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2012. 8. 16. 선고 2010가합7823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전 문】
【원 고】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내일 담당변호사 이봉재)
【피 고】대한민국
【변론종결】2012. 7. 5.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1. 피고는 대전 서구 (주소 1 생략) 대 2,926㎡ 지상의 헬기장에 헬기를 이착륙함에 있어 같은 동 251-1 대 3,212㎡의 상공을 통과하여서는 아니 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2,579,63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고, 2010. 9. 19.부터 제1항의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월 금 5,636,550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갑 제2호증, 제4 내지 9호증, 제14,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 소유의 대전 서구 (주소 1 생략) 대 2,926㎡(이하 ‘피고 토지’라고 한다) 지상에는 1985. 9. 16. 설치된 충남지방경찰청 항공대가 위치하고 있으며, 위 항공대에는 헬기가 이·착륙하는 헬기장(이하 ‘이 사건 헬기장’이라고 한다)이 존재한다.
나. 이 사건 헬기장은 남동쪽 한 면(좌측)이 대전 서구 (주소 2 생략) 대 3,212㎡(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에 접하고 있는데, 이 사건 토지는 이 사건 헬기장이 설치되기 전부터 금남교통운수 주식회사(이하 ‘금남교통’이라고 한다)의 차고지로 사용되어 왔으며, 이 사건 토지상의 별지 목록 기재 건축물(이하 ‘이 사건 건축물’이라고 한다)은 1984. 7. 10.경부터 금남교통의 차고지 및 주유소, 정비소로 이용되어 왔다.
다. 원고는 2008. 9. 17. 금남교통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같은 달 18.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헬기장에 헬기가 이·착륙함에 있어서 이 사건 토지의 상공을 통과함에 따른 안전문제로 말미암아 이 사건 토지 지상에 건축물의 신축, 증축, 용도변경이 불허가 되는 등 이 사건 토지의 이용에 심각한 제한이 있다.
나. 따라서 원고는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에 근거하여 피고가 이 사건 헬기장에 헬기가 이·착륙함에 있어 이 사건 토지의 상공을 통과하는 것의 금지를 구한다.
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헬기장을 설치·관리함에 있어서 이 사건 토지에 손해를 주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거나 원고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여 이 사건 토지의 이용에 제한을 가하였으므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바, 피고가 배상해야 할 손해는 원고가 세 번의 건축허가신청과 한 번의 용도변경허가신청을 하면서 지출한 설계비 합계 6,350만 원 및 이 사건 토지에 관한 2008. 9. 10.부터 2010. 9. 18.까지의 임대료 상당의 손해배상금 139,079,630원 그리고 2010. 9. 19.부터 이 사건 헬기장에 이·착륙하는 헬기가 이 사건 토지의 상공을 통과하지 않게 될 때까지 매월 임대료 상당의 손해배상금 5,636,550원이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갑 제1, 8호증, 제10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2008. 2. 13.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에게 이 사건 토지 지상에 10실의 분향소를 갖춘 지상 4층, 지하 1층 건축면적 640.95㎡, 연면적 3,465.91㎡ 규모의 대전장례문화센터 건물의 신축을 위한 건축허가를 신청하였다.
2) 원고는 2008. 8. 19.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장례식장 건축을 목적으로 한 토지거래허가를 받았다.
