 날인한 명의인이 회사의 성립과 더불어 주주의 지위를 취득하는 것이고, 배후에 자금을 제공한 자가 따로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원칙적으로 명의인과 자금을 제공한 자 사이의 내부관계에 불과할 뿐 회사에 대하여 주주로서의 지위를 주장할 수는 없다.

(나) 상법은 가설인이나 타인의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경우에 주금납입책임을 부과하고 있지만, 누가 주주인지에 관해서는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문제는 주식인수를 한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확정하는 문제이다. 먼저 가설인의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거나 타인의 승낙 없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경우에는 명의의 사용자가 형사책임을 질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상법 제634조)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로서 그에 따른 출자를 이행하였다면 주주의 지위를 취득한다고 보아야 한다. 가설인이나 주식인수계약의 명의자가 되는 것에 승낙조차 하지 않은 사람이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당사자들의 의사에 합치할 뿐만 아니라 상법 제332조 제1항의 문언과 입법 취지에도 부합한다. 다음으로 타인의 승낙을 얻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경우에는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이에 관해서는 원칙적으로 계약당사자를 확정하는 문제에 관한 법리를 적용하되, 주식인수계약의 특성을 반영하여야 한다. 통상은 명의자가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무조건 명의자가 누구인지만으로 주주를 결정할 것도 아니다.

(다) 주식 양도의 효력 내지 주주권의 귀속 문제와는 별도로 상법은 주식의 유통성으로 인해 주주가 계속 변동되는 단체적 법률관계의 특성을 고려하여 주주들과 회사 간의 권리관계를 획일적이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명의개서제도를 마련하여 두고 있다. 즉 주식의 양수에 의하여 기명주식을 취득한 자가 회사에 대하여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려면 자기의 성명과 주소를 주주명부에 기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상법 제337조 제1항). 명의개서에 의하여 주식양수인은 회사에 대하여 적법하게 주주의 지위를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회사에 대하여 자신이 권리자라는 사실을 따로 증명하지 않고도 의결권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다. 회사로서도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된 자를 주주로 보고 배당금청구권, 의결권, 신주인수권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인정하면 설사 주주명부상의 주주가 진정한 주주가 아니더라도 그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그러나 상법은 주주명부의 기재를 회사에 대한 대항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주식 인수의 효력발생요건으로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명의개서가 이루어졌다고 하여 무권리자가 주주로 되는 설권적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라) 상장회사의 발행 주식을 취득하려는 자는 증권회사에 자신의 명의로 매매거래계좌를 설정하고 증권 매매거래를 위탁하게 된다. 매매거래계좌의 개설은 금융거래를 위한 것이어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므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매매거래의 위탁은 실명으로 하여야 한다. 증권회사가 증권시장에서 거래소를 통하여 매수한 주식은 계좌명의인의 매매거래계좌에 입고되는데, 위와 같이 입고된 주식은 위탁자인 고객에게 귀속되므로(상법 제103조), 그 주식에 대해서는 계좌명의인이 주주가 된다. 계좌명의인에게 자금을 제공한 자가 따로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원칙적으로 명의인과 자금을 제공한 자 사이의 약정에 관한 문제에 불과할 따름이다.

【참조조문】

상법 제103조, 제289조 제1항 제8호, 제293조, 제295조 제1항, 제302조 제1항, 제303조, 제332조, 제336조, 제337조 제1항, 제352조 제1항, 제353조 제1항, 제354조 제1항, 제359조, 제396조, 제418조 제3항, 제425조 제1항, 제461조 제3항, 제462조의3 제1항, 제634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16조 제2항,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바)목, 제3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1975. 9. 23. 선고 74다804 판결(변경)
대법원 1977. 10. 11. 선고 76다1448 판결(공1978, 10483)(변경)
대법원 1980. 4. 22. 선고 79다2087 판결(공1980, 12782)(변경)
대법원 1980. 9. 19.자 80마396 결정(공1980, 13221)(변경)
대법원 1980. 12. 9. 선고 79다1989 판결(변경)
대법원 1985. 3. 26. 선고 84다카2082 판결(공1985, 623)
대법원 1985. 12. 10. 선고 84다카319 판결(공1986, 235)(변경)
대법원 1989. 10. 24. 선고 89다카14714 판결(공1989, 1769)(변경)
대법원 1991. 5. 28. 선고 90다6774 판결(공1991, 1732)
대법원 1998. 4. 10. 선고 97다50619 판결(공1998상, 1286)(변경)
대법원 1998. 9. 8. 선고 96다45818 판결(공1998하, 2400)(변경)
대법원 1998. 9. 8. 선고 96다48671 판결(변경)
대법원 2001. 5. 15. 선고 2001다12973 판결(공2001하, 1379)(변경)
대법원 2005. 2. 17. 선고 2004다61198 판결(변경)
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4다70307 판결(변경)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7다51505 판결(공2010상, 704)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다22552 판결(공2011하, 1278)(변경)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다27519 판결(변경)

