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공보 제258호(2018.03)
이 곳에 게재된 판시사항, 결정요지, 심판대상조문, 참조조문 및 참조판례 등은 독자의 편의를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헌법재판소결정 원문의 일부가 아님을 밝힙니다.
(판례집 9-1, 611 …………… 헌법재판소판례집 제9권1집 611쪽) (판례집 9-1, 90, 96-98 …… 헌법재판소판례집 제9권1집 90쪽부터 시작되는 판례의 96~98쪽) (공보23, 602 …………………헌법재판소공보 제23호 602쪽) 【자료총괄과 ☎ 2075-2215】 |
判 例 |
- 형법 제263조 위헌제청 529
[2018. 3. 29. 2017헌가10]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공동정범의 예에 의하도록 규정한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263조(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책임주의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4호 위헌소원 534
[2018. 3. 29. 2016헌바99]
제5공화국 헌법에 의하여 한시적으로 입법권을 부여받은 국가보위입법회의가 개정한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0. 12. 18. 법률 제3278호로 개정되고, 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중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금지된 시위의 선동’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청구인이 확정된 유죄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당해사건 법원이 재심의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 재심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재심청구를 기각하여 그 결정이 확정된 경우, 그 형사처벌의 근거조항인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등 위헌소원 등 537
[2018. 3. 29. 2016헌바202, 2017헌바430(병합)]
가.형법 부칙(2014. 5. 14. 법률 제12575호) 제2조 제1항(이하 ‘형법 부칙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청구가 적법한지 여부(소극)
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1항 제1호 중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다. 이 사건 처벌조항과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에 관한 부분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라 하며, ‘이 사건 처벌조항’과 합하여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이라 한다)이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라.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 지방세기본법 부칙 제3조 등 위헌소원 546
[2018. 3. 29. 2016헌바219]
구 지방세기본법(2010. 3. 31. 법률 제10219호로 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의 시행 후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세부터 같은 법 제51조 제2항 제1호에 의한 경정청구가 가능하도록 규정한 지방세기본법 부칙(2010. 3. 31. 법률 제10219호) 제3조 중 같은 법 제51조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형법 제52조 제2항 위헌소원 550
[2018. 3. 29. 2016헌바270]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죄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자복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정한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52조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국가보안법 제14조 위헌소원 552
[2018. 3. 29. 2016헌바361]
가. 국가보안법의 죄에 관하여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때에 그 형의 장기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도록 정한 국가보안법(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개정된 것) 제14조 중 ‘제7조 제1항 가운데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한 자’에 관한 부분 및 ‘제7조 제5항 가운데 제1항 중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소지⋅반포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부분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국세기본법 제52조 위헌소원 559
[2018. 3. 29. 2016헌바391]
구 국세기본법(2011. 12. 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고, 2017. 12. 29. 법률 제15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세환급가산금 기산일’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조세법률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 위헌소원 561
[2018. 3. 29. 2016헌바468]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이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하는 것을 금지한 구 신탁법(1961. 12. 30. 법률 제900호로 제정되고, 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본문 중 구 신탁업법(1998. 1. 13. 법률 제5502호로 개정되고, 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조의 ‘신탁회사’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제정된 것) 제8조 제7항의 ‘신탁업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4조 제2항 등 위헌소원 566
[2018. 3. 29. 2017헌바56]
가. 항소심에서 본소와 목적이 같은 반소장의 경우에 인지의 액수를 줄여주도록 규정한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2항 제2호(이하 ‘반소장 인지액 공제조항’이라 한다)가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 소송비용을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하도록 규정한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8조(이하 ‘소송비용 부담조항’이라 한다)가 소송당사자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공직선거법 제257조 제1항 등 위헌소원 570
[2018. 3. 29. 2017헌바266]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에 대하여 후보자 등이 아닌 제삼자가 기부행위를 한 경우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정한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5조 중 제112조 제1항의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 부분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위 해당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후보자 등이 아닌 기부행위자의 선거운동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 위헌확인 등 574
[2018. 3. 29. 2015헌마1060⋅1184(병합)]
가. 교과용도서의 범위 등을 하위법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초⋅중등교육법(2012. 3. 21. 법률 제11384호로 개정된 것) 제29조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1998. 2. 24. 대통령령 제15664호로 제정된 것) 제55조(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라 한다), 구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4. 10. 8. 대통령령 제25646호로 개정되고, 2017. 2. 22. 대통령령 제2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이하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1항’이라 한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3호로 개정된 것) 제4조(이하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1항’과 함께 ‘이 사건 규정들’이라 한다)에 대해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나.‘중⋅고등학교교과용도서국⋅검⋅인정 구분’(2015. 11. 3. 교육부 고시 제2015-78호) 중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를 각 국정도서로 정한 부분(이하 ‘이 사건 국정화 고시’라 한다)에 대해 권리보호이익 내지 심판의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 행정부작위 위헌확인 580
[2018. 3. 29. 2016헌마795]
환경부장관이 자동차 제작자에게 자동차교체명령을 해야 할 헌법상 작위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의3 위헌확인 583
[2018. 3. 29. 2017헌마396]
가.신상정보등록대상자의등록기간을정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본문 제3호 중 ‘제14조 제1항의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범죄(이하 ‘이 사건 범죄’라 한다)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형법 제263조 위헌제청
[2018. 3. 29. 2017헌가10]
【판시사항】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공동정범의 예에 의하도록 규정한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263조(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책임주의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신체에 대한 가해행위는 그 자체로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독립한 가행행위가 경합하여 상해가 발생한 경우 상해의 발생 또는 악화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가해행위의 존재라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고, 각 가해행위가 상해의 발생 또는 악화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는지를 계량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에 입법자는 피해자의 법익 보호와 일반예방적 효과를 높일 필요성을 고려하여 다른 독립행위가 경합하는 경우와 구분하여 심판대상조항을 마련한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기 위하여 검사는 실제로 발생한 상해를 야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위험성을 가진 가해행위의 존재를 입증하여야 하므로 이를 통하여 상해의 결과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이 없는 피고인이 심판대상조항으로 처벌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피고인도 자신의 행위와 상해의 결과 사이에 개별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입증하여 상해의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법관은 피고인이 가해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 가해행위의 태양과 폭력성의 정도, 피해 회복을 위한 피고인의 노력 정도 등을 모두 참작하여 피고인의 행위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하므로, 가해행위자는 자신의 행위를 기준으로 형사책임을 부담한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재판관 이선애의 반대의견
심판대상조항은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원인행위가 밝혀지지 아니한 불이익을 피고인이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을 피고인에게 전가하고 있다. 수사권을 가진 검사도 입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사권도 없는 피고인에게 인과관계를 입증하여 상해의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기만 하면 가해행위자는 사실상 상해의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게 될 위험이 있고, 이는 상해의 결과에 대해 책임이 없는 사람도 원인행위가 판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법치주의와 헌법 제10조의 취지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
재판관 강일원의 합헌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심판대상조항이 형법 제19조와 달리 형법 각칙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엄격한 책임주의가 적용되어야 할 형사법 체계에서 일반원칙과 다른 특칙을 규정하였기 때문이고, 심판대상조항은 엄연히 각칙에 규정된 별도의 범죄 구성요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심판대상조항은 구성요건을 보다 분명하게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기는 하나, 위헌 선언을 해야 할 만큼 ‘과도하게’ 불명확하게 구성요건을 규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심판대상조문】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263조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19조, 제25조 제2항, 제29조, 제30조
【참조판례】
헌재 2009. 7. 30. 2008헌가14, 판례집 21-2상, 86
헌재 2018. 1. 25. 2016헌바201등, 공보 제256호, 293
【당 사 자】
제청법원부산지방법원
당해사건부산지방법원 2016고단3894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
【주 문】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263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당해사건의 피고인들은 2016. 7. 26. 부산지방법원에 ‘피고인들은 2016. 4. 9. 08:30경 부산 수영구 ○○로 ○○ 앞 노상에서 피해자와 시비를 벌이던 중, 피고인 김○재는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2회 때리고, 피고인 서○원은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1회 때림으로써 공동하여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라는 취지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부산지방법원 2016고단3894).
나. 피고인들은 당해사건의 변론 과정에서 ‘피고인 서○원이 피해자의 얼굴을 때리고 현장을 벗어난 뒤 피고인 김○재가 다시 피해자와 시비를 벌이다가 피해자의 얼굴을 때렸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피해자를 폭행한 것이 아니라고 변소하였고, 피해자는 기소 후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하였다.
다. 검사는 2017. 1. 6. ‘피고인들은 2016. 4. 9. 08:30경 부산 수영구 ○○로 ○○ 앞 노상에서 피해자와 시비를 벌이던 중 피고인 서○원은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2회 때리고, 피고인 서○원이 현장을 벗어난 이후 피고인 김○재가 다시 피해자와 시비를 벌이다가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1회 때렸다.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폭행이 경합하여 피해자에게 치료일수를 알 수 없는 입술 및 코 부위의 찰과상을 가하였다’라는 내용의 공소사실을 예비적으로 추가하는 취지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당해사건의 법원은 이를 허가하였다.
라. 그 후 당해사건의 법원은 2017. 1. 20. 형법 제263조에 대하여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263조(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263조(동시범)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 있어서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공동정범의 예에 의한다.
[관련조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19조(독립행위의 경합) 동시 또는 이시의 독립행위가 경합한 경우에 그 결과발생의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각 행위를 미수범으로 처벌한다.
제25조(미수범) ② 미수범의 형은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
제29조(미수범의 처벌) 미수범을 처벌할 죄는 각 본조에 정한다.
제30조(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
-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가. 심판대상조항은 상해의 결과에 대하여 진범이 아닌 자에게도 기수 책임을 인정하여 자기 책임 이상의 형벌을 받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책임주의원칙에 반할 소지가 크다.
나. 형법 제19조의 규율대상인 독립행위와 심판대상조항의 규율대상인 독립행위는 행위와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판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질이 같고, 서로 다른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이를 달리 취급함으로써 평등원칙에 반할 소지가 크다.
- 판 단
가. 심판대상조항의 연혁
-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형법은 독립행위의 경합에 대해 “동시 또는 이시의 독립행위가 경합한 경우에 그 결과발생의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각 행위를 미수범으로 처벌한다.”라고 제19조에서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특례로 심판대상조항을 “제25장 상해와 폭행의 죄”에 두었다. 이후 심판대상조항은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나. 쟁점
독립한 가해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였으나, 그 원인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경우, 독립행위의 경합에 관한 일반규정인 형법 제19조에 따르지 아니하고,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공동정범의 예에 의하여 각 가해행위자에게 상해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상해의 결과에 대하여 책임이 없는 자에게 상해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책임주의원칙에 반하는 것은 아닌지가 문제된다.
제청법원의 평등원칙 위반에 관한 주장은, 독립한 가해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형법 제19조와 달리,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미수책임이 아닌 기수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것으로,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책임주의원칙에 반하는지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책임주의원칙에 위반하는지 여부만을 판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유남석의 합헌의견
(1)형벌은 범죄에 대한 제재로서 그 본질은 법질서에 의해 부정적으로 평가된 행위에 대한 비난이다. 만약 법질서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결과의 발생이 어느 누구의 잘못에 의한 것도 아니라면,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형벌을 가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이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라는 책임주의는 형사법의 기본원리로서, 헌법상 법치국가원리에 내재하는 원리인 동시에 헌법 제10조의 취지로부터 도출되는 원리이다(헌재 2009. 7. 30. 2008헌가14 등 참조).
그런데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하여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입법자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범죄의 실태와 죄질 및 보호법익 그리고 범죄예방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입법정책에 관한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부분이다(헌재 2018. 1. 25. 2016헌바201등 참조).
(2) 신체에 대한 가해행위는 그 자체로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신체에 대한 가해행위가 이루어지고, 그 가해 부위에 상해가 발생하였음에도 상해의 발생 또는 악화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가해행위의 존재라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독립한 가해행위가 경합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가해행위의 특성으로 인하여 각 가해행위가 상해의 발생 또는 악화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는지 계량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독립한 가해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키는 일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뿐 아니라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장해를 입는 등 중한 결과를 야기하는 사례도 많다. 입법자는 피해자의 법익 보호와 법률의 위하적 효력으로서의 일반예방적 효과를 높일 필요성을 고려하여 다른 독립행위가 경합하는 경우와 구분하여 가해행위를 한 피고인에게 상해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형법 각칙 조항에 심판대상조항을 둔 것이다.
(3) 심판대상조항은 독립한 가해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였으나 그 원인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검사는 독립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 상해의 결과 발생 등 독립한 가해행위와 상해의 결과 사이의 개별 인과관계 이외의 다른 구성요건을 모두 입증하여야 한다. 이때 검사는 실제로 발생한 상해를 야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위험성을 가진 가해행위의 존재를 입증하여야 한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독립한 가해행위를 하였다 하더라도 가해행위의 부위와 상해 부위가 현저히 다른 경우 등과 같이 피고인의 가해행위가 실제 발생한 상해의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성조차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피고인의 가해행위는 상해의 결과 발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므로 법원은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여 피고인을 상해죄의 동시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 이러한 검사의 입증과정을 통하여 상해의 결과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이 없는 피고인이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상해죄의 동시범으로 처벌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피고인도 자신의 행위와 상해의 결과 사이에 개별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입증하여 상해의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독립한 가해행위에 대해 공동정범의 예에 의하여 기수의 책임을 묻고는 있으나, 법관은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의 개별 행위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가해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 가해행위의 태양과 폭력성의 정도, 피해 회복을 위한 피고인의 노력 정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비롯하여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 후의 정황 등을 모두 참작하여 피고인의 행위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하므로, 가해행위자는 자신의 행위를 기준으로 형사책임을 부담한다.
(4)이상과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신체에 대한 가해행위가 가지는 특수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가해행위로 인한 범죄의 발생을 예방하고 피고인이 의도하거나 예상한 상해의 결과에 대한 정당한 응보를 통하여 실질적인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킨 가해행위를 한 피고인에게 자신의 행위로 인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므로,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라.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재판관 이선애의 위헌의견
(1)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되기 때문에 형사소송에 있어서는 검사가 피고인이 유죄라는 점을 입증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입증책임을 피고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라는 형사소송법상의 법리에 어긋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독립한 가해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였으나 그 원인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공동정범의 예에 의하여 각 행위자를 기수범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원인행위가 밝혀지지 아니한 불이익을 피고인이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을 피고인에게 전가하는 것인바, 이와 같이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본다.
(2)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소송법상의 법리에 따라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도 독립한 가해행위와 상해의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는 원칙적으로 검사가 입증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에서 수사권을 가진 검사도 이를 입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사권도 없는 피고인이 이를 입증하여 상해의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매우 불공평하고 부당할 뿐만 아니라 검사가 이에 대한 수사를 소홀히 할 위험성마저 초래한다.
그리고 독립행위가 경합한 경우, 결과 발생의 원인이 된 행위를 판명하기 어려운 것은 독립한 가해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범죄의 경우에도 이러한 상황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대비하여 형법은 제19조에서 ‘독립행위의 경합’이라는 제목으로 결과발생의 원인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때에는 각 행위를 미수범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피고인에게 행위 이상의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형사처벌의 기본원칙인 책임주의원칙과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소송법상의 법리에 기인한 것이다. 미수로 처벌하는 경우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미수범으로의 처벌은 형에 대한 감경 가능성에 불과할 뿐이어서 행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결과를 야기한 원인행위의 판명이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만 다른 범죄와 달리 심판대상조항과 같은 특례를 두어 기수범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형사법 체계에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다른 독립행위의 경합과는 달리 상해의 결과를 야기하는 독립한 가해행위의 경합은 상대적으로 그 결과 발생의 위험성이 높고, 원인행위에 대한 판명이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발생 빈도도 높아 다른 독립행위가 경합하는 경우처럼 미수로 처벌하여서는 법익 보호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키는 독립행위의 경합에 위와 같은 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처럼 독립행위 모두를 일률적으로 기수로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엄격한 책임주의가 적용되어야 할 형사법 체계에서는 용납되기 어렵다. 다른 독립행위의 경합과 달리 처벌하여야 할 이유가 있다면, 이러한 행위 유형을 독일 형법 제231조의 ‘싸움에 참가한 죄’처럼 별도의 독립범죄로 규정하여 행위에 상응하는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3)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에서 독립한 가해행위와 상해의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사실상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그 합리적 이유를 인정하기 어렵다. 그 결과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기만 하면 누구의 행위로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것인지를 불문하고 가해행위자는 상해의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게 될 위험이 있게 된다. 이는 독립한 가해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상해의 결과에 대해 책임이 없는 사람도 원인행위가 판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상해미수죄로 처벌받을 것을 상해기수죄로 처벌받고, 단순 폭행죄로 처벌받을 것을 폭행치상죄로 처벌받게 될 뿐만 아니라, 상해의 결과가 사망으로 이어지게 될 경우 치사의 책임까지 부담하게 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에 관한 헌법상 원칙, 즉 법치주의와 헌법 제10조의 취지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 결 론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재판관 4인이 합헌의견을, 재판관 5인이 위헌의견을 표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이 다수이기는 하나, 헌법 제113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서 정한 위헌결정의 정족수에는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이에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강일원의 합헌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다.
- 재판관 강일원의 합헌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가. 1953년에 제정된 현행 형법은 아쉽게도 태평양전쟁 중 만들어진 일본의 개정형법가안을 상당 부분 그대로 모방하였다. 그 결과 형법은 죄형법정주의를 강조하면서도 각칙에서는 이 원칙을 충실히 지키지 못하고 있다. 상해죄의 구성요건은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는 것이고, 폭행죄의 구성요건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하는 것이다. 죄명이 곧 구성요건인 범죄가 많다. 또 폭행죄의 피고인에 대하여 법관은 징역ㆍ벌금ㆍ구류ㆍ과료 중 형의 종류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다. 살인죄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부터 사형까지 양형의 폭이 매우 넓게 규정되어 있다.
제정형법의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친 개정작업은 부분적 문제의 해결에만 그쳐 형법이 안고 있는 본질적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 해결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형법의 문제점은 그대로 두고 다양한 형사특별법이 만들어져 수범자인 국민으로서는 자신의 행위가 어느 법률에 해당하는지 제대로 알 수 없는 형편이고, 법 집행자조차 구체적 행위에 적용될 특별법을 정확히 식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나. 형법이 이런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죄형법정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하여 형법 규정에 대해 위헌을 선언하면 그 조항은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므로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형법 규정에 대한 위헌 심사에서 형법 각칙의 구성요건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법원의 확립된 해석 등을 종합하여 죄형법정주의의 적용을 완화하고 있다. 예컨대, 형법 제356조가 규정하는 업무상 배임죄의 구성요건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행위’인데, 형법의 이 규정을 읽고 어떤 행위가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법원이 업무상 배임죄의 구성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음을 전제로 구성요건이 ‘과도하게’ 불명확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헌재 2015. 2. 26. 2014헌바99등 참조).
다. 독립한 가해행위가 경합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였고 어느 가해행위가 상해의 원인이 되었는지 과학적으로 밝히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 형법 제19조를 적용하여 개별 독립행위를 모두 상해의 미수범으로 처벌할 경우 피해자의 법익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 이런 우려가 있다는 점은 위헌의견도 동의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상해죄의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여 다른 범죄와 달리 ‘독립행위의 경합’의 경우 공동정범의 예에 의하도록 하여 기수범과 같은 형으로 처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형법 제19조와 달리 형법 각칙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엄격한 책임주의가 적용되어야 할 형사법 체계에서 일반원칙과 다른 특칙을 규정하였기 때문이다. 심판대상조항이 마치 형법 제19조의 특칙으로 총칙의 예외규정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각칙에 규정된 별도의 범죄 구성요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심판대상조항을 상세히 풀어 독일 형법의 ‘싸움에 참가한 죄’와 같은 체제로 규정하였다면 위헌의견도 이런 규정은 합헌이라 보는 것 같다. 우리 형법은 태생적 한계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여 매우 불친절한 법률이다. 심판대상조항은 위헌의견이 지적한 것처럼 구성요건을 보다 분명하게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심판대상조항이 위헌 선언을 해야 할 만큼 ‘과도하게’ 불명확하게 구성요건을 규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4호 위헌소원
[2018. 3. 29. 2016헌바99]
【판시사항】
제5공화국 헌법에 의하여 한시적으로 입법권을 부여받은 국가보위입법회의가 개정한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0. 12. 18. 법률 제3278호로 개정되고, 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중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금지된 시위의 선동’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청구인이 확정된 유죄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당해사건 법원이 재심의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 재심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재심청구를 기각하여 그 결정이 확정된 경우, 그 형사처벌의 근거조항인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확정된 유죄판결에서 처벌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은 ‘재심의 청구에 대한 심판’, 즉 재심의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고, 재심의 개시결정 이후의 ‘본안사건에 대한 심판’에 있어서만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됨이 원칙이다. 다만 재심대상사건의 재판절차에서 그 처벌조항의 위헌성을 다툴 수 없는 규범적 장애가 있는 특수한 상황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은 확정된 유죄판결에서 처벌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이고, 당해사건 법원은 재심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재심청구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기각하였으므로, 원칙적으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또한 제5공화국 헌법에서 위헌법률심판제도를 마련하고 있었고 실제로 대법원이 국가보위입법회의가 제정한 다른 법률에 대해서 제한적으로나마 위헌 심사를 하였던 점, “긴급조치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본문에서 규정하였던 유신헌법과 달리 제5공화국 헌법은 부칙에서 “국가보위입법회의가 제정한 법률과 이에 따라 행하여진 재판 및 예산 기타 처분 등은 그 효력을 지속하며, 이 헌법 기타의 이유로 제소하거나 이의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양자 사이에 그 위치 및 문언상의 차이가 명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에게 재심대상사건의 재판절차에서 그 처벌조항의 위헌성을 다툴 수 없는 규범적 장애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해서 예외적으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도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0. 12. 18. 법률 제3278호로 개정되고, 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중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금지된 시위의 선동’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구 헌법(1962. 12. 26. 헌법 제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02조 제1항
구 헌법 부칙(1962. 12. 26. 헌법 제6호) 제3조, 제5조
구 헌법(1972. 12. 27. 헌법 제8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53조 제4항
구 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08조 제1항, 제112조 제1항 제1호
구 헌법 부칙(1980. 10. 27. 헌법 제9호) 제6조 제1항, 제3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0. 12. 18. 법률 제3278호로 개정되고, 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4호, 제14조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420조
【참조판례】
헌재 1993. 11. 25. 92헌바39, 판례집 5-2, 410, 415-416
헌재 1995. 7. 21. 93헌바46, 판례집 7-2, 48, 58
헌재 2013. 3. 21. 2010헌바70등, 판례집 25-1, 180, 196-197
【당 사 자】
청 구 인안○민(변호사)
당해사건서울남부지방법원 2015로53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0. 12. 18. 법률 제3278호로 개정되고, 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집시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제4호, 제3조 제2항, 제14조 제2항 등 위반으로 기소되어 1981. 12. 29. 징역 1년 6월의형을선고받고(서울지방법원남부지원81고단4592), 항소하였으나 1982. 4. 16. 항소가 기각되었으며(서울형사지방법원 82노498), 상고하지 아니하여 위 판결이 확정된 사람이다.
나. 청구인은 2015. 2. 4. 위 81고단4592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15. 5. 7. 재심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재심청구가 기각되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5재고단2). 이에 청구인은 즉시항고한 다음, 즉시항고 재판이 계속 중이던 2015. 7. 28. 구 집시법 제3조 제1항 제4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6. 2. 17. 즉시항고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모두기각되자(서울남부지방법원 2015로53, 2015초기1160), 위 즉시항고 기각결정에 대해서는 불복하지 아니하여 2016. 2. 26. 확정되었고, 위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결정에 대해서는 2016. 3. 18. 위 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구 집시법 제3조 제1항 제4호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청구인은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시위를 주관하거나 개최하였다는 범죄사실이 아니라 이러한 시위를 할 것을 선동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으므로, 청구인에 대한 유죄판결의 직접적인 근거조항을 심판대상으로 삼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법률’(1980.12.18.법률제3278호로개정되고, 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중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금지된 시위의 선동’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0. 12. 18. 법률 제3278호로 개정되고, 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집회 및 시위금지) ② 누구든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금지된 집회 또는 시위를 할 것을 예비⋅음모하거나 선전 또는 선동하여서는 아니된다.
