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0. 2. 27. 선고 중요판결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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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 2. 27. 선고 중요판결 요지

민 사

2016다223494 손해배상(기) (나) 파기환송

[구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하에서 부동산펀드의 투자자인 원고에 대하여, 자산운용회사와 투자를 권유한 자가 부담하는 의무의 내용]

◇구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 부동산펀드에 투자한 원고에 대하여 자산운용회사인 피고 2 및 애초 투자를 권유하는 등으로 관계한 피고 1이 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가. 투자신탁상품을 권유하는 자가 부담하는 투자자 보호의무

1) 구「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제정된「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간접투자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2항, 제56조 제1항, 제4항에 의하면, 자산운용회사는 투자신탁을 설정하고 투자신탁재산을 운용하는 자로서 투자신탁에 관하여 제1차적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시켜야 할 지위에 있다. 투자자도 자산운용회사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신뢰하여 자산운용회사가 제공하는 투자정보가 올바른 것이라고 믿고 그에 의존하여 투자판단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자산운용회사는 투자신탁에 관하여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신탁의 수익구조와 위험요인에 관한 정보가 불충분할 경우 그러한 사정을 투자자에게 알려야 하는 투자자 보호의무를 부담한다. 그리고 이는 제3자가 투자신탁의 설정을 사실상 주도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4다15996 판결 등 참조).

2) 그런데, 구 간접투자법상 간접투자재산의 운용을 업으로 하는 자산운용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고(제4조 제1항), 자산운용회사가 아닌 자는 그 상호 중에 “자산운용”, “투자신탁” 또는 이와 유사한 문자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제7조 제2항). 또 자산운용회사와 투자자 사이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투자신탁에 관한 지식, 경험, 능력 면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 및 자금제공 기능과 투자관리 기능의 분리로 인하여 시장에서의 투자자료 수집과 제공이 원칙적으로 전문적 투자관리자에게 맡겨질 수밖에 없는 간접투자의 일반적 특성 등에 비추어 보면, 자산운용회사 본인이 직접 설정하거나 운용하는 투자신탁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 투자신탁재산의 수익구조나 위험요인과 관련한 주요 내용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등으로 투자신탁의 설정을 사실상 주도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자산운용회사가 해당 투자신탁상품을 투자자에게 권유할 때는 투자신탁상품의 투자권유자로서, 투자신탁의 수익구조와 위험요인을 합리적으로 조사하여 올바른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하여야 할 투자자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 원래 원고는 피고 1의 권유를 받고 X펀드의 수익증권을 매수하려 하였는데, 관계법령상 X펀드의 수익증권 매수가 불가능하게 되자, 피고 1의 직원과 피고 2의 직원, 원고측의 합의 하에, 해외부동산 개발사업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은 동일하지만 그 펀드 구조를 약간 달리하는 부동산펀드인 Y펀드를 피고 2가 설정하고, 원고가 Y펀드의 수익증권을 매수하기로 함. 이 사건 개발사업이 실패하자 피고 1은 X펀드의 투자자들에 대하여 투자권유단계에서의 보호의무 위반 및 자산운용단계에서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었고(확정 판결 존재), 이에 원고가 피고 1, 2를 상대로 투자권유단계에서의 보호의무 위반과 자산운용단계에서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등 책임을 구하였는데, 원심은 피고 1은 Y펀드의 자산운용회사가 아니므로 원고에 대해 아무런 주의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Y펀드의 자산운용회사인 피고 2는 “원고 투자금을 지정 계좌로 입금하기만 하면 그 임무가 종료하고 Y펀드의 재산을 실제로 운용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으므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하여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함
  • 대법원은, 원고가 Y펀드의 수익증권을 매수한 것은 피고 1의 권유에 따른 것이고 피고 1이 Y펀드의 수익구조와 위험요인과 관련된 주요 내용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등 Y펀드의 설정을 사실상 주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1이 Y펀드의 자산운용회사가 아니므로 자산운용단계에서 선관주의의무 등을 부담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에게 Y펀드의 수익증권 매수를 권유하는 단계에서는 그 수익구조와 위험요인을 합리적으로 조사하여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야 할 투자자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피고 2는 Y펀드의 자산운용회사로서 자산운용계약 체결을 위해 권유하는 단계에서 투자자인 원고를 보호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자산운용단계에서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투자자인 원고의 자산을 운용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하며 이는 피고 1과 같은 제3자가 Y펀드의 설정을 사실상 주도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라고 보아, 이와 달리 본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음

 

2016다260325 적립금 이관의 소 (가) 상고기각

[상호금융예금자보호기금 공제사업부문계정의 적립금 이관에 관한 사건]

◇1. 구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2014. 3. 11. 법률 제12413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개정 농협구조개선법’이라 한다) 부칙(이하 ‘이 사건 부칙’이라 한다) 제2조에 따라 상호금융예금자보호기금 공제사업부문계정 적립금 이관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의 관할, 2. 이 사건 부칙 제2조 제1항의 ‘공제사업부문계정에 적립된 것’의 의미◇