【전 문】

【원고, 상고인】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형국 외 3인)

【피고, 피상고인】신일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이준상 외 3인)

【피고보조참가인】피고보조참가인

【원심판결】서울고법 2015. 11. 13. 선고 2014나205154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1) 상법에 따르면, ① 발기설립의 방법으로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발기인의 성명·주민등록번호 및 주소를 정관에 적고 각 발기인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며, 발기인은 서면에 의하여 주식을 인수하되, 지체 없이 인수가액의 전액을 납입하여야 하고(제289조 제1항 제8호, 제293조, 제295조 제1항), ② 모집설립의 방법으로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주식인수의 청약을 하고자 하는 자는 주식청약서에 인수할 주식의 종류 및 수와 주소를 기재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며, 발기인이 배정한 주식의 수에 따라서 인수가액을 납입할 의무를 부담하고(제302조 제1항, 제303조), ③ 신주발행 시 주식인수의 경우 모집설립 시 주식인수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제425조 제1항). 주식을 발행한 때에는 주주명부에 주주의 성명과 주소,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와 수 등을 기재하여야 한다(제352조 제1항).

한편 주식의 양도는 주권이 발행된 경우에는 주권을 교부하여야 하고(제336조 제1항),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지명채권 양도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주식양도의 효력이 발생하나(대법원 1995. 5. 23. 선고 94다36421 판결), 주식의 이전은 취득자의 성명과 주소를 주주명부에 기재하지 아니하면 회사에 대항하지 못한다(제337조 제1항).

또 ① 주주에 대한 회사의 통지 또는 최고는 주주명부에 기재한 주소 또는 그 자로부터 회사에 통지한 주소로 하면 되고(제353조 제1항), ② 회사는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배당을 받을 자 기타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할 자를 정하기 위하여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주주명부의 기재변경을 정지하거나 일정한 날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를 그 권리를 행사할 주주로 볼 수 있으며(제354조 제1항), ③ 신주인수권이나 준비금의 자본전입에 따른 무상신주의 배정, 중간배당을 함에 있어서도 회사는 일정한 날을 정하여 그 날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에게 권리를 귀속시킬 수 있다(제418조 제3항, 제461조 제3항, 제462조의3 제1항).

(2) 상법이 주주명부제도를 둔 이유는, 주식의 발행 및 양도에 따라 주주의 구성이 계속 변화하는 단체법적 법률관계의 특성상 회사가 다수의 주주와 관련된 법률관계를 외부적으로 용이하게 식별할 수 있는 형식적이고도 획일적인 기준에 의하여 처리할 수 있도록 하여 이와 관련된 사무처리의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이는 회사가 주주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관계를 따로 조사하지 않고 주주명부의 기재에 따라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를 획일적으로 확정하려는 것으로서, 주주권의 행사가 회사와 주주를 둘러싼 다수의 이해관계인 사이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한 것이며, 단지 해당 주주의 회사에 대한 권리행사 사무의 처리에 관한 회사의 편의만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상법은 주권이 발행된 주식의 양도는 주권의 교부에 의하여야 하고, 주권의 점유자는 이를 적법한 소지인으로 추정하며(제336조), 주권에 관하여 수표법상의 선의취득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제359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주주명부에 명의개서를 한 경우에 회사와의 관계에서 대항력을 인정하고,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소로 통지를 허용하며, 회사가 정한 일정한 날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에게 신주인수권 등의 권리를 귀속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주식의 소유권 귀속에 관한 회사 이외의 주체들 사이의 권리관계와 주주의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국면을 구분하여, 후자에 대하여는 주주명부상 기재 또는 명의개서에 특별한 효력을 인정하는 태도라고 할 것이다.

상장주식 등의 경우 그 주식은 대량적·반복적 거래를 통해 지속적으로 양도되는 특성이 있으므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이 실질주주명부를 두어 이를 주주명부로 보고 그에 기재된 자로 하여금 주주권을 행사하도록 한 것도 같은 취지이다.

(3) 회사에 대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자가 주주명부의 기재에 의하여 확정되어야 한다는 법리는 주식양도의 경우뿐만 아니라 주식발행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주식양도의 경우와 달리 주식발행의 경우에는 주식발행 회사가 관여하게 되므로 주주명부에의 기재를 주주권 행사의 대항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그럼에도 상법은 주식을 발행한 때에는 주주명부에 주주의 성명과 주소 등을 기재하여 본점에 비치하도록 하고(제352조 제1항, 제396조 제1항), 주주에 대한 회사의 통지 또는 최고는 주주명부에 기재한 주소 또는 그 자로부터 회사에 통지한 주소로 하면 되도록(제353조 제1항)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법 규정의 취지는, 주식을 발행하는 단계에서나 주식이 양도되는 단계에서나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자를 주주명부의 기재에 따라 획일적으로 확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수의 주주와 관련된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형식적이고도 획일적인 기준에 의하여 처리해야 할 필요는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라고 하여 다르지 않고, 주주명부상의 기재를 주식의 발행 단계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주식의 양도 단계에서 이루어진 것인지를 구별하여 그에 따라 달리 취급하는 것은 다수의 주주와 관련된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있다. 회사가 주주명부상 주주를 주식인수인과 주식양수인으로 구별하여, 주식인수인의 경우에는 그 배후의 실질적인 권리관계를 조사하여 실제 주식의 소유자를 주주권의 행사자로 인정하는 것이 가능하고, 주식양수인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하면, 회사와 주주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법률관계 전체가 매우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상법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자를 일률적으로 정하기 위해 주주명부를 폐쇄하는 경우나 기준일을 설정하는 경우, 회사가 정한 일정한 날에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에게 신주인수권, 무상신주, 중간배당 등의 권리를 일률적으로 귀속시키는 경우에도, 주주명부상의 기재가 주식의 발행단계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주식의 양도단계에서 이루어진 것인지를 전혀 구별하지 않고 있다(제354조 제1항, 제418조 제3항, 제461조 제3항, 제462조의3 제1항).