[관련조항]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0. 12. 18. 법률 제3278호로 개정되고, 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집회 및 시위금지) ①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집회 또는 시위를 주관하거나 개최하여서는 아니된다.
4.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 또는 시위
제14조(벌칙) ② 제3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청구인의 주장
가.대통령긴급조치와마찬가지로심판대상조항에 대해서도 청구인이 당시 재판절차에서 위헌성을 다툴 수 없었던 규범적 장애가 있었으므로, 비록 당해사건 법원이 재심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재심청구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기각하였다고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나.심판대상조항은 처벌대상이 되는 집회 또는 시위를 애매모호하고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고,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벗어나 신체의 자유와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침해한다.
- 판 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당해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하며,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법률이 당해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그런데 형사소송법은 재심의 절차를 ‘재심의 청구에 대한 심판’과 ‘본안사건에 대한 심판’이라는 두 단계 절차로 구별하고 있다. 따라서 확정된 유죄판결에서 처벌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은 원칙적으로 ‘재심의 청구에 대한 심판’, 즉 재심의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고, 재심의 개시결정 이후의 ‘본안사건에 대한 심판’에 있어서만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헌재 1993. 11. 25. 92헌바39 등 참조).
다만 확정된 유죄판결에서 처벌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을 재심의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지 않는 주된 이유가 재심대상사건의 재판절차에서 처벌조항의 위헌성을 다툴 수 있었던 피고인이 이를 다투지 않고 유죄판결이 확정된 뒤에야 비로소 형사소송법에 정한 재심사유가 없는데도 처벌조항의 위헌성을 들어 재심을 통하여 확정된 유죄판결을 다투는 것을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고 차단함으로써 형사재판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추구하자는 데 있음에 비추어 볼 때, 만약 피고인이 재심대상사건의 재판절차에서 그 처벌조항의 위헌성을 다툴 수 없는 규범적 장애가 있는 특수한 상황이었다면, 그에게 그 재판절차에서 처벌의 근거 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를 다투라고 요구하는 것은 규범상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노릇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후에라도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여 위헌성을 다툴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더구나 그 처벌조항에 의한 수사와 재판이 종료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시점이어서 그 처벌조항 위반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형사소송법 제420조가 규정하고 있는 재심사유를 통해 재심을 개시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까지 있다면, 일반 형사재판에 대한 재심사건과는 달리 그 처벌조항 위반에 대한 재심사건에서는 예외적으로 형사재판 재심절차의 이원적 구조를 완화하여 재심 개시 여부에 관한 재판과 본안에 관한 재판 전체를 당해사건으로 보아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함이 타당하다(헌재 2013. 3. 21. 2010헌바132등 참조).
나. 심판대상조항은 확정된 유죄판결에서 처벌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으로서 ‘본안사건에 대한 심판’에 있어서만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데, 재심의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에서 재심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재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이 고지되어 확정되었으므로, 원칙적으로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먼저 이 사건에 있어서 예외적으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있는 특수한 사항, 즉 청구인이 재심대상사건의 재판절차에서 그 처벌조항의 위헌성을 다툴 수 없는 규범적 장애가 있는 특수한 상황이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 10. 27. 개정된 제5공화국 헌법은 부칙 제6조 제1항에서 “국가보위입법회의는 이 헌법에 의한 국회의 최초의 집회일 전일까지 존속하며, 이 헌법시행일로부터 이 헌법에 의한 국회의 최초의 집회일 전일까지 국회의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여 국가보위입법회의에 한시적으로 입법권을 부여하면서, 부칙 제6조 제3항에서 “국가보위입법회의가 제정한 법률과 이에 따라 행하여진 재판 및 예산 기타 처분 등은 그 효력을 지속하며, 이 헌법 기타의 이유로 제소하거나 이의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이에 1980. 10. 28. 구성된 국가보위입법회의는 1981. 4. 10.까지 존속하면서 189건의 법률안을 통과시켰고, 1980. 12. 18. 법률 제3278호로 개정되어 같은 날 시행된 심판대상조항도 그 중 하나이므로, 제5공화국 헌법 부칙 제6조 제3항에 의하여 청구인에게 재판절차에서 그 처벌조항의 위헌성을 다툴 수 없는 규범적 장애가 발생하였는지가 문제된다.
그러나 1980. 10. 27. 개정된 제5공화국 헌법에도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에는 법원의 제청에 의하여 헌법위원회가 심판하도록 하는 위헌법률심판제도를 두고 있었고(제108조 제1항, 제112조 제1항 제1호), 당시 대법원은 대통령긴급조치에 대해서는 사법적 심사 가능성이 봉쇄되었다는 이유로 그 위헌 여부에 대한 일체의 언급을 회피하였던 것과 달리(대법원 1977. 3. 22. 선고 74도3510 판결; 대법원 1977. 5. 13.자 77모19 결정 참조), 국가보위입법회의가 제정한 구 사회보호법, 구 국가보안법,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구 사회안전법 등의 법률 조항에 대해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함으로써(대법원 1982. 2. 9. 선고 81도2897 판결; 대법원 1986. 5. 27. 선고 86도456 판결;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784 판결; 대법원 1987. 8. 18. 선고 87누64 판결 등 참조), 제한적으로나마 위헌 심사를 하였다.
또한 1962. 12. 26. 개정된 제3공화국 헌법 역시 부칙 제3조에서 “국가재건비상조치법에 의거한 법령과 조약은 이 헌법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한 그 효력을 지속한다.”고 규정하고, 부칙 제5조에서 “국가재건비상조치법 또는 이에 의거한 법령에 의하여 행하여진 재판⋅예산 또는 처분은 그 효력을 지속하며 이 헌법을 이유로 제소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위 제5공화국 헌법 부칙 제6조 제3항과 유사한 조항을 마련하고 있었는데, 당시 위헌법률심사권(제102조 제1항)이 있었던 대법원은 국가재건비상조치법에 의거하여 제정된 구 군법회의법, 구 군형법, 구 양곡관리법 등의 법률 조항에 대해서 위헌법률심사를 한 바 있다(대법원 1963. 2. 28. 선고 62도241 판결; 대법원 1969. 2. 18. 선고 68도1846 판결; 대법원 1971. 1. 26. 선고 69도1094 판결 참조).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2013. 3. 21. 2010헌바132등 결정에서 재판절차에서 그 처벌조항의 위헌성을 다툴 수 없는 규범적 장애에 해당한다고 본 1972. 12. 27. 개정된 유신헌법 제53조 제4항은 “긴급조치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음에 비하여, 위 제5공화국 헌법 부칙 제6조 제3항은 헌법 본문이 아니라 부칙에 위치하여 있었고, 그 문언도 명백히 달랐다.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제5공화국 헌법 부칙 제6조 제3항은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제정한 법령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조항이 아니라 국가보위입법회의의 활동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조항으로 보인다. 즉 이는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제정한 법령 내용의 위헌 여부를 일체 다툴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권한 없는 기관에 의한 입법행위라는 주장, 즉 절차적 위헌을 다툴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위 제5공화국 헌법 부칙 제6조 제3항에 의하여 청구인에게 재심대상사건의 재판절차에서 그 처벌조항의 위헌성을 다툴 수 없는 규범적 장애가 있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다.
-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3.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등 위헌소원 등
[2018. 3. 29. 2016헌바202, 2017헌바430(병합)]
【판시사항】
가. 형법 부칙(2014. 5. 14. 법률 제12575호) 제2조 제1항(이하 ‘형법 부칙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청구가 적법한지 여부(소극)
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1항 제1호 중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다. 이 사건 처벌조항과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에 관한 부분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라 하며, ‘이 사건 처벌조항’과 합하여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이라 한다)이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라.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헌법재판소는 2017. 10. 26. 2015헌바239등 사건에서 형법 부칙조항이 형벌불소급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하였다. 형법 부칙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서 규정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해당하므로, 2016헌바202 사건의 청구인은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6항, 제47조 제4항에 따라 형법 부칙조항을 적용하여 벌금형에 대한 노역장유치를 선고한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2016헌바202 사건의 청구인의 형법 부칙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심판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이 사건 처벌조항 중 ‘영리의 목적’이란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처벌조항은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다.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에서 규율하는 서류들을 거래 없이 수수하거나 거짓으로 작성하여 정부에 제출하는 행위가 조세질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고,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 불법의 정도를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징표라는 점에서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하여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고,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 법관은 작량감경 없이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고, 작량감경 등을 통한 벌금형의 감액 및 벌금형만의 선고유예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은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017헌바430 사건의 청구인은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 방조범에 대하여도 예외 없이 벌금형을 병과 하도록 하여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의 가중처벌 및 벌금 병과 필요성은 정범뿐만 아니라 영리의 목적이 있는 정범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방조범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인정된다. 방조범은 필수적으로 법정형의 하한이 2분의 1 감경되고 필요할 경우 작량감경으로 재차 2분의 1 감경할 수 있는데, 이에 더하여 방조범이라는 이유로 특별히 더 완화된 형이나 감경사유를 규정하는 것은 형사법의 전체 체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 방조범에 대한 예외를 두지 않았다고 하여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라. 무거래 세금계산서 등의 수수행위로 간접적인 이익을 취득하려는 자도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등의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그로 인하여 조세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므로, 그 행위 자체의 대가로 이익을 취득하는 자와 함께 처벌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형법 부칙조항에 대한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결정의 별개의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노역장유치는 벌금형의 집행방법에 불과하고 형벌과는 구별되므로, 금액별 노역장유치기간의 하한을 정한 형법 제70조 제2항의 시행에 관한 경과규정인 형법 부칙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서 규정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2016헌바202 사건의 청구인은 형법 부칙조항을 적용하여 벌금형에 대한 노역장유치를 선고한 확정판결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에 의한 재심을 청구할 수 없으므로, 2016헌바202 사건의 청구인이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에 의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형법 부칙조항에 대하여 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결정과 같은 취지로 위헌임을 확인하는 결정을 선고하여야 한다.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에 대한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이선애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은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자에게 최소한 10억 원 이상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포탈세액에 대한 부과⋅징수 내지 범죄수익에 대한 몰수⋅추징이 가능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고액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는 것은 범죄에 비하여 과도한 경제적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다.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에 의하여 선고되는 벌금형을 납입하지 못하는 경우 형법 제70조 제2항에 따라 최소한 500일 이상의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되는데,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자에게 500일 이상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자가 간접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을 하였는데 조세포탈은 없는 경우에도 획일적으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고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을 박탈한다는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공범 중에는 경제적 수익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정범의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일률적․획일적으로 고액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는 것은 공범에게 지나치게 과도한 형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은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1항 제1호 중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에 관한 부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
형법 부칙(2014. 5. 14. 법률 제12575호) 제2조 제1항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12조 제1항, 제37조 제2항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제4항, 제75조 제6항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1항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2항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 제3호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 제1호, 제3호
【참조판례】
가. 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공보 제253호, 1079, 1083-1085
나. 헌재 2013. 12. 26. 2012헌바217등, 판례집 25-2하, 673, 685-686
다. 헌재 2013. 12. 26. 2012헌바217등, 판례집 25-2하, 673, 687-689
라. 헌재 2013. 12. 26. 2012헌바217등, 판례집 25-2하, 673, 689-690
【당 사 자】
청 구 인1. 임○하(2016헌바202)대리인 법무법인 시월담당변호사 류인규 외 3인
- 오○석(2017헌바430)대리인 변호사 박영구, 위석현
당해사건1. 서울고등법원 2015노3089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등(2016헌바202)
- 대법원 2017도9439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등(2017헌바430)
【주 문】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1항 제1호 중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에 관한 부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청구인 임○하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2016헌바202 사건
(1) 청구인 임○하는 ‘2013. 3. 13.경부터 2013. 12. 31.경까지 영리를 목적으로 거짓으로 작성된 대금 합계 127억 46,426,388원 상당의 세금계산서를발급하거나발급받았다’는 범죄사실로 2015. 5. 21. 공소제기 되었고, ‘2014. 1. 23. 영리를 목적으로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에 대금 합계 177억 7,089,874원 상당액을 거짓으로 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4. 11. 26. 공소제기 되었다.
(2) 법원은 위 사건들과 위 청구인에 대한 다른 사건들을 병합하여 2015. 10. 16. ‘청구인을 징역 10년 및 벌금 30억 원에 처하고,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4고합122, 2014고합179(병합), 2014고합260(병합), 2014고합334(병합), 2014고합364(병합), 2014고합375(병합), 2015고합31(병합), 2015고합47(병합), 2015고합101(병합), 2014초기624(병합)]. 위 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 2016. 4. 15. 징역형만 8년으로 감경되고 벌금형과 노역장유치 부분은 1심과 동일한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으며(서울고등법원 2015노3089), 위 판결에 대한 상고도 2016. 8. 24. 기각되었다(대법원 2016도5772).
(3) 위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 위 (1)항의 범죄사실에 대한 처벌조항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노역장유치기간의 하한을 정한 형법 제70조 제2항을 이 조항의 시행일 이후 최초로 공소가 제기되는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한 형법 부칙 제2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6. 4. 15. 기각되자(서울고등법원 2016초기96), 2016. 5.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17헌바430 사건
(1) 청구인 오○석은 ‘2007. 12.경부터 2008. 7. 초순경까지 청구외 김○연이 운영하는 주식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위 김○연이 영리를 목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공급가액 합계 484억 16,882,707원 상당의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거짓으로 기재하여 제출하는 범행을 방조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6. 4. 16. 공소제기 되었다.
(2) 법원은 2016. 11. 4. ‘청구인을 징역 1년 6월 및 벌금 30억 원에 처한다.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청구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60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대전지방법원 2016고합123). 위 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 2017. 6. 9. 기각되었고[대전고등법원 2015노626, 2016노401(병합), 2016노437(병합)], 위 판결에 대한 상고도 2017. 9. 12. 기각되었다(대법원 2017도9439).
(3) 위 청구인은 상고심 계속 중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도록 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2항을 방조범에게도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7. 9. 12. 기각되자(대법원 2017초기701), 2017. 10.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 임○하(2016헌바202)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전부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당해 사건에서 위 청구인의 유죄판결의 근거가 된 부분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1항 제1호 중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 및 같은 조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이므로 이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청구인 오○석(2017헌바430)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2항 전부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당해 사건에서 위 청구인의 유죄판결의 근거가 된 부분은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에 관한 부분이므로 이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1항 제1호 중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한다), ②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 제4항에 관한 부분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 제2항 중 제1항 제1호 가운데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제3항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라 하며, ‘이 사건 처벌조항’과 합하여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이라 한다), ③ 형법 부칙(2014. 5. 14. 법률 제12575호) 제2조 제1항(이하 ‘형법 부칙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의 가중처벌) ② 제1항의 경우에는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된 것)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의 가중처벌) ① 영리를 목적으로「조세범 처벌법」제10조 제3항 및 제4항 전단의 죄를 범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 또는 매출⋅매입금액의 합계액(이하 이 조에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라 한다)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② 제1항의 경우에는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형법 부칙(2014. 5. 14. 법률 제12575호)
제2조(적용례 및 경과조치) ① 제70조 제2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공소가 제기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
[관련조항]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의2(세금계산서 교부의무위반 등의 가중처벌) ① 영리의 목적으로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4항 및 제5항의 죄를 범한 자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또는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매입금액의 합계액(이하 이 조에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라 한다)이 50억 원 이상인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구 ‘조세범 처벌법’(2004. 12. 31. 법률 제7321호로 개정되고, 2010. 1. 1. 법률 제991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세금계산서 교부 의무위반등) ④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 또는 매출처별계산서합계표⋅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매출⋅매입금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 부가가치세법의 규정에 의한 매출⋅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를 허위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한 행위
조세범 처벌법(2012. 1. 26. 법률 제11210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세금계산서의 발급의무 위반 등) ③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거나 공급받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세금계산서 및 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이나 매출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 또는 매출처별계산서합계표, 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매출⋅매입금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1.「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행위
3.「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거짓으로 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한 행위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것)
제70조(노역장유치) ② 선고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 청구인들의 주장
가. 청구인 임○하의 주장
이 사건 처벌조항은 간접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을 저지른 자와 그 행위 자체로부터 대가를 취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를 구별하지 않고 함께 가중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허위세금계산서 교부로 조세포탈 이익을 얻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는 가벌성 판단에 있어 달리 취급하여야 한다. 이 사건 처벌조항 중 “영리를 목적으로” 부분은 가중구성요건으로서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하는데, 간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목적만 있더라도 영리의 목적을 인정한다면 특별법상 추가적 구성요건을 사실상 사문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형벌체계상 정당성이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은 공급가액 등의 합계액이 일정 액수 이상이면 기계적으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 하도록 하고 있어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노역장유치는 사실상 자유형의 성격을 갖는 것인바, 형법 부칙조항은 노역장유치기간의 하한을 정하고 있는 형법 제70조 제2항을 이 조항이 시행되기 전에 행해진 범죄에 대하여도 적용하고 있으므로 소급처벌금지원칙에 반한다.
나. 청구인 오○석의 주장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은 조세포탈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귀속을 기대할 수 없는 단순한 방조범에 대하여도 예외 없이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통제 내지 인식의 범위 밖에 있는 정범의 탈세가액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해 고액의 벌금형을 병과 하는 것이며, 징역형에 대해서는 집행유예가 선고됨에도 불구하고 더 경한 형벌인 벌금형으로 인해 노역장유치를 당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 형법 부칙조항에 대한 판단
형법 부칙조항은 선고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도록 규정한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된 것) 제70조 제2항(이하 ‘노역장유치조항’이라 한다)이 시행되기 전에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공소제기가 노역장유치조항 시행 이후에 이루어졌다면 노역장유치조항을 적용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2017. 10. 26. 2015헌바239등 사건에서, 노역장유치는 벌금형에 부수적으로 부과되는 환형처분으로서 실질은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여 징역형과 유사한 형벌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형벌불소급원칙의 적용대상이 되고 노역장유치조항은 1억 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노역장유치기간의 하한을 중하게 변경한 것이므로, 그 시행 전에 행한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범죄행위 당시에 존재하였던 법률을 적용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형법 부칙조항은 공소제기의 시기가 그 시행 이후이면 노역장유치조항을 적용하도록 규정하여 형벌불소급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하였다.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6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제4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고, 이 경우에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역장유치는 벌금형에 부수적으로 부과되는 환형처분으로서 실질은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여 징역형과 유사한 형벌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1억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노역장유치기간의 하한을 정한 노역장유치조항을 시행일 이후 최초로 공소제기 되는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한 형법 부칙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서 규정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해당한다. 따라서 형법 부칙조항은 위 2015헌바239등 결정으로 인하여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고, 형법 부칙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형법 부칙조항은 위 2015헌바239등 결정으로 인하여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고, 청구인 임○하는 형법 부칙조항을 적용하여 벌금형에 대한 노역장유치를 선고한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청구인 임○하의 형법 부칙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심판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에 대한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 및 이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던 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조항들에 대하여 수차례 합헌결정을 하였는바(헌재 2013. 12. 26. 2012헌바217등; 헌재 2015. 12. 23. 2015헌바244; 헌재 2015. 12. 23. 2015헌바249; 헌재 2016. 5. 26. 2016헌바81; 헌재 2017. 7. 27. 2017헌바226 참조), 위 결정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영리(營利)라 함은 재산상의 이익을 뜻하는 것인데, 이 사건 처벌조항이 규제하는 무거래 세금계산서 등의 수수, 허위기재한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 등의 제출행위는 그러한 행위 자체를 대가로 하는 경우 이외에 허위의 거래실적을 만들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공사 수주를 받거나 유지하려는 경우 등 다른 재산상의 이익을 위하여 저지를 수도 있으며, 그러한 경우도 정확한 과세자료의 수수질서 확립을 저해한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벌조항 중 ‘영리의 목적’이란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고(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3342 판결;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도4397 판결 등 참조), 통상의 판단능력을 가진 수범자라면 위와 같은 의미내용을 별다른 어려움 없이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개별적인 사안에서 영리의 목적의 구체적인 내용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와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관의 법 보충작용을 통한 판례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을 것이며, 달리 법관에 의한 자의적인 해석의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청구인은 이 사건 처벌조항의 ‘영리의 목적’은 기본구성요건에 대한 가중요건인바, 이를 위와 같이 폭넓게 해석하는 것은 결국 영리의 목적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결과가 된다고도 주장하나, 영리의 목적도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하여야 하는 구성요건의 일부로서 그 요건을 위와 같이 해석한다고 하여 그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처벌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가) 보호법익의 중요성
세금계산서제도는전단계세액공제방식을채택하고 있는 부가가치세법 체계에서 당사자 간의 거래를 노출시킴으로써 부가가치세뿐 아니라 소득세, 법인세 등의 세원 포착을 용이하게 하는 납세자 간 상호 검증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무거래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가가치세 및 관련 조세의 탈세로 이어질 것이 예상된다. 또한 나머지 서류들인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따른 계산서, 매출⋅매입처별계산서합계표도 세금계산서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그에 따라 위 서류들을 거래 없이 수수하거나 거짓으로 작성하여 정부에 제출하는 행위가 조세질서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
이 사건 처벌조항 및 벌금병과조항의 입법목적은 위와 같은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이 세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처하는 ‘조세범 처벌법’의 처벌규정으로는 범죄예방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 가중기준의 합리성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죄가 국가나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은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클수록 가중되므로, 비록 위 합계액이 죄의 경중을 가늠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하고, 그 불법의 정도를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징표라는 점에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하여 단계적으로 가중처벌하고,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은 그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제 여건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 기준액수가 지나치게 낮다고 볼 수도 없다.
(다) 과잉형벌인지 여부
이 사건 처벌조항에서 정한 법정형은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정하여져 있는바, 법관은 나머지 여러 양형요소들을 고려하여 작량감경 없이도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
또한 벌금병과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벌금의 필요적 병과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이고, 나아가 조세 관련 범죄의 경우 재산형을 형벌내용으로 포함하는 것이 그 범죄의 특성에 합치하며,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이 가지는 반사회적, 반윤리적 성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자에 대하여 경제적 불이익을 가하고 아울러 그가 부정하게 취득한 이익을 박탈할 필요도 크다.
입법자료 등을 살펴보면 벌금병과조항이 소위 자료상으로부터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을 박탈하는 데 주된 목표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무거래 세금계산서 등을 수수하는 행위 자체로부터 직접적으로 이익을 취득하지 아니하더라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에 관련된 이익을 얻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입찰자격 등을 취득하는 등 간접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무거래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등의 행위 역시 자료상이 출현하는 원인을 제공함과 동시에 필연적으로 조세포탈의 위험을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벌금병과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라)벌금병과조항이 법관의 양형재량을 과도하게 제한하는지 여부
벌금병과조항에서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일정액 이상의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죄에 대하여 그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를 높게 평가하여 징벌의 강도를 높이고자 한 입법자의 결단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법관은 구체적 사건에서 벌금병과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정상에 따라 작량감경 등을 통한 벌금형의 감액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벌금형만의 선고유예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벌금병과조항에 따른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가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인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워 법관의 양형재량의 범위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도 볼 수 없다.
(마) 소결
이러한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은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평등원칙 위배 여부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에 의하여 간접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을 저지른 자도 그 행위 자체로부터 대가를 취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와 함께 가중처벌 되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정확한 과세자료의 수수질서를 확립하여 궁극적으로 근거과세와 공평과세를 실현하고자 하는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볼 때,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을 통하여 간접적인 이익을 취득하려는 사람이나 그 행위 자체의 대가로 이익을 취득하려는 사람이나 모두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등의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그로 인하여 조세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고, 단지 그 행위의 동기에 있어서 서로 차이가 있다는 점이 이러한 동일성을 훼손할 만한 본질적인 사유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1) 청구인 오○석은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 방조범에 대하여도 예외 없이 벌금형을 병과 하도록 하고 있어 형벌과 책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을 추가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죄 방조의 경우 영리의 목적이 있는 정범의 범행에 대하여 이를 인식하면서 그 실행을 방조한다는 고의를 가지고 행위 한 경우에만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의 입법목적은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이 세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처하는 ‘조세범 처벌법’의 처벌규정만으로는 범죄예방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비롯되었고, 중대한 반사회적 범죄에 대한 효과적인 범죄예방을 위해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자에 대하여 경제적 불이익을 가하는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까지 두게 된 것인바, 위와 같은 처벌 목적 및 필요성은 정범뿐만 아니라 영리를 목적으로 한 정범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방조범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인정된다.
