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속보.세월호 사건[대법원 2015. 11. 12. 전원합의체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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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속보.세월호 사건[대법원 2015. 11. 12. 전원합의체 판결]

 

2015도6809 살인등 (아) 상고기각
◇1.부작위범의 법리와 선원들의 구조의무, 2.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 위반죄의 적용대상에 조난사고의 원인을 스스로 제공하여 ‘조난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3.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 이라 한다) 제5의12 위반죄의 적용대상에 조난사고의 원인을 스스로 제공하여 ‘조난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1. 범죄는 보통 적극적인 행위에 의하여 실행되지만 때로는 결과의 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한 부작위에 의하여도 실현될 수 있다. 형법 제18조는 “위험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위험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자가 그 위험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발생된 결과에 의하여 처벌한다.”라고 하여 부작위범의 성립 요건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자연적 의미에서의 부작위는 거동성이 있는 작위와 본질적으로 구별되는 무(無)에 지나지 아니하지만, 위 규정에서 말하는 부작위는 법적 기대라는 규범적 가치판단 요소에 의하여 사회적 중요성을 가지는 사람의 행태가 되어 법적 의미에서 작위와 함께 행위의 기본 형태를 이루게 되는 것이므로, 특정한 행위를 하지 아니하는 부작위가 형법적으로 부작위로서의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보호법익의 주체에게 해당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행위자가 구성요건 실현을 회피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행위를 현실적․물리적으로 행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아니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살인죄와 같이 일반적으로 작위를 내용으로 하는 범죄를 부작위에 의하여 범하는 이른바 부진정 부작위범의 경우에는 보호법익의 주체가 그 법익에 대한 침해위협에 대처할 보호능력이 없고, 부작위행위자에게 그 침해위협으로부터 법익을 보호해 주어야 할 법적 작위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부작위행위자가 그러한 보호적 지위에서 법익침해를 일으키는 사태를 지배하고 있어 그 작위의무의 이행으로 결과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어야 그 부작위로 인한 법익침해가 작위에 의한 법익침해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범죄의 실행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여기서의 작위의무는 법령, 법률행위, 선행행위로 인한 경우는 물론,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사회상규 혹은 조리상 작위의무가 기대되는 경우에도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2. 11. 선고 91도2951 판결,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9354 판결 등 참조).
또한 부진정 부작위범의 고의는 반드시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에 대한 목적이나 계획적인 범행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익침해의 결과발생을 방지할 법적 작위의무를 가지고 있는 자가 그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그 결과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었음을 예견하고도 결과의 발생을 용인하고 이를 방관한 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다는 인식을 하면 족하며, 이러한 작위의무자의 예견 또는 인식 등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더라도 미필적 고의로 인정될 수 있다. 작위의무자에게 이러한 고의가 있었는지는 작위의무자의 진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작위의무의 발생근거, 법익침해의 태양과 위험성, 작위의무자의 법익침해에 대한 사태지배의 정도, 요구되는 작위의무의 내용과 그 이행의 용이성, 부작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부작위의 형태와 결과 발생과의 상관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작위의무자의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할 것이다.