결국, 주식발행의 경우에도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가 마쳐진 이상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주주명부상 주주만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4) 주식을 양수하였으나 아직 주주명부에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여 주주명부에는 양도인이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려는 자가 타인의 명의를 빌려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 그 타인의 명의로 주주명부에의 기재까지 마치는 경우에도,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주주명부상 주주만이 주주로서 의결권 등 주주권을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그 주식에 관한 의결권 등 주주권을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고(대법원 1985. 3. 26. 선고 84다카2082 판결,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7다51505 판결 참조), 회사의 주식을 양수하였더라도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아니하면 그 주식의 양수를 회사에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1991. 5. 28. 선고 90다6774 판결 참조)는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또한 언제든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해 줄 것을 청구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가 자기의 명의가 아닌 타인의 명의로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는 것은 적어도 주주명부상 주주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하더라도 이를 허용하거나 받아들이려는 의사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주명부상 주주가 그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한 사람의 의사에 반하여 주주권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이는 주주명부상 주주에게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함에 따른 결과이므로 그 주주권의 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5) 주주명부상의 주주만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법리는 주주에 대하여만 아니라 회사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므로, 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에 기재된 자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하거나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아니한 자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할 수 없다.

상법은 주식발행의 경우 주식인수인이 성명과 주소를 기재하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한 서면에 의하여 주식을 인수한 후 그 인수가액을 납입하도록 하면서, 회사로 하여금 주주명부에 주주의 성명과 주소,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수와 종류 등을 기재하고 이를 회사의 본점에 비치하여 주주와 회사채권자가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352조 제1항, 제396조). 이는 회사가 발행한 주식에 관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자를 확정하여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하여 비치·열람하도록 함으로써 해당 주주는 물론이고 회사 스스로도 이에 구속을 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가 상법의 규정에 따라 스스로 작성하여 비치한 주주명부의 기재에 구속됨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며,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타인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회사 스스로의 행위를 부정하는 모순을 초래하게 되어 부당하다. 주식양도의 경우에는 주식발행의 경우와는 달리 회사 스스로가 아니라 취득자의 청구에 따라 주주명부의 기재를 변경하는 것이기는 하나, 회사가 주식발행시 작성하여 비치한 주주명부에의 기재가 회사에 대한 구속력이 있음을 전제로 하여 주주명부에의 명의개서에 대항력을 인정함으로써 주식양도에 있어서도 일관되게 회사에 대한 구속력을 인정하려는 것이므로, 상법 제337조 제1항에서 말하는 대항력은 그 문언에 불구하고 회사도 주주명부에의 기재에 구속되어, 주주명부에 기재된 자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하거나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아니한 자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주주권에 터 잡아 회사에 대하여 의결권 등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단체법적 규율에 따른 것이므로, 동일한 주식에 기초하여 경합하는 주체들 중 누군가가 권리를 행사하면 다른 사람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럼에도 만일 회사가 이러한 속성이 있는 주주권을 행사할 주체를 정함에 있어 주식의 소유권 귀속에 관한 법률관계를 내세워 임의로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면, 주주권을 행사할 자를 획일적으로 확정하고자 하는 상법상 주주명부제도의 존재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고, 주주 사이에 주주권의 행사요건을 달리 해석함으로써 주주평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또 회사가 주주명부상 주주와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아니한 주식인수인이나 양수인 중 누구에게 권리행사를 인정할 것인가에 대하여 선택권을 가지게 되는 불합리한 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주주명부상 주주에게는 실질적인 권리가 없다는 이유로,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아니한 주식인수인이나 양수인에게는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양자의 권리행사를 모두 거절할 수도 있게 되어 권리행사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회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정당한 권리자가 아닌 자에게 권리행사를 인정하면 주주총회결의 취소사유가 발생하는 등 다수의 주주와 회사를 둘러싼 법률관계 전체를 불안정하게 하여, 여러 이해관계인 및 그 주주총회결의에 의하여 거래를 한 상대방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발생시킬 위험이 있다. 무엇보다 다수의 주주를 상대로 사무를 처리하여야 하는 회사가 일일이 주주명부상 주주의 배후에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자 하였던 자를 조사하여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배제하고 주식인수인 또는 양수인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6)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 자는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그 주식에 관한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회사 역시 주주명부상 주주 외에 실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자 하였던 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든 몰랐든 간에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할 수 없으며,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아니한 자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할 수도 없다.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않고도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는 주주명부에의 기재 또는 명의개서청구가 부당하게 지연되거나 거절되었다는 등의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상장주식 등에 관하여 작성된 실질주주명부에의 기재는 주주명부에의 기재와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자본시장법 제316조 제2항), 이 경우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는 주주명부상 주주와 동일하게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7) 이와 달리 ① 타인의 명의를 빌려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고 그 대금을 납입한 경우에 그 타인의 명의로 주주명부에 기재까지 마쳐도 실질상의 주주인 명의차용인만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본 대법원 1975. 9. 23. 선고 74다804 판결, 대법원 1977. 10. 11. 선고 76다1448 판결, 대법원 1980. 9. 19.자 80마396 결정, 대법원 1980. 12. 9. 선고 79다1989 판결, 대법원 1985. 12. 10. 선고 84다카319 판결, 대법원 1998. 4. 10. 선고 97다50619 판결,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다22552 판결,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다27519 판결 등, ② 회사는 주식인수 및 양수계약에 따라 주식의 인수대금 또는 양수대금을 모두 납입하였으나 주식의 인수 및 양수에 관하여 상법상의 형식적 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한 자의 주주로서의 지위를 부인할 수 없다고 한 대법원 1980. 4. 22. 선고 79다2087 판결 등, ③ 회사가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실질상의 주주를 주주로 인정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한 대법원 1989. 10. 24. 선고 89다카14714 판결, 대법원 2001. 5. 15. 선고 2001다12973 판결, 대법원 2005. 2. 17. 선고 2004다61198 판결, 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4다70307 판결 등, ④ 회사가 주주명부상 주주가 형식주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고 또한 이를 용이하게 증명하여 의결권 행사를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의결권 행사를 용인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게 한 경우에 그 의결권 행사가 위법하게 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98. 9. 8. 선고 96다45818 판결, 대법원 1998. 9. 8. 선고 96다48671 판결 등을 비롯하여 이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2. (1) 주주는 회사를 상대로 주주총회결의취소와 무효확인 및 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상법 제376조, 제380조). 이는 회사의 경영감독을 위해 주주에게 인정된 권리로서 주주권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다.