또한, 방조범이라도 정범의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 중 일부를 취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벌금형 병과를 통한 이익박탈의 필요성 측면에서도 정범과 방조범이 크게 다르다고 단정할 수 없다.
방조범은 필수적으로 법정형의 하한이 2분의 1 감경되고 필요할 경우 작량감경으로 재차 2분의 1 감경할 수 있으므로 정범의 형에 비해 최대 4분의 1까지 감경될 수 있다(형법 제32조,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6호 참조). 이러한 형법 총칙상의 감경규정에 더하여 방조범이라는 이유로 특별히 더 완화된 형이나 감경사유를 규정한 개별법상 특별 조항은 찾기 어렵다.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을 통하여 예방하고자 하는 범죄행위의 불법성이나 제재의 필요성이 중대한 상황에서 특별히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죄의 벌금 병과에 대하여만 형법 총칙상의 감경에 더하여 방조범의 예외를 두는 것은 형사법의 전체 체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들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 방조범에 대한 예외를 두지 않았다고 하여 형벌과 책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2) 그 밖에 위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위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므로, 위 선례의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 결 론
형법 부칙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고, 이 사건 특가법 조항들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형법 부칙조항에 대하여는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에 대하여는 아래 8.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이선애의 반대의견이 있다.
- 형법 부칙조항에 대한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우리는 형법 부칙조항에 대하여 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결정과 같은 취지로 위헌임을 확인하는 결정을 선고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은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 해당 헌법소원과 관련된 소송사건이 이미 확정된 때에는 당사자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재심청구 기회의 보장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 계속 중 심판대상이 된 법률조항이 다른 사건에서 이미 위헌으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임을 확인하는 주문의 결정을 선고하고 있다(헌재 1999. 6. 24. 96헌바67; 헌재 2012. 7. 26. 2009헌바35등; 헌재 2014. 1. 28. 2010헌바251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 참조).
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결정의 별개의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노역장유치는 벌금형 및 과료형의 집행과 관련하여 벌금 등을 완납할 때까지 노역장에 유치하여 작업에 복무하게 하는 것으로서 벌금납입의 대체수단이자 납입강제기능을 갖는 벌금형의 집행방법에 불과하고, 벌금형에 대한 환형처분이라는 점에서 노역형, 즉 강제노동 자체를 내용으로 하는 형벌과는 구별된다. 따라서 금액별 노역장유치기간의 하한을 정한 노역장유치조항의 시행에 관한 경과규정인 형법 부칙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서 규정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 임○하는 형법 부칙조항을 적용하여 벌금형에 대한 노역장유치를 선고한 확정판결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에 의한 재심을 청구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 임○하가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에 의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형법 부칙조항에 대하여 헌재 2017. 10. 26. 2015헌바239등 결정과 같은 취지로 위헌임을 확인하는 결정을 선고하여야 한다.
-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에 대한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이선애의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은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내지 구 ‘조세범 처벌법’ 제11조의 2 제4항에 대한 가중규정으로서 세금계산서 등에 기재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에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부가가치세의 세율은 10%로 정하여져 있으므로,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자는 법정형 기준으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과 함께 최소한 10억 원(50억 원×10%×2)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라는 가중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자가 무거래 세금계산서 등을 이용하여 허위 매입세액 공제 또는 허위 손금산입의 방법으로 조세포탈을 하였거나 위와 같은 범죄행위로 수수료 등 금전적 이익을 얻은 경우 포탈세액에 대한 부과⋅징수 내지 범죄수익에 대한 몰수⋅추징이 가능함에도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에 의해 고액의 벌금형이 필요적으로 병과 된다는 점에서,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을 박탈함과 아울러 범죄자에게 경제적 불이익을 가하여 제재함으로써 과세자료 수수질서의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은 범죄에 비하여 과도한 경제적 고통을 안겨준다고 할 것이다.
나. 형법상 노역장유치조항은 선고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최소한 10억 원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를 예정하고 있는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될 경우 최소한 500일 이상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징역형에 대하여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 징역형과 별도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다.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의 입법취지는 세금계산서 수수질서의 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자료상(실물거래 없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 주고 수수료를 받는 업자)으로부터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을 박탈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자가 허위의 거래실적을 통하여 거래규모를 부풀려 일정 규모 이상의 입찰자격 등을 취득하거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기간 연장을 포함하여 대출에 관련된 이익을 얻는 등 간접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무거래 세금계산서 수수행위 등을 하였는데 조세포탈은 없는 경우에는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부가가치세액의 2배 내지 5배에 달하는 고액의 벌금(최소한 10억 원 이상)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는 것은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을 박탈한다는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도 보기 어렵다.
수수료의 취득이나 조세포탈 없이 오직 간접적인 이익을 추구한 사안에 있어서까지 획일적으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고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의 박탈 내지 범죄의 악성에 대한 질서유지차원의 제재를 넘어서 범죄자에게 과도한 경제적 고통을 안겨주는 가혹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라. 나아가 공범에 대하여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특히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즉 공범 중에는 경제적 수익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범행가담정도나 그로 인해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획일적으로 모든 공범에 대해 고액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형벌이 될 수 있다.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에 의하면 정범의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방조범의 벌금형이 정해지게 되므로, 범죄수익이 경미한 방조범의 경우에는 범죄와 형벌 사이에 균형을 상실하게 될 우려가 더욱 크다.
방조범의 경우 종범감경과 작량감경을 통해 벌금의 상⋅하한 모두 최대 4분의 1까지 감경될 수 있다고는 하나, 그 기준이 되는 벌금액이 정범의 행위를 기준으로 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기초로 한 것이어서 방조범의 구체적인 상황을 감안한 적절한 양형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벌금형에 대한 선고유예가 가능하지만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자에게는 선고유예를 할 수 없다. 선고유예는 범행의 가담 정도가 극히 경미하거나 실질적 피해가 거의 없는 경우 등과 같이 유죄임에도 형의 선고를 유예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이루어지므로, ‘공급가액등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부가가치세액의 2배 내지 5배에 달하는 고액 벌금형을 선고하는 사안에서 죄질이나 불법성, 피해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아선고유예를한다는것은실무상쉽지않다. 2018. 1. 7.부터 시행 중인 형법 제62조 제1항에 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대하여만 집행유예가 가능하므로,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죄에 병과 되는 고액의 벌금형에 대한 집행유예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벌금형에 대한 종범감경이나 작량감경, 선고유예가 가능하다는 사정만으로는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을 모두 고려하여 적정한 양형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마.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면,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에 따라 법관이 벌금형의 병과 여부 및 적정한 벌금액을 정할 수 있도록 벌금형을 임의적 병과로 변경하고, 벌금 액수의 상한만을 두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바.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벌금병과조항은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지방세기본법 부칙 제3조 등 위헌소원
[2018. 3. 29. 2016헌바219]
【판시사항】
구 지방세기본법(2010. 3. 31. 법률 제10219호로 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의 시행 후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세부터 같은 법 제51조 제2항 제1호에 의한 경정청구가 가능하도록 규정한 지방세기본법 부칙(2010. 3. 31. 법률 제10219호) 제3조 중 같은 법 제51조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지방세기본법에 신설된 경정청구제도가 과세관청의 경정권한에 대응하여 납세자 권리보호에 중요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구 지방세법은 신고납부를 처분이 있었던 것으로 의제하여 행정소송을 통한 권리구제장치를 마련하였고, 후발적 사유에 따른 수정신고가 가능하도록 하였으므로, 경정청구제도가 신설되기 전의 지방세 권리구제제도가 납세자의 권리보호에 현저하게 미흡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입법자가 지방세기본법에 경정청구제도를 신설하면서 원활한 조세행정 및 조세안정, 지방재정의 상황, 납세자간의 형평성 이외에 위와 같은 기존 지방세법상의 납세자 권리구제제도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방세기본법 시행 이후에 최초로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지방세에 한하여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지방세기본법 부칙(2010. 3. 31. 법률 제10219호) 제3조 중 같은 법 제51조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27조
구 지방세법(1994. 12. 22. 법률 제4794호로 개정되고, 2003. 12. 30. 법률 제70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1조 제1항
구 지방세법(1997. 8. 30. 법률 제5406호로 개정되고, 2008. 2. 29. 법률 제8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2조 제1항
구 지방세법(1997. 8. 30. 법률 제5406호로 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21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1항
구 지방세기본법(2010. 3. 31. 법률 제10219호로 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51조 제2항 제1호
지방세기본법 부칙(2010. 3. 31. 법률 제10219호) 제1조, 제2조, 제8조
【참조판례】
헌재 2016. 10. 27. 2015헌바195등, 판례집 28-2상, 579, 591
【당 사 자】
청 구 인주식회사 ○○골프클럽대표이사 이○행대리인 법무법인 청우담당변호사 이석종 외 2인
당해사건대전고등법원 (청주)2015누10866 취득세등경정거부처분
【주 문】
지방세기본법 부칙(2010. 3. 31. 법률 제10219호) 제3조 중 같은 법 제51조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이 ○○골프클럽 주식회사로부터 ○○컨트리클럽의 골프회원권 150구좌(과세표준 25,020,000,000원)를 취득하였음에도 취득세 신고납부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자, 충주시장은 청구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여, 2001. 6. 12. 청구인에게 취득세 600,480,000원(이하 ‘이 사건 취득세’라 한다), 농어촌특별세 55,044,000원을 부과하였다. 이후 충주시장은 2009. 3. 4.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타기2341 배당절차에서 이 사건 취득세 중 317,811,480원, 취득세 가산금 462,369,600원, 농어촌특별세 가산금 42,383,400원을 징수하였다.
나. 대법원은 2014. 11. 13. ‘청구인이 ○○골프클럽으로부터 위 골프회원권에 기하여 유효하게 회원지위를 취득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청구인으로부터 위 회원권을 승계 받은 자 역시 회원지위를 유효하게 취득하지 못한 것’이라는 취지의 판결(대법원 2009다71312)을 선고하였다. 그러자 청구인은 이 사건 취득세가 무효인 취득행위를 과세대상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0원으로 경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014. 12.경 충주시장에게 지방세기본법 제51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에 의한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충주시장은 2014. 12. 24. 이를 거부하였다.
다. 청구인은 청주지방법원에 충주시장을 상대로 취득세등경정거부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5. 7. 2. ‘청구인에게 경정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충주시장의 경정거부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소를 각하하였다(청주지방법원 2015구합10266).
라. 이에 청구인은 항소를 제기하면서[대전고등법원 (청주)2015누10866],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를 규정한 지방세기본법 제51조를 2011. 1. 1.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된 지방세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한 부칙 제2조 및 제3조의 해당부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위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대전고등법원 (청주)2015아22], 2016. 6. 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지방세기본법 부칙 제2조 및 제3조 중 같은 법 제51조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해사건은 경정청구거부처분에 관한 것으로서, 지방세기본법 시행에 대한 일반적 적용례를 규정하고 있는 부칙 제2조가 직접적으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고, 경정청구에 관한 지방세기본법 제51조의 적용례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지방세기본법 부칙 제3조가 청구인에게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이라 할 것이다. 또한 지방세기본법 제51조는 통상적 경정청구와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 경정청구기간 및 경정청구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인데, 청구인은 이 중에서도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권이 청구인에게 인정되지 아니한 것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다. 특히 청구인은 지방세기본법 제51조 제2항 제1호의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판결로 인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음에도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권이 인정되지 아니한 것을 다투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을 위와 관련된 것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지방세기본법 부칙(2010. 3. 31. 법률 제10219호) 제3조 중 같은 법 제51조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지방세기본법 부칙(2010. 3. 31. 법률 제10219호)
제3조(수정신고 등에 관한 적용례) 제50조부터 제52조까지의 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제34조에 따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세부터 적용한다.
- 청구인의 주장
가.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권은 헌법상 실질적 조세법률주의 관점에서 당연히 인정되는 권리라고 할 것이고, 지방세기본법 제51조는 그와 같은 경정청구권을 시혜적으로 창설한 것이 아니라 확인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지방세기본법 시행일 이후에 납세의무가 성립되는 지방세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규정한 것은 헌법상의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를 지방세기본법 시행일인 2011. 1. 1.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어, 그 이전에 납세의무가 성립한 지방세에 대해서는 그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판결로 인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되어도 납세의무자가 위법하게 징수된 납세액에 대하여 재산을 회복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다. 심판대상조항은 경정의 대상이 된 지방세의 납세의무가 지방세기본법 시행일 이전에 성립하였는지 아니면 그 시행일 이후에 성립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자의적으로 지방세 납세자를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국세의 경우 1995. 1. 1.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된 조세에 대하여 후발적 경정청구를 인정하고 있는 것에 비하여, 지방세의 경우 2011. 1. 1.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된 것에 대해서만 후발적 경정청구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국세 납세자와 지방세 납세자를 자의적으로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1)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제도는 과세관청의 경정권한에 대응하여 납세의무자에게 부여된 권리구제수단이다. 납세의무자의 경정청구를 과세관청이 거부하는 경우에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권을 인정받는 납세의무자는 경정거부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재판을 통해 자신의 권리구제를 도모할 수 있다. 납세의무자에게 후발적 사유에 의한 경정청구권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행정소송에 의한 구제의 길이 차단된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은 납세의무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법원에의 접근권, 즉 재판청구권을 제한한다.
지방세기본법 시행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한 지방세부터 경정청구를 허용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지방세기본법 시행 이전에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지방세기본법 시행 이후 비로소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경정청구의 방법으로 과다납부된 세액을 다툴 수 없다. 따라서 납세의무자는 자신이 실제로 납부하여야 하는 세액보다 많은 금액의 세액에 대한 납부의무를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재산권이 제한된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는 과다납부된 세액을 다툴 수 있는 절차가 제한됨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일 따름이다. 따라서 경정청구의 제한 및 이로 인한 행정쟁송을 통한 권리구제가능성의 차단을 재판청구권의 문제로 포섭하여 그 침해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이상, 재산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지방세의 납세의무가 지방세기본법 시행일 이전에 성립하였는지 아니면 그 시행일 이후에 성립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자의적으로 지방세 납세자를 차별하고 있고, 국세의 경우 1995. 1. 1.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된 조세에 대하여 후발적 경정청구를 인정하고 있는 것에 비하여 지방세의 경우 2011. 1. 1.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된 것에 대해서만 후발적 경정청구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국세 납세자와 지방세 납세자를 자의적으로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취급은 심판대상조항이 지방세기본법 시행 이후에 지방세의 납세의무가 성립한 경우에만 경정청구가 가능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이 제한되어 발생하는 결과의 또 다른 측면이다. 따라서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에 이를 포섭하여 판단하는 이상 평등원칙 위반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이외에도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실질적 조세법률주의란 조세법의 목적이나 내용이 기본권보장의 헌법이념과 이를 뒷받침하는 헌법상의 제 원칙에 합치되지 아니하면 아니 된다는 실질적 법치주의를 의미하는 것이다(헌재 2012. 2. 23. 2011헌가8 참조). 그런데 이러한 내용은 청구인의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한 심사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아니하므로,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실질적 조세법률주의 위반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하기로 한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나.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1) 경정청구제도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진실한 세액을 초과하여 착오 등으로 과다신고⋅납부한 경우에 이를 시정하거나 일정한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말미암아 과세표준 및 세액 등의 산정기초에 변동이 생긴 경우에 납세의무자의 이익을 위하여 그러한 사정을 반영하여 시정하게 하는 법적 장치로서, 국세에는 1994. 12. 22. 법률 제4810호로 국세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지방세에는 2010. 3. 31. 법률 제10219호로 지방세기본법이 제정되면서 각 도입되었다. 경정청구제도가 과세관청의 경정권한에 대응하여 납세의무자에게 부여된 중요한 권리구제수단이라고 할지라도, 새로이 경정청구제도를 신설하면서 그 적용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조세행정의 원활한 운영과 조세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 등과 같은 공익상의 필요와 납세의무자의 권익보호라는 상충하는 이익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의 문제이다. 따라서 신설된 경정청구제도의 적용범위는 조세법률관계의 성질 및 조세법의 체계, 과오납한 세금의 권리구제 가능성, 과세관청에 의한 자기시정의 개연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그 입법형성재량에 기초한 정책적 판단에 따라 결정할 문제이고, 그것이 입법부에 주어진 합리적인 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한 한 위헌이라고 판단할 것은 아니다(헌재 2016. 10. 27. 2015헌바195등 참조).
(2)국세기본법에 경정청구제도가 신설되기 이전의 신고납부방식의 국세에서는 납세의무자의 신고 이후 과세관청의 부과처분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는 조세법상 과세요건이 완성되어 추상적으로 성립된 조세채무를 확인하여 구체적으로 확정시키는 절차로서 통지행위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납세의무자의 신고 내용대로 이루어진 과세관청의 부과처분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어 행정소송을 통해 구제받을 수 없었다. 다만 그 신고행위가 당연무효사유에 해당한다면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통하여만 구제받을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경정청구제도가 신설됨에 따라, 납세의무자는 당초의 과세표준신고서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변경시키기 위하여 경정청구를 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 과세관청이 경정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는 경우에는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구제받을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국세에 있어서 경정청구제도는 기존에 존재하던 권리구제제도에 비하여 과다신고된 과세표준 및 세액의 정정을 한층 용이하게 구할 수 있는, 납세자의 권리보호에 유의미한 제도이다.
(3) 그러나 이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지방세기본법에 경정청구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도 신고납부방식의 지방세에 있어서 행정소송을 통한 권리구제 제도가 현저히 미흡하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방세에서 경정청구제도 신설의 의미는 위 국세의 경우와 같다고 볼 수 없다. 과거에는 지방세도 신고납부하는 과정에서 과세관청이 이를 수납하는 행위는 단순한 사무적 행위에 불과하고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었기 때문에(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누2117 판결), 지방세를 신고납부한 후 그 신고납부 내용에 오류가 있을 경우에도 납세자는 적정한 권리구제를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1997. 8. 30. 법률 제5406호로 개정된 지방세법은 제72조를 신설하여 신고납부나 수정신고납부도 지방세법에 의한 ‘처분’으로 보도록 규정함에 따라 신고납부방식하에서 신고납부 내용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경우에도 이의신청 및 심사청구를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위 개정 지방세법에 수정신고제도 또한 최초로 도입되었는데, 현행 국세기본법과는 달리 감액수정신고도 가능하고, 후발적 사유로 인한 수정신고도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국세의 경정청구제도를 일부 포함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구 지방세법 제71조). 이와 같은 수정신고제도가 신설됨에 따라 납세자는 과세표준 및 세액계산의 근거가 되는 가액 등이 확정판결 등에 의하여 변경되거나 확정된 경우에는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수정신고를 할 수 있고, 과세관청이 이에 대해 조사, 결정이나 통지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으로 보아 이에대하여항고소송을제기할수있었다(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1두10639 판결 참조). 나아가 신고납부방식의 경우 납세자가 과세표준신고를 하지 아니하면 과세관청은 보통징수의 방법으로 납세의무를 확정하게 되는데(구 지방세법 제121조),이와같은과세관청의결정에 대하여는 신고납부방식이라고 할지라도 이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이 가능하였다.
(4)이처럼 지방세기본법에 신설된 경정청구제도가 납세자 권리보호에 중요한 수단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정청구제도가 신설되기 전의 국세기본법과는 달리 구 지방세법은 신고납부를 처분이 있었던 것으로 의제하여 행정소송을 통한 권리구제장치를 마련하여 놓았을 뿐만 아니라, 수정신고라는 이름하에 후발적 사유에 따른 수정신고가 가능하도록 하여 현재 존재하는 후발적 사유로 인한 경정청구제도를 이미 어느 정도 도입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경정청구제도가 신설되기 전의 지방세 권리구제제도가 납세자의 권리보호에 현저하게 미흡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입법자로서는 지방세기본법에 경정청구제도를 신설하면서 원활한 조세행정 및 조세안정, 지방재정의 상황, 납세자간의 형평성 이외에 위와 같은 기존 지방세법상의 납세자 권리구제제도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방세기본법 시행 이후에 최초로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지방세에 한하여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므로, 이를 두고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5) 다만 청구인의 경우와 같이, 신고납부방식의 세목임에도 신고납부기한 내에 신고납부를 하지 아니하여 과세관청이 부과처분을 하였는데 쟁송기간이 모두 도과한 후에 후발적으로 세액계산의 근거가 되는 가액 등이 변경된 사안과 같은 경우에는 그 권리구제에 일부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권리구제의 공백은 기본적으로 청구인이 법정신고기한 내에 신고납부하여야 하는 법률적 의무를 해태한 것에 기인한 것이다. 나아가 앞서 지방세법의 연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신고납부방식의 지방세에 대하여 납세자가 행정소송으로 다툴 적정한 방법이 존재하지 아니하다가 신고납부 등을 처분으로 의제하여 이를 다툴 수 있도록 하였고, 수정신고제도를 도입하여 후발적 사유로 인한 수정신고가 가능하도록 한 데 이어, 후발적 사유로 인한 경정청구제도까지 신설하게 된 그간의 입법개선 경위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권리구제의 일부 공백은 납세자의 권리보호를 위하여 국가가 점진적⋅단계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수인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공백이라 할 것이다. 국가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법적 가치의 상향적 구현을 위한 제도의 단계적 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데, 만약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하여 공백 없는 제도의 개선만이 허용된다고 한다면, 사실상 제도의 개선은 이루어지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피적용자에게 유리한 새로운 권리구제제도를 입법하면서 그 새로운 제도를 어느 범위까지 적용할지는 광범위한 입법재량의 영역에 놓여있다고 할 것인 점, 만약 납세자의 권리보호라는 이름으로 피적용자에게 유리한 새로운 제도를 무한정 범위를 넓혀 적용한다면 이와 상충되는 지방재정의 안정과 조세행정의 원활한 운영은 사실상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덧붙여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후발적 경정청구 적용대상을 지방세기본법 시행 이후에 지방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경우로 한정한 심판대상조항이 입법자의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구 지방세법(1997. 8. 30. 법률 제5406호로 개정되고, 2010. 3. 31. 법률 제10221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수정신고) ① 이 법에 의한 신고납부기한내에 지방세를 신고납부한 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날부터 60일 이내에 수정신고를 할 수 있다.
1.신고납부한후에과세표준액및세액계산의 근거가 되는 면적⋅가액등이 공사비의 정산, 건설자금의 이자계산, 확정판결등에 의하여 변경되거나 확정된 경우
구 지방세법(1997. 8. 30. 법률 제5406호로 개정되고, 2008. 2. 29. 법률 제8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2조(청구대상) ① 이 법에 의한 처분(신고납부 또는 수정신고납부를 한 경우에는 그 신고납부를 한 때에 처분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 이하 이 절에서 같다)으로서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을 받았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함으로써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를 당한 자는 이 절의 규정에 의한 이의신청 및 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
구 지방세법(1994. 12. 22. 법률 제4794호로 개정되고, 2003. 12. 30. 법률 제70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1조(부족세액의 추징 및 가산세) ① 취득세납세의무자가 제120조의 규정에 의한 신고납부를 하지 아니하거나 신고납부세액이 제111조 및 제112조의 규정에 의한 산출세액에 미달한 때에는 제111조 및 제112조의 규정에 의하여 산출한 세액 또는 그 부족세액에 100분의 20을 가산한 금액을 세액으로 하여 보통징수의 방법에 의하여 징수한다.
구 지방세기본법(2010. 3. 31. 법률 제10219호로 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51조(경정 등의 청구) ②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까지 제출한 자 또는 지방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을 받은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제1항에서 규정하는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부터 2개월 이내에 결정 또는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
1.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화해나 그 밖의 행위를 포함한다)에 따라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을 때
지방세기본법 부칙(2010. 3. 31. 법률 제10219호)
제1조(시행일) 이 법은 2011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제2조(일반적 적용례) 이 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제34조에 따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세부터 적용한다.
제8조(일반적 경과조치) 이 법 시행 전에 종전의「지방세법」에 따라 부과하였거나 부과하여야 할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 등에 대하여는 종전의「지방세법」에 따른다.