  1. 종전에는 피고가 농협공제 또는 농협보험에 대한 예금자보호사무를 수행하였으나, 구 농업협동조합법(2011. 3. 31. 법률 제10522호로 개정되어 2012. 3. 2.부터 시행된 것, 이하 ‘개정 농협법’이라 한다)과 개정 농협구조개선법에서는 원고가 농협보험에 대한 예금자보호사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예금자보호사무는 피고나 단위조합의 부실 발생 시 예금자에게 공제금 또는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공제제도 또는 보험제도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서, 본래 국가가 직접 수행할 수도 있으나 법률에서 피고 또는 원고에게 그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였다. 그동안 피고가 적립·관리하던 공제사업부문계정의 적립금을 2014. 9. 5. 원고에게 이관한 것은 농협보험 관련 예금자보호사무의 귀속주체를 피고에서 원고로 변경하는 내용의 농협법·농협구조개선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이 사건 부칙 제2조 제1항에 규정된 입법자의 결정에 따라 법률관계에 변동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공제사업부문계정의 적립금 자체와 그 이관의무의 발생에 공법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부칙 제2조 제1항에 따른 적립금 이관의무의 존부에 관한 다툼이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한 ‘상호금융예금자보호기금 공제사업부문계정 적립금 이관기준’(이하 ‘이 사건 이관기준’이라 한다)에 따라 구체적으로 확정된 적립금 이관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것이어서, 공제사업부문계정의 적립금 자체와 그 이관의무의 발생에 포함되어 있는 공법적 요소에 따라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민사소송의 대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1. 이 사건 부칙 제2조 제1항의 취지는 개정 농협법 시행일에 상호금융예금자보호기금 공제사업부문계정에 속한 재산과 권리‧의무에 관한 회계가 적법하게 처리되어 있는 것을 전제로 공제사업부문계정에 적립된 것을 원고의 예금보험기금에 이관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공제사업부문계정에 적립된 것’이란 원칙적으로 2012. 3. 2.의 전일을 기준으로 해당 회계에 속하는 것으로 처리되어 있는 재산과 권리‧의무를 의미하되, 만일 회계처리가 관계 법령 등에 위배되어 위법한 경우에는 적법한 회계처리가 이루어졌다면 마땅히 공제사업부문계정에 속하는 것으로 처리되었을 재산과 권리‧의무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회계처리의 적법 여부를 가리지 않고 실제 이루어진 회계처리에 따라 ‘공제사업부문계정에 적립된 것’을 이전하도록 한다면, 피고가 자의적으로 회계처리를 하여 ‘공제사업부문계정에 적립된 것’에 변동을 가져올 수 있고 이를 그대로 이전받는 원고로서는 충분한 적립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는 원활한 예금자보호기능의 수행을 위하여 예금자보호사무의 귀속주체를 피고에서 원고로 변경하도록 한 개정 농협법과 개정 농협구조개선법의 취지에 반한다.

  • 피고(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피고 기금관리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공제사업부문계정 적립금에서 일정 액수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 원고(예금보험공사)에게 이관한 사안에서, 피고 기금관리위원회의 결의는 공제사업부문계정의 이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종전 결의에 따라 수년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회계처리를 소급적으로 변경한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만약 적법한 회계처리가 이루어졌다면 마땅히 공제사업부문계정에 속하는 것으로 처리되었을 적립금을 원고에게 이관하여야 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기각한 사례

 

2017다270114 구상금 (차) 파기환송

[구상금 청구 사건]

◇학교법인의 산지전용에 따른 원상복구비용 예치금의 지급을 보증하는 내용의 보증보험 계약이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관할청의 허가 대상인 의무부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1)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에서 학교법인이 의무를 부담하고자 할 때 관할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한 것은 학교법인 재산의 원활한 관리와 유지·보호를 기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하자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위 규정의 의무부담에 해당하는가 여부는 그 목적과 대조하여 구체적으로 결정되어야 하고, 학교법인이 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모든 법률행위가 일률적으로 이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0. 9. 5. 선고 2000다2344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입법 취지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함께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와 체결한 이 사건 보증보험 계약은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관할청의 허가 대상인 의무부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피고의 산지 복구비 예치의무는 산지관리법령에 의한 학교시설사업 실시계획 승인의 조건 내지 구미시장의 산지 복구비 예치 통보에 따라 발생한 것일 뿐 법률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의 산지 복구비 예치의무는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에 따라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의무부담이라고 볼 수 없다.

나) 피고가 산지 복구비를 현금으로 예치하더라도, 이는 앞서 본 피고의 산지 복구비 예치의무를 이행한 것에 불과하므로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에 따른 관할청의 허가 대상인 의무부담행위라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보증보험 계약 역시 피고가 산지 복구비를 직접 현금으로 예치하는 것을 대신하는 데에 목적이 있고, 구미시장의 산지 복구비 예치 통보 등에 부수하여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다.

다)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피고의 산지 복구의무는 산지관리법 제39조 내지 제42조에 따라 발생하였을 뿐 법률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에 따른 관할청의 허가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

라) 이 사건 보증보험 계약 체결 이후에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원고가 구미시에 보험금을 지급할 경우,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지급액 상당의 구상채무를 부담하는데, 그 지급액은 피고가 직접 산지 복구의무를 이행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구미시가 대행자를 지정하여 복구를 대행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으로서, 피고가 산지 복구의무자로서 원래 부담하였어야 할 성질의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보증보험 계약의 체결로 인하여 피고가 실질적으로 새로운 의무를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 보험회사인 원고가 학교법인인 피고와 피고의 산지전용에 따른 원상복구비용 예치금의 지급을 보증하는 내용의 이 사건 보증보험 계약을 체결한 뒤 보험사고 발생에 따라 피보험자인 구미시에 지급한 보험금 457,800,000원과 관련하여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한 사안에서, 이 사건 보증보험 계약이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의 허가 대상인 의무부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관할청의 허가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보증보험 계약을 무효로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2018다232898 건물 (타) 파기환송

[1동의 건물의 리모델링 후 기존 구분건물로서의 독립성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기존 구분건물에 대한 소유권의 효력이 리모델링 후 건물의 특정 점포부분에 미친다고 주장하는 사건]

◇리모델링으로 인하여 기존 구분건물이 독립성을 상실한 경우에 기존 구분건물에 대한 등기의 효력◇

1동의 건물 중 구조상 구분된 수개의 부분이 독립한 건물로서 구분소유권의 목적이 되었으나 그 구분건물들 사이의 격벽이 제거되는 등의 방법으로 각 구분건물이 건물로서의 독립성을 상실하여 일체화되고 이러한 일체화 후의 구획을 전유부분으로 하는 1개의 건물이 되었다면 기존 구분건물에 대한 등기는 합동으로 인하여 생겨난 새로운 건물 중에서 위 구분건물이 차지하는 비율에 상응하는 공유지분 등기로서의 효력만 인정된다.

건물의 구조상의 구분에 의하여 구분소유권의 객체 범위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구조상의 독립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구분소유권의 객체로서 적합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건물의 일부는 그에 관한 구분소유권이 성립할 수 없으므로, 건축물관리대장상 독립한 별개의 구분건물로 등재되고 등기부상에도 구분소유권의 목적으로 등기되어 있더라도, 그 등기는 그 자체로 무효이다.