(2) 원심판결의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는 키움증권 주식회사에 개설된 원고 명의의 증권계좌 등을 이용하여 피고가 발행한 주식을 장내매수한 후 실질주주명부에의 기재까지 마친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에서 본 법리에 의하면,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려는 자가 타인의 명의를 빌려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면서 그 타인의 명의로 주주명부에 기재까지 마치는 경우, 주주명부상 주주 외에 실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자 하였던 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주주명부상 주주만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주주명부상 주주는 회사를 상대로 주주총회결의취소와 무효확인 및 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회사 역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상 주주의 이러한 주주권 행사를 부인하지 못한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설령 소외인이 원고의 승낙을 얻어 원고 명의로 피고 발행의 주식을 매수하고 실제로 그 주식대금을 모두 부담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실질주주명부상 주주인 원고는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권한을 가지므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주주총회결의의 무효확인 및 부존재확인 또는 취소의 소를 구할 자격이나 이익이 있다.

(3)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 명의 주식의 취득자금을 실제로 부담한 자는 소외인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독자적으로 피고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할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주식의 취득자금을 제공받아 주식을 매수한 후 실질주주명부에의 기재까지 마친 실질주주명부상 주주의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 대하여는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김재형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고,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소영의 보충의견이 있다.

4.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김재형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1) ① 회사는 상행위 기타 영리를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이다(상법 제169조). 회사의 종류 중에서도 주식회사는 사원인 주주가 출자한 자본금을 기초로 성립하는 물적 회사로서 주식은 자본금의 구성단위이면서 동시에 주주가 출자자로서 회사에 대하여 가지는 지분을 의미한다. 주주는 회사설립 시 또는 신주발행 시 주식을 인수함으로써 이를 원시적으로 취득하거나, 합병·상속에 의한 포괄승계나 주식의 양수에 의한 개별적 승계에 의하여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그 지위를 가지게 된다.

② 회사의 설립 시 각 발기인은 서면에 의하여 주식을 인수하여야 하고(상법 제293조), 발기인이 회사의 설립 시에 발행하는 주식의 총수를 인수한 때에는 인수가액의 전액을 납입하여야 한다(상법 제295조 제1항). 모집설립을 하는 때에는 주식인수의 청약을 하고자 하는 자가 주식청약서에 의하여 주식인수의 청약을 하고 인수가액을 납입하여야 한다(상법 제302조 제1항, 제305조 제1항). 따라서 회사의 설립 시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식인수계약서에 발기인 또는 주식청약인으로 서명 날인한 명의인이 회사의 성립과 더불어 주주의 지위를 취득하는 것이고, 그 배후에 자금을 제공한 자가 따로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원칙적으로 명의인과 자금을 제공한 자 사이의 내부관계에 불과할 뿐 회사에 대하여 주주로서의 지위를 주장할 수는 없다.