- 형법 제52조 제2항 위헌소원
[2018. 3. 29. 2016헌바270]
【판시사항】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죄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자복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정한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52조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통상의 경우 자복 그 자체만으로는, 자수와 같이 범죄자가 형사법절차 속으로 스스로 들어왔다거나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에 기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통상의 자복에 관하여 자수와 동일한 법적 효과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여 자의적이라 볼 수는 없다.
반의사불벌죄에서의 자복은, 형사소추권의 행사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자에게 자신의 범죄를 알리는 행위란 점에서 자수와 그 구조 및 성격이 유사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과 같이 반의사불벌죄 이외의 죄를 범하고 피해자에게 자복한 사람에 대하여 반의사불벌죄를 범하고 피해자에게 자복한 사람과 달리 임의적 감면의 혜택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52조 제2항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52조 제1항, 제55조 제1항 제3호
【참조판례】
헌재 2013. 9. 26. 2012헌바186, 판례집 25-2상, 715, 723
헌재 2013. 10. 24. 2012헌바278, 판례집 25-2하, 196, 199
헌재 2015. 7. 30. 2014헌바447, 판례집 27-2상, 270, 275
【당 사 자】
청 구 인정○민대리인 변호사 정일호
당해사건대법원 2016도5017 사기
【주 문】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52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5. 12. 22. 1심 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6월을 선고받은 다음(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고단2074)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6. 3. 25. 항소를 기각하였고(서울북부지방법원 2015노2392), 이에 청구인은 상고하였다(대법원 2016도5017).
나. 청구인은 상고심 계속 중 자신은 범행 후 피해자를 찾아가 자기의 사기 범행사실을 알렸고, 이에 피해자가 고소하여 수사가 개시되었음에도 형법 제52조 제2항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죄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자복한 경우에만 형을 감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위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위 신청은 2016. 6. 9. 상고와 함께 기각되었다(대법원 2016초기395). 이에 청구인은 2016. 7.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52조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52조(자수, 자복) ②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죄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자복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
[관련조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52조(자수, 자복) ① 죄를 범한 후 수사책임이 있는 관서에 자수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제55조(법률상의 감경) ① 법률상의 감경은 다음과 같다.
3.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
-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자수의 경우와 달리 반의사불벌죄를 범하고 피해자에게 자복한 경우에만 그 형을 감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범인의 반성과 수사협조라는 측면에서 반의사불벌죄에 대한 자복과 그 밖의 죄에 대한 자복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음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양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 판 단
가. 차별취급의 존재 및 심사기준
(1) 이 사건 법률조항이 스스로 자기의 범죄를 고백하였다는 점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자수의 경우와는 달리 자복 감면이 되는 범죄의 유형을 반의사불벌죄로 한정한 것은 범죄 고백의 상대방이 수사기관인지 또는 피해자인지에 따라 차별하는 것으로서 평등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된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차별은 형의 임의적 감면사유로서 자수와 자복을 달리 취급하는 것인바, 이는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거나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경우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평등원칙 위반 여부는 자의금지원칙에 따라 심사하기로 한다(헌재 2013. 9. 26. 2012헌바186; 헌재 2015. 7. 30. 2014헌바447 등 참조).
나.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입법자가 형의 임의적 감면사유를 정함에 있어 어떠한 요건 아래 어느 정도의 혜택을 줄 것인지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법감정,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를 위한 형사정책의 측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할 수 있는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따라서 범죄를 범하고 스스로 고백하는 경우 이를 형의 감면사유로 할 것인지, 한다면 어떠한 요건 하에 어떤 효과를 부여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된다.
(2) 입법자가 자수 감면 제도를 두고 있는 것은, 범죄자가 형사법절차 속으로 스스로 들어왔다는 것에서 비난가능성 내지 양형책임이 감소된다는 점과 오판을 방지하고 국가형벌권을 적정하게 행사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2013. 10. 24. 2012헌바278 참조). 그런데 피해자에게 자기의 범죄를 고백하는 행위인 자복의 경우, 그 자체로는 국가형벌권이 발동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통상의 경우 피해자에 대한 자복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임의적 감면의 혜택을 부여할 만큼 범죄자가 형사법절차 속으로 스스로 들어왔다거나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에 기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자수와 동일한 법적 효과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여 자의적이라 볼 수는 없다.
(3)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 유형으로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형사소추의 해제조건이 된다. 그로 인하여 반의사불벌죄를 범한 자가 피해자에게 자복하는 것은, 형사소추권의 행사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자에게 자신의 범죄를 알리는 행위란 점에서, 범죄자가 스스로 수사책임이 있는 관서에 자기의 범행을 신고하여 그 처분을 구하는 의사표시인 자수와 그 구조 및 성격이 유사하다. 입법자가 반의사불벌죄의 경우에만 자복에 대하여 자수와 동일한 효과를 부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피해자의 의사가 형사소추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통상의 범죄와는 그 법적 성격이 상이한 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과 같이 반의사불벌죄 이외의 죄를 범하고 피해자에게 자복한 사람에 대하여 반의사불벌죄를 범하고 피해자에게 자복한 사람과 달리 임의적 감면의 혜택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4)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국가보안법 제14조 위헌소원
[2018. 3. 29. 2016헌바361]
【판시사항】
가. 국가보안법의 죄에 관하여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때에 그 형의 장기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도록 정한 국가보안법(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개정된 것) 제14조 중 ‘제7조 제1항 가운데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한 자’에 관한 부분 및 ‘제7조 제5항 가운데 제1항 중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소지⋅반포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부분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이중처벌은 처벌 또는 제재가 동일한 행위를 대상으로 거듭 행해질 때 발생하는 문제로서,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하나의 형사재판절차에서 다루어진 사건을 대상으로 동시에 징역형과 자격정지형을 병과하는 것은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공적 권한을 가지거나 사회적 지위와 권한이 있는 자의 언행은 사회 전체에 대해 큰 파급력을 갖거나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국가보안법상 이적 찬양⋅고무⋅선전⋅동조 또는 이적표현물을 소지⋅반포한 자가 국가기관을 구성하는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오르거나 그 지위를 유지하여, 재차 국가보안법 위반행위를 한다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미칠 위험성은 더 커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국가 안전 보장,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보호, 국가 및 공직 사회에 대한 신뢰성 확보라는 목적을 고려했을 때, 위와 같이 자격을 정지하는 것은 그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로 보여진다.
더욱이 법원이 범행의 동기, 태양, 재범위험성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게 자격정지의 병과 여부, 정지되는 자격의 종류 및 자격정지 기간을 정함으로써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할 수 있고, 자격정지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자격정지 기간이 경과하면 제한된 자격을 완전하게 회복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심판대상조항 중 ‘소지’ 부분에 대한 위헌의견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등 위헌소원(헌재 2015. 4. 30. 2012헌바95등) 결정의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에서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중 ‘제1항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소지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이적표현물 조항 중 ‘소지한 자’ 부분”이라 한다)에 대한 위헌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적표현물의 소지행위는 그 자체로는 대외적 전파가능성을 수반하지 아니하므로, 국가의 존립과 안전에 어떠한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사람이 이를 유포⋅전파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막연하고 잠재적인 가능성에 불과하고, 유포⋅전파행위 자체를 처벌함으로써 이적표현물의 유통 및 전파를 충분히 차단할 수 있으므로, 그 단계에 이르지 않은 소지행위를 미리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에 해당하여 표현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항 중 ‘소지’ 부분은 그 처벌의 전제가 되는 구성요건인 이적표현물 조항 중 ‘소지한 자’ 부분이 이상과 같이 헌법에 위반되는 이상 그에 따라 당연히 위헌이 될 수밖에 없다.
재판관 김이수의 심판대상조항 중 ‘동조’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등 위헌소원(헌재 2015. 4. 30. 2012헌바95등) 결정에서 나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중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이적행위 조항’이라 한다) 중 ‘동조’ 부분에 대해서 위헌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적행위 조항의 ‘동조’라 함은 반국가단체 등의 선전⋅선동 및 그 활동과 동일한 내용의 주장을 하거나 이에 합치되는 행위를 하여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하는 것을 말하는데, 처벌 대상의 경계를 알기 어렵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자의가 개입될 경우 그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적행위 조항 중 ‘동조’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동조행위는 찬양⋅고무⋅선전행위에 비하여도 훨씬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행위이며, 타인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할 필요도 없는 행위여서 외부적 영향력이 극히 적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발생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반국가단체 등에 대한 동조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주장과 행위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아 처벌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이적행위 조항 중 ‘동조’ 부분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 및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항 중 ‘동조’ 부분은 그 처벌의 전제가 되는 구성요건인 이적행위 조항 중 ‘동조’부분이 이상과 같이 헌법에 위반되는 이상 그에 따라 당연히 위헌이 될 수밖에 없다.
【심판대상조문】
국가보안법(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개정된 것) 제14조 중 ‘제7조 제1항 가운데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한 자’에 관한 부분 및 ‘제7조 제5항 가운데 제1항 중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소지⋅반포한 자’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3조 제1항
국가보안법(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개정된 것) 제7조 제1항, 제5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44조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된 것) 제43조
【참조판례】
가. 헌재 1994.6.30. 92헌바38, 판례집 6-1, 619, 627헌재 2010.7.29. 2008헌바88, 판례집 22-2상, 270, 284
나. 헌재 1993.7.29. 92헌바48, 판례집 5-2, 65, 75헌재 2004.8.26. 2003헌바85등, 판례집 16-2상, 297, 303헌재 2015.4.30. 2012헌바95등, 판례집 27-1상, 453헌재 2016.12.29. 2016헌바258, 판례집 28-2하, 607, 612-613
【당 사 자】
청 구 인진○현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용직
당해사건창원지방법원 2015노1668, 2016노1859(병합)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등
【주 문】
국가보안법(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개정된 것) 제14조 중 ‘제7조 제1항 가운데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한 자’에 관한 부분 및 ‘제7조 제5항 가운데 제1항 중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소지⋅반포한 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고, 이를 목적으로 이적표현물을 소지⋅반포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어 제1심에서 2015. 7. 20.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창원지방법원 2015고단1244, 2015고단1350(병합)}, 2016. 7. 22.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1년 6월을{창원지방법원 2015고단2584, 2016고단2002(병합)} 각 선고받았다. 이에 청구인과 검사가 모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며,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들을 병합한 다음, 2016. 9. 30. 이를 모두 파기하고, 청구인에게 징역 1년 6월 및 자격정지 1년 6월을 선고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15노1668, 2016노1859(병합)}. 이에 다시 청구인이 상고였으나, 2017. 2. 15. 상고가 기각되어 같은 날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6도16419).
나.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 국가보안법(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개정된 것) 제14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6. 9. 30. 신청이 기각되자(창원지방법원 2016초기709), 2016. 10. 1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국가보안법 제14조 전부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청구인에 대한 범죄사실은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동조하고, 이러한 목적으로 이적표현물을 소지⋅반포하였다는 것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국가보안법(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개정된 것) 제14조 중 ‘제7조 제1항 가운데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한 자’에 관한 부분 및 ‘제7조 제5항 가운데 제1항 중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소지⋅반포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부분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가보안법(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개정된 것)
제14조(자격정지의 병과) 이 법의 죄에 관하여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때에는 그 형의 장기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다.
[관련조항]
국가보안법(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개정된 것)
제7조(찬양⋅고무등) 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⑤ 제1항⋅제3항 또는 제4항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 또는 취득한 자는 그 각 항에 정한 형에 처한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44조(자격정지) ① 전조에 기재한 자격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정지는 1년 이상 15년 이하로 한다.
②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에 자격정지를 병과한 때에는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정지기간을 기산한다.
형법(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된 것)
제43조(형의 선고와 자격상실, 자격정지) ①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의 판결을 받은 자는 다음에 기재한 자격을 상실한다.
- 공무원이 되는 자격
- 공법상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 법률로 요건을 정한 공법상의 업무에 관한 자격
4.법인의 이사, 감사 또는 지배인 기타 법인의 업무에 관한 검사역이나 재산관리인이 되는 자격
②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판결을 받은 자는 그 형의 집행이 종료하거나 면제될 때까지 전항 제1호 내지 제3호에 기재된 자격이 정지된다. 다만,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률에 따른다.
-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이 이미 징역형으로 처벌을 받은 사람에 대하여 징역형과 별도로 자격정지라는 사회적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이중처벌금지원칙에 반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이 구체적으로 자격정지를 병과할 필요가 있는 사유 등을 특정하지 않고 포괄하여 국가보안법위반죄 전부, 특히 당해사건에서 문제된 단순한 찬양⋅고무죄에까지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건과 비교했을 때 심판대상조항이 국가보안법 사건에만 일반적으로 자격정지를 병과하도록 하는 것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이하 ‘찬양 등을 한 자’라 한다)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 표현물을 소지⋅반포(이하 각 ‘소지한 자’, ‘반포한 자’라 한다)한 자에게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때에 그 형의 장기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이미 징역형으로 처벌 받은 사람에 대하여 징역형과 별도로 자격정지를 병과하고 있어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고, 특별히 자격정지형을 병과할 필요가 없는 죄에까지 자격정지를 병과하고 있어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이중처벌금지원칙,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직업선택의 자유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공무원이 되는 자격, 공법상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법률로 요건을 정한 공법상 업무에 관한 자격, 법인의 이사, 감사 또는 지배인 기타 법인의 업무에 관한 검사역이나 재산관리인이 되는 자격(이하 ‘이사⋅감사 등이 되는 자격’이라 한다)이 정지됨에 따른 것인데, 이러한 자격정지는 형법 제44조 및 형법 제43조 제1항 각 호에 의한 것이고,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이와 관련된 청구인의 주장은 판단하지 아니한다.
또한 청구인은 국가보안법위반 사건에만 일반적으로 자격정지를 병과하도록 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자격정지를 병과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까지 병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이므로, 평등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도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이중처벌금지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이중처벌금지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 원칙은 한 번 판결이 확정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심판할 수 없다는 것으로서, 신체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1994. 6. 30. 92헌바38). 그런데 이러한 이중처벌은 처벌 또는 제재가 동일한 행위를 대상으로 거듭 행해질 때 발생하는 문제로서,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하나의 형사재판절차에서 다루어진 사건을 대상으로 동시에 징역형과 자격정지형을 병과하는 것은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헌재 2010. 7. 29. 2008헌바88 참조).
다.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1) 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을 한 자’ 및 ‘반포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 및 반포’ 부분”이라 한다)
(가)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의 측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의 평등원칙 및 비례원칙 등에 명백히 위반되는 경우가 아닌 한, 법정형의 높고 낮음은 입법정책 당부의 문제이고,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6. 12. 29. 2016헌바258).
(나)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 및 반포’ 부분은 국가보안법상 ‘찬양 등을 한 자’ 또는 ‘반포한 자’에게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때에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 재판소는 ‘찬양 등을 한 자’ 또는 ‘반포한 자’를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한 국가보안법 조항들에 대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는데, 이는 위 조항들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초과 주관적 구성요건을 두고 있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미칠 위험성이 명백한 행위만이 위 조항들의 처벌대상에 포함되고, 단순히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제도개혁을 주장한다는 이유만으로 행위자를 처벌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헌재 2015. 4. 30. 2012헌바95등 참조).
북한은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면서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체제에 위협을 가할 우려가 있는 반국가단체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헌재 1993. 7. 29. 92헌바48 참조). 우리나라와 북한은 휴전 상태에서 여전히 군사적⋅정치적으로 대치하고 있고, 북한은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가지고 핵무기 개발 등 각종 도발을 계속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특수한 긴장상황에서 국가의 존립과 안전,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사전적으로 방지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
따라서 국가보안법위반 행위를 저지른 자가 우리 사회에서 재차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국가의 존립⋅안전 등에 대한 위해를 막고 국가기관 및 국가 기능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신용을 유지하며 각종 직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다) 이에 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 및 반포’ 부분은 반국가단체 또는 그 구성원에 의한 사회적 혼란을 미리 방지하고, 그들에 의한 국가전복 등의 시도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찬양 등을 한 자’ 또는 ‘반포한 자’에 대한 유기징역형의 선고 시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격정지가 병과되는 경우 형의 집행이 종료된 이후에도 일정기간 공무원이 되는 자격, 공법상 선거권과 피선거권, 법률로 요건을 정한 공법상 업무에 관한 자격 및 법인의 이사⋅감사 등이 되는 자격 전부 또는 일부가 정지된다(형법 제44조, 제43조 제1항 각 호).
그런데 공무원 또는 공법상 업무에 종사하는 자, 법인의 이사 등 공적 권한을 가지거나 사회적 지위와 권한이 있는 자의 언행은 사회 전체에 대해 큰 파급력을 갖거나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국가보안법상 ‘찬양 등을 한 자’ 또는 ‘반포한 자’가 국가기관을 구성하는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오르거나 그 지위를 유지하여, 재차 이적 찬양 등의 행위 및 이적표현물 반포행위를 한다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미칠 위험성은 더 커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 및 반포’ 부분에 의하여 자격정지가 병과되는 경우 위와 같이 일정 자격이 정지되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으나, 국가의 안전 보장,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보호, 국가 및 공직 사회에 대한 신뢰성 확보,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 도모라는 목적을 고려했을 때, 이와 같은 자격정지는 그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로 보여진다.
(라) 더욱이 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 및 반포’ 부분은 구 국가보안법(1980. 12. 31. 법률 제3318호로 개정되고, 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에서 “이 법의 죄에 관하여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때에는 그 형의 장기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한다.”라고 하여 자격정지형을 필수적으로 병과하던 것에서 1991. 5. 31. 법률 제4373호로 그 병과 여부를 법원이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따라서 법원은 국가보안법상 ‘찬양 등을 한 자’ 또는 ‘반포한 자’의 범행동기와 수단 및 결과, 재범가능성,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국가 및 국가기관 혹은 법인의 기능 보호 등을 위하여 범죄자에게 공직 취임의 기회 등 각종 자격을 정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또한 형법 제44조 제1항은 법원이 형법 제43조 제1항 각 호의 자격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서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원은 자격정지형의 병과에 대하여 그 필요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사안과 범죄의 성격에 맞게 정지해야 할 자격의 유형을 적절히 선택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할 수 있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 및 반포’ 부분은 자격정지 기간을 병과하는 유기징역형의 장기 이하로 제한하고 있고, 국가보안법은 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 및 반포’ 부분의 죄에 대한 법정형을 7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제7조 제1항, 제5항), 형법은 자격정지 기간을 1년 이상 15년 이하로 규정하고 있으므로(제44조 제1항), 법원은 1년 이상 7년 이하의 범위에서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는 자격정지형을 선고할 수 있다.
덧붙여 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 및 반포’ 부분은 그 제재수단으로 자격을 영구적으로 박탈하는 자격상실이 아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격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자격정지로 규정하고 있어, 위 조항에 의하여 자격정지를 선고받은 사람도 정지 기간이 경과하면 자격을 완전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이상과 같은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 및 반포’ 부분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 및 반포’ 부분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심판대상조항 중 ‘소지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 중 ‘소지’ 부분”이라 한다)
(가)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의 합헌의견
1)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에 의하여 이적표현물 소지행위를 처벌하는 경우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를 할 목적으로 소지한 경우로 제한되어 있으며, 이러한 일정한 목적을 가진 소지행위는 그 표현물의 이적내용이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헌재 2004. 8. 26. 2003헌바85등 참조). 특히 최근 들어 문서파일, 음성, 동영상 등과 같이 전자매체의 형식을 가진 표현물이 점차로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형태의 표현물들은 이를 소지한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실시간으로 다수에게 반포가 가능하고 전파 범위나 대상이 어느 범위에까지 이를지도 전혀 예측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소지한 사람의 의사와 무관하게 전파, 유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적표현물 소지행위가 지니는 위험성이 이적표현물 반포행위에 비해 결코 적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5. 4. 30. 2012헌바95등 참조).이에 우리 재판소는 ‘소지한 자’를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한 국가보안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헌재 2004. 8. 26. 2003헌바85등; 헌재 2015. 4. 30. 2012헌바95등).
2)앞서 심판대상조항 중 ‘찬양 등 및 반포’ 부분에서 판단한 바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보호라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점, 심판대상조항 중 ‘소지’ 부분에 의한 자격정지는 그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인 점, 법원이 범행의 동기, 태양, 재범위험성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게 자격정지 병과 여부, 정지되는 자격의 종류 및 자격정지 기간을 정함으로써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할 수 있는 점, 자격정지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자격정지 기간이 경과하면 제한된 자격을 완전하게 회복한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 중 ‘소지’ 부분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라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 중 ‘소지’ 부분도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위헌의견
1) 심판대상조항 중 ‘소지’ 부분은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자’에게 자격정지형을 부과하는 형벌조항이므로, 그 처벌의 전제가 되는 구성요건인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중 ‘제1항의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소지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이적표현물 조항 중 ‘소지한 자’ 부분”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된다면 그에 따라 당연히 위헌이 될 수밖에 없는 규정이다. 이적표현물 조항 중 ‘소지한 자’ 부분이 위헌인 이유는 헌재 2015. 4. 30. 2012헌바95등 결정의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에서 밝힌 바 있고,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적표현물의 소지행위는 그 자체로는 대외적 전파가능성을 수반하지 아니하므로, 국가의 존립과 안전에 어떠한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사람이 이를 유포⋅전파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막연하고 잠재적인 가능성에 불과하고, 유포⋅전파행위 자체를 처벌함으로써 이적표현물의 유통 및 전파를 충분히 차단할 수 있으므로, 그 단계에 이르지 않은 소지행위를 미리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이다. 이러한 결론은 이적표현물이 전자매체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사람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인정 기준은 매우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며 불확실하므로, 행위자의 과거의 전력이나 평소의 행적을 통하여 추단되는 이념적 성향만을 근거로 하여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문제 삼아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자의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며, 반대자나 소수자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위 규정이 오⋅남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적표현물의 소지행위는 계속범에 해당하므로, 이적표현물을 취득한 후에 계속 소장하고 있으면 취득시점으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처벌될 수 있어 사실상 공소시효가 의미 없게 되고, 자신이 그러한 표현물을 소지하고 있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처벌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적표현물 조항 중 ‘소지한 자’ 부분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2) 따라서 심판대상조항 중 ‘소지’ 부분은 그 구성요건인 이적표현물 조항 중 ‘소지한 자’ 부분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헌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헌법에 위반된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심판대상조항 중 ‘소지’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는 합헌의견이고,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은 위헌의견으로서, 비록 위헌의견에 찬성한 재판관이 다수이지만 헌법 제113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서 정한 위헌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에는 이르지 못하여 위헌결정을 할 수 없으며, 심판대상조항 중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아래 6.과 같은 ‘동조’ 부분에 대한 재판관 김이수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 심판대상조항 중 ‘동조한 자’에 관한 부분에 대한 재판관 김이수의 반대의견
가. 나는 심판대상조항 중 ‘동조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 중 ‘동조’ 부분”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견해를 밝힌다.
