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선하증권의 발행요건과 발행권자[대법원 2020. 6. 11. 선고 중요판결]
2018다249018 구상금 (카) 파기환송
[스위치 선하증권의 발행요건과 발행권자]
◇권한 없는 자가 발행한 스위치 선하증권이 유효한지 여부 및 발행요건을 갖추지 못한 스위치 선하증권 발행인이 그 선의취득자에 대해 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소극)◇
선하증권은 운송물의 인도청구권을 표창하는 유가증권으로 운송계약에 기하여 작성되는 유인증권이고, 상법은 운송인이 송하인으로부터 실제로 운송물을 수령 또는 선적하고 있는 것을 유효한 선하증권 성립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으므로, 운송물을 수령 또는 선적하지 아니하였는데도 발행한 선하증권은 원인과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여 목적물의 흠결이 있는 것으로서 무효이다(대법원 1982. 9. 14. 선고 80다1325 판결,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47585 판결 등 참조).
이른바 스위치 선하증권(Switch B/L)은 운송인이 최초 발행한 선하증권(이하 ‘원 선하증권’이라고 한다)을 대체하여 발행하는 것으로 주로 선적 이후에 수하인이나 물량 등 수출입계약의 내용을 변경하기 위한 경우 또는 한 건의 선하증권을 분할하거나 반대로 여러 건의 선하증권을 통합할 필요가 있을 경우 등 원 선하증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특수한 목적을 위하여 발행하게 된다. 이러한 스위치 선하증권도 유효한 선하증권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선하증권의 발행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 즉, 스위치 선하증권도 운송물을 수령하고 발행하여야 하므로 발행권자는 원칙적으로 운송계약의 당사자로서 원 선하증권을 발행한 운송인이나 선박소유자 또는 운송인의 위임을 받은 선박대리점이나 운송주선인 등 운송인으로부터 선하증권의 교부를 위임받은 자이어야 하고, 권한 없는 자가 발행하는 경우에는 적법한 선하증권이라고 볼 수 없다(상법 제852조, 제855조 참조). 따라서 제3자가 아무런 원인관계 없이 원 선하증권만을 교부받았다고 하여 운송물의 점유가 이전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할 수 없고, 새롭게 운송을 인수하여 원 선하증권을 대체하는 스위치 선하증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다.
나아가 선하증권의 발행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행한 스위치 선하증권은 효력이 없으므로 이러한 무효인 선하증권을 발행한 경우 운송인이 아닌 자가 그 문언증권성에 따라 발행인으로서 스위치 선하증권을 선의로 취득한 자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도 볼 수 없다.
☞ 원고는 이 사건 화물의 중계무역업자와 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고, 피고는 운송인이 아님에도 위 중계무역업자로부터 요청을 받아 스위치 선하증권을 발행한 자인데, 이 사건 화물이 운송 도중 훼손되어 원고가 최종 수입업자에게 그 손해액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한 후 스위치 선하증권을 발행한 피고를 상대로 운송인으로서의 책임을 물어 구상금을 청구하는 사안에서, 피고가 권한 없이 발행한 스위치 선하증권은 적법한 선하증권으로 볼 수 없고, 피고는 운송인이 아니므로 이 사건 화물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며, 위 스위치 선하증권을 선의취득한 자에 대해 발행인으로서의 책임도 부담하지도 아니한다고 보아 피고의 운송인으로서의 책임과 선의취득자에 대한 책임을 모두 인정한 원심을 파기한 사례
#판례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