선장의 권한이나 의무, 해원의 상명하복체계 등에 관한 해사안전법, 구 선원법(2015. 1. 6. 법률 제130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관련 규정들은 모두 선박의 안전과 선원 관리에 대한 포괄적이고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선장을 수장으로 한 효율적인 지휘명령체계를 갖추어 항해 중인 선박의 위험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선장은 승객 등 선박공동체의 안전에 대한 총책임자로서 선박공동체가 위험에 직면할 경우 그 사실을 당국에 신고하거나 구조세력의 도움을 요청하는 등의 기본적인 조치뿐만 아니라 위기상황의 태양, 구조세력의 지원가능성과 그 규모,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구조계획을 신속히 수립하고 선장의 포괄적이고 절대적인 권한을 적절히 행사하여 선박공동체 전원의 안전이 종국적으로 확보될 때까지 적극적․지속적으로 구조조치를 취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선장이나 승무원은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조난된 사람에 대한 구조의무를 부담하고, 해당 선박의 해상여객운송사업자와 승객 사이의 여객운송계약에 따라 승객의 안전에 대하여 계약상 보호 의무를 부담하므로, 모든 승무원은 선박위험시 서로 협력하여 조난된 승객이나 다른 승무원을 적극적으로 구조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선박침몰 등과 같은 조난사고로 승객이나 다른 승무원들이 스스로 생명에 대한 위협에 대처할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선박의 운항을 지배하고 있는 선장이나 갑판 또는 선내에서 구체적인 구조행위를 지배하고 있는 선원들은 적극적인 구호활동을 통해 보호능력이 없는 승객이나 다른 승무원의 사망 결과를 방지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법익침해의 태양과 정도 등에 따라 요구되는 개별적․구체적인 구호의무를 이행함으로써 사망의 결과를 쉽게 방지할 수 있음에도 그에 이르는 사태의 핵심적 경과를 그대로 방관하여 사망의 결과를 초래하였다면, 그 부작위는 작위에 의한 살인행위와 동등한 형법적 가치를 가진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작위의무를 이행하였다면 그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될 경우에는 그 작위를 하지 않은 부작위와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 수난구호법 관련 규정의 체계, 내용 및 취지와 더불어,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이 구조대상을 ‘조난된 선박’이 아니라 ‘조난된 사람’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같은 법 제2조 제4호에서 조난사고가 다른 선박과의 충돌 등 외부적 원인 외에 화재, 기관고장 등과 같이 해당 선박 자체의 내부적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조난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이라 하더라도 구조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 구조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이 조난된 사람의 신속한 구조를 목적으로 하는 수난구호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점을 고려하면,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의 ‘조난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에는 조난사고의 원인을 스스로 제공하여 ‘조난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에 정한 ‘조난된 사람을 신속히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조난된 사람의 생명․신체에 대한 급박한 위해를 실질적으로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가능한 조치를 다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한 조치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는 조난사고의 발생장소나 시각, 사고현장의 기상 등 자연조건, 조난사고의 태양과 위험 정도, 구조인원 및 장비의 이용가능성, 응급처치의 내용과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3.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2 위반죄는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및 중과실치사상죄를 기본범죄로 하여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 위반 행위 및 도주 행위를 결합하여 가중 처벌하는 일종의 결합범으로서 선박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해당 선박의 선장 또는 승무원이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한 때에 성립하는 것이고, ‘선박간의 충돌사고’나 ‘조타상의 과실’로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사고를 낸 선장 또는 승무원이 취하여야 할 조치는 사고의 내용과 피해의 정도 등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로 적절히 강구되어야 하고, 그러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 도주의 범의로써 사고현장을 이탈한 것인지 여부를 판정함에 있어서는 그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의 양상과 정도, 선장 또는 승무원의 과실 정도, 사고 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하여 세월호 선원들의 지위, 업무상과실 여부, 부작위의 내용 등에 따라 선장에 대하여는 살인․살인미수죄 등을, 1등 항해사에 대하여는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2 위반죄 등을, 나머지 선원들에 대하여는 유기치사․치상죄 등을 인정한 사안임
☞ 1등 항해사와 2등 항해사의 살인․살인미수 무죄판단 부분에 관한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이들은 선장에 준하는 간부 선원들로서 사고 당시 선장이 인명구조의무를 전면적으로 포기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임을 인식하였을 뿐 아니라 승객 등의 사망결과를 직접적으로 용이하게 저지할 수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방관하였으므로, 선장과 함께 부작위에 의한 살인 및 살인미수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는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박상옥의 반대의견이 있음
☞ 한편 수난구호법 위반, 유기치상 ․ 치사 및 특정범죄가중법 부분에 관한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는 같은 항 본문의 예외라는 규정의 형식 및 형벌법규 해석의 엄격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조항 단서의 ‘조난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이 본문의 요건을 충족하는 주체가 될 수 있어야 하는데 ‘조난된 선박의 선장 및 승무원’은 이에 포함될 수 없으므로, 조난된 선박인 세월호의 승무원인 피고인들은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 위반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또한 수난구호법 제18조 제1항 단서 위반행위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2 위반죄의 주체나 이를 근거로 하는 유기치사 및 유기치상죄의 법률상 보호의무도 인정될 수 없다는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김신,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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