나.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등 위헌소원(헌재 2015. 4. 30. 2012헌바95등)에서 나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중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이적행위 조항’이라 한다) 중 ‘동조’ 부분에 대해서 위헌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 의견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적행위 조항의 ‘동조’라 함은 반국가단체 등의 선전⋅선동 및 그 활동과 동일한 내용의 주장을 하거나 이에 합치되는 행위를 하여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북한이 선전⋅선동하는 내용 중에서는 그 내용 자체로는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한다고 볼 수 없는 주장도 있으므로, ‘반국가단체 등의 선전⋅선동 및 그 활동과 동일한 내용의 주장’에 대한 처벌은 과연 어떠한 내용의 주장까지를 처벌하는 것인지 그 경계를 알기 어렵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자의가 개입될 경우 통일⋅군사⋅안보문제에 관한 개인적인 견해를 표명하거나 정부의 대북 정책을 정당하게 비판하는 경우까지도 처벌대상이 될 수 있어 그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게 된다. ‘북한의 선전⋅선동 및 그 활동에 합치되는 행위’나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호응⋅가세’한다는 것 역시, 정확히 어떠한 행위가 처벌대상이 되는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적행위 조항 중 ‘동조’ 부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어느 개인이 북한이 선전하는 내용과 동일한 주장을 하거나 그에 합치하는 행동을 한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발생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동조행위는 찬양⋅고무⋅선전행위에 비하여도 훨씬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행위이며, 타인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할 필요도 없는 행위여서 외부적 영향력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국가단체 등에 대한 동조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그러한 주장과 행위로 인한 외부적 위험성을 이유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과 행위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아 처벌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는 우리 사회의 주류적 견해와 다른 불온하고 위험한 견해라는 이유로 특정 사상이나 견해의 표명을 금지하고 억압하는 것으로서, 다원주의적 가치관을 전제로 하는 민주주의의 정치적 이상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형법과 국가보안법은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에 대한 표현행위 중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표현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을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으므로, 그에 더하여 굳이 동조행위까지 처벌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이적행위 조항 중 ‘동조’ 부분은 구성요건에 관한 엄격한 해석을 도외시한 채 수사기관과 법원이 자의적으로 처벌대상을 정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따라서 이적행위 조항 중 ‘동조’ 부분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표현의 자유 및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다.심판대상조항 중 ‘동조’ 부분은 이적행위 조항 중 ‘동조한 자’에게 자격정지형을 부과하는 형벌조항이므로, 그 처벌의 전제가 되는 구성요건인 이적행위 조항 중 ‘동조’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면 그에 따라 당연히 위헌이 될 수밖에 없는 규정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 중 ‘동조’ 부분은 그 구성요건인 이적행위 조항 중 ‘동조’ 부분이 위에서 밝힌 이유로 헌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국세기본법 제52조 위헌소원
[2018. 3. 29. 2016헌바391]
【판시사항】
구 국세기본법(2011. 12. 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고, 2017. 12. 29. 법률 제15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세환급가산금 기산일’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조세법률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국세환급가산금의 기산일은 국세환급금의 발생 원인 등 다양한 구체적 사정들을 고려하여 국세환급금의 반환을 둘러싼 국가와 납세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하위법령에서 탄력적으로 규율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은 대통령령이 정할 국세환급가산금의 기산일 확정의 기준이나 기산일의 범위를 직접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국세환급가산금의 부당이득에 대한 법정이자로서의 성격, 지방세기본법 등의 환급가산금에 관한 규정 등을 종합하면, 민법의 예에 따라 국세환급사유가 발생한 날인 ‘국세 납부일’과 반환의무자인 국가가 ‘국세환급사유를 알게 된 때’를 기산일의 상⋅하한으로 하고 그 범위 내에서 해당 국세의 성격, 국세환급금의 발생 원인 등을 고려하여 국세환급가산금의 구체적인 기산점이 정해질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조세법률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구 국세기본법(2011. 12. 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고, 2017. 12. 29. 법률 제15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세환급가산금 기산일’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40조, 제59조, 제75조
국세기본법(2010. 1. 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된 것) 제51조 제1항
국세기본법 시행령(2015. 2. 3. 대통령령 제26066호로 개정된 것) 제43조의3 제1항 제1호, 제5호
【참조판례】
헌재 2002. 1. 31. 2001헌바13, 판례집 14-1, 36, 44
헌재 2015. 11. 26. 2012헌바403, 판례집 27-2하, 161, 171
대법원 2008. 1. 10. 선고 2007다79534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11808 판결
【당 사 자】
청 구 인이○란대리인 법무법인 정우담당변호사 송철호 외 2인
당해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05474 국세환급금 등
【주 문】
구 국세기본법(2011. 12. 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고, 2017. 12. 29. 법률 제15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세환급가산금 기산일’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09. 1. 10. 남편인 신○운이 사망하자, 신○운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던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이 사건 토지를 상속재산에 포함하여 상속세를 납부하였다.
나. 신○운의 동생 신○국은 청구인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80776호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청구인 앞으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4. 12. 18. 신○국이 신○운과 이른바 제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을 맺고 매도인인 이○희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신○운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것이라고 보아, 신○국과 신○운 사이의 위 명의신탁약정과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신○운 앞으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이에 터잡아 청구인 앞으로 상속을 원인으로 하여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 또한 원인무효이며,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은 매도인인 이○희의 상속인들의 공유로 남아있다는 이유로, 청구인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신○운 앞으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와 청구인 앞으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의 각 말소등기절차의 이행 등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5. 1. 15. 확정되었다.
다. 청구인은 위 판결에 따라 2015. 3. 13. 반포세무서장에게 이 사건 토지를 상속재산에서 제외하고 계산한 상속세 납부세액과 이미 납부한 상속세의 차액을 환급해 달라는 취지의 경정청구를 하였고, 반포세무서장은 2015. 5. 18. 청구인의 경정청구를 받아들여 1,300,614,730원(= 환급세액 1,294,761,110원 + 경정청구일 다음날인 2015. 3. 14.부터 환급결정일인 2015. 5. 18.까지의 환급가산금 5,853,620원)을 환급하는 처분을 하고 2015. 5. 19. 청구인에게 위 1,300,614,730원을 지급하였다.
라. 이에 청구인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상속세 납부일을 기산일로 산정한 환급가산금에서 청구인이 지급받은 환급가산금을 뺀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위 소송 계속 중 구 국세기본법 제52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본안 청구 및 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국세기본법(2011. 12. 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고, 2017. 12. 29. 법률 제15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세환급가산금 기산일’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밑줄 친 부분)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국세기본법(2011. 12. 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고, 2017. 12. 29. 법률 제15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국세환급가산금)세무서장은국세환급금을 제51조에 따라 충당하거나 지급할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세환급가산금 기산일부터 충당하는 날 또는 지급결정을 하는 날까지의 기간과 금융회사 등의 예금이자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자율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하 “국세환급가산금”이라 한다)을 국세환급금에 가산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국세기본법(2010. 1. 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된 것)
제51조(국세환급금의충당과환급)①세무서장은 납세의무자가 국세⋅가산금 또는 체납처분비로서 납부한 금액 중 잘못 납부하거나 초과하여 납부한 금액이 있거나 세법에 따라 환급하여야 할 환급세액(세법에 따라 환급세액에서 공제하여야 할 세액이 있을 때에는 공제한 후에 남은 금액을 말한다)이 있을 때에는 즉시 그 잘못 납부한 금액, 초과하여 납부한 금액 또는 환급세액을 국세환급금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착오납부⋅이중납부로 인한 환급청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
국세기본법 시행령(2015. 2. 3. 대통령령 제26066호로 개정된 것)
제43조의3(국세환급가산금) ① 법 제52조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세환급금가산금 기산일”이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날의 다음 날로 한다.
1.착오납부, 이중납부 또는 납부 후 그 납부의 기초가 된 신고 또는 부과를 경정(제5호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하거나 취소함에 따라 발생한 국세환급금: 국세 납부일. (단서 생략)
5.법 제45조의2에 따른 경정의 청구에 따라 납부한 세액 또는 환급한 세액을 경정함으로 인하여 환급하는 경우: 경정청구일(경정청구일이 국세 납부일보다 빠른 경우에는 국세 납부일)
- 청구인의 주장 요지
심판대상조항은 이자의 성격을 가지는 국세환급가산금의 본질적 사항인 기산일에 관하여 아무런 사항을 정하지 않은 채 모두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조세법률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반한다.
- 판 단
가. 국세환급가산금의 의의 및 성격
세무서장은 납세의무자가 국세⋅가산금 또는 체납처분비로서 납부한 금액 중 오납액, 초과납부액 또는 환급세액이 있는 때에는 즉시 이를 국세환급금으로 결정하여야한다(국세기본법제51조제1항).세무서장은 국세환급금을 충당하거나 지급할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한 기산일부터 충당하는 날 또는 지급결정을 하는 날까지의 기간과 금융회사 등의 예금이자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자율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국세환급금에 가산하여야 한다(구 국세기본법 제52조). 위 가산금을 국세환급가산금이라 한다.
국세환급금은 조세채무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거나 그 후 소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법률상 원인 없이 수령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부당이득에 해당하고, 그 가산금인 국세환급가산금은 국가의 부당이득에 대한 법정이자로서의 성질을 가진다(대법원 2008. 1. 10. 선고 2007다79534 판결 참조). 이 때 국세환급가산금의 내용에 대한 세법의 규정은 부당이득의 반환범위에 관한 민법 제748조에 대한 특칙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므로, 국세환급가산금은 수익자인 국가의 선⋅악의를 불문하고 그 가산금에 관한 규정에서 정한 기산일과 비율에 의하여 확정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11808 판결 등 참조).
나. 조세법률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조세법률주의를 지나치게 철저하게 시행한다면, 복잡다양하고도 끊임없이 변천하는 경제상황에 대처하여 적확하게 과세대상을 포착하고 적정하게 과세표준을 산출하기 어려워, 담세력에 응한 공평과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조세법률주의를 견지하면서도 조세평등주의와의 조화를 위하여 경제현실에 응하여 공정한 과세를 하고 탈법적인 조세회피행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납세의무의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인 내용에 관련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중 경제현실의 변화나 전문적 기술의 발달 등에 즉응하여야 하는 세부적인 사항에 관하여는 국회제정의 형식적 법률보다 더 탄력성이 있는 행정입법에 이를 위임할 필요가 있다(헌재 2002. 1. 31. 2001헌바13 참조).
헌법 제75조는 위임입법의 근거조문임과 동시에 그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법률에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다만, 위임의 구체성⋅명확성 내지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 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위임된 사항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하며, 법률조항과 법률의 입법취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합리적으로 그 대강이 예측될 수 있는 것이라면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5. 11. 26. 2012헌바403 참조).
(2)심판대상조항은 국세환급가산금의 기산일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다.
국세환급금은 그 발생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 또한 국세환급금의 반환에 관한 규정은 세목의 신설⋅변경⋅폐지, 과세방식 및 납부절차의 변경 등 조세환경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국세환급가산금의 기산일은 위와 같은 다양한 구체적 사정들을 고려하여 국세환급금의 반환을 둘러싼 국가와 납세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하위법령에서 탄력적으로 규율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은 대통령령이 정할 국세환급가산금의 기산일 확정의 기준이나 기산일의 범위를 직접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국세환급가산금의 부당이득에 대한 법정이자로서의 성격, 지방세기본법 등의 환급가산금에 관한 규정 등을 종합하면, 그 내용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공평의 원칙상 민법의 부당이득 반환범위의 예에 따라 국세환급사유가 객관적으로 발생한 날인 ‘국세 납부일’과 반환의무자인 국가가 주관적으로 ‘국세환급사유를 알게 된 때’를 기산일의 상⋅하한으로 하고(민법 제748조, 제749조 참조), 그 범위 내에서 해당 국세의 성격, 과세방식 및 납부절차, 국세환급금의 발생 원인, 국세환급을 둘러싼 법률관계의 조기확정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국세환급가산금의 구체적인 기산점이 정해질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조세법률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 위헌소원
[2018. 3. 29. 2016헌바468]
【판시사항】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이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하는 것을 금지한 구 신탁법(1961. 12. 30. 법률 제900호로 제정되고, 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본문 중 구 신탁업법(1998. 1. 13. 법률 제5502호로 개정되고, 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조의 ‘신탁회사’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제정된 것) 제8조 제7항의 ‘신탁업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부담하는 고도의 주의의무와 권한남용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와 수익자의 이해가 충돌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권리남용을 방지하고 신탁의 이익을 향유하는 주체인 수익자를 보호하며, 나아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건전한 경영을 기하고 신탁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수익자가 승인하거나 신탁행위로 허용한 경우 수탁자의 이익상반행위를 허용하는 방법만으로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관련 법령에서는 필요한 경우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할 수 있는 일정한 예외를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구 신탁법(1961. 12. 30. 법률 제900호로 제정되고, 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본문 중 구 신탁업법(1998. 1. 13. 법률 제5502호로 개정되고, 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조의 ‘신탁회사’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제정된 것) 제8조 제7항의 ‘신탁업자’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5조, 제37조 제2항
구 신탁업법(1998. 1. 13. 법률 제5502호로 개정되고, 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제정된 것) 제8조
【참조판례】
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판례집 13-1, 1017, 1084
헌재 2011. 8. 30. 2008헌마477, 공보 제179호, 1311, 1315
【당 사 자】
청 구 인주식회사 ○○신탁대표이사 김○석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담당변호사 박주봉 외 4인
당해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09872 손해배상(기)
【주 문】
구 신탁법(1961. 12. 30. 법률 제900호로 제정되고, 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본문 중 구 신탁업법(1998. 1. 13. 법률 제5502호로 개정되고, 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조의 ‘신탁회사’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제정된 것) 제8조 제7항의 ‘신탁업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주식회사 ○○(이하 ‘이 사건 시행사’라 한다)는 전주시 완산구 ○○동 ○○가 ○○ 일대 토지(이하 ‘이 사건 사업부지’라 한다) 위에 ○○ 아파트를 신축․분양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시행하기 위하여 2005년 전주시장으로부터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회사이고, 청구인은 이 사건 시행사 및 ○○산업 주식회사(이하 ‘○○산업’이라 한다)와 사이에 분양형 토지신탁 사업약정을 체결한 신탁회사(신탁업자)이다.
나.청구인, 이 사건 시행사 및 ○○산업은 2006. 10. 23. 이 사건 사업에 관하여 분양형 토지신탁 방식에 의한 건물신축 및 분양을 목적으로 하는 토지신탁 사업약정(이하 ‘이 사건 사업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또한, 청구인은 2006. 11. 23. 이 사건 시행사와 사이에, 이 사건 시행사를 위탁자 및 수익자로 하고, 청구인을 수탁자로 하는 분양형 토지신탁계약(이하 ‘이 사건 신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청구인이 건물건축 및 신탁사무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신탁재산으로 충당하거나, 이 사건 시행사 및 수익자의 부담으로 하여 차입할 수 있고 이 경우 자금차입은 이 사건 시행사 또는 청구인 명의의 차입과 청구인의 고유계정으로부터의 차입을 포함하며(이 사건 신탁계약 제4조 제1항), 위 자금차입에 따른 차입금액, 상환기간 및 조건 등은 청구인이 결정하고, 필요시 청구인은 이 사건 시행사와 협의한다는 것이다(이 사건 신탁계약 제4조 제4항).
다. □□유한회사(이하 ‘□□’이라 한다)는 2016. 10. 23.경 이 사건 시행사에게 440억 원을 대여하였고, 그 후 △△저축은행은 70억 원, ▽▽저축은행은 30억 원을 각 이 사건 시행사에게 대여하였으며, 이 사건 시행사는 이와 같이 대출받은 540억 원으로 이 사건 사업부지 대부분을 매입한 후 이를 청구인에게 신탁하였다. 이 사건 시행사는 2006. 10. 23. □□에게 위 대출금의 담보를 위하여 이 사건 신탁계약에 따라 이 사건 시행사가 청구인에 대하여 취득한 수익권에 대하여 채권최고액 572억 원으로 된 1순위 근질권을 설정하여 주었고, 청구인은 위 근질권 설정에 동의하였다.
라. □□은 이 사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설립된 일종의 특수목적법인으로서 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매 1개월 단위로 유동화 기업어음을 발행하여 오다가, 2009. 5. 25. 기업어음의 차환발행을 중단하였으나, 이 사건 시행사가 대출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자, 2009. 5. 25. 주식회사 ××은행(이하 ‘××은행’이라 한다)으로부터 마지막 기업어음의 상환자금 440억 원을 차입하였다.
마. 청구인은 이 사건 사업약정 및 신탁계약에 따라 2007. 8. 1.부터 2011. 8. 19.까지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여 고유계정에 보관 중이던 금전 485,498,711,140원(이하 ‘이 사건 대여금’이라 한다)을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후, 위 기간 동안 이자 명목으로 신탁계정으로부터 14,192,168,550원을 수취하고, 그 중 10,335,581,897원을 외부 금융기관에 이 사건 대여금에 대한 이자로 지급하였다.
바. ××은행은, 2016. 2. 24. 청구인이 이 사건 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하여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자금을 대여하면서 신탁재산으로부터 외부차입비용에 해당하는 조달이자 외에 가산이자를 수취한 것이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신탁계정에 대한 수익권에 관한 근질권을 보유한 □□을 대위하여 청구인을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3,856,586,653원(=수취이자14,192,168,550원-조달이자10,335,581,897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09872).
사. 청구인은 제1심 계속 중,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이 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6. 11. 18. 위 신청이 기각되고, 같은 날 원고인 ××은행의 청구가 대부분 인용되는 판결이 선고되자, 2016. 12. 28. 위 법률조항에 대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 전체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다.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의 ‘수탁자’는 일반적인 수탁자와 신탁 자체를 영업으로 하는 구 신탁업법 제2조의 신탁회사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 제8조 제7항의 신탁업자로 구분되는데, 청구인은 신탁을 업으로 영위하는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에 해당한다.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에게는 신탁에 관한 일반 법률인 신탁법 이외에, 신탁업에 관한 특별규정인 구 신탁업법 및 자본시장법이 함께 적용된다. 그런데 신탁회사에 적용되었던 구 신탁업법 제12조 제1항에 따르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할 수 있도록 예외를 규정한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 단서는 신탁회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구 신탁업법이 폐지되고 신탁업에 관한 규율내용을 이어받은 구 자본시장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4조에서도 구 신탁업법 제12조 제1항 내용을 그대로 이어받아, 신탁업자에게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 단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였다. 이에 청구인에게 적용되지 않는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 단서는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또한, 청구인은 신탁을 업으로 영위하는 구 신탁업법 제2조의 신탁회사 및 자본시장법 제8조 제7항의 신탁업자이고,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 본문 중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 역시 구 신탁업법 제2조의 신탁회사 및 자본시장법 제8조 제7항의 신탁업자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해당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신탁법(1961. 12. 30. 법률 제900호로 제정되고, 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 본문 중 구 신탁업법(1998. 1. 13. 법률 제5502호로 개정되고, 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조의 ‘신탁회사’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제정된 것) 제8조 제7항의 ‘신탁업자’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신탁법(1961. 12. 30. 법률 제900호로 제정되고, 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수탁자의 권리취득의 제한) ① 수탁자는 누구의 명의로 하든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이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하지 못한다.
[관련조항]
구 신탁업법(1998. 1. 13. 법률 제5502호로 개정되고, 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조(신탁회사의 운영) 대한민국 내에서 신탁을 업으로 하는 회사(이하 신탁회사라 한다)는 이 법과 이 법에 의하여 발하는 명령에 의하여 운영되어야 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제정된 것)
제8조(금융투자업자) ⑦ 이 법에서 “신탁업자”란 금융투자업자 중 신탁업을 영위하는 자를 말한다.
-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수익자가 승인하거나 신탁행위로 허용한 경우 수탁자의 이익상반행위를 허용하는 방식과 같이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면서 수탁자의 영업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적 수단이 존재함에도, 그 예외를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하여 수탁자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현행 신탁법은 2011. 7. 25. 전부개정을 통해, ‘신탁행위로 허용한 경우’에는 신탁재산과 고유재산 간의 거래를 허용하였는데(신탁법 제34조 제2항 제1호), 이는 심판대상조항의 예외사유가 매우 한정적이어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대한 반성적인 조치이다.
나.심판대상조항은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오로지 법원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그와 같은 행위를 허용하여 수탁자와 신탁자 사이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고 사적자치원칙에 위반된다.
-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이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제한 내용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이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것을 제한한다는 측면에서는 헌법 제15조의 직업의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는 영업의 자유를,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수탁자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이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신탁계약 체결을 제한한다는 측면에서는 헌법 제10조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에서 도출되는 계약의 자유를 각 제한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하나의 규제로 인해 여러 기본권이 동시에 제약을 받는 기본권 경합의 경우에는 기본권 제한을 주장하는 의도 및 입법자의 객관적 동기 등을 참작하여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고 침해의 정도가 큰 주된 기본권을 중심으로 해서 제한의 한계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헌재 2011. 8. 30. 2008헌마477 참조). 심판대상조항의 주된 취지는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이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하는 행위 자체를 제한하고자 하는 것이고, 그러한 내용의 신탁계약 체결이 제한되는 것은 이와 같은 영업의 자유가 제한됨으로 인한 부수적인 결과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영업의 자유가 보다 밀접하고 침해의 정도가 더 큰 기본권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를 중심으로 침해 여부를 살펴본다.
한편,청구인은심판대상조항이사적자치원칙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사적자치원칙이란 인간의 자기결정 및 자기책임원칙에서 유래된 기본원칙으로서, 계약의 자유⋅소유권의 자유⋅결사의 자유⋅유언의 자유 및 영업의 자유를 그 구성요소로 하고 있는데(헌재 2001. 5. 31. 99헌가18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사적자치원칙의 구체적인 구성요소 중 하나인 영업의 자유 침해여부에 관하여 살펴보므로, 사적자치원칙에 대하여는 별도로 살피지 않는다.
나. 심판대상조항이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부담하는 고도의 주의의무와 권한남용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와 수익자의 이해가 충돌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권리남용을 방지하고 신탁의 이익을 향유하는 주체인 수익자를 보호하며, 나아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건전한 경영을 기하고 신탁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와 수익자의 이익이 충돌할 수 있고,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에게 고유재산과 신탁재산 간의 거래를 허용하는 경우 특정 신탁재산의 운용 결과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고유계정의 건전성,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존폐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신탁업 시장 자체의 신뢰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에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유효하고도 적합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신탁에서는 특정한 재산의 소유권이 위탁자에게서 수탁자로 이전되어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와 의무의 귀속주체로서 일정한 권한을 가지게 된다. 부동산신탁의 경우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게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된다. 이와 같이 신탁의 효력으로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는 대내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갖기 때문에, 수익자의 이익과 수탁자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 수탁자는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여 수익자의 이익을 희생하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할 유인이 있다.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자신에게 임의매각하거나, 경매절차에서 매각허가결정을 받아 취득하는 등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에 귀속시키거나 또는 신탁재산에 대하여 저당권을 비롯한 담보물권, 임차권 등의 권리를 취득하는 것은 수탁자와 수익자의 이익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경우로, 이를 사전적으로 금지하여 수탁자의 권한남용을 막고 수익자를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특히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는 일정 금액 이상의 자기자본과 신탁의 인수를 업으로 수행하기에 충분한 인력과 전산설비 등 물적 설비를 갖추고 있는 신탁사무관리의 전문가로서, 수익자에 대하여 고도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나아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는 신탁계약을 체결하려는 위탁자에 비하여 규모, 보유정보 및 신용도에서의 우위를 점하고, 사업을 지속적⋅종합적으로 계획⋅운영하면서 다수의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는 이러한 우위를 바탕으로 수익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수익자의 동의를 얻거나, 그와 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에게 유리하게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이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할 위험성이 존재한다.
구 신탁업법 제12조 제1항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할 수 있도록 예외를 규정한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 단서를 신탁회사에게는 적용하지 않도록 하였고, 구 자본시장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4조에서도 신탁회사에 관한 구 신탁업법 제12조 제1항 내용을 그대로 이어받아, 신탁업자에게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 단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였다. 이처럼 구 신탁업법 및 자본시장법이 구 신탁법 제31조 제1항 단서를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에게 적용하지 않도록 한 것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부담하는 고도의 주의의무와 권한남용의 위험성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수익자의 동의를 얻은 경우나 신탁계약 등으로 허용한 경우에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에게 신탁재산의 고유재산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법만으로는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권한남용을 막고 수익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한편,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에게 고유재산과 신탁재산 간의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신탁업자의 건전한 경영을 기하고 나아가 신탁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구 신탁업법 제1조, 자본시장법 제1조 참조).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에게 고유재산과 신탁재산 간의 거래를 허용하는 경우 특정 신탁재산의 운용 결과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고유계정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특히 해당 신탁사업의 운용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 고유계정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신탁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자들에 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신탁업 시장 자체의 신뢰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이 사건에서 문제된 부동산신탁회사(신탁업자)에게 고유재산과 신탁재산 간의 거래가 허용될 경우, 시장가치가 떨어진 미분양 물건을 신탁업자가 취득하여 고유계정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또한,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자금대여가 허용되면 부동산 시장 악화 시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신탁계정으로부터 원리금을 상환받지 못해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 자체의 존폐위기로까지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에도 수익자의 동의를 얻은 경우나 신탁계약 등으로 허용한 경우에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에게 신탁재산의 고유재산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법만으로는 신탁업자의 건전한 경영을 기하고 나아가 신탁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구 신탁업법 제12조 제2항은 금전신탁을 행하는 신탁회사가 수익자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할 수 있도록 일정한 예외를 마련하고 있고, 자본시장법 제104조 제2항 제1호에서도 이와 비슷한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시장법은 신탁업자가 원칙적으로 신탁의 계산으로 그 신탁업자의 고유재산으로부터 금전을 차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나(제105조 제2항), 위 법률조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06조 제4항에서는 부동산신탁업자가 신탁의 계산으로 그 신탁업자의 고유재산으로부터 금전을 차입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 등을 열거하고 있다.