③ 가설인의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거나 타인의 승낙 없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자는 주식인수인으로서의 책임이 있고(상법 제332조 제1항), 타인의 승낙을 얻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자는 그 타인과 연대하여 납입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332조 제2항).

상법은 가설인이나 타인의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경우에 이처럼 납입책임을 부과하고 있지만, 누가 주주인지에 관해서는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문제는 주식인수를 한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확정하는 문제이다. 먼저 가설인의 명의로 주식을 인수하거나 타인의 승낙 없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경우에는 그 명의의 사용자가 형사책임을 질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상법 제634조)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로서 그에 따른 출자를 이행하였다면 주주의 지위를 취득한다고 보아야 한다. 가설인이나 주식인수계약의 명의자가 되는 것에 승낙조차 하지 않은 사람이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당사자들의 의사에 합치할 뿐만 아니라 상법 제332조 제1항의 문언과 입법 취지에도 부합한다. 다음으로 타인의 승낙을 얻어 그 명의로 주식을 인수한 경우에는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이에 관해서는 원칙적으로 계약당사자를 확정하는 문제에 관한 법리를 적용하되, 주식인수계약의 특성을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통상은 명의자가 주식인수계약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무조건 명의자가 누구인지만으로 주주를 결정할 것도 아니다.

④ 주주의 지위는 인적회사의 사원의 지위와는 달리 주식의 양도에 의하여 자유로이 이전할 수 있다. 주식의 양도는 주권이 발행된 경우에는 주권을 교부하여야 하고(상법 제336조 제1항), 주권이 발행되기 전이라도 당사자 간에는 의사표시만으로 유효하게 주식을 양도할 수 있다. 다만 주식을 회사성립 후 또는 신주의 납입기일 후 6월이 경과하기 전에 회사가 주권을 발행하지 않아서 주권 없이 양도를 한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그 효력을 주장할 수 없을 뿐이다(상법 제335조 제2항). 회사성립 후 또는 신주의 납입기일 후 6월이 경과하여도 주권을 발행하지 않아서 주권 없이 주식을 양도한 때에는 당사자 사이의 의사표시만으로 양도의 효력이 발생한다(대법원 1995. 5. 23. 선고 94다36421 판결 등 참조).

주식 양도의 효력 내지 주주권의 귀속 문제와는 별도로 상법은 주식의 유통성으로 인해 주주가 계속 변동되는 단체적 법률관계의 특성을 고려하여 주주들과 회사 간의 권리관계를 획일적이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명의개서제도를 마련하여 두고 있다. 즉 주식의 양수에 의하여 기명주식을 취득한 자가 회사에 대하여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려면 자기의 성명과 주소를 주주명부에 기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상법 제337조 제1항). 명의개서에 의하여 주식양수인은 회사에 대하여 적법하게 주주의 지위를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회사에 대하여 자신이 권리자라는 사실을 따로 증명하지 않고도 의결권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85. 3. 26. 선고 84다카2082 판결,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7다51505 판결 등 참조). 회사로서도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된 자를 주주로 보고 배당금청구권, 의결권, 신주인수권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인정하면 설사 주주명부상의 주주가 진정한 주주가 아니더라도 그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32768, 32775, 3278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상법은 주주명부의 기재를 회사에 대한 대항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주식 인수의 효력발생요건으로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명의개서가 이루어졌다고 하여 무권리자가 주주로 되는 설권적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⑤ 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식의 유통은 자본시장법에 의하여 설치된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주권대체결제제도에 따라 이루어진다. 즉 증권시장에서의 매매거래에 따른 증권인도 및 대금지급 업무는 결제기관으로서 예탁결제원이 수행하며, 예탁결제원이 아닌 자는 증권 등을 예탁받아 그 증권 등의 수수를 갈음하여 계좌 간의 대체로 결제하는 업무를 영위하여서는 아니 된다(자본시장법 제297조, 제298조).

먼저 상장회사의 발행 주식을 취득하려는 자는 증권회사에 자신의 명의로 매매거래계좌를 설정하고 증권 매매거래를 위탁하게 된다. 매매거래계좌의 개설은 금융거래를 위한 것이어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거래법’이라고 한다)이 적용되므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매매거래의 위탁은 실명으로 하여야 한다. 증권회사가 증권시장에서 거래소를 통하여 매수한 주식은 계좌명의인의 매매거래계좌에 입고되는데, 위와 같이 입고된 주식은 위탁자인 고객에게 귀속되므로(상법 제103조), 그 주식에 대해서는 계좌명의인이 주주가 된다(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8다4582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계좌명의인에게 자금을 제공한 자가 따로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원칙적으로 명의인과 자금을 제공한 자 사이의 약정에 관한 문제에 불과할 따름이다.

