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속보.[대법원 2015. 7. 23.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항소심 양형파기 사건
2015도3260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타) 상고기각
◇항소심이 그 자신의 양형판단과 일치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한 경우에 이를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5호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는 때”를 항소이유의 하나로 들고 있고, 그 항소이유가 인정되는 경우에 항소심은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여야 하므로, 항소심은 판결 당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를 토대로 적정한 양형을 하여 제1심의 형의 양정이 부당한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
양형부당은 원심판결의 선고형이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에 비추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운 경우를 말한다.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항소심은 제1심에 대한 사후심적 성격이 가미된 속심으로서 제1심과 구분되는 고유의 양형재량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항소심이 그 자신의 양형판단과 일치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는 것이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바람직하지 아니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양형심리 및 양형판단 방법이 위법하다고까지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그 근거가 된 양형자료와 그에 관한 판단 내용이 모순 없이 설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유에 관하여 일일이 명시하지 아니하여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 피고인 甲에게 징역 10월, 피고인 乙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이 제1심이 설시한 양형의 이유와 거의 유사한 사정을 그대로 설시하면서 ‘제1심의 형은 다소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甲에게 징역 4년을, 피고인 乙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사건에서, 제1심의 양형이 부당하지 않음에도 항소심이 제1심의 양형을 파기한 것이 잘못이라는 취지의 주장 등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위반이라고 평가하기 어렵고, 따라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한 사안임
☞ 다수의견에 대하여,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데도 제1심판결을 파기하거나, 제1심의 양형판단을 뒤집을 만한 특별한 사정에 관한 심리와 판단, 이유설시를 하지 아니한 채 제1심판결을 파기한 항소심의 부당성을 다투는 주장은 항소심의 양형심리와 양형판단 및 파기이유 설시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취지로서 적법한 상고이유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김신, 대법관 권순일의 반대의견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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