한편, 2011년 신탁법 개정 시 신탁법 제34조 제2항은 신탁행위로 허용한 경우(제1호), 수익자에게 그 행위에 관련된 사실을 고지하고 수익자의 승인을 받은 경우(제2호)에는 신탁재산의 고유재산화 등의 이익상반행위를 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그러나 이는 구 신탁법 하에서 문제되어 온 수탁자인 은행이 신탁재산을 자신에게 예치하여 은행계정으로 하는 자기예치(자행예금)의 유효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별도의 입법적 고려에서 나온 것이지, 기존의 입법이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나온 조치라고 볼 수 없다. 또한, 2011년 신탁법 개정 후에도 자본시장법 제104조 제1항은 신탁행위로 허용하거나, 수익자의 승인을 받은 경우 예외적으로 신탁재산의 고유재산화 등 이익상반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신탁법 제34조 제2항을 신탁업자에게는 적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점을 고려하더라도 신탁법의 개정이 청구인과 같은 신탁업자에게 적용되는 심판대상조항의 예외사유가 매우 한정적이었다는 점에 대한 반성적인 조치로 이루어진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갖추었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권리남용을 방지하고 신탁의 이익을 향유하는 주체인 수익자를 보호하며,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건전한 경영을 보장하고 나아가 신탁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중대하다. 이를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가 신탁재산을 고유재산으로 하거나 이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하는 것이 금지되는 등으로 영업의 자유에 일정한 제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이 제한되는 사익이 위 공익보다 더 중대하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갖추었다.
(4)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신탁회사 및 신탁업자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4조 제2항 등 위헌소원
[2018. 3. 29. 2017헌바56]
【판시사항】
가. 항소심에서 본소와 목적이 같은 반소장의 경우에 인지의 액수를 줄여주도록 규정한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2항 제2호(이하 ‘반소장 인지액 공제조항’이라 한다)가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 소송비용을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하도록 규정한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8조(이하 ‘소송비용 부담조항’이라 한다)가소송당사자의재판청구권을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반소장 인지액 공제조항은 반소장에 붙일 인지액에서 이미 납부한 본소의 인지액을 공제하여 주는 것이다. 그런데 본소청구와 반소청구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본소청구와 반소청구가 모두 인용되어 본소원고와 반소원고가 모두 소송목적을 달성하고, 각각 집행권원을 얻게 될 수도 있으므로, 법원이 본소원고와 반소원고를 위하여 제공하는 역무가 공통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반소장 인지액 공제조항이 본소청구와 반소청구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를 본소와 반소의 목적이 같은 경우와 달리 취급하는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반소장 인지액 공제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나. 헌법재판소는 2013. 5. 30. 2012헌바335 결정에서, 원칙적으로 패소한 당사자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소송비용 부담조항’에 대하여 소송당사자의 실효적인 권리구제를 보장하고 남소와 남상소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고, 민사소송법에서 일정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으며, 소송비용 확정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제도 등을 두어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으므로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와 같이 법원이 민사소송법 제99조, 제100조에 따라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소송비용의 부담 여부나 그 부담 액수를 달리 정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동시이행의 관계와 관련한 상환이행청구의 경우에 대하여 별도의 예외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소송비용 부담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2항 제2호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8조
【참조조문】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2항 제1호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9조, 제100조, 제101조
【참조판례】
가. 헌재 2015. 7. 30. 2014헌가7, 판례집 27-2상, 40
나. 헌재 2013. 5. 30. 2012헌바335, 판례집 25-1, 318, 319, 328, 329
【당 사 자】
청 구 인1. 유○주2. 유○석3. 유○옥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박상선
당해사건서울고등법원 2015나2072055(본소) 소유권이전등기, 2016나2044750(반소) 매매대금
【주 문】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2항 제2호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8조는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은 서울 서초구 ○○동 ○○ 일대 176,590㎡에서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설립된 조합이고, 청구인들은 위 정비구역 내의 부동산 소유자들로서, 이 사건 조합 설립에 동의를 하지 않았다.
나. 이 사건 조합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청구인들을 상대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에 의한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조합으로부터 매매대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각 해당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 및 인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92826). 위 법원은 2015. 11. 6. 청구인 유○옥에 대한 원고의 청구는 기각하고, 청구인 유○주, 유○석에 대한 청구는 인용하며, 소송비용 부담에 관하여는 청구가 기각된 이 사건 조합과 청구인 유○옥 사이에 생긴 부분은 이 사건 조합이, 청구가 인용된 이 사건 조합과 청구인 유○주, 유○석 사이에 생긴 부분은 청구인 유○주, 유○석이 각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 이 사건 조합과 청구인 유○주, 유○석은 위 판결에 대해 항소하였다. 이 사건 조합은 항소심 계속 중 청구인 유○석에 대하여는, 청구인 유○석이 이 사건 조합으로부터 지급받을 매매대금을 줄이는 것으로 그 청구취지를 변경하였고, 청구인 유○옥에 대하여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하였다. 청구인들은 항소심 계속 중인 2016. 7. 18. 이 사건 조합을 상대로 각 해당 부동산의 매매대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예비적 반소를 제기하면서 반소장에 ‘민사소송 등 인지법’(이하 ‘인지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에 따른 인지를 붙이지 아니하였다.
라. 항소심 재판장은 2017. 1. 3. 청구인들에게 인지를 보정할 것을 명하였으나, 청구인들은 이에 응하지 아니한 채 2017. 1. 5. 인지법 제4조 제2항과 민사소송법 제98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항소심법원은 2017. 1. 10.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한 후(서울고등법원 2017카기20001), 2017. 1. 13. 청구인들의 반소는 각하하고, 본소 중 이 사건 조합의 청구인 유○옥에 대한 항소 및 청구인 유○주, 유○석의 항소는 모두 기각하며, 항소심에서 변경․추가된 본소의 청구취지에 따라 청구인 유○석, 유○옥에 대한 이 사건 조합의 상환이행청구를 인용하고, 본소에 대한 항소비용 중 이 사건 조합과 청구인 유○옥 사이에 생긴 부분은 이 사건 조합이, 이 사건 조합과 청구인 유○석, 유○주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청구인들이 각 부담하며, 항소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로 인한 소송비용은 예비적 청구의 피고인 청구인 유○옥이 부담하고, 반소로 인한 소송비용은 청구인들이 각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5나2072055(본소), 2016나2044750(반소)}.
마. 청구인들은 2017. 1. 18. 인지법 제4조 제2항과 민사소송법 제98조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4조 제2항 전부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청구인들에게 적용된 부분은 항소심의 반소장에 관한 부분이므로, 이 부분 심판대상을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4조 제2항 제2호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 등 인지법’ (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2항 제2호(이하 ‘반소장 인지액 공제조항’이라 한다) 및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8조(이하 ‘소송비용 부담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4조(반소장) ② 본소(本訴)와 그 목적이 같은 반소장에는 심급에 따라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금액의 인지를 붙여야 한다.
- 항소심의 경우에는 제1항 후단에 따른 금액에서 본소의 소송목적의 값에 대한 제2조에 따른 금액의 1.5배를 뺀 금액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8조(소송비용부담의 원칙)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
[관련조항]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2조(소장) ① 소장[반소장(反訴狀) 및 대법원에 제출하는 소장은 제외한다]에는 소송목적의 값에 따라 다음 각 호의 금액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여야 한다.
1.소송목적의 값이 1천만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50을 곱한 금액
2.소송목적의 값이 1천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45를 곱한 금액에 5천 원을 더한 금액
3.소송목적의 값이 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40을 곱한 금액에 5만 5천 원을 더한 금액
- 소송목적의 값이 1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35를 곱한 금액에 55만 5천 원을 더한 금액
제4조(반소장) ① 제1심에 제출하는 반소장에는 제2조에 따른 금액의 인지를 붙이고, 항소심에 제출하는 반소장에는 제2조에 따른 금액의 1.5배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여야 한다.
② 본소와 그 목적이 같은 반소장에는 심급에 따라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금액의 인지를 붙여야 한다.
1.제1심의 경우에는 제1항 전단에 따른 금액에서 본소의 소송목적의 값에 대한 제2조에 따른 금액을 뺀 금액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9조(원칙에 대한 예외) 법원은 사정에 따라 승소한 당사자로 하여금 그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하지 아니한 행위로 말미암은 소송비용 또는 상대방의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한 행위로 말미암은 소송비용의 전부나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다.
제100조(원칙에 대한 예외) 당사자가 적당한 시기에 공격이나 방어의 방법을 제출하지 아니하였거나, 기일이나 기간의 준수를 게을리하였거나, 그 밖에 당사자가 책임져야 할 사유로 소송이 지연된 때에는 법원은 지연됨으로 말미암은 소송비용의 전부나 일부를 승소한 당사자에게 부담하게 할 수 있다.
제101조(일부패소의 경우) 일부패소의 경우에 당사자들이 부담할 소송비용은 법원이 정한다. 다만, 사정에 따라 한 쪽 당사자에게 소송비용의 전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다.
- 청구인들의 주장
가. 본소청구와 반소청구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 각 청구는 표리의 관계에 있으므로 본소와 반소의 목적이 같은 경우와 별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반소장 인지액 공제조항은 본소와 목적이 같은 반소장의 경우에만 인지액을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본소청구와 반소청구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에 대하여는 인지액을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는바, 이는 평등원칙에 반한다.
나.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원고가 상환이행청구를 하여 전부 승소를 하더라도 이 경우에는 원고와 피고가 소송비용을 분담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소송비용 부담조항은 소송비용부담의 원칙을 정하면서 민사소송법 제99조, 제100조, 제101조에서 판사의 자유재량에 따라 예외를 인정하도록 할 뿐, 동시이행의 항변의 경우를 예외사유로 명시하지 아니하고 있다. 그러므로 소송비용 부담조항은 법적 안정성을 해하는 애매모호한 규정이어서 위헌이다.
- 판 단
가. 반소장 인지액 공제조항의 위헌 여부
(1)반소장 인지액 공제조항은 본소와 반소의 목적이 같은 경우와 본소청구와 반소청구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를 달리 취급하고 있으므로, 그 차별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지가 문제된다.
일반적으로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배제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한다 할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은 평등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15. 7. 30. 2014헌가7 참조).
(2)반소도 소(訴)의 하나이기 때문에 통상의 소와 마찬가지로 개개의 소송수행을 위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법원에 권리구제를 구하는 반소원고가 부담한다(인지법 제4조 제1항). 다만 본소와 그 목적이 같은 반소장의 경우, 1심에서는 반소의 소송목적의 값에 대한 인지법 제2조에 따른 금액에서 본소의 소송목적의 값에 대한 제2조에 따른 금액을 뺀 금액의, 항소심에서는 반소의 소송목적의 값에 대한 인지법 제2조에 따른 금액의 1.5배에 해당하는 금액에서 본소의 소송목적의 값에 대한 제2조에 따른 금액의 1.5배를 뺀 금액의 인지를 붙인다(인지법 제4조 제2항). 이는 본소와 반소의 목적이 같은 경우, 본소청구에 대한 심리⋅판단에 의하여 반소청구에 관한 결론을 얻을 수 있고, 본소원고와 반소원고 중 한 당사자만이 소송에서 소송목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이 위 소송에서 본소원고와 반소원고를 위하여 행하는 역무가 같은 목적의 범위 내에서 공통된다고 볼 수 있어 반소장에 붙일 인지액에서 이미 납부한 본소의 인지액을 공제하여 주는 것이다.
그런데 본소청구와 반소청구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본소청구에 대한 심리⋅판단을 하면서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반소청구에 관한 심리⋅판단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본소청구와 반소청구가 모두 인용되어 본소원고와 반소원고가 모두 소송목적을 달성하고, 각각 집행권원을 얻게 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법원이 본소원고와 반소원고를 위하여 제공하는 역무가 공통된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본소청구와 반소청구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를 본소와 반소가 목적을 같이 하는 경우와 다르게 규율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음을 이유로 상환이행청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소송목적의 값은 기판력이 생기는 소송물에 관한 이익이어서 소송목적의 값을 산정할 때 반대급부를 공제하지 않고 산정하므로, 본소청구와 반소청구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 각각의 인지액 산정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반소장 인지액 공제조항이 본소청구와 반소청구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를 본소와 반소의 목적이 같은 경우와 달리 취급하는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소송비용 부담조항의 위헌 여부
(1) 문제되는 기본권
청구인들은, 소송비용 부담조항이 동시이행의 관계와 관련한 상환이행청구의 경우에 대해 소송비용 패소자 부담 원칙의 예외를 명시적으로 두지 않는 등 명확하지 않아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청구인들의 위 주장은 소송비용 부담조항의 문언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단순이행청구를 하다가 피고의 동시이행의 항변이 있은 후 상환이행청구로 변경한 경우에는 원고가 전부승소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에게 소송비용을 전부 부담시키는 것이 부당하므로, 이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예외규정을 두어야 함에도, 소송비용 부담조항에서 이러한 예외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이다. 이는 결국 소송비용 부담조항이 원고의 부당한 단순이행청구에 대하여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려는 피고를 위하여 실효적인 권리구제를 보장하지 아니하여 피고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이므로, 이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2)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3. 5. 30. 2012헌바335 결정에서 소송비용 부담조항에 대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선고하였는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정당한 권리행사를 위해 소송을 제기하거나 부당한 제소에 대하여 응소하려는 당사자를 위하여 실효적인 권리구제를 보장하고, 남소와 남상소를 방지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패소한 당사자에게 소송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
(나) 다만 패소한 당사자에게 예외 없이 모든 경우에 소송비용을 부담시키거나, 권리의 신장 또는 방어에 필요하지 않은 비용의 지출까지 모두 패소한 당사자로부터 상환 받을 수 있게 한다면, 소송 당사자에게 불측의 재산상 손해를 끼칠 수 있고, 정당한 권리구제를 사전에 스스로 포기시키게 할 위험도 있다.
이에 민사소송법은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하지 아니한 행위로 말미암은 소송비용, 상대방의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한 행위로 말미암은 소송비용(제99조)과, 적당한 시기에 공격이나 방어의 방법을 제출하지 아니하였거나, 기일이나 기간의 준수를 게을리 한 경우, 그 밖에 당사자가 책임져야 할 사유로 소송이 지연된 경우의 소송비용(제100조)에 대하여, 그 전부나 일부를 승소한 당사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일부패소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당사자들이 부담할 소송비용을 법원이 정하도록 하고 있어(제101조) 소송비용의 패소자 부담 원칙에 일정한 예외를 인정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민사소송법 등 관련법령에서는 소송비용의 범위와 액수를 한정하고 있으며, 소송비용액을 정하는 소송비용 확정결정에 관하여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민사소송법 제110조 제3항), 불복절차도 마련해 놓고 있다. 그 밖에 소송구조, 재판비용의 납입유예나 소송비용의 담보면제 등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29조), 소송비용 부담에 따른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려는 여러 제도를 두고 있으므로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3)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청구인들은 원고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상환이행청구를 하여 전부 승소를 하더라도, 이러한 경우에는 원고와 피고가 소송비용을 분담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야 함에도, 소송비용 부담조항에서 이에 관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한 피고를 패소자로 보아 소송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송비용 패소자 부담 원칙에 대하여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민사소송법 제99조, 제100조와 같은 예외 규정을 두고 있고, 법원은 예외 규정에 따라 원고가 소송에 이르게 된 경위 및 상환이행청구를 하게 된 경위, 소송에서 이루어진 원고․피고의 행위와 주장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소송비용의 부담 여부나 그 부담 액수를 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상환이행청구를 하여 전부승소한 경우라도 그 소송비용을 패소한 피고에게 모두 부담시키는 것이 부당한 경우에는 원고에게 소송비용의 전부나 일부를 부담시키는 것이 가능하므로, 동시이행의 관계와 관련한 상환이행청구의 경우에 대하여 별도의 예외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소송비용 부담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 외에 위 선례를 변경할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에서도 위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따라서 소송비용 부담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 결 론
그렇다면 반소장 인지액 공제조항 및 소송비용 부담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공직선거법 제257조 제1항 등 위헌소원
[2018. 3. 29. 2017헌바266]
【판시사항】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에 대하여 후보자 등이 아닌 제삼자가 기부행위를 한 경우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정한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5조 중 제112조 제1항의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 부분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위 해당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후보자 등이 아닌 기부행위자의 선거운동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금권선거를 방지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이를 위해 후보자등이나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 외에, 제삼자의 당해 선거구안에서의 금품 제공 등을 금지하고 위반 시 형벌로 의율하는 방법을 택한 것은 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다.
심판대상조항 중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의 의미가 당해 선거구민만을 의미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으나, ‘당해 선거에 관하여’, 그리고 ‘후보자등이나 소속 정당을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는 경우만으로 그 적용범위가 제한된다. 또한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에서는 기부행위를 정의하여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제2항에서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행위를 다양하게 개방적으로 인정하고 있고, 대법원은 기부행위가 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심판대상조항은침해의최소성원칙에 위반되지 않고, 선거의 공정이 훼손되는 경우 후보자 선택에 관한 민의가 왜곡되고 그로 인하여 민주주의 제도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본권을 일부 제한하는 것은 법익 균형성을 준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후보자 등이 아닌 제삼자의 선거운동의 자유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5조 중 제112조 제1항의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 부분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5조 가운데 제112조 제1항의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 부분
【참조조문】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2조 제1항
구 공직선거법(2013. 8. 13. 법률 제12111호로 개정되고, 2017. 3. 9. 법률 제14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2조 제2항
【참조판례】
헌재 2009. 4. 30. 2007헌바29등, 판례집 21-1하, 108, 124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도1768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도15497 판결
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도20490 판결
【당 사 자】
청 구 인서○수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담당변호사 고일광 외 1인
당해사건대법원 2017도2194 공직선거법위반
【주 문】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5조 중 제112조 제1항의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 부분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5조 가운데 제112조 제1항의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 지역구의 ○○당 소속 후보자인 신○현을 위하여 위 선거구 내 식당에서 위 신○현의 지지를 호소하며 선거구민인 사람을 비롯한 사람들의 식대를 계산함으로써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를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어, 2016. 11. 11.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2016고합179).
나. 청구인은 항소하였으나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16노3794), 상고한 후 상고심 계속 중 공직선거법 제112조 중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 부분, 제115조 중 ‘기부행위’ 부분, 제257조 제1항이 선거운동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7. 5. 30. 상고가 기각됨(대법원 2017도2194)과 동시에 위 신청이 기각되자(대법원 2017초기300), 2017. 6. 29.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중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 부분도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이 조항은 기부행위의 정의조항에 불과하므로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115조 중 제112조 제1항의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 부분 및 제257조 제1항 제1호 중 제115조 가운데 위 해당 부분(이하 위 두 법률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밑줄 친 부분)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5조(제삼자의 기부행위제한)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 또는 제114조(정당 및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제한)에 규정되지 아니한 자라도 누구든지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그 소속정당(창당준비위원회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이 경우 후보자 또는 그 소속정당의 명의를 밝혀 기부행위를 하거나 후보자 또는 그 소속정당이 기부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부행위를 하는 것은 당해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 또는 정당을 위한 기부행위로 본다.
제257조 (기부행위의 금지제한 등 위반죄) 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제114조(정당 및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제한)제1항또는제115조(제삼자의 기부행위제한)의 규정에 위반한 자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112조(기부행위의 정의 등) ① 이 법에서 “기부행위”라 함은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
구 공직선거법(2013. 8. 13. 법률 제12111호로 개정되고, 2017. 3. 9.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2조(기부행위의 정의 등) ②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한다.
- 통상적인 정당활동과 관련한 행위(이하 각 세부 항목은 생략)
- 의례적 행위
- 구호적⋅자선적 행위
- 직무상의 행위
5.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 외에 법령의 규정에 근거하여 금품 등을 찬조⋅출연 또는 제공하는 행위
- 그 밖에 위 각 호의 어느 하나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행위
- 청구인의 주장
법 제115조는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를 상대방으로 하는 제삼자의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라는 표현과 달리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에 관한 기부행위 부분은 ‘당해 선거구안에 존재하기는 하나 당해 선거구민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는 경우’까지 포함하게 된다. 그 결과 선거구민의 의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자에게 금품이 제공된 경우까지 모두 법위반으로 처벌되는 부당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심판대상조항은기부행위자의행복추구권, 선거운동의 자유 및 기부행위의 상대방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고 기부행위자를 과잉처벌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죄형법정주의 및 책임주의와 헌법 제37조 제2항이 정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의 규제
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의 규제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하여 행하여져야 할 선거에서 온갖 유형의 금품수수행위가 자행되고 그로 인하여 혼탁한 선거풍토를 노정하였던 과거의 선거사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서(헌재 1997. 11. 27. 96헌바60 참조), 1994. 3. 16.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법률 제4739호) 제정 당시부터 존재하였다.
제113조에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 이하 ‘후보자등’이라 한다)의 기부행위를, 제114조에서 정당 및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를 각각 금지하고, 제115조에서는 제113조 또는 제114조에 규정되지 아니한 자라도 누구든지 선거에 관하여 기부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제삼자의 기부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기부행위 금지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며(제257조), 그 외에 당선무효(제264조, 제265조), 공무담임의 제한(제266조) 등의 효과도 따른다.
한편, 법은 누구든지 제113조부터 제115조에서 기부행위의 금지 주체로 규정한 자로부터 기부를 받거나 권유 또는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제116조), 정치자금법 제31조(기부행위 제한)의 규정에 따라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는 자로부터도 기부를 요구하거나 기부를 받을 수 없도록 함으로써(제117조), 기부행위를 받는 행위 역시 금지하고 있다(제257조 제2항, 제3항).
이러한 기부행위 제한 외에, 법은 제230조 이하에서 투표를 하게 하거나 하지 아니하게 하거나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선거인 또는 투표참관인 등에게 재산상 이익이나 직위를 제공 또는 약속하는 행위, 선거운동에 이용할 목적으로 기관이나 선거구민의 모임 등에 재산상 이익을 제공 또는 약속하는 행위,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위해 투표참여를 권유하고 그 대가의 제공 또는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매수 및 이해유도죄’로 정하여 규제하고 있다.
나.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과 관련한 주요 개정으로는 2004. 3. 12. 법률 제7189호 개정을 들 수 있다. 개정 전 공직선거법은 ‘기부행위 제한기간’을 두어 기간만료에 의한 선거의 경우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로 한정하였으나, 위 개정 시 기부행위 제한기간을 폐지하여 상시 기부행위를 금지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다만 기부행위 제한기간을 폐지하면서 후보자등의 기부행위를 금지하는 제113조와 달리, 제삼자의 기부행위 제한에 관한 제115조에는 ‘선거에 관하여’라는 문구를 추가하였다. 또한 금지되는 기부행위의 유형을 조문에 열거하던 방식을 위 개정 시 기부행위의 정의 개념을 제시하여 포괄적으로 금지하면서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경우를 열거하는 방식으로 규율 방식을 변경하였다.
-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1)심판대상조항은제삼자가후보자등을위하여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를 상대로 선거에 관하여 기부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므로, 일차적으로 법 제113조 및 제114조에서 정한 자가 아닌 일반인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선거를 이유로 개인의 일상적인 활동과 타인간의 교섭을 규제하므로,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한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은 기부행위자만을 규율하는 것이고, 기부행위를 받거나 요구 하는 등의 행위의 금지는 법 제116조 및 제117조에서 규율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기부행위 상대방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이나 거주이전의 자유가 직접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원칙 및 책임주의원칙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규제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부당하다는 취지여서 결국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로 판단하면 족하므로, 위 주장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기부행위자의 선거운동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지 살펴본다.
나.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공직선거법에서 후보자등의 기부행위를 금지하는 이유는 그러한 기부행위가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지지 기반을 조성하는 데에 기여하거나 매수행위와 결부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허용할 경우 부정한 경제적 이익 등으로 유권자의 자유의사를 왜곡시켜 선거의 공정성이 해쳐지고, 후보자 등의 자질과 식견, 정책보다는 금력에 의하여 선거 결과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헌재 1997. 11. 27. 96헌바60; 헌재 2009. 4. 30. 2007헌바29등 참조).