다음으로 상장회사의 발행 주식을 취득한 투자자는 증권회사에 주식을 예탁하고, 증권회사는 예탁 받은 주식을 다시 예탁결제원에 예탁하게 되는데, 투자자와 예탁자는 각각 투자자계좌부와 예탁자계좌부에 기재된 증권 등의 종류·종목 및 수량에 따라 예탁증권 등에 대한 공유지분을 가지는 것으로 추정되고(자본시장법 제312조 제1항), 예탁증권 등 중 주식의 공유자(이하 ‘실질주주’라고 한다)는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에 있어서는 그 공유지분에 상당하는 주식을 가지는 것으로 본다(자본시장법 제315조 제1항). 그리고 예탁결제원은 주주명부폐쇄기준일의 실질주주에 관하여 주주의 성명 및 주소 등을 주권의 발행인 등에게 통지하고, 그 통지를 받은 발행회사 등은 통지받은 사항에 관하여 실질주주명부를 작성·비치하여야 하는데(자본시장법 제315조 제5항, 제316조 제1항), 실질주주명부의 기재는 주주명부의 기재와 같은 효력을 가진다(자본시장법 제316조 제2항).

(2) 원심판결의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원고는 증권회사에 자신의 명의로 매매거래계좌를 설정하고 증권 매매거래를 위탁하여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상장법인인 피고 회사의 주식을 장내매수하여 원고 명의의 계좌에 입고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위 주식의 매수대금을 결제하기 위하여 자신의 명의로 은행에 개설되어 있는 예금계좌의 돈을 위 매매거래계좌로 이체하였는데, 위 은행 예금계좌에 들어 있던 돈은 주로 소외인 등이 원고에게 송금한 것이었다.

② 원고가 피고 회사의 주주로서 이 사건 주주총회결의 취소의 소를 제기한 데 대하여, 원심은 피고 회사의 주주명부상 주주가 원고로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원고는 형식상 주주에 불과할 뿐 실제로 위 주식 매수대금을 제공한 위 소외인 등이 실질적인 주주라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다.

(3) 원심의 판단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① 유가증권시장에서 위탁매매 및 장내매수 등의 거래를 통하여 피고 회사의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원고이다. 원고는 금융실명거래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증권회사에 매매거래계좌를 개설하고 증권회사로 하여금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증권인 피고 회사의 주식을 장내매수하도록 위탁하였으며 이에 따라 증권회사가 매수한 주식은 원고 명의의 매매거래계좌에 입고되었다. 위와 같이 입고된 주식은 매매를 위탁한 원고에게 귀속되므로, 그 주식에 대해서는 원고가 주주가 된다.

② 원고가 위 주식 매수대금으로 사용한 돈은 원고 명의의 매매거래계좌에 들어 있는 돈이었고, 그 돈은 원고 명의의 은행 예금계좌에서 이체된 것이므로, 결국 그 돈은 원고의 것이었다. 즉 금융실명거래법에 따라 금융기관이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명의자를 예금주로 하여 예금계약을 체결한 이상 예금반환청구권은 명의자인 예금주에게 있는 것이다. 만약 예금명의자가 아닌 출연자 등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라고 볼 수 있으려면, 금융기관과 출연자 등과 사이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예금명의자와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출연자 등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출연자 등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08다4582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서 위 소외인 등이 원고 명의의 예금계좌에 송금한 것이 그들 사이에 소비대차 계약에 따른 것인지, 투자계약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예금주 명의를 차용하기로 하는 약정에 의한 것인지 등에 관계없이 원고 명의의 예금계좌에 들어 있는 돈은 예금주인 원고의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③ 피고 회사의 주주명부에도 원고가 주주로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원고는 주주명부의 자격수여적 효력에 의하여 주주로 추정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④ 결국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주주로서 이 사건 주주총회결의의 무효확인 및 부존재확인 또는 취소의 소를 구할 자격이나 이익이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가 주식의 취득자금을 실제로 부담하였다고 할 수 있는 소외인에게 그 명의만을 대여한 형식상 주주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는데,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주식의 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이상과 같이 이 사건에 관한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찬성하지만 그 이유는 다르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혀 둔다.

5.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소영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다.