3)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은 2008. 10. 31. 원고에게 ① 건축법 제12조 및 동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충남지방경찰청장에게 구 항공법(2009. 6. 9. 법률 제9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2조의 적합 여부에 대한 의견을 조회한 결과 충남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헬기 운항시 하강풍으로 인하여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인명 피해 등이 우려되어 건축허가를 제한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② 명암마을 주민 107명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에 장례식장이 입지할 경우 소음, 악취, 주차난, 교통사고 위험, 지가하락 등으로 주거환경이 저해된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집단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는 등의 사유로 위 건축을 불허가하는 처분(이하 ‘건축불허가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4) 원고는 2008. 11. 25.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을 상대로 건축불허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대전지방법원 2008구합4123), 이 법원은 2009. 9. 30. ‘이 사건 토지에 장례식장이 입지하게 된다면 이 사건 헬기장에 헬기가 이·착륙하는 경우 발생하는 하강풍으로 인하여 장례식장 이용객들의 인명피해 우려가 매우 심각할 것으로 판단되고, 이 사건 토지와 민가는 8m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이어서 장례식장이 들어설 경우 소음으로 인한 거주환경의 피해가 수인한도를 넘을 것으로 판단되는 등으로 이 사건 토지에 장례식장의 건축을 제한하여야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인정되고, 장례식장 건축을 목적으로 한 토지거래허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건축불허가 처분이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건축불허가 처분은 적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한편 위 소송에 충남지방경찰청장이 피고보조참가인으로 참가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2010. 2. 24.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았고(대전고등법원 2009누2526),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2010. 5. 27. 상고기각 판결을 선고받았다(대법원 2010두5530).
5) 원고는 2009. 11. 13. 및 같은 달 19.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매점, 일반음식점, 사무소 용도로 건축허가(증축) 및 공작물축조 신청을 하였는데,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은 2009. 12. 1. 원고에게 ① 건축법 제12조 및 동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충남지방경찰청장에게 구 항공법 제82조의 적합 여부에 대한 의견을 조회한 결과 충남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헬기 운항시 하강풍으로 인하여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인명 피해 등이 우려되어 건축허가를 제한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② 이 사건 토지는 대전광역시장이 명암마을 거주자의 보건·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을 위하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5조의 규정에 따라 대전 도시관리계획(공원) 결정을 위한 행정절차를 거쳐 같은 해 12월 중에 대전 도시관리계획(공원) 결정 및 고시가 예정되어 있는 지역이므로 위 공익사업의 추진을 위하여 건축허가를 제한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불허가 처분을 하였다.
6) 원고는 2009. 12. 10.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단독 주택 용도의 건축허가(증축) 신청을 하였는데,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은 2009. 12. 17. 원고에게 위 5)의 ①, ②와 같은 이유로 불허가 처분을 하였다.
7) 원고는 2010. 4. 7.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에게 이 사건 건축물을 그대로 둔 채, 이 사건 건축물의 용도를 제2종 근린생활시설(사무소)에서 장례식장으로 변경해 달라는 내용의 허가신청을 하였다.
8) 이에 대하여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은 2010. 4. 13.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장례식장의 신축을 목적으로 하는 건축허가신청 불허가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대법원)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건축물의 용도변경을 수리한다는 것은 행정처분의 법적 안정성과 신뢰성 및 일관성 차원에서 불가하다고 판단되고, 건축법 제19조 제7항과 제12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에 따라 충남지방경찰청장에게 항공법 제82조의 적합 여부에 대한 의견을 조회한 결과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허가를 제한하여야 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어 부동의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음을 이유로 원고의 위 건축물용도변경 허가신청을 불허가한다는 내용의 처분(이하 ’용도변경 불허가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9) 원고는 2010. 10. 11.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을 상대로 용도변경 불허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대전지방법원 2010구합4089), 이 법원은 2011. 8. 10. ‘이 사건 건축물의 용도를 장례식장으로 변경하게 되면, 이 사건 헬기장에서 헬기의 이·착륙시 헬기의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바람이 헬기 뒤에서 불거나 측변에서 심하게 불어 헬기의 안전을 위하여 부득이 이 사건 토지로 이·착륙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경우, 헬기의 하강풍으로 인하여 장례식장에 왕래하는 사람들이나 물건들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이고, 이는 이 사건 건축물의 용도를 장례식장으로 변경하는 것을 거부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한편 위 소송에 충남지방경찰청장이 피고보조참가인으로 참가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2012. 2. 9.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았고(대전고등법원 2011누1632),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였다(대법원 2012두6315).