이와 같이 금권선거를 방지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후보자등이나 후보자의 가족 등의 기부행위 외에, 이들의 제삼자를 통한, 이들을 위한 제삼자의 기부행위 또한 규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장소적으로 선거구안에서의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 제공 등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금력에 의하여 선거 결과가 좌우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함에 그 입법목적이 있는바, 이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한 질서유지 내지 공공복리에 부합하는 제한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에 대해 형벌로 의율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적합한 수단이 된다.
(2) 침해의 최소성
(가)심판대상조항은 제삼자의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법 제112조 제1항에서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는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 달리,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의 경우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같은 조항에서 ‘선거구민’이라는 표현을 병렬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의 의미가 당해 선거구민을 의미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도 선거구 내에 주소나 거소를 갖는 사람은 물론 선거구안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사람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도2049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선거 관련 여부를 불문하고 후보자등의 기부행위를 금지하는 법 제113조와 달리, ‘선거에 관하여’ 기부행위를 하는 것만을 제한하고 있다. 여기서 ‘선거에 관하여’란 당해 선거를 동기로 하거나 빌미로 하는 등 당해 선거와 관련이 있는 것을 뜻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도15497 판결 등 참조).
또한 제삼자의 기부행위는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 또는 그 소속정당을 위하여’ 하는 것이어야 하므로, 기본적으로 그에 의한 기부의 효과를 후보자 또는 그 소속정당에게 돌리려는 의사를 가지고 금품 등을 제공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전혀 이러한 의사가 없는 사람이 금품 등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결국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를 상대로 금품 등을 제공하면 무조건 심판대상조항에서 금지하는 기부행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당해 선거에 관하여’, 그리고 ‘후보자등이나 소속 정당을 위하여’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를 상대로 금품 등을 제공하는 경우만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금지대상이 된다.
(나) 법상 기부행위 개념이 포괄적으로 정해져 있어 과도한 제한인지 본다.
법 제112조 제1항에서는 기부행위를 정의하여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제2항에서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통상적인 정당 활동과 관련한 행위, 의례적 행위, 구호적⋅자선적 행위, 직무상의 행위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2항 제6호에서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행위’를 규정함으로써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행위 유형을 개방적으로 정하고 있다. 또한 대법원은 기부행위가 비록 법 제112조 제2항 등에 의하여 규정된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 활동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더라도 그것이 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일종의 의례적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도1768 판결 등). 따라서 선거와 무관한 경우뿐만 아니라 일응 선거와 관련이 있어 보이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경우에는 기부행위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석된다(헌재 2009. 4. 30. 2007헌바29등 참조).
(다)심판대상조항이 기간의 제한이 없이 기부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과도한 제한인지 본다.
기부행위의 시기에 제한은 없으나,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에 관하여’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선거운동 내지 선거와 무관한 기부행위까지 이 법이 규제하는 기부행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며, 앞서 본 바와 같이 대법원은 이를 ‘당해 선거와의 관련성’으로 보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에 있어 시간적 제한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라)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금권 선거 방지 및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 청구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반하지 않는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는 기부행위 제한에 있어서 확보하고자 하는 법익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여 민주주의의 근간인 대의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하는 데에 있다. 선거의 공정이 훼손되는 경우 후보자 선택에 관한 민의가 왜곡되고 그로 인하여 민주주의 제도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본권을 일부 제한하는 것은 법익 균형성을 준수한 것이다.
(4)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 위헌확인 등
[2018. 3. 29. 2015헌마1060⋅1184(병합)]
【판시사항】
가. 교과용도서의 범위 등을 하위법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초⋅중등교육법(2012. 3. 21. 법률 제11384호로 개정된 것) 제29조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1998. 2. 24. 대통령령 제15664호로 제정된 것) 제55조(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라 한다), 구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4. 10. 8. 대통령령 제25646호로 개정되고, 2017. 2. 22. 대통령령 제2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이하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1항’이라 한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3호로 개정된 것) 제4조(이하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1항’과 함께 ‘이 사건 규정들’이라 한다)에 대해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나.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2015. 11. 3. 교육부 고시 제2015-78호) 중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를 각 국정도서로 정한 부분(이하 ‘이 사건 국정화 고시’라 한다)에 대해 권리보호이익 내지 심판의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이 사건 법률조항 및 이 사건 시행령은 교과용도서의 범위 등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고, 이 사건 규정들은 국정도서가 있을 때에는 학교의 장으로 하여금 국정도서를 우선하여 사용하도록 하되, 국정도서는 교육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교과목의 교과용도서로 정하고 있다. 이러한 위임의 단계와 내용을 볼 때, 이 사건에서 각 학교에서 중⋅고등학교에서 역사 및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로 국정도서를 사용할 의무가 직접적으로 발생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사건 국정화 고시 때문이므로, 이 사건 국정화 고시 이외에 나머지 규정들에 대해서는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 국정 역사교과서의 시행일을 2017. 3. 1.로 정한 고시가 2017. 1. 6. 교육부 고시(제2017-108호)로 폐지되었고, 이 사건 국정화 고시는 2017. 2. 23. 역사교과서 국⋅검정 혼용 체제를 내용으로 하는 교육부 고시(제 2017-114호) 개정, 2017. 5. 31. 역사교과서에 대해 검정교과서만 인정하는 검정체제를 내용으로 하는 교육부 고시(제2017-123호) 재개정을 통해 완전히 폐지되어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 이로써 청구인들이 이 사건 국정화 고시의 위헌 여부를 가릴 권리보호이익은 소멸하였다.
한편, 역사교과서 국정제 발표 이후 교육의 자주성⋅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 끝에 해당 고시가 폐지되었으므로 우리 사회에 이 사건과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재현될 위험이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고, 이 사건 국정화 고시가 시행되기도 전에 역사교과서가 검정도서 체제로 바뀌어 국정 역사교과서가 학교에서 실제 사용된 상황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국정도서의 우선 사용 의무를 정한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1항도 개정되었으므로 현재 상황에서 역사교과서의 국정제에 대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국정화 고시에 대한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하였을 뿐만 아니라 예외적인 심판의 이익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초⋅중등교육법(2012. 3. 21. 법률 제11384호로 개정된 것) 제29조 제2항
초⋅중등교육법 시행령(1998. 2. 24. 대통령령 제15664호로 제정된 것) 제55조
구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4. 10. 8. 대통령령 제25646호로 개정되고, 2017. 2. 22. 대통령령 제2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3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2015. 11. 3. 교육부 고시 제2015-78호) 고시 중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를 각 국정도서로 정한 부분
【참조조문】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7. 2. 22. 대통령령 제27864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 수정(2017. 2. 23. 교육부 고시 제2017-114호)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구분 재수정(2017. 5. 31. 교육부 고시 제2017-123호)
【참조판례】
가. 헌재 1996. 2. 29. 94헌마213, 판례집 8-1, 147, 154-155
나. 헌재 1999. 11. 25. 95헌마154, 판례집 11-2, 555, 570헌재 2008. 7. 31. 2004헌마1010등, 판례집 20-2상, 236, 246-247헌재 2011. 12. 29. 2009헌마527, 판례집 23-2하, 840, 846헌재 2012. 2. 23. 2009헌마403, 판례집 24-1상, 295, 301-302
【당 사 자】
청 구 인별지와 같음
피청구인교육부장관(2015헌마1184)대리인 정부법무공단담당변호사 고영석 외 8인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 교육부장관의 중등 역사 교과목에 대한 국정도서 지정 고시
피청구인 교육부장관은 2015. 9. 23.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을 고시하였다. 위 고시의 주요내용은 중학생을 위한 자유학기 운영, 고등학생의 기초소양 함양을 위한 공통과목 신설 및 적성과 진로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위한 선택과목 개설 등이었고, 부칙에서 중⋅고등학교의 경우 2018. 3. 1.부터 위 고시를 순차적으로 시행한다고 정하였다(이하 ‘2015 교육과정 고시’라 한다).
피청구인 교육부장관은 2015. 11. 3. 교육부 고시 제2015-78호로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을 고시하였다. 위 고시의 주요내용은 중학교 및 고등학교 교과용도서 765책을 국정, 검정, 인정도서로 구분하고, 특히 역사 교과서의 경우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을 종전 검정에서 국정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이하 ‘이 사건 교과서 구분 고시’라 한다).
이후 피청구인 교육부장관은 2015. 12. 1. 교육부 고시 제2015-80호로, 2015 교육과정 고시 중 중학교 사회교과(군)의 ‘역사’ 및 고등학교 기초 교과영역의 ‘한국사’ 과목에 관한 부분에 한하여 2017. 3. 1.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의 부칙을 추가하는 것으로 2015 교육과정 고시를 개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행일 변경 고시’라 한다).
나. 2015헌마1060 사건
청구인들은 심판청구 당시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및 그 학부모인바, 위와 같이 역사 교과서의 국정 제도가 발표되자,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55조 및 교육부장관의 2015. 11. 3.자 이 사건 교과서 구분 고시 중 ‘중학교의 역사 교과서, 고등학교의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국정 제도 부분’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5. 11. 11.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2015헌마1184 사건
청구인들은 심판청구 당시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에 이르는 학생 및 학부모, 중⋅고등학교에서 역사 및 한국사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 등이다. 청구인들은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 및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3조, 제4조, 이 사건 교과서 구분 고시, 이 사건 시행일 변경 고시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5. 12. 22.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라.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 경과
(1)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이하 중학교 역사 과목의 경우 교과서와 지도서를 포함한 교과용도서가,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경우 교과서가 각 문제되나, 교과용도서와 교과서를 구분하지 않고 ‘교과용도서’라 한다)를 2017. 3. 1.부터 국정도서로 사용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시행일 변경 고시는 2017. 1. 6. 교육부 고시 제2017-108호로 폐지되었다. 이 사건 교과서 구분 고시는 2017. 2. 23.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를 국정과 검정을 혼용하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 수정’(2017. 2. 23. 교육부고시 제2017-114호) 고시로 개정되었다. 또한 ‘중․고등학교교과용도서국․검․인정구분수정’고시는 2017. 5. 31.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를 검정도서로만 정하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구분 재수정’(2017. 5. 31. 교육부고시 제2017-123호) 고시로 개정되었다.
(2) 2014. 10. 8. 대통령령 제25646호로 개정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3조는 국정도서가 있을 때에는 국정도서를 우선하여 교과용도서로 선정할 의무를 학교의 장에게 부과하였다. 그런데 이 규정은 2017. 2. 22. 대통령령 제27864호로 개정되어 학교에서 사용할 교과용도서는 원칙적으로 학교의 장이 선정하도록 하면서, 국정도서가 있고 검정도서는 없는 경우에는 국정도서를 선정하되, 국정도서가 없고 검정도서는 있는 경우에는 검정도서 중에서 선정하고, 국정도서와 검정도서가 모두 있는 경우에는 국정도서와 검정도서 중에서 선정하도록 변경되었다.
-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55조, 구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2014. 10. 8. 대통령령 제25646호로 개정되고, 2017. 2. 22. 대통령령 제2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3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2015. 11. 3. 교육부 고시 제2015-78호)을 대상으로 심판청구를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구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제3조 중 청구인들의 주장과 관련 있는 것은 국정도서의 우선 사용의무에 관한 내용을 정하고 있는 제1항이므로 심판대상을 이 부분으로 한정한다. 그리고 이 사건 교과서 구분 고시 중에서 청구인들이 다투고자 하는 부분은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를 국정도서로 정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 부분으로 한정한다.
한편, 2015헌마1184 사건의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시행일 변경 고시에 대해서도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이는 2015 교육과정 고시 중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에 관한 부분의 시행시기를 2017. 3. 1.로 정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시행일 변경 고시는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초⋅중등교육법(2012. 3. 21. 법률 제11384호로 개정된 것) 제29조 제2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② 초⋅중등교육법 시행령(1998. 2. 24. 대통령령 제15664호로 제정된 것) 제55조(이하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라 한다), ③ 구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4. 10. 8. 대통령령 제25646호로 개정되고, 2017. 2. 22. 대통령령 제2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이하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1항’이라 한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3호로 개정된 것) 제4조(이하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1항과 함께 ‘이 사건 규정들’이라 한다), ④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2015. 11. 3. 교육부 고시 제2015-78호) 중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를 각 국정도서로 정한 부분(이하 ‘이 사건 국정화 고시’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초⋅중등교육법(2012. 3. 21. 법률 제11384호로 개정된 것)
제29조(교과용 도서의 사용) ② 교과용 도서의 범위⋅저작⋅검정⋅인정⋅발행⋅공급⋅선정 및 가격 사정(査定)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1998. 2. 24. 대통령령 제15664호로 제정된 것)
제55조(교과용도서의 사용) 법 제2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교과용도서의 범위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따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구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4. 10. 8. 대통령령 제25646호로 개정되고, 2017. 2. 22. 대통령령 제2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교과용도서의 선정 등) ① 학교의 장은 국정도서가 있을 때에는 이를 사용하여야 하고, 국정도서가 없을 때에는 검정도서를 선정(교육과정의 전면개정 또는 부분개정에 따라 발행된 교과용도서를 최초로 선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하 같다)⋅사용하여야 한다. 다만, 국정도서⋅검정도서가 없는 경우 또는 이를 선정⋅사용하기 곤란하거나 보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제16조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받은 인정도서를 선정⋅사용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3호로 개정된 것)
제4조(국정도서) 국정도서는 교육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교과목의 교과용도서로 한다.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2015. 11. 3. 교육부 고시 제2015-78호)
- 중학교
【국정도서】
교과(군) | 교과서 | 지도서 |
사회(역사/도덕 포함) | 역사 ①/②
【2책】 |
역사 ①/②
【2책】 |
총계 | 2책 | 2책 |
- 고등학교
【국정도서】
교과(군) | 교과서 |
한국사 | 한국사
【1책】 |
총계 | 1책 |
[관련조항]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2017. 2. 22. 대통령령 제27864호로 개정된 것)
제3조(교과용도서의 선정) ① 학교에서 사용할 교과용도서는 학교의 장이 선정한다. 다만, 신설되는 학교에서 최초로 사용할 교과용도서는 해당 학교를 관할하는 교육감 또는 교육장이 선정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교과용도서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국정도서 또는 검정도서 중에서 선정한다.
- 국정도서가 있고 검정도서는 없는 경우: 국정도서를 선정
- 국정도서가 없고 검정도서는 있는 경우: 검정도서 중 선정
3.국정도서와 검정도서가 모두 있는 경우: 국정도서와 검정도서 중 선정
③ 제2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인정도서를 선정할 수 있다.
- 국정도서와 검정도서가 모두 없는 경우
- 국정도서 또는 검정도서를 선정⋅사용하기 곤란하여 인정도서로 대체 사용하려는 경우
3.국정도서 또는 검정도서의 보충을 위하여 인정도서를 추가로 사용하려는 경우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 수정(2017. 2. 23. 교육부 고시 제2017-114호)
- 중학교
【국정도서】
교과(군) | 교과서 | 지도서 |
사회(역사/도덕 포함) | 역사 ①/②
【2책】 |
역사 ①/②
【2책】 |
총계 | 2책 | 2책 |
【검정도서】
교과(군) | 교과서 | 지도서 |
사회(역사/도덕 포함) | 사회 ①/②
사회과 부도 역사 ①/② 역사 부도 도덕 ①/② 【8책】 |
사회 ①/②
역사 ①/② 도덕 ①/② 【6책】 |
- 고등학교
【국정도서】
교과(군) | 교과서 |
한국사 | 한국사
【1책】 |
총계 | 1책 |
【검정도서】
교과(군) | 교과서 |
사회
(역사/도덕 포함) |
통합사회 / 한국지리 / 세계지리 / 한국사 / 세계사 / 동아시아사 / 경제 / 정치와 법 / 사회․문화 / 생활과 윤리 / 윤리와 사상 / 지리 부도 / 역사 부도
【13책】 |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구분 재수정(2017. 5. 31. 교육부 고시 제2017-123호)
- 중학교
【검정도서】
교과(군) | 교과서 | 지도서 |
사회(역사/도덕 포함) | 사회 ①/②
사회과 부도 역사 ①/② 역사 부도 도덕 ①/② 【8책】 |
사회 ①/②
역사 ①/② 도덕 ①/② 【6책】 |
- 고등학교
【검정도서】
교과(군) | 교과서 |
사회
(역사/도덕 포함) |
통합사회 / 한국지리 / 세계지리 / 한국사 / 세계사 / 동아시아사 / 경제 / 정치와 법 / 사회․문화 / 생활과 윤리 / 윤리와 사상 / 지리 부도 / 역사 부도
【13책】 |
- 청구인들의 주장
가. 2015헌마1060 사건
(1) 교과서는 교육제도의 물적 토대를 이루는 부분으로 교육의 방향과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고, 역사 교과서의 발행방법의 결정은 그 교과서를 발행할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가에 대한 전문적⋅기술적 사항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과용도서의 국⋅검정제에 대하여 아무런 입법적 결단도 하지 않은 채 행정권에게 포괄적⋅백지위임을 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
(2) 국정 교과서 제도 아래에서 교육부에 의하여 주도되어 만들어지게 될 역사 교과서는 교육부, 또는 교육부를 관할하는 대통령과 그 정파의 영향에 따라 내용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므로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헌법 제31조 제4항에 위반된다.
(3) 이 사건 국정화 고시는 이른바 ‘좌편향된 검정교과서들에 의한 역사 교육의 중립성’을 찾고자 하는 것인데, 그 실체도 없는 좌편향이라는 기준을 두고 이를 수정하겠다는 것 자체로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 역사와 문학 같은 과목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과정이 아니고 학생의 인격과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는 것이므로, 일부의 시각만으로 획일화해서는 올바른 역사관을 확립할 수 없는바, 교과서를 단일화하는 국정화로는 올바른 역사관 확립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제반 사정에 따라 교과서 선택권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정화는 학생의 교과서 선택권을 전혀 보장하지 못하므로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 따라서 역사 교과서의 국정 제도는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에 기초한 학생의 자유로운 교과서 선택에 관한 기본권 및 자녀의 인격이나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을 위하여 그에 상응하는 교육과정 및 교과서를 선택할 학부모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나. 2015헌마1184 사건
(1) 국가의 교과서 감독과 통제는 교과서의 내용과 선택에 관한 제반사항이 헌법의 기본이념에 배치되지 않는지의 여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에 배치되지 않는지의 여부 등에 대한 심사에 그쳐야 하고, 교과내용을 통제하는 것은 교육에 관한 국가의 권한을 벗어난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올바른 역사관’은 과거의 사실들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평가를 통하여 각자가 만들어 나가는 것인데, 이 사건 국정화 고시는 정부가 올바른 역사관을 정하고, 이를 국민에 대하여 강제할 수 있다는 것으로 그 목적 자체가 정당하지 않다. 게다가 국정 교과서 제도는 정부가 공인한 내용만을 교과서에 싣고, 교과서의 내용만을 유일한 정답으로 간주하므로, 역사교육이 단편적인 지식전달이나 주입식 교육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들은 학생의 헌법 제31조 제1항의 교육받을 권리, 교재 선택에 관한 기본권, 양심의 자유, 학부모의 자녀교육권 및 교재 선택에 관한 기본권, 교사의 교육의 자유, 교재 선택에 관한 기본권, 양심의 자유, 인격권, 교과용 도서 집필자의 학문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대한민국 국민의 청원권 등을 침해한다.
(2)이 사건 국정화 고시는 중⋅고등학생의 정규교육과정에서 가르칠 역사의 내용에 관하여 행정부인 교육부가 특정한 사상이나 의견에 대한 예방적 조치로서 그 내용을 심사, 선별하여 발표를 사전에 억제하고 하나의 견해만을 채택하고, 그 외의 견해의 발표를 금지하는 것으로서 헌법이 금지하는 언론의 사전검열에도 해당한다.
(3)피청구인은 이 사건 국정화 고시를 제정하면서 의견수렴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행정예고기간 동안 국가재정법,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위반하여 예비비를 지출하여 ‘한국사 국정교과서 홍보’ 광고에 관하여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방영함으로써, 청원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적법절차원칙을 위반하였다.
- 판 단
가. 이 사건 법률조항, 이 사건 시행령 조항 및 이 사건 규정들에 대한 판단
(1) 법령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려면 구체적인 집행행위 없이 직접 기본권을 침해해야 하고, 여기의 집행행위에는 입법행위도 포함되므로 법령이 그 규정의 구체화를 위하여 하위규범의 시행을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 법령의 직접성은 부인된다(헌재 1996. 2. 29. 94헌마213 등 참조).
(2)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1항은 “학교에서는 국가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거나 교육부장관이 검정하거나 인정한 교과용 도서를 사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인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는 교과용도서의 범위 등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으며,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다시 교과용도서의 범위 등을 다른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고, 이 사건 규정들은 국정도서가 있을 때에는 학교의 장으로 하여금 국정도서를 우선하여 사용하도록 하되, 국정도서는 교육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교과목의 교과용도서로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위임의 단계와 내용을 살펴볼 때, 교육부장관이 중학교의 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 및 고등학교의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를 국정으로 구분 고시해야만 비로소 중․고등학교의 장에게 역사 및 한국사의 교과용도서로 국정도서를 사용할 의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고, 그 이전까지는 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로 국정도서를 사용할 의무가 현실화되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에서 있어서 각 학교에서 중⋅고등학교에서 역사 과목과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로 국정도서를 사용할 의무가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바로 이 사건 국정화 고시 때문이므로, 이 사건 국정화 고시 이외에 이 사건 법률조항, 이 사건 시행령조항 및 이 사건 규정들에 대해서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3)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이 사건 시행령 조항 및 이 사건 규정들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국정화 고시에 대한 판단
(1)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려면 심판청구 당시는 물론 결정 당시에도 권리보호이익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심판계속 중에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가 종료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으므로 해당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한 것이 된다(헌재 1999. 11. 25. 95헌마154; 헌재 2012. 2. 23. 2009헌마403 참조).
이 사건 국정화 고시 및 이 사건 시행일 변경 고시로 인하여 중⋅고등학교는 2017. 3. 1.부터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로 국정도서를 사용하여야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시행일 변경 고시는 2017. 1. 6. 교육부 고시 제2017-108호로 폐지되었고, 이 사건 국정화 고시를 포함하고 있던 이 사건 교과서 구분 고시는 2017. 2. 23.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로 국정도서와 검정도서를 혼용하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 수정’(2017. 2. 23. 교육부 고시 제2017-114호) 고시로 개정되었으며, 위 국․검정 혼용체제는 2017. 5. 31.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에 검정교과서만 인정하는 검정체제로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구분 재수정’(2017. 5. 31. 교육부 고시 제2017-123호) 고시로 재개정됨으로써 이 사건 국정화 고시는 완전히 폐지되어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
결국,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로 검정도서만 인정하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구분 재수정’(교육부 고시 제2017-123호) 고시의 시행으로 말미암아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로 국정도서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할 상황이 종료되었고, 청구인들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은 달성되었으므로 이 사건 국정화 고시의 위헌 여부를 가릴 권리보호이익은 소멸하였다.
(2)다만,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헌법질서 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의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아니하여 권리보호이익이 없다 하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하여야 한다(헌재 2008. 7. 31. 2004헌마1010등; 헌재 2011. 12. 29. 2009헌마527 참조).
역사 및 한국사 과목은 개인의 가치관 및 역사관 형성, 다른 나라와의 관계정립에 관한 안목과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과목임에 틀림없다. 피청구인이 역사 및 한국사의 교과용도서를 선택의 여지가 없는 국정으로 고시한 이후 우리 사회는 교육의 자주성⋅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하여 큰 논란에 휩싸였고,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그 해결책으로 관련 고시가 현재와 같이 개정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보면, 향후 우리 사회에 이 사건과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재현될 위험이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한편, 이 사건 국정화 고시가 시행되기도 전에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용도서로 검정도서만 인정하는 검정체제로 교육부 고시가 개정되어 국정 역사교과서가 학교에서 실제 사용된 상황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국정도서의 우선 사용 의무를 정한 이 사건 규정 제3조 제1항이 2017. 2. 22. 대통령령 제27864호로 개정되어 검정도서가 없는 경우에 한해서만 국정도서가 교과용도서로 선정되도록 기준이 변경된 점을 종합해 볼 때, 현재 상황에서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에 대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도 인정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이 사건 국정화 고시에 대한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하였을 뿐만 아니라 예외적인 심판의 이익도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청구인들의 이 부분 심판청구 역시 부적법하다.
