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공보 제256호(2018.01)
이 곳에 게재된 판시사항, 결정요지, 심판대상조문, 참조조문 및 참조판례 등은 독자의 편의를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헌법재판소결정 원문의 일부가 아님을 밝힙니다. (판례집 9-1, 611 …………… 헌법재판소판례집 제9권1집 611쪽) (판례집 9-1, 90, 96-98 …… 헌법재판소판례집 제9권1집 90쪽부터 시작되는 판례의 96~98쪽) (공보23, 602 …………………헌법재판소공보 제23호 602쪽) 【자료총괄과 ☎ 2075-2215】 |
判 例 |
- 구 소년법 제67조 위헌제청 268
[2018. 1. 25. 2017헌가7⋅12⋅13(병합)]
가. 소년범 중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자에 한하여 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에 있어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 구 소년법(1988. 12. 31. 법률 제4057호로 전부개정되고,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이하 ‘이 사건 구법 조항’이라 한다)가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적극)
나. 소년법(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된 것) 제67조(이하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대상의 확장과 헌법불합치결정의 필요성
- 청원경찰법 제10조의6 제1호 위헌제청 273
[2018. 1. 25. 2017헌가26]
청원경찰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당연 퇴직되도록 규정한 청원경찰법(2010. 2. 4. 법률 제10013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의6 제1호 중 제5조 제2항에 의한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5호에 관한 부분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 위헌소원 277
[2018. 1. 25. 2015헌바277]
가.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0. 12. 27. 법률 제10417호로 개정되고, 2011. 12. 31. 법률 제111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가운데 제14조 제3항과 관련된 부분 중 “그 사용일부터 2년 이상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고 매각하는 경우에 해당 부분에 대하여는 감면된 취득세를 추징한다.”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군사기밀 보호법 제13조의2 제1항 등 위헌소원281
[2018. 1. 25. 2015헌바367]
가. 구 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되고, 2015. 3. 27. 법률 제132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의2 제1항 중 “제11조에 따른 죄를 범한 자가 금품이나 이익을 공여한 경우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부분(이하 ‘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이라 한다)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중 “외국인을 위하여 제12조 제1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가중처벌한다.”부분(이하,‘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내지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 구 의료기기법 제12조 제3항 등 위헌소원 등286
[2018. 1. 25. 2016헌바201, 2017헌바205(병합)]
가. 의료기기 수입업자가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경우를 처벌하는 구 의료기기법(2010. 5. 27. 법률 제10326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5항 중 제12조 제3항 가운데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내용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의료기기법 금지조항’이라 한다), 제44조의2 중 제14조 제5항이 준용하는 경우의 제12조 제3항 가운데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부분(이하 ‘의료기기법 처벌조항’이라 한다), 의료인이 의료기기업자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경우를 처벌하는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 구 의료법(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쳐 ‘의료법 금지조항’이라 한다),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의2 가운데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이하 ‘의료법 처벌조항’이라 한다)이 의료기기 수입업자 또는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의료기기법 금지조항에 사용된 ‘의료기관 개설자’의 개념과 의료기기법 금지조항 및 의료법 금지조항에 사용된 ‘채택’의 개념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다. 의료기기법 금지조항과 의료법 금지조항이 예외적 허용사유를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한 것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라. 의료기기법 금지조항과 의료기기법 처벌조항이 법인인 의료기관 개설자의 경우와 달리 자연인인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기업자만 처벌하고, 의료법 금지조항과 의료법 처벌조항이 리베이트 수수자의 신분이 의료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영역에 비해 엄격하게 처벌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마. 법인인 의료기기업자의 대표자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리베이트를 제공한 경우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하도록 한 구 의료기기법(2010. 5. 27. 법률 제10326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중 제44조의2에 관하여 ‘법인’을 처벌하는 부분(이하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이라 한다)이 자기책임원칙이나 무죄추정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바.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이 합리적 이유 없이 의료인에 비해 의료기기업자를 엄격하게 처벌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 행정소송법 제23조 제1항 등 위헌소원 294
[2018. 1. 25. 2016헌바208]
가. 취소소송 등의 제기 시 집행정지의 요건을 규정한 행정소송법(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이라 한다)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 취소소송 등의 제기 시 집행부정지원칙을 취하고, “처분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 집행정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행정소송법(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집행부정지 조항’이라 한다) 및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이하 위 조항들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민사집행법 제130조 제3항 등 위헌소원 298
[2018. 1. 25. 2016헌바220]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시 보증으로 매각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전 또는 유가증권을 공탁하도록 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결정으로 각하하도록 한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130조 제3항, 제4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등 위헌소원 302
[2018. 1. 25. 2016헌바272]
가.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를 할 수 있는 경우를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의 경우로만 제한한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83조 제4호(이하 ‘형사소송법조항’이라 한다)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경우 강제추행한 것에 준하여 처벌하도록 규정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조 제5항 중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제3항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는 부분(이하 ‘성폭력처벌법조항’이라 한다)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농업협동조합법 제29조 제3항 위헌소원 305
[2018. 1. 25. 2016헌바315]
가. 지역축산업협동조합 조합원이 조합원 자격이 없는 경우 당연히 탈퇴되고, 이사회가 이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107조 제1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29조 제2항 제1호, 제29조 제3항 중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 위헌소원 309
[2018. 1. 25. 2016헌바379]
가.‘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조 제1항 중 “제4조 제1항[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의 미수범이 다른 사람을 상해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평등원칙에위배되는지 여부(소극)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 단서 위헌소원 312
[2018. 1. 25. 2016헌바466]
가. 일정 범위의 사업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그 적용제외사업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4.11.법률제8373호로 전부개정된 것, 이하 개정연혁과 관계없이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6조 단서(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한다)가포괄위임금지원칙에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평등원칙에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다. 심판대상조항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규정한 헌법 제34조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 등 위헌확인 315
[2018. 1. 25. 2015헌마821⋅834⋅917(병합)]
가.선거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선거권제한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2013. 12. 30. 법률 제12149호로 개정된 것) 제19조 제1호 중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부분(이하 ‘피선거권제한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부분(이하 ‘선거운동제한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라. 후보자에게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반환하도록하는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65조의2 제1항 전문 중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제264조에 규정된 자신의 죄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사람’에 관한 부분(이하 ‘기탁금 등 반환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보건복지부지침 2015년도 보육사업안내 부록2위헌확인 334
[2018. 1. 25. 2015헌마1047]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영유아 중에서 재외국민인 영유아를 보육료⋅양육수당의 지원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청구인들과 같이 국내에 거주하면서 재외국민인 영유아를 양육하는 부모를 차별하는 보건복지부지침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2항 등 위헌확인 338
[2018. 1. 25. 2016헌마319]
가.‘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2014. 5. 21. 법률 제12668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개정연혁과관계없이‘독립유공자법’이라한다) 제12조 제2항 단서 제1호 중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1명에 한정하여 보상금을 지급하는 부분 및 같은 조 제4항 제1호 중 나이가 많은 사람을 우선하는 부분(이하, 합하여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청구가 청구기간을 준수하였는지 여부(소극)
나.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2016. 1. 7. 대통령령 제26872호로 개정되고, 2016. 12. 30. 대통령령 제277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 [별표 1] 중 ‘건국훈장 5등급 서훈자의 배우자 외의 유족’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공직선거법 제57조 위헌확인 343
[2018. 1. 25. 2016헌마541]
가. 지역구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의 기탁금 반환 사유로 예비후보자가 당의 공천심사에서 탈락하고 후보자등록을 하지 않았을 경우를 규정하지 않은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57조 제1항 제1호 다목 중 지역구국회의원선거와관련된부분(이하‘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적극)
나.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되 계속 적용을 명한 사례
- 구 소년법 제67조 위헌제청
[2018. 1. 25. 2017헌가7⋅12⋅13(병합)]
【판시사항】
가. 소년범 중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자에 한하여 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에 있어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 구 소년법(1988. 12. 31. 법률 제4057호로 전부개정되고,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이하 ‘이 사건 구법 조항’이라 한다)가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적극)
나. 소년법(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된 것) 제67조(이하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대상의 확장과 헌법불합치결정의 필요성
【결정요지】
가.집행유예는 실형보다 죄질이나 범정이 더 가벼운 범죄에 관하여 선고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집행유예보다 중한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경우에는 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에 있어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고 하여 공무원 임용 등에 자격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특례조항을 두지 아니하여 불합리한 차별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집행유예 기간은 실형의 2배로 정해지는 것이 법원의 실무례인바, 이 기간 동안 집행유예 중이라는 이유로 공무원 임용 등 자격을 제한한다면 실형보다 오히려 긴 기간 동안 자격을 제한하게 되어 범죄에 대한 책임과 자격의 제한이 비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집행유예 기간을 경과한 자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하고 향후 자격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아니함에도,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따르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의 자격제한을 완화하지 아니하여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도 그 후 일정 기간 자격제한을 받게 되었으므로, 명백히 자의적인 차별에 해당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이 사건 구법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므로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을 하여야 하나,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소년범의 자격에 관한 특례를 인정하는 근거마저 사라지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계속적용을 명한다면 위헌선언의 효력이 당해사건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 적용을 중지한다. 다만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계속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는바, 당해사건에서는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이 개정될 때를 기다려 개정된 신법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은 일부 자구상의 표현만 다를 뿐 실질적 내용에 변함이 없고 위헌 여부에 관하여 이 사건 구법 조항과 결론을 같이 할 것이 명백하므로, 법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심판대상에 포함하여 함께 판단한다. 그런데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을 단순위헌으로 결정하여 당장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법적 공백으로 인하여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소년범도 자격 제한을 받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여 계속적용을 명하되, 입법자는 늦어도 2018. 12. 31.까지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한다.
【심판대상조문】
구 소년법(1988. 12. 31. 법률 제4057호로 전부개정되고,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
소년법(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된 것) 제67조
【참조조문】
구 군인사법(1989. 3. 22. 법률 제4085호로 개정되고, 2000. 12. 26. 법률 제62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2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 제1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5조
【참조판례】
가.헌재 2014.1.28. 2012헌마409등, 판례집 26-1상, 136, 147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5032 판결
나.헌재 2008.7.31. 2004헌마1010등, 판례집 20-2상, 236, 256-257헌재 2010.7.29. 2008헌가28, 판례집 22-2상, 74, 87헌재 2011.11.24. 2009헌바146등, 판례집 23-2하, 222, 239-240
【당 사 자】
제청법원1. 서울고등법원(2017헌가7)
- 전주지방법원(2017헌가12)
- 전주지방법원(2017헌가13)
제청신청인1. 안○원(2017헌가7)
- 이○길(2017헌가12)
- 이○우(2017헌가13)
- 최○식(2017헌가13)
당해사건1. 서울고등법원 2016누66157 임관일자정정처분취소(2017헌가7)
- 전주지방법원 2016구합1018 임용무효처분취소(2017헌가12)
- 전주지방법원 2016구합954 임관일자정정처분취소(2017헌가13)
【주 문】
1.구 소년법(1988. 12. 31. 법률 제4057호로 전부개정되고,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법원 기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위 법률조항의 적용을 중지하여야 한다.
2.소년법(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된 것) 제67조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18. 12.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2017헌가7 사건
제청신청인 안○원은 1975. 9. 25.생으로, 1993. 12. 22. 부산지방법원에서 특수절도죄 등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같은 해 12. 30.경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후 제청신청인은 1995. 5. 27. 단기복무하사로 임용되었고, 1999. 1. 1. 장기복무하사로 임용되었다(이하 단기복무하사 임용을 ‘1차 임용’, 장기복무하사 임용을 ‘2차 임용’이라 한다).
특수전학교장은 제청신청인이 1차 임용 당시 집행유예 기간 중이어서 구 군인사법(2000. 12. 26. 법률 제62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2항 제5호(이하 ‘구 군인사법 조항’이라 한다)에 따라 1차 임용이 무효라고 판단하였고, 2015. 10. 9. 제청신청인에게 임관일자를 2차 임용일인 1999. 1. 1.로 정정한다고 통보하였다.
제청신청인은 위 통보에 불복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수원지방법원 2016구합63508), 2016. 9. 13. 각하 판결이 선고되자 2016. 9. 23. 항소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6누66157). 제청신청인은 항소심 계속 중 위 통보의 근거조항인 구 소년법 제67조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고, 법원은 2017. 1. 11. 위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6아1375).
나. 2017헌가12 사건
제청신청인 이○길은 1973. 9. 20.생으로, 1993. 12. 21. 서울고등법원에서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같은 해 12. 29.경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후 제청신청인은 1994. 11. 19. 1차 임용되었고, 1998. 7. 1. 2차 임용되었다.
육군부사관학교장은 제청신청인이 1차 임용 당시 집행유예 기간 중이어서 구 군인사법 조항에 따라 1차 임용이 무효라고 판단하였고, 2차 임용된 1998. 7. 1.에도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상태였으므로 2차 임용 역시 무효라고 판단하여, 2015. 10. 5. 제청신청인의 하사관 임용을 모두 무효로 하는 처분을 하였다.
제청신청인은 위 처분에 불복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전주지방법원 2016구합1018), 위 소송 계속 중 위 처분의 근거조항인 구 소년법 제67조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 법원은 2017. 2. 3. 위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전주지방법원 2016아169).
다. 2017헌가13 사건
제청신청인 이○우는 1974. 1. 12.생으로, 1993. 8. 6. 대구지방법원에서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위반 등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같은 해 8. 14.경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후 제청신청인은 1995. 1. 7. 1차 임용되었고, 1999. 12. 31. 2차 임용되었다.
제청신청인 최○식은 1974. 3. 24.생으로, 1993. 12. 14. 광주지방법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금고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같은 해 12. 22.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후 제청신청인은 1994. 11. 26. 1차 임용되었고, 1998. 7. 1. 2차 임용되었다.
특수전학교장은 위 제청신청인들이 1차 임용 당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으므로 구 군인사법 조항에 따라 1차 임용이 무효라고 판단하였고, 이에 2015. 10. 7. 제청신청인 이○우의 임관일자를 2차 임용일인 1999. 12. 31.로 정정하는 처분을, 같은 날 제청신청인 최○식의 임관일자를 2차 임용일인 1998. 7. 1.로 정정하는 처분을 하였다.
제청신청인들은 위 처분에 불복하여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전주지방법원 2016구합954), 위 소송 계속 중 위 처분의 근거조항인 구 소년법 제67조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 법원은 2017. 2. 3. 위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전주지방법원 2016아170).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소년법(1988. 12. 31. 법률 제4057호로 전부개정되고,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이하 ‘이 사건 구법 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한편, 위 조항은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되었으나 일부 자구상의 표현만 다를 뿐 그 실질적 내용에는 변함이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소년법(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된 것) 제67조(이하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이라 한다) 또한 그 위헌 여부에 관하여 이 사건 구법 조항과 결론을 같이 할 것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현행법 조항도 심판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한다(헌재 2008. 7. 31. 2004헌마1010등; 헌재 2011. 11. 24. 2009헌바146 등 참조).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소년법(1988. 12. 31. 법률 제4057호로 전부개정되고,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7조(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 소년으로 범한 죄에 의하여 형의 선고를 받은 자가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의 면제를 받은 때에는 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에 있어서는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소년법(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된 것)
제67조(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에 의하여 형을 선고받은 자가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경우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할 때에는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관련조항]
구 군인사법(1989. 3. 22. 법률 제4085호로 개정되고, 2000. 12. 26. 법률 제62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결격사유등) ②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장교, 준사관 및 하사관에 임용될 수 없다.
-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유예 중에 있거나 그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2005. 7. 29. 법률 제76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조(집행유예의 요건) 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단서 생략)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65조(집행유예의 효과)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후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 제청법원의 위헌제청 이유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만 특례를 적용하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는 특례를 적용하지 아니하여, 집행유예 기간 동안 뿐 아니라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하여 형선고의 효력이 상실되더라도 자격에 관하여 법령에서 정한 기간 동안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다.
또한 이 사건 구법 조항의 문언상 ‘형을 선고받은 자가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경우’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유예기간이 경과하여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은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소년범 중 형의 선고를 받은 사람과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으므로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된다.
- 판 단
가. 평등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실형을 선고받은 소년범의 경우 집행종료 또는 면제와 동시에 자격에 관한 법령을 적용함에 있어 장래를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도록 한 반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소년범에 대해서는 그러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자는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는 한 교정시설에 구금되지 않고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어 공무원 임용 등 사회활동을 할 때 형 집행이 종료 또는 면제된 자와 차이가 없고(헌재 2014. 1. 28. 2012헌마409등 참조), 집행유예 기간을 경과한 자는 더 이상 형의 집행을 받을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형 집행이 종료 또는 면제된 자와 다르지 않다. 또한 이들은 모두 소년범으로서 장래 건전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데 전과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를 자격에 관한 법령 적용에 있어 달리 취급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된다.
일반적으로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배제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한다 할 것이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은 평등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15. 7. 30. 2014헌가7 참조).
나. 판단
소년은 성인에 비하여 개선가능성이 크고 사회의 비행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소년법으로 규율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소년이었을 때 범한 죄로 인하여 소년이 자포자기에 빠지지 않도록 공직 등 사회 진출에 제약을 가하지 아니하고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특례조항이다. 이는 소년이 비록 범죄를 저지른 전과가 있다 하더라도 주체적 인격과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건전한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특별한 배려는 실형을 선고받은 소년범 뿐만 아니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소년범에게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더욱이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선고하는 것으로서 실형보다 죄질이나 범정이 더 가벼운 범죄에 대하여 선고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가 실형을 선고받은 자보다 일정한 자격에서 요구되는 윤리성이나 원활한 직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07. 7. 26. 2006헌마764 참조). 따라서 공무원 등으로 임용되는 자격 등을 제한할 때에는 위와 같은 사정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집행유예보다 중한 실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경우에는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면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아니하여 결과적으로 공무원 등으로 임용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불합리한 차별을 야기하고 있다.
먼저 형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할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기간은 실형의 2배로 정해지는 것이 법원의 실무례이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집행유예 중이라는 이유로 공무원 임용 등 여러 가지 자격을 제한한다면, 이와 같은 자격의 제한이 범죄에 대한 책임과 비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자는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자보다 선고형이 가벼운데도 불구하고 더 긴 기간 동안 임용을 제한받게 되므로, 집행유예 기간 동안 임용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헌재 2014. 1. 28. 2012헌마409등 참조).
또한 형법 제65조에 따르면 집행유예 기간을 경과한 경우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는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형의 실효와 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것으로서(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8021 판결;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5032 판결 등 참조), 원칙적으로 형의 선고에 의한 법적 효과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하며 향후 자격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건 구법 조항에서 소년범이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 자격제한을 완화하지 아니하여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하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 자격제한을 받게 된다.
물론, 공무원의 임용결격 사유와 같이 일정한 직역에 자격제한을 두는 것은 입법자의 재량 영역이므로(헌재 2010. 9. 30. 2009헌바122 참조) 법률로 일정 기간 동안 자격을 제한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입법은 소년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가능하다.
그러나 개선가능성이나 재사회화 가능성 등 소년의 특성을 반영하여 비록 범죄행위를 하였다 하더라도 향후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소년법에서 강력한 제재보다는 보호와 교화를 목적으로 이 사건 구법 조항과 같은 자격제한의 특례를 인정하고 있는 이상, 그 적용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형평과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소년의 건전한 성장과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위해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이후에는 유예기간 없이 공무원 등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하면서, 그보다 가벼운 형이라 할 수 있는 집행유예의 경우에는 그 기간을 경과하였더라도 기간 종료 후 일정 기간 동안 자격이 제한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므로, 이는 명백히 자의적인 차별로서 정당화되지 아니한다.
국가공무원법이나 구 군인사법 등 각종 자격을 정하는 법률에서는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형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자보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의 결격기간을 더 짧게 규정하여 실형과 집행유예 사이의 경중을 반영하고 있는바, 이는 집행유예를 더 불리하게 처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구법 조항에서는 유독 소년범의 자격제한을 완화함에 있어 실형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는 특례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여 실제 운용에 있어서 더 불리하게 취급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균형성과 형평성을 상실하고 있다.
한편, 집행유예는 형 집행의 변형된 형태이므로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는 공무원 등으로 임용될 수 없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집행유예 기간 중인 자는 실제로 구금되지 않아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고 직업 수행이나 일반 사회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으므로, 소년범에 대한 자격제한의 특례를 인정하는 이상, 집행유예 기간 중이라 하여 특별히 공무원 임용 등의 자격을 제한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소년범이 그 집행유예 기간 중에 공무원 등 자격제한이 문제되는 직역의 채용시험에 합격하였거나 임용되었다면 그와 같은 소년범은 이미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새로이 출발하여 건전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일 수도 있다. 따라서 소년범의 경우 집행유예 기간 중에는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되지 아니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임용하거나 공무원 등으로 임용된 후 집행유예가 실효되거나 취소되는 경우 이를 당연퇴직사유로 하는 등 별도의 규정을 두어 규제할 수 있고, 일본의 입법례를 참조하여 집행유예 기간 중 형의 집행을 종료한 것으로 보아 자격제한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허용하는 것도 입법론적으로 가능하다.
최근 일련의 청소년 집단 폭행 사건 등으로 인하여 일각에서는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소년법은 소년에 대한 특별한 조치를 통하여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는 것을 돕기 위하여 규정된 것인데, 오히려 그와 같은 보호가 소년의 책임 및 죄의식을 약화시켜 더 폭력적이고 잔인한 범죄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소년법 존치가 필요한지 여부에 관한 논의와 별개로, 소년법이 유효한 법률로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는 이상 이로 인하여 자의적인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만약 그러한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면 이와 같은 차별은 시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구법 조항이 형의 집행이 종료 또는 면제된 자와 달리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소년범에 대한 자격완화 특례규정을 두지 아니하여 자격제한을 함에 있어 군인사법 등 해당 법률의 적용을 받도록 한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구법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다. 헌법불합치 결정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구법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므로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지만,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경우 소년범의 자격에 관한 특례를 인정하는 근거마저 사라지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므로,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 사건 구법 조항은 이미 개정되어 향후 적용될 여지가 없지만 당해사건과 관련하여서는 여전히 적용되고 있으므로, 계속적용을 명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위헌선언의 효력이 당해사건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그 적용을 중지한다. 다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도 계속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는바, 당해사건에서는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이 개정될 때를 기다려 개정된 신법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2008. 7. 31. 2004헌마1010등; 헌재 2010. 7. 29. 2008헌가28; 헌재 2011. 11. 24. 2009헌바146 등 참조).
한편,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은 2007. 12. 21. 법률 제8722호로 개정된 것으로서, 이 사건 구법 조항과 일부 자구상의 표현만 다를 뿐 그 실질적 내용에는 변함이 없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현행법 하에서도 여전히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소년범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평등원칙 위반의 문제가 그대로 발생하고 있어,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 위헌을 선언하면서 이 사건 현행법 조항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이는 위헌적인 상태를 방치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될 것이므로, 법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당장 그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법적 공백으로 인하여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소년범도 자격제한을 받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므로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늦어도 2018. 12. 31.까지는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한다(개선입법을 하는 마당에 당해사건의 청구인들의 구제를 위하여 이들에 대하여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경과규정을 함께 입법할 것을 권고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구법 조항에 대하여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함과 동시에 적용 중지를 명하고, 이 사건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함과 동시에 2018.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이를 적용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청원경찰법 제10조의6 제1호 위헌제청
[2018. 1. 25. 2017헌가26]
【판시사항】
청원경찰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당연 퇴직되도록 규정한 청원경찰법(2010. 2. 4. 법률 제10013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의6 제1호 중 제5조 제2항에 의한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5호에 관한 부분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크거나 직무수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 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일률적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같은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라고 하여도 범죄의 종류, 죄질, 내용이 지극히 다양하므로, 그에 따라 국민의 청원경찰직에 대한 신뢰 등에 미치는 영향도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선고유예 판결의 확정에 따른 당연 퇴직 사유를 규정함에 있어서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입법목적을 달성함에 반드시 필요한 범죄의 유형, 내용 등으로 그 범위를 가급적 한정하여 규정하거나, 혹은 적어도 청원경찰법상에 마련된 징계 등 별도의 제도로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를 당연 퇴직 사유에서 제외시켜 규정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청원경찰이 저지른 범죄의 종류나 내용을 불문하고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게 되면 당연히 퇴직되도록 규정함으로써 청원경찰에게 공무원보다 더 가혹한 제재를 가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청원경찰이 저지른 범죄의 종류나 내용을 불문하고 범죄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게 되면 당연히 퇴직되도록 규정함으로써 그것이 달성하려는 공익의 비중에도 불구하고 청원경찰의 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어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심판대상조문】
청원경찰법(2010. 2. 4. 법률 제10013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의6 제1호 중 제5조 제2항에 의한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5호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5조, 제37조 제2항
청원경찰법(2010. 2. 4. 법률 제10013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10조의6
국가공무원법(2015. 12. 24. 법률 제13618호로 개정된 것) 제33조, 제69조
【참조판례】
헌재 2003. 10. 30. 2002헌마684등, 판례집 15-2하, 211, 217-219
헌재 2011. 10. 25. 2011헌마85, 판례집 23-2하, 143, 155
헌재 2017. 9. 28. 2015헌마653, 공보 252, 1012
【당 사 자】
제청법원의정부지방법원
제청신청인이○용
당해사건의정부지방법원 2017구합10352 청원경찰지위확인
【주 문】
청원경찰법(2010. 2. 4. 법률 제10013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의6 제1호 중 ‘제5조 제2항에 의한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5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제청신청인은 남양주시 소속 청원경찰로 근무하던 중 남양주시에서 사용하는 전자문서작성시스템에 허위의 사실을 입력하여 허위의 출장결과보고서가 저장, 구동되게 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어 2016. 8. 3. 징역 6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고(의정부지방법원 2016고단536), 이에 대한 항소(의정부지방법원 2016노2155) 및 상고(대법원 2016도19457)가 모두 기각되어 위 선고유예 판결은 2017. 1. 25. 확정되었다.
나.제청신청인은 청원경찰법 제10조의6 제1호 중 제5조 제2항에 의한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5호에 관한 부분에 의하여 당연 퇴직되었다.
다. 제청신청인은 이에 불복하여 남양주시장을 상대로 청원경찰지위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의정부지방법원 2017구합10352), 그 소송계속 중 청원경찰법 제10조의6 제1호 중 제5조 제2항에 의한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5호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 의정부지방법원은 2017. 7. 18. 위 제청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2017아50023).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청원경찰법(2010. 2. 4. 법률 제10013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의6 제1호 중 ‘제5조 제2항에 의한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5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청원경찰법(2010. 2. 4. 법률 제10013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의6(당연 퇴직) 청원경찰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 퇴직된다.
- 제5조 제2항에 따른 임용결격사유에 해당될 때
[관련조항]
청원경찰법(2010. 2. 4. 법률 제10013호로 개정된 것)
제5조(청원경찰의 임용 등) ②「국가공무원법」제33조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사람은 청원경찰로 임용될 수 없다.
제10조의6(당연 퇴직) 청원경찰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 퇴직된다.
2.제10조의5에 따라 청원경찰의 배치가 폐지되었을 때
3.나이가 60세가 되었을 때. 다만, 그 날이 1월부터 6월 사이에 있으면 6월 30일에, 7월부터 12월 사이에 있으면 12월 31일에 각각 당연 퇴직된다.
국가공무원법(2015. 12. 24. 법률 제13618호로 개정된 것)
제33조(결격사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 피성년후견인 또는 피한정후견인
-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아니한 자
3.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4.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5.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그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
6.법원의 판결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자격이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
6의2.공무원으로 재직기간 중 직무와 관련하여「형법」제355조 및 제356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로서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6의3.「형법」제303조또는「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10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7.징계로 파면처분을 받은 때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8.징계로 해임처분을 받은 때부터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제69조(당연퇴직) 공무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히 퇴직한다.
1.제33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다만, 제33조 제2호는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으로서「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청기한 내에 면책신청을 하지 아니하였거나 면책불허가 결정 또는 면책 취소가 확정된 경우만 해당하고, 제33조 제5호는「형법」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 제303조 또는「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10조 및 직무와 관련하여「형법」제355조 또는 제356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만 해당한다.
- 임기제공무원의 근무기간이 만료된 경우
- 제청법원의 위헌제청이유
심판대상조항은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범죄의 종류, 죄질, 내용이 지극히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청원경찰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게 되면 당연히 청원경찰직에서 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헌법재판소가 구 지방공무원법, 구 국가공무원법, 구 군무원인사법, 구 군인사법, 구 경찰공무원법의 선고유예로 인한 당연 퇴직 조항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선고하여 해당 조항들은 당연 퇴직 사유를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일정 범죄에 국한하거나 아예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는 당연 퇴직 사유에서 제외하도록 개정되었는데, 청원경찰에게 위와 같은 공무원들보다 더 높은 윤리성 내지 염결성 등이 요구된다고 볼 수 없고, 당연 퇴직으로 인하여 청원경찰이 받게 되는 불이익은 매우 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 판 단
가. 쟁점
심판대상조항은청원경찰이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그 직에서 당연 퇴직되도록 규정함으로써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헌재 2011. 10. 25. 2011헌마85),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연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원경찰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나.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
(1)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청원경찰은 경찰인력의 부족을 보완하고 국가기관 등 중요 시설, 사업체 또는 장소의 경비 및 공안업무에 만전을 기하려는 취지에서 국가기관 등 중요 시설의 경영자가 경비를 부담할 것을 조건으로 경찰의 배치를 신청하는 경우에 이에 응하여 임용, 배치된다. 청원경찰은 제복을 착용하고 무기를 휴대하여 경비 및 공안업무라는 경찰관에 준하는 공적인 업무를 하고 있으므로 그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청원경찰 개개인이 고도의 윤리⋅도덕성을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청원경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기본바탕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청원경찰이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 당해 청원경찰은 물론 청원경찰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되고 그 결과 직무수행의 어려움과 함께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심판대상조항은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자를 청원경찰직에서 당연 퇴직시킴으로써 청원경찰의 사회적 책임 및 청원경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고, 청원경찰로서의 성실하고 공정한 직무수행을 담보하기 위한 법적 조치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청원경찰은 청원경찰로서의 자질에 흠결이 생겼다고 볼 수 있고, 그 자질에 흠결이 생긴 청원경찰에 대하여 경비 및 공안업무 수행의 위임을 거두어들여 그에 상응하는 신분상의 불이익을 과하는 것은 국민전체의 이익을 위해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범죄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자를 청원경찰직에서 배제하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헌재 2011. 10. 25. 2011헌마85).
(2) 침해의 최소성
선고유예는 법원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에 개전의 정상이 현저할 것을 요건으로 하여 가벼운 제재를 하는 때에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크거나 직무수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 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일률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당연 퇴직 사유를 선고유예 가운데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로 한정하고 있으나, 이 경우에도 역시 당해 피고인의 책임 및 불법의 정도가 현저하게 크다고 할 수 없다.
또한 같은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라고 하여도 범죄의 종류, 죄질, 내용이 지극히 다양하므로, 그에 따라 국민의 청원경찰직에 대한 신뢰 등에 미치는 영향도 큰 차이가 있다. 예컨대 과실로 인한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게 된 경우에는 당연히 청원경찰직에서 배제하여야 할 만큼 청원경찰로서의 품위를 크게 손상시킨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따라서 선고유예 판결의 확정에 따른 당연 퇴직 사유를 규정함에 있어서 직업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입법목적을 달성함에 반드시 필요한 범죄의 유형, 내용 등으로 그 범위를 가급적 한정하여 규정하거나, 혹은 적어도 청원경찰법상에 마련된 징계 등 별도의 제도로써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를 당연 퇴직 사유에서 제외시켜 규정하여야 한다(헌재 2003. 10. 30. 2002헌마684등).
헌법재판소는 이와 같은 이유로 지방공무원(헌재 2002. 8. 29. 2001헌마788등), 군무원(헌재 2003. 9. 25. 2003헌마293등), 국가공무원(헌재 2003. 10. 30. 2002헌마684등), 경찰공무원(헌재 2004. 9. 23. 2004헌가12), 향토예비군 지휘관(헌재 2005. 12. 22. 2004헌마947), 군무원(헌재 2007. 6. 28. 2007헌가3)이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당연히 그 직을 상실하도록 규정한 조항들에 대하여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위헌으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위 조항들은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를 당연 퇴직 또는 해임 사유에서 제외하거나(경찰공무원법 제21조 단서, 예비군법 시행규칙 제13조 제1항 제1호), 범죄의 종류를 한정하여 특정 범죄를 범하여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만 그 직을 상실하도록 개정되었다(국가공무원법 제69조 제1호 단서 후문, 지방공무원법 제61조 제1호 단서 후문, 군인사법 제40조 제1항 제4호 단서, 군무원인사법 제27조 단서).