  • 1동의 건물의 리모델링 후 기존 구분건물의 독립성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기존 구분건물의 등기부상 소유자인 원고들이 구분소유권의 효력이 리모델링 후 건물의 특정 점포부분에도 미친다고 주장하며 점포 점유자를 상대로 점포의 인도를 구하였으나, A 상가 건물 내 기존 구분소유로 등기된 구분건물이 격벽이 처음부터 없었거나 리모델링으로 제거되고, 구조, 위치와 면적이 모두 변경됨으로써 구분건물로서의 구조상 및 이용상의 독립성을 상실하여 일체화되었고, 리모델링 후 A 상가 건물의 구조상의 구분에 의해서는 기존 구분등기에 따른 구분소유권의 객체 범위를 확정할 수 없으며, 위 리모델링이 기존 구분건물로서 복원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이라거나 복원이 용이해 보이지도 않으므로, 기존 구분건물로서의 구조상의 독립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아, A 상가 건물에 관한 구분등기가 그 자체로 무효이고, 리모델링으로 생겨난 새로운 A 상가 건물 중에서 원고들 소유의 구분건물이 차지하는 비율에 상응하는 공유지분 등기로서의 효력을 인정하고, 원고들의 소유권의 효력이 리모델링 후 A 상가 건물의 특정 점포부분에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심을 파기한 사례

 

2019다204869 부당이득금 (나) 파기자판(각하)

[신규 보험수익자가 종전 보험수익자를 상대로 보험금채권의 양도 등을 청구하는 사건]

◇보험계약자의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가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인지 여부(적극)◇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변경할 권리가 있다(상법 제733조 제1항). 이러한 보험수익자 변경권은 형성권으로서 보험계약자가 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자유로이 행사할 수 있고, 그 행사에 의해 변경의 효력이 즉시 발생한다. 다만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변경한 후 보험자에 대하여 이를 통지하지 않으면 보험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상법 제734조 제1항). 이와 같은 보험수익자 변경권의 법적 성질과 상법 규정의 해석에 비추어 보면, 보험수익자 변경은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이상 그러한 의사표시가 보험자나 보험수익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험수익자 변경의 효과는 발생한다.

  • 보험수익자 변경의 의사표시는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인바, 보험계약자인 망인의 보험수익자 변경권 행사로 인해 보험수익자가 피고에서 망인의 단독상속인인 원고로 변경되었고, 그 후 망인이 사망하여 원고가 보험금채권을 취득하게 된 이상 원고는 피고에게 보험금채권의 양도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다만 원고로서는 보험자에게 보험수익자가 원고로 변경된 사실을 통지하면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음),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소를 각하한 사례

 

2019다223747 증권관련집단소송 (차) 상고기각

[증권관련 집단소송으로 이루어진 대법원의 첫 본안판결로서,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 제126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및 원심이 인정한 책임비율의 적정 여부가 문제된 사건]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26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 2. 구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26조가 적용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과실상계 또는 공평의 원칙에 기하여 책임의 제한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공동불법행위자 중에 고의로 불법행위를 행한 자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과실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에 대해서까지 피해자에게 과실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거나 모든 불법행위자가 과실상계의 주장을 할 수 없게 되는지 여부(소극)◇

  1.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은 증권신고서(정정신고서 및 첨부서류 포함)와 투자설명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그 증권의 인수계약을 체결한 자 등이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지고(제125조 제1항 본문), 다만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가 취득의 청약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하며(제125조 제1항 단서), 나아가 손해배상액에 관한 추정 규정인 제126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청구권자가 입은 손해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발생한 것이 아님을 배상책임을 질 자가 증명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26조 제2항).
  2. 구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26조가 적용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의 경우에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손해배상법의 기본 이념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거나 가해자의 책임을 제한할 사유가 있는 때에는 과실상계를 하거나 공평의 원칙에 기하여 책임을 제한할 수 있다. 특히 주식가격의 변동요인은 매우 다양하고 여러 요인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어느 특정 요인이 언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한 것인지를 가늠하기가 극히 어려운 사정을 감안할 때,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의 거짓 기재 이외에도 취득한 때부터 손실이 발생한 때까지의 기간 동안 발행회사나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의 변화 등도 손해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인정되나 성질상 그와 같은 다른 사정에 의하여 생긴 손해액을 일일이 증명하는 것이 극히 곤란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러한 사정을 들어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등 참조).
  3. 공동불법행위책임은 가해자 각 개인의 행위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그로 인한 손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들이 공동으로 가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그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므로,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가해자들 전원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함께 평가하여 정하여야 하나, 이는 과실상계를 위한 피해자의 과실을 평가함에 있어서 공동불법행위자 전원에 대한 과실을 전체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는 것이지, 공동불법행위자 중에 고의로 불법행위를 행한 자가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에게 과실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거나 모든 불법행위자가 과실상계의 주장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6다78336 판결,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다84356 판결 등 참조).
  •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① 이 사건 유상증자와 관련하여 피고가 대표주관회사 겸 증권인수인으로 참여하면서, 실제로는 A회사의 최대주주인 B회사에 대하여 자본금 변동사항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증권신고서 등의 ‘인수인의 의견’ 부분에다가 ‘B회사가 A회사를 인수하기 위하여 차입한 270억 원 중 220억 원이 9. 14. 기준 자본금으로 전환되었다’는 이 사건 기재를 포함시킨 것은, 구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 본문이 정한 증권신고서 등의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를 한 것에 해당하고, ② 나아가 이 사건 구성원들의 A회사 발행주식 취득 및 이 사건 구성원들이 입은 손해와 이 사건 기재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증권인수인으로서 합리적으로 기재되는 조사를 하였거나 이 사건 기재가 거짓 기재가 아니라고 믿은 데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구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 단서에 따른 피고의 면책 주장을 배척하는 한편, ③ 피고의 책임비율을 10%로 제한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2019다279283 퇴직금 등 청구의 소 (나) 파기환송(일부)

[미지급 연차휴가수당 등의 지급을 청구하는 사건]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도입한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에서 정한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한 경우, 사용자가 휴가일에 근로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도 노무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거나 근로자에게 업무 지시를 하였다면 사용자의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면제되는지 여부(소극)◇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1조에서 정한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도입한 경우 사용자는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날부터 1년의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근로자별로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그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1호). 이러한 촉구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촉구를 받은 때부터 10일 이내에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지 아니하면 사용자는 휴가 사용 가능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그 근로자가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여야 한다. 근로자가 촉구를 받은 때부터 10일 이내에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 중 일부의 사용 시기만을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한 경우에는 사용자는 휴가 사용 가능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나머지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호).