-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별지] 청구인 명단
(2015헌마1060)
- 장○우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장○천, 모 서○주
- 서○주청구인들의 대리인 변호사 장○천
(2015헌마1184)
- 김○필 외 3369인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결담당변호사 송두환, 이오영, 조숙현법무법인 양재담당변호사 한택근, 김주현, 황희석, 김용민, 김진형, 류광옥, 안희철법무법인 동화담당변호사 조영선, 서중희, 이정일, 이혜정법무법인 덕수담당변호사 길기관, 이민종, 윤영환,윤성인, 이홍주, 이강훈, 위대영, 송상교, 정민영,박수진, 임애리, 조영관, 황준협법무법인 지향담당변호사 이상희, 김수정법무법인 향법담당변호사 심재환, 권정호, 하주희, 김유정, 남성욱, 김종귀, 오현정법무법인 도담담당변호사 김남주, 김영주법무법인 산하담당변호사 이영기법무법인 여는담당변호사 권두섭, 강영구, 장종오,조세화, 김세희, 김진,차승현, 임선아, 김성진,송영섭, 김태욱, 김유정,조현주, 탁선호, 김두현,장석우, 정준영, 이석,김영관, 신선아, 우지연법무법인 일현담당변호사 김영준법무법인 한샘담당변호사 김한수, 서경원, 이석범변호사 안현지변호사 이희영변호사 김지미변호사 김하나변호사 김낭규변호사 장덕천변호사 손준호
- 행정부작위 위헌확인
[2018. 3. 29. 2016헌마795]
【판시사항】
환경부장관이 자동차 제작자에게 자동차교체명령을 해야 할 헌법상 작위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헌법 명문상 피청구인이 ○○주식회사 등에게 청구인들 소유 자동차들에 대한 자동차교체명령을 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 헌법 제35조 제1항은 환경정책에 관한 국가적 규제와 조정을 뒷받침하는 헌법적 근거로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국민건강 및 환경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여야 할 국가의 추상적인 의무는 도출될 수 있으나, 이로부터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청구인이 위 주식회사 등에게 자동차교체명령을 하여야 할 구체적이고 특정한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리고 구 대기환경보전법(2012. 2. 1. 법률 제11256호로 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7항은 부품교체명령과 자동차교체명령을 피청구인의 재량행위로 정하고 있었고,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 개정된 현행 대기환경보전법(2016. 12. 27. 법률 제14487호로 개정된 것) 제50조 제7항, 제8항은 자동차교체명령은 부품교체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부품교체명령으로 그 결함을 시정할 수 없는 때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피청구인에게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내용의 헌법상 작위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헌법 제35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구 대기환경보전법(2012. 2. 1. 법률 제11256호로 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7항
대기환경보전법(2016. 12. 27. 법률 제14487호로 개정된 것) 제50조 제7항, 제8항
【참조판례】
헌재 2004. 10. 28. 2003헌마898, 판례집 16-2하, 212, 219
헌재 2007. 12. 27. 2006헌바25, 판례집 19-2, 767, 778-779
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판례집 23-2상, 366, 382
헌재 2016. 5. 26. 2014헌마1002, 공보 236, 957, 958
【당 사 자】
청 구 인1. 정○미2. 임○원3. 신○석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담당변호사 하종선 외 5인
피청구인환경부장관
피청구인 보조참가인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주식회사대표이사 M. A. 막스프레드리히프리시대리인 변호사 정진영, 허영범, 유경선, 김춘호, 김현민, 정원일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 정○미는 폭스바겐 파사트(Passat) 자동차의, 청구인 임○원은 아우디 Q5 TDI 콰트로(Quattro) 자동차의, 청구인 신○석은 폭스바겐 티구안 TDI 블루 모션 자동차의 소유자이다.
나. 청구인들은, 청구인들 소유 자동차 엔진에 실제 도로주행시에는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성능이 크게 약화되는 임의설정(defeat device)이 적용되어 있으므로, 피청구인은 대기환경보전법 제50조 제7항에 따라 폭스바겐 아게(Volkswagen AG), 아우디 아게(Audi AG) 및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주식회사에게 청구인들 소유 자동차들에 대한 자동차교체명령을 하여야 할 헌법상 작위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작위가 청구인들의 환경권,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6. 9. 20.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피청구인 보조참가인은 2017. 8. 16. 피청구인을 위한 보조참가신청을 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 환경부장관이 폭스바겐 아게(Volkswagen AG), 아우디 아게(Audi AG) 및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주식회사에게 청구인들 소유 자동차들에 대한 자동차교체명령을 하지 않은 부작위(이하 ‘이 사건 행정부작위’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구 대기환경보전법(2012. 2. 1. 법률 제11256호로 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제작차배출허용기준 검사 등) ⑦ 환경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검사 결과 불합격된 자동차의 제작자에게 그 자동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환경부장관이 정하는 기간에 생산된 것으로 인정되는 같은 종류의 자동차에 대하여는 판매정지 또는 출고정지를 명할 수 있고, 이미 판매된 자동차에 대하여는 배출가스 관련 부품 및 자동차의 교체를 명할 수 있다.
대기환경보전법(2016. 12. 27. 법률 제14487호로 개정된 것)
제50조(제작차배출허용기준 검사 등) ① 환경부장관은 제48조에 따른 인증을 받아 제작한 자동차의 배출가스가 제작차배출허용기준에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검사를 하여야 한다.
⑦ 환경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검사 결과 불합격된 자동차의 제작자에게 그 자동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환경부장관이 정하는 기간에 생산된 것으로 인정되는 같은 종류의 자동차에 대하여는 판매정지 또는 출고정지를 명할 수 있고, 이미 판매된 자동차에 대하여는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교체를 명할 수 있다.
⑧ 제7항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제작자가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교체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제1항에 따른 검사 결과 불합격된 원인을 부품 교체로 시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환경부장관은 자동차제작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자동차의 교체, 환불 또는 재매입을 명할 수 있다.
- 청구인들의 주장
피청구인은 폭스바겐 아게, 아우디 아게 및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주식회사(이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주식회사 등’이라 한다)에게 자동차교체명령을 하여야 할 헌법상 작위의무가 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청구인들의 환경권,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
- 판 단
가. 행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의 적법요건
행정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공권력의 주체가 그 의무를 해태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공권력의 주체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규정되어”가 의미하는 바는, 첫째, 헌법상 명문으로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경우, 둘째, 헌법의 해석상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도출되는 경우, 셋째,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등을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헌재 2004. 10. 28. 2003헌마898; 헌재 2011. 8. 30. 2006헌마788; 헌재 2016. 5. 26. 2014헌마1002).
나. 헌법 명문상, 헌법 해석상 작위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
헌법 명문상 피청구인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주식회사 등에게 청구인들 소유 자동차들에 대한 자동차교체명령을 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작위의무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
한편,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국민의 환경권을 보장함과 아울러 국가와 국민에게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 헌법조항은 환경정책에 관한 국가적 규제와 조정을 뒷받침하는 헌법적 근거가 되고(헌재 2007. 12. 27. 2006헌바25), 따라서 이 규정으로부터 대기오염으로 인한 국민건강 및 환경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여야 할 국가의 추상적인 의무는 도출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국가의 추상적인 의무로부터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청구인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주식회사 등에게 자동차교체명령을 하여야 할 구체적이고 특정한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는 볼 수 없다.
청구인들은 또한, 재산권을 규정한 헌법 제23조로부터도 작위의무가 도출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재산권의 보장, 내용․한계 및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23조로부터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구체적인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헌법 명문상, 그리고 헌법 해석상 피청구인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주식회사 등에게 자동차교체명령을 하여야 할 작위의무는 인정되지 않는다.
다. 법령에 작위의무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지 여부
구 대기환경보전법(2012. 2. 1. 법률 제11256호로 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0조 제7항은 판매된 자동차의 배출가스가 제작차배출허용기준에 맞지 않는 경우 피청구인으로 하여금 배출가스 관련 부품 및 자동차의 교체를 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부품교체명령과 자동차교체명령을 피청구인의 재량행위로 정하고 있었는바, 피청구인으로서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 심판청구 이후 개정된 현행 대기환경보전법(2016. 12. 27. 법률 제14487호로 개정된 것) 제50조 제7항, 제8항은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교체를 명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부품교체명령으로 검사 결과 불합격 원인을 시정할 수 없는 경우 자동차의 교체, 환불 또는 재매입을 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동차교체명령은 부품교체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부품교체명령으로 그 결함을 시정할 수 없는 때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위 대기환경보전법 조항들이 피청구인으로 하여금 자동차교체명령을 하여야 할 의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권력 주체의 작위의무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라. 소결론
결국 피청구인에게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내용의 헌법상 작위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행정부작위에 대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피청구인 환경부장관에게 헌법에서 유래하는 구체적 작위의무가 인정되지 않는 공권력의 불행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 결 론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의3 위헌확인
[2018. 3. 29. 2017헌마396]
【판시사항】
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등록기간을 정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본문 제3호 중 ‘제14조 제1항의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범죄(이하 ‘이 사건 범죄’라 한다)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심판대상조항은 성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재범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수사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하여, 법무부장관이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등록정보를 최초등록일부터 15년 동안 보존⋅관리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라 개정된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은 선고형에 따라 등록기간을 10년부터 30년까지 달리하여 형사책임의 경중 및 재범의 위험성에 따라 등록기간을 차등화하였다.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재범의 위험성이 상당히 인정되는 사람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등록기간을 보다 세분화하거나 법관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별도의 절차를 두지 않았더라도 불필요한 제한을 부과한 것이라 보기 어렵고, 다. 성폭력처벌법은 신상정보 등록 면제제도를 도입하여, 재범의 위험성이 낮아진 경우 신상정보의 등록을 면할 수 있는 수단도 마련되어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사익보다 성범죄자의 재범 방지 및 사회 방위의 공익이 우월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나.성범죄자와 보호법익이 다른 그 밖의 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비교집단이 되지 않고, 성범죄 중 일부만 보존⋅관리대상으로 삼는 것은 입법 당시의 사회적 상황, 형사정책적 측면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반대의견
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결정에 따라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은 선고형에 따라 등록기간을 달리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등록대상자의 선정에 있어 ‘재범의 위험성’을 전혀 요구하지 않고, 이 사건 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는 당연히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규정한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을 전제로 하고 있어,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까지도 신상정보를 보존⋅관리하게 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도 개별 사안에서 책임과 불법성의 경중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그 외에도 대상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그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에 따라 재범의 위험성은 달리 판단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낮은 경우까지도 15년 동안 신상정보를 보존⋅관리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하지 않은 제한까지 부과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성폭력처벌법은 신상정보 등록 면제제도를 도입하였으나,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최소한 10년 동안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당시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사람이나 형벌과 보안처분의 효과 등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줄어든 사람의 신상정보를 보존⋅관리할 위험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신상정보 보존⋅관리에 관한 법관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별도의 절차를 두는 등 충분히 가능하고 덜 침해적인 수단을 채택하지 않은 채 등록기간을 일률적으로 15년으로 정하였다는 점에서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낮은 이들에 대하여는 달성되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범죄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지 아니하고 또 이 사건 범죄에는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여 같은 징역형이 선고되었다고 하더라도 재범의 위험성이 낮은 범죄 유형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유죄판결 확정과 별도로 신상정보 등록 여부에 관하여 법관의 판단을 받도록 하는 절차를 두는 등 기본권 침해를 줄일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채택하지 않았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재범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유형의 범행을 범한 자에 대하여도 재범의 위험성이 높은 유형의 범행을 범한 자와 동일한 제재를 가하여 그 사익을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
【심판대상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본문 제3호 중 ‘제14조 제1항의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제1항, 제17조, 제37조 제2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4조 제1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된 것) 제42조 제1항, 제45조, 제45조의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2016. 12. 20. 법률 제14412호) 제4조, 제6조 제1항
【참조판례】
가. 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판례집 27-2상, 370, 384-386
나. 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판례집 27-2상, 370, 385
【당 사 자】
청 구 인박○성국선대리인 변호사 김준석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4. 10. 15.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징역 6월 및 집행유예 1년, 80시간의 성폭력치료 강의 수강명령을 받고(의정부지방법원 2014고단2438), 그 판결이 확정되어 2014. 12. 11. 신상정보가 등록되었다. 청구인은 2017. 4. 13.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45조 제1항 제3호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 제3호 전체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나, 청구인과 관련 있는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본문 제3호 중 ‘제14조 제1항의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범죄(이하 ‘이 사건 범죄’라 한다)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6. 12. 20. 법률 제14412호로 개정된 것)
제45조(등록정보의관리)①법무부장관은제44조 제1항 또는 제4항에 따라 기본신상정보를 최초로 등록한 날(이하 “최초등록일”이라 한다)부터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이하 “등록기간”이라 한다) 동안 등록정보를 보존⋅관리하여야 한다. 다만, 법원이 제4항에 따라 등록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그 기간 동안 등록정보를 보존⋅관리하여야 한다.
-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로 3년 이하의징역⋅금고형을선고받은사람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제49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공개명령이 확정된 사람: 15년
- 청구인의 주장
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심판대상조항은 세분화된 심사 기준을 두어 신상정보의 등록 여부 및 등록기간을 결정하여야 함에도 선고형에 따라 등록기간만 구별하고 있고, 청구인과 같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을 경과하여 형의 선고의 효력이 상실된 경우에도 계속하여 신상정보를 보존⋅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나. 평등권 침해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 범죄를 범한 사람을 등록대상 성범죄 외의 범죄를 범한 사람과 차별하고 있고,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을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과 같이 취급하고 있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성범죄의 재범을 억제하고 재범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수사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하여, 법무부장관이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등록정보를 최초등록일부터 15년 동안 보존⋅관리하게 하는데, 이는 정당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참조).
(2) 침해의 최소성
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결정은 모든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등록기간을 일률적으로 20년으로 규정하고 있었던 구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에 대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재범의 위험성에 따라 등록기간을 조정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재범의 위험성이 줄어들었음을 입증하여 등록의무를 면하거나 등록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잠정적용)을 하였다.
이에 따라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은 선고형에 따라 등록기간을 10년부터 30년까지 달리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선고형을 결정함에 있어 고려되는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형법 제51조 참조)은 재범의 위험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이므로, 개정법은 형사책임의 경중 및 재범의 위험성에 따라 등록기간을 차등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개정법에 의하면, 이 사건 범죄를 범한 사람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10년 동안,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15년 동안, 3년 초과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20년 동안 등록정보가 보존⋅관리된다. 그 중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 15년 동안 등록정보가 보존⋅관리되도록 규정한 것인데, 이 사건 범죄의 기소유예 비율과 벌금형 선고 비율이 매우 높은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재범자이거나 죄질이 중하여 재범의 위험성이 상당히 인정되는 사람일 것이므로, 등록기간을 보다 세분화하거나 신상정보 보존⋅관리에 관한 법관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별도의 절차를 두지 아니한 것이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불필요한 제한을 부과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또한 성폭력처벌법은 신상정보 등록 면제제도를 도입하여, 등록기간이 30년인 경우에는 20년, 20년인 경우에는 15년, 15년인 경우에는 10년, 10년인 경우에는 7년이 경과한 후에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법무부장관에게 신상정보 등록의 면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성폭력처벌법 제45조의2 제2항), 법무부장관은 ① 등록기간 중 등록대상 성범죄를 저질러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없을 것, ②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로 선고받은 징역형 또는 금고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벌금을 완납하였을 것, ③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로 부과받은 부수처분의 집행을 완료하였을 것, ④ 등록기간 중 신상정보 등록 또는 부수처분에 관련된 의무를 위반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없을 것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신상정보 등록을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같은 조 제3항).
위 규정에 따라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더라도 10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신상정보 등록의 면제를 신청할 수 있고,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로 부과받은 형벌과 보안처분의 집행을 성실히 마치고 등록대상 성범죄를 다시 범하지 않은 경우에는 신상정보 등록이 면제되므로, 개정법은 재범의 위험성이 낮아진 경우 신상정보의 등록을 면할 수 있는 수단도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등록정보가 보존⋅관리된다고 하여 그 자체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사회복귀가 저해되는 것은 아니다. 등록정보는 등록대상 성범죄의 예방과 수사라는 한정된 목적 하에 검사 또는 각급 경찰관서의 장과 같이 한정된 범위의 사람들에게만 배포될 수 있고, 등록정보의 보존⋅관리 업무에 종사하거나 종사하였던 자가 직무상 알게 된 등록정보를 누설할 경우 형사처벌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사익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참조). 반면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성범죄자의 재범 방지 및 사회 방위의 공익이 매우 중요한 것임은 명백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된다.
(4)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나. 평등권 침해 여부
(1)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이 사건 범죄를 범한 사람을 등록대상 성범죄 외의 범죄를 범한 사람과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범죄와 보호법익이 다른 그 밖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라고 볼 수 없고, 심판대상조항이 이 사건 범죄를 범한 사람의 등록정보를 보존⋅관리하는 것은 입법 당시의 사회적 상황, 일반 국민의 법감정, 범죄의 실태와 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구분이 자의적이라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참조).
(2)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과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같이 취급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청구인의 주장은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등록정보를 일률적으로 15년 동안 보존⋅관리하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이 과도한 제한을 하고 있다는 취지에 다름 아니므로,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를 이미 판단한 이상 이 주장에 대하여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 결 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반대의견,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의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므로 다음과 같이 견해를 밝힌다.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보존⋅관리함으로써 성범죄를 예방하고, 성범죄자의 조속한 검거 등 수사의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심판대상조항은 정당한 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이 사건 관리조항에 대한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별개의견 참조).
나. 침해의 최소성
(1)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은 성범죄자의 재범 방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입법자는 재범의 위험성에 상응하는 등록기간을 정함으로써 등록대상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하여야 한다(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참조).
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결정은 모든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등록기간을 일률적으로 20년으로 규정하고 있었던 구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잠정적용)을 하였고, 이에 따라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은 선고형에 따라 등록기간을 10년부터 30년까지 달리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그 중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 15년 동안 등록정보가 보존⋅관리되도록 규정한 것이다.
그런데 신상정보 등록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은 여전히 등록대상자의 선정에 있어 ‘재범의 위험성’을 전혀 요구하지 않고, 이 사건 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는 당연히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된 성폭력처벌법 제45조 제1항은 개정 전과 마찬가지로 위와 같이 재범의 위험성을 요구하지 않는 신상정보 등록을 전제로 하여 신상정보의 등록기간을 정하고 있으므로,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까지도 신상정보를 보존⋅관리하게 되는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이 사건 등록조항에 대한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반대의견 참조).
또한 이 사건 범죄의 구성요건인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고려함과 아울러, 당해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등은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된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도 개별 사안에서 이 사건 범죄의 행위 태양은 다양하게 존재하고, 등록대상자의 재범방지 필요성 및 사회방위의 필요성 등을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책임, 불법성의 경중 역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이 사건 등록조항에 대한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반대의견 참조).
책임이나 불법성의 경중 외에도 대상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그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에 따라 재범의 위험성은 달리 판단될 수 있다.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도 성적 성벽이 없고, 가족 관계나 직업 등을 고려해 볼 때 재범을 막아줄 만한 사회적 유대가 충분한 경우 등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낮은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범의 위험성은 등록대상자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등록정보를 일률적으로 15년 동안 보존․관리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낮은 경우까지도 15년 동안 신상정보를 보존⋅관리하도록 규정하여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하지 않은 제한까지 부과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에서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
(2) 성폭력처벌법은 신상정보 등록 면제제도를 도입하여,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0년이 지나면 신상정보 등록의 면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성폭력처벌법 제45조의2 제2항 제3호). 그러나 위 규정 역시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최소한 10년 동안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당시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는 사람이나 형벌과 보안처분의 효과 등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줄어든 사람의 신상정보를 보존⋅관리할 위험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내용의 신상정보 등록 면제제도를 도입한 것만으로는 등록대상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볼 수 없다.
(3)다른 보안처분의 경우 양형과는 별도로 대상자의 재범의 위험성을 실질적으로 조사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보안처분의 부과 여부와 부과 기간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들이 마련되어 있다(‘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30조 제2호, 제59조,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9조,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17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61조 등). 신상정보 등록 제도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수단을 채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거나 사법부나 행정부에 중대한 부담을 지우는 등 특별히 어려운 일이라고는 볼 수 없고, 위와 같은 수단을 채택하였다면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낮은 사람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덜 제한하면서도 재범 방지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신상정보 보존⋅관리에 관한 법관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별도의 절차를 두는 등 충분히 가능하고 덜 침해적인 수단을 채택하지 않은 채 등록기간을 일률적으로 15년으로 정하였다는 점에서도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
(4)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다.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이 중요함은 명백하다. 그러나 침해의 최소성과 관련하여 살핀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낮은 이들에 대하여는 예외적으로 달성되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익의 균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라.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가.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등록정보를 15년 동안 보존⋅관리하게 하는 것이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른 재판관들과 의견이 같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이 사건 범죄는 폭력에 의한 간음이나 추행행위 자체가 구성요건에 들어 있지 않은 범죄로서 다른 성폭력범죄와 달리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특정강력범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범죄는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라기보다는 성풍속 내지 피해자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범죄의 성격이 강하다.
이 사건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는 행위자의 범의⋅범행 동기⋅행위 상대방⋅행위 횟수 및 방법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고, 다른 성폭력범죄와 달리 그 개별 행위유형에 따라 재범의 위험성 및 신상정보 등록 필요성이 현저히 다르다. 소아성기호증 등 성적 성벽이 발현된 범행으로 재범이 예견되거나 공격적 성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촬영행위는 재범을 방지하고 재범 시 범죄자를 신속하게 체포하기 위하여 신상정보 등록대상으로 삼아 장기간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반면 위험성이 크지 않은 촬영행위까지 필요적 신상정보 등록대상으로 삼고 그 정보를 장기간 보존⋅관리하는 것은 재범의 위험성이 크지 않은 성범죄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지나친 제한이 된다.
(2) 이 사건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에 해당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고려함과 아울러, 당해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등은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는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참조).
하지만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은 정도의 차이를 수반하는 개념이므로, 단순한 호기심 발동을 넘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고 성적 도덕관념을 훼손하는 정도면 충분한지, 아니면 더 나아가 ‘음란’의 경우처럼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하거나 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지 불명확한 측면이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신체’가 성적 상징성이 확실히 나타나는 특정 신체 부위에 국한되는 것인지, 또 같은 부위라도 어떤 각도⋅거리⋅초점 등으로 촬영되어야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으로 인정되는지에 관한 판단은 각자의 가치관과 취향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은 법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을 통해 그 의미내용을 객관적으로 확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현재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의 내용만으로는 일반 국민으로서는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지 예측하기 어렵고, 동시에 법관에 따라 유무죄 및 양형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등록정보를 일률적으로 15년 동안 보존⋅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범죄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지 않은 데 따르는 위험성은 유무죄 판단뿐만 아니라 신상정보 등록 여부 및 등록기간을 결정하는 데까지 이어진다. 수범자인 국민은 어떤 행위를 할 경우 자신의 신상정보가 등록되고,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등록되는지 예측하기 어렵고, 일단 이 사건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신상정보 등록 면제제도를 고려하더라도 적어도 10년 동안 등록정보가 보존⋅관리되며 이를 다툴 방법도 없다(헌재 2015. 7. 30. 2014헌마340등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참조).
(3)이 사건 범죄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지 아니하고 또 이 사건 범죄에는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여 같은 징역형이 선고되었다고 하더라도 재범의 위험성이 낮은 범죄 유형도 있다. 그렇다면 유죄판결 확정과 별도로 신상정보 등록 여부에 관하여 법관의 판단을 받도록 하는 절차를 두는 등 기본권 침해를 줄일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채택하였어야 했다.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이 사건 범죄의 유형이 매우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유형의 범행에 대하여도 재범의 위험성이 높은 유형의 범행과 동일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범죄의 유형에 따라 일부 범죄자의 경우 그 사익을 지나치게 침해하여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라.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출처: 헌법재판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