청원경찰은 일정한 범위 안에서 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므로 그 업무수행에 공공성을 인정할 수 있으나,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공무원이 아니라 일반 근로자로서 신분 등의 보장 정도가 일반적인 공무원에 비하여 낮고, 특정 경비구역에서 경비목적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므로 그 업무의 공공성이나 사회적 파급력이 공무원과 비견될 정도라고는 할 수 없다(헌재 2017. 9. 28. 2015헌마653).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청원경찰이 저지른 범죄의 종류나 내용을 불문하고 범죄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게 되면 당연히 퇴직되도록 규정함으로써 청원경찰에게 공무원보다 더 가혹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3) 법익의 균형성
일단 임용된 청원경찰을 퇴직시키는 것은 청원경찰이 장기간 쌓은 지위를 박탈해 버리는 것으로서 청원경찰의 법적 지위에 대한 가장 본질적인 제한이고, 당연 퇴직이란 일정한 사유만 발생하면 별도의 실체적, 절차적 요건 없이 바로 퇴직되는 것이므로 그 직의 상실 가운데에서도 법적 지위가 가장 예민하게 침해받는 경우이다(헌재 2003. 10. 30. 2002헌마684등).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청원경찰의 사회적 책임 및 청원경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고, 청원경찰로서의 성실하고 공정한 직무수행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나, 심판대상조항은 청원경찰이 저지른 범죄의 종류나 내용을 불문하고 범죄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게 되면 당연히 퇴직되도록 규정함으로써 그것이 달성하려는 공익의 비중에도 불구하고 청원경찰의 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
(4)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 위헌소원
[2018. 1. 25. 2015헌바277]
【판시사항】
가.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0. 12. 27. 법률 제10417호로 개정되고, 2011. 12. 31. 법률 제111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가운데 제14조 제3항과 관련된 부분 중 “그 사용일부터 2년 이상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고 매각하는 경우에 해당 부분에 대하여는 감면된 취득세를 추징한다.”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나.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14조 제3항에 의하여 취득세 등이 감면되기 위한 요건은 ‘고유업무에 직접 사용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인데, 이러한 요건 자체가 소유주체로서 해당 부동산을 사용하는 경우에 한하여 세금을 감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점,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에 규정된 ‘증여’는 무상에 의한 모든 이전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병렬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매각’은 유상의 모든 이전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 중 ‘직접 사용’과 ‘매각’의 의미내용이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현물출자의 출자자는 출자대가로 배정받은 주식이나 지분을 언제든지 처분할 수 있는 점, 현물출자 비율이 낮아 설립되는 법인에 대한 지분이 낮은 경우에는 출자된 부동산의 사용에 관여하기도 어려우므로 출자된 부동산이 그 고유목적대로 사용된다는 것이 담보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현물출자의 경우에도 면제된 취득세를 추징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은 그 내용이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여 명백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0. 12. 27. 법률 제10417호로 개정되고, 2011. 12. 31. 법률 제111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가운데 제14조 제3항과 관련된 부분 중 “그 사용일부터 2년 이상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고 매각하는 경우에 해당 부분에 대하여는 감면된 취득세를 추징한다.”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23조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0. 3. 31. 법률 제10220호로 제정되고, 2012. 3. 21. 법률 제113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3항
【참조판례】
가. 헌재 2011. 12. 29. 2010헌바191, 판례집 23-2하, 620, 624헌재 2013. 7. 25. 2012헌바92, 판례집 25-2상, 178, 186
나. 헌재 2008. 7. 31. 2007헌바13, 판례집 20-2상, 166, 181
【당 사 자】
청 구 인장호원농업협동조합대표자 조합장 송○환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별담당변호사 이현성
당해사건서울고등법원 2015누38742 취득세등부과처분취소
【주 문】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0. 12. 27. 법률 제10417호로 개정되고, 2011. 12. 31. 법률 제111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가운데 제14조 제3항과 관련된 부분 중 “그 사용일부터 2년 이상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고 매각하는 경우에 해당 부분에 대하여는 감면된 취득세를 추징한다.”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08. 11. 3. 이천시 장호원읍 어석리 소재 공장용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를 취득한 후, 2009. 7. 9.부터 위 토지 지상에 미곡처리장을 신축하는 공사를 시작하여 도정공장, 수매시설, 집진실, 송풍실, 저온저장고 등의 건물(이하 ‘이 사건 각 건물’이라고 한다)을 완공하고 2011. 1. 24. 사용승인을 받은 다음, 2011. 2. 17. 각 청구인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나. 청구인은 2011. 2. 24. 이 사건 각 건물이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0. 12. 27. 법률 제10417호로 개정되고, 2011. 12. 31. 법률 제111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지방세특례제한법’이라 한다) 제14조 제3항에 의하여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조합이 고유업무에 직접 사용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취득세 등 감면신청을 하여 이천시장으로부터 취득세 및 농어촌특별세, 등록세, 지방교육세(이하 ‘취득세 등’이라 한다)의 납부를 면제받았다.
다. 그런데 청구인은 1995. 8. 12.경부터 인근의 설성농업협동조합, 율면농업협동조합과 공동투자기금을 마련하여 ‘이천남부지역 농협연합 미곡종합처리장’을 설치⋅운영하다가, 2007. 11. 27. 위 2개 조합과 함께 쌀 재배 단계부터 최종 유통까지 전 사업부문을 효율적으로 총괄할 별도 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한 바 있고, 이러한 합의에 따라 2011. 12. 9. ‘이천남부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이 사건 공동사업법인’이라고 한다)을 설립하였다.
라. 그 후 청구인은 이 사건 토지 및 이 사건 각 건물 전부를 이 사건 공동사업법인에 현물출자하여, 2011. 12. 31. 이 사건 공동사업법인의 지분 1/3을 부여받았고, 2012. 1. 17. 위 법인 앞으로 현물출자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이하 ‘이 사건 현물출자’라 한다).
마. 그러자 이천시장은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에 따라 청구인이 사용일로부터 2년 이상 부동산을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고 매각하였다는 이유로 면제된 취득세 등을 부과한다고 과세예고를 한 후, 이 사건 각 건물 중 일부(이하 ‘이 사건 쟁점건물’이라 한다)에 대하여 2013. 4. 8. 취득세 등 합계 304,065,940원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바.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수원지방법원 2013구합11551), 위 법원과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누53904)은 모두 청구인의 이 사건 현물출자는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의 ‘그 사용일부터 2년 이상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고 매각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각 청구인의 청구를 인용하고, 이천시장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사. 그러나 대법원은,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의 ‘직접 사용’이란 청구인과 같은 농협이 이 사건 쟁점건물을 소유자 또는 사실상 취득자의 지위에서 현실적으로 농협의 업무 자체에 직접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청구인이 이를 이 사건 공동사업법인에 현물출자하여 소유자의 지위를 상실한 이후에는 이 사건 쟁점건물이 청구인의 고유업무에 직접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구 지방세제한특례법 제94조의 추징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여 2015. 3. 26.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하였다(대법원 2014두43097).
아.청구인은 환송 후 원심(서울고등법원 2015누38742)에서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위 법원이 청구인의 위 신청을 기각하자(2015아1152), 2015. 8.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 후단은 각 개별 감면조항에 대한 추징요건을 일괄하여 규율하는 일반조항이므로, 당해사건에서 문제되고 있는 ‘농업협동조합의 취득세 감면’과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조항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0. 12. 27. 법률 제10417호로 개정되고, 2011. 12. 31. 법률 제111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가운데 제14조 제3항과 관련된 부분 중 “그 사용일부터 2년 이상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고 매각하는 경우에 해당 부분에 대하여는 감면된 취득세를 추징한다.”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0. 12. 27. 법률 제10417호로 개정되고, 2011. 12. 31. 법률 제111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감면된 세액의 추징 등) 부동산에 대한 감면을 적용할 때 이 법에서 특별히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취득일부터 1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는 경우 또는 그 사용일부터 2년 이상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고 매각⋅증여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 부분에 대하여는 감면된 취득세를 추징한다.
- 청구인의 주장
가. 과세요건명확주의 위반
심판대상조항은 면제된 취득세를 다시 부과하는 조항으로서, 과세요건조항과 동일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국민의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조세법률주의 및 과세요건명확주의원칙이 엄격히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추징사유로서 막연히 ‘매각’이라고만 규정하고 있어 모든 유상의 소유권이전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아니하고, 특히 현물출자가 위 ‘매각’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예측가능성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59조가 명시하고 있는 과세요건명확주의에 위반된다.
나. 재산권 침해
심판대상조항은 국가 기반산업인 영농사업 등에 제공된 부동산을 일정 기간 고유목적에 사용하도록 유도하여 영농산업 등을 보호⋅육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물출자와 같은 경우에는 소유권이 형식적으로 변동되었다고 하더라도 출자자가 지분보유 등을 통해 출자목적물에 대한 일정한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고, 그 고유목적에 이 사건 부동산 등이 계속하여 사용되는 것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으므로, 영농산업 등을 보호⋅육성하고자 하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에 그대로 부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농업기반시설을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한 기간이 2년 미만인 상태에서 현물출자를 한 경우에 일률적⋅획일적으로 취득세를 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다. 조세평등주의 위반
조세특례제한법 제66조 제4항에 의하면 농업인이 농지를 영농조합법인에 현물출자를 한 경우에도 일단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구 지방세법 제110조의3 제2항 제1호, 지방세특례제한법 제6조 제1항,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 전단 등에는 부동산을 해당 용도에 직접 사용하지 않거나 매각한 경우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고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심판대상조항은 ‘정당한 사유’를 규정하지 아니함으로써 이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현물출자한 경우에 일률적으로 면제된 취득세 등을 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서 평등원칙에 반한다.
-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조세평등주의에 위반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66조 제4항이나 구 지방세법 제110조 제2항 제1호 및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6조 제1항은 그 수범자가 청구인과 같은 농업협동조합이 아닌 농업인, 공장을 신축하려는 자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경농민이고, 그 감면정도나 감면되는 세금의 종류, 대상 목적물 또는 수범주체의 요건 등이 달라, 농업협동조합의 취득세 추징과 관련된 평등원칙을 논함에 있어 의미 있는 비교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 전단에서 규정한 ‘정당한 사유’가 심판대상조항에 규정되어야 한다거나 현물출자인 경우에는 감면되어야 한다는 주장 등은 결국 현물출자인 경우에도 정당한 사유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추징함으로써 과도하게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불과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하여만 판단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쟁점은, 심판대상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및 현물출자를 한 경우에도 ‘정당한 사유’에 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추징하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라 할 것이다.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과세요건명확주의내지명확성원칙은,과세요건을 법률로 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규정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면 이에 대한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초래할 염려가 있으므로, 그 규정 내용이 명확하고 일의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헌재 2013. 7. 25. 2012헌바92 참조). 다만 법률은 일반성과 추상성이라는 본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법률규정에 관한 해석이 수반될 수밖에 없고, 조세법규가 당해 조세법의 일반이론이나 그 체계 및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면 과세요건명확주의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헌재 2011. 12. 29. 2010헌바191 참조).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14조 제3항에서 농업협동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조합이 고유업무에 직접 사용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하여 취득세 등을 면제하도록 한 것은, 위 농업협동조합이 수행하는 업무가 그 성격상 공공성을 강하게 띄고 있으므로 조합으로 하여금 그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세제상으로 지원함으로써 영농산업 등을 보호⋅육성하려는 정책적 고려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에서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한 기간이 2년 미만인 상태에서 매각⋅증여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감면된 세액을 추징하도록 한 것은, 위 면제조항을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하여 영농산업의 보호⋅육성이라는 본래의 정책적 목적을 원활히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규정된 ‘직접 사용’이나 ‘매각’의 의미는 위와 같은 취득세 등 감면의 입법취지, 지방세법 상의 추징조항들의 입법연혁, 취지 및 관련 법규범의 의미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심판대상조항 중 ‘직접 사용’의 의미를 먼저 살펴본다.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14조 제3항에 의하여 취득세 등이 감면되기 위한 요건이 ‘고유업무에 직접 사용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이라 할 것인데, 이러한 요건 자체가 소유주체로서 해당 부동산을 사용하는 경우에 한하여 감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달리 ‘직접 사용’에 ‘소유주체로서 사용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지 아니하면, 하나의 부동산에 대한 복수의 사용주체를 인정함으로서 다수가 하나의 부동산을 ‘직접 사용’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서의 ‘직접 사용’이란 소유주체로서 해당 부동산을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나아가 2014. 1. 1. 지방세특례제한법 제2조 제1항 제8호가 신설되면서 “직접 사용이란 부동산의 소유자가 해당 부동산을 사업 또는 업무의 목적이나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였는바, 이는 이러한 종래의 해석을 더욱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이고, 위 신설 규정의 시행 전후로 ‘직접 사용’의 의미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다음으로 심판대상조항 중 ‘매각’의 의미를 살펴본다. 현물출자는 회사의 설립이나 신주 발행 시에 금전 이외의 재산을 출자한 대가로서 주식이나 지분을 배정받는 것을 말하는데, 유상처분인 점에서 매도, 교환 등과 다를 것이 없다. 또한 현물출자의 대가로 배정받은 주식이나 지분도 언제든지 처분이 가능하다. 한편,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이라 한다)상의 ‘증여’는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과 관계없이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유형⋅무형의 재산 또는 이익을 이전(移轉)하거나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상증세법 제2조 제6호), 즉 무상에 의한 모든 이전행위를 의미하고, 구 지방세특례제한법 제94조에 규정된 ‘증여’는 같은 조세법률인 ‘상증세법상의 증여’에서 사용하는 의미와 동일한 의미로 새기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에서 ‘증여’와 병렬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매각’은, 무상에 의한 모든 이전행위의 대구적(對句的)인 의미, 즉 유상의 모든 이전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현물출자까지 포함된다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조합에 대한 취득세 감면과 이에 대한 추징규정의 입법취지 및 조세 관련규범을 토대로 한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하여 심판대상조항 중 ‘직접 사용’ 및 ‘매각’의 의미내용을 확인해 낼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하여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이 방지되고 납세의무자의 예측가능성도 보장된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세요건명확주의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재산권 침해 여부
청구인은 고유목적에의 사용이 계속되고 있는 현물출자의 경우에도 직접 사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추징하도록 규정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과잉하게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조세법규를 어떠한 내용으로 규정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입법자가 국가재정, 사회경제, 국민소득, 국민생활 등의 실태에 관하여 정확한 자료를 기초로 하여 정책적⋅기술적인 판단에 의하여 정하여야 하는 문제이므로, 이는 입법자의 입법형성적 재량에 기초한 정책적⋅기술적인 판단에 맡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08. 7. 31. 2007헌바13).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 내용이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이를 판단함이 상당하다.
구지방세특례제한법제14조제3항은과세요건이 이미 성립한 세금에 대하여 영농사업의 보호⋅육성을 위하여 일종의 세제상의 지원을 하는 것이므로, 세금 면제의 범위를 정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입법자의 정책적⋅기술적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그런데 현물출자의 출자자는 그 대가로 배정받은 주식이나 지분을 언제든지 처분할 수 있는데다, 현물출자 비율이 낮아 설립되는 법인에 대한 지분이 낮은 경우에는 출자된 부동산의 사용에 관여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현물출자의 경우에도 출자된 부동산이 그 고유목적대로 사용된다는 것이 담보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과세관청이 부동산의 소유권이 이전된 이후에도 그 용도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혹은 출자자가 부동산의 사용과 관련하여 제3자에 대한 관리⋅통제에 관여하고 있는지를 일일이 심사할 수는 없는 것이고, 설사 심사가 가능하다고 하여도 그러한 심사에 부가적인 행정인력이 소요되어 과세당국에 과도한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법집행의 자의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모든 현물출자에 대하여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감면받은 부동산의 사용일부터 2년 이상 해당 용도로 직접 사용하지 않고 현물출자한 경우에만 감면된 취득세를 추징한다는 것으로, 취득세 감면이 일종의 정책적 지원에 해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 정도의 제한은 필요한 최소한의 제한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물출자의 경우에도 직접 사용에 해당되지 아니하기 때문에 면제된 취득세를 추징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은 그 내용이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여 명백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고,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한계 내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0. 12. 27. 법률 제10417호로 개정되고, 2011. 12. 31. 법률 제111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자경농민의 농지 등에 대한 감면) 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2년 이상 영농에 종사한 사람, 후계농업경영인, 농업계열 학교 또는 학과의 이수자 및 재학생(이하 이 조에서 “자경농민”이라 한다)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직접 경작할 목적으로 취득하는 농지(논, 밭, 과수원 및 목장용지를 말한다. 이하 이 절에서 같다) 및 관계 법령에 따라 농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임야에 대하여는 취득세의 100분의 50을 경감한다. 다만, 취득일부터 2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아니하거나 농지 조성을 시작하지 아니하는 경우 또는 정당한 사유 없이 2년 이상 경작하지 아니하고 매각⋅증여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그 해당 부분에 대하여는 경감된 취득세를 추징한다.
구 지방세특례제한법(2010. 3. 31. 법률 제10220호로 제정되고, 2012. 3. 21. 법률 제113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농업협동조합 등의 농어업 관련 사업 등에 대한 감면) ③「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조합(조합공동사업법인을 포함한다),「수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조합(어촌계를 포함한다),「산림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산림조합(산림계를 포함한다) 및 엽연초생산협동조합이 고유업무에 직접 사용하기 위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임대용 부동산은 제외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에 대하여는 취득세를, 과세기준일 현재 고유업무에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에 대하여는 재산세를 각각 2012년 12월 31일까지 면제한다.
구 조세특례제한법(2010. 1. 1. 법률 제9921호로 개정되고, 2013. 1. 1. 법률 제116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조(영농조합법인 등에 대한 법인세의 면제 등) ④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농업인이 2012년 12월 31일 이전에 농지 또는「초지법」에 따른 초지(이하 “초지”라 한다)를 영농조합법인에 현물출자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면제한다.
구 지방세법(1988. 12. 26. 법률 제4028호로 개정되고, 1990. 1. 13. 법률 제42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0조의3(과세면제) ② 다음 각호의 재산에 대하여는 취득세를 면제한다.
- 지방공업개발법의 규정에 의한 공업개발장려지구와 공업배치법의 규정에 의한 유치지역안에서 공장을 신축하고자 하는 자가 당해 지역안에서 최초로 취득하는 공장용토지와 그 토지취득일로부터 2년 이내에 취득하는 당해 공장의 사업용토지 및 건축물(기존 건축물을 취득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다만, 최초의 공장용토지의 취득일로부터 2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공장용에 직접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매각하는 경우에는 면제된 취득세를 추징한다.
4.군사기밀 보호법 제13조의2 제1항 등 위헌소원
[2018. 1. 25. 2015헌바367]
【판시사항】
가.구 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되고, 2015. 3. 27. 법률 제132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의2 제1항 중 “제11조에 따른 죄를 범한 자가 금품이나 이익을 공여한 경우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부분(이하 ‘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이라 한다)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 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중 “외국인을 위하여 제12조 제1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부분(이하,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이라 한다)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내지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이 사건 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은 군사기밀탐지⋅수집죄를 범한 자가 금품이나 이익을 공여한 경우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법관은 구체적인 행위의 태양, 그 정도와 수법 등을 고려해 죄질과 행위자의 책임에 따른 형벌을 과하는 것이 가능하고, 사안에 따라서는 집행유예의 선고도 가능하므로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의 문언적 의미, 입법취지나 목적, 입법연혁,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에 비추어 볼 때,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 중 “외국인을 위하여” 의 의미는 ‘외국인에게 군사적이거나 경제적이거나를 불문하고 일체의 유⋅무형의 이익 내지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즉 외국인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인식 내지는 의사’를 의미한다고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가 무엇인지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또한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의 법정형이 징역 1년 6월 이상의 유기징역이므로 별도의 작량감경 없이 집행유예의 선고가 가능하고, 군사기밀 누설의 목적이나 경위, 외국으로 유출가능성, 국익 저해 가능성 등은 양형에서 고려가 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외국인을 위하여 군사기밀을 누설한 경우 군사기밀누설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한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의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보기 어럽다. 따라서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구 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되고, 2015. 3. 27. 법률 제132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의2 제1항 중 “제11조에 따른 죄를 범한 자가 금품이나 이익을 공여한 경우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부분
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중 “외국인을 위하여 제12조 제1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13조, 제37조 제2항
군사기밀 보호법(2011. 6. 9. 법률 제10792호로 개정된 것) 제11조, 제12조 제1항
【참조판례】
가. 헌재 2016. 6. 30. 2015헌바132, 판례집 28-1하, 615-616
나. 헌재 2010. 11. 25. 2009헌바27, 판례집 22-2하, 377-378헌재 2015. 5. 28. 2013헌바385, 판례집 27-1하, 266
【당 사 자】
청 구 인김○암국선대리인 변호사 김학근
당해사건대법원 2015도10101 군사기밀보호법위반 등
【주 문】
구 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되고, 2015. 3. 27. 법률 제132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의2 제1항 중 “제11조에 따른 죄를 범한 자가 금품이나 이익을 공여한 경우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부분과 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중 “외국인을 위하여 제12조 제1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군사기밀을 탐지, 수집하고 금품이나 이익을 공여하였으며, 군사기밀을 탐지, 수집한 후 이를 외국인에게 누설하였다.”는 군사기밀 보호법위반죄 등으로 기소되어 2015. 1. 8.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2014고합842등) 항소하여, 2015. 6. 18.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2015노250) 상고하였으나 2015. 9. 24. 대법원에서 기각되어 그 형이 확정되었다(2015도10101).
나. 청구인은 상고심 계속 중 군사기밀 보호법 제13조의2 제1항 및 제15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대법원 2015초기708), 2015. 9. 24. 청구인의 상고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2015. 10. 2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된 구 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되고, 2015. 3. 27. 법률 제132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의2 제1항 중 “제11조에 따른 죄를 범한 자가 금품이나 이익을 공여한 경우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부분(이하 ‘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이라 한다.)과 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된 것) 제15조 중 “외국인을 위하여 제12조 제1항에 규정된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부분(이하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이라 하고,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되고, 2015. 3. 27. 법률 제132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의2(군사비밀 불법 거래에 관한 가중처벌) ① 제11조부터 제13조까지에 따른 죄를 범한 자가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 요구, 약속 또는 공여한 경우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군사기밀 보호법(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개정된 것)
제15조(외국 또는 외국인을 위한 죄에 관한 가중처벌) 외국 또는 외국인(외국단체를 포함한다)을 위하여 제11조부터 제13조까지에 규정된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
[관련조항]
군사기밀 보호법(2011. 6. 9. 법률 제10792호로 개정된 것)
제11조(탐지⋅수집) 군사기밀을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탐지하거나 수집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제12조(누설) ① 군사기밀을 탐지하거나 수집한 사람이 이를 타인에게 누설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청구인의 주장
가. 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과 관련하여, 군사기밀을 탐지⋅수집한 자가 금품이나 이익을 공여한 경우에 군사기밀탐지⋅수집죄에 정한 형에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한 것은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이고, 군사기밀탐지⋅수집죄와 뇌물공여죄의 경합범으로 처벌하지 아니하고 군사기밀 보호법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것은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나.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과 관련하여, ‘외국인을 위하여’라는 의미가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고, 군사기밀 누설의 목적이나 경위, 외국으로 유출가능성, 국익 저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아니한 채 군사기밀 누설의 상대방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국적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되며,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을 선고할 수 없도록 하여 법관의 양형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또한, 국내법인의 대표로 있는 외국인은 군사기밀의 외국 유출 가능성 및 국익 저해 가능성 등이 없으므로 국내법인의 대표 지위에 있는 외국인까지 외국인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배된다.
- 판 단
가. 입법연혁 및 취지
군사상의 기밀을 보호하고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하기 위하여 1972. 12. 26. 법률 제2387호로 군사기밀 보호법이 제정되었고, 위와 같이 제정된 군사기밀 보호법은 제6조 및 제7조에서 군사기밀을 부당한 방법으로 탐지⋅수집한 경우, 군사기밀을 탐지⋅수집한 자가 타인에게 누설한 경우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군사기밀의 충실한 보호를 위하여 군사기밀 보호법이 1993. 12. 27. 법률 제4616호로 전부개정되면서 군사기밀탐지⋅수집죄와 군사기밀누설죄가 제11조 및 제12조 제1항으로 이동하여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고, 외국을 위하여 군사기밀을 탐지⋅수집⋅누설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하는 조항(제15조)을 신설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방산업체들이 방위력개선사업을 수주하고자 대가성 향응⋅금품제공 등의 로비활동을 통해 군사기밀을 탐지⋅수집하고, 이러한 군사기밀이 외국인 및 외국단체에 누설됨으로써 국익을 저해하는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었다. 이에 군사기밀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국익을 저해하는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2014. 3. 11. 법률 제12400호로 군사기밀 보호법이 개정되었는데, 이 때 군사기밀을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탐지⋅수집한 자가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약속 또는 공여한 경우에 가중처벌하도록 하는 제13조의2가 신설되었고, 기존의 외국뿐만 아니라 외국인(외국단체를 포함한다)을 위한 군사기밀 탐지⋅수집⋅누설에 대해서도 가중처벌하도록 제15조가 개정되었다.
나. 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
(1) 쟁점의 정리
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이 과중한 형벌을 부과하고 있는지의 측면에서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은 군사기밀탐지⋅수집죄와 뇌물공여죄의 경합범으로 처벌하지 아니하고 군사기밀 보호법에 따라 가중처벌함으로써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결국 군사기밀탐지⋅수집죄와 뇌물공여죄의 경합범으로 처벌이 가능함에도 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을 신설함으로써 형벌이 지나치게 과중하다는 주장에 불과하므로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에 대해서만 판단하기로 한다.
(2)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가)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범죄의 설정과 법정형의 종류 및 범위의 선택 문제는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 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과 법감정 그리고 범죄 예방을 위한 형사 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그러나 헌법은 국가 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는 법치국가의 실현을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으며, 법치국가의 개념은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 관계가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입법자의 입법 형성권이 무제한한 것이 될 수는 없다. 형벌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에 따라야 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헌재 2016. 6. 30. 2015헌바132 참조).
(나) 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은 군사기밀의 불법 탐지⋅수집⋅누설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군사기밀의 탐지⋅수집에 대가성이 개입되는 경우 처벌 수위를 높임으로써 군사기밀 보호를 한층 강화하고, 특히 방위력개선사업의 수주를 둘러싸고 대가성 향응, 금품제공 등의 로비활동을 통하여 군사기밀을 불법 탐지⋅수집하고자 하는 의도를 차단함으로써 국익저해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고 국가안전보장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입법자가 군사기밀의 불법거래 행위를 단순히 군사기밀탐지⋅수집죄와 뇌물공여죄의 경합범으로 처벌하여서는 이와 같은 범죄를 예방하고 척결하기에 미흡하므로 결합범으로서 더 무겁게 처벌함으로써 그 범행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고 근절하겠다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군사기밀 보호법에 새로운 범죄의 구성요건을 별도로 신설하여 처벌하는 것은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군사기밀이 유출될 경우 군의 장비 현대화를 위한 방위력개선사업 지연 및 취소 등으로 국가안전보장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군사기밀은 한번 유출되면 원상회복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 유출을 인식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어 그 피해와 위험성이 중대하다.
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은 군사기밀탐지⋅수집죄를 범한 자가 금품이나 이익을 공여한 경우 그 죄에 해당하는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법관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범행을 기초로 행위태양, 피해정도, 수법 등을 고려하여 사안에 따라서는 집행유예의 선고도 가능하므로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을 적용하여 구체적인 행위의 태양, 그 정도와 수법 등을 고려해 죄질과 행위자의 책임에 따른 형벌을 과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불법거래 가중처벌 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
(1) 쟁점의 정리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의 ‘외국인을 위하여’라는 의미가 불명확한 것인지의 측면에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은 군사기밀 누설의 상대방 국적을 기준으로 가중처벌함으로써 법관의 양형재량권이 침해되고, 이에 따라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이는 결국 법관이 범죄자의 책임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없도록 법정형이 규정되어 있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위배 여부에 대해서 판단하기로 한다(헌재 2011. 10. 25. 2011헌가1; 헌재 2008. 12. 26. 2007헌가10등 참조).
또한 청구인은 군사기밀 누설의 상대방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내국인에게 군사기밀을 누설한 경우보다 가중처벌하고있으므로평등원칙에위배되었다거나 ‘국내법인의 대표 지위에 있는 외국인’까지 ‘외국인’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결국 군사기밀 누설의 상대방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가중처벌하도록 함으로써 형벌이 지나치게 과중하다는 취지이므로 형벌과 책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었다는 주장에서 판단하기로 한다.
(2)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가) 헌법 제12조 및 제13조를 통하여 보장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원칙은 범죄와 형벌이 법률로 정하여져야 함을 의미하며,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15. 5. 28. 2013헌바385 참조).
그런데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10. 11. 25. 2009헌바27 참조).
(나) ‘외국인’의 의미
‘외국인’이란 국적법에 의하여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닌 자를 말하므로(국적법 제3조 제1항), 외국인은 외국 국적을 가지는 자와 무국적자를 포함하고, 대한민국 국적과 외국 국적을 함께 가지게 된 사람(복수국적자)은 대한민국의 법령 적용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만 처우하므로(국적법 제11조의2 제1항), 복수국적자는 외국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에서의 ‘외국인’인지 여부는 국적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것이고, 국적은 국적법 규정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므로 그 의미가 불명하다고 할 수 없다.
(다) 외국인을 ‘위하여’의 의미
1)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의 입법목적은 외국 또는 외국인을 위한 군사기밀 누설행위가 대한민국의 국익을 저해할 우려가 높기 때문에 가중처벌하고, 나아가 국익을 저해하는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고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군사기밀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2) ‘위하여’의 사전적 의미는 ‘이롭게 하거나 돕다’라는 것인 만큼 ‘외국인을 위하여’는 ‘외국인의 이익을 위하여’라는 의미로 쉽게 해석된다.
3) ‘위하여’라는 문언을 사용한 대표적인 범죄인 간첩죄(형법 제98조 제1항)나 모병이적죄(형법 제94조 제1항) 등에서 규정한 ‘적국을 위하여’는 ‘적국을 이롭게 할 의사, 즉 이적의사’를 의미한다고 해석된다.
4) 이러한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의 문언적 의미, 입법취지나 목적, 입법연혁,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에 비추어 볼 때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 중 “외국인을 위하여” 의 의미는 ‘외국인에게 그 종류가 군사적이거나 경제적이거나를 불문하고 일체의 유⋅무형의 이익 내지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즉 외국인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인식 내지는 의사’를 의미한다고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에 의하여 금지된 행위가 무엇인지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
당해 사건의 항소심은 “군사기밀 보호법 제15조는 군사기밀 누설의 상대방이 외국인일 경우에 대한민국의 국익을 저해할 우려가 높기 때문에 가중하는 규정을 둔 것으로 보인다. 국내법인의 대표이사인 외국인에게 누설한 것은 국내 법인을 위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해석할 경우 외국인이 국내 법인을 세워 군사기밀을 수집하고 해외 법인에 빼돌려도 가중처벌이 곤란해진다. 또한 피고인의 주장대로 ‘위하여’를 ‘이롭게 할 의사’로 해석하더라도, 피고인의 의사에 국내법인의 대표자인 외국인을 ‘이롭게 할 의사’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한 바 있으나, 이러한 판시가 앞서 본 ‘외국인을 위하여’의 의미와 달리 해석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라) 소결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은 외국인을 위한 군사기밀 누설행위는 대한민국의 국익을 저해할 우려가 크므로 이를 엄히 처벌함으로써 군사기밀 보호를 강화하고 국익을 저해하는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군사기밀이 자국의 안위에 크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외국인을 위하여 군사기밀을 누설하는 경우에도 외국을 위하여 군사기밀을 누설한 경우와 동일한 법리를 적용하여 그 범행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고 근절하겠다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군사기밀 보호법을 개정하여 새로운 범죄의 구성요건을 추가한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이다.