사용자가 위와 같은 조치를 하였음에도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연차휴가가 소멸된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가 없다(구 근로기준법 제61조). 다만, 위와 같은 휴가 미사용은 근로자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한 경우 사용자가 휴가일에 근로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도 노무의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아니하거나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 지시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어 사용자는 근로자가 이러한 근로의 제공으로 인해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여전히 보상할 의무를 부담한다.

  • 사용자가 연차휴가 21일을 사용하지 아니한 근로자에게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근로자는 그 중 11일에 대하여만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하였을 뿐 나머지 10일에 대하여는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하지 않았는데, 사용자는 위 10일에 대하여 휴가 사용 가능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았고, 나아가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도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사용자가 별다른 이의 없이 근로자의 노무제공을 수령한 사안에서, 사용자는 위 10일에 대하여는 구 근로기준법 제61조에서 정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근로자가 지정된 휴가일에 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고도 볼 수 없어 사용자의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면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한 사례

2019다284186 손해배상(기) (사) 파기이송

[특허법원의 전속관할을 위반하였는지 여부]

◇상표권 침해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건에서 지방법원 단독판사의 제1심 판결에 대한 항소사건이 특허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는지 여부(적극)◇

  1. 12. 1. 법률 제13521호로 개정된 민사소송법 제24조 제2항, 제3항은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권, 품종보호권(이하 ‘특허권 등’이라 한다) 등의 지식재산권에 관한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는 제2조부터 제23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관할법원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등법원이 있는 곳의 지방법원(서울고등법원이 있는 곳의 경우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전속관할로 하되, 그 지방법원이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아닌 경우 서울중앙지방법원에도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개정 규정은 부칙(2015. 12. 1.) 제1조, 제2조에 의하여 그 시행일인 2016. 1. 1. 이후 최초로 소장이 접수된 사건부터 적용된다.

한편 2015. 12. 1. 법률 제13522호로 개정된 법원조직법 제28조, 제28조의4 제2호, 제32조 제2항은 특허권 등의 지식재산권에 관한 민사사건의 항소사건을 고등법원 및 지방법원 합의부의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고 특허법원이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개정 규정은 부칙(2015. 12. 1.) 제1조, 제2조에 의하여 2016. 1. 1.부터 시행하되 그 시행일 전에 소송계속 중인 특허권 등의 지식재산권에 관한 민사사건에 대하여 위 시행일 이후에 제1심판결이 선고된 경우에도 적용된다.

  • 특허법원 전속관할을 규정한 개정 법원조직법 시행 이후인 7. 12. 상표권 침해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사안에서, 그 항소사건은 개정 민사소송법과 법원조직법에 따라 특허법원 전속관할에 속함에도 원심이 제1심 판결에 대한 항소사건을 실체에 들어가 판단하여 전속관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보아 파기한 후 특허법원에 이송한 사례
  • 특허권, 상표권 등의 침해금지를 구하지 않고 손해배상만 청구한 사건의 제1심을 지방법원 단독판사가 담당한 경우에도 그 항소심은 지방법원 합의부 관할이 아닌 특허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게 되므로(법원조직법 제32조 제2항 참조), 실무상 유의할 필요가 있음

 

형 사

2016도8741 한국주택금융공사법위반 등 (가) 파기환송

[한국주택금융공사 임원의 직무상 비밀 누설 사건]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제21조에서 말하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의 의미와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한국주택금융공사법은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공사’라 한다)를 설립하여 주택저당채권 등의 유동화, 주택금융 신용보증과 주택담보노후연금보증 업무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주택금융 등의 장기적·안정적 공급을 촉진하여 국민의 복지증진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이 법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과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운영되는 공사의 구체적인 업무 범위에 관하여 정하고 있고(제3조, 제22조), 공사의 임원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원을 형법상 뇌물죄 규정의 적용에서 공무원으로 의제하고 있다(제69조). 또한 구 한국주택금융공사법(2018. 2. 21. 법률 제154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는 “공사의 임직원 및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제67조 제2항은 위 조항을 위반하여 비밀을 누설한 자를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법의 입법 취지, 국가의 주거복지 정책 기능을 보조·담당하는 공사의 업무와 임직원 신분의 특성, 위 규정들의 문언·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들은 전현직 공사 임직원의 비밀 누설로 위협받는 국가 또는 공사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여기에서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은 공사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실질적으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사실이 누설됨으로써 공사의 목적 달성을 저해하거나 그 기능을 위협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비밀을 알게 된 직무 내용이 반드시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제22조 제1항 각호에서 열거하는 업무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 한국주택금융공사 임원으로 근무하던 피고인이 지인의 부탁을 받고 그에게「한국주택금융공사 IT센터 부산이전 및 구축사업」의 입찰정보로 기술평가위원 후보자 중 교수그룹 평가위원 후보자 명단(‘이 사건 명단’)을 보여줌으로써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한 행위로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사업의 목적과 내용, 사업을 수행할 사업자 선정에서 평가위원의 평가가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 평가위원 후보자와 위원선정 우선순위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려는 공단의 조치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명단은 공사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이를 실질적으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직무상 알게 된 비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에 구 한국주택금융공사법(2018. 2. 21. 법률 제154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말하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2016도9287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위반 (가) 상고기각

[불공정거래행위금지규정 위반에 따른 처벌규정의 적용 범위 해석에 관한 사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불공정거래행위금지에 관한 제23조 제1항의 규정을 직접 위반한 자 외에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그 위반 행위를 하게 한 자’도 그 처벌규정인 제67조 제2호에 따른 처벌대상이 되는지 여부(소극)◇

가. 관련 법규정과 쟁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은 “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하 ‘불공정거래행위’라 한다)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하면서, 같은 항 제4호에서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이하 ’거래상 지위남용행위‘라 한다)를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67조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하면서, 같은 조 제2호에서 그 처벌대상자를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항(제7호는 제외한다)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라고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금지규정인 제23조 제1항은 “불공정거래행위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정하고 있는 반면, 처벌규정인 제67조 제2호(이하 ‘이 사건 처벌규정’이라 한다)는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라고 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 사건 쟁점은 이 사건 처벌규정이 불공정거래행위인 거래상 지위남용행위를 직접 한 자만을 처벌하는지, 아니면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하도록 한 자도 처벌하는지 이다.

