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다274904 기타(금전) (차) 파기환송
[임대분양대금 잔금의 지급을 구하는 사건]
◇계약상의 채권관계에서 기한 유예의 묵시적 합의가 있다고 볼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민법 제166조는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기한이 있는 채권의 소멸시효는 이행기가 도래한 때부터 진행하지만, 그 이행기가 도래한 후 채권자와 채무자가 기한을 유예하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그 유예된 때로 이행기가 변경되어 소멸시효는 변경된 이행기가 도래한 때부터 다시 진행한다. 이와 같은 기한 유예의 합의는 명시적으로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가능한데, 계약상의 채권관계에서 어떠한 경우에 기한 유예의 묵시적 합의가 있다고 볼 것인지는 계약의 체결경위와 내용 및 이행경과, 기한 유예가 채무자의 이익이나 추정적 의사에 반하는지 여부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여야 한다.
☞ 원고가 분양대금 잔금 일부를 연체 중이던 피고에게 최종 정산된 분양대금 잔금을 납부하라고 통지하면서 당초 분양계약에서 정한 잔금 납부기한을 유예해주었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경우, 위 분양계약은 성립 당시부터 점포 추첨 후 분양대금 정산을 예정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잔금 이행기일이 변경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었던 점, 원고의 납부기한 유예 통지는 최초 분양계약에서 정한 납부기한이 도래한 후에도 잔금 일부를 미납하고 있던 피고에게 이 사건 분양계약 제3조에서 정한 연체료를 따지지 않고 원금의 납부기한을 6개월 이상 연기해주는 내용이어서 피고의 이익이 되고 그 추정적 의사에 반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잔금채권의 이행기일이 묵시적으로 변경되었다고 판단하여 파기환송한 사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