한편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의 법정형이 징역 1년 6월 이상의 유기징역이므로 별도의 작량감경 없이 집행유예의 선고가 가능하고, 군사기밀 누설의 목적이나 경위, 외국으로 유출가능성, 국익 저해 가능성 등은 양형에서 고려가 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외국인을 위하여 군사기밀을 누설한 경우 군사기밀누설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한 외국인 가중처벌 조항이 형벌에 관한 입법재량이나 형성의 자유를 현저히 일탈하여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구 의료기기법 제12조 제3항 등 위헌소원 등
[2018. 1. 25. 2016헌바201, 2017헌바205(병합)]
【판시사항】
가.의료기기 수입업자가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경우를 처벌하는 구 의료기기법(2010. 5. 27. 법률 제10326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5항 중 제12조 제3항 가운데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내용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의료기기법 금지조항’이라 한다), 제44조의2 중 제14조 제5항이 준용하는 경우의 제12조 제3항 가운데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부분(이하 ‘의료기기법 처벌조항’이라 한다), 의료인이 의료기기업자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경우를 처벌하는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 구 의료법(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쳐 ‘의료법 금지조항’이라 한다),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의2 가운데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이하 ‘의료법 처벌조항’이라 한다)이 의료기기 수입업자 또는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의료기기법 금지조항에 사용된 ‘의료기관 개설자’의 개념과 의료기기법 금지조항 및 의료법 금지조항에 사용된 ‘채택’의 개념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다.의료기기법 금지조항과 의료법 금지조항이 예외적 허용사유를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한 것이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라.의료기기법 금지조항과 의료기기법 처벌조항이 법인인 의료기관 개설자의 경우와 달리 자연인인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기업자만 처벌하고, 의료법 금지조항과 의료법 처벌조항이 리베이트 수수자의 신분이 의료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영역에 비해 엄격하게 처벌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마. 법인인 의료기기업자의 대표자 등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리베이트를 제공한 경우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하도록 한 구 의료기기법(2010. 5. 27. 법률 제10326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중 제44조의2에 관하여 ‘법인’을 처벌하는 부분(이하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이라 한다)이 자기책임원칙이나 무죄추정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바.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이 합리적 이유 없이 의료인에 비해 의료기기업자를 엄격하게 처벌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의료기기법 금지조항과 의료기기법 처벌조항, 의료법 금지조항과 의료법 처벌조항은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 확보와 국민건강의 증진이라는 정당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형벌이라는 적절한 수단을 사용하고 있으며, 형벌을 대체할 규제수단의 존재 여부와 위 처벌조항들의 법정형 수준을 종합하여 보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고, 의료기기 수입업자나 의료인이 직업수행의 자유를 부분적으로 제한받아 입게 되는 불이익이 위 조항들이 추구하는 공익에 비해 결코 크다고 하기 어려워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므로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나. 의료기기법 금지조항에 사용된 ‘의료기관 개설자’의 개념에는 법인도 포함되고, 의료기기법 금지조항과 의료법 금지조항에 사용된 ‘채택’의 개념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여러 가지 의료기기 중에서 특정한 의료기기를 의료행위에 사용하기로 결정하는 행위’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여기에 불명확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의료기기법 금지조항 및 의료법 금지조항은 예외적 허용 사유의 내용 및 범위에 관한 기본사항을 법률에 규정하면서 그 구체적 범위만을 하위법령에 위임하였고, ‘… 등의 행위’라는 표현도 의료기기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해치거나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는 등 입법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없는 행위에 한하여 그 구체적 범위만을 하위법령에 위임하려는 취지임을 알 수 있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라. 법인인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기업자는 자연인인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처벌을 받게 되므로 자연인인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기업자만 처벌을 받는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고, 의료법 처벌조항이 의료기기 관련 리베이트를 다른 영역에 비해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은 의료기기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그 유통 및 판매질서에 대한 공적인 규제의 필요성이 크다는 데 기인하는 것이지 수범자가 의료인이기 때문은 아니므로 이를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
마.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은 ‘해당 업무에 관한 주의와 감독의 해태’라는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요소를 구성요건요소로 규정하여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법인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지 아니하고, 대표자 등의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법인 차원의 관리⋅감독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자기책임원칙이나 무죄추정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바. 의료기기업자와 의료인 등은 리베이트를 두고 제공자와 수수자로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의료기기업자의 리베이트 제공행위와 의료인 등의 그 수수행위는 영업적⋅반복적 행위 내지 조직적 행위 가능성, 광범성 등에서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이 차이를 고려하여 우선은 리베이트 수수행위보다는 제공행위를 더 엄격하게 양벌규정으로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나서 의료기기업자를 의료인 등에 비해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심판대상조문】
구 의료기기법(2010. 5. 27. 법률 제10326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5항 중 제12조 제3항 가운데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내용을 준용하는 부분, 제44조의2 중 제14조 제5항이 준용하는 경우의 제12조 제3항 가운데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부분, 제46조 중 제44조의2에 관하여 ‘법인’을 처벌하는 부분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부분
구 의료법(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의2 가운데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15조, 제37조 제2항, 제75조
구 의료기기법(2010. 5. 27. 법률 제10326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된 것) 제91조
【참조판례】
가. 헌재 2015.2.26. 2013헌바374, 판례집 27-1상, 145, 159-162헌재 2015.11.26. 2014헌바299, 판례집 27-2하, 218, 230-232
다. 헌재 2010.2.25. 2008헌가6, 판례집 22-1상, 1, 9-10헌재 2015.2.26. 2013헌바374, 판례집 27-1상, 145, 158-159
라. 헌재 2015.2.26. 2013헌바374, 판례집 27-1상, 145, 162
마. 헌재 2017.10.26. 2017헌바166, 공보 제253호, 1105, 1108
바. 헌재 2012.8.23. 2010헌바402, 판례집 24-2상, 471, 483
【당 사 자】
청 구 인1. 최○옥(2016헌바201)
- 주식회사 ○○(2016헌바201)대표이사 최○옥
- 김○구(2016헌바201)
위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충정담당변호사 박경호 외 1인
- 신○주(2017헌바205)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담당변호사 박일환 외 2인
당해사건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노825 의료기기법위반 등(2016헌바201)
- 대법원 2015도3911 의료법위반(2017헌바205)
【주 문】
- 청구인 김○구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 구 의료기기법(2010. 5. 27. 법률 제10326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5항 중 제12조 제3항 가운데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내용을 준용하는 부분, 제44조의2 중 제14조 제5항이 준용하는 경우의 제12조 제3항 가운데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부분, 제46조 중 제44조의2에 관하여 ‘법인’을 처벌하는 부분,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 구 의료법(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의2 가운데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2016헌바201 사건
의료기기수입업체인청구인주식회사○○(이하 ‘청구인 회사’라고 한다)와 그 대표이사인 청구인 최○옥은 인공신장기용 여과필터 등의 판매를 촉진할 목적으로 2010. 12.경부터 2011. 8.경까지 43개의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병원 비품 등을 제공하여 의료기기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고, 청구인 김○구는 의료기관 개설자로서 2011. 3. 24.경 청구인 회사로부터 인공신장기용 여과필터 등을 구입하면서 판매 촉진 목적으로 제공되는 인공신장실 인테리어 공사비를 받아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
청구인들은 항소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5노825) 계속 중에 구 의료기기법 제44조의2, 제12조 제3항 등과 구 의료법 제88조의2, 제23조의2 제2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2016초기651)을 하였으나, 2016. 3. 31. 신청이 기각되자, 2016. 5.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17헌바205 사건
청구인 신○주는 의사로서 인공관절 등 의료기기 채택의 대가로 2011. 3. 28.경 1억 원, 2012. 7. 30.경 2억 원을 의료기기 판매업자로부터 제공받아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범죄사실로기소되어,상고심(대법원 2015도3911) 계속 중에 구 의료법 제88조의 2, 제23조의2제2항에대해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17초기243)을 하였으나, 2017. 3. 30. 신청이 기각되자, 2017. 5.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당해사건들 재판에 적용되는 구 의료기기법(2010. 5. 27. 법률 제10326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5항 중 제12조 제3항 가운데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내용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의료기기법 금지조항’이라 한다), 제44조의2 중 제14조 제5항이 준용하는 경우의 제12조 제3항 가운데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부분(이하 ‘의료기기법 처벌조항’이라 한다), 제46조 중 제44조의2에 관하여 ‘법인’을 처벌하는 부분(이하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이라 한다),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부분, 구 의료법(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이하 위 두 조항을 합쳐 ‘의료법 금지조항’이라 한다),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의2 가운데 제23조의2 제2항 중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부분(이하 ‘의료법 처벌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의료기기법(2010. 5. 27. 법률 제10326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수입업 허가 등) ⑤ 제6조 제5항 내지 제7항, 제7조 내지 제9조 및 제11조 내지 제13조의 규정은 제1항 내지 제4항의 규정에 의하여 수입되는 의료기기 또는 그 수입업자에 대하여 준용한다. 이 경우 “제조”는 “수입”으로, “제조업자”는 “수입업자”로 본다.
제44조의2(벌칙) 제12조 제3항(제14조 제5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또는 제17조제2항을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46조(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43조부터 제45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취득 금지) ②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의료기기법」제6조에 따른 제조업자, 같은 법 제14조에 따른 의료기기 수입업자, 같은 법 제16조에 따른 의료기기 판매업자 또는 임대업자로부터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등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구 의료법(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고, 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의2(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취득 금지) ②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의료기기법」제6조에 따른 제조업자, 같은 법 제15조에 따른 의료기기 수입업자, 같은 법 제17조에 따른 의료기기 판매업자 또는 임대업자로부터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등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구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되고, 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의2(벌칙) 제23조의2를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취득한 경제적 이익등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관련조항]
구 의료기기법(2010. 5. 27. 법률 제10326호로 개정되고, 2011. 4. 7. 법률 제10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제조업자의 의무) ③ 제조업자는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법인의 대표자나 이사, 그 밖에 이에 종사하는 자를 포함한다)⋅의료기관 종사자에게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이하 “경제적 이익등”이라 한다)을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이하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라 한다)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내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된 것)
제91조(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87조, 제88조, 제88조의2, 제89조 또는 제90조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가. 2016헌바201 사건
(1) 의료기기법 금지조항과 의료법 금지조항에 규정된 ‘의료기관 개설자’의 개념에 법인도 포함되는지가 불분명하고, ‘채택’의 개념도 ‘구매’의 개념과 구분되지 않아서 불명확하므로 형벌법규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의료기기법 금지조항과 의료법 금지조항은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등’(이하 ‘리베이트’라 한다) 제공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면서 예외적 허용사유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함으로써 결국 처벌대상이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였기에 포괄위임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
(2)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 달성에 장애가 되지 않는 리베이트까지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의료기기 관련 리베이트 제공⋅수수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입법목적 달성 효과는 미미한데 의료기기업자와 의료기관 개설자가 입는 직업의 자유 제한은 중대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3) 구 의료법 제23조의2에 의해서는 법인인 의료기관 개설자가 처벌되지 아니하므로 동일한 리베이트 제공⋅수수 행위에 관하여 의료기기업자 역시 처벌할 수 없다고 본다면, 리베이트 제공의 상대방인 의료기관 개설자가 법인인지 자연인인지에 따라 의료기기업자가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다. 따라서 의료기기법 처벌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은 의료기기업자에 대해 양벌규정을 두고 있는데 구 의료법은 의료인 등에 대해서 양벌규정을 두지 않아서 의료기기업자를 의료인 등에 비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다.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은 법인의 대표자가 위법행위를 하는 경우 법인을 유죄로 추정하고 법인이 그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에만 무죄가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무죄추정원칙이나 자기책임원칙에 위배된다.
나. 2017헌바205 사건
(1) 의료법 금지조항 단서에서 정한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의 개념에 열거된 행위 이외에 추가적으로 어떤 행위가 포함되는지가 관련 법률의 해석으로도 예측 가능하지 않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2) 리베이트 수수행위에 대한 형벌이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하는지 불분명하고 기본권 침해강도가 약한 다른 수단으로 리베이트를 충분히 억제할 수 있으며, 의료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그로써 얻게 되는 공공의 이익에 비해 크므로, 의료법 금지조항, 의료법 처벌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3) 의료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리베이트 제공에 대한 강요나 요구 여부와 상관없이 이를 수수하기만 하면 무조건 처벌하는 것은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이다.
- 청구인 김○구의 심판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2016헌바201 사건의 당해사건 법원은 청구인 김○구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그렇다면 ‘의료법 금지조항 및 의료법 처벌조항’ 중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부분의 위헌 여부에 따라 청구인 김○구에 관한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 김○구의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
‘의료법 금지조항 및 의료법 처벌조항’ 중 ‘의료기관 개설자’에 관한 부분은 그 위헌 여부가 다른 청구인의 심판청구에 관해서도 재판의 전제가 되지 아니하므로, 이하 본안 판단에서는 ‘의료법 금지조항 및 의료법 처벌조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에만 한정하여 본다.
- 의료기기법 금지조항, 의료기기법 처벌조항, 의료법 금지조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 의료법 처벌조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금지 및 처벌조항들’이라 한다)에 대한 판단
가. 명확성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여부
(1)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원칙이라 함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떤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모든 구성요건을 그 법률을 적용하는 단계에서 가치판단을 배제한 무색투명한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고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적용대상자와 금지되는 행위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거나, 어느 정도의 보편적이거나 일반적인 뜻을 지닌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당해 법률의 입법경과와 입법목적, 같은 법률의 다른 규정들과의 체계 조화적 해석 등을 통해 법률적용 단계에서 다의적인 해석의 우려 없이 그 의미가 구체화될 수 있다면 명확성의 요구에 배치된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1989. 12. 22. 88헌가13; 헌재 1994. 7. 29. 93헌가4등 참조).
의료기기법 금지조항이 준용하는 구 의료기기법 제12조 제3항은 의료기기업자가 리베이트를 제공하여서는 아니되는 상대방으로 의료인, 의료기관 종사자와 더불어 ‘의료기관 개설자’를 열거하면서 ‘(법인의 대표자, 이사, 그 밖에 이에 종사하는 자를 포함한다)’라는 문구를 ‘의료기관 개설자’라는 문구 뒤에 부기하고 있다.
구 의료기기법 제12조 제3항이 이렇게 규제대상을 포괄적으로 정한 것은 의료기기 채택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의료기관 관계자들 전부를 대상으로 리베이트 제공행위를 엄격하게 규제하려는 취지라 하겠는데, 리베이트가 법인인 의료기관 개설자에 제공된 경우 법인 자체가 의료기기 채택 등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법인의 종사자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으므로, 법인인 의료기관 개설자를 규제대상으로 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법문에도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위 ‘의료기관 개설자’의 개념에는 법인도 포함된다고 해석된다. ‘(법인의 경우 그 대표자, 이사, 그 밖에 이에 종사하는 자를 포함한다)’는 문구를 부기한 이유도 그 입법취지에 비추어보건대 의료기관 개설자가 법인인 경우에 그 법인 자체는 제외하고 법인의 종사자만을 규제대상으로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법인뿐만 아니라 그 법인의 종사자까지도 규제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을 명시한 것으로 해석되며, 이와 같이 해석하는 데 어떤 불명확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의료기기법 금지조항, 의료법 금지조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은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 등 판매촉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등을 주고받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 문언 중 ‘채택’은 사전적으로 ‘여러 가지 중에서 골라서 뽑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위 조항에서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여러 가지 의료기기 중에서 특정한 의료기기를 의료행위에 사용하기로 결정하는 행위’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여기에도 불명확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의료기기법 금지조항 및 의료법 금지조항이 예외적 허용 사유를 “견본품 제공… 등의 행위”라고 규정하고 그 구체적 범위를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한 것이 명확성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본다.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위임입법의 헌법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포괄위임금지원칙도 함께 선언하고 있다. 여기서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 함은 법률에 이미 하위 법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에 관한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하위 법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하고, 이러한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 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범죄와 형벌에 관한 사항에 있어서도 위임입법의 근거와 한계에 관한 헌법 제75조가 적용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법률에 의한 처벌법규의 위임은 헌법의 기본권 보장 우위사상에 비추어 그 요건과 범위가 보다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처벌법규의 위임은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구성요건을 상세하게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하고, 이러한 경우에도 처벌대상 행위가 어떠한 것일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을 정도의 범죄구성요건의 대강은 법률에서 정해야 하고,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법률에서 명백히 규정하여야 한다(헌재 2010. 2. 25. 2008헌가6; 헌재 2013. 8. 29. 2011헌바390등 참조).
의료기기법 금지조항 및 의료법 금지조항은 각 조항 본문에서 규정한 원칙적 금지에 대한 예외적 허용 사유를 규정하면서 그 구체적 허용 범위만을 하위법령에 위임하였을 뿐 범죄구성요건이나 법정형 자체는 하위 법령에 위임한 바 없다. 위임 방법에 있어서도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내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라고 규정하여 하위 법령에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의료기기 거래관계에서 제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이익등의 종류나 수수행위의 태양이 다양하여 일일이 법률로써 기술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 데다, ‘임상시험 지원’과 같은 허용 사유는 의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별 사안별로 허용 여부를 판단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하위 법령에 그 구체적인 허용범위를 위임하는 것이 불가피한 사정도 있다.
나아가 ‘… 등의 행위’ 라는 표현도 리베이트의 제공⋅수수 행위를 규제하는 취지와 더불어 그 앞에 열거된 6가지 허용사유의 내용을 종합하여 해석하면,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등의 종류와 가액, 제공 경위와 방법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의료기기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해치거나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는 등 입법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없는 행위에 대해서, 그 구체적 범위만을 하위법령에 위임하려는 취지임을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능히 알 수 있다(헌재 2015. 2. 26. 2013헌바374 참조).
(3) 따라서 이 사건 금지 및 처벌조항들은 명확성원칙이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직업의 자유 침해 여부
(1) 의료기기 관련 리베이트 규제의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
헌법 제15조는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이러한 직업의 자유에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선택한 직업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가 포함되는데, 직업수행의 자유는 직업선택의 자유에 비하여 성질상 상대적으로 그 침해의 정도가 작다고 할 수 있어 이에 대하여는 공공복리 등 공익상의 이유로 비교적 넓은 법률상의 규제가 가능하지만, 그 경우에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비례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헌재 2002. 7. 18. 99헌마574; 헌재 2004. 10. 28. 2002헌바41).
이 사건 금지 및 처벌조항들이 의료기기 관련 리베이트의 제공⋅수수 행위를 금지하여 의료기기업자와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이유는, 의료기기의 거래와 관련된 보건의료시장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유도하여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고 의료인으로 하여금 진료를 위해 최선의 의료기기를 선택하도록 하여 국민의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데 있으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헌재 2015. 2. 26. 2013헌바374; 헌재 2015. 11. 26. 2014헌바299 등 참조).
의료기기업자가 리베이트를 제공함으로써 영업비용이 증가하면 의료기기 가격을 올릴 것이고 의료기기 가격이 오르면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상대가치점수에 반영되어(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21조 제2항 참조) 요양급여금액이 상승하게 됨으로써 결국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의료기기는 일반 상품과 달리 최종 소비자인 환자의 결정이 아니라 의료인과 의료기기업자 사이의 협상에 의해 선택되는 특수한 시장구조에 놓여 있으며, 의료기기업자와 의료인 모두 각자의 이익을 위해 리베이트를 주고받을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리베이트의 액수가 의료기기 선택의 부분적인 기준으로 작동하여 성능이 떨어지는 의료기기가 채택되고 진료행위에 사용됨으로써 국민의 건강증진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리베이트의 제공⋅수수 행위를 규제하는 제도는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수단이며, 형벌이라는 규제방법은 리베이트의 제공⋅수수 행위를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법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는 의료기기의 기능적 가치와 의료인과 의료기기업자 사이의 협상으로 선택되는 의료기기 시장구조의 특수성 때문에 의료기기 거래에 대한 공익적 규제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 이에 따라 가격정책 등 사전적 예방조치, 위법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형법이나 공정거래법상의 형사처벌 규정 등 다른 수단을 통해 리베이트에 대한 규제를 지속하여 왔으나 그 한계가 드러나서 2010. 5. 27. 리베이트 수수행위를 일반적으로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의료기기법과 의료법이 개정되었다(헌재 2015. 2. 26. 2013헌바374 참조).
위와 같은 입법경위와 그 이후 시행경과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금지 및 처벌조항들이 정하고 있는 일반적 처벌규정만큼 효과적으로 리베이트를 규제하는 대체수단을 상정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어려워 보이고 의료기기법 처벌조항 및 의료법 처벌조항이 그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수준을 제한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조항들이 정한 제재의 기준이나 내용이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다거나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5. 2. 26. 2013헌바374; 헌재 2015. 11. 26. 2014헌바299 참조).
이 사건 금지 및 처벌조항들로 인하여 의료기기업자는 판매촉진을 위한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고 의료인은 의료기기 채택과정에서 협상의 범위를 제한받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그러나 의료기기업자는 리베이트 제공 이외의 일반적인 영업활동이나 구 의료기기법 제12조 제3항 단서가 허용하는 ‘견본품 제공등의 행위’를 통한 영업활동이 가능하므로 직업수행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된다고 할 수 없다. 의료인도 음성적인 리베이트의 수수만 금지될 뿐 가격할인 등 의료기기업자의 정상적인 판촉활동에 따른 이익의 향유까지 제한받는 것은 아니므로 그 제한의 정도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의료기기 관련 리베이트를 금지함으로써 달성하려고 하는 보건의료시장에서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확보,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건전화, 국민건강보호라는 공익의 가치가 매우 중요하고 이 사건 금지 및 처벌조항들이 리베이트의 제공⋅수수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그 공익 실현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금지 및 처벌조항들로 인하여 의료기기업자나 의료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그 조항들이 추구하는 공익에 비해 결코 크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헌재 2015. 2. 26. 2013헌바374; 헌재 2015. 11. 26. 2014헌바299 참조).
(3) 따라서 이 사건 금지 및 처벌조항들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다.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의료기기업자 상호간의 차별 여부
앞서 명확성원칙 위배 주장에 관하여 본 바와 같이 의료기기법 금지조항에 의하여 의료기기업자가 리베이트를 제공하여서는 아니되는 의료기관 개설자에는 법인이 포함됨이 분명하고,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기업자가 처벌받는 것은 그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료기관 개설자가 처벌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법인인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기업자는 자연인인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처벌을 받게 되므로, 자연인인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기업자만 처벌을 받는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
(2)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인지 여부
의료법 처벌조항 중 의료인에 관한 부분이 의료기기에 관한 리베이트를 다른 영역에 비해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은 의료기기가 국민보건과 직결되는 제품이라서 그 기능상 공공성이 클 뿐만 아니라 최종 소비자인 환자가 배제된 채 의료인과 의료기기업자 사이에서 의료기기 선택이 사실상 완료되는 구조라서 그 유통 및 판매질서에 대한 공적인 규제의 필요성도 크다는 데 기인하는 것이지 단순히 수범자가 의료인이기 때문은 아니므로 이를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헌재 2015. 2. 26. 2013헌바374 참조).
(3) 따라서 이 사건 금지 및 처벌조항들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라.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금지 및 처벌조항들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에 대한 판단
가. 자기책임원칙, 무죄추정원칙 위배 여부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 및 죄형법정주의로부터 도출되는 책임주의 원칙에 의하면,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법인 업무 수행 중에 범한 위법행위에 대하여 법인에게도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불법의 결과 발생에 관하여 법인에게도 그 의사결정 및 행위구조상의 책임이 인정되어야 한다. 즉, 법인에 대한 양벌규정 조항이 책임주의 원칙에 부합하려면,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 유무에 따라 법인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가 결정되도록 하여야 한다(헌재 2010. 5. 27. 2009헌가28; 헌재 2010. 7. 29. 2009헌가18등; 헌재 2010. 10. 28. 2010헌가55등; 헌재 2011. 6. 30. 2011헌가7등 참조).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은 그 단서에서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여, ‘해당 업무에 관한 주의와 감독의 해태’라는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요소를 구성요건요소로 규정하여 법인의 독자적인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법인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과하지 아니하고, 대표자,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의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법인 차원의 관리⋅감독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자기책임원칙이나 무죄추정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헌재 2017. 10. 26. 2017헌바166 참조).
나. 의료기기업자와 의료인 사이의 차별 여부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은 법인인 의료기기업자의 대표자 등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리베이트 제공행위를 한 경우 그 법인에게도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과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당시의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의료인 등에 대해서는 리베이트 수수와 관련하여 양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헌법 제11조 제1항이 규정하는 평등의 원칙은 결코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법의 적용이나 입법에 있어서 불합리한 조건에 의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하고(헌재 1989. 5. 24. 89헌가37등 참조), 제도의 단계적 개선과 추진과정에서 일부 차별적 상황이 초래되었다 하더라도 그런 상황이 국회의 자의적 입법에 따른 결과가 아닌 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6. 7. 28. 2015헌마236등 참조).
또한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입법자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범죄의 실태와 죄질 및 보호법익 그리고 범죄예방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국가의 입법정책에 관한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헌재 2012. 8. 23. 2010헌바402 등 참조).
의료기기업자와 의료인 등은 리베이트를 두고 제공자와 수수자로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의료기기업자의 리베이트 제공행위와 의료인 등의 그 수수행위는 영업적⋅반복적 행위 내지 조직적 행위 가능성, 광범성 등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이 차이를 고려하여 우선은 리베이트를 받는 행위보다는 제공행위를 더 엄격하게 양벌규정으로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나서 의료기기업자를 의료인 등에 비해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된 현행 의료법 제91조는 의료인 등에 대해서도 리베이트 수수와 관련하여 양벌규정을 두어, 이러한 차별의 문제가 입법적으로 해결되었는바, 이와 같이 제도의 단계적 추진과정에서 일부 차별적인 상황이 초래되었다고 하여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 김○구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고, 이 사건 금지 및 처벌조항들, 의료기기법 양벌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행정소송법 제23조 제1항 등 위헌소원
[2018. 1. 25. 2016헌바208]
【판시사항】
가. 취소소송 등의 제기 시 집행정지의 요건을 규정한 행정소송법(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이라 한다)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취소소송 등의 제기 시 집행부정지원칙을 취하고, “처분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 집행정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행정소송법(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집행부정지 조항’이라 한다) 및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이하 위 조항들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에서 집행정지 요건으로 규정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는 대법원 판례에 의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로서 이는 금전보상이 불능인 경우 내지는 금전보상으로는 사회관념상 행정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참고 견딜 수 없거나 또는 참고 견디기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의 유형, 무형의 손해’를 의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긴급한 필요’란 손해의 발생이 시간상 임박하여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본안판결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집행정지가 임시적 권리구제제도로서 잠정성, 긴급성, 본안소송에의 부종성의 특징을 지니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법관의 법 보충작용을 통한 판례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자의적인 법해석의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남소를 억제하여 행정의 원활한 운영을 확보하고 행정 목적을 실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또한 행정소송법은 당사자의 신청이 없더라도 집행정지의 필요성이 있는 때에는 법원이 직권으로 집행정지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청구인의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있으며, 집행정지의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할 수 있도록 하여 기본권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은 행정작용의 안정적이고 계속적인 수행과 행정의 원활한 운영을 통한 공공복리이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입게 되는 불이익은 행정소송 제기 시와 본안판결 승소 시까지 사이에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처분의 집행이나 절차의 속행이 이루어짐에 따른 손해인바, 공익에 비하여 침해되는 사익이 크다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행정소송법(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 제1항, 제2항
【참조조문】
헌법 제27조 제1항
행정소송법(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 제23조 제3항 내지 제6항, 제38조 제1항
【참조판례】
가. 헌재 2000. 2. 24. 98헌바37, 판례집 12-1, 169, 179헌재 2002. 7. 18. 2000헌바57, 판례집 14-2, 1, 16헌재 2014. 8. 28. 2013헌바172등, 판례집 26-2상, 325, 330헌재 2015. 3. 26. 2014헌바156, 판례집 27-1상, 273, 281
나. 헌재 1996. 8. 29. 93헌바57, 판례집 8-2, 46, 60헌재 1996. 8. 29. 93헌바63등, 판례집 8-2, 63헌재 2009. 2. 26. 2007헌바8등, 판례집 21-1상, 45, 53
【당 사 자】
청 구 인한○순국선대리인 변호사 정소연
당해사건대법원 2015무717 효력정지신청
【주 문】
행정소송법(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 제1항 및 제2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공유재산인 서울 강북구 ○○동 ○○ 대 130㎡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서울특별시 강북구청장으로부터 점유기간 1989. 6. 1.부터 2014. 12. 31.까지에 해당하는 여러 건의 변상금부과처분을 받았다. 청구인은 서울행정법원에 위 각 부과처분 및 각 부과처분에 따른 체납처분을 다투는 소송을 진행하던 중, 서울특별시 강북구청장이 2016. 7. 22.에 한 변상금부과처분의 효력정지를 신청하였으나 2015. 10. 29. 기각되었고(서울행정법원 2015아2660), 2015. 11. 12. 항고하였으나 2015. 11. 27.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5루1384). 청구인은 2015. 12. 22. 위 기각결정에 불복하여 재항고를 제기하는 한편(대법원 2015무717) 재항고심 계속 중 집행부정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행정소송법 제23조 제1항 및 집행정지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같은 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5. 4. 11. 기각되었다(대법원 2016아13).
나. 이에 청구인은 2016. 5. 19. 행정소송법 제23조 제1항 및 제2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행정소송법(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집행부정지 조항’이라 한다) 및 제2항(이하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이라 하고, 위 조항들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행정소송법(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3조(집행정지) ① 취소소송의 제기는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
② 취소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처분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본안이 계속되고 있는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에 의하여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이하 “집행정지”라 한다)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처분의 효력정지는 처분등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을 정지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관련조항]
행정소송법(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조(행정소송의 종류) 행정소송은 다음의 네가지로 구분한다.
1.항고소송: 행정청의 처분등이나 부작위에 대하여 제기하는 소송
제4조(항고소송) 항고소송은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1.취소소송: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등을 취소 또는 변경하는 소송
2.무효등 확인소송: 행정청의 처분등의 효력 유무 또는 존재여부를 확인하는 소송
제23조(집행정지) ③ 집행정지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④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집행정지의 결정을 신청함에 있어서는 그 이유에 대한 소명이 있어야 한다.
⑤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집행정지의 결정 또는 기각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할 수 있다. 이 경우 집행정지의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에는 결정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다.
⑥ 제30조 제1항의 규정은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집행정지의 결정에 이를 준용한다.
제38조(준용규정) ① 제9조, 제10조, 제13조 내지 제17조, 제19조, 제22조 내지 제26조, 제29조 내지 제31조 및 제33조의 규정은 무효등 확인소송의 경우에 준용한다.
-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은 집행정지의 요건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가구제제도의 본질적인 사항을 법원의 해석에 위임한 것으로서 포괄위임금지원칙 또는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나. 이 사건 집행부정지 조항은 집행부정지의 원칙을 규정함으로써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재산권,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되며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 노력의무에 위배된다.
- 판 단
가. 집행정지제도의 의의 및 입법취지와 집행부정지원칙
행정소송상 가구제(假救濟)란 본안 소송 확정 전에 계쟁 행정처분 및 공법상 권리관계의 효력이나 절차의 속행 때문에 원상회복할 수 없는 결과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고자 권리를 잠정구제하는 것을 말한다. 행정법관계에서는 법령 및 성질상 특수한 효력인 공정력, 구속력, 자력집행력 등이 인정되는데, 쟁송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그러한 효력의 관철을 허용할 경우 현상의 변경 등으로 당사자가 현저한 손해를 입거나 소송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본안판결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하여 임시구제의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행정소송법은 1951. 8. 24. 법률 제213호로 제정될 당시부터 현재까지 가구제의 수단으로 집행정지만을 인정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1984. 12. 15. 법률 제3754호로 행정소송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지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예방의 필요성이나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실체적 요건은 제정 당시나 지금이나 대동소이하다.
행정소송법은 제23조 제1항에서 “취소소송의 제기는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 고 하는 이른바 집행부정지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의 제기 자체에 집행정지의 효력을 인정할지 아니면 별도의 집행정지결정을 거치도록 할 것인지, 어떠한 소송유형에 대하여 어느 정도 범위에서 집행정지를 인정할지 등은 기본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더라도 집행정지 이외의 가구제 수단을 인정하고 있는 대륙법계 국가들은 민사소송을 준용하여 가구제의 폭을 넓히기보다는 별도로 개별 규정을 두어 행정소송상 가처분 및 가명령 등을 제도화하고 있다.
나. 쟁점의 정리
(1) 청구인은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이 가구제제도의 본질적인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국회가 법률로써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하고 법원의 해석에 위임한 것은 포괄위임금지원칙 또는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법률이 일정한 사항을 하위법령에 위임하였을 것이 논리적 전제로서 요구된다. 그런데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은 집행정지의 요건에 관하여 하위법령에 위임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포괄위임금지의 원칙 또는 위임입법금지의 한계에 관한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이하에서는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만을 살펴보기로 한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집행부정지 조항과 관련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집행부정지원칙을 채택한 것이 재판청구권, 재산권,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되며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 노력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현행 행정소송법은 집행부정지 ‘원칙’을 취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또는 법원이 직권으로 집행정지결정을 내리고 있고 관련된 기본권의 제한은 이 사건 집행부정지 조항과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이 함께 작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이므로 위 두 조항을 결합하여 기본권 침해 여부를 살피기로 한다.
집행부정지원칙을 관철하는 경우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이미 그 집행이 종결되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어 권리구제의 실효를 거둘 수 없게 되거나, 소 제기 단계에서 소의 이익이 부정되어 재판청구권의 효율적 보장에 역행하는 결과가 되므로 행정소송법에서 집행부정지원칙을 채택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집행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재판청구권의 제한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이 가장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기본권은 재판청구권이고, 청구인이 주장하는 그 밖의 사정은 재판청구권에 대한 제한에 부수하여 발생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재판청구권을 중심으로 해서 심판대상조항이 그 헌법적 한계를 지키고 있는지를 검토하기로 한다.
다.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1) 명확성원칙은 법치국가원리의 한 표현으로서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한다는 헌법상의 원칙이다. 명확성의 정도는 모든 법률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개개의 법률이나 법조항의 성격에 따라 요구되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어떠한 규정이 부담적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는 수익적 성격을 가지는 경우에 비하여 명확성의 원칙이 더욱 엄격하게 요구되고, 죄형법정주의가 지배하는 형사관련 법률에서는 명확성의 정도가 강화되어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지만, 일반적인 법률에서는 명확성의 정도가 그리 강하게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다(헌재 2000. 2. 24. 98헌바37; 2002. 7. 18. 2000헌바57 등 참조).
또한 통상적으로 법률규정은 일반성, 추상성을 가지는 것으로서 입법기술상 어느 정도의 보편적 내지 일반적 개념의 용어사용은 부득이하므로, 당해 법률이 제정된 목적과 다른 규범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라 명확성의 구비 여부가 가려지고, 당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와 전체적 체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법관의 법 보충작용으로서의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면 이 경우까지명확성을결여하였다고할수없다(헌재 2014. 8. 28. 2013헌바172 등; 헌재 2015. 3. 26. 2014헌바156 등 참조).
(2)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은 확정판결이 있기 전에 사실관계의 완성 내지 변경을 방지함으로써 재판청구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대법원은 “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로서 이는 금전보상이 불능인 경우 내지는 금전보상으로는 사회관념상 행정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참고 견딜 수 없거나 또는 참고 견디기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의 유형, 무형의 손해를 일컫는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3. 10. 9.자 2003무23 결정 참조).