(1) 다수의견에 의하면, 실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한 자라고 하더라도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이상 회사에 대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회사도 주주명부에 등재된 명의자가 아닌 실질적 주식 소유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명부상 주주만을 주주로 인정하여야 한다. 결국 회사와 주주 사이의 권리행사 주체와 권리행사의 효력에 관한 문제는 주주명부의 등재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되고, 실질관계상의 주주와 명부상 기재된 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회사와 상관없이 양자 사이에서 별도로 해결하면 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2) 그러나 권리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권리귀속의 문제를 제쳐두고 권리행사의 효력을 논할 수는 없다. 또한 회사법상의 법률관계가 단체법적 성격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권리행사를 위한 형식적 자격만 있으면 언제나 그 권리행사가 유효하다고 하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 우리 상법은 주주명부 기재를 주주권의 실체적 귀속 요건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주주의 지위는 회사로부터 주식을 인수하거나 기존 주주로부터 주식을 양수하였을 때 취득된다. 주주명부의 기재는 부동산 물권변동에서의 등기처럼 주주권 변동의 성립요건도 아니고, 부동산등기와 같은 권리귀속의 추정력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주주의 지위와 주주권의 존부는 신주인수나 주식양수 등 주식 취득의 요건을 갖춘 권리주체를 확인하는 실체적 권리귀속의 문제이고, 주주명부는 회사의 주식, 주권 및 주주에 관한 사항을 나타내기 위하여 회사가 작성하여 비치하는 장부로서, 주주와 회사채권자의 열람 등에 제공하여야 하지만(상법 제396조), 부동산등기부와 같은 권리공시의 기능은 없다.

상법 제337조 제1항은 주식의 이전은 주주명부에 기재하지 아니하면 회사에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권의 행사에 필요한 형식요건을 정한 것이다. 주주의 지위를 유효하게 취득하지 못하였다면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더라도 주주권자가 아닌 것이고, 주주권이 없다면 주주명부 기재는 권리자의 실질이 없는 외형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기만 하면 설령 실체적 권리 보유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유효하게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무릇 권리 없는 자의 권리행사가 유효할 수는 없다.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여 실체법적으로 주주권을 취득한 주주와 주주명부에 기재된 명의자는 일치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주식 인수인이나 양수인이 주주명부상 주주 명의를 제3자로 기재해 두었다고 하여 주주로서의 지위나 권리의 취득이 부정되거나 명의자인 제3자가 주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금 등에 대한 금융실명거래법이나 부동산에 대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과 같은 법률상의 제한이 회사의 주식에 관하여는 존재하지 않는다. 주식의 소유명의를 실질과 일치시킬지 제3자의 명의를 빌려서 등재할지는 적어도 현행법상으로는 금지의 영역이 아니라 자유선택의 영역이다.

주주명부의 기재는 그 명의자가 실제로도 주주일 것으로 일응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는 하지만, 다른 사실관계에 의하여 실제 권리자가 명의자와 다른 제3자라는 것이 증명되면, 그 권리자와 명의자 사이뿐 아니라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도 원칙적으로 그 권리자가 주주로서의 지위를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85. 3. 26. 선고 84다카2082 판결 참조). 명의개서 없이는 회사에 대항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실제 주주가 명의개서 없이 주주권을 행사하려고 할 때 회사가 그 권리행사를 거부할 수 있고, 나아가 회사가 주주명부상 주주를 진정한 주주로 믿고 권리행사를 수용한 경우에는 실제 주주라고 해도 회사에 대하여 대항하지 못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데 그친다.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한 실질상의 주주가 따로 존재하고 주주명부상으로만 제3자 명의로 기재되어 있다는 것을 회사가 분명하게 알고 있는데도 그 제3자를 주주총회에 참석시켜 결의에 참여하도록 하거나 그 제3자에게 배당을 하고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면 이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실체적 권리자가 아니라면 설령 명부 기재 등 외형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비권리자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3) 회사설립이나 자본의 증가를 위해 신주를 발행할 때에는 발기인 사이 또는 주식인수의 청약자와 회사 사이에 계약관계가 성립하고, 이 경우 누가 실질적인 주식인수인이고 주주인가는 신주인수계약의 당사자 확정 문제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주식인수계약을 한 당사자와 그 명의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매우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1인 회사나 가족회사 또는 소수 동업자가 설립한 폐쇄회사에서 자녀나 지인 등 명의로 신주를 인수하는 경우처럼 실질적인 주식 소유자가 따로 존재하고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는 그 명의만을 빌려 준 경우는 소규모 주식회사에서 매우 많다. 또한 중소기업은 물론 상당히 규모가 큰 회사에서도 주식공개를 하지 않은 채 비공개회사로 유지하는 경우는 흔하게 있다. 그런 회사에서 증자를 할 때는 기존의 대주주가 신주를 인수하면서 명의만 제3자 앞으로 해 두는 경우도 많고, 신규 투자자와 사이에 신주인수 규모와 인수자 등에 관한 사전협의를 거쳐 신주를 발행하되 주주명부상 주주명의는 그 투자자가 제시하는 데 따라 제3자에게 분산해 두는 경우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와 같은 경우 주주는 실제 주금을 납입하고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 사람이지 명의자가 아니다. 권리의 귀속은 실질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발행된 주식을 양수한 경우에도 주식인수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회사는 주권발행 전 주식양도의 통지 또는 주권의 점유자를 기준으로 적법한 주식양수인을 인식하는 것이 보통이겠지만(상법 제335조 제3항, 제336조 참조), 경영진의 관여 아래 주식양도가 이루어지는 등으로 주주명부상 주주가 실질적인 주식양수인이 아니라는 것을 회사도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비상장회사에서는 비일비재하다.

