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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속보.외국에서의 미결구금에 대해 형법 제7조의 적용을 구하는 사건[대법원 2017. 8. 24. 선고 전원합의체판결]

판례속보.외국에서의 미결구금에 대해 형법 제7조의 적용을 구하는 사건[대법원 2017. 8. 24. 선고 전원합의체판결]

 

2017도5977   살인   (카)   상고기각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에 대해 형법 제7조의 적용을 구하는 사건]
 
◇외국에서 죄를 범하여 구금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무죄판결을 받고 석방된 피고인에 대하여 국내에서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에 대하여도 형법 제7조를 직접 적용하거나 유추적용 할 수 있는지(소극)◇

  1. 형법 제7조는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취지는, 형사판결은 국가주권의 일부분인 형벌권 행사에 기초한 것이어서 피고인이 외국에서 형사처벌을 과하는 확정판결을 받았더라도 그 외국 판결은 우리 법원을 기속할 수 없고 우리나라에서는 기판력도 없어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으므로(대법원 1983. 10. 25. 선고 83도2366 판결 참조), 피고인이 동일한 행위에 관하여 우리나라 형벌법규에 따라 다시 처벌받는 경우에 생길 수 있는 실질적인 불이익을 완화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이란 그 문언과 취지에 비추어 ‘외국 법원의 유죄판결에 의하여 자유형이나 벌금형 등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실제로 집행된 사람’을 말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2. 외국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석방되기까지의 미결구금은, 국내에서의 형벌권 행사가 외국에서의 형사절차와는 별개의 것인 만큼 우리나라 형벌법규에 따른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수불가결하게 이루어진 강제처분으로 볼 수 없고, 유죄판결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어서 해당 국가의 형사보상제도에 따라 그 구금 기간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받음으로써 구제받을 성질의 것에 불과하다. 또한 형사절차에서 미결구금이 이루어지는 목적, 미결구금의 집행 방법 및 피구금자에 대한 처우, 미결구금에 대한 법률적 취급 등이 국가별로 다양하여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으로 인해 피고인이 받는 신체적 자유 박탈에 따른 불이익의 양상과 정도를 국내에서의 미결구금이나 형의 집행과 그 효과 면에서 서로 같거나 유사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이 외국에서 이루어진 미결구금을 형법 제57조 제1항에서 규정한 ‘본형에 당연히 산입되는 미결구금’과 같다고 볼 수 없다. 결국 미결구금이 자유 박탈이라는 효과 면에서 형의 집행과 일부 유사하다는 점만을 근거로, 외국에서 형이 집행된 것이 아니라 단지 미결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았을 뿐인 사람의 미결구금일수를 형법 제7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그가 국내에서 같은 행위로 인하여 선고받는 형에 산입하여야 한다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다.
 
☞  피고인이 필리핀에서 살인죄를 범하였다가 무죄 취지의 재판을 받고 석방된 후 국내에서 다시 기소되어 징역 10년을 선고받자 필리핀 현지에서 미결 상태로 구금된 5년여의 기간에 대하여도 외국에서 집행된 형의 산입 규정인 형법 제7조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형사사건으로 외국 법원에 기소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재판과정에서 미결구금되었더라도,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형법 제7조를 직접 적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형법 제7조를 유추적용하는 것도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상고기각한 사안임.

☞  다수의견에 대하여, 형법 제7조가 국내외에서의 거듭되는 처벌로 인하여 피고인이 받게 되는 불이익을 완화시키려는 데에 입법취지가 있고, 미결구금이 자유 박탈이라는 효과 면에서는 형의 집행과 유사성이 인정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외국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석방되기까지 미결구금을 당한 사람에 대해서도 형법 제7조의 유추적용을 허용하여 미결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내에서 선고되는 형에 산입해 주어야 한다는 대법관 고영한, 김창석, 조희대, 김재형, 조재연의 반대의견이 있고,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의 보충의견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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