‘긴급한 필요’라 함은 손해의 발생이 시간상 임박하여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본안판결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집행정지가 본안판결의 확정시까지 존속하는 임시적 권리구제제도로서 잠정성, 긴급성, 본안소송에의 부종성의 특징을 지니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한 필요’라는 다소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이 사건 집행정지 요건 조항의 입법목적 및 다른 규정들과의 상호관계 등에 비추어 법관의 법 보충작용을 통한 판례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달리 자의적인 법해석의 위험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라. 심판대상조항의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헌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는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입법자에 의한 재판청구권의 구체적 형성이불가피하므로입법자의재량이인정되고(헌재 1996. 8. 29. 93헌바57; 헌재 2009. 2. 26. 2007헌바8등 참조), 일반적으로 행정소송에 관한 절차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는 기본적으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권자가 결정할 사항이므로(헌재 1996. 8. 29. 93헌바63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판청구권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입법 재량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조항은 남소를 억제하여 행정의 원활한 운영을 확보하고 행정 목적을 실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3)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균형성
(가)행정소송법은 당사자의 신청이 없더라도 집행정지의 필요성이 있는 때에는 법원이 직권으로 집행정지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당사자의 신청에 의한 경우에도 집행정지의 요건에 관하여 증명이 아닌 소명으로 족하도록 하여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있으며, 집행정지의 기각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할 수 있도록 하여 불복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기본권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외국의 입법례에 대하여 살펴보면, 독일은 집행정지의 원칙을, 일본과 프랑스는 집행부정지의 원칙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은 행정소송법 제80조 제2항 각 호에서 성질상 집행정지가 부적절하거나 즉시 집행에 대한 공익이 개인의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법률에 따른 집행정지의 예외를 규정하고 있고, 이 경우 관청이 직권으로 집행을 정지하거나(동조 제4항),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집행을 정지하도록 길을 마련하고 있다(동조 제5항). 앞서 본 바와 같이 집행정지제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는 행정행위의 성질에서 논리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과라기보다는 나라마다 다른 행정영역의 자율성 정도와 사법심사의 범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할 입법정책의 문제인 이상 집행부정지를 원칙으로 하면서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집행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한 심판대상조항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집행정지사건의 인용률, 심사기준, 적용례를 살펴볼 때 실무상으로도 집행정지제도가 권리구제의 실효성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은 행정작용의 안정적이고 계속적인 수행과 행정의 원활한 운영을 통한 공공복리이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입게 되는 불이익은 행정소송 제기시와 본안판결 승소시까지 사이에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행정행위의 효력인 공정력, 자력집행력 등이 그대로 관철됨에 따라 처분의 집행이나 절차의 속행이 이루어짐에 따른 손해이다.
집행정지신청이 인용된 이후 본안소송에서 승소한 경우나 집행정지신청이 기각된 이후 본안소송에서 패소한 경우에는 법익 균형성에 있어 특별한 문제가 없다. 문제되는 것은 집행정지신청이 인용된 이후 본안소송에서 패소한 경우와 집행정지신청이 기각된 이후 본안소송에서 승소한 경우라 할 것인데, 이 때 어느 쪽을 우선할지는 결국 공익과 사익의 비교형량의 문제인 동시에 집행정지여부의 결론과 본안의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 그 위험부담을 누구에게 귀속시킬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런데 2016년 기준으로 행정소송의 본안 인용률(일부승소 포함)이 14.2%임에 비추어 보면, 집행정지원칙을 취하거나 집행정지 요건을 완화할 경우, 대부분의 사건에서 집행정지가 되어 궁극적으로 행정의 비용이 증가하고 신속한 행정목적의 달성이 불가능하게 되어 행정 비효율이 발생한다. 또한 집행정지를 원칙으로 할 경우 집행정지 신청 단계에서 본안 판단의 선취가 이루어져 행정행위의 상대방에게 오히려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이에 비하여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사익이 침해되는 경우는 집행정지신청이 기각된 이후 본안소송에서 승소한 경우가 대표적인 예인데, 행정행위에 공정력을 부여하는 취지와 우리의 소송문화 등을 감안할 때 원칙과 예외를 바꿔야 할 정도로 공익에 비하여 침해되는 사익이 크다고는 보기 어렵다.
(4) 소결론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 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민사집행법 제130조 제3항 등 위헌소원
[2018. 1. 25. 2016헌바220]
【판시사항】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시 보증으로 매각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전 또는 유가증권을 공탁하도록 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결정으로 각하하도록 한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130조 제3항, 제4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무익한 항고 제기로 절차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남항고 아님을 담보하는 보증금을 공탁하도록 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도 적절하다. 경매절차에 있어 항고보증 공탁비율은 매각대금의 10분의 5에서, 10분의 2, 10분의 1로 변경되었는바, 10분의 1이란 공탁비율은 이해관계인의 권리보장과 신속한 집행절차의 구현을 조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재판청구권에 대한 지나친 제한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항고보증공탁은 남항고에 따른 경매절차 지연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항고인은 승소 여부에 따라 보증으로 공탁한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받을 수 있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항고인에게 남항고 아님을 소명하는 것에 갈음하여 이를 담보하는 보증금을 공탁하도록 하는 것은 많은 사건의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집행절차에서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이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기 어렵고, 법익 균형성도 인정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항고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130조 제3항, 제4항
【참조조문】
헌법 제27조, 제37조 제2항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126조 제1항, 제3항, 제129조 제1항, 제130조, 제147조
【참조판례】
헌재 1989. 5. 24. 89헌가37등, 판례집 1, 48, 55-58
헌재 1996. 4. 25. 92헌바30, 판례집 8-1, 353, 364-367
헌재 2001. 3. 21. 99헌바114등, 판례집 13-1, 639, 644-646
헌재 2009. 12. 29. 2009헌바25, 판례집 21-2하, 838, 843-844
헌재 2012. 7. 26. 2011헌바283, 판례집 24-2상, 125, 128-132
헌재 2014. 3. 27. 2013헌바101
【당 사 자】
청 구 인김○금대리인 변호사 권은집
당해사건의정부지방법원 2011타경12661
【주 문】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130조 제3항, 제4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외 박○주, 김○석은 강원도 철원군 ○○읍 ○○리 ○○ 등 그 일원의 23필지 토지와 그 지상의 건물 등(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을 소유하고 있다. 박○주, 김○석은 청구외 동송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약 14억 원을 대출받아 이 사건 부동산에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고, 이후 청구인으로부터 4억 5,000만 원을 차용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후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나. 박○주, 김○석이 동송농업협동조합에 대출금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자 동송농업협동조합은 2011. 4. 6.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를 신청하고, 의정부지방법원은 2011. 4. 7. 경매개시결정을 하였다(2011타경12661).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액은 2013. 11. 7.경 약 60억 원이었으나, 5년 동안 13여회 유찰되다가, 2016. 4. 12.에 이르러 매각대금 약 15억 원으로 매각허가결정되었다.
다. 위 매각허가결정에 따라 매각대금에서 경매비용과 동송농업협동조합의 선순위 채권액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만으로는 청구인 등 후순위 권리자는 사실상 변제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 청구인은 그 원인이 이 사건 부동산의 일괄매각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2016. 4. 15. 위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즉시항고)을 하였으나, 의정부지방법원은 청구인이 매각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전 또는 유가증권을 공탁하였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2016. 4. 25. 결정으로 항고장을 각하하였다.
라. 청구인은 2016. 5. 3. 의정부지방법원에,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항고 시 보증으로 매각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전 또는 유가증권을 공탁하도록 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원심법원이 결정으로 각하하도록 한 민사집행법 제130조 제3항, 제4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2016카기399), 위 각하결정에 대하여는 2016. 5. 12. 즉시항고하여 항고심 계속 중이다(2016라385).
마. 위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 2016. 5. 25. 기각되자, 청구인은 2016. 6. 3.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130조 제3항, 제4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아래와 같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130조(매각허가여부에 대한 항고) ③ 매각허가결정에 대하여 항고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보증으로 매각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전 또는 법원이 인정한 유가증권을 공탁하여야 한다.
④ 항고를 제기하면서 항고장에 제3항의 보증을 제공하였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붙이지 아니한 때에는 원심법원은 항고장을 받은 날부터 1주 이내에 결정으로 이를 각하하여야 한다.
-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항고 시 매각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탁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각하하도록 하고 있는바, 비록 항고권 남용 방지와 신속한 집행이라는 입법목적을 감안하더라도, 당해 사건에서와 같이 일괄매각 등의 사유로 인하여 보증금이 지나치게 고액인 경우까지 공탁을 예외 없이 관철시키는 것은 사실상 무자력자의 항고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으로서 청구인의 재판청구권, 재산권, 평등권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1)심판대상조항은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항고 시 보증으로 매각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전 또는 유가증권을 공탁하도록 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결정으로 각하하도록 일의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보증을 부담할 자력이 없는 자의 항고권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재판청구권의 침해 여부가 문제된다.
(2)한편,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항고보증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항고권자의 재산권 및 평등권이 침해된다는 주장은 항고권이 제한되는 결과 재판청구권이 침해된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과 가장 밀접하고 제한의 정도가 큰 주된 기본권인 재판청구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면서 청구인의 주장 취지를 함께 살피기로 한다.
나.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1) 일반적으로 민사소송법상 즉시항고는 집행을 정지시키는 효력이 있으나(민사소송법 제447조), 민사집행법상 즉시항고는 집행정지의 효력이 없다(민사집행법 제15조 제6항 본문). 그런데 이와 같이 집행정지의 효력을 부정하면 항고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입힐 염려가 있다. 이에 민사집행법은 즉시항고를 할 수 있는 재판을 ‘확정되어야 효력이 발생하는 재판’과 ‘즉시 효력을 발생하는 재판’으로 나누어, 재판의 내용이 당사자 그 밖의 이해관계인에게 중대한 이해관계가 있는 것에 관하여는 즉시집행력을 부정하여 확정되어야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고(제17조 제2항, 제229조 제7항, 제241조 제4항 등), 그 외의 경우에는 즉시항고를 제기하더라도 당연히 집행이 정지되지는 않도록 하였다(제15조 제6항 본문). 매각허가 여부에 관한 결정은 ‘확정되어야 효력이 발생하는 재판’에 해당되므로(제126조 제3항), 즉시항고가 제기되면 확정차단의 효력이 생겨 집행법원으로서는 더 이상 대금지급이나 배당기일 등의 집행절차를 속행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의 집행정지 효력으로 인하여, 실무에 있어 항고가 남용됨으로써 경매절차가 현저히 지연되고 이에 따라 채권자 등의 권리행사가 방해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경매절차의 특정한 위법을 지적하는 항고는 물론 자유롭게 허용되어야 할 것이나, 매각절차의 지연만을 목적으로 항고가 남용됨으로써 채권자 등의 권리행사가 방해되는 것은 허용되어서는 아니 되므로, 항고권자의 고의적인 집행지연의 폐단을 시정하기 위한 입법적 조치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무익한 항고의 제기로 경매절차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고 절차를 촉진시키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이를 위하여 항고인으로 하여금 항고가 남용된 것이 아님을 담보하는 상당한 액수의 보증금을 공탁하도록 함으로써 남항고에 대한 사전적인 위하효과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임이 인정된다.
(2)(가)입법부가 경매절차에 관한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서는 이해관계인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여야 함은 물론이나, 신속한 집행절차도 무시할 수 없는 공익적 요청이다. 신속한 분쟁해결로 소송과 집행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은 국민 전체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사집행절차의 구성은 ‘이해관계인의 권리보장’과 ‘신속한 집행절차의 구현’ 사이에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헌재 1996. 4. 25. 92헌바30 참조).
경매절차에 있어 항고보증공탁제도를 통한 신속한 집행절차의 구현 시도는 일찍부터 있어 왔다. 1973. 3. 3. 법률 제2570호로 개정된 구 ‘금융기관의 연체대출금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의2 제1항은 항고권자에게 경락대금의 10분의 5에 해당하는 담보공탁의무를 규정하였으나, 헌법재판소에서 ‘경매신청인이 금융기관인 경우에만 합리적 근거 없이 금융기관에 차별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부여하여 항고권자에게 과다한 경제적 부담을 지게 함으로써 평등권,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으로 결정된 바 있다(헌재 1989. 5. 24. 89헌가37등). 1981. 1. 29. 법률 제3361호로 제정된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15조 제1항은 경락대금의 10분의 2에 해당하는 담보공탁의무를 규정하였으나, 1990. 1. 13. 법률 제4203호로 삭제되었다.
이후 1990. 1. 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된 구 민사소송법 제642조 제4항은 경락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보증공탁의무를 규정하였는데,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을 합헌으로 결정하였고(헌재 1996. 4. 25. 92헌바30; 헌재 2001. 3. 21. 99헌바114등), 2002. 1. 26. 제정된 민사집행법 제130조 제3항은 매각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보증공탁의무를 규정하였는데,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을 합헌으로 결정한 바 있다(헌재 2009. 12. 29. 2009헌바25; 헌재 2012. 7. 26. 2011헌바283; 헌재 2014. 3. 27. 2013헌바101). 이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관련 선례들은, 매각대금의 10분의 1 이하로 보증금액을 정할 경우에는 항고권남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지 의문스러운 점과 그 정도의 보증금액을 공탁하도록 하였다고 해서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항고권의 행사가 거의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해관계인의 권리보장’과 ‘신속한 집행절차의 구현’의 조화 필요성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매각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보증공탁의무가 재판청구권에 대한 지나친 제한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항고인이 매각대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공탁하였더라도,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는 관련규정에 의하여 아래와 같이 그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받을 수 있으므로 항고인의 피해는 최소화될 수 있다.
우선, 항고가 인용된 경우 항고인은 확정증명을 제출하여 바로 보증금 전액을 반환받을 수 있다. 반면, 항고가 기각된 경우 ‘채무자 및 소유자인 항고인’은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없지만(민사집행법 제130조 제6항), ‘채무자 및 소유자 외의 사람인 항고인’은 항고를 한 날부터 항고기각결정이 확정된 날까지의 매각대금에 대한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이율에 의한 금액(보증으로 제공한 금전이나, 유가증권을 현금화한 금액을 한도로 한다)을 제외한 금액을 반환받을 수 있는데(민사집행법 제130조 제7항), 그 이율은 과거에는 연 20%였으나 2015. 10. 29. 개정으로 현재는 연 15%로 조정되었다(민사집행규칙 제75조). 이러한 과정에서 항고기각결정을 받은 항고인이 반환받지 못한 보증금은 배당할 금액에 포함되지만(민사집행법 제147조 제1항 제3호, 제4호), 경매신청이 취하되거나 매각절차가 취소된 경우 항고인은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고, 배당절차에서 채권자에게 배당하고 남은 금액이 있는 경우 ‘채무자 및 소유자 이외의 사람인 항고인’이 제공한 보증금 중 남은 금액에 대해서는 그 보증을 제공한 항고인이 반환받을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147조 제2항, 제3항).
(다)청구인은,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2조 제1항, 제3조는 소장에 붙여야 할 인지비율을 소가가 증가할수록 감소시킴으로써 소가가 고액인 소송당사자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즉시항고에 요구되는 보증금 공탁비율을 매각대금의 10분의 1로 고정함으로써 일괄매각 등의 사유로 인하여 그 매각대금이 지나치게 고액인 경우 무자력자의 항고권이 사실상 봉쇄되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일괄매각 등의 사유로 매각대금이 지나치게 고액인 경우 매각대금의 증가에 따라 공탁비율을 감소시키거나 보증금액의 상한을 정함으로써 항고남용의 의사가 없는 정당한 항고권자의 항고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① 인지제도란 국민이 소송절차를 이용하고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때에 수익자 부담의 측면에서 그 이용대가의 일부 또는 수수료를 징수한다는 의미에서 일정액의 인지를 첩부하게 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그 승소 여부에 관계없이 인지액을 반환받을 수 없는 반면, 항고보증공탁제도는 무익한 항고의 제기로 경매절차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 승소 여부에 따라 보증금의 반환 범위가 정해지므로, 양자는 서로 다른 내용의 제도인 점, ② 심판대상조항은 경매절차를 지연시키고자 하는 감추어진 목적을 가지고 항고를 남용하는 것을 막는 데 그 취지가 있는바, 내심에 감추어진 목적은 형식상 내세우는 항고사유의 내용만 가지고는 판별할 수 없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공탁을 요구하는 것은 수긍할 수 있는 점, ③ 항고인에게 항고권 남용이 아님을 소명토록 하는 것에 갈음하여 이를 담보하는 상당한 액수의 보증금을 공탁하도록 하는 것은 많은 사건의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집행절차나 신청절차에서는 있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 중의 하나인 점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이 정하는 공탁비율이 항고권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
(라) 사정이 이와 같다면, 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3)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항고권자의 재판청구권이 위와 같은 범위에서 제한되는 측면이 있으나, 그 제한의 정도가 무익한 항고권의 남용으로 경매절차가 현저히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고 절차를 촉진시킴으로써 일반 채권자의 권리행사를 보호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중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사이에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4)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민사집행법(2002. 1. 26. 법률 제6627호로 제정된 것)
제126조(매각허가여부의 결정선고) ① 매각을 허가하거나 허가하지 아니하는 결정은 선고하여야 한다.
③ 제1항의 결정은 확정되어야 효력을 가진다.
제129조(이해관계인 등의 즉시항고) ① 이해관계인은 매각허가여부의 결정에 따라 손해를 볼 경우에만 그 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제130조(매각허가여부에 대한 항고) ① 매각허가결정에 대한 항고는 이 법에 규정한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신청사유가 있다거나, 그 결정절차에 중대한 잘못이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드는 때에만 할 수 있다.
②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각 호의 사유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매각허가 또는 불허가결정에 대한 항고의 이유로 삼을 수 있다.
⑤ 제4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⑥ 채무자 및 소유자가 한 제3항의 항고가 기각된 때에는 항고인은 보증으로 제공한 금전이나 유가증권을 돌려 줄 것을 요구하지 못한다.
⑦ 채무자 및 소유자 외의 사람이 한 제3항의 항고가 기각된 때에는 항고인은 보증으로 제공한 금전이나, 유가증권을 현금화한 금액 가운데 항고를 한 날부터 항고기각결정이 확정된 날까지의 매각대금에 대한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이율에 의한 금액(보증으로 제공한 금전이나, 유가증권을 현금화한 금액을 한도로 한다)에 대하여는 돌려 줄 것을 요구할 수 없다. 다만, 보증으로 제공한 유가증권을 현금화하기 전에 위의 금액을 항고인이 지급한 때에는 그 유가증권을 돌려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⑧항고인이 항고를 취하한 경우에는 제6항 또는 제7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제147조(배당할 금액 등) ① 배당할 금액은 다음 각호에 규정한 금액으로 한다.
3.제130조 제6항의 보증(제130조 제8항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4.제130조 제7항 본문의 보증 가운데 항고인이 돌려 줄 것을 요구하지 못하는 금액 또는 제130조 제7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항고인이 낸 금액(각각 제130조 제8항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② 제1항의 금액 가운데 채권자에게 배당하고 남은 금액이 있으면, 제1항 제4호의 금액의 범위안에서 제1항 제4호의 보증 등을 제공한 사람에게 돌려준다.
③ 제1항의 금액 가운데 채권자에게 배당하고 남은 금액으로 제1항 제4호의 보증 등을 돌려주기 부족한 경우로서 그 보증 등을 제공한 사람이 여럿인 때에는 제1항 제4호의 보증 등의 비율에 따라 나누어 준다.
8.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등 위헌소원
[2018. 1. 25. 2016헌바272]
【판시사항】
가.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를 할 수 있는 경우를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의 경우로만 제한한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83조 제4호(이하 ‘형사소송법조항’이라 한다)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경우 강제추행한 것에 준하여 처벌하도록 규정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조 제5항 중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제3항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는 부분(이하 ‘성폭력처벌법조항’이라 한다)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형사소송법조항은 하급심 법원과 상고심 법원 간에 사법자원을 적절하게 분배하고, 불필요한 상고제기를 방지하며, 소송경제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상고심 재판의 법률심 기능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고, 당사자는 제1심과 제2심에서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을 다툴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조항은 입법형성권의 범위 내에 있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나.정신적⋅육체적으로 미성숙한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위력으로써 추행하는 행위는, 피해자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극도의 위험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추행에 수반되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불법성이 대단히 크고, 죄질이 불량하며 그 비난가능성 또한 강제추행죄에 못지않게 무겁다. 따라서 성폭력처벌법조항이 13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대상인 경우 위력에 의한 추행행위를 폭행이나 협박에 의한 추행행위와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다 하여 형벌체계의 정당성이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심판대상조문】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83조 제4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조 제5항 중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제3항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는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27조 제1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조 제3항
【참조판례】
가. 헌재 2012.5.31. 2010헌바90등, 판례집 24-1하, 378, 386-389
나. 헌재 2011.11.24. 2011헌바54, 판례집 23-2하, 447, 453헌재 2012.5.31. 2010헌바401, 판례집 24-1하, 411, 416헌재 2015.2.26. 2013헌바107, 판례집 27-1상, 112, 123-124
【당 사 자】
청 구 인홍○만대리인 변호사 박정근
당해사건 대법원 2016도4834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인정된 죄명: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위계등추행)]
【주 문】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83조 제4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조 제5항 중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제3항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는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 초등학교’의 계약직 교사로 채용되어 피해자(여, 12세)가 속한 6학년 5반의 담임교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청구인은 2015. 9. 10.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피해자를 추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2015고합52, 2015전고17(병합)},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5노2712; 대법원 2016도4834).
나. 청구인은 위 상고심 계속 중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5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6. 6. 9. 기각되자(2016초기458), 2016. 7. 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5항 전체를 심판대상으로 삼았으나,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은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범죄사실로 처벌받았으므로,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83조 제4호(이하 ‘형사소송법조항’이라 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조 제5항 중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제3항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는 부분(이하 ‘성폭력처벌법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83조(상고이유) 다음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할 수 있다.
-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조(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 등) ⑤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관련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조(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 등) ③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형법」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청구인의 주장
가. 형사소송법조항은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는 사건을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이 선고된 경우로 한정하고 있으므로, 이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를 금지시키는 것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을 선고받은 자와 그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은 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나. 성폭력처벌법조항은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경우 폭행 또는 협박으로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것에 준하여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력에 의한 추행행위와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추행행위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동일하게 취급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 판 단
가. 형사소송법조항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2. 5. 31. 2010헌바90등 결정에서 형사소송법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는바, 그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형사소송법조항은, 사실인정이나 형의 양정을 전권사항으로 하는 하급심과 법령의 해석⋅적용의 통일을 기하는 상고심 간의 재판기능에 따라 사법자원을 적절히 분배하고, 불필요한 상고제기를 방지하며, 하급심의 충실한 재판을 도모하는 동시에 소송경제도 꾀하기 위하여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경우에만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는 정당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제한이라 할 수 있고, 한정된 사법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상고심 재판의 법률심 기능을 제고할 필요성, 제1심과 제2심에서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을 다툴 충분한 기회가 부여되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로 인해 당사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과 이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을 법익형량함에 있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형사소송법조항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현저히 벗어나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평등원칙 위반 여부
형사소송법조항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경우에만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를 허용함으로써, 이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하여 상고를 할 수 없게 되는 차별적인 취급을 받게 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형사소송법조항은 하급심 법원과 상고심 법원 간에 사법자원을 적절하게 분배하고 불필요한 상고제기를 방지하여 소송경제를 도모하기 위한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차별적인 취급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형사소송법조항은 평등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
(2)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청구인은 최근 중형의 선고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해마다 사형, 무기, 10년 이상의 형이 선고된 사건 수, 이들이 전체 자유형에서 차지하는 비율 등에 약간의 변동은 있으나, 위 선례를 변경할 만큼 중형의 선고가 특별히 감소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외에 위 선례를 변경할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에서도 위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따라서 형사소송법조항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하고, 평등원칙에 위반되지도 아니한다.
나. 성폭력처벌법조항에 대한 판단
(1) 성폭력처벌법조항의 입법연혁
- 8. 22. 법률 제5343호로 개정되고 1998. 1. 1. 시행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제8조의2(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등)를 신설하여 제4항에서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추행죄를 규정하였다. 제8조의2는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 등의 죄를 가중처벌하고 이를 비친고죄로 규정함으로써 아동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제8조의2 제4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3세 미만의 사람을 강제추행한 것에 준하여 처벌하도록 하였고,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었다.
이후 2006. 10. 27. 법률 제8059호 개정(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2008. 6. 13 법률 제9110호 개정(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2010. 4. 15. 법률 제10258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제정(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거치면서 법정형이 상향 조정되었다.
(2) 평등원칙 위반 여부
(가) 어떤 유형의 범죄에 대하여 특별히 형을 가중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가중의 정도가 통상의 형사처벌과 비교하여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는 위헌적 법률이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로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보호법익과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 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12. 5. 31. 2010헌바401 참조).
(나)13세미만의미성년자는정신적⋅육체적으로 미성숙할 뿐만 아니라, 아직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므로, 특별히 그들의 정상적인 성적 발달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바,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위력 또는 폭행⋅협박에 의한 추행죄는 모두 ‘13세 미만의 아동이 외부로부터의 부적절한 성적 자극이나 물리력의 행사가 없는 상태에서 심리적 장애 없이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을 형성할 권익’을 보호법익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도6791 판결; 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도7164 판결 참조).
정신적⋅육체적으로 미성숙한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위력으로써 추행하는 행위는, 피해자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극도의 위험을 초래하고 그들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다양한 후유증을 발생시키며, 피해자 가족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행위 상대방의 위험성 인지 능력 및 범죄사태 파악에 대한 인식 능력이 매우 취약한 단계이어서 위력 등 강제력에 대한 대처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위력으로써 추행하는 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정면으로 반하는 범죄로서 추행에 수반되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불법성이 대단히 크고, 죄질이 불량하며 그 비난가능성 또한 강제추행죄에 못지않게 무겁다(헌재 2011. 11. 24. 2011헌바54; 헌재 2015. 2. 26. 2013헌바107 참조).
한편 위력에 의한 추행행위는 그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강제추행의 경우에 비해 피해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불법의 정도가 낮은 경우도 있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는 강제추행보다 죄질이 나쁘고 피해가 중대한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또한 범행의 동기와 범행 당시의 정황 및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의 정도 등에 비추어, 강제추행죄보다 무겁게 처벌하거나 동일하게 처벌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위력을 사용하여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추행한 사람의 불법성과 죄질의 정도가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한 사람에 비하여 반드시 가볍다고 단정할 수 없다. 물론 구체적 사안에서 강제추행의 경우와 비교해 죄질 및 불법성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도 있겠지만, 성폭력처벌법조항은 이러한 경우 법관에게 행위자의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여 작량감경을 통한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있다.
(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성폭력처벌법조항이 13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대상인 경우 위력에 의한 추행행위를 폭행이나 협박에 의한 추행행위와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다 하여 형벌체계의 정당성이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헌재 2015. 2. 26. 2013헌바107 참조).
- 결 론
그렇다면 형사소송법조항 및 성폭력처벌법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9.농업협동조합법 제29조 제3항 위헌소원
[2018. 1. 25. 2016헌바315]
【판시사항】
가.지역축산업협동조합 조합원이 조합원 자격이 없는 경우 당연히 탈퇴되고, 이사회가 이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107조 제1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29조 제2항 제1호, 제29조 제3항 중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때에 당연히 탈퇴되고, 이사회는 그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는 의미는 ‘법령이 정한 조합원으로서의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다른 절차 없이도 마땅히 조합에서 탈퇴되는 효력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사회의 확인’은 ‘당연히 탈퇴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알아보거나 인정하는 조합 내부의 절차’를 뜻하는 것이 명백하다.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심판대상조항의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확정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심판대상조항은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 그 설립 목적과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조합의 구성원 운영에 관한 결사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고 있으나,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조합원의 지위가 일시적으로 상실되는 경우까지 당연 탈퇴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고, 이사회의 확인 절차를 통해 조합원의 법적 지위의 혼란을 방지하고 있으므로 과도한 제한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107조 제1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29조 제2항 제1호, 제29조 제3항 중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43조 제3항 제1호, 제103조, 제105조
【참조판례】
가. 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판례집 17-1, 812헌재 2014. 4. 24. 2012헌바45 판례집 26-1하, 41
나. 헌재 2012. 12. 27. 2011헌마562등 판례집 24-2하, 617
【당 사 자】
청 구 인양주축산업협동조합대표자 조합장 이○광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담당변호사 김병운 외 1인
당해사건의정부지방법원 2015가합4594 조합장선거무효확인
【주 문】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107조 제1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29조 제2항 제1호, 제29조 제3항 중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청구인은 농업협동조합법에 의해 설립되어 의정부시, 동두천시, 양주시, 남양주시 별내면, 퇴계원면 일원과 서울 도봉구 쌍문동, 방학동, 창동, 도봉동 및 노원구 공릉동, 하계동, 중계동, 상계동 일원을 관할 구역으로 하는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하 ‘지역축협’이라 한다)인바, 2015. 3. 11. 실시한 조합장 선거(이하 ‘이 사건 선거’라 한다)에서 후보자 홍○석이 조합장으로 당선되었다. 청구인의 조합원인 김○중은 청구인을 피고로 하여, 장기간 양축을 하지 아니하거나 청구인 조합의 관할구역에 거소, 주소 등을 두지 않아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여 조합원의 지위에서 당연 탈퇴한 조합원들이 투표에 참여한 이 사건 선거는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조합장선거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의정부지방법원 2015가합4594).
청구인은 위 소송 계속 중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29조 제3항 중 제2항 제1호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6. 7. 8. 기각되자(의정부지방법원 2016카기20027), 2016. 8.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29조 제3항 중 제2항 제1호 부분에 대하여만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법원도 위 조항에 대하여만 기각결정을 하였으나, 같은 조 제2항 제1호는 위 제29조 제3항 중 제2항 제1호 부분의 구성요소가 되는 규정으로 두 조항은 서로 필연적 연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고, 법원 역시 같은 조 제2항 제1호에 대해 실질적으로 판단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같은 조 제2항 제1호도 심판대상에 포함시켜 함께 판단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107조 제1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29조 제2항 제1호, 제29조 제3항 중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107조(준용규정) ① 지역축협에 관하여는 제14조 제2항, 제15조부터 제18조까지, 제19조 제2항⋅제3항, 제20조, 제21조, 제21조의3, 제22조부터 제24조까지, 제24조의2, 제25조부터 제28조(같은 조 제2항은 제외한다)까지, 제29조부터 제50조까지, 제50조의2, 제51조부터 제56조까지, 제57조 제2항부터 제7항까지, 제58조부터 제65조까지, 제65조의2, 제66조, 제67조, 제67조의2, 제68조부터 제75조까지, 제75조의2 및 제76조부터 제102조까지의 규정을 준용한다.
제29조(탈퇴) ① 생략
②조합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당연히 탈퇴된다.
-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경우
2.∼5. 생략
③ 제43조에 따른 이사회는 조합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상으로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농업협동조합법(2009. 6. 9. 법률 제9761호로 개정된 것)
제43조(이사회) ① 지역농협에 이사회를 둔다.
② 이사회는 조합장을 포함한 이사로 구성하되, 조합장이 소집한다.
③ 이사회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의결한다.
- 조합원의 자격 심사 및 가입 승낙
2.∼13.생략
제103조(목적) 지역축산업협동조합(이하 이 장에서 “지역축협”이라 한다)은 조합원의 축산업 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향상을 증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105조(조합원의 자격) ① 조합원은 지역축협의 구역에 주소나 거소 또는 사업장이 있는 자로서 축산업을 경영하는 농업인이어야 하며, 조합원은 둘 이상의 지역축협에 가입할 수 없다.
② 제1항에 따른 축산업을 경영하는 농업인의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1999. 9. 7. 법률 제6018호로 폐지⋅제정된 구 농업협동조합법에 의하여 개정된 것인데, 당시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률안의 조문 자구를 정리하면서 위임 범위를 벗어나 실질적 내용의 변경을 초래하였으므로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고, 그 목적이나 성격이 유사한 수산업협동조합법, 산림조합법, 신용협동조합법의 관련 규정과 달리 이사회의 의결을 조합원 자격상실 및 탈퇴의 효력요건이 아닌 단순 절차적 요건으로 해석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체계정당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사회의 확인이 조합원 자격상실 및 탈퇴의 효력 요건인지 단순 절차적 요건인지 불명확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반되고, 이사회의 확인을 단순 절차적 요건으로 해석하는 경우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축산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조합원까지도 조합원 자격이 당연히 상실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조합의 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청구인이 주장하는 국회의장의 자구수정은 심판대상조항으로 개정되기 전인 1999. 9. 7. 법률 제6018호로 폐지⋅제정된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29조 제2항, 제3항에 관한 것으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절차에 관한 하자가 아니므로 적법절차원칙 위반은 문제되지 아니한다. 가사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절차상 하자로 본다고 하더라도, 국회의장의 자구수정이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률안의 실질적 내용에 변경을 초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입법에 관한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체계정당성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체계정당성 위반은 그 자체 헌법위반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비례원칙이나 평등원칙 위반을 시사하는 징후에 불과하다(헌재 2004. 11. 25. 2002헌바66). 청구인의 주장은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체계정당성원칙 위반은 별도로 살피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및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예측가능성 및 자의적 법집행 배제가 확보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데,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05. 6. 30. 2002헌바83; 헌재 2014. 4. 24. 2012헌바45).
(2)구 축산업협동조합법(1999. 3. 31. 법률 제5950호로 개정되고, 1999. 9. 7. 법률 제601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2항 제1호는 조합원이 조합원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때 자연 탈퇴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3항에서 조합원 자격 상실로 인한 자연 탈퇴의 경우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위 제27조 제2항은 조합원의 자연탈퇴 사유를 조합원의 자격상실, 사망, 파산선고 및 금치산선고를 받은 때로 열거하면서 그 중 조합원의 자격상실 사유만을 이사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1999. 9. 7. 법률 제6018호로 폐지⋅제정된 구 농업협동조합법 제29조 제2항 제1호는 조합원이 조합원으로서 자격이 없는 때 당연히 탈퇴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3항에서 이사회는 조합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상으로 제2항 각호의 규정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즉 종전 규정과 달리 이사회의 의결이 아닌 확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조합원의 자격상실의 경우만을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하던 것을 나머지 탈퇴 사유인 사망, 파산선고 등과 같이 이사회 확인 절차에 의해 처리하도록 개정함으로써, 조합원 자격 상실 여부에 대한 판단과 조합원의 사망, 파산선고 등 나머지 탈퇴사유의 존재여부에 대한 판단을 동일한 성격의 문제로 인식하고 동일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3)위 입법연혁 등에 비추어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지역축협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조합원의 자격을 상실한 조합원은 사망, 파산선고 등 나머지 탈퇴사유와 마찬가지로 조합에서 당연히 탈퇴되도록 하되, 이사회에서 조합원이 조합원 자격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여 조합원 자격의 상실 여부를 명확하게 처리하도록 하는 데 입법취지가 있다.
