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이 드러낸 사실이 거짓인지 여부와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별개의 구성요건이며 검사에게 증명책임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 사건[대법원 2020. 12. 10. 선고 중요판결]
2020도11471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가) 상고기각
[피고인이 드러낸 사실이 거짓인지 여부와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별개의 구성요건이며 검사에게 증명책임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 사건]
◇드러낸 사실이 거짓인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의 ‘사람의 비방할 목적’이 당연히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70조 제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른 범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공공연하게 드러낸 사실이 거짓이고 그 사실이 거짓임을 인식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드러낸 사실이 거짓인지 여부와 별개의 구성요건으로서, 드러낸 사실이 거짓이라고 해서 비방할 목적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규정에서 정한 모든 구성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와 목적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는 드러낸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여러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으로 훼손되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비방할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라는 방향에서 상반되므로,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정된다. 여기에서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란 드러낸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드러낸 것이어야 한다. 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공무원 등 공인(公人)인지 아니면 사인(私人)에 불과한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으로 사회의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 피해자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여부, 그리고 표현으로 훼손되는 명예의 성격과 침해의 정도, 표현의 방법과 동기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10864 판결, 대법원 2020. 3. 2. 선고 2018도15868 판결 참조).
☞ 피고인이 한국블록체인법학회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에 ‘피해자가 로스차일드그룹의 CEO가 아님에도 이를 사칭하여 투자금을 편취하려 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허위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된 사안임. 대법원은 ‘드러낸 사실이 거짓인 경우에는 비방의 목적이 추정되며 거짓임을 인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검사 상고이유를 배척하고, 피고인이 드러낸 사실이 거짓인지 여부와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별개의 구성요건이며 이 규정에서 정한 모든 구성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고, 피고인이 드러낸 사실이 거짓임을 인식했거나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다는 점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제1심을 파기한 원심을 수긍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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