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던 환자가 침상에서 떨어지는 낙상사고를 입은 것에 관해 피고병원 측 의료상 과실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인 사건[대법원 2020. 11. 26. 선고 중요판결]
2020다244511 구상금 (차) 파기환송
[피고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던 환자가 침상에서 떨어지는 낙상사고를 입은 것에 관해 피고병원 측 의료상 과실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인 사건]
◇1. 의사가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의 정도 및 그 기준이 되는 의료수준의 의미와 그 평가 방법 /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위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위와 같은 경우에도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을 지울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피고병원 측에서 환자의 낙상방지를 위해 나름의 조치를 취하였을 뿐 아니라 낙상사고가 발생하게 된 원인 및 그 경과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낙상사고 당시 환자의 침대 근처에 낙상에 대비한 안전예방매트가 설치되지 아니하였던 사정 등을 들어 피고병원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1. 의사가 진찰ㆍ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할 때에는 사람의 생명ㆍ신체ㆍ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다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때 의료행위의 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알려져 있고 또 시인되고 있는 이른바 의학상식을 뜻하므로 진료환경과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의사가 행한 의료행위가 그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환자를 진찰ㆍ치료하는 등의 의료행위에 있어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의사의 질병 진단 결과에 과실이 없다고 인정되는 이상 그 요법으로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인가는 의사 스스로 환자의 상황 기타 이에 터잡은 자기의 전문적 지식ㆍ경험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의 조치가 의사로서 취할 조치로서 합리적인 것인 한 그 어떠한 것을 선택할 것이냐는 해당 의사의 재량의 범위 내에 속하며 반드시 그중 어느 하나만이 정당하고 이와 다른 조치를 취한 것은 모두 과실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45379, 45386 판결 등 참조).
한편,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의 의료행위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 여부나 그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내기가 매우 어려운 특수성이 있으므로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그와 같은 손해가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지는 아니한다(위 대법원 2002다45185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2. 피고병원이 김○○이 낙상을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취하였던 당시의 여러 조치들은 현재의 의료행위 수준에 비추어 그다지 부족함이 없었다고 볼 여지가 있을 뿐더러, 피고병원의 간호사가 중환자실에서 김○○의 상태를 마지막으로 살핀 뒤 불과 약 15분 후에 이 사건 낙상사고가 발생한 것을 가지고 낙상 방지 조치가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 여부를 피고병원 측이 충분히 살피지 아니하거나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또한, 원심은 이 사건 낙상사고 당시 김○○의 침대 근처에 낙상에 대비한 안전예방매트가 설치되지 아니한 것을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한 논거 중의 하나로 삼고 있으나, 원심으로서는 이와 같이 단정하기에 앞서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예방매트를 설치하는 것이 과연 오늘날의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현가능하고 또 타당한 조치인지, 나아가 피고병원이 안전예방매트를 설치하지 아니한 것이 의료행위의 재량 범위를 벗어난 것이었는지를 규범적으로 평가하였어야 한다.
나아가 원심은 김○○이 당시 위험한 행동을 한 자료가 없다거나 침상 난간 안전벨트를 제대로 채우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정 등도 들고 있으나, 원심도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낙상사고 당시 김○○이 어떠한 경과로 침대에서 떨어지게 된 것인지 자체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병원 측에서는 당시 낙상 방지를 위한 나름의 조치를 취하였을 뿐 아니라 침상 난간 안전벨트를 채운 상태에서도 환자가 스스로 침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병원의 과실을 쉽게 인정하기에 앞서 이 사건 낙상사고의 발생에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인지, 피고병원 측 과실로 인하여 과연 이 사건 낙상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을 보다 충실히 심리ㆍ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객관적으로 뒷받침되지 않거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아 막연한 추측에 불과한 판시 사정에 기초하여 피고병원의 과실이 있다고 보아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의료행위에 있어서의 주의의무 위반 및 그 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피고병원 측에서 환자의 낙상방지를 위해 나름의 조치를 취하였을 뿐 아니라 낙상사고가 발생하게 된 원인 및 그 경과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낙상사고 당시 환자의 침대 근처에 낙상에 대비한 안전예방매트가 설치되지 아니하였던 사정 등을 들어 피고병원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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