대법원은 ‘조합원이 당연 탈퇴의 사유에 해당하면 그 자체로 조합원의 자격을 당연히 상실하고, 이사회의 확인은 사무처리의 편의와 일관성을 위한 것일 뿐 그 확인이 없다고 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여(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9다91880 판결), 심판대상조항의 이사회 확인이 조합원 자격상실 및 탈퇴에 대한 효력 요건이 아닌 단순 절차적 요건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4)심판대상조항의 문언, 입법연혁 및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때에 당연히 탈퇴되고, 이사회는 그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는 의미는 ‘법령이 정한 조합원으로서의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다른 절차 없이도 마땅히 조합에서 탈퇴되는 효력이 발생하는 것’을 뜻하고, ‘이사회의 확인’은 ‘당연히 탈퇴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알아보거나 인정하는 조합 내부의 절차’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수범자는 심판대상조항의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확정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결사의 자유 침해 여부
(1)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결사의 자유’라 함은 다수의 자연인 또는 법인이 공동의 목적을 위하여 단체를 결성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하고, 이에는 적극적으로 단체결성의 자유, 단체존속의 자유, 단체활동의 자유, 결사에의 가입⋅잔류의 자유와, 소극적으로 기존의 단체로부터 탈퇴할 자유와 결사에 가입하지 아니할 자유가 모두 포함된다. 결사의 자유에는 단체활동의 자유도 포함되는데, 단체활동의 자유는 단체 외부에 대한 활동뿐만 아니라 단체의 조직, 의사형성의 절차 등의 단체의 내부적 생활을 스스로 결정하고 형성할 권리인 ‘단체 내부 활동의 자유’를 포함한다(헌재 2012. 12. 27. 2011헌마562등).
지역축협은 조합원의 축산업 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향상을 증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축협인의 자주적 협동조직으로 기본적으로 사법인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지역축협인 청구인은 지역축협의 활동과 관련하여 결사의 자유 보장의 대상이 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조합의 의사결정과 상관없이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사유에 해당하면 조합원의 자격이 당연히 상실되어 조합에서 탈퇴되도록 하고, 이사회에서 이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조합인 청구인이 단체의 조직 및 운영 등을 스스로 결정하고 형성할 권리를 제한한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결사의 자유를 제한한다.
(2) 판단
(가)지역축협의 조합원 자격은 법령상 지역축협의 구역에 주소나 거소 또는 사업장이 있는 자로서 축산업을 경영하는 농업인이어야 하고, 조합원은 둘 이상의 지역축협에 가입할 수 없다는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조합원은 정관으로 정하는 좌수 이상의 출자를 하여야 하고, 그 출자액을 한도로 책임을 지며 지역축협의 운영과정에 성실히 참여하여야 하며, 생산한 축산물을 지역축협을 통하여 출하하는 등 그 사업을 성실히 이용하여야 하는 등의 조합원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부담한다. 축산업협동조합이 조합원의 축산업 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향상을 증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조합인 점에 비추어 보면, 조합원으로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조합원이 조합 운영에 참여하거나 조합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조합의 설립목적에 반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조합원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조합원 자격을 상실한 경우 조합에서 당연 탈퇴되도록 하는 규정은, 지역축협이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향상 증대라고 하는 설립목적에 부합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조합원의 자격 상실을 이사회가 확인하도록 규정한 것은 조합원의 자격 상실을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명확하게 처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조합원 자격이 없는 조합원을 이사회 의결이 없어도 당연히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여 탈퇴되는 것으로 하고, 이사회는 당연탈퇴 사유를 확인하도록 하는 규정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나)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에 의하면 집단폐사 또는 전염병으로 인한 살처분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에 의해 조합원의 지위가 상실되는 경우에도 조합에서 당연 탈퇴하게 되어 기본권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조합원이 객관적으로 낙농의사가 확정적으로 상실되었다고 볼 수 있어 법령상 조합원의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조합원 자격이 상실되고, 이사회에서 조합원 자격 상실을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명확하게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지, 일시적인 사유로 영농을 중단한 경우까지 조합원 자격이 상실되도록 규정한 것은 아니다. 조합의 이사회는 조합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상으로 하여 조합원 자격 등을 확인하여야 하는데, 이때 일시적으로 조합원 자격에 관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축산의사가 없다고 볼 수 있는 조합원이 이사회의 확인 절차에서 조합에 대하여 축산의사의 표시 및 그에 관한 자료 등을 제출하는 경우 축산의사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어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조합원의 법적 지위의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은 이사회에서 조합원의 당연 탈퇴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조합원의 자격 상실을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명확하게 처리하도록 하여 조합원의 법적 지위의 혼란을 방지하고 있다.
축산업을 경영하고 있지 아니하는 사람에게 지역축협의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지역축협의 설립 목적과 취지에 반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심판대상조항이 지역축협의 구성원이나 조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자율적인 규율 권한을 일부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불가피한 제한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다)지역축협이 그 설립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되도록 하고자 하는 공익이 지역축협의 구성원 조직⋅운영에 대한 결사의 자유라는 사익보다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 균형성의 원칙 또한 충족하였다.
- 결 론
그렇다면심판대상조항은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10.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 위헌소원
[2018. 1. 25. 2016헌바379]
【판시사항】
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조 제1항 중 “제4조 제1항[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의 미수범이 다른 사람을 상해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특수강간은 흉기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할 것이 요구되는바, 강간 행위가 이러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경우 피해자는 두려움으로 인해 쉽게 항거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되고, 가해자는 범죄수법이 대담해지고 잔인해질 가능성이 있어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 위험성과 사회 일반에 대한 위험성이 모두 증가한다는 점에서 가중처벌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피해자에게 상해까지 입게 한 경우에는 개인의 인격과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데 더하여 신체의 안정성을 해쳤다는 점에서 죄질과 범정이 매우 무겁고 비난가능성 또한 대단히 높다. 입법자가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이를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법관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한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나. 위험한 물건의 휴대, 강간미수, 상해 등 여러 가지 불법요소가 결합되어 위험성이 극대화된 경우를 가중처벌하기 위하여 결합범적 구성요건을 규정한 경우에는, 불법요소의 하나인 강간의 불법에 있어서 강간행위가 기수에 이르렀는지, 미수에 이르렀는지는 결합범 전체의 불법 크기에 본질적인 차이를 가져온다고 보기 어렵다. 강간죄의 기수 여부는 성기의 삽입 여부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어서, 강간미수의 경우라 할지라도 그 행위 태양에 따라서는 강간 기수의 경우보다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불법의 정도가 심한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특수강간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피해자를 상해한 이상 강간의 기수, 미수를 묻지 않고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것이 자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조 제1항 중 “제4조 제1항[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의 미수범이 다른 사람을 상해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
【참조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조 제1항, 제15조
형법(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개정된 것) 제297조
【참조판례】
가. 나. 헌재 2012. 5. 31. 2011헌바10, 판례집 24-1하, 427
【당 사 자】
청 구 인정○력국선대리인 변호사 문한식
당해사건부산고등법원 2016노277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강간등상해), 사기
【주 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조 제1항 중 “제4조 제1항[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의 미수범이 다른 사람을 상해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청구인은 위험한 물건인 코털 가위를 휴대하여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내용의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강간등상해)의 죄 등으로 2016. 4. 15. 제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울산지방법원 2015고합374, 2015고합378(병합)]. 청구인과 검사는 항소하였는데,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인 2016. 8. 11.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당해 법원은 2016. 10. 6. 청구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함과 동시에 청구인의 위 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부산고등법원 2016노277; 부산고등법원 2016초기29). 청구인은 2016. 11. 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 및 제15조 전부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청구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범죄사실로 처벌을 받게 된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을 이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다음부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중 “제4조 제1항[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의 미수범이 다른 사람을 상해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다음부터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조(강간 등 상해ㆍ치상) ① 제3조 제1항, 제4조, 제6조, 제7조 또는 제15조(제3조 제1항, 제4조, 제6조 또는 제7조의 미수범으로 한정한다)의 죄를 범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관련조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12. 12. 18. 법률 제1155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조(특수강간 등) ①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또는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사람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15조(미수범) 제3조부터 제9조까지 및 제14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형법(2012. 12. 18. 법률 제11574호로 개정된 것)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이루어진 강간이 미수에 그쳤더라도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상해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구체적 책임 내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도한 형벌을 규정한 것이다. 심판대상조항이 강간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특수강간 미수범과 기수범을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나. 청구인과 같이 특수강간 범행이 기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상해의 결과가 있었더라도 특수강간상해의 미수로 보아야 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의 자의적 해석을 가능하게 하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
- 판 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2. 5. 31. 2011헌바10 결정에서 구 성폭력처벌법(2010. 4. 15. 법률 제10258호로 제정되고, 2011. 11. 17. 법률 제110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중 “제4조 제1항[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형법 제297조(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의 미수범이 다른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다음부터 ‘구법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고, 그 주된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특수강간은 흉기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의 휴대나 2인 이상이 합동할 것이 요구되는바, 강간 행위가 이러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피해자는 두려움으로 인해 쉽게 항거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되고, 가해자는 범죄수법이 대담해지고 잔인해질 가능성이 있어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 위험성과 사회 일반에 대한 위험성이 모두 증가한다는 점에서 가중처벌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피해자에게 상해까지 입게 한 경우에는 개인의 인격과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데 더하여 개인적 법익 중 생명권 다음으로 중요한 신체의 안정성을 해쳤다는 점에서 죄질과 범정이 매우 무겁고 비난가능성 또한 대단히 높다. 그러므로 입법자가 단순히 형법상의 강간치상죄로만 처벌하여서는 그와 같은 범죄를 예방하고 척결하기에 미흡하다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특별형법법규인 구법 심판대상조항을신설하여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법관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구법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위험한 물건의 휴대, 강간미수, 상해 등 여러 가지 불법요소가 결합되어 위험성이 극대화된 경우를 가중처벌하기 위하여 결합범적 구성요건을 규정한 경우에는, 불법요소의 하나인 강간의 불법에 있어서 강간행위가 기수에 이르렀는지, 미수에 이르렀는지는 결합범 전체의 불법 크기에 본질적인 차이를 가져온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강간죄의 기수 여부는 성기의 삽입 여부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어서, 강간미수의 경우라 할지라도 그 행위 태양에 따라서는 강간 기수의 경우보다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불법의 정도가 심한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특수강간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피해자를 치상케 한 이상 강간의 기수, 미수를 묻지 않고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것이 자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소결
구법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1) 헌법재판소의 2011헌바10 결정 이후 이 사건과 관련한 성폭력처벌법 제8조 제1항의 규정 내용은 변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위 종전 결정은 당해 사건이 특수강간치상죄에 관한 것이었으나, 특수강간치상죄와 특수강간상해죄는 가중처벌의 이유가 되는 주요 불법요소가 다르지 않으며, 특수강간 범행이 미수에 그쳤더라도 그로 인해 상해가 발생하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의율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2) 경찰청 등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성폭력처벌법 제8조가 규율하는 강간 등 치상ㆍ상해 범죄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수강간상해죄의 경우 강간 범행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부터 상해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정신적ㆍ신체적 침해가 중대하고 이를 돌이키기 어려워 여전히 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3) 청구인은 위 선례에서 판단한 주장 외에도 심판대상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다툰다. 그러나 청구인은 구체적으로 심판대상조항의 어느 부분이 불명확하다는 것인지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않을뿐더러,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청구인에게 특수강간상해죄의 미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으로서 결국 개별적ㆍ구체적 사건에서의 심판대상조항의 단순한 해석ㆍ적용에 관한 문제를 거론하는 취지에 불과하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는 주장도 하지만, 이는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위 주장들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4)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위 헌법재판소 선례를 변경할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에서도 위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11.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 단서 위헌소원
[2018. 1. 25. 2016헌바466]
【판시사항】
가.일정 범위의 사업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그 적용제외사업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개정된 것, 이하 개정연혁과 관계없이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6조 단서(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다.심판대상조항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을 규정한 헌법 제34조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심판대상조항은 산재보험법 적용제외사업, 즉 산재보험이 강제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사업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그 규율의 범위가 쉽게 한정되고,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의 범위는 법률에서 자세히 규정하기보다는 전문적⋅기술적 능력을 갖춘 행정부가 사회경제적 상황의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위 법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되며, 행정부가 대통령령으로 적용제외사업을 규정함에 있어 ‘위험률⋅규모 및 장소 등’을 고려하도록 함으로써 누구라도 심판대상조항으로부터 대통령령에 산재보험의 강제적용에 따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그 부담으로 인하여 사업수행에 적지 않은 지장을 받을 수 있는 소규모 사업 등이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으로 규정될 것이라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심판대상조항은 산재보험법의 적용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입법목적과 현실을 고려하여 나온 입법정책적 결정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고, 비록 현 단계에서 일정 범위의 사업에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근로자 보호의 면에서 다소간 차별이 생긴다 하더라도 이는 점진적 제도 개선으로 해결하여야 할 부득이한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이를 두고 객관적으로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거나 자의적인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다.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 대하여는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아니하나, 이는 사업의 종류와 규모 등에 따른 재해발생률, 그로 인한 비용부담의 정도 및 비용부담이 당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와 국가의 산재보험 운용능력 등을 고려한 조치로 보이고,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의 사업주도 산재보험에 임의로 가입할 수 있는 점, 행정부가 산재보험의 운용실태를 조사⋅분석하여 적용제외사업의 범위를 적절히 조정해오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34조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6조 단서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34조 제1항, 제2항, 제6항, 제75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7조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2010. 6. 10. 법률 제10366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제3항, 제4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10. 3. 26. 대통령령 제22101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제6호
【참조판례】
가. 헌재 2003. 7. 24. 2002헌바51, 판례집 15-2상, 103, 113
나. 헌재 2003. 7. 24. 2002헌바51, 판례집 15-2상, 103, 114-116
다. 헌재 2005. 7. 21. 2004헌바2, 판례집 17-2, 44, 54헌재 2015. 6. 25. 2014헌바269, 판례집 27-1하, 484, 501
【당 사 자】
청 구 인조○래대리인 변호사 황병일
당해사건대구지방법원 2015구단1637 최초요양급여불승인처분취소
【주 문】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6조 단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비닐하우스’라는 사업장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는데 2012. 7. 8. 논에 들어가 잡초를 뽑는 작업을 하던 중 돌부리에 부딪히는 사고로 ‘우측 제1족지 개방창, 궤양 혈관합병증 동반한 당뇨’ 등의 상병(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2014. 11. 26.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나. 근로복지공단은 2015. 1. 16. 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상병 중 ‘우측 제1족지 개방창’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으나 위 사업장은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으로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이라는 이유로 청구인의 위 신청을 불승인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대구지방법원 2015구단1637호)를 제기하고 그 소송 계속 중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 단서,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6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대구지방법원 2016아30)을 하였으나, 2016. 12. 13. 위 시행령 관련 부분은 각하, 나머지 신청 부분은 기각되자 같은 달 26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 단서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개정된 것, 이하 개정연혁과 관계없이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6조 단서(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6조(적용범위) 이 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사업”이라 한다)에 적용한다. 다만, 위험률⋅규모 및 장소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 대하여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관련조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10. 3. 26. 대통령령 제22101호로 개정된 것)
제2조(법의 적용 제외 사업) ①「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6조 단서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사업”이라 한다)을 말한다.
- 농업, 임업(벌목업은 제외한다), 어업 및 수렵업 중 법인이 아닌 자의 사업으로서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인 사업
- 청구인의 주장
가.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심판대상조항은 하위규범의 내용과 범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구체적으로 예정하고 있지 않아 그로부터 하위규범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없다.
나. 평등원칙 위배
심판대상조항은 법인의 사업인지,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인 사업인지에 따라 산재보험법의 적용 여부를 달리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다. 헌법 제34조 위배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인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상당히 많고, 그 근로조건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이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산재보험법을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내용도 보장하지 않고 있다.
- 판 단
가.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여부
(1) 위임의 필요성
산재보험법 제6조는 본문에서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에 산재보험법을 적용하도록 정하면서 그 단서인 심판대상조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 대하여는 산재보험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의 사업주는 당연히 산재보험의 보험가입자가 되는 반면,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사업의 사업주는 근로복지공단의 승인을 얻어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을 뿐이다(산재보험법 제7조,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 제4항).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산재보험이 강제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사업, 즉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산재보험과 관련한 여건은 사회경제적 상황이 변동함에 따라 변하는 것이므로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의 범위는 이를 단편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산재보험과 관련한 여건의 변화와 보험 운용의 실태를 면밀히 조사․분석하여 변화하는 여건에 맞게 탄력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전문적․기술적 대응력 측면에서 행정부에 앞선다고 볼 수 없는 국회에서 산재보험과 관련한 광범위한 여건과 보험 운용의 실태를 파악하여 그에 맞게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을 수시로 법률로 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적으로 매우 곤란하다. 따라서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의 범위는 법률에서 자세히 규정하기보다는 전문적⋅기술적 능력을 갖춘 행정부가 사회경제적 상황의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위 법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2) 예측가능성
심판대상조항은 행정부가 대통령령으로 적용제외사업을 규정함에 있어 ‘위험률․규모 및 장소 등’을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서 ‘위험률’이라는 기준은 산재보험의 구조와 원리에 비추어 사업별 산재발생률 내지 그에 따른 보험급여비용의 정도를 뜻함을 쉽사리 알아차릴 수 있고, ‘규모’ 역시 그 사전적 의미와 산재보험의 원리 등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 수나 총임금, 생산규모 등에 의하여 결정되는 사업의 인적⋅물적 크기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장소’라는 표현도 이해 곤란한 다의적 개념이 아니라고 할 수 있으므로 제시된 기준들이 명확하지 않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03. 7. 24. 2002헌바51 참조).
산재보험법 적용대상사업의 사업주는 가입강제에 따라 적지 않은 보험비용을 부담하여야 할 뿐 아니라 보험과 관련하여 법이 정하는 각종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고 일정한 위반사유에 대해서는 과태료의 제재를 받기도 한다. 그런데 업종이나 사업규모에 따라 재해 발생의 위험성이 극히 낮아 굳이 산재보험의 활용이 불필요한 사업의 사업주 또는 비용부담능력이 미약한 영세사업주에게는 보험료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므로, 위와 같은 사업에 대해서는 산재보험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
따라서 누구라도 심판대상조항으로부터 대통령령에 산재보험의 강제적용에 따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그 부담으로 인하여 사업수행에 적지 않은 지장을 받을 수 있는 소규모 사업 또는 낮은 재해발생률로 인하여 산재보험에 따른 부담에 비하여 효과가 미약하다고 볼 수 있는 사업이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으로 규정될 것이라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3)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나.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청구인의 이 부분 주장은 농업 중 법인이 아닌 자의 사업으로서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인 사업을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으로 규정하고 있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6호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나, 이와 같은 규정은 심판대상조항이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데서 기인하는 것이므로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2) 산재보험은 근로자의 업무상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함으로써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보험제도이므로 이를 모든 사업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의 종류와 규모 등에 따라 재해발생률과 그로 인한 비용부담의 정도 및 비용부담이 당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밖에 없고, 산재보험을 운용하는 국가의 행정적 관리능력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다. 또한 산재보험 적용대상사업의 사업주는 가입강제에 따라 보험가입자가 되어 보험료 납부 등 관련 법률이 정하는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므로, 안정된 수익구조를 갖지 못한 소규모 영세사업의 사업주 또는 업종이나 규모에 따라 산재발생의 위험이 거의 없는 사업의 사업주에게까지 강제적 보험관계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만일 이들에 대하여도 산재보험을 강제적으로 적용한다면 보험수지나 비용부담의 면에서 영세한 사업주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업의 경쟁력이나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쳐 결과적으로 근로자 보호라는 목적도 달성할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으며, 보험원리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산재발생률이 높은 대규모 사업의 일부 위험을 소규모 사업이 일방적으로 떠안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입법자가 일정 범위에 속하는 사업을 산재보험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그 범위의 획정을 위임입법에 의하도록 한 것은 행정부로 하여금 산재발생의 실태 및 근로자 보호의 필요성, 보험수지 등의 보험기술적 측면,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의 부담능력 내지 법 준수능력, 국가의 보험 재정 및 관리 능력, 그 밖의 사회보장체계의 구비 정도 등 제반 사정을 두루 참작하여 현실에 맞게 단계적으로 산재보험의 적용범위를 규율하도록 한 결정으로서, 이는 형성의 자유가 주어진 입법권 행사의 결과로서 특별히 불합리한 점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아울러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의 사업주도 산재보험에 임의로 가입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배려가 포기된 것도 아니고, 산재보험법과 그 시행령의 개정 경과를 살펴보아도 입법자 및 행정부가 산재보험 시행과 관련한 사회경제적 현실을 고려하면서 꾸준히 산재보험 적용대상사업의 범위를 확대하는 등 입법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알 수 있다.
(3) 심판대상조항은 산재보험법의 적용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입법목적과 현실을 고려하여 나온 입법정책적 결정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현 단계에서 일정 범위의 사업에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근로자 보호의 면에서 다소간 차별이 생긴다 하더라도 이는 점진적 제도 개선으로 해결하여야 할 부득이한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이를 두고 객관적으로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거나 자의적인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다. 헌법 제34조 위배 여부
(1) 산재보험법 제6조는 직접적으로 권리를 창설 또는 확인하거나 이를 제한하는 규정이 아니라 단지 산재보험법의 적용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일종의 객관적 제도 형성에 관한 규범이라고 볼 수 있으나, 적용대상사업에 있어서는 법률에 따라 즉시 보험관계가 성립되어 그 소속 근로자에게 잠재적인 산재보험수급권자로서의 지위가 부여되는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적용제외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침해되는지를 살펴본다.
(2) 헌법 제34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국가의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의무를, 같은 조 제6항은 재해예방 및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국가의 의무를 정하고 있다. 산재보험수급권은 사회보장수급권의 하나로서 국가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급부를 요구하는 권리이나 위와 같은 헌법규정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고 법률에 의한 형성을 필요로 한다.
이와 같이 법률에 의해서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권리인 산재보험수급권은 국가가 재정부담능력과 전체적인 사회보장 수준 등을 고려하여 그 내용과 범위를 정하는 것이므로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영역에 있는 것이고, 국가가 헌법 제34조에 따른 사회보장의무에 위반하여 생계보호에 관한 입법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거나 또는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에 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05. 7. 21. 2004헌바2; 헌재 2015. 6. 25. 2014헌바269 등 참조).
(3) 산재보험법 제6조 본문에 따라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에 산재보험이 적용되나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 대하여는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이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업의 종류와 규모 등에 따른 재해발생률, 그로 인한 비용부담의 정도 및 비용부담이 당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와 국가의 산재보험 운용능력 등을 고려한 조치로 보이고,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의 사업주도 산재보험에 임의로 가입할 수 있는 점, 행정부가 산재보험의 운용실태를 조사⋅분석하여 적용제외사업의 범위를 적절히 조정해오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34조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 등 위헌확인
[2018. 1. 25. 2015헌마821⋅834⋅917(병합)]
【판시사항】
가.선거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선거권제한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나.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2013. 12. 30. 법률 제12149호로 개정된 것) 제19조 제1호 중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부분(이하 ‘피선거권제한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부분(이하 ‘선거운동제한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라. 후보자에게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65조의2 제1항 전문 중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제264조에 규정된 자신의 죄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사람’에 관한 부분(이하 ‘기탁금 등 반환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선거권 제한의 대상과 요건, 기간이 제한적인 점,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인 점, 법원이 선거범에 대한 형량을 결정함에 있어서 양형의 조건뿐만 아니라 선거권의 제한 여부에 대하여도 합리적 평가를 하게 되는 점, 선거권의 제한기간이 공직선거마다 벌금형의 경우는 1회 정도, 징역형의 집행유예의 경우에는 2-3회 정도 제한하는 것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면, 선거권제한조항은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피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인 점, 법원이 선거범에 대한 형량을 결정함에 있어서 양형의 조건뿐만 아니라 피선거권의 제한 여부에 대하여도 합리적 평가를 하게 되는 점,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고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지위에 있으므로 선거범의 피선거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선거권제한조항은 청구인의 피선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선거운동제한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선거운동 제한의 대상과 요건, 기간이 제한적인 점,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인 점, 법원이 선거범에 대한 형량을 결정함에 있어서 양형의 조건뿐만 아니라 선거운동의 제한 여부에 대하여도 합리적 평가를 하게 되는 점, 공직선거의 빈도 등을 감안할 때 선거운동의 제한기간이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선거운동제한조항은 청구인들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라.기탁금 등 반환조항은 후보자의 선거범죄를 억제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고, 선거범에 대한 경제적 제재로서 입법재량이 인정되는 점, 법원이 선고형을 정할 때 기탁금 등 반환조항에 대한 제재도 고려할 수 있는 점, 제재의 개별화를 실현하기 위한 객관적인 기준 설정이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기탁금 등 반환조항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의 선거권제한조항에 대한 위헌의견
국민주권과 대의제 민주주의의의 실현수단으로서 선거권이 가지는 의미와 보통선거원칙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그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선거권제한조항은 불법성 및 비난가능성에 따라 덜 침해적인 방법을 상정할 수 있음에도 공직선거법상 모든 선거범을 대상으로 하여 일률적으로 일정기간 선거권을 제한하고, 벌금 100만 원 이상이라는 기준도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비록 선거범에 대한 제재라 하더라도 이는 과도한 제한으로서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의 선거운동제한조항에 대한 위헌의견
선거운동은 국민주권 행사의 일환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임을 감안하면, 그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선거운동제한조항은 불법성 및 비난가능성에 따라 덜 침해적인 방법을 상정할 수 있음에도 공직선거법상 모든 선거범을 대상으로 하여 일률적으로 일정기간 선거운동을 제한하고, 벌금 100만 원 이상이라는 기준도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비록 선거범에 대한 제재라 하더라도 이는 과도한 제한으로서 청구인들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기탁금 등 반환조항 중 기탁금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기탁금 등 반환조항 중 기탁금 부분은 후보자 난립 방지를 위한 기탁금 제도의 본래 취지를 벗어나 사실상 재산형을 추가로 부과하면서, 당사자의 의견진술의 기회 등의 절차도 없이 무조건 기탁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하여 재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고, 침해 최소성 원칙에도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
【심판대상조문】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
공직선거법(2013. 12. 30. 법률 제12149호로 개정된 것) 제19조 제1호 중 제18조 제1항 제3호 가운데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1항 제3호 중 제18조 제1항 제3호 가운데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65조의2 제1항 전문 중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제264조에 규정된 자신의 죄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사람’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조, 제7조 제1항, 제24조, 제25조, 제37조 제2항, 제41조 제1항, 제67조 제1항, 제113조 제1항, 제116조 제2항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122조의2 제1항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57조 제1항
【참조판례】
가. 헌재 2007.6.28. 2004헌마644등, 판례집 19-1, 859, 873-874헌재 2011.12.29. 2009헌마476, 판례집 23-2하, 806, 827-830헌재 2014.1.28. 2012헌마409등, 판례집 26-1상, 136, 145-146
나. 헌재 2008.1.17. 2004헌마41, 판례집 20-1상, 97, 102-105헌재 2011.12.29. 2009헌마476, 판례집 23-2하, 806, 830-833
다. 헌재 2004.4.29. 2002헌마467, 판례집 16-1, 541, 550헌재 2011.12.29. 2009헌마476, 판례집 23-2하, 806, 828
라. 헌재 2011.4.28. 2010헌바232, 판례집 23-1하, 62, 72-73헌재 2015.2.26. 2012헌마581, 판례집 27-1상, 202, 214-215
【당 사 자】
청 구 인1. 김○현
- 정○태
청구인 1, 2의 대리인 법무법인 율성담당변호사 곽영신
- 안○성대리인 변호사 이재원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2015헌마821
(1) 청구인 김○현은 2014. 6. 4. 실시된 제6회 지방선거에 광주광역시 남구청장 후보로 출마하여 득표율 11.19%로 낙선한 사람으로,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자원봉사자 12명에게 금품(1인당 60만 원씩 합계 720만 원)을 제공함으로써 공직선거법 제230조 제1항 제4호, 제135조 제3항을 위반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광주지방법원(2014고합522)에서 2014. 12. 12.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청구인과 검사가 항소하였고, 항소심(광주고등법원 2014노560)은 2015. 4. 30. 원심의 적용법조에 공직선거법 제230조 제2항이 누락되어 있다는 이유로 직권으로 원심을 파기하면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였고, 청구인과 검사가 상고하지 않아 2015. 5. 8.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 및 제19조 제1호에 따라 형이 확정된 후 5년간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상실하게 되었고, 같은 법 제60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같은 법 제265조의2 제1항에 따라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하게 되었다면서, 2015. 8. 5. 위 각 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15헌마834
(1) 청구인 정○태는 2014. 6. 4. 실시된 제6회 지방선거에 당시 현직 남해군수로서 남해군수 후보로 출마하여 득표율 35.43%로 낙선한 사람으로, 2013. 7. 21.부터 2013. 7. 26.까지 5회에 걸쳐 ‘○○’라는 단체의 단합대회에서 단체명의로 선거운동을 함과 동시에 사전선거운동을 하여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1항 제11호, 제87조 제1항 제3호와 같은 법 제254조 제2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2014고합39)에서 2014. 10. 13.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그 후 청구인과 검사의 항소[부산고등법원(창원) 2014노342] 및 청구인의 상고(대법원 2015도1064)가 모두 기각되어 2015. 5. 14.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2)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 및 제19조 제1호에 따라 형이 확정된 후 10년간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상실하게 되었고, 같은 법 제60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선거권이 없는 동안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같은 법 265조의2 제1항에 따라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하게 되자, 2015. 8. 12. 위 각 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2015헌마917
(1) 청구인 안○성은 2014. 6. 4. 실시된 제6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삼척시장 후보자인 김○호의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사람으로, 2014. 5. 22. 18:40경 김○호 후보자의 지지연설을 하면서 상대 후보자 김○수를 비방하여 공직선거법 제251조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2014고합120)에서 2015. 2. 5. 벌금 100만 원의 선고유예를 받았다. 이에 청구인과 검사가 항소하여 항소심[서울고등법원(춘천) 2015노44]은 2015. 5. 6.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고, 다시 청구인과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2015도7172)에서 2015. 8. 13.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위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 제2항, 제19조 제1호에 따라 형이 확정된 후 5년간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상실하게 되었다면서, 2015. 9. 9. 위 각 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들의 헌법소원심판청구서와 청구이유보충서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들은 선거범에 대하여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제한한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 및 제19조 제1호, 선거권이 없는 자에게 선거운동을 제한하고 있는 같은 법 제60조 제1항 제3호,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사람에게 기탁금과 선거비용을 반환하도록 규정한 같은 법 제265조의2 제1항을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청구인들은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청구인 김○현, 안○성)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청구인 정○태)’이거나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같은 법 제264조에 규정된 자신의 죄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사람(청구인 김○현, 정○태)’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을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한편 청구인 안○성은 청구취지에서 공직선거법 제18조 제2항도 심판대상조항으로 들고 있으나, 위 조항은 ‘선거범’의 정의 규정일 뿐이고, 청구인이 위 조항 자체의 위헌성에 대하여 어떠한 주장도 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는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이하 ‘선거권제한조항’이라 한다), ② 공직선거법(2013. 12. 30. 법률 제12149호로 개정된 것) 제19조 제1호 중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부분(이하 ‘피선거권제한조항’이라 한다), ③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권제한조항에 관한 부분(이하 ‘선거운동제한조항’이라 한다), ④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65조의2 제1항 전문 중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제264조에 규정된 자신의 죄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사람’에 관한 부분(이하 ‘기탁금 등 반환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선거권이 없는 자) ① 선거일 현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선거권이 없다.
3.선거범 ,「정치자금법」제45조(정치자금부정수수죄) 및 제49조(선거비용관련 위반행위에 관한 벌칙)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 또는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그 재임 중의 직무와 관련하여「형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2조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129조(수뢰, 사전수뢰) 내지 제132조(알선수뢰)⋅「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3조(알선수재)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또는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하거나 징역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또는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刑이 失效된 者도 포함한다)
공직선거법(2013. 12. 30. 법률 제12149호로 개정된 것)
제19조(피선거권이 없는 자) 선거일 현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피선거권이 없다.
- 제18조(選擧權이 없는 者) 제1항 제1호⋅제3호 또는 제4호에 해당하는 자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60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다만,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예비후보자⋅후보자의 배우자인 경우와 제4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사람이 예비후보자⋅후보자의 배우자이거나 후보자의 직계존비속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제18조(選擧權이 없는 者)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선거권이 없는 자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65조의2(당선무효된 자 등의 비용반환) ① 제263조부터 제265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당선이 무효로 된 사람(그 기소 후 확정판결 전에 사직한 사람을 포함한다)과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제263조부터 제265조까지에 규정된 자신 또는 선거사무장 등의 죄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사람은 제57조와 제122조의2에 따라 반환⋅보전받은 금액을 반환하여야 한다. 이 경우 대통령선거의 정당추천후보자는 그 추천 정당이 반환하며,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의 경우 후보자의 당선이 모두 무효로 된 때에 그 추천 정당이 반환한다.