그런 모든 경우에 명의자만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실질적인 주식인수인이나 양수인은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회사도 그러한 주식인수인 등에게 주주권을 행사하도록 하면 오히려 무효라고 하기에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너무 동떨어져 있다. 또한 그것이 상법 규정의 문언이나 상법이 예정한 규범질서에 부합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

다수의견은 주주명부상 주주가 그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한 사람의 의사에 반하여 주주권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회사가 알면서 주주명부상의 명의자로 하여금 주주권을 행사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유효하고 신의칙에 반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을 뿐 실체적으로 무권리자임을 알면서 권리행사를 인정해도 되고 그러한 권리행사가 유효하다고 하는 셈인데, 권리가 없는데 권리행사만 어떻게 유효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상법이 제336조 제2항에서 주권의 점유자는 적법한 소지인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한 것도 주권의 점유자라도 실질관계에서는 주주가 아니라는 반증이 가능함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고,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면 회사에 대항하지 못한다고 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므로 실질관계에서 주식을 취득한 자가 명의개서 없이 권리행사를 하고자 할 때, 회사가 권리행사의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거부할 수는 있지만, 이와 달리 회사 스스로 실체관계에 따른 주주권의 귀속을 인정하고 그 실질 권리자로 하여금 권리행사를 하도록 하는 것은 당연히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89. 10. 24. 선고 89다카14714 판결, 대법원 2001. 5. 15. 선고 2001다12973 판결 등 참조). 권리자로 하여금 권리를 행사하게 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가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된 명의자와 실질상의 주식소유자가 다르다는 것을 몰랐던 경우가 문제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는 회사가 주주명부에 기재된 자에게 통지·최고 등을 하고 의결권, 신주인수권, 배당금청구권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부여하더라도 진정한 주주가 따로 있다는 것 때문에 법적 책임을 지게 되지는 않는다(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32768, 32775, 32782 판결, 대법원 1998. 9. 8. 선고 96다45818 판결 등 참조). 그것이 주주명부의 기재를 대항요건으로 규정한 진정한 의미이고, 그로써 회사의 선의는 보호받을 수 있다. 또한 그렇게 규율한다고 하여 실제 법적 혼란이 발생하거나 회사의 단체적 법률관계가 불안정하게 될 염려는 거의 없다. 다수의견이 우려하는 것처럼 회사가 주주명부상 주주 외에 다른 실질 권리자가 존재하는지를 일일이 조사하여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동안의 판례도 위와 같은 구도 위에서 실질권리자의 보호와 법적 안정성, 그리고 회사의 단체법적 법률관계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도모해왔다.

(4) 이상이 상법이 상정하고 있는 규율 구도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회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반적인 비상장회사에 대해서는 위와 같은 법리의 원칙이 그대로 유지·적용되는 것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주주명부 기재가 절대적인 증명력을 가지도록 하거나 권리귀속의 성립요건 또는 권리행사의 절대적 전제요건이라고 하려면 입법이 선행되어야 한다. 주식 보유에 관해서도 실명제를 도입하는 등의 제도변경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주주명부상 명의자에게 권리행사 적격자의 절대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법률 해석의 한계를 넘는 것이다. 장차 단체법적 관계에서 그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는 것과 해석론은 다르다. 그러한 변화에는 필시 완충장치가 필요하고 과도기의 적응을 위한 조정이 있어야 한다. 주주가 누구이냐의 문제는 비단 회사법 영역에 그치지 않고 조세법이나 행정규제, 나아가 형사법의 적용에까지 파급효과가 미치는 근간을 건드리는 것이라는 점을 환기시키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현행법 아래에서도 자본시장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상장회사의 경우 또는 비상장회사의 장외거래 주식과 같은 경우는 달리 보아야 한다. 일반적인 비상장회사의 경우에는 주주명부의 기재는 권리귀속에 관한 사실상의 추정력 정도가 인정될 수 있을 뿐이지만 증권시장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주식거래에는 금융실명거래법이라는 법적 규제가 적용되므로 주식보유 명의자가 곧 주주라고 보아야 한다. 증권시장을 통한 주식거래의 주식양수대금은 양수인 명의의 매매거래계좌에서 이체되어 지급되는 것이므로 그 계좌에 입금된 자금은 금융실명거래법상 양수인의 소유이고 따라서 그 자금으로 양수한 주식에 관한 권리도 당연히 양수인에게 귀속되기 때문이다. 상장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경우도 물론 같다.

요컨대, 상장회사 등 자본시장법이 적용되는 회사의 경우에는 금융실명거래법 등과의 관계상 원칙적으로 주주명부상 명의자만이 주주라고 보아야 하지만, 오로지 상법이 적용되는 일반회사의 경우에는 권리귀속의 실질 주체만이 적법하게 권리행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주주명부 기재는 상법이 규정한 대로 단지 권리행사를 위한 대항요건일 뿐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이상으로 별개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혀 둔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대법관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 김창석 김신 김소영 조희대(주심) 권순일 박상옥 이기택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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