나. 상공 통과 금지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설치한 이 사건 헬기장에 이·착륙하는 헬기가 바람의 영향으로 이 사건 토지 방향으로 이·착륙하는 경우에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 미치는 이 사건 토지의 상부를 통과하게 되지만, 한편 을 제1 내지 8호증, 제15호증, 갑 제11,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헬기장의 남동쪽 한 면(좌측)이 이 사건 토지와 접해 있고, 그 반대쪽인 북서쪽 한 면(우측)은 ○○자동차공업사와 접해 있으며, 이 사건 헬기장의 남서쪽 한 면(앞쪽)은 2차로 도로에 접해 있고, 그 도로 반대편에는 갑천이 흐르며, 갑천 너머로 넓은 농경지가 있는 반면, 이 사건 헬기장의 북동쪽으로는 명암마을과 도솔산이 있어 그 방면으로는 헬기가 이·착륙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사실, ‘충남지방경찰청 항공대의 국지비행 절차도‘에 기재된 ’장주 요도‘에 따르면 헬기가 좌선회를 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거쳐 이 사건 헬기장에 착륙하고, 이륙시에는 갑천 방향으로 이륙하도록 주요 항로가 그려져 있는 사실, 충남지방경찰청 항공대는 소형 헬기(7인승) 한 대를 보유하고 있고, 이 사건 헬기장은 응급환자 이송 또는 각종 도정 업무를 위하여 위 헬기뿐만 아니라 타 경찰청 소속 헬기(15인승, 7인승), 충남·충북소방헬기(14인승) 등의 이·착륙 장소로도 사용되어 왔는데, 2005. 1. 1.부터 2009. 8. 13.까지 이 사건 헬기장이 사용된 횟수는 약 27회이고, 이·착륙 당시의 풍향과 지상 및 공중의 장애물을 고려하여 이 사건 토지를 통과하여 접근하는 방식 또는 갑천 쪽에서 접근하는 방식 등을 선택하여 헬기가 이·착륙하여 온 사실, 이 사건 헬기장의 설치에 있어서 관계법령의 위반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헬기의 이·착륙 횟수, 이 사건 헬기장을 둘러싼 지형과 지상물의 배치로 인하여 헬기의 이·착륙 당시의 풍향에 따라서 헬기가 이 사건 토지를 통과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는 점, 이 사건 헬기장의 운영을 위한 이 사건 토지의 사용에 관하여 민법상 주위토지통행권이 (유추)적용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이용상의 문제는 헬기의 통과 자체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한 건축허가상의 제한 등으로 인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헬기장에 헬기가 이·착륙하면서 이 사건 토지의 상공을 통과함으로써 발생하는 방해는 원고의 수인한도 내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헬기장의 설치, 운영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함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헬기장에서 헬기를 운행함에 있어서 이 사건 토지의 상공을 통과하지 말 것을 청구하는 부분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설계비 및 임대료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는 피고에 의하여 설치된 이 사건 헬기장의 운영으로 인한 안전문제를 주된 이유로 하여 그 지상에 사람이 이용하는 건축물 또는 공작물의 신축허가를 받을 수 없고, 기존 건축물인 이 사건 건축물을 원고의 이 사건 토지 매수목적인 장례식장 용도로 변경하고자 하는 허가도 받지 못하는 제한을 받고 있는바, 이 사건에서 드러난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러한 제한은 재산권 행사의 내재적 한계로 인한 제한의 정도를 벗어나 이 사건 헬기장의 설치 및 운영에 관련한 공익상의 필요를 위하여 관계인에게 특별한 희생을 요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법률에 의한 정당한 보상 없이 위와 같은 제한이 이루어지고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피고는 이 사건 헬기장의 설치 및 운영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아가 피고의 이 사건 헬기장의 설치 및 운영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의 발생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우선 원고는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건축물을 장례식장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음을 전제로 이 사건 토지의 임료 상당을 손해로 구하고 있다. 그러나 감정인 소외인의 측량감정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건축물을 장례식장 용도로 사용하여 영업을 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원고도 이를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고 있다), 사실이 그러하다면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이용 제한으로 인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고, 설령 이 사건 토지의 이용에 관한 건축허가상의 제한 등으로 인한 추상적인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토지의 월 임료 상당이 그 손해액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달리 그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가 구하고 있는 설계비 상당의 손해는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서 장례식장 등을 운영하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에 해당할 뿐, 이 사건 토지의 이용 제한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종석(재판장) 박가현 김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