[관련조항]
별지 기재와 같다.
- 청구인들의 주장
가. 선거권 및 피선거권제한조항
선거권 및 피선거권 제한조항의 입법목적은 선거범을 선거제도로부터 배제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진정한 주권자의 의사를 선거결과에 제대로 반영하는 데에 있는데, 공직선거 입후보 시 전과기록을 제출하고 이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되어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므로, 위 제한조항들의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선거권 및 피선거권의 박탈은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없고, 이를 전적으로 법원의 양형재량에 맡기는 것도 문제이다. 선거권 및 피선거권 제한조항은 선거범으로 처벌하는 것 외에 이중으로 처벌하는 것과 같고, 벌금형, 집행유예, 징역형 사이에 또는 벌금 액수에 따라 차이를 두지 않고 불법성이 현저히 가벼운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장기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것으로 침해의 최소성원칙에도 어긋나며,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결국 선거권 및 피선거권 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 공무담임권, 생존권,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나. 선거운동제한조항
이 조항은 선거권 및 피선거권제한조항의 위헌적인 문제점을 동일하게 가지고 있고, 나아가 선거운동까지 제한하는 것은 정치활동을 모두 봉쇄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조차 할 수 없게 하는 것으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헌법 제21조) 및 참정권(헌법 제24조)을 침해한다.
다. 기탁금 등 반환조항
(1)기탁금의 경우 후보자가 마련한 돈이므로, 이 조항이 반환해 준 기탁금을 후보자가 선거범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다는 이유로 다시 반환하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벌금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위와 같이 선거범죄의 내용, 선거범죄가 득표율에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탁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2)이 조항이 선거범이라는 이유로 낙선자에 대해서까지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선거공영제의 취지에 반한 것이고 재선거라는 사회적 비용의 발생이 없음에도 낙선한 후보자에게 재산상 불이익을 주기 위한 목적만 있는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없다. 또한 이 조항은 의견진술의 절차나 반환금액 조정 절차가 없으며 실형부터 벌금 100만 원의 형까지 선고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죄질이나 사안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선고형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보전받은 선거비용 모두를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선거권제한조항에 대한 판단
(1) 쟁점의 정리
청구인들은 선거권제한조항이 선거권을 침해하고 그 밖에 이중처벌금지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하나, 헌법 제13조 제1항 후단에 규정된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있어 ‘처벌’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범죄에 대한 국가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형벌을 의미하는 것인데, 선거권제한조항이 정하는 선거권의 제한은 범죄에 대한 국가 형벌권의 실행으로서의 형벌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또한 청구인들은 선거권제한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양형에 따른 차별을 두지 않고 과도한 제재를 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선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아가 청구인들은 선거권제한조항으로 인해 생존권과 행복추구권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나, 이 조항은 생존권과는 실질적인 관련이 없고, 행복추구권은 다른 기본권에 대한 보충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지니므로(헌재 2000. 12. 14. 99헌마112등 참조), 이 사건에서 선거권의 침해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이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는다.
결국 선거권제한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선거권의 의의 및 심사기준
헌법 제1조가 천명하고 있는 국민주권의 원리는 국민의 합의로 국가권력을 조직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권자인 국민이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기회가 되도록 폭넓게 보장될 것이 요구된다. 대의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오늘날의 민주정치 아래에서 국민의 참여는 기본적으로 선거를 통하여 이루어지므로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그 주권을 행사하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국민주권의 원리와 선거를 통한 국민의 참여를 위하여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에게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보장하고 있고, 헌법 제11조는 정치적 생활영역에서의 평등권을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헌법 제41조 제1항 및 제67조 제1항은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의 원칙을 보장하고 있다. 헌법이 선거권과 선거원칙을 이같이 명문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은 국민주권주의와 대의제 민주주의 하에서는 국민의 선거권 행사를 통해서만 국가와 국가권력의 구성과 창설이 비로소 가능해지고 국가와 국가권력의 민주적 정당성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법률유보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것은 선거권을 실현하고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선거권의 내용과 절차를 법률로 규정하는 경우에도 국민주권을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제1조, 평등권에 관한 헌법 제11조,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를 보장하는 헌법 제41조 및 제67조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주권과 대의제 민주주의의 실현수단으로서 선거권이 갖는 이 같은 중요성으로 인해 한편으로 입법자는 선거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하여야 하며, 또 다른 한편에서 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률의 합헌성을 심사하는 경우에는 그 심사의 강도도 엄격하게 하여야 한다.
따라서 선거권을 제한하는 입법은 헌법 제24조에 의해서 곧바로 정당화될 수는 없고, 헌법 제37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하고 불가피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그 제한이 정당화될 수 있으며, 그 경우에도 선거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더욱이 보통선거의 원칙은 선거권자의 능력, 재산, 사회적 지위 등의 실질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성년자이면 누구라도 당연히 선거권을 갖는 것을 요구하므로, 보통선거의 원칙에 반하는 선거권 제한의 입법을 하기 위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른 한계가 한층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헌재 2007. 6. 28. 2004헌마644등; 헌재 2011. 12. 29. 2009헌마476 등 참조).
한편 범죄자에 대한 선거권 제한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소위 ‘시민으로서의 지위 박탈’의 일종으로서 그 역사적 뿌리가 깊다. 그러나 보통선거의 원칙이 확립된 이후 더 이상 ‘시민으로서의 지위 박탈’은 현대의 시민권 개념과 조화되기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범죄자에 대해 형벌의 내용으로 선거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선거권 제한 여부 및 적용범위의 타당성에 관하여 보통선거의 원칙에 입각한 선거권 보장과 그 제한의 관점에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엄격한 비례심사를 하여야 한다(헌재 2014. 1. 28. 2012헌마409등 참조).
(3) 선거권 침해 여부
(가)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재판관 유남석의 합헌의견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1. 12. 29. 2009헌마476 결정에서 선거권제한조항 중 벌금형 부분과 실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구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되고, 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 제3호 중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부분이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고,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죄를 방지하여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고 진정한 주권자의 의사를 선거결과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서, 선거범 자신을 포함하여 일반 국민으로 하여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선거권제한조항은 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한 자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린 행위자까지 일정기간 그 공동체의 운용을 주도하는 통치조직의 구성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과 이러한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사회적 제재의 의미도 가진다. 즉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한 일종의 응보적 기능도 가진 것이다. 이러한 입법목적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공공복리를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한편 선거범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금권⋅타락선거를 방지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제고하는 데에 효과적인 제재수단이므로, 선거권제한조항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선거권제한조항은 형사처벌을 받은 모든 자에 대하여 무한정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형이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어, 그 대상과 요건, 기간이 제한적이다.
국민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자유로이 결정하고 표명하여 주권행사를 실현하는 선거과정에서 선거부정행위를 저질러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를 왜곡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부정선거의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선거범으로 하여금 일정기간 통치조직의 구성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으므로, 선거범으로서 형벌을 받은 자에 대하여 일정기간 선거권을 정지하는 규정 자체는 국민의 선거권을 침해하는 위헌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실제로 선거범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자 중에는 후보자나 당선인 외에 일반 유권자도 있는바, 이들의 행위 역시 선거의 공정성을 해한 것으로서 비난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하여 형사처벌 외에 선거권 제한이라는 일정한 불이익을 가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선거권 제한’이라는 것은 투표행위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의미 외에 선거운동에서 배제된다는 의미도 있는바(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3호), 불법선거운동으로 인하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자에 대하여 선거운동 자체를 일정기간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불법선거운동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도 있다.
한편 선거권제한조항이 선거권의 제한기준으로 100만 원의 벌금형을 정한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설정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선거사에서 지적되어 오던 선거의 과열과 타락을 불식시키고 불법적인 선거풍토를 일신하여 공정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는 선거부정 및 부패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은 법정형이나 처단형이 아닌 선고형으로서, 법원은 선거범에 대한 형사재판에 있어서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형을 정할 때에 선거권이 제한되는 사정을 고려하여 선고형인 벌금액을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으므로, 법원의 사법적 판단 내지 양형재량에 의하여 선거범에 대한 선거권 제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은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법정형의 하한에 의한 제약이 없음에도 법원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한다면, 이는 피고인의 행위가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침해할 우려가 높다는 판단과 함께 피고인의 선거권을 일정 기간 박탈하겠다는 법원의 판단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05. 10. 27. 2004헌바41 참조).
이에 대하여는 법원이 선거범죄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범죄의 태양과 죄질에 따른 양형 판단보다 선거권의 제한 여부를 위주로 한 양형 판단을 하게 되어 범죄와 형벌 간의 비례성에 기반한 양형 체계를 왜곡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에 대한 규율이 광범위하고도 포괄적이어서 선거법위반의 가능성이 많은 우리 선거법 체계 하에서 선거범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는 대신, 선거범죄에 대한 구체적⋅개별적인 사정을 반영하여 타당성 있는 제재를 하도록 함으로써 선거권을 가급적 폭넓게 보장하고자 하는 뜻에서, 입법부로부터 양형 재량을 부여받은 법원의 사법적 판단에 의하여 선거권이 제한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선거권제한조항은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5년간’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는데,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에 있어 대통령선거는 5년마다,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는 4년마다 행하여지므로 위 조항에 의한 선거권의 제한은 선거마다 통상 1회에 그치게 되는바,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거권제한조항의 입법목적 및 선거권의 제한이 선거범 스스로 선거법을 위반함에 따른 불이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년간의 제한기간이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이처럼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고, 법원이 형량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양형의 조건뿐만 아니라 선거권의 제한 여부에 대하여도 합리적 평가를 하게 되며, 제한기간이 공직선거의 참여를 1회 정도 제한하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선거권제한조항은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아니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선거권제한조항으로 인하여 선거범의 선거권이 일정기간 제한되지만, 이는 선거범 자신의 책임으로 발생한 범죄행위로 인하여 일정한 기본권 제한을 받는 것이고, 이러한 선거권 제한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함으로써 입게 되는 개인의 기본권 침해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할 것이므로, 선거권제한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라) 소결론
선거권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에서 위 선례와 같이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청구인 김○현, 안○성의 경우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경우보다 무거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청구인 정○태의 경우에도, 선거권 제한의 취지 또는 입법목적과 수단이 동일하여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경우는 제한기간이 벌금형의 경우보다 긴 10년이 되고, 이로써 각 선거마다 통상 2-3회에 걸쳐 선거권이 제한되기는 하나, 징역형은 벌금형보다 위반의 정도가 훨씬 무거운 것임을 고려하면, 벌금형의 경우보다 선거권이 통상 1회 정도 더 제한되는 것에 불과하여 이 역시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의 위헌의견
1)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죄를 방지하여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고 진정한 주권자의 의사를 선거결과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을 포함하여 일반국민으로 하여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선거범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선거와 관련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 의무를 저버린 범죄자에게까지 그 공동체의 운용을 주도하는 통치조직의 구성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하다는 기본적 인식에 기초하여 선거범에 대하여 형사처벌에 추가하여 사회적 제재를 부과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선거권제한조항이 담고 있는 목적은 정당하고, 이 조항에 따른 선거권 제한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선거권제한조항에서 ‘선거범’이란 공직선거법 제16장 벌칙에 규정된 죄와 국민투표법 위반의 죄를 범한 자를 말하고(공직선거법 제18조 제2항), 공직선거법상 선거범죄 중 법정형이 가장 낮은 것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제255조 제4항)으로 정해져 있어, 공직선거법상 모든 선거범에 대하여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선고가 가능하므로, 구체적인 범죄의 태양이나 내용에 관계없이 모두 선거권제한조항으로 인한 선거권 제한의 대상이 되며, 그 기간도 예외 없이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은 5년, 징역형의 집행유예의 경우는 10년으로 획일적으로 정해져 있다. 그 결과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선거범은 5년 또는 10년 동안 이루어지는 다수의 각종 공직선거에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선거범죄가 일반범죄와 달리 선거 및 국민투표의 공정성을 직접 해치는 범죄 유형이라고 하더라도, 선거범에 대한 선거권 제한은 선거범에 대해 통치조직의 구성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는 사회적 제재일 뿐, 선거범의 본질에서 당연히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주권과 대의제 민주주의의 실현수단으로서 선거권이 가지는 의미와 보통선거원칙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선거범에 대해 선거권을 법률로써 제한하는 것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나) 그 동안 우리의 선거사에서 지적되어 오던 선거의 과열과 타락, 불법으로 인한 선거풍토를 일신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는 선거의 부정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정한 선거의 보장은 범죄의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을 고려하여 선거범에 대한 엄정한 형사처벌과 이에 추가되는 부수적 제재로써 달성될 수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는 선거범으로 징역형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때에는 당선인은 당선이 무효가 되고(제264조), 후보자는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하여야 하며(제265조의2), 당선인과 후보자를 포함한 일반 유권자는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는(제19조) 등의 경제적⋅사회적 제재가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제재는 공정한 선거의 보장을 위해 당선인, 후보자, 후보자가 되려는 자에게 효과적인 제재수단이 될 수 있다.
위와 같은 경제적⋅사회적 제재에 더하여, 선거권제한조항은 공정한 선거의 보장과 준법의식을 제고하고자 선거범에 대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공직선거에서의 투표율 등에 비추어 볼 때, 선거범에 대한 선거권 제한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록 선거범이라 하더라도 선거권 제한의 대상은 제한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이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선거범 모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제재가 될 수 있다.
다) 선거권제한조항은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 법원의 선고형을 기준으로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 자체가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 방법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선거범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조항에서 정한 기준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4. 1. 28. 2012헌마409등 사건에서 선거범죄 이외의 일반범죄로 유기징역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한 사람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한 법률조항을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한다고 하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집행유예기간 중인 사람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한 법률조항을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이 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되어 선거범죄 이외의 일반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그 유예기간이 경과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선거권이 인정되고, 1년 미만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그 집행의 종료여부 등과 관계없이 선거권이 인정되었다(제18조 제1항 제2호).
징역형의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것으로(형법 제62조), 통상 범죄행위의 불법성 및 반사회성은 징역형의 실형의 경우와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가 있고 그 정도가 무겁지 아니하다. 더욱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것이 100만 원 이상이라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징역형은 물론 그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 비하여 범죄행위의 불법성과 법률적⋅사회적 비난가능성이 훨씬 경미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범죄와 비교하여, 선거범죄라는 이유만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해 일률적으로 5년 또는 10년 동안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제한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라) 선거범은 그 태양이 다양하고 그 행위의 불법성과 법률적⋅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다양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권 의의 및 보통선거원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므로, 선거범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아니하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
범죄행위의 불법성 및 법률적⋅사회적 비난가능성이 경미한 선거범은 선거권 제한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법이 가능하고, 선거권제한조항과 같이 선고된 형에 따라 당연히 선거권이 제한되는 방법이 아니라 개개 사건에서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판결로써 선거권을 제한하는 방법도 가능하며, 선거권제한조항과 같은 법률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정상을 참작하여 법에서 정한 제한기간을 단축하거나 그 제한을 면제할 수 있게 하는 등 덜 침해적인 방법이 가능하다.
마)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선거권제한조항이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선거범 모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벗어난 과도한 제한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은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3) 법익의 균형성
선거권은 그 기본권 주체가 정치적 의사를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국민 개개인의 기본권이다. 보통선거의 원칙에 따른 선거권의 보장은 헌법질서를 구성하는 ‘국민주권에 바탕을 둔 대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적 요소로서 선거를 통하여 구성된 국가권력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공익적 가치를 갖고 있다.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벗어난 과도한 선거권 제한은 기본권 주체의 개인적 권리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공익을 함께 침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권제한조항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 등의 공익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제한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조항에 의해 침해되는 기본권 주체의 권리 및 민주적 선거제도의 공익적 가치보다 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선거권제한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4) 소결론
선거권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한다.
나. 피선거권제한조항에 대한 판단
(1) 쟁점의 정리
청구인들은 피선거권제한조항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그 밖에 이중처벌금지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있어 ‘처벌’은 원칙적으로 범죄에 대한 국가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형벌을 의미하고, 피선거권제한조항이 정하는 피선거권의 제한은 범죄에 대한 국가 형벌권의 실행으로서의 처벌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또한 청구인들은 피선거권제한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양형에 따른 차별을 두지 않고 과도한 제재를 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청구인들은 피선거권제한조항으로 인해 생존권과 행복추구권도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나, 이 조항은 생존권과는 실질적인 관련이 없고, 행복추구권은 다른 기본권에 대한 보충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지니므로(헌재 2000. 12. 14. 99헌마112등 참조), 이 사건에서 공무담임권의 침해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이상 별도로 이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는다.
결국 피선거권제한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침해되는 기본권과 심사기준
피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5년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피선거권을 정지시킨다는 내용으로 청구인들의 피선거권, 즉 헌법 제25조가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인 공무담임권을 제한하고 있다. 공무담임권은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 국가의 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할 수 있으므로(헌법 제37조 제2항), 피선거권제한조항이 규정하는 공무담임권에 대한 제한이 헌법적으로 허용되는 한계를 준수한 것인지 여부는 과잉금지원칙에 의해 심사하여야 한다(헌재 2008. 1. 17. 2004헌마41; 헌재 2011. 12. 29. 2009헌마476 참조). 다만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고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며(헌법 제7조 제1항),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단체의 기능이나 작용은 국가기관 등의 기관이 담당하고 국가기관 등의 구체적 활동은 공무원이 수행하고 있으므로, 피선거권제한조항에 대한 공무담임권 침해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공무원 지위의 특수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3)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08. 1. 17. 2004헌마41 결정에서 피선거권제한조항 중 벌금형 부분과 실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1994. 3. 16. 법률 제4739호로 제정되고, 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호 중 제18조 제1항 제3호 가운데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부분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고, 2011. 12. 29. 2009헌마476 결정에서도 동일한 판단을 하였다. 위 2004헌마41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에 대하여는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과 표현의 과정인 참정권의 행사를 공명하게 담보하기 위하여 일정기간 피선거권의 행사를 정지시키는 등으로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5년간 피선거권을 정지시킴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에 의한 부정선거를 방지함과 아울러 선거범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여 선거법을 경시하는 선거풍토를 일신하고 선거문화를 쇄신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피선거권제한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선거범에 대하여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선거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제재수단이므로 선거범죄를 방지하여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려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
2) 침해의 최소성
국민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자유로이 결정하고 표명하여 주권행사를 실현하는 선거과정에서 선거부정행위를 저질러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를 왜곡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선거범 스스로 공직선거의 후보자가 되는 길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으므로, 선거범으로서 형벌을 받은 자에 대하여 일정기간 피선거권을 정지하는 규정 자체는 국민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위헌규정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헌재 1997. 12. 24. 97헌마16 참조).
다만 선거범으로서 형벌을 받은 자에 대하여 일정기간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형벌을 얼마만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피선거권의 행사를 정지시킬 것인가가 문제이나, 이는 그 나라의 역사와 정치문화, 선거풍토와 선거문화의 수준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문제이다(헌재 1993. 7. 29. 93헌마23; 헌재 1997. 12. 24. 97헌마16).
피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선거범에 대하여 피선거권을 제한함에 있어 선거범이 선고받은 벌금형의 액수(100만 원 이상)를 기준으로 5년 동안 피선거권의 행사를 정지시키고 있는바, 이 조항이 피선거권의 제한기준으로 100만 원의 벌금형을 정한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설정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그 동안 우리의 선거사에서 지적되어 오던 선거의 과열과 타락, 불법으로 인한 선거풍토를 일신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는 선거부정 및 부패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위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은 법정형이나 처단형이 아닌 선고형으로서, 법원은 선거범에 대한 형사재판에 있어서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형을 정할 때에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사정을 고려하여 선고형인 벌금액을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으므로, 법원의 사법적 판단 내지 양형재량에 의하여 선거범에 대한 피선거권 제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은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1993. 7. 29. 93헌마23; 헌재 2005. 10. 27. 2004헌바41 참조).
이에 대하여는 법원이 선거범죄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범죄의 태양과 죄질에 따른 양형판단보다 피선거권의 제한 여부를 위주로 한 양형판단을 하게 되어 범죄와 형벌 간의 비례성에 기반한 양형체계를 왜곡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가능할 것이나, 피선거권제한조항은 선거에 대한 규율이 광범위하고도 포괄적이어서 선거법위반의 가능성이 많은 우리 선거법 체계하에서 선거범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대신, 선거범죄에 대한 구체적⋅개별적인 사정을 반영하여 타당성 있는 제재를 하도록 함으로써 피선거권을 가급적 폭넓게 보장하고자 하는 뜻에서, 입법부로부터 양형재량을 부여받은 법원의 사법적 판단에 의하여 피선거권이 제한되도록 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피선거권제한조항은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5년간 피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는데,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피선거권제한조항의 입법취지 및 피선거권의 제한이 선거범 스스로가 선거법을 위반함에 따른 불이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년간의 제한기간은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는 점, 법원이 형량을 결정함에 있어서 양형의 조건뿐만 아니라 피선거권의 제한 여부에 대한 합리적 평가도 하게 되는 점 및 입법자가 피선거권제한조항에서 피선거권의 제한기준으로 채택한 수단이 지나친 것이어서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선거권제한조항은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아니한다.
3) 법익의 균형성
피선거권제한조항으로 인하여 선거범의 피선거권이 일정기간 제한되지만 이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선거범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피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할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4) 소결론
피선거권제한조항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나) 이 사건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 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청구인 김○현, 안○성의 경우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의 경우보다 무거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청구인 정○태의 경우에도, 피선거권제한조항의 입법목적과 수단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경우는 피선거권의 제한기간이 벌금형의 경우보다 긴 10년이 되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는 100만 원의 벌금형보다 범죄행위의 불법성 및 법률적⋅사회적 비난가능성이 훨씬 무거운 것임을 고려하면, 이 역시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특히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고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며(헌법 제7조 제1항),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단체의 기능이나 작용은 국가기관 등의 기관이 담당하고 국가기관 등의 구체적 활동은 공무원이 수행하고 있으므로, 공무원이 되려는 자는 누구보다도 법을 엄중하게 준수해야 한다. 공무원이 되려는 자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였다면, 공무원으로서의 자질에 흠결이 있다 할 것이고, 국민을 대표하거나 국민의 신임을 얻을 자격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으며, 공직의 공정한 수행에 대한 신뢰를 기대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피선거권제한조항이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사람에 대하여 피선거권을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선거권제한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다. 선거운동제한조항에 대한 판단
(1) 선거운동의 자유와 심사기준
선거운동의 자유는 널리 선거과정에서 자유로이 의사를 표현할 자유의 일환이므로 표현의 자유의 한 태양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선거과정에서의 선거운동을 통하여 국민이 정치적 의견을 자유로이 발표, 교환함으로써 비로소 그 기능을 다하게 된다 할 것이므로, 선거운동의 자유는 헌법이 정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규정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 헌법은 참정권의 내용으로 모든 국민에게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는데, 선거권이 제대로 행사되기 위해서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의 자유교환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 할 것이므로, 선거운동의 자유는 선거권 행사의 전제 내지 선거권의 중요한 내용을 이룬다고 할 수 있고, 따라서 선거운동의 제한은 선거권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참조).
이러한 선거운동의 자유는 무제한일 수는 없고,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또 다른 가치를 위하여 어느 정도 선거운동의 주체, 기간, 방법 등에 대한 규제가 행하여질 수 있다. 그러나 선거운동은 국민주권 행사의 일환일 뿐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로서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게 하는 요소이므로 그 제한입법의 위헌여부에 대하여는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헌재 2016. 6. 30. 2013헌가1 참조).
(2) 선거운동의 자유 침해 여부
(가)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재판관 유남석의 합헌의견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선거운동제한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에 대하여는 그 공동체의 운용을 주도하는 통치조직의 구성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과 이러한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사회적 제재의 의미를 가지며, 선거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한 일종의 응보적 기능도 가진다. 이러한 입법목적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공공복리를 위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헌재 2011. 12. 29. 2009헌마476 참조).
그리고 선거범에 대하여 일정기간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것은 금권⋅타락선거 및 불법선거운동을 방지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제고하는 데에 효과적인 제재수단이므로, 선거운동제한조항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의 적합성도 갖추었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선거운동제한조항은 형사처벌을 받은 모든 자에 대하여 무한정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범’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경우 형이 확정된 후 5년간, 징역형의 집행유예의 경우에는 10년간 선거운동을 제한하고 있어, 그 대상과 요건, 기간이 제한적이다.
선거부정행위를 저질러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를 왜곡한 바 있는 선거범으로부터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여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는 선거범으로 하여금 일정기간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선거범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자 중에는 후보자나 당선인 외에 일반 유권자도 있는바, 이들의 행위 역시 선거의 공정성을 해한 것으로서 비난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하여 형사처벌 외에 선거운동 제한이라는 일정한 불이익을 가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불법선거운동으로 인하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자에 대하여 선거운동 자체를 일정기간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불법선거운동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도 있다(헌재 2011. 12. 29. 2009헌마476 참조).
나)선거운동제한조항이선거운동의제한기준으로 100만 원의 벌금형을 정한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설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선거권 및 피선거권제한조항 부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정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하여 선거범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고, 위 기준은 법정형이나 처단형이 아닌 법원의 선고형이며, 법원의 양형재량에 맡긴 것은 나름의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5년 또는 10년의 제한기간도 우리나라의 공직선거의 빈도 등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다) 선거운동 일체를 제한하는 방식이 아닌, 선거운동의 방법이나 태양 또는 범위를 한정하거나 특정하여 제한하는 것이 침해가 덜한 방식일 수는 있다. 그러나 선거운동(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은 실제에 있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로 행하여질 것이어서 그 가운데 어느 것을 금지할 필요가 있는 방법으로 구분하여 특정할 것인지는 실로 모호한 일이 아닐 수 없고, 나아가 금지의 대상이 되는 선거운동의 방법 또는 태양을 일일이 법령에 규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극히 비효율적이 될 것이다(헌재 2004. 4. 29. 2002헌마467 참조).
그리고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통상적인 정당활동 등은 애초부터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하므로(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단서), 이는 제한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라)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선거운동제한조항은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아니한다.
3) 법익의 균형성
선거운동제한조항으로 인하여 선거범의 선거운동을 일정기간 제한하지만, 이는 선거범 자신의 책임으로 발생한 범죄행위로 인하여 일정한 기본권 제한을 받는 것이고, 이러한 선거운동 제한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선거운동을 하지 못함으로써 입게 되는 개인의 기본권 침해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선거운동제한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4) 소결론
선거운동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의 위헌의견
1)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선거운동제한조항은 선거범죄를 방지하여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고 진정한 주권자의 의사를 선거결과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선거운동제한조항은 선거범을 포함하여 일반국민으로 하여금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선거범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선거와 관련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 의무를 저버린 범죄자에게까지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게 함에 있어 중요한 기능을 하는 선거운동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하다는 기본적 인식에 기초하여, 선거범에 대하여 형사처벌에 추가하여 사회적 제재를 부과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선거운동제한조항이 담고 있는 목적은 정당하고, 이 조항에 따른 선거운동 제한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선거운동제한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선거운동제한조항에서 ‘선거범’이란 공직선거법 제16장 벌칙에 규정된 죄와 국민투표법 위반의 죄를 범한 자를 말하고(공직선거법 제18조 제2항), 공직선거법상 선거범죄 중 법정형이 가장 낮은 것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제255조 제4항)으로 정해져 있어, 공직선거법상 모든 선거범에 대하여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선고가 가능하므로, 구체적인 범죄의 태양이나 내용에 관계없이 모두 선거운동제한조항으로 인한 선거운동 제한의 대상이 되며, 기간도 예외 없이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은 5년, 징역형의 집행유예의 경우는 10년으로 획일적으로 정해져 있다. 그 결과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선거범은 5년 또는 10년 동안 이루어지는 다수의 각종 공직선거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선거범죄가 일반범죄와 달리 선거 및 국민투표의 공정성을 직접 해치는 범죄 유형이라고 하더라도, 선거범에 대한 선거운동의 제한은 선거범에 대하여 형사처벌에 추가하여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사회적 제재일 뿐, 선거범의 본질에서 당연히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국민주권 행사의 일환일 뿐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로서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게 함에 있어 중요한 기능을 하는 선거운동의 의의에 비추어 볼 때, 선거범에 대해서도 선거운동의 자유를 법률로써 제한하는 것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나) 그 동안 우리의 선거사에서 지적되어 오던 선거의 과열과 타락, 불법으로 인한 선거풍토를 일신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는 선거의 부정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정한 선거의 보장은 범죄의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을 고려하여 선거범에 대한 엄정한 형사처벌과 이에 추가되는 부수적 제재로써 달성될 수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는 선거범으로 징역형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당선인은 당선이 무효가 되고(제264조), 후보자는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하여야 하며(제265조의2), 당선인과 후보자를 포함한 일반 유권자는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는(제19조) 등의 경제적⋅사회적 제재가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제재는 공정한 선거의 보장을 위해 당선인, 후보자, 후보자가 되려는 자에게 효과적인 제재수단이 될 수 있다.
위와 같은 경제적⋅사회적 제재에 더해, 선거운동제한조항은 공정한 선거의 보장과 준법의식을 제고하고자 선거범에 대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피선거권제한조항에 의하여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된 선거범은 일정기간 후보자로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점과 각종 공직선거에서의 투표율 등에 비추어 볼 때, 선거범에 대해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그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록 선거범이라 하더라도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대상은 제한적이어야 한다.
다)선거운동제한조항은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 선거운동을 제한하고 있다. 법원의 선고형을 기준으로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것 자체가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 방법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선거범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조항에서 정한 기준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4. 1. 28. 2012헌마409등 사건에서 선거범죄 이외의 일반범죄로 유기징역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한 사람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한 법률조항을 헌법에 합치하지 아니한다고 하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집행유예기간 중인 사람에 대하여 선거권을 제한한 법률조항을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이 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되어 선거범죄 이외의 일반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집행유예기간이 경과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선거권이 인정되고, 1년 미만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도 그 집행의 종료여부 등과 관계없이 선거권이 인정되었다(제18조 제1항 제2호). 그 결과 선거운동제한조항이 선거권이 없는 경우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선거범죄 이외의 일반범죄의 경우에는 벌금형은 물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때에도 아무런 제한없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징역형의 집행유예는 통상 범죄행위의 불법성 및 반사회성은 징역형의 실형의 경우와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가 있고 그 정도가 무겁지 아니하다. 더욱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것이 100만 원 이상이라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징역형은 물론 그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 비하여 범죄행위의 불법성과 법률적⋅사회적 비난가능성이 훨씬 경미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범죄와 비교하여, 선거범죄라는 이유만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5년 또는 10년 동안 선거운동을 제한하고 있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라) 선거범은 그 태양이 다양하고 그 행위의 불법성과 법률적⋅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다양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선거운동은 국민주권 행사의 일환일 뿐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한 형태로서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게 함에 있어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으므로, 선거범에 대해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과도하게 제한하지 아니하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
범죄행위의 불법성 및 법률적⋅사회적 비난가능성이 경미한 선거범을 선거운동 제한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법이 가능하고, 선거운동제한조항과 같이 선고된 형에 따라 당연히 선거운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방법이 아니라 개개 사건에서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판결로써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방법도 가능하며, 선거운동제한조항과 같은 법률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정상을 참작하여 법에서 정한 제한기간을 단축하거나 그 제한을 면제할 수 있게 하는 등 덜 침해적인 방법이 가능하다.
마)이러한점들을종합하면,선거운동제한조항이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선거범 모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벗어난 과도한 제한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선거운동제한조항은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3) 법익의 균형성
선거운동의 자유는 기본권 주체가 국민주권 행사의 일환으로 정치적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국민 개개인의 기본권이다. 선거운동의 자유는 헌법질서를 구성하는 ‘국민주권에 바탕을 둔 대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서 선거를 통하여 구성된 국가권력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공익적 가치를 갖고 있다.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벗어난 과도한 선거운동의 제한은 기본권 주체의 개인적 권리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공익을 함께 침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운동제한조항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 등의 공익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제한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조항에 의해 침해되는 기본권 주체의 권리 및 민주적 선거제도의 공익적 가치보다 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선거운동제한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4) 소결론
선거운동제한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라. 기탁금 등 반환조항에 대한 판단
(1) 쟁점의 정리
헌법 제13조 제1항 후단에 규정된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있어 ‘처벌’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처벌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이 모두 그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기탁금 등 반환조항에 따른 기탁금 등의 반환은 국가 형벌권의 실행으로서의 처벌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청구인들은 징역형의 실형부터 100만 원의 벌금형까지 경중을 따지지 않고 모두 기탁금 등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결국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써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또한 청구인들은 선거비용 보전을 받지 않은 선거범과 아무런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고 주장하나, 기탁금 등 반환조항은 선거범죄에 대한 제재로서 보전해 준 선거비용을 반환하게 하는 것이므로, 선거비용을 보전받은 후보자와 애초부터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없는 후보자는 기탁금 등 반환조항과의 관계에서는 본질적으로 서로 동일한 비교집단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위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결국 기탁금 등 반환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기탁금제도와 선거공영제
기탁금제도는 후보자로 하여금 일정액의 금원을 기탁하게 하고 후보자가 선거에서 일정 수준의 득표를 하지 못할 때 기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고에 귀속시키는 방법으로 금전적 제재를 가함으로써, 후보자의 무분별한 난립을 방지하고, 당선인에게 가급적 다수표를 몰아줌으로써 정국의 안정을 기하며, 아울러 후보자의 성실성을 담보하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공직선거법에 따른 과태료 및 불법시설물 등에 대한대집행비용은기탁금에서부담하고(공직선거법 제56조 제3항), 기탁금 반환조항에 따라 선거범으로 당선이 무효로 된 사람이나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사람은 반환받은 기탁금을 다시 반환하여야 하므로(공직선거법 제265조의2 제1항), 기탁금은 과태료 및 대집행비용을 미리 확보하고 선거범에 대한 경제적 제재 기능도 부수적으로 수행한다(헌재2016. 9. 29. 2015헌마548 참조). 후보자가 납부한 기탁금은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유효투표총수의 일정한 비율 이상을 득표한 경우, 후보자에게 전액 또는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한다(공직선거법 제57조 제1항).