나. 이 사건 처벌규정에서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에 포함되는 범위

공정거래법이 1980. 12. 31. 법률 제3320호로 제정될 때에는 제15조에서 “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하면서, 같은 조 제4호에서 ‘거래상 지위남용행위’를 금지되는 불공정거래행위 중 하나로 정하였고, 제56조 제2호에서 “제15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에 대해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벌칙규정을 두었다. 그 후 1986. 12. 31. 법률 제3875호로 개정되면서 사업자가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불공정거래행위를 하게 하는 경우도 규제하기 위하여 제15조 제1항 후단에 현행의 위 제23조 제1항 후단과 같이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불공정거래행위를 하도록 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신설하였다. 이와 같이 공정거래법은 금지규정인 제15조에는 사업자가 금지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직접 하는 경우 외에 타인으로 하여금 그와 같은 행위를 하도록 교사하는 경우를 새로운 금지행위의 유형으로 추가하면서도, 그 위반에 따른 벌칙규정인 제56조 제2호에는 이와 관련된 개정을 하지 않고, 종전과 같이 ‘제15조 제1항의 금지규정을 위반하여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만을 처벌대상으로 정하였다. 공정거래법이 몇 차례 개정을 하는 과정에서도 위와 같은 규정 체제는 그대로 유지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반면 공정거래법은 1992. 12. 8. 법률 제4513호로 개정되면서 제24조의2 제1항에 불공정거래행위 금지규정 위반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하면서, 위에서 본 벌칙규정과 유사한 문언으로 “제23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는 불공정거래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당해 사업자”를 과징금 부과대상자로 정하였다. 그 후 2004. 12. 31. 법률 제7315호로 개정되면서 제24조의2 제1항에서 “불공정거래행위가 있는 경우”라는 한정적 의미의 문구를 삭제하고 단순히 “행위가 있을 때”라고 변경하였다. 종전 규정에 따를 경우 문언만으로는 제23조 제1항 위반의 주체로 되어 있는 사업자가 그 전단에 따라 불공정거래행위를 직접 행한 경우만이 과징금 부과대상자가 될 수 있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다. 위 제24조의2 제1항의 개정은 위와 같은 해석에 따라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의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제23조 제1항 후단에 따라 사업자 자신이 다른 사업자나 계열회사로 하여금 그러한 불공정거래행위를 하게 한 경우까지도 과징금 부과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입법적으로 명백히 하려는 취지이다.

이러한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67조 제2호와 관련 법률조항 문언의 해석, 입법취지와 개정 경위,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는 것이 원칙인 점,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위반에 대한 벌칙규정인 제67조 제2호는 사업자를 위해 그 위반행위를 한 자연인만이 처벌대상이 되고 법인인 사업자는 이 사건에서처럼 양벌규정인 제70조에 따른 별도의 요건을 갖춘 때에만 처벌대상이 되는 등 과징금 부과에 관한 규정과는 규율의 대상자나 적용요건에서 구별되어 위 규정들의 해석이나 적용이 반드시 일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공정거래법 제67조 제2호에 관한 이 사건 쟁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사업자가 거래상대방에게 ‘직접 거래상 지위남용행위를 한 경우’가 아닌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하도록 한 경우’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의 금지규정을 위반한 것으로서 과징금부과 등 공정거래법이 정한 별도의 제재대상이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를 이유로 같은 법 제67조 제2호에 따른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 피고인은 지역 단위로 분할된 사업구역별로 그 소속 사업자 내지 계열회사인 사업자를 통해 전국을 대상으로 한 유선방송사업을 영위하던 사업자(회사)로서, 피고인의 사업을 위해 가입자 유치 등 용역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아오던 지역별 고객센터에 대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인하된 수수료 단가를 지급해 오던 중, 공정거래법 제70조(양벌규정), 제67조 제2호, 제23조 제1항 제4호의 위반죄로 기소되었음
  • 이에 대해 원심은, 피고인이 그 소속 사업자(4개)를 통해 불공정거래행위를 직접 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23조 제1항의 금지규정 위반에 따른 제67조 제2호의 처벌규정이 적용된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반면, 피고인이 계열회사인 사업자(9개)로 하여금 불공정거래행위를 간접적으로 행하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규정인 제67조 제2호가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라고만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 위반행위에 따른 처벌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8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였고, 대법원도 위와 같은 법리 및 해석론을 근거로 이 부분 검사의 법리오해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을 배척하고 원심판단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음
  • 대법원은 위 사건에 관하여 전원합의기일에서 심리를 진행한 이후 소부에서 선고하였음

 

2019도9293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등 (가) 상고기각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주식회사 설립등기를 한 것으로 인한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와 그 행사죄가 문제되는 사건]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주식회사 설립등기를 한 경우 그 회사가 회사로서의 실체가 없다거나 상법상 부존재한다는 이유로 법인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고 이를 행사하게 한 것이 되어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와 그 행사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1. 회사설립과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

주식회사의 발기인 등이 상법 등 법령에 정한 회사설립의 요건과 절차에 따라 회사설립등기를 함으로써 회사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회사설립등기와 그 기재 내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법 제228조 제1항에서 정한 공정증서원본 불실기재죄나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죄(이하 위 두 죄를 합쳐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라 한다)에서 말하는 불실의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 발기인 등이 회사를 설립할 당시 회사를 실제로 운영할 의사 없이 회사를 이용한 범죄 의도나 목적이 있었다거나, 회사로서의 인적·물적 조직 등 영업의 실질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불실의 사실을 법인등기부에 기록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상법상 회사는 상행위나 그 밖의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을 말한다(제169조). 주식회사는 상법 제170조에 정해진 회사로서, 상법 규정에 따라 설립되고 상법에 근거하여 법인격이 인정된다. 상법은 회사의 설립에 관해 이른바 준칙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즉, 상법 규정에 따른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여 이에 따라 회사를 설립한 경우에 회사의 성립을 인정한다.

