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 선거운동 시 확성장치 사용에 따른 소음 규제기준 부재 사건[공직선거법 제79조 제3항 등 위헌확인][2018헌마730]
헌법재판소는 2019년 12월 27일 재판관 7 : 2의 의견으로,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확성장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도 그로 인한 소음의 규제기준을 정하지 아니한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79조 제3항 제2호 중 ‘시ㆍ도지사 선거’ 부분, 같은 항 제3호 및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 제1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고, 위 각 법률조항은 2021. 12.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헌법불합치]
이에 대하여 위 각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이 있다.
□ 사건개요
○ 청구인은 2018. 6. 13. 실시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청구인의 거주지 주변에서 확성장치 등을 사용하여 소음을 유발함으로써 정신적 ㆍ육체적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공직선거법 제79조 제3항, 제102조 제1항 및 제216조 제1항이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선거운동 시 확성장치의 최고출력, 사용시간 등 소음에 대한 규제기준 조항을 두지 아니하는 등 그 입법의 내용ㆍ범위 등이 불충분하여 청구인의 환경권, 건강권 및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018. 7.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79조 제3항 제2호 중 ‘시ㆍ도지사 선거’ 부분, 같은 항 제3호 및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 제1항이 청구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79조(공개장소에서의 연설ㆍ대담) ③ 공개장소에서의 연설ㆍ대담을 위하여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자동차와 이에 부착된 확성장치 및 휴대용 확성장치를 각각 사용할 수 있다.
1. 대통령선거
후보자와 시ㆍ도 및 구ㆍ시ㆍ군선거연락소마다 각 1대ㆍ각 1조
2. 지역구국회의원선거 및 시ㆍ도지사선거
후보자와 구ㆍ시ㆍ군선거연락소마다 각 1대ㆍ각 1조
3.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 및 자치구ㆍ시ㆍ군의 장 선거
후보자마다 1대ㆍ1조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4개 이상 선거의 동시실시에 관한 특례) ① 4개 이상 동시선거에 있어 지역구자치구ㆍ시ㆍ군의원선거의 후보자는 제79조(공개장소에서의 연설ㆍ대담)의 연설ㆍ대담을 위하여 자동차 1대와 휴대용 확성장치 1조를 사용할 수 있다.
□ 결정주문
○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79조 제3항 제2호 중 ‘시ㆍ도지사 선거’ 부분, 같은 항 제3호 및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 제1항은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들은 2021.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 이유의 요지
○ 국가가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심사할 때에는 국가가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적어도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였는가 하는 이른바 ‘과소보호금지 원칙’의 위반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 공직선거법에는 확성장치를 사용함에 있어 자동차에 부착하는 확성장치 및 휴대용 확성장치의 수는 ‘시ㆍ도지사선거는 후보자와 구ㆍ시ㆍ군 선거연락소마다 각 1대ㆍ각 1조,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 및 자치구ㆍ시ㆍ군의 장 선거는 후보자마다 1대ㆍ1조를 넘을 수 없다’는 규정만 있을 뿐 확성장치의 최고출력 내지 소음 규제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다. 기본권의 과소보호금지 원칙에 부합하면서 선거운동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최고출력 내지 소음 규제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에서 확성장치 사용을 허용하되 확성장치를 통한 선거소음의 최고출력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규율하는 조항을 둘 때 선거운동의 자유가 적극적으로 보장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 공직선거법에는 야간 연설 및 대담을 제한하는 규정만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직장과 학교는 그 근무 및 학업 시간대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고 있어 그 전후 시간대의 주거지역에서는 정온한 환경이 더욱더 요구된다. 출근 또는 등교 시간대 이전인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퇴근 또는 하교 시간대 이후인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에도 확성장치의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입법의 내용이 충분한지 의문이다.
○ 공직선거법에는 주거지역과 같이 정온한 생활환경을 유지할 필요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규제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다. 예컨대 소음ㆍ진동관리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에서 대상지역 및 시간대별로 구체적인 소음기준을 정한 것과 같이, 공직선거법에서도 이에 준하는 규정을 둘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선거운동의 자유를 감안하여 선거운동을 위한 확성장치를 허용할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정온한 생활환경이 보장되어야 할 주거지역에서 출근 또는 등교 이전 및 퇴근 또는 하교 이후 시간대에 확성장치의 최고출력 내지 소음을 제한하는 등 사용시간과 사용지역에 따른 수인한도 내에서 확성장치의 최고출력 내지 소음 규제기준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양호한 주거환경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국가의 의무를 부과한 헌법 제35조 제3항에 비추어 보면,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과소하게 이행한 것이다.
○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과소하게 이행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침해한다.
○ 다만,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즉시 효력을 상실시킨다면 선거운동 시 확성장치의 사용에 관한 근거규정이 사라지고, 후보자 등은 확성장치를 사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되는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공직선거의 선거운동에서 확성장치를 사용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확성장치의 사용에 따른 소음 규제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점에 있고, 그 입법의 내용, 범위 등은 입법자가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고, 입법자의 개선이 있을 때까지 잠정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 공직선거법은 확성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과 장소, 시간, 용도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자동차에 부착하는 확성장치와 휴대용 확성장치의 개수도 각 1개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로써 확성장치의 사용으로 인한 소음의 정도를 규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여기에 선거운동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국민주권의 원리를 실현하는 공직선거에 있어서 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선거인들에게 효율적으로 알리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용시간 및 사용지역에 따라 확성장치의 최고출력 내지 소음 규제기준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하여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과소하게 이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 헌법재판소가 2008. 7. 31. 2006헌마711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힌 이후,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를 이전보다 엄격히 판단해야 할 정도로 헌법현실이 급변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달리 새롭게 해석할 필요성도 찾아볼 수 없다.
○ 따라서, 확성장치의 사용에 따른 소음 규제기준을 정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청구인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자의 의무를 과소하게 이행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 결정의 의의
○ 헌법재판소는 2008. 7. 31. 2006헌마711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 중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 제1항 및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79조 제3항과 실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구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되고,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9조 제3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 이 결정을 통하여 헌법재판소는 선례를 변경하여, 심판대상조항이 선거운동의 자유를 감안하여 선거운동을 위한 확성장치를 허용할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정온한 생활환경이 보장되어야 할 주거지역에서 출근 또는 등교 이전 및 퇴근 또는 하교 이후 시간대에 확성장치의 최고출력 내지 소음을 제한하는 등 사용시간과 사용지역에 따른 수인한도 내에서 확성장치의 최고출력 내지 소음 규제기준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과소하게 이행한 것으로서, 청구인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의 침해를 가져오므로 위헌이라고 판단한 최초의 결정이다.
○ 다만 헌법재판소는 입법의 공백과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2021. 12. 31.을 시한으로 개선입법을 할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