선거공영제는 선거에서의 기회균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국가가 선거를 관리하고 선거비용을 원칙적으로 국가의 부담으로 하는 제도를 말한다. 헌법은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가지는 중요한 정치적 기능을 고려하여 제116조 제2항에서 “선거에 관한 경비는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선거공영제를 채택하고 있다. 선거공영제는 우리나라 선거문화와 풍토, 정치문화 및 국가의 재정상황과 국민의 법감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으로서 넓은 입법형성권이 인정되는 영역이다(헌재 2016. 9. 29. 2015헌마548).
선거비용 중 선거사무소 등 간판⋅현판⋅현수막 설치⋅철거⋅교체,선거벽보⋅선거공보의인쇄,어깨띠 등 소품 제작, 신문⋅방송⋅인터넷광고에 소요되는 비용 등은, 후보자가 지출한 후 선거비용제한액의 범위 안에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으로 득표율에 따라 선거일 이후에 보전하고(공직선거법 제122조의2 제1항), 선거벽보의 첩부, 선거공보의 발송에 소요되는 비용 등은 처음부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으로 지출한다.
(3) 입법연혁과 헌법재판소 선례
(가) 선거범의 기탁금 등 반환에 대해서는 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에서 처음으로 규정되었다. 당시에는 당선이 무효로 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그러나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하여 선거범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가한다는 입법목적은 선거에서의 당선 여부에 따라 달리 취급할 사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당선인뿐만 아니라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도 기탁금 등 반환의 대상에 포함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나) 헌법재판소는 2011. 4. 28. 2010헌바232 결정에서, 선거범죄로 당선이 무효로 된 자에게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다시 반환하도록 한 구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되고,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5조의2 제1항 전문 중 ‘제264조의 규정에 의하여 당선이 무효로 된 자’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 후 헌법재판소는 2015. 2. 26. 2012헌마581 결정에서도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265조의2 제1항 전문 중 ‘제265조의 규정에 의하여 당선이 무효로 된 사람’에 관한 부분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4) 재산권 침해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선거의 공정성을 해친 바 있는 선거범에 대하여는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과 표현의 과정인 참정권의 행사를 공명하게 담보하기 위하여 일정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헌재 2008. 1. 17. 2004헌마41 참조).
기탁금 등 반환조항은 공직선거법 제264조에 규정된 자신의 죄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선거법 위반행위가 엄중하다고 보고, 비록 선거에서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모두 반환하도록 함으로써, 부정선거의 소지를 차단하고 선거범죄를 억제하며 공정한 선거문화를 확립하려는 것이다.
선거범에 대하여 기탁금 등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선거와 관련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 의무를 저버린 범죄자에게까지 기탁금을 반환하거나 선거비용을 보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아니하다는 인식에 기초하여 선거범에 에 대하여 형사처벌에 추가하여 경제적 제재를 부과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기탁금 등 반환조항이 담고 있는 목적은 정당하고, 이 조항에 따른 기탁금 등의 반환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기탁금 등 반환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선거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선거범에 대하여 추가로 일정한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조치이고, 그 경우에 어떠한 범죄로 어떤 종류의 형벌을 얼마만큼 선고받은 자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불이익을 가할 것인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가 결정할 문제이다(헌재 2009. 3. 26. 2008헌마99 참조).
선거범죄는 일반범죄와 달리 선거 및 국민투표의 공정성을 직접 해치는 범죄유형이고, 선거범에 대하여 형사처벌에 추가하여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선거권 및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과 달리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되지 아니하는 한 이를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1. 4. 28. 2010헌바232; 헌재 2016. 9. 29. 2015헌마548 참조).
2) 기탁금 등 반환조항은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이 공직선거법 제264조에 규정된 자신의 죄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된 사람, 즉 선거범으로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하여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일률적으로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기탁금 등 반환조항은 그 동안 우리 선거사에서 지적되어 오던 선거의 과열과 타락, 불법으로 인한 선거풍토를 일신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선거부정과 부패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근거하여 그 기준을 설정한 것이다.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하여 선거범에 대하여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기탁금 등 반환조항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보면, 당해 선거에서 당선되지 아니한 사람을 당선자와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기탁금 등의 반환 대상으로 설정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라는 기준은 법정형이나 처단형이 아니라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사유가 반영된 법원의 선고형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사소하고 경미한 선거범죄는 물론이고 양형에 반영할 만한 구체적⋅개별적인 사정이 있는 선거범의 경우는 제재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었다.
3) 선거범죄의 태양이나 내용에 따라서는 당해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시키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선거범죄의 구체적인 태양이나 내용에 따라 반환할 금액의 범위를 차등적으로 정하는 것이 덜 침해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구체적인 선거범죄가 후보자들의 득표율에 실제로 미친 영향을 계산할 방법이 없으며, 이를 계산하더라도 각 경우에 얼마를 반환하도록 할 것인지에 관한 객관적인 기준을 설정할 수도 없어 제재의 개별화를 실현하기는 어렵다(헌재 2016. 9. 29. 2015헌마548 참조).
그리고 선거공영제가 실시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시킨 선거범에 대하여까지 그 이념을 관철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선거범에 대하여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모두 반환하게 한다고 하여 지나친 제한이라고 할 수 없다.
4)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직선거에서 기탁금은 선거범죄에 대한 경제적 제재로서 의 기능도 담당하고 있으므로, 선거범에 대하여 반환받은 기탁금을 다시 반환하도록 한다고 하여 기탁금제도의 본질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
기탁금 등 반환조항 중 기탁금 부분은 실질적으로는 기탁금을 반환하지 아니하는 요건을 설정하는 의미가 있으며, 공직선거의 기탁금의 액수와 그 반환의 요건을 정하는 문제는 우리의 선거문화와 풍토, 정치문화와 풍토, 국민경제적 여건, 그리고 국민의 법감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헌재 2003. 8. 21. 2001헌마687등 참조).
이와 같이 선거범에 대하여 반환받은 기탁금을 다시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형사처벌에 추가적으로 부과된 경제적 제재로서 입법재량이 인정되는 영역이므로, 기탁금이 후보자가 납입한 돈이라는 이유만으로, 기탁금 등 반환조항 중 기탁금 부분이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벗어난 과도한 제한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기탁금 등 반환조항이 선거범으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은 후보자를 기준으로 기탁금 반환의 기준을 설정한 것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법원이 형사절차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선고형을 정할 때 기탁금 등 반환조항에 따른 제재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조항이 별도로 의견진술절차 등을 거치지 아니하고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은 후보자로 하여금 반환받은 기탁금을 다시 반환하게 한다 하더라도 입법재량의 한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렵다.
5)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기탁금 등 반환조항에서 정한 제재의 기준이나 내용이 지나친 것이어서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조항이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
(다) 법익의 균형성
기탁금 등 반환조항이 달성하려는 선거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은 선거범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경제적 제재를 당하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할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라) 소결론
기탁금 등 반환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 결 론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선거권제한조항과 선거운동제한조항에 대하여는 재판관 4인이 합헌의견, 재판관 5인이 위헌의견으로 비록 위헌의견이 다수이긴 하나 헌법 제113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서 정한 헌법소원 인용결정을 위한 심판정족수에는 미달하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를 기각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도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되, 그 중 기탁금 등 반환조항 중 기탁금 부분에 대하여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아래 6.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해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유남석의 기탁금 등 반환조항 중 기탁금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선거범에 대하여 형벌 이외에 경제적 제재를 부과하여 부정선거를 막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확립한다는 기탁금 등 반환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또한, 기탁금 등 반환조항 중 선거비용 부분은 다수의견과 같이 수단의 적합성과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고 있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기탁금 등 반환조항 중 기탁금 부분은 선거비용 부분과 달리 볼 필요가 있다. 기탁금제도는 후보자 난립을 막아 선거관리의 효율성을 꾀하는 한편 과태료나 대집행비용을 미리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는 제도다. 선거비용 보전은 후보자가 선거기간 동안 사용한 비용을 국고에서 보전해 주는 것인 반면, 기탁금은 후보자 본인이 낸 돈이다. 선거범죄 등의 사유로 재선거가 실시되는 경우, 선거비용 보전은 국고에서 이중으로 지출되지만 기탁금은 재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다시 납입하므로 이중 지출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기탁금을 과태료나 대집행비용 등에 충당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그러나 선거범죄에 대한 제재로 기탁금을 반환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선거범죄로 처벌받은 후보자에게 별도의 사법심사 없이 사실상 재산형을 추가로 부과하는 것과 같다. 기탁금 등 반환조항 중 기탁금 부분은 기탁금제도의 본래 취지를 벗어나 선거범죄를 저지른 후보자에 대한 과도한 제재로 활용하는 것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다(헌재 2015. 2. 26. 2012헌마 581 결정 및 헌재 2016. 9. 29. 2015헌마548 결정 중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 참조).
기탁금 등 반환조항의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후보자가 반환받은 기탁금도 일률적으로 다시 반환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한 입법수단이 된다 하더라도 이에 따른 후보자의 재산권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여야 한다. 기탁금 등 반환조항 중 기탁금 부분은 위에서 본 것처럼 사실상 재산형을 추가로 부과한 것과 같기 때문에, 국고에서 지급된 선거비용 보전액을 환수하는 경우와는 달리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는 등 재산권이 제한되는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여야 한다. 또한, 선거범죄의 내용이나 선거범죄가 득표율이나 선거결과에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하여 기탁금 반환 범위를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런 절차나 조치 없이 후보자가 낸 기탁금을 국고에서 지원한 선거비용과 동일하게 취급하여 일률적으로 반환하도록 한 기탁금 등 반환조항 중 기탁금 부분은 침해 최소성 원칙에도 위배되며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별지]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15. 8. 13. 법률 제13497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선거권이 없는 자) ① 선거일 현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선거권이 없다.
-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사람. 다만, 그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은 제외한다.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선거권이 없는 자) ② 제1항 제3호에서 “선거범”이라 함은 제16장 벌칙에 규정된 죄와「국민투표법」위반의 죄를 범한 자를 말한다.
제122조의2(선거비용의 보전 등) ①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규정에 따라 후보자(대통령선거의 정당추천후보자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가 이 법의 규정에 의한 선거운동을 위하여 지출한 선거비용[「정치자금법」제40조(회계보고)의 규정에 따라 제출한 회계보고서에 보고된 선거비용으로서 정당하게 지출한 것으로 인정되는 선거비용을 말한다]을 제122조(선거비용제한액의 공고)의 규정에 의하여 공고한 비용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선거 및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국가의 부담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에 있어서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으로 선거일후 보전한다.
- 대통령선거, 지역구국회의원선거,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
가.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사망한 경우 또는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인 경우후보자가 지출한 선거비용의 전액
나.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0 이상 100분의 15 미만인 경우후보자가 지출한 선거비용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
제251조(후보자비방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候補者가 되고자 하는 者를 포함한다),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를 비방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제255조(부정선거운동죄)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87조(단체의 선거운동금지)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한 자 또는 동조 제2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사조직 기타 단체를 설립⋅설치하거나 하게 한 자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57조(기탁금의 반환 등) ①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을 선거일 후 30일 이내에 기탁자에게 반환한다. 이 경우 반환하지 아니하는 기탁금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한다.
- 대통령선거, 지역구국회의원선거,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
가.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사망한 경우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을 득표한 경우에는 기탁금 전액
나.후보자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0 이상 100분의 15 미만을 득표한 경우에는 기탁금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
제87조(단체의 선거운동금지)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관⋅단체(그 대표자와 임직원 또는 구성원을 포함한다)는 그 기관⋅단체의 명의 또는 그 대표의 명의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3.향우회⋅종친회⋅동창회,산악회 등 동호인회, 계모임 등 개인간의 사적모임
제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② 선거운동기간 전에 이 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선전시설물⋅용구 또는 각종 인쇄물, 방송⋅신문⋅뉴스통신⋅잡지, 그 밖의 간행물, 정견발표회⋅좌담회⋅토론회⋅향우회⋅동창회⋅반상회,그 밖의 집회, 정보통신, 선거운동기구나 사조직의 설치, 호별방문, 그 밖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64조(당선인의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 당선인이 당해 선거에 있어 이 법에 규정된 죄 또는 또는 「정치자금법」제49조의 죄를 범함으로 인하여 징역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는 그 당선은 무효로 한다.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230조(매수 및 이해유도죄)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선거운동에 이용할 목적으로 야유회⋅동창회⋅친목회⋅향우회⋅계모임 기타의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에 금전⋅물품⋅음식물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한 자
② 정당⋅후보자(候補者가 되고자 하는 者를 포함한다) 및 그 가족⋅선거사무장⋅선거연락소장⋅선거사무원⋅회계책임자⋅연설원 또는 제114조(政黨 및 候補者의 家族 등의 寄附行爲制限)제2항의 규정에 의한 후보자 또는 그 가족과 관계있는 회사 등이 제1항 각호의 1에 규정된 행위를 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직선거법(2014. 5. 14. 법률 제12583호로 개정된 것)
제58조(정의 등) ① 이 법에서 “선거운동”이라 함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
-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3.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 통상적인 정당활동
6.설날⋅추석 등 명절 및 석가탄신일⋅기독탄신일 등에 하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행위
②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금지 또는 제한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3.보건복지부지침 2015년도 보육사업안내 부록2 위헌확인
[2018. 1. 25. 2015헌마1047]
【판시사항】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영유아 중에서 재외국민인 영유아를 보육료⋅양육수당의 지원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청구인들과 같이 국내에 거주하면서 재외국민인 영유아를 양육하는 부모를 차별하는 보건복지부지침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결정 요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호자와 더불어 영유아를 건전하게 보육할 책임을 지며(영유아보육법 제4조 제2항), 영유아보육법(이하 ‘법’이라 한다)의 보육 이념 중 하나는 영유아가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아니하고 보육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제3조 제3항). 보육료는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영유아의 출석일수에 따라 해당 어린이집으로 보육료를 입금하는 방식으로 지원되고, 영유아가 출국 후 91일째 되는 날에는 보육료 지원이 정지된다(법 제34조 제1항, 법 시행규칙 제35조의3, 보건복지부지침). 양육수당 역시 영유아가 90일 이상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 동안 비용의 지원을 정지하도록 하였다(법 제34조의2 제3항). 이와 같은 법의 목적과 보육이념, 보육료⋅양육수당 지급에 관한 법 규정을 종합할 때, 보육료⋅양육수당은 영유아가 국내에 거주하면서 국내에 소재한 어린이집을 이용하거나 가정에서 양육되는 경우에 지원이 되는 것으로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단순한 단기체류가 아니라 국내에 거주하는 재외국민, 특히 외국의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상당한 기간 국내에서 계속 거주하고 있는 자들은 주민등록법상 재외국민으로 등록⋅관리될 뿐 ‘국민인 주민’이라는 점에서는 다른 일반 국민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단지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재외국민이라는 이유로 달리 취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 위와 같은 차별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심판대상조문】
2015년 보육사업안내(2015. 3. 31. 보건복지부지침), 부록2 2015년도 보육료⋅양육수당 지원대상 선정안내, 제1편 제도개요, I. 보육료⋅양육수당 지원사업 개요, 1. 업무처리 과정과 주요 내용 중 ‘주민등록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주민번호를 발급받아 재외국민으로 등록․관리되는 자’를 보육료⋅양육수당의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부분
【참조조문】
영유아보육법(2015. 5. 18. 법률 제13321호로 개정된 것) 제1조, 제3조, 제34조, 제34조의2
주민등록법(2014. 1. 21. 법률 제12279호로 개정된 것) 제6조
영유아보육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54호로 개정된 것) 제22조
【참조판례】
헌재 2001. 6. 28. 99헌마516, 판례집 13-1, 1393, 1406
헌재 2003. 12. 18. 2001헌바91, 판례집 15-2하, 406, 420
【당 사 자】
청 구 인1. 이○문
- 김○향
- 박○호
- 김○순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유) 로고스담당변호사 배준식 외 2인
【주 문】
“2015년 보육사업안내”(2015. 3. 31. 보건복지부지침), 부록2 2015년도 보육료⋅양육수당 지원대상 선정안내, 제1편 제도개요, I. 보육료⋅양육수당 지원사업 개요, 1. 업무처리 과정과 주요 내용 중 ‘주민등록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주민번호를 발급받아 재외국민으로 등록․관리되는 자’를 보육료⋅양육수당의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청구인 김○향과 청구인 김○순은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일본 특별영주권을 취득한 재일동포 3세로서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하 ‘재외동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서 정하는 ‘재외국민’에 해당한다.
청구인 김○향은 대한민국 국민인 청구인 이○문과 혼인하여 2010. 5. 14. 일본에서 자녀 이○아를 출산하였고, 청구인 김○순 역시 대한민국 국민인 청구인 박○호와 혼인하여 2010. 8. 4. 일본에서 자녀 박○연을 출산하였다. 이에 따라 이○아, 박○연 역시 일본 특별영주권을 취득하게 되어 재외동포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하는 ‘재외국민’이 되었다.
나. 영유아보육법 및 유아교육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2013. 3.부터 해당 가구의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어 린이집을 이용하는 만 0∼5세 영유아에게는 보육료가, 유치원에 입학하여 재원 중인 만 3∼5세 유아에게는 유아학비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지 아니한 만 0∼5세 영유아에 대하여는 양육수당이 지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육료⋅양육수당 업무를 주관하는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부 지침을 마련하여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며 주민등록법에 의해 주민등록번호가 유효한 영유아’ 중 어린이집을 이용하거나 가정양육 중인 아동을 대상으로 보육료⋅양육수당을 지원해 왔으나, ‘재외국민’인 영유아는 원칙적으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을 수 없어 보육료⋅양육수당을 지원받지 못하였다. 한편 주민등록법이 2014. 1. 21. 법률 제12279호로 개정되어 ‘재외국민용 주민등록 제도’가 도입되면서, 영주귀국의 신고를 하지 아니한 재외국민 중에서 주민등록 말소되었던 사람이 귀국 후 재등록 신고를 하거나, 주민등록이 없었던 사람이 귀국 후 최초로 주민등록 신고를 하는 경우에는 주민등록을 하여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도록 하였다(주민등록법 제6조 제1항 제3호).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2015. 3. 31. 보건복지부 지침인 ‘2015년 보육사업안내’(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를 제정하면서 ‘주민등록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발급받아 재외국민으로 등록⋅관리되는 자’는 보육료⋅양육수당의 지원자격이 없다고 규정하였다.
다. 청구인들은 국내에 거주하면서 일본 특별영주권을 보유한 ‘재외국민’인 청구인들의 자녀 이○아, 박○연을 양육하던 중, 청구인 김○향은 2015. 8. 13., 청구인 김○순은 2015. 9. 5. 관할 주민센터에 자녀들이 보육료․양육수당의 지원대상에 해당하는지 문의하였으나,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재외국민’인 영유아는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듣게 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재외국민’인 영유아를 보육료⋅양육수당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는 ‘이 사건 지침 중 주민등록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주민번호를 발급받거나 동법 제19조 제4항에 따라 재외국민으로 등록․관리되는 자를 보육료⋅양육수당의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부분’이 자신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5. 11. 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2015년 보육사업안내”(2015. 3. 31. 보건복지부지침), 부록2 2015년도 보육료⋅양육수당 지원대상 선정안내, 제1편 제도개요, I. 보육료⋅양육수당 지원사업 개요, 1. 업무처리 과정과 주요 내용 중 ‘주민등록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주민번호를 발급받아재외국민으로등록․관리되는 자’를 보육료⋅양육수당의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부분(청구인들에 관련되지 않은 ‘동법 제19조 제4항에 따라’ 부분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며, 심판대상조항(밑줄 친 부분)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2015년 보육사업안내(2015. 3. 31. 보건복지부지침)
부록2 2015년도 보육료⋅양육수당 지원대상 선정안내
제1편 제도개요
Ⅰ. 보육료 양육수당 지원사업 개요
- 업무처리 과정과 주요 내용
구분 | 내용 |
지원 대상 | 대한민국 국적 및 유효한 주민번호를 보유한 만 0-5세 영유아 – 단 장애아보육료, 다문화보육료 등은 해당 지원요건을 충족한 자에 한함 (단, 주민등록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주민번호를 발급받거나, 동법 제19조 제4항에 따라 재외국민으로 등록⋅관리되는 자는 제외) |
[관련조항]
영유아보육법(2013. 1. 23. 법률 제11627호로 개정된 것)
제34조(무상보육)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영유아에 대한 보육을 무상으로 하되, 그 내용 및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영유아보육법(2015. 5. 18. 법률 제13321호로 개정된 것)
제34조의2(양육수당)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어린이집이나「유아교육법」제2조에 따른 유치원을 이용하지 아니하는 영유아에 대하여 영유아의 연령과 보호자의 경제적 수준을 고려하여 양육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비용 지원의 대상⋅기준 등에 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영유아보육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54호로 개정된 것)
제22조(무상보육의 내용 및 범위 등) ① 법 제34조 제1항에 따른 영유아(영유아인 장애아 및 다문화가족지원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다문화가족의 자녀 중 영유아를 포함한다) 무상보육은 다음 각 호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 매년 1월 1일 현재 만 3세 이상인 영유아 : 어린이집에서 법 제29조에 따른 보육과정 중 보건복지부장관과 교육부장관이 협의하여 정하는 공통의 보육⋅교육과정(이하 “공통과정”이라 한다)을 제공받는 경우. 다만, 1월 2일부터 3월 1일까지의 기간 중에 만 3세가 된 영유아로서 어린이집에서 공통과정을 제공받는 경우를 포함한다.
- 매년 1월 1일 현재 만 3세 미만인 영유아 : 어린이집에서 법 제29조에 따른 보육과정(공통과정은 제외한다)을 제공받는 경우
③ 제1항 및 제2항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무상보육의 실시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한다.
주민등록법(2014. 1. 21. 법률 제12279호로 개정된 것)
제6조(대상자) ①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그 관할 구역에 주소나 거소(이하 “거주지”라 한다)를 가진 다음 각 호의 사람(이하 “주민”이라 한다)을 이 법의 규정에 따라 등록하여야 한다. 다만, 외국인은 예외로 한다.
3.재외국민: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른 국민으로서 해외이주법 제12조에 따른 영주귀국의 신고를 하지 아니한 사람 중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경우
가. 주민등록이 말소되었던 사람이 귀국 후 재등록 신고를 하는 경우
나. 주민등록이 없었던 사람이 귀국 후 최초로 주민등록 신고를 하는 경우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2008. 3. 14. 법률 제8896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재외동포”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1.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자 또는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이하 “재외국민”이라 한다)
해외이주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된 것)
제12조(영주귀국의 신고) 해외에 이주하여 영주권 또는 이에 준하는 장기체류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국내에서 생업에 종사할 목적 등으로 영주귀국하려면 외교부령으로 정하는 영주귀국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갖추어 외교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청구인들의 자녀는 국내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민등록상 ‘재외국민’으로 등록․관리되고 있을 뿐인데, 그러한 사정만으로 보육료⋅양육수당 지원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특히 다문화가정의 영유아, 외국인 난민, 복수국적자에 대하여는 보육료⋅양육수당이 지원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합리적인 이유를 발견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재외국민인 영유아를 보육료⋅양육수당 지원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청구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재산권, 자녀에 대한 양육․교육권을 침해하고,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호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 및 모성을 보호하는 헌법 제36조 제2항에도 위배된다.
- 판 단
가. 재외국민의 의의 및 재외국민에 대한 영유아 보육료⋅양육수당 지원 배제
(1) 재외국민의 의의
‘재외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자 또는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 거주하는 자를 의미한다(재외동포법 제2조 제1호).
과거에는 해외로 이주하는 경우 주민등록이 말소되었던바, 구 재외동포법(2014. 5. 20. 법률 제125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는, 재외국민이 30일 이상 국내 체류를 목적으로 입국하는 경우 외국국적동포와 마찬가지로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국내거소신고를 하고 국내거소신고증을 부여받도록 하고 있었다.
이로 인하여 재외국민이 국내에 장기체류 목적으로 입국하여 국내거소신고증을 받더라도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관계로 금융기관과의 금융거래, 국내 취업 및 재산권 행사 등 주민등록을 기반으로 한 각종 경제활동에 있어 상당한 불편과 제약이 있어 왔고,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한 재외국민을 외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국적동포와 행정적으로 동일하게 취급하는 데 대한 심리적 거부감 또한 존재하여, 2014. 1. 21. 개정된 주민등록법은 재외국민의 주민등록 말소제도를 폐지하고 재외국민용 주민등록 제도를 도입하였다.
개정된 주민등록법은 재외국민이 국내에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입국할 때는 해당 거주지를 관할하는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주민등록 신고하도록 하는 한편(제10조의2), 주민등록이 말소되었던 사람이 귀국 후 재등록 신고를 하거나, 주민등록이 없었던 사람이 귀국 후 최초로 주민등록 신고를 하는 경우는 재외국민으로 주민등록을 하도록 하였다(제6조 제1항 제3호).
(2) 재외국민에 대한 영유아 보육료⋅양육수당 지원 배제
영유아보육법상 보육료⋅양육수당 제도는 순수하게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만으로 충당되므로, 한정된 재원으로 제도의 입법취지를 충실히 실현하기 위하여 그 수급요건을 일정한 기준에서 제한할 수는 있다. 이에 따라 국가는 재정부담능력과 전체적인 사회보장 수준 등을 고려하여 초기에는 저소득층, 장애아 등에 대한 선별적 지원형식으로 정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저출산 문제와 연계되어 보육의 사회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2013. 1. 23. 개정된 영유아보육법 제34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영유아에 대한 보육을 무상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그 내용 및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영유아 전체에 대한 무상보육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2013. 3. 23. 개정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2조는 해당 가구의 소득재산과 무관하게 전 계층에 보육료가 지원되도록 규정하였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이와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며 주민등록법에 의해 주민등록번호가 유효한 아동’을 지원대상으로 하는 내용의 지침을 제정함으로써 주민등록번호 발급이 어려운 재외국민을 사실상 그 대상에서 배제하였고, 그 후 앞서 본 바와 같이 재외국민용 주민등록 제도가 도입되면서 재외국민도 주민등록을 할 수 있게 되자,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변경하여 재외국민은 지원대상이 아님을 보다 명확히 하였다.
나.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
(1) 이 사건의 쟁점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영유아 중에서도 재외국민인 영유아를 보육료⋅양육수당의 지원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청구인들과 같이 국내에 거주하면서 재외국민인 영유아를 양육하는 부모를 차별하는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2)일반적으로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배제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01. 6. 28. 99헌마516; 헌재 2003. 12. 18. 2001헌바91 참조).
(3) 심판대상조항은 2015년도 보육료⋅양육수당 지원대상을 대한민국 국적 및 유효한 주민번호를 보유한 만 0-5세 영유아로 정하면서, 주민등록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주민등록을 발급받아 재외국민으로 등록⋅관리되는 자를 제외함으로써 재외국민인 영유아를 차별취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이중국적자’인 영유아가 국내에 거주하면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은 경우 보육료를 지원받고, 국내에서 출생신고를 한 재외국민의 자녀도 보육료⋅양육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어, 심판대상조항은 유독 특별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재외국민의 자녀들에 대해서만 보육료⋅양육수당 지원에서 배제하는 결과가 되는바, 이러한 차별취급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살펴본다.
(4) 영유아보육법은 영유아의 심신을 보호하고 건전하게 교육하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육성함과 아울러 보호자의 경제적⋅사회적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영유아 및 가정의 복지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법 제1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호자와 더불어 영유아를 건전하게 보육할 책임을 지며, 이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법 제4조 제2항).
영유아보육법은 보육 이념 중의 하나로, “영유아는 자신이나 보호자의 성, 연령, 종교, 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 인종 및 출생지역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아니하고 보육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법 제3조 제3항). 보육료는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영유아의 출석일수에 따라 해당 어린이집으로 보육료를 입금하는 방식으로 지원되고, 영유아가 출국 후 91일째 되는 날에는 보육료 지원이 정지된다(법 제34조 제1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35조의3, 이 사건 지침). 양육수당 역시 2015. 5. 18. 영유아보육법 개정시 영유아가 90일 이상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 동안 양육에 필요한 비용의 지원을 정지하도록 하였다(법 제34조의2 제3항).
위와 같은 영유아보육법 규정을 종합할 때, 보육료⋅양육수당은 영유아가 국내에 거주하면서 국내에 소재한 어린이집을 이용하거나 가정에서 양육되는 경우에 지원이 되는 것으로 제도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영유아보육법상 보육료⋅양육수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정기간 계속 거주를 하는 자이면 그 거주의 목적이 무엇인지, 향후 생활의 근거가 대한민국인지 외국인지 여부 등을 불문하고 지급되어야 하는 것이다. 단지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재외국민이라는 이유로 일반 국민들과 달리 취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단순한 단기체류가 아니라 국내에 거주하는 재외국민, 특히 외국의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상당한 기간 국내에서 계속 거주하고 있는 자들은 주민등록법상 재외국민으로 등록⋅관리될 뿐 소득활동이 있을 경우 납세의무를 부담하며 남자의 경우 병역의무이행의 길도 열려 있는 등 ‘국민인 주민’이라는 점에서는 다른 일반 국민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그러므로 국내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육료⋅양육수당 지원에 있어 양자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할 어떠한 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재외국민에 대하여 해외 거주 국가에서의 보육료 등 지원이 충분히 예상되는 경우 중복 지원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영유아가 90일 이상 해외에 체류하는 경우 보육료 및 양육수당 지원이 정지되므로, 주민등록법상 재외국민으로 주민등록을 한 자를 보육료⋅양육수당 지원 자격이 없는 자로 규정하여 보육료⋅양육수당 지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더구나 ‘이중국적자’인 영유아가 국내에 거주하며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은 경우에는 보육료를 지원받는 데 반해, ‘재외국민’인 영유아는 국내에 거주하면서 재외국민으로서 주민등록번호를 받아도 보육료를 지원받지 못한다. 예컨대, 재일동포가 일본에서 귀화절차를 밟아 일본 국적을 취득한 후 대한민국 국민과 혼인하여 한국에서 거주하는 경우 그 자녀는 이중국적자로서 보육료가 지원되는 데 반해, 재일동포가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지 아니하고 영주권만을 보유한 상태에서 대한민국 국민과 혼인하여 한국에 거주하는 경우 재외국민인 그 자녀에게는 보육료가 지원되지 않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장래에 ‘국내 영주 의사’가 불분명하다는 점에는 ‘이중국적자’나 ‘재외국민’이 다르지 않다 할 것인데, 외국의 ‘국적’이 아닌 ‘영주권’을 취득하였다는 사유만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재외국민’을 보육료 지원 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그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영유아에 대한 보육료⋅양육수당 지급에 있어 국내거주 재외국민을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국내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국민에 비해 차별하고 있으며, 그와 같은 차별에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인정될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인 평등권을 침해한다.
-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14.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2항 등 위헌확인
[2018. 1. 25. 2016헌마319]
【판시사항】
가.‘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2014. 5. 21. 법률 제12668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개정연혁과 관계없이 ‘독립유공자법’이라 한다) 제12조 제2항 단서 제1호 중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1명에 한정하여 보상금을 지급하는 부분 및 같은 조 제4항 제1호 중 나이가 많은 사람을 우선하는 부분(이하, 합하여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청구가 청구기간을 준수하였는지 여부(소극)
나.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2016. 1. 7. 대통령령 제26872호로 개정되고, 2016. 12. 30. 대통령령 제277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 [별표 1] 중 ‘건국훈장 5등급 서훈자의 배우자 외의 유족’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은 2014. 5. 21. 법률 제12668호로 개정되어 2015. 1. 1.부터 시행되었다. 청구인은 순국선열 권○해의 차손으로서 보상금을 받지 못하던 중, 1945년 8월 14일 이전에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1명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규정한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으로 인해 또다시 보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과 관련하여 청구인은 법령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청구인의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은 위 조항이 시행된 때부터 1년이 더 지난 2016. 3. 7. 이루어졌음이 명백하다. 따라서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나.애국지사는 일제의 국권침탈에 반대하거나 항거한 사실이 있는 당사자로서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직접 공헌하고 희생한 사람이지만, 순국선열의 유족은 일제의 국권침탈에 반대하거나 항거하다가 그로 인하여 사망한 당사자의 유가족으로서 독립유공자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공로에 대한 예우를 받는 지위에 있다. 독립유공자의 유족에 대하여 국가가 독립유공자법에 의한 보상을 하는 것은 유족 그 자신이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직접 공헌하고 희생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독립유공자의 공헌과 희생에 대한 보은과 예우로서 그와 한가족을 이루고 가족공동체로서 함께 살아온 그 유족에 대하여서도 그에 상응한 예우를 하기 위함이다. 애국지사 본인과 순국선열의 유족은 본질적으로 다른 집단이므로, 같은 서훈 등급임에도 순국선열의 유족보다 애국지사 본인에게 높은 보상금 지급액 기준을 두고 있다 하여 곧 청구인의 평등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은 해당 독립유공자의 서훈 등급을 바탕으로 보상금 지급액 기준을 달리하고 있다. 그런데 독립유공자서훈 공적심사위원회에서는 심사대상자의 독립운동 기간, 지위, 활동 내용과 함께 그로 인한 순국 여부 등 다양한 요소에 근거하여 포상 여부와 훈격을 심사하고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순국선열의 서훈 등급에는 고유한 희생과 공헌이 이미 반영되어 있다.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이 그와 같이 결정된 서훈 등급을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이상, 단지 순국선열의 유족과 애국지사의 유족을 구별하여 규정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순국선열을 경시하는 것으로서 그 유족인 청구인을 자의적으로 차별하였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2014. 5. 21. 법률 제12668호로 개정된 것) 제12조 제2항 단서 제1호 중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1명에 한정하여 보상금을 지급하는 부분, 같은 조 제4항 제1호 중 나이가 많은 사람을 우선하는 부분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1. 7. 대통령령 제26872호로 개정되고, 2016. 12. 30. 대통령령 제277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 [별표 1] 중 ‘건국훈장 5등급 서훈자의 배우자 외의 유족’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2008. 3. 28. 법률 제9083호로 개정되고, 2014. 5. 21. 법률 제126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2항, 제4항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부칙(2014. 5. 21. 법률 제12668호)
【참조판례】
가. 헌재 2007. 7. 26. 2006헌마1164, 판례집 19-2, 194
나. 헌재 1996. 12. 26. 96헌가18, 판례집 8-2, 680헌재 1997. 6. 26. 94헌마52, 판례집 9-1, 659헌재 2010. 6. 24. 2009헌바111, 판례집 22-1하, 529
【당 사 자】
청 구 인권○좌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상훈
【주 문】
-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1. 7. 대통령령 제26872호로 개정되고, 2016. 12. 30. 대통령령 제277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 [별표 1] 중 ‘건국훈장 5등급 서훈자의 배우자 외의 유족’에 관한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 사건개요
가. 권○해 및 권○해의 장남인 권○수는 일제에 항거하다가 1922년경 사망한 순국선열이다. 권○해는 1990. 12. 26. 건국훈장 애국장(4등급), 권○수는 1991. 8. 15. 건국훈장 애족장(5등급)의 훈장을 받았다. 청구인은 권○해의 차손이자 권○수의 차남이다.