등기관은 원칙적으로 회사설립에 관한 등기신청에 대하여 실체법상 권리관계와 일치하는지 여부를 일일이 심사할 권한은 없고 오직 신청서, 그 첨부서류와 등기부에 의하여 상법, 상업등기법과 상업등기규칙 등에 정해진 절차와 내용에 따라 등기요건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심사할 권한밖에 없다. 등기관이 상업등기법 제26조 제10호에 따라 등기할 사항에 무효 또는 취소의 원인이 있는지 여부를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 심사방법으로는 등기부, 신청서와 법령에서 그 등기의 신청에 관하여 요구하는 각종 첨부서류만으로 그 가운데 나타난 사실관계를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밖에 다른 서면의 제출을 받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사실관계의 진부를 조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12. 15.자 2007마1154 결정 등 참조). 발기인 등이 상법 등에 정해진 회사설립의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설립등기를 신청하면 등기관은 설립등기를 하여야 하고, 회사설립의 실제 의도나 목적을 심사할 권한이나 방법이 없다.

상법에 따르면 회사는 본점 소재지에서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한다(제172조). 상법 제3편 제4장 제1절에서 주식회사의 설립절차를, 제317조 제2항에서 주식회사 설립등기의 필수적 등기사항을 정하고 있다. 상업등기규칙 제129조는 설립등기를 신청하는 경우 회사 본점 소재지의 관할등기소에 제공하여야 하는 정보에 대해 정하고 있다. 회사의 설립등기는 다른 상업등기와 달리 창설적 효력이 있고 그에 관한 규정은 강행규정이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7두26629 판결 등 참조).

발기인 등이 상법에서 정한 회사설립절차에 따라 주식회사를 설립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상법, 상업등기법과 상업등기규칙 등에 정한 회사설립의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설립등기를 신청하고 등기관이 심사하여 설립등기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172조에 따라 설립등기의 기재사항을 구체적인 내용으로 하는 회사가 성립한다.

발기인 등 그 설립에 관여하는 사람이 가지는 회사설립의 의도나 목적 등 주관적 사정만으로는 회사설립에 관해 상법, 상업등기법과 상업등기규칙 등에서 정하는 요건과 절차가 갖추어졌는지 여부를 달리 평가할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회사설립행위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본다거나 회사설립등기에 따른 회사 성립의 효력을 함부로 부정할 수 없다. 회사설립등기가 발기인 등의 주관적 의도나 목적을 공시하는 것도 아니다.

상법에 정한 회사설립절차에 따르더라도 회사설립 시에 회사로서의 인적·물적 조직 등 영업의 실질을 갖추는 것까지 요구된다고 볼 근거도 없다. 회사설립등기를 한 다음에 비로소 회사로서의 실체를 형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이유가 없고, 회사설립 시에 정관에 기재된 목적에 따라 영업을 개시할 것도 반드시 요구되지 않는다.

(2) 회사설립등기에 관해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의 성립이 문제되는 경우 설립등기 당시를 기준으로 회사설립등기와 그 등기사항이 진실에 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원칙적으로 회사설립에 관한 발기인 등의 주관적 의도나 목적이 무엇인지 또는 회사로서의 실체를 갖추었는지에 따라 불실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회사설립의 주관적 의도와 목적만을 이유로 그 설립등기가 불실기재가 된다고 본다면 형사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거나 범죄의 성립 여부가 불확실하게 될 수 있다. 회사의 해산명령에 관한 상법 제176조 제1항은 제1호에서 ‘회사의 설립목적이 불법한 것인 때’에 법원이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또는 직권으로 회사의 해산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설립목적이 불법한 회사라도 회사로서 성립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해산명령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회사의 법인격을 범죄에 악용하는 여러 유형 중에서 이 사안의 경우와 같이 이른바 ‘대포통장’ 유통의 목적이 있는 경우에 한해 그와 같은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가 부존재한다거나 그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불실기재를 인정할 근거도 없다.

  1. 이 사건에 대한 판단

회사설립절차가 단지 설립된 회사의 법인격을 범죄 등에 이용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행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법상 회사설립절차를 이루는 회사 정관의 작성 자체가 없었다거나 주금 납입 사실 자체가 부존재한다거나 납입의 효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회사설립등기에 임원으로 등재된 사람에게 임원 등재 의사가 인정되는 이상 실제로 그 직무를 행사할 의사까지는 없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회사의 임원이 아니라거나 회사에 임원이 부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 등이 실제 회사를 설립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상법이 정하는 회사설립에 필요한 정관 작성, 주식 발행·인수, 임원 선임 등의 절차를 이행함으로써 이 사건 회사는 상법상 주식회사로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회사의 설립행위에 일부 하자가 있었다거나 피고인 등이 이 사건 회사 설립 당시 정관에 기재된 목적 수행에 필요한 영업의 실질을 갖추거나 영업에 필요한 인적·물적 조직을 갖추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의 성립 자체를 부정하고 이 사건 회사가 부존재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회사설립등기는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불실의 사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피고인 등은 회사 명의로 이른바 ‘대포통장’을 유통시키기 위해 주식회사 설립등기를 하였고, 이에 대해 주식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없는데도 설립등기를 마쳐 회사설립등기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행사하였다는 내용의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와 그 행사죄로 기소되었음(그밖에 피고인이 관여한 대포통장 유통행위에 대해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로 기소되어 유죄로 판단되었음)
  • 원심은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와 그 행사죄 공소사실 중 회사설립 자체에 관한 부분은 무죄로, 자본금의 가장납입 부분은 유죄로 판단하였음. 원심판결에 대해서 검사만 회사설립에 관한 무죄부분에 한하여 상고하였음
  • 대법원은 피고인이 범죄 목적으로 회사설립등기를 하였다거나, 회사설립등기 당시 회사로서의 인적물적 조직 등 영업의 실질을 포함한 회사의 실체를 갖추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회사설립행위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본다거나 회사설립등기에 따른 회사 성립의 효력을 함부로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은 주식회사의 발기인 등이 상법 등 법령에 정한 회사설립의 요건과 절차에 따라 회사설립등기를 함으로써 회사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회사설립등기와 그 기재 내용이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에서 말하는 불실의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음
  • 대법원은 위 사건에 관하여 전원합의기일에서 심리를 진행한 이후 소부에서 선고하였고, 같은 취지의 원심의 무죄판단을 받아들여 상고기각 판결함