나. 청구인의 순국선열 권○수와 관련한 보상금 수급관계
권○수의 장남 권○일은 1968년 순국선열 권○수의 유족으로 등록되어 구 ‘국가유공자및월남귀순자특별원호법’등에따라연금(보상금)을받았다.권○일이 1981년 6월경 사망하자, 호주상속자인 손자녀를 자녀에 우선하도록 한 당시 구 ‘국가유공자등특별원호법’ 규정에 따라 권○일의 아들이자 호주상속자인 권○춘에게 순위가 변경되었다. 청구인은 권○춘이 사망한 후인 2011년 10월 무렵부터 순국선열 권○수의 선순위 유족으로서 지금까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상금을 매월 지급받고 있다.
다. 청구인의 순국선열 권○해와 관련한 보상금 수급관계
(1)권○해의 장손인 권○일은 1968년부터 사망할 무렵까지 권○해의 유족으로서 구 ‘국가유공자및월남귀순자특별원호법’ 등에 따라 연금(보상금)을 받았다. 청구인은 권○일이 사망하였으나 당시 수급요건인 ‘호주상속자인 손자녀’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연금(보상금)을 받지 못하였다. 1985. 1. 1. 시행된 구 ‘국가유공자예우등에관한법률’도 순국선열의 유족이 손자녀인 경우 그중 호주상속자인 손자녀에게만 연금(보상금) 수급권을 인정하여, 청구인은 그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였다.
(2)구 ‘국가유공자예우등에관한법률’에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에 관한 사항을 분리한 ‘독립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이 1995. 1. 1. 시행되었다. 몇 차례에 걸쳐 개정된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은 손자녀의 경우 1945년 8월 14일 이전에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1명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면서 그 권리는 다른 손자녀에게 이전되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두었고(제12조 제2항), 보상금을 받을 유족 중 같은 순위인 손자녀가 2명 이상이면 독립유공자의 선순위 자녀의 자녀 중 나이가 많은 자를 우선하도록 하였다(제12조 제4항). 이에 따라 청구인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상금을 받지 못하였다.
라. 헌법재판소는 2013. 10. 24. 보상금 지급대상을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1명에 한정하면서 손자녀가 2명 이상인 경우 독립유공자의 선순위 자녀의 자녀 중 나이가 많은 자에게 지급하도록 한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다(2011헌마724). 이후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은 1945년 8월 14일 이전에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손자녀의 경우 생활수준 등을 고려하여 1명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며, 보상금을 받을 권리는 다른 손자녀에게 이전되지 아니한다는 등 내용으로 2014. 5. 21. 개정되었다.
마.청구인은 위 2014년 법률 개정 이후, 국가보훈처장 등을 상대로 청구인이 순국선열 권○해의 손자녀인 유족으로서 보상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하였으나, 보상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에 청구인은 1945. 8. 14. 이전에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중 1명에 한정하여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2항, 보상금을 받을 유족 중 같은 순위자가 2명 이상이면 나이가 많은 사람을 우선하도록 한 같은 법 제12조 제4항 및 순국선열의 유족에게 애국지사 본인보다 적고 애국지사의 유족과는 동일한 수준의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한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조 [별표 1]이 청구인의 사회보장수급권,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6. 3. 7.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을 거쳐 2016. 4. 1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청구인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2항, 제4항 및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조의 [별표 1] 전부에 대한 위헌 확인을 구한다. 그런데 청구인은 1945. 8. 14. 이전에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차손으로서, 독립유공자의 유족이 손자녀인 경우에 손자녀 1명에 한하여 보상금을 지급하는 부분 및 보상금을 받을 유족 중 같은 순위자가 2명 이상이면 나이가 많은 사람을 우선하는 부분의 위헌성만을 다투고 있다. 또 청구인은 건국훈장 5등급 서훈자인 권○수의 유족 지위에서 위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조항을 문제 삼고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도 위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2014. 5. 21. 법률 제12668호로 개정된 것, 다음부터 개정연혁과 관계없이 ‘독립유공자법’이라 한다) 제12조 제2항 단서 제1호 중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1명에 한정하여 보상금을 지급하는 부분, 같은 조 제4항 제1호 중 나이가 많은 사람을 우선하는 부분(다음부터 합하여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이라 한다) 및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1. 7. 대통령령 제26872호로 개정되고, 2016. 12. 30. 대통령령 제277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 [별표 1] 중 ‘건국훈장 5등급 서훈자의 배우자 외의 유족’에 관한 부분(다음부터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2014. 5. 21. 법률 제12668호로 개정된 것)
제12조(보상금) ②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 중 선순위자(先順位者) 1명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한다. 다만, 손자녀일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생활수준 등을 고려하여 다음 각 호의 사람으로 한정하여 보상금을 지급하고, 이 보상금을 받을 권리는 다른 손자녀에게 이전되지 아니한다.
- 1945년 8월 14일 이전에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1명
④ 제3항에 따라 보상금을 받을 유족 중 같은 순위자가 2명 이상이면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한다.
1.나이가 많은 사람을 우선하되, 독립유공자를 주로 부양한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그 사람을 우선한다.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1. 7. 대통령령 제26872호로 개정되고, 2016. 12. 30. 대통령령 제277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보상금) 법 제12조에 따른 보상금의 지급액은 별표 1과 같다.
[별표 1] 보상금 지급 구분표(제6조 관련)
구분 | 지급대상 | 월지급액 (천원) |
독립유공자의 유족 | 3. 건국훈장 5등급 서훈자의 유족 나. 배우자 외의 유족 | 1,319 |
[관련조항]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2008. 3. 28. 법률 제9083호로 개정되고, 2014. 5. 21. 법률 제126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보상금) ②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 중 선순위자(先順位者) 1명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한다. 다만, 손자녀일 경우에는 1945년 8월 14일 이전에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1명에 한정하여 보상금을 지급하고, 이 보상금을 받을 권리는 다른 손자녀에게 이전되지 아니한다.
④ 제3항에 따라 보상금을 받을 유족 중 같은 순위자가 2명 이상이면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한다.
1.나이가 많은 자를 우선하되, 손자녀일 경우에는 독립유공자의 선순위 자녀의 자녀 중 나이가 많은 자에게 지급한다. 다만, 독립유공자를 주로 부양한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자를 우선한다.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2014. 5. 21. 법률 제12668호로 개정된 것)
제12조(보상금) ②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 중 선순위자(先順位者) 1명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한다. 다만, 손자녀일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생활수준 등을 고려하여 다음 각 호의 사람으로 한정하여 보상금을 지급하고, 이 보상금을 받을 권리는 다른 손자녀에게 이전되지 아니한다.
- (생략)
- 1945년 8월 15일 이후에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유족으로 최초로 등록할 당시 자녀까지 모두 사망한 경우 손자녀 1명
④ 제3항에 따라 보상금을 받을 유족 중 같은 순위자가 2명 이상이면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한다.
- (생략)
2.제1호에도 불구하고 같은 순위 유족 간의 협의에 의하여 같은 순위 유족 중 1명을 보상금을 받을 자로 지정한 경우에는 그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 이 경우 유족 간 협의의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부칙(2014. 5. 21. 법률 제12668호)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2조 제2항 및 제4항의 개정규정은 2015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구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6. 1. 7. 대통령령 제26872호로 개정되고, 2016. 12. 30. 대통령령 제277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보상금) 법 제12조에 따른 보상금의 지급액은 별표 1과 같다.
구분 | 지급대상 | 월지급액 (천원) |
애국지사 | 1. 건국훈장 1등급부터 3등급까지 서훈자 | 5,080 |
2. 건국훈장 4등급 서훈자 | 2,704 | |
3. 건국훈장 5등급 서훈자 | 2,139 | |
4. 건국포장 서훈자 | 1,533 | |
5. 대통령 표창자 | 1,007 | |
독립유공자의 유족 | 1. 건국훈장 1등급부터 3등급까지 서훈자의 유족 | |
가. 배우자 | 2,250 | |
나. 배우자 외의 유족 | 1,948 | |
2. 건국훈장 4등급 서훈자의 유족 | ||
가. 배우자 | 1,658 | |
나. 배우자 외의 유족 | 1,623 | |
3. 건국훈장 5등급 서훈자의 유족 | ||
가. 배우자 | 1,350 | |
나. (생략) | (생략) | |
4. 건국포장 서훈자의 유족 | ||
가. 배우자 | 948 | |
나. 배우자 외의 유족 | 941 | |
5. 대통령표창자의 유족 | ||
가. 배우자 | 552 | |
나. 배우자 외의 유족 | 540 |
[별표 1] 보상금 지급 구분표(제6조 관련)
-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유족보상금 수급권자의 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나이 많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청구인의 사회보장수급권, 평등권,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나.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
순국선열은 일제에 항거하다가 그로 인하여 순국한 사람이므로 그 공헌과 희생의 정도가 애국지사보다 훨씬 크고, 순국선열의 유족은 순국선열 본인을 대신하거나 동등한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은 애국지사 본인에게 순국선열의 유족보다 더 많은 보상금을 주고, 순국선열의 유족과 애국지사의 유족에게 동일한 수준의 보상금 수급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불합리하고 자의적인 차별로서 순국선열의 유족인 청구인의 사회보장수급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
-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의 심판은 기본권의 침해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며(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은 법령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법령이 시행된 날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하고, 법령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야 한다(헌재 2007. 7. 26. 2006헌마1164 참조).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은 2014. 5. 21. 법률 제12668호로 개정되어 2015. 1. 1.부터 시행되었다. 이 사건 기록에 따르면 청구인은 순국선열 권○해의 차손으로서 보상금을 받지 못하던 중, 1945년 8월 14일 이전에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1명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규정한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으로 인해 또다시 보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과 관련하여 청구인은 법령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는바, 청구인의 국선대리인선임신청은 위 조항이 시행된 때부터 1년이 더 지난 2016. 3. 7. 이루어졌음이 명백하다.
청구인은 2015년 3월경 서울지방보훈청을 상대로 독립유공자 보상신청서를 제출하였다가 개정방안을 검토 중임을 알리는 내용의 회신을 받았고, 이를 믿었다가 뒤늦게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그 회신의 주된 취지는 청구인이 종전과 같이 보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는 것이었으며, 개정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도 일반적 수준의 안내에 불과하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은 2015년 3월경부터 2016년 2월경까지 국가보훈처장을 상대로 독립유공자의 손자로서 보상금을 받게 해달라는 민원을 여러 번 제기하였다가 수급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회신을 받았으므로, 서울지방보훈청의 위 회신 일부 내용을 들어 청구인에게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는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에 있어 청구인이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에 대한 판단
가. 평등권 침해 여부
(1) 헌법이 요구하는 평등원칙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그러므로 비교 대상을 이루는 두 개의 사실관계 사이에 서로 상이한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실관계를 서로 다르게 취급한다면, 입법자는 이로써 평등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헌재 1996. 12. 26. 96헌가18 등 참조).
(2) 애국지사 본인과의 비교
청구인은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이 애국지사 본인에 대한 보상금 지급액 기준을 같은 서훈 등급인 순국선열의 유족에 대한 그것보다 높게 설정한 것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애국지사는 일제의 국권침탈에 반대하거나 항거한 사실이 있는 당사자로서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직접 공헌하고 희생한 사람이지만, 순국선열의 유족은 일제의 국권침탈에 반대하거나 항거하다가 그로 인하여 사망한 당사자의 유가족으로서 독립유공자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공로에 대한 예우를 받는 지위에 있다. 독립유공자의 유족에 대하여 국가가 독립유공자법에 의한 보상을 하는 것은 유족 그 자신이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직접 공헌하고 희생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독립유공자의 공헌과 희생에 대한 보은과 예우로서 그와 한가족을 이루고 가족공동체로서 함께 살아온 그 유족에 대하여서도 그에 상응한 예우를 하기 위함이다(헌재 1997. 6. 26. 94헌마52 참조). 따라서 애국지사 본인과 순국선열의 유족은 본질적으로 다른 집단이므로,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이 같은 서훈 등급임에도 순국선열의 유족보다 애국지사 본인에게 높은 보상금 지급액 기준을 두고 있다 하여 곧 청구인의 평등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3) 애국지사 유족과의 비교
청구인은 순국선열이 애국지사에 비해 희생과 공헌의 정도가 큼에도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이 애국지사의 유족과 순국선열의 유족에게 동일한 보상금 지급액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한다.
독립유공자법은 독립유공자, 그 유족 또는 가족에게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의 정도에 따라 보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제7조). 이러한 원칙에 따라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은 주로 해당 독립유공자의 서훈 등급을 바탕으로 보상금 지급액 기준을 달리하고 있다. 그런데 독립유공자서훈 공적심사위원회에서는 심사대상자의 독립운동 기간, 지위, 활동 내용과 함께 그로 인한 순국 여부 등 다양한 요소에 근거하여 포상 여부와 훈격을 심사하고 있으므로(헌재 2010. 6. 24. 2009헌바111 참조), 결과적으로 순국선열의 서훈 등급에는 고유한 희생과 공헌이 이미 반영되어 있다.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이 그와 같이 결정된 서훈 등급을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이상, 단지 순국선열의 유족과 애국지사의 유족을 구별하여 규정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순국선열을 경시하는 것으로서 그 유족인 청구인을 자의적으로 차별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소결
이상의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나. 그 밖의 주장에 관한 판단
청구인은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이 청구인의 사회보장수급권을 침해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이 보상금 액수에 있어 순국선열의 유족을 애국지사 또는 애국지사의 유족보다 높이 대우하지 아니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서 실질적으로는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것과 다르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 주장은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 결 론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이 사건 독립유공자법 시행령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 공직선거법 제57조 위헌확인
[2018. 1. 25. 2016헌마541]
【판시사항】
가.지역구국회의원선거예비후보자의기탁금 반환 사유로 예비후보자가 당의 공천심사에서 탈락하고 후보자등록을 하지 않았을 경우를 규정하지 않은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57조 제1항 제1호 다목 중 지역구국회의원선거와 관련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나.헌법불합치결정을 하되 계속 적용을 명한 사례
【결정요지】
가.심판대상조항은 예비후보자가 후보자로 등록하지 않는 경우 납부한 기탁금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도록 하여, 예비후보자의 무분별한 난립으로 인한 폐단을 방지하고 그 성실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방법의 적정성 또한 인정된다.
정당의 추천을 받고자 공천신청을 하였음에도 정당의 후보자로 추천받지 못한 예비후보자는 소속 정당에 대한 신뢰⋅소속감 또는 당선가능성 때문에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예비후보자가 처음부터 진정성이 없이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였다거나 예비후보자로서 선거운동에서 불성실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한 예비후보자가 소속 정당을 탈당하고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한다면 오히려 무분별한 후보자 난립의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예비후보자가 본선거에서 정당후보자로 등록하려 하였으나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하여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하지 아니한 것은 후보자 등록을 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는 객관적이고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이 있는 예비후보자가 납부한 기탁금은 반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이 이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제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예비후보자에게 그가 납부한 기탁금을 반환한다고 하여 예비후보자의 성실성과 책임성을 담보하는 공익이 크게 훼손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공익은 심판대상조항이 이러한 예비후보자에게 기탁금을 반환하지 아니하도록 함으로써 그가 입게 되는 기본권 침해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심판대상조항이 정한 기탁금 반환 대상이 불완전⋅불충분하여 예비후보자가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하여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하지 아니한 경우 그가 납부한 기탁금 전액을 반환하지 아니하도록 한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즉시 효력을 상실시킨다면, 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예비후보자 기탁금납입조항(공직선거법 제60조의2 제2항 후문)은 효력을 유지한 채 그 반환의 근거규정이 사라지게 되어 법적 공백상태와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잠정적용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는 늦어도 2019. 6. 30.까지 개선입법을 하여야 한다.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강일원의 별개의견
예비후보자 기탁금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기탁금납입조항 자체가 헌법에 위반되므로, 이를 전제로 예비후보자의 기탁금 반환 사유를 규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도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헌재 2017. 10. 26. 2016헌마623 결정의 반대의견에서 밝힌 바와 같다.
【심판대상조문】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57조 제1항 제1호 다목 중 지역구국회의원선거와 관련된 부분
【참조조문】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56조 제1항, 제57조 제1항, 제57조의2 제1항, 제2항, 제60조의2 제2항
【참조판례】
가. 헌재 2013. 11. 28. 2012헌마568, 판례집 25-2하, 570
【당 사 자】
청 구 인최○덕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윤구
【주 문】
-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57조 제1항 제1호 다목 중 지역구국회의원선거와 관련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 위 법률조항은 2019. 6. 30.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한다.
【이 유】
-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6. 2. 1.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서, 공직선거법 제60조의2 제2항에 따라 국회의원선거 기탁금의 100분의 20에 해당하는 예비후보자 기탁금 300만 원을 천안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납부하였다. 청구인은 ○○당의 후보자가 되기 위하여 공천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청구인을 경선후보자 대상자에서 제외하여 당내경선의 후보자로 참여할 수 없었다. 청구인은 위 국회의원선거에서 후보자로 등록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경우는 공직선거법 제57조 제1항 제1호 다목에서 정한 예비후보자 기탁금 반환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청구인은 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납부한 기탁금이 국가에 귀속된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에 청구인은 공직선거법 제57조 제1항 제1호 다목이 청구인의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6. 6. 3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57조 제1항 제1호 다목 중 지역구국회의원선거와 관련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공직선거법(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개정된 것)
제57조(기탁금의 반환 등) ①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을 선거일 후 30일 이내에 기탁자에게 반환한다. 이 경우 반환하지 아니하는 기탁금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한다.
- 대통령선거, 지역구국회의원선거,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
다. 예비후보자가 사망하거나 제57조의2 제2항 본문에 따라 후보자로 등록될 수 없는 경우에는 제60조의2 제2항에 따라 납부한 기탁금 전액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14. 2. 13. 법률 제12393호로 개정된 것)
제56조(기탁금) ① 후보자등록을 신청하는 자는 등록신청 시에 후보자 1명마다 다음 각 호의 기탁금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에 납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예비후보자가 해당 선거의 같은 선거구에 후보자등록을 신청하는 때에는 제60조의2 제2항에 따라 납부한 기탁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납부하여야 한다.
- 생략
- 국회의원선거는 1천500만 원
3.〜6. 생략
제57조(기탁금의 반환 등)①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을 선거일 후 30일 이내에 기탁자에게 반환한다. 이 경우 반환하지 아니하는 기탁금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한다.
- 대통령선거, 지역구국회의원선거,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
가.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사망한 경우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을 득표한 경우에는 기탁금 전액
나.후보자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0 이상 100분의 15 미만을 득표한 경우에는 기탁금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
다. (생략)
제57조의2(당내경선의 실시) ① 정당은 공직선거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하여 경선(이하 “당내경선”이라 한다)을 실시할 수 있다.
② 정당이 당내경선[당내경선의 후보자로 등재된 자(이하 “경선후보자”라 한다)를 대상으로 정당의 당헌⋅당규 또는 경선후보자간의 서면합의에 따라 실시한 당내경선을 대체하는 여론조사를 포함한다]을 실시하는 경우 경선후보자로서 당해 정당의 후보자로 선출되지 아니한 자는 당해 선거의 같은 선거구에서는 후보자로 등록될 수 없다. 다만, 후보자로 선출된 자가 사퇴⋅사망⋅피선거권 상실 또는 당적의 이탈⋅변경 등으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60조의2(예비후보자등록) ① 생략
② 제1항에 따라 예비후보자등록을 신청하는 사람은 다음 각 호의 서류를 제출하여야 하며, 제56조 제1항 각 호에 따른 해당 선거 기탁금의 100분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금으로 납부하여야 한다.
- 청구인의 주장
가. 예비후보자인 청구인은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하고 정당의 결정에 승복하여 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당해 선거구에서 후보자등록을 하지 아니한 것인데,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경우까지 예비후보자 기탁금을 반환하지 않고 국가에 귀속하도록 함으로써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당내경선에서 탈락하여 당해 선거구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지 못하는 예비후보자와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하여 정당의 후보자로 등록을 하지 못하는 예비후보자를 차별 취급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 판 단
가. 예비후보자제도 및 예비후보자 기탁금제도
(1)예비후보자제도는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처음 도입되었는데, 선거일 전 일정 일부터(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경우는 선거일 전 120일) 관할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면 일정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종전에는 누구든지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때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었으나,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직무활동으로 인정되는 의정활동보고를 통하여 사실상 선거운동의 효과를 누리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어서 정치 신인과의 선거운동 기회가 불균등하다는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선거운동 기회의 형평성 차원에서 정치 신인에게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어느 정도 보장하고자 예비후보자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헌재 2005. 9. 29. 2004헌바52; 헌재 2013. 11. 28. 2012헌마568 참조).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의 선거운동은 원칙적으로 후보자 등록마감일 후 6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할 수 있으나(제33조 제3항, 제59조 본문),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자는 공식적인 선거운동기간 이전이라도 공직선거법 제60조의3 제1항, 제2항에 규정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제59조 단서 제1호, 제60조의3 제1항, 제2항), 선거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으며(제61조 제1항), 선거사무장을 포함하여 일정수의 선거사무원을 선임할 수 있다(제62조). 또한 후원회를 두고 이를 통하여 1억 5,000만 원 이내의 정치자금도 모금할 수 있다(정치자금법 제6조, 제12조 제1항 제4호).
(2) 예비후보자의 기탁금제도 도입 이전에는 예비후보자 등록에 있어서 정당 또는 선거권자의 추천이나 기탁금 예치 등의 의무가 없고, 간단한 서류의 구비만으로 등록이 가능하였다. 그러자 선거에서 후보자가 되려는 진정성이 전혀 없는 자 등이 예비후보자로 다수 등록하게 되어 선거의 희화화를 가져오는 한편, 이들을 감시⋅감독해야 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폐해가 지적되어 왔다. 이에 따라 입법자는 2010. 1. 25. 법률 제9974호로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예비후보자의 기탁금 납부 및 반환에 관한 공직선거법 규정들(제56조 제1항 후문, 제57조 제1항 제1호 다목, 제60조의2 제2항)을 신설하기에 이르렀다.
기탁금제도는, 후보자로 하여금 일정액을 기탁하게 하고 후보자가 선거에서 일정수준의 득표를 하지 못할 때 기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고에 귀속시키는 방법으로 금전적 제재를 가함으로써, 후보자의 무분별한 난립을 방지하고 당선자에게 가급적 다수표를 몰아주어 정국의 안정도 기하고 아울러 후보자의 성실성을 담보하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헌재 1991. 3. 31. 91헌마21 참조). 예비후보자로 하여금 예비후보자 등록신청시 일정액의 기탁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예비후보자 기탁금제도의 취지도 예비후보자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고 책임성을 강화하며 그 성실성을 담보하는 데 있다(헌재 2013. 11. 28. 2012헌마568).
나. 쟁점의 정리 및 헌법재판소 선례
(1)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한 예비후보자와 당내경선에서 탈락한 예비후보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예비후보자 등록신청 시 납부한 기탁금을 일정한 경우에만 반환하는 것이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서 함께 판단하게 되므로, 이에 대해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헌법재판소는 2013. 11. 28. 2012헌마568 사건에서, 질병은 후보자 등록을 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는 객관적이고 예외적인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예비후보자가 질병을 이유로 예비후보자 등록을 한 선거의 선거구(이하 ‘본선거’라 한다)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에 기탁금 반환을 허용하지 아니한 심판대상조항이 예비후보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다. 재산권 침해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공직선거법상 예비후보자는 선거사무소 설치, 명함 배부, 어깨띠나 표지물 착용, 전화를 통한 지지 호소 등 후보자가 할 수 있는 상당 부분의 선거운동이 가능하고 정치자금의 모금도 가능하므로, 예비후보자의 무분별한 난립을 막고 예비후보자의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당선가능성이 희박함에도 무리하게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는 등 예비후보자가 난립할 경우 선거관리가 어려워지고, 선거운동이 과열⋅혼탁해지기 쉬우며, 선거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될 수 있다. 또한 유권자로서는 예비후보자 중 누가 후보자 등록을 할지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예비후보자들이 후보자임을 전제로 판단하게 되므로 성실한 후보자 선택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예비후보자가 후보자로 등록하지 않는 경우에 납부한 기탁금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예비후보자의 무분별한 난립으로 인한 위와 같은 폐단을 방지하고 그 성실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방법의 적정성 또한 인정된다(헌재 2013. 11. 28. 2012헌마568 참조).
(2) 침해의 최소성
(가) 예비후보자가 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에 기탁금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요건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의 문제는 우리의 선거⋅정치문화와 풍토, 국민경제적 여건, 그리고 국민의 법감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할 사항이다. 다만, 기탁금 반환 요건을 너무 엄격하게 하여 기탁금 액수 상당의 재산적 손실을 감수해야만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한다면, 개인의 재산권에 대한 침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기탁금 반환 요건은 기탁금제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과 그로 인한 기본권 제한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헌법적 한계가 있다.
그러나 만약 기탁금 반환이 매우 용이하여 실제로 예비후보자들이 기탁금을 납부하는 것에 대하여 아무런 부담도 느끼지 않는다면, 이는 기탁금제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예비후보자의 무분별한 난립 방지와 예비후보자의 성실성 및 책임성 담보라는 입법목적에 전혀 기여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기탁금의 반환 요건은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서 기탁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등록할 것인지의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하도록 하고, 불성실한 예비후보자에게는 실질적인 제재효과가 미칠 수 있게 하는 등 예비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하고 선거의 신뢰성과 선거운동의 성실성을 담보할 수준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헌재 2010. 12. 28. 2010헌마79; 헌재 2013. 11. 28. 2012헌마568 등 참조).
(나) 예비후보자제도 자체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좀 더 보장하고자 도입된 것으로서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할 것을 전제로 한 제도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탁금은 당선가능성이 있는 자에게는 사후반환이 보장된 일시적 예납금이라는 점, 즉 예비후보자가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을 한 후 그 선거에서 득표한 비율에 따라 기탁금의 반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 등을 감안하여 보면, 예비후보자가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비후보자의 무분별한 난립과 선거운동의 과열⋅혼탁을 방지하고 그 성실성과 책임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납부한 기탁금을 반환하지 아니하는 것이 예비후보자 기탁금제도의 본래적인 취지에 상응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비후보자의 기탁금 반환 사유는 후보자 등록을 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는 객관적이고 예외적인 사유로 한정함이 상당하다(헌재 2013. 11. 28. 2012헌마568 등 참조).
(다) 심판대상조항은 예비후보자가 사망하거나 공직선거법 제57조의2 제2항 본문에 따라 후보자로 등록될 수 없는 경우에만 납부한 기탁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비후보자가 사망한 경우는 물론, 당내경선의 후보자로서 당내경선에서 당해 정당의 후보자로 선출되지 아니한 자는 원칙적으로 당해 선거의 같은 선거구에서는 후보자로 등록될 수 없다(공직선거법 제57조의2 제2항). 이러한 경우는 예비후보자가 본선거의 정당후보자로 등록하려 하였으나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망 또는 법률에 의한 제한으로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하지 못한 것이므로, 예비후보자의 성실성과 책임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결국 본선거의 후보자 등록을 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는 객관적이고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되어 기탁금을 반환하는 것이다.
예비후보자가 본선거의 정당후보자로 등록하려고 하였으나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한 경우에는, 예비후보자가 사망하거나 당내경선의 후보자로서 당내경선에서 당해 정당의 후보자로 선출되지 아니한 경우와는 달리 당해 정당의 후보자는 아니더라도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다.
그러나 정당의 추천을 받고자 공천신청을 하였음에도 정당의 후보자로 추천받지 못한 예비후보자는 소속 정당에 대한 신뢰⋅소속감 또는 당선가능성 때문에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예비후보자가 처음부터 진정성이 없이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였다거나 예비후보자로서 선거운동에서 불성실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만일 이러한 경우까지 예비후보자에게 납부한 기탁금을 반환하지 아니한다면, 정치신인 등은 기탁금을 반환받지 못할 수 있는 것에 부담을 느껴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는 것을 꺼리게 될 수 있으며, 이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려고 하는 예비후보자제도의 도입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편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한 예비후보자가 소속 정당을 탈당하고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한다면 오히려 무분별한 후보자 난립의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하여 후보자의 수를 적정한 범위로 제한하고 당선자의 득표율을 높임으로써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기탁금제도의 취지와 조화되지 아니하고, 정당이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의 담당자이며 매개자이자 민주주의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기능하는 정당제 민주주의의 발전에도 바람직하지 아니하다.
(라)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예비후보자가 본선거의 정당후보자로 등록하려 하였으나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하여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하지 아니한 것은 후보자 등록을 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는 객관적이고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이 있는 예비후보자가 납부한 기탁금은 반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이 예비후보자에게 기탁금을 반환하지 아니 하는 것은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제한이라고 할 수 있다.
(마)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3) 법익의 균형성
심판대상조항이 추구하는 예비후보자의 무분별한 난립으로 인한 폐단방지, 예비후보자의 성실성과 책임성을 담보하는 공익이 중요함은 명백하다. 그러나 이러한 공익은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하여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하지 아니한 예비후보자에게 그가 납부한 기탁금을 반환한다고 하여 크게 훼손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이러한 예비후보자에게 기탁금을 반환하지 아니하도록 함으로써 그가 입게 되는 기본권 침해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4) 소결
심판대상조항이 예비후보자가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하여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가 납부한 기탁금 전액을 반환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 헌법불합치결정과 잠정적용명령
심판대상조항이 일정한 경우에 예비후보자에게 기탁금을 반환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라,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기탁금 반환 대상이 불완전⋅불충분하여 예비후보자가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에서 탈락하여 본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가 납부한 기탁금 전액을 반환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즉시 효력을상실시킨다면,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예비후보자 기탁금납입조항(공직선거법 제60조의2 제2항 후문)은 효력을 유지한 채 그 반환의 근거규정이 사라지게 되어 법적 공백상태와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고, 입법자의 개선이 있을 때까지 잠정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늦어도 2019. 6. 30.까지 개선입법을 하여야 하며,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조항은 2019. 7.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한다.
-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는 아니하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강일원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강일원의 별개의견
법정의견은 예비후보자 기탁금제도가 헌법에 합치됨을 전제로 심판대상조항이 정한 기탁금 반환 대상이 불완전하고 불충분하여 이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한다. 그러나 예비후보자 기탁금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기탁금납입조항 자체가 헌법에 위반되므로, 이를 전제로 예비후보자의 기탁금 반환 사유를 규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도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헌재 2017. 10. 26. 2016헌마623 결정의 반대의견에서 밝힌 바 있고,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예비후보자 기탁금제도로 말미암아 경제력이 없고 경제적 후원자가 없는 사람은 아무리 진지하게 선거에 참여하려고 하여도 예비후보자로 나서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예비후보자 기탁금납입제도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없다.
나.선거권자 추천제도는 공무담임의사가 진지하지 않은 사람의 예비후보자 등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도 경제력이 약한 사람의 공무담임권을 덜 제한하는 입법수단이다.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정당의 예비후보자는 소속 정당의 정당원으로부터 추천을 받을 수 있으므로 선거 혼탁 등 문제가 발생할 염려가 적다. 무소속 후보자도 후보자 등록에 필요한 추천인 숫자 이내 적정수의 선거권자 추천을 받도록 한다면 어차피 필요한 절차를 미리 거치도록 하는 것에 불과하여 부작용이 생길 여지가 없다. 경제력은 없지만 인품과 능력 등으로 추천을 받으려는 예비후보자에게 기탁금제도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될 수 있지만, 추천제도는 오히려 뜻을 알리고 지지자를 모을 수 있는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경제력이 약한 사람의 공무담임권을 덜 제한하는 다른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탁금납입제도를 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
재판관 이진성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유남석
(출처: 헌법재판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