 

2019도1889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자) 파기환송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의 해석이 문제된 사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에서 정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의 의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고 한다) 제5조의4 제5항의 규정 취지는 같은 항 각호에서 정한 죄 가운데 동일한 호에서 정한 죄를 3회 이상 반복 범행하고, 다시 그 반복 범행한 죄와 동일한 호에서 정한 죄를 범하여 누범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동일한 호에서 정한 법정형으로 처벌한다는 뜻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0. 1. 23. 선고 89도2226, 89감도198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10도8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 중 ‘이들 죄를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 부분에서 ‘이들 죄’라 함은, 앞의 범행과 동일한 범죄일 필요는 없으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4 제5항 각호에 열거된 모든 죄가 아니라 앞의 범죄와 동종의 범죄, 즉 형법 제329조 내지 제331조의 죄 또는 그 미수죄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7도19862 판결 등 참조).

  • 피고인이 “‘강도죄 및 절도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으로서 그 최종형의 집행 종료 후 누범기간 내에 다시 특수절도 2회, 특수절도미수 1회를 범하였다”는 취지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 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제1심과 원심이 모두 피고인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를 적용한 사건에서, 기록상 확인되는 피고인의 기존 전과에 따르면 피고인은 ‘절도죄 등으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에 해당하지 않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한 사례

 

특 별

2016두30750 시정명령등취소청구의소 (라) 파기환송

[중국고섬의 증권신고서 거짓기재 등에 대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사건]

◇1. 공동주관회사인 원고가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35조 제2항의 ‘발행인 또는 매출인으로부터 직접 증권의 인수를 의뢰받아 인수조건 등을 정하는 인수인’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위 인수인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말미암아 발행인이 작성 제출한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중요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아니한 행위를 방지하지 못한 때에는 과징금 부과대상이 되는지 여부(적극)◇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은 자본시장의 공정성·신뢰성 및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증권의 발행인으로 하여금 증권의 내용이나 발행회사의 재산, 경영상태 등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필요한 기업 내용을 신속·정확하게 공시하게 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발행시장은 최초로 시장에 증권이 등장하는 공모발행이라는 점에서 그 증권의 가치평가가 어렵고,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으며, 그 결과 투자자들이 증권시장에 대한 신뢰와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증권의 모집·매출은 발행회사가 직접 공모하기보다는 인수인을 통하여 간접공모를 하는 것이 통상인데, 그 이유는 발행회사로서는 인수인이 가지는 공신력에 의하여 공모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공모 차질로 인한 위험을 부담하게 되는 보험자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시장의 ‘문지기(Gatekeeper)’ 기능을 하는 인수인의 평판을 신뢰하여 그로부터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취득·확인·인증 등을 용이하게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본시장법은 인수인이 증권신고서 등의 직접적인 작성주체는 아니지만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 기재 또는 기재누락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자본시장법 제71조 제7호,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68조 제5항 제4호), 거짓 기재 또는 기재 누락으로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때에는 그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한편(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 제5호),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자본시장법 제429조 제1항 제1호, 제430조 제1항).

위에서 살펴본 자본시장법상 인수인의 지위, 발행시장에서의 공시규제의 내용에 더하여 공시위반에 대한 과징금 조항의 문언 및 취지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구 자본시장법 시행령(2013. 8. 27. 대통령령 제246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35조 제2항에 정한 ‘증권의 발행인으로부터 직접 증권의 인수를 의뢰받아 인수조건 등을 결정하는 인수인’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말미암아 발행인이 작성 제출한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중요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아니한 행위를 방지하지 못한 때에는 과징금 부과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 이 판결은 인수인이 발행시장의 문지기로서 부담하는 투자자 보호의무 및 그에 따른 책임에 관한 법리를 제시하였고, 증권신고서의 거짓기재 등에 관하여 주관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최초로 판시한 사례

 

2016두60898 양도소득세등무효확인의소 (다) 파기환송

[기한후 신고에 대한 결정의 존재 여부에 관한 사건]

◇기한후 신고에 대한 결정의 성립 요건◇

행정처분은 주체·내용·절차와 형식이라는 내부적 성립요건과 외부에 대한 표시라는 외부적 성립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존재한다. 행정처분의 외부적 성립은 행정의사가 외부에 표시되어 행정청이 자유롭게 취소·철회할 수 없는 구속을 받게 되는 시점, 그리고 상대방이 쟁송을 제기하여 다툴 수 있는 기간의 시점을 정하는 의미를 가지므로, 어떠한 처분의 외부적 성립 여부는 행정청에 의하여 당해 처분에 관한 행정의사가 법령 등에서 정하는 공식적인 방법으로 외부에 표시되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6두35120 판결 참조).

따라서 과세관청이 납세의무자의 기한후 신고에 대하여 내부적인 결정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납세의무자에게 공식적인 방법으로 통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한후 신고에 대한 결정이 외부적으로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 과세관청이 납세의무자의 기한후 신고에 대하여 내부적인 결정만 한 채 납세의무자에게 공식적인 방법으로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과세관청이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 또는 준비서면에서 내부적 결정 사실을 밝혔다거나 납세의무자의 가산세감면 신청에 대하여 가산세 부과가 적법하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더라도, 기한후 신고에 대한 결정의 통지로 볼 수 없어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2016두63408 관세등부과처분취소 (가) 파기환송

[한·EU FTA에 따른 협정세율을 적용받기 위한 유효한 원산지신고서가 제출되었는지 문제된 사건]

◇한·EU FTA 체약당사국인 수출 관세당국의 간접검증결과회신에 제출된 원산지신고서의 진정성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경우 협정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지 여부(소극)◇

대한민국과 유럽연합 및 그 회원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이하 ‘이 사건 자유무역협정’이라 한다) 부속 ‘원산지제품’의 정의 및 행정협력의 방법에 관한 의정서 제15조 내지 제17조, 제27조 제6항, 제7항 등 관련 규정의 체계·내용과 이 사건 자유무역협정에서 6,000유로 초과 수입물품에 대해서 오직 유효한 인증수출자가 작성한 원산지신고서에 근거해서만 협정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한 취지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피고는 1, 2차 원산지신고서의 진정성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되어 영국 관세당국에 검증을 요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영국 관세당국이 1, 2차 원산지신고서가 모두 인증수출자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건 수입물품이 이 사건 자유무역협정의 특혜관세 적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특혜관세대우의 자격이 없다고 회신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원산지신고서에 따라 이 사건 자유무역협정의 협정관세를 적용받을 수는 없다.

  • 국내 갑 회사가 이 사건 자유무역협정 체약국인 영국의 인증수출자인 생산회사가 생산한 물품을 판매회사인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수입하면서, 판매회사가 발급한 생산회사의 인증수출자 번호가 잘못 기재된 1차 원산지신고서를 제출하였고, 관세당국의 보정요청에 따라 판매회사로부터 받은 영국 생산회사 명의로 작성되고 인증수출자 번호가 제대로 기재된 2차 원산지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관세당국이 1, 2차 원산지신고서의 유효성과 진위 여부에 의심의 소지가 있다고 보아 영국 관세당국에 간접검증을 요청하였고, 영국 관세당국이 위 수입물품은 이 사건 자유무역협정이 정한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나 1, 2차 원산지신고서를 영국 생산회사가 발급한 것이 아니므로 특혜관세 적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회신하자, 피고가 위 수입물품에 대하여 협정세율을 배제하고 관세율 8%를 적용하여 관세 등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와 같은 원산지신고서에 따라 이 사건 자유무역협정의 협정관세를 적용받을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후 생산회사가 위 수입물품에 관한 수입신고일 이후 2년 이상이 지나 원산지증명과 관련된 서류를 작성해 주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위 수입물품이 원산지 기준을 충족한다는 사실에 대한 충분한 확인과 검증이 이루어져 피고로서는 원산지신고서의 형식적 요건의 흠결을 이유로 협정관세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를 이유로 파기한 사례

 

2017두37215 항만시설사용료 요율 변경 등 취소청구 (사) 파기환송

[화물입출항료의 징수대상시설을 정한 해양수산부고시에 관한 사건]

◇1.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하위 법령에 위임을 한 경우 위임입법의 한계 일탈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2. 화물입출항료의 징수대상시설에 수역시설(항로)을 포함시킨 ‘항만공사가 징수하는 사용료 및 임대료의 세부 구분 등에 관한 규정’(2013. 5. 6. 해양수산부고시 제2013-28호) 제3조 제1항 제1호 나목, 제2항 [별표1]의 화물입출항료 징수대상시설 중 수역시설에 관한 부분[1. 나. (1), 이하 ‘이 사건 세부고시 조항’이라 한다]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하였다고 본 사례◇

  1.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하위 법령에 위임을 한 경우에 모법의 위임범위를 확정하거나 하위 법령이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하위 법령이 규정한 내용이 입법자가 형식적 법률로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본질적 사항으로서 의회유보의 원칙이 지켜져야 할 영역인지와 함께, 당해 법률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규정 내용, 규정의 체계, 다른 규정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위임 규정 자체에서 의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위임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도 문언적 의미의 한계를 벗어났는지 여부나 하위 법령의 내용이 모법 자체로부터 위임된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속한 것인지, 수권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의미를 넘어 범위를 확장하거나 축소하여서 위임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벗어나 새로운 입법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는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어서 일률적 기준을 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과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해당 법률이나 상위법령으로부터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위임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위임조항이 속한 법률의 전반적인 체계, 취지와 목적,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내용,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나아가 규제 대상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1. 항만공사법과 시행령, 시행규칙의 규정 내용, 체계에다가 국내 항만운영정책의 특성과 항만시설사용료 체계 및 운영실태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세부고시 조항에 규정될 화물입출항료의 징수대상시설에는 적어도 항로나 정박지 등과 같은 수역시설이 포함될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세부고시 조항이 항만공사법령으로부터 위임받은 범위를 일탈하여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인천항의 항만시설 사용 및 사용료에 관한 규정(2014. 1. 23. 인천항만공사 규정 제242호, 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의 요율 산정기준 중 화물입출항료의 징수대상시설에 수역시설을 포함시킨 부분’은 이 사건 세부고시 조항에 근거한 것으로서 적법하고, 이 사건 규정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인천항 요율을 적용한 항만시설사용료(화물료) 부과처분(이 사건 처분)을 한 사안에서, 원심은 ‘이 사건 규정의 요율 산정기준 중 화물입출항료의 징수대상시설에 수역시설을 포함시킨 부분’이 상위법령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여 위법하므로 이 사건 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으나, 이러한 원심판결에 위임입법의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아 파기한 사례

 

2018두67152 조정반지정거부처분취소 (가) 파기자판(각하)

[조정반지정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의 이익에 관한 사건]

◇1. 행정처분의 위법을 이유로 무효확인 또는 취소 판결을 받더라도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예외적으로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는 경우, 2. 원고가 2015년도 조정반 지정 신청에 대한 피고의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한 사례◇

  1. 행정처분의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소에서, 비록 행정처분의 위법을 이유로 무효확인 또는 취소 판결을 받더라도 그 처분으로 발생한 위법상태를 원상으로 회복시킬 수 없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다만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더라도 그 무효확인 또는 취소로써 회복할 수 있는 다른 권리나 이익이 남아 있거나, 동일한 소송 당사자 사이에서 동일한 사유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이 있어 행정처분의 위법성 확인 또는 불분명한 법률문제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는 행정의 적법성 확보와 그에 대한 사법통제, 국민의 권리구제 확대 등의 측면에서 예외적으로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2. 원고의 2015년도 조정반 지정 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2014. 11. 24. ‘원고의 경우 세무사등록부에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2015년도 조정반 구성원으로 지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거부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2015년도 조정반 지정의 효력기간이 지났으므로 이 사건 거부처분을 취소하더라도 원고가 2015년도 조정반으로 지정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또한 장래의 조정반 지정 신청에 대하여 동일한 사유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다거나 행정처분의 위법성 확인 또는 불분명한 법률문제에 대한 해명이 필요한 경우도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소의 이익을 예외적으로 인정할 필요도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 원심은 본안판단으로 나아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였으나, 이러한 원심 판단에 항